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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학년 2학기 학습 내용과 관련된 책입니다. 삼척교육문화관(도서관)에 있는 책 중에 골랐습니다. 책은 배경지식을 넓게 해주어 관련 내용을 쉽게 이해하게 도와주고 공부가 재미있게 해줍니다. 학원에 가지 말고 관련 책을 읽으세요. 그럼 아는 게 많아서 잘 이해하고 오래 기억합니다.
3학년 2학기 국어
순 | 책 제목 | 청구 기호 |
1 | 거인 부벨라와 지렁이 친구 | 843-프29ㄱ |
2 | 꼴찌라도 괜찮아! | 모 813.8-유14ㄲ |
3 | 숨 쉬는 도시 쿠리치바 | 813.8-안56ㄲ=3 |
4 | 눈 | 813.8-박66ㄴ |
5 | 설빔, 남자아이 멋진 옷 | 모 813.8-배94ㅅ |
6 | 지렁이 일기예보 | 811.8-유12ㅈ |
7 | 내 입은 불량 입 | 811.8-경46ㄴ |
8 | 이야기 할아버지의 이상한 밤 | 813.8-임94ㅇ |
9 | 무툴라는 못 말려 | 843-나68ㅁ |
10 | 삼척교육문화관에 없는 책은 소개하지 않았습니다. |
수학 : 곱셈, 나눗셈, 원, 분수, 들이와 무게, 자료의 정리
순 | 책 제목 | 청구 기호 |
1 | 놀라운 숫자 이야기 | 410-슈32ㄴ |
2 | 마법의 숫자 | 410-알295ㅇ |
3 | 두근두근 수학섬의 비밀 | 410-사876ㄷ |
4 | 3학년 수학친구 | 410-서66ㅅ-3 |
5 | 신통방통 1~7권 | 410-서78ㅅ |
6 | 수학도둑 3 | 410-송25ㅅ-3 |
7 | 원 | 410-베68ㅅ-4 |
8 | 누나는 수다쟁이 수학자 2 :분수-의자 하나 방을 탈출하라! |
410-박94ㄴ-2 |
9 | 분수가 뭐야? | 410-김54ㅂ |
10 | 통합교과 수학책, 1~6권 | 410-웨68ㅌ-1 |
11 | (개념연결)만화 수학교과서, 초3 : 77개 핵심 질문과 개념 3학년 수학 완전 정복! | 410-전16ㅁ-3 |
12 | (개념과 원리에 강한) 수학하는 어린이. 2: 도형 | 410.4-수92-2 |
13 | 원은 괴물이야! | 410-김54ㅇ |
사회 | 자연환경과 인문환경, 촌락, 여가 생활, 의식주 ; 옛날 사람들 생활 모습, 농사 도구, 의식주 변화, 씨 풍속 ; 혼례, 가족 형태, 가족 구성원의 역할, 가족 형태 | ||
책 제목 | 청구기호 | ||
1 | 하늘이의 시골 일기 | 308-생95ㄱ-2 | |
2 | 바다에 가면 바다만 있을까? | 308-생95ㄱ-3 | |
3 | 산골 마을 외갓집에서 | 308-생95ㄱ-4 | |
4 | 고래잡이 마을, 도시가 되다 | 308-생95ㄱ-5 | |
5 | 내 옷장은 타임머신 | 308-생95ㄱ-18 | |
6 | 아삭아삭, 김치가 좋아 | 308-생95ㄱ-19 | |
7 | 구석구석 한옥 구경 | 308-생95ㄱ-20 | |
8 | 금줄은 왜 걸어요? | 308-생95ㄱ-27 | |
9 | 계절 따라 흥겨운 우리 명절 | 308-생95ㄱ-28 | |
10 | 그래서 이런 음식이 생겼대요 | 308-우298ㄱ-11 | |
11 | 로로로 초등 사회. 3학년 | 308-윤44ㄹ-3 | |
12 | 다빈치 융합 사회 : 3학년 | 300-다48ㅅ-3 | |
13 | 사회는 쉽다! 5, 특별한 날 먹는 특별한 음식 | 300-사95ㅂ-5 | |
14 | 노야네 목장은 맨날 바빠! | 336.24-일15ㅅ-7 | |
15 | 나는 농부란다 | 336.24-일15ㅅ-9=2 | |
16 | 순분 씨네 채소 가게 | 336.24-일15ㅅ-13 | |
17 | 자신만만 열두 달 우리 명절 | 372-자58ㅈ=3 | |
18 | 호기심 문화 탐탐 시리즈 1~10권 | 380.911-호19-1 ~ 10 | |
19 | 이엉차! 땅에 집을 짓자꾸나 | 380.911-처67ㄷ-8 | |
20 | 볼 것도 많다 살 것도 많다 | 380.911-우29ㄷ-3 | |
21 | 너도나도 숟갈 들고 어서 오너라 | 380.911-처67ㄷ-2 | |
22 | (우리가 사는) 한옥 | 381-이52ㅎ | |
23 | 우리 음식 | 381.75-김45ㅇ | |
24 | (사시사철) 우리 살림 우리 문화 | 380.911-김93ㅇ |
과학 | 동물 분류, 동물 사는 곳, 장소에 따른 흙, 강과 바닷가 지형, 흙 보존 방법 고체, 액체, 기체, 소리(콘, 작은, 높은, 낮은), 소리 전달, 소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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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 | 청구기호 | ||
