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은
쉽사리 잊히지 않는다. 자꾸만 곱씹게 된다.
어차피 곱씹는다면, 글을 쓰면서 되새기려 했다.
글을 쓰면 고통에 의미가 생긴다.
의미가 생긴 기억은 고통스러워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

아픔으로 남은 기억을 꺼내 사람들과 나누었다.
펀딩을 시작한 2021년은 교사로 지내면서 가장 힘들었다.
1500만 원을 후원하고도 기쁨보다 우울함이 더 컸다.

2022년에는 자녀를 책으로 기른 이야기를 써서 펀딩했다.
고통스런 기억을 쓸 때는 삶도 고통스러웠는데 아름다운 기억을 꺼내 쓸 때는 삶도 아름다워졌다.
1350만원을 기쁘게 보냈다.

2023년에는 독서토론 질문을 보내는 펀딩을 했다.
책 한 권 질문을 만드는 데 10시간이 걸렸다.
30년 선생 노릇을 하며 지쳤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2024년에는 교실에서 아이들과 지내는 이야기를 보내드렸다.
아이들과 지내는 일상이 이야기가 되었다.
3월에는 힘들게 시작했는데 추억과 아쉬움을 남기고 마무리했다.

올해는 펀딩을 쉰다.
탈북한 아이들 이야기를 쓰고 싶었는데 자료 수집이 안 됐다.
친환경 농사 일기를 쓰려고 하니 허리에 탈이 났다.
<책벌레가 사랑한 글>, <책벌레가 사랑한 문장>, <책벌레가 고른 책이런 건 어떨까 생각하면서도 그냥 쉬기도 했다.
생각을 줄이고, 가지치기하면서 계절을 따라가려 한다.

202467명이 748만 원을 후원했습니다.
800만 원을 네 곳에 보냈습니다.
제 글을 읽고 후원금을 보내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3년 전에 힘든 6학년을 만났다. 1년이 아주 아~주 길었다.
이듬해에도 희망 학년을 쓰지 않았다. 또 6학년을 맡았다.
8명 중 다문화 4명, 이혼 가정이 5명이었다.
그런데 억지로 떠맡은 아이들과 마음이 잘 맞았다.
예네들 덕분에 지난 6학년에 얽힌 괴로운 기억이 희미해졌다.

2024년에도 희망 학년을 쓰지 않았다.
민원이 많고, 담임 교사를 힘들게 했던 학년만 남았다.
학부모 전화를 받고 학부모와 얼굴을 붉히기도 했다.
시작할 땐 힘들었는데 이젠 아쉽다.

삼척을 떠나는 걸 아는데도 아이들은
내가 다른 학교에 가지 않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제대로 가르치지 못했다는 아픔이 컸는데 웃으며 떠난다.

아이가 남긴 상처는 아이로 인해 치유된다.
3년 전 아팠던 흔적이 이렇게 사라진다.

<<3학년을 마치며 쓴 글 중 일부>>

‣ 아이가 폭발할 때마다 타이르거나 꾸중했던 아이 :
3학년 때 드디어 남자 선생님을 만났다. 기분이 너무 좋았다. 너무 착하셨다.~

‣ 엄마가 집에서 나를 욕하는 소리를 듣는 아이 :
선생님한테 너무 죄송하다. ~ 선생님이 다른 학교 안 가면 좋겠다.

‣ 엄마가 항의 전화했던 아이 :
무지개처럼 우리 선생님도 빛나길~

‣ ~ 4학년도 지금처럼 행복하자.

‣ 3학년 돼서 좋았던 점은 처음으로 남자 선생님이 생겼다. ~

‣ 3학년 때 가장 좋았던 날은 우리 담임 선생님을 만날 때다.
난 선생님이 진짜 좋고도 좋다. ~

‣ 00이랑 **이랑 나랑 선생님한테
“제발 저희 담임이 돼달라고!”
했는데 선생님이 됐다. 우리는 남자 선생님이 처음이다. 그래서 너무 좋았다. 선생님이랑 한 것 중에 