1 | (별난과학)물질 이야기 | 400-맥87ㅁ | |
2 | 소리를 찾아라! | 408-서78ㅅ-4 | |
3 | (그림으로 이해하는) 3학년이 가장 궁금한 과학 | 404-올298ㅅ | |
4 | 초등학생이 딱 알아야 할 과학상식 이야기 | 404-김54ㅊ | |
5 | 기똥찬 남매의 어쩌다 과학 모험 4 : 악기 창고의 비밀 | 404-기25ㅂ-4 | |
6 | (도전)과학왕 6 : 소리의 성질 | 408-과92ㅈ-6 | |
7 | 특종 동물 뉴스 : 미스터 리와 떠나는 동물의 세계 | 408-초27ㄱ-9 | |
8 | (이게 무슨 소리?!)음악과 소음 | 424-최66ㅇ | |
9 | (펼쳐 보는 생태 도감 3)사막과 산의 친구들 | 470.25-체54ㅅ | |
10 | (펼쳐 보는 생태 도감4)바다의 친구들 : 바다에는 어떤 생물들이 살고 있을까요? | 470.25-윌298ㅂ | |
11 | (오리 형제가) 습지로 간 비밀 | 472-한45ㅅ | |
12 | 뚝딱뚝딱 집 짓는 동물들 | 490-로292ㄸ | |
13 | 지렁이 똥을 훔쳐라! | 493-김67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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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개정교육과정을 검색하니 이렇게 설명한다.
<<인문학적 상상력과 과학기술 창조력 및 바른 인성을 갖추고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고 융합하여 가치를 만들어내는 창의 융합형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한다.>>
창의 융합형 인재 양성을 위해 초등학교 수학, 사회, 과학 교과서를 국정에서 검정으로 바꾸었다.
국가에서 만든 교과서가 아니라 학교에서 선택한 교과서로 배운다.
2021년과 2022년에 나도 교과서를 선택하기 위해 회의를 했다. 수학, 사회, 과학 모두 다른 출판사를 선택했다.
교과서를 선택할 때 선생님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다른 학교에서는 대부분 아이스크림 출판사를 선택할 거예요!”
역시나!!
아이스크림 사이트 메인 화면에 자기들 책이 전국에서 1위라는 홍보가 한동안 나왔다.
또한 전국 93% 교사가 아이스크림으로 수업한다고 소개했다.
아이스크림은 초등학교 교사들이 쉽게 수업하도록 돕는 사이트다.
사이트 개설 첫해부터 초등 교사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유료로 전환한 뒤에도 전국 초등교사 97%가 아이스크림 사이트로 수업했다.
도입부터 평가까지 수업자료와 동영상을 제공했다. 수업을 준비하지 않아도 사이트만 열면 수업이 가능했다.
내가 속한 행복한수업만들기 초등 모임에서 한때 <클릭 수업 NO> 캠페인을 했다.
너도나도 아이스크림 사이트로 수업하기 때문에 그러지 말자고 외쳤다.
우린 마을 수업, 독서 수업, 글쓰기 수업, 가치 수업 등 통합수업을 만들었다.
그때로부터 15년이 흘렀다.
이젠 전국 초등학교 교사 93%가 아이스크림 사이트로 수업한다.
교과서도 아이스크림 출판사 책이다. 수학 1위, 사회 1위, 과학 2위.
과학은 실험하고 실험관찰에 결과를 쓰기 때문에 인터넷 의존률이 낮다. 그래서 다른 출판사 책을 골랐을 것이다.
내가 살펴본 아이스크림 출판사 책은 교과서만으로는 많이 부족했다.
그러나 아이스크림 출판사 책을 선정해야 아이스크림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으니
아이스크림 출판사 책을 선정했겠지.
아이스크림 사이트에 검정 교과서로 바뀌는 까닭을 이렇게 썼다.
<획일적인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다양하고 창의적인 교육을 하기 위해서>
전국 93% 학생이 똑같은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똑같은 동영상을 보고, 똑같은 화면으로 공부한다.
사진, 그림, 글씨체, 동영상 모두 똑같은 걸 보게 하면서
“획일적인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다양하고 창의적인 교육을 한다고 설명하다니~”
아이스크림 회사는 교육계의 공룡이다. 수업뿐만 아니라 연수, 교구, 색종이 하나까지 모두 판다.
이 사이트가 커질수록 아이들은 똑같은 과정으로 배울 확률이 커진다.
그런데도 편하기 때문에 93%가 아이스크림 사이트를 이용한다.
난 수업할 때 화면으로 보는 활동을 거의 하지 않는다.
아이들과 동그랗게 앉아 이야기하고 듣는다. 연극하고, 설명하고, 체험하고, 게임하고, 이야기한다.
아이들이 지금까지 겪지 않았던 방식, 앞으로도 만나기 힘든 방식으로 가르친다.
아이스크림 같은 사이트가 필요하다면 자기 수업을 하면서 가끔 도움을 받아야 한다.
평균으로 따지지 못하는 독특한 특징을 가진 아이들과, 아이를 바라보는 교육관과 삶의 여정이 다른 교사가
공부할 내용을 함께 이야기하고 나누며 설명하고 듣는 수업이라야 한다.
좋은 교과서를 놔두고 클릭을 위해 특정 출판사 책을 1등으로 만든다면
어떻게 획일적인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자고 말할 수 있나?
오래전에 아이스크림 연수원에서 온라인 강의를 만들자는 제의를 받았다.
최근에는 아이스크림 연수원에서 꽤 인기 있는 강사가 온라인 강의를 해보라고 했다.
여기서 강의하면 책도 잘 팔린다고 했다.
내가 전하려는 내용을 누군가 들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에 잠깐 마음이 흔들렸다.
그래도 아이스크림 사이트에 내 강의를 올릴 수는 없다.
수능으로 획일화된 교육 체제가 얼마나 위험한지 알기에~
초등학교 아이들 93%에게 똑같은 걸 보여주며 획일화시키는 일에 참여하기 싫어서다.
내일도 아이들이 학교에 간다.
선생님이 클릭하는 화면을 보며 공부하려고.
선생님들이 자기 수업을 하면 좋겠다
내 수업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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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아이들과 많이 웃으며 지냈다.
졸업식을 위해 몇 가지 준비했다.
먼저 1~6학년 담임 선생님들께 부탁해서 편지를 받았다.
예전 담임선생님 다섯 분 모두 편지를 써주셨다. 아이 이름 하나하나 불러가며.
보건교사, 전담교사, 원어민 교사도 편지를 써줬다.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써주신 편지를 전해주었다.
셋째, 현재 1~5학년 아이들 사진을 배경으로 아이들이 종이에 쓰고,
몸으로 축하한다고 표현한 모습을 넣어 <꿈꾸지 않으면> 노래에 맞춰 영상을 준비했다.
4학년 선생님이 만들어줬다.
넷째, 아이들과 의논해서 각자에게 어울리는 상을 만들었다.
해맑음상, 동물사랑상, 곧은마음상, 함박웃음상, 모범리더상, 일취월장상 등
아이 사진, 상 내용, 장학금 내역을 소개하는 PPT를 만들었다. 3학년 선생님이 해줬다.
1학년은 교실 앞에 축하 현수막에 손으로 쓴 글씨를 걸었다.
2학년은 <졸업 축하합니다> 몸 글씨를 만들어 보여주었다.
다섯째, 아이들이 초등학교에서 얼마나 성장했는지 썼다.
졸업식하면서 <나의 성장 기록>을 한 사람씩 읽었다.
함박웃음 상을 받은 아이가 성장에 도움을 준 분으로 가장 먼저 할머니를 말했다.
할머니 84세(?), 아빠 58세, 엄마 30대 초반, 그리고 아이.
6학년 영상, 동생들 영상, 사진 모두 좋았지만 이 사진이 가장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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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모 몇 분에게 독서 지도 강의를 하게 됐다.
강의 자리에 미혼모의 엄마 두 분도 오셨다.
한 분이 몇 번이나 어두운 표정으로 딸을 보며 “우리 아이가 이렇게 돼서~” 하며 말했다.
엄마는 딸을 걱정하며 한 말이지만, 이 말이 거슬렸다.
딸이 어떻게 들을지 신경 쓰였다.
『알사탕』 빅북을 가져가서 읽어드렸다.
등장인물인 동동이는 아빠와 둘이 산다. 할머니는 돌아가셨고, 엄마는 나오지 않는다.
아빠가 동동이에게 잔소리를 쏟아붓는다.
동동이는 이 말을 모두 잔소리로 들었는데 알사탕을 먹었더니 “사랑해!”로 들린다.
“아빠가 하는 잔소리가 ‘사랑해’라는 뜻이죠!” 했더니 미혼모의 엄마 두 분이 맞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미혼모들은 잔소리라고 맞섰다.
특히 ‘우리 아이가 이렇게 돼서~’를 들었던 딸은
“어떻게 사랑한다는 말이예요? 그냥 잔소리지!” 했다.
미혼모들이 어리다. 내 눈에는 예쁜 학생으로 보인다.
아빠가 하는 말이 “사랑해!” 라고 느껴지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은 그냥 잔소리로 들린다. 이를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엄마는 인정하지 않는다.
강의 도중에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
“어제 00이 데리고 병원 가는데 너무 춥게 입혀 나왔어요. 엄청 추운데 샌들 신고, 유모차에 애를 태웠어요.
유모차 가지고 오지 말라고 문자 보냈는데 말이에요. 어제 얼마나 추웠는데 애를 그렇게 하고~”
엄마가 잔소리한다. 그러자 딸이 입을 꾹 다물고 있다.
“00이 엄마도 말해봐요!” 했더니
“어제 법원에 갔어요. 법원이 멀어요. 유모차 없이 멀리 가면 너무 힘들어요.
유모차에 아이 태워서 지하철 타면 사람들이 쳐다봐요. 엘리베이터 타면 노인들이 자꾸 물어봐요.~~~
힘든 줄 알지만, 멀리 갈 때는 어쩔 수 없이 유모차 가져가요.
신발에 찍찍이가 있는 거 신고 벗기 어려워요. 아이가 발을 그냥 쑥 넣는 신발을 좋아해요.
양말도 두꺼운 거 신겼고~”
저도 생각이 있어요. 이렇게 한 이유가 있어요!’ 한다.
딸 말이 끝나자마자 엄마가 이야기하는데 “우리 애가 이렇게 돼서~” 가 또 나온다.
“두 분 이야기는 이 정도 들을게요.” 하고 이야기를 들려줬다.
“샘이 있어요. 아주 좋은 물이 나와요. 기독교에선 은혜의 샘, 생수의 샘이라고 해요.
자녀를 사랑하는 부모의 마음이라고 생각해도 돼요.
사람들이 물을 마시려고 파이프를 연결했어요.
아무리 좋은 물이라도 파이프가 썩으면 썩은 물이 나와요. 샘에 있는 진짜 좋은 물이 흘러가면서 오염되지요.
엄마는 딸을 아껴요. 사랑하죠. 사랑해서 잔소리해요. 동동이 아빠가 동동이에게 잔소리한 것처럼 말이에요.
동동이 잘되라고 하는 소리잖아요. 하지만 동동이에겐 좋은 물이 아니에요. 그냥 썩은 물로 느껴져요.
동동이에겐 물이 보이지 않아요. 아빠 말만 들리죠. 잔소리라는 파이프를 통해 흘러가잖아요.
동동이는 이 물을 마시지 않아요. 듣기 싫죠.
엄마의 사랑이 전해지려면 파이프가 좋아야 해요. 따님이 좋게 느끼는 파이프가 필요해요!” 했다.
딸(00이 엄마)이 좋아한다.
쉬는 시간에 엄마에게 “우리 아이가 이렇게 돼서~ 라고 하지 마세요.” 라고 부탁했다.
딸이 느끼는 마음을 설명했다.
자녀 독서 지도 요청을 받고 고민했다.
‘방법을 알려주면 이분들이 실천할까?’ ‘무얼 얘기해야 할까?’ 고민하고 고민하다가
엄마 없이, 엄마를 그리워하며 글을 쓴 아이들이 생각났다.
아이들이 쓴 글을 보여주고, 느낌을 묻고 나서 아이가 강원도 시골에서 어떻게 사는지 들려주었다.
“내가 제일 힘든 줄 알았는데 나보다 더 힘든 아이도 있네요!” 이걸 바라진 않았다.
동정은 나쁜 파이프다. 아주 나쁘다.
아이가 글을 쓰며 이겨내고 잘 사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
슬픔을 비교해서, 자신이 덜 슬프다고 기뻐하는 건 나쁘다.
강의 마무리하며 미혼모를 나쁘게 보지 않으면 좋겠다고 했다.
“우리 아이가 이렇게 돼서”로 보는 관점을 바꾸시라고.
시골 사는 아이들이 겪는 어려움이 글이 되었고, 어디에서도 피지 못하는 꽃이 되었다고~
좋은 뜻으로 생각을 바꾸고 행복하게 사시라고~
강의 끝나고 점심을 같이 먹었다.
“우리 아이가 이렇게 된” 결과로 태어난 아이 이름이 선비들 문화와 관련된 이름이어서 뜻을 알려드렸다.
이름 뜻대로 살면 좋겠다.
나는 우리 반 아이들에게 잔소리한다.
깨끗하게 하라고, 바르게 하라고, 사이좋게 지내라고, 마스크 쓰라고~
그러나 내 자녀에게는 잔소리를 많이 하지 않았다.
우리 반 아이들보다 더 깨끗하게, 더 바르게, 더 사이좋게 지내게 가르쳤지만 잔소리로 가르치진 않았다.
학급 아이들 앞에서 나는 선생님이고, 1년 동안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
내 자녀는 오랜 시간 계속 같이 살면서 가르친다. 그래서 다르다.
'삶의 태도는 잔소리에서 나오지 않는다. 아이는 파이프를 통과한 물을 마신다.
여유로운 마음으로 자녀를 대하며,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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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졸업식 (0) | 2023.01.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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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37000살 (0) | 2022.07.16 |
1. 국어 시간
-- 6학년 2학기 국어 교과서에 추사 김정희 선생과 제자 허련에 얽힌 이야기가 나온다.
인물이 추구한 가치를 알아보는 내용이다.
옛 낱말이 많고, 예술가인 추사 선생이 제자를 대하는 방식도 낯설어서 아이들이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다.
2. 독서 동아리 활동
-- 아이들 문해력이 걱정된다. <한 학기 한 권 읽기>를 『구멍 난 벼루』로 하기로 마음먹었다.
지금까지는 2주일 정도 국어 시간에 <한 학기 한 권 읽기>를 했는데 이번에는 꾸준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1주일에 두 번 점심시간에 독서 동아리를 한다. 참여하지 않는 아이도 있는데 다 하는 분위기로 만들었다.
지난주에 1장을 읽고 몇 가지 질문했는데 아래 문단에서 당황, 황당했다.
질문 1. 추사 선생은 몇 번 유배를 떠났나?
-- 15번이요?
응? 15번 아닌데, 여기 읽고 말해봐라.
-- 1번이요.
뭐? 한 번? 다시 찾아봐라.
아이가 답을 찾는 동안 다른 아이가 확인해달라고 왔다.
추사 선생은 몇 번 유배를 떠났나?
-- 15번이요?
응? 15번 아닌데, 여기 읽고 말해봐라.
-- 1번이요.
뭐? 한 번? 어찌 둘이 똑같이 대답하냐?
질문 2. ‘또다시’는 무슨 뜻일까? -- 한 번 하고 다시 하는 거요.
‘거푸’는 무슨 뜻일까? -- 음~ 뭐죠?
이 난관을 어찌 헤쳐나갈꼬?
질문 3. 추사 선생이 유배 갔을 때부터 일어난 일을 연도순으로 말해봐라.
15년 전에 제주도에 유배 갔다가 66살에 다시 유배를 떠나는데
제주도 유배에서 풀려난 지 3년이 지나지 않았으니
63살에 제주도에서 풀려남. (8년간 유배당했으니)
55살에 제주도에 유배 감.
51살 때부터 당쟁에 휘말림.
이렇게 찾아낸 아이가 없다.
‘졸업할 때까지 1주일에 두 번씩 계속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다시 시작!
-- 오늘(10월 25일) 두 번째 장을 읽었다.
오늘 읽는 두 번째 장(구멍 난 벼루)은 28쪽으로 좀 길다. 첫 장(담장 위의 고양이)보다 두 배나 된다.
읽으면서 낱말 뜻을 자주 묻는다. 계속 대답해주며 곁에서 책을 읽다가 이 모습을 봤다.
애들 넷이 차곡차곡 기대어 책 읽는 게 참 예쁘다. (세 명은 엄마가 베트남에서 왔다.)
목요일에는 두 번째 장 내용을 물어볼 거다.
이렇게 두 달쯤 하면 낱말도 좀 알고 문해력도 조금 좋아지겠지.
1주일에 두 번. 점심시간이 즐겁다.
2022년 졸업식 (0) | 2023.01.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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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가 이렇게 돼서~ (0) | 2022.11.07 |
아이들 국어 교과서 살펴보다가 (2) | 2022.10.01 |
난 37000살 (0) | 2022.07.16 |
병아리 부화 (0) | 2022.06.24 |
6학년 국어 2학기 1단원 <작품 속 인물과 나>, 글을 읽고 인물이 추구하는 가치를 생각하는 내용이다.
글이 길고 깊이 생각할 내용이 많아서 힘들어했다.
전체 10시간 분량인데 16시간 동안 공부했다.
읽고, 퀴즈하고, 이야기하고, 이야기하고, 이야기했다.
마지막 시간에 자신의 장점, 노력할 점, 이루고 싶은 일을 쓰고 ‘나는 ( ) 같은 삶을 살고 싶어.’를 쓰는 내용이 나온다.
아이들이 교과서에 쓴 내용이 마음에 남는다.
***
1. 잘하는 점 : 숙제 안 미루고 다 함. 아침밥 먹기. 할 일을 제시간에 하기
2. 노력할 점 : 운동하기, 끈기있게 살기, 골고루 먹기, 성실해지기
3. 이루고 싶은 일 : 하고 싶은 직업으로 성공하기, 효도하기
4. 나는 물 같은 삶을 살고 싶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무리에 녹아들어 살고 싶다.
우리 반 8명 중 4명 엄마가 외국에서 온 분이다.
세 명은 엄마와 함께 엄마 나라에 가봤다. 이 아이만 비행기를 탄 적이 없다.
외국에서 온 엄마는 아이 낳고 고국으로 떠났다.
가족여행 없고, 외식도 거의 없다. 그런데도 아이는 자기 할 일을 한다.
연휴 동안 아이는 혼자 그림 그리며 지낼 것 같다.
효도하고 싶다는데, 대상이 엄마인지 아빠인지 묻지 않았다.
아이가 물 같은 삶을 살고 싶다고 말할 때 “넌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물처럼 살 거야!” 해줬다.
아이들과 한 달에 한 번 현장학습을 간다. 이 아이 때문이기도 하다.
2박 3일 수학여행에서 좋은 방 내줘야겠다.
***
1. 잘하는 점 : 책을 많이 읽고 좋아하게 됨. 집에서 철이 듦. 밥을 잘 먹음.
2. 노력할 점 : 조금 빨리하기. 그림 더 잘 그리기. “에?” 하지 말기.
3. 이루고 싶은 일 : 게임 공격력 10000 되기, 엄마에게 좋은 집 사주기, 엄마의 행복 찾아주기
기억에 없는 아빠를 올해 처음 만난 아이다.
외조부모한테 꽤 맞았다. 올해는 철들었다며 안 때린다고 했다.
외조부모 집에서 살다가 올해 엄마 집으로 옮겼다.
내게 종알대면서 “우리 집”이 아니라 “엄마 집”이라 한다.
아이가 아빠 얼굴도 모르게 한 엄마, 외조부모에게 아이를 맡겨버린 엄마,
이 엄마에게 집 사주고 행복하게 해주려 한다.
어른이 아이에게 여러 가지를 가르쳐야 하지만 어른이 아이에게 배워야 할 것도 많다.
아이들이 행복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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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서재 이름은 <책뜰안애>입니다.
책이 있는 뜰에서 평안(安)을 누리며 사랑한다(愛)는 뜻입니다.
한 달에 한 번, 책뜰안애에서 독서 모임을 합니다.
처음엔 교사, 목사, 아나운서가 참여했고 고등학생이던 제 자녀 둘도 함께했습니다.
지금은 첫째 아이와 저까지 일곱 명입니다.
책을 읽으면 반드시 글을 씁니다.
8월, 『주홍글씨』를 3시간 동안 이야기하고 9월, 글을 나누었습니다.
저는 하루 한두 시간씩 삼 일간 글을 썼는데 첫째 딸이 쓴 글을 읽고 제 글을 내놓기 부끄러워졌습니다.
내 글을 부끄럽게 만드는 자녀를 보는 느낌이란~~
얼마나 멀리 가야 할까
권**
나는 책을 읽으면서 로저가 아서를 용서해줬으면 했다. 한 사람이 열성적으로 다른 사람의 불행을 기원하는 것을 보면서 마음이 불편했다. 이유가 어떻든 간에 누군가를 저주하는 것은 스스로의 마음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로저 칠링워드는 처음 헤스터를 형대에서 보았던 때의 차분한 모습을 잃어버리고 점점 자기를 주체하지 못한다. 죄에 관련된 세 사람 모두 불행해진다.
헤스터는 죄에 걸려 넘어지는 그들에게 무슨 좋은 일이 있겠으나, 로저에게만은 용서를 베풀 수 있는 자유가 있지 않느냐고 말한다. 죄인은 스스로를 용서할 수 없기에 스스로 죄에서 빠져나갈 수도 없지만, 피해자에게는 용서할 권리가 있다. 헤스터와 아서에게서 무거운 죄책감을, 낙인을 없애줄 수 있는 사람은 로저였다. 그만이 그들을 용서하고 자유롭게 만들어줄 수 있었다. 그러나 로저는 그렇게 하지 않고 다함께 불행해지는 쪽을 택했다. 그는 예수님이 아니었다.
로저가 결국 용서했는지 안 했는지는 모르지만, 펄에게 유산을 물려준 것을 보면 용서했다고 봐도 될 것 같다. 증오는 영원하지 않다. 그러나 헤스터는 죄가 영원하다고 생각했는지 다시 돌아와서 주홍글씨를 달았다. 주변 사람들이 더 이상 주홍글씨를 치욕의 표시라고 생각하지 않았더라도 헤스터 자신에게는 달랐을 것이다. 피해자는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처럼 자유로워져도 되지만, 죄인은 마음대로 빠져나올 수가 없다.
사람은 모두 죄를 짓고, 저마다 스스로의 죄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는 정도가 다르다. 비교적 작은 죄에도 뼈저리게 스스로를 비난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온 세상이 놀랄 죄를 지어놓고 아무런 거리낌이 없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들은 죄에서 자유로운 게 아니라 자기가 죄에 걸려 쓰러졌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 것이다. 점점 추악해져갔던 로저 칠링워드처럼 말이다. 같은 죄에 대해서 사람들이 저마다 다른 무게를 부과하는 것은 시대상이나 문화 때문이기도 하고, 개인의 성격 차이나 가치관 때문일 수도 있다.
딤즈데일 목사는 자기가 지은 죄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고 느꼈다. 그는 헤스터와 달리 주홍글씨를 달지도, 자기가 범인이라는 것이 밝혀지지도 않아서 그랬던 것 같다. 헤스터가 지은 죄의 무게는 이미 온 도시에 공표되었다. 주홍글씨를 가슴에 달고 사람들의 시선을 견디는 것. 헤스터는 딱 그만큼만 이겨내면 된다. 다른 사람들이 알려준 대로 만 걸음을 가면 된다.
하지만 아서에게는 그 죄의 무게가 얼마나 되는지 알려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는 천 걸음을 가야 하는지, 만 걸음을 가야 하는지, 아니면 온 지구를 한 바퀴 돌아야 하는지 알 수가 없다. 기준이 있다면 그것을 충족시키기만 하면 된다. 헤스터가 감당해야 했던 무게가 가벼웠다는 뜻은 아니지만, 명확한 기준이 있는 것만으로 마음이 편해지기도 한다. 반면 미지는 갑갑하고 불편하다.
한편 로저 칠링워드는 아서보다도 그 죄를 무겁게 여겼다. 얼마나 무겁다고 생각했냐면, 몇 년 동안 자기의 정체를 숨기고 지내면서 범인을 찾아내겠다고 결심할 정도였다. 또 일부러 아서의 죄책감을 자극시키고 복수를 계획할 정도였다. 그는 심지어 아서와 헤스터가 배로 떠나려는 것을 알아내고 같이 가려 하는 경악스러운 짓도 저질렀다. 피해자가 가해자보다 죄에 더 많은 무게를 다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긴 하다. 하지만 로저의 복수심은 과해 보인다. 그도 나름대로 앞으로 어떻게 살지 원하는 바가 있었을 텐데, 인생을 복수에 걸어버리다니 말이다.
로저의 복수심은 아서에게 명확한 기준을 제공해버린 셈이 되었다. 로저가 헤스터의 남편이었다는 걸 알게 된 뒤, 아서는 로저가 자신에게 부과한 죄의 무게가 합당하지 않다고 느꼈다. 스스로의 죄가 크지만, 그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제 아서는 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얻었다. 측정 불가능했던 죄는 감당 가능한 것으로 바뀌었다. 그는 헤스터의 말을 듣고 자기가 충분한 대가를 치렀다고 생각했으며 바다 건너 다른 도시로 떠나기로 한다. 어떤 의미에서 로저는 아서에게 죄책감에서 벗어날 단초를 제공한 셈이다.
다른 사람의 기준을 받아들여 죄를 측정하는 사람도 있지만, 스스로 죄의 무게를 재는 사람도 있다. 어느 쪽이든 간에 인간의 생각은 틀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사람들이 공정하게 처벌한다고 말해도 불합리한 결론이 나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헤스터와 딤즈데일 목사가 겪은 수난이 그 죄에 비해 가혹하다고 생각한다. 로저 칠링워드의 복수가 심하다고 본다. 하지만 수많은 법률이 있는 지금도 우리는 어떤 벌이 적절한지 확신할 수가 없다. 얼마나 멀리 가야 알맞은 대가를 치르는 것인지 알지 못한다. 그걸 아는 건 하나님뿐이다.
따라서 우리는 스스로 얼마나 멀리 갈지 결정해야만 한다. 도시에 남을 것인지 배를 타고 떠날 것인지 선택할 순간이 온다. 어떤 사람들은 얼마 안 가서 속죄 같은 건 까맣게 잊어버린다. 그러나 감당 안 될 정도로 멀리 가다 쓰러지는 딤즈데일 목사 같은 사람도, 기어코 이겨내고 마는 헤스터 같은 사람도 있다. 죄를 지었는데도 백 걸음도 가지 않으려 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겠다. 이 책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만 걸음이고 2만 걸음이고 걸어가는 사람들이니까.
가장 좋은 건 그럴 만한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 것이지만, 그럼에도 세상에는 죄를 짓고 먼 길에 오르는 사람들이 있다. 자의로 걷기 시작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의 강요 때문에 그러기도 한다. 우리는 자기 일이 아니더라도 누군가 너무 가혹하거나 벌을 받고 있는지 질문해야 한다. 인간은 결코 죄의 무게를 잴 수 없으며, 오직 용서를 통해서만 그 무게를 확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용서란 온 지구를 도는 고행길을 걷는 사람에게 이만하면 됐다고 말하는 것이다. 백 걸음, 2백 걸음이면 된다고 선을 그어주는 것. 그게 용서다.
나는 로저가 아서를 진작 용서했더라면 하는 생각을 한다.
<<<부끄러운 내 글>>>
『주홍글씨』를 왜 읽을까?
권일한
『주홍글씨』는 인간이 찍은 낙인이다. 좋은 것을 낙인이라 하지 않는다. 금메달, 상장, 합격으로 얻은 칭송은 주홍글씨에 속하지 않는다. 어렸을 때 어른들은 전과자, 난봉꾼, 이혼한 사람을 비난했다. 지금은 이런 낙인이 많이 줄었다. 이혼은 더 이상 비난받지 않는다. 전과자라고 다 나쁘게 보는 것도 아니다. 선거 공보에 민주화 운동으로 전과자가 되었다고 자랑스레 쓴다. 그러나 대상이 바뀌었을 뿐 우리는 여전히 낙인을 찍는다. 인간은 낙인을 찍고 타인을 배제하면서 만족하는 존재이다.
청교도들은 신앙을 지키기 위해 살던 나라를 떠났다. 하나님을 제대로 믿기 위해 나라를 버렸던 사람들이 죄악을 근절하겠다고 낙인을 찍었다. 그들은 마을을 이룰 때 교회와 함께 감옥도 지었다. 몇 가지 죄악을 정해놓고 어긴 사람을 따로 떼어놓았다. 주홍글씨는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극단적인 방법이었다. 주홍글씨를 새긴 사람은 누구도 의심할 바 없이, 명백하게 죄인이라는 뜻이었다. 문둥병 환자를 진 밖으로 내쫓아 격리하듯, 대상자를 사람들 사이에서 격리해버렸다. 마을에서 살되 마을에 속하지 않은 자, 항상 비난받아야 하는 사람이었다.
주홍글씨를 받으면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었다. 고개를 숙이고, 자책하며, 외로움에 짓눌려 서서히 죽어간다. 가슴에 과녁판을 달고 살 수 있을까? 모든 사람이 비난하는 대상이 되기 때문에 화를 낼 수도, 항변할 수도 없다. 죄인임을 받아들인다고 상황이 나아지지도 않는다. 주홍글씨를 향한 손가락질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주홍글씨는 자기 존재를 부정하게 만든다. 죄책감과 압박에 짓눌려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청교도 주민들은 간음한 여인에게 ‘죄가 없는 자가 돌로 치라’ 하신 예수님 말씀을 몰랐을까? 하나님을 잘 섬기려고 나라를 떠났다면 예수님이 죄인을 어떻게 대하셨는지 알아야 하지 않을까? 사람들은 윌슨 목사를 존경했다. 딤즈데일 목사는 젊었는데도 존경을 받았다. 그들은 하나님 말씀에 귀를 기울였으며 영혼에 관심이 많았다. 목사가 하나님의 은총을 입고, 그 은혜가 자신들에게도 흐르기를 기대했다. 그런데도 예수님이라면 결코 하지 않는 방법으로 낙인을 찍었다. 하나님 뜻과 반대로 행하는 줄 몰랐다.
헤스터는 주홍글씨를 새긴 채 힘들게 살아가야 했다. 헤스터는 사람들과 같이 웃지 못했고, 함께 슬퍼하지도 못했다. 철저히 외롭게 혼자 살아가야 했다. 사람들은 헤스터를 비난의 대상으로만 생각했다. 주홍 글씨는 격리와 단절, 배제와 적대감의 표상이었다. 헤스터에게 펄과 딤즈데일 목사가 없었다면 견뎌내지 못했을 것이다. 다른 곳으로 도망가지 않고 묵묵히 견딘 건 보호하고 싶은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헤스터는 펄과 딤즈데일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비난을 자신의 잘못으로 받아들였다. 우리는 지키고 싶은 것이 있을 때 더 잘 견딘다. 지키고 싶은 게 자존심이라 해도. (지키고 싶은 것)
사랑하는 사람을 보호하려다가 자신이 망가지는 사람이 많다. 보호하고 싶은 대상도 망가뜨리면서 모르는 사람도 많다. 헤스터는 주홍글씨를 가슴에 새긴 채 살아가면서 무너지지 않았다. 펄이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해도 조바심 내지 않았다. 펄이 이상하게 생각하고 잘못된 행동을 해도 화를 내거나 짜증내지 않았다. 자존심이 무너지고, 마음을 나눌 사람이 전혀 없는데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히려 주홍글씨를 죄악의 상징으로 바라보는 사람들 마음을 바꿔놓았다. 헤스터 덕분에 주홍글씨가 힘을 잃었다. 비현실적이다.
사람들은 죄악을 감추려 한다. 아이들도 거짓말로 자기를 보호한다. 죄악이 드러나도 부인한다. 상대의 반응을 과장하고 자기 잘못을 축소한다. 자신은 죄인이 아니며, 다른 사람이 나쁜 짓을 더 많이 했으며, 밝혀지지 않았을 뿐 죄인이 많다고 생각한다. 모두 자기를 지키려는 반응이다. 자신을 보호하는 행위는 오히려 자신을 무너뜨릴 위험을 만든다. 헤스터는 죄악을 감추지 않았다. 거짓말하지 않았다. (칠링워드에게 딤즈데일 목사 이름을 말하지 않은 건 거짓말이 아니었다.) 자기 잘못을 축소하지 않았고, ‘너희들도 다 죄인이다’ 하지 않았다. 펄과 딤즈데일을 보호하기 위해서 사람들이 자신을 비난하게 놔두었다. 이렇게 행동하는 사람은 드물다.
『주홍글씨』는 청교도 신앙을 가진 사람들의 편견을 드러낸다. 당시 사람들은 호손이 만들어 낸 이야기에서 자신들을 돌아봐야 했다. 헤스터가 달고 다녔던 주홍글씨처럼 겉으로 드러난 죄악뿐만 아니라 딤즈데일이 가슴에 담아두고 괴로워하던 보이지 않는 죄악을 살펴야 했다. 그러나 그들은 주홍글씨로 낙인을 찍었던 명명백백한 죄악도 보지 못했다. 그땐 그랬다고 하자. 지금은 인권이 향상된 시대다. 그때로부터 200년이 지난 지금은 왜 『주홍글씨』를 읽을까? 우리 사회가 여전히 누군가에게 낙인을 찍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일까, 자신도 낙인을 찍혀 힘들었던 적이 있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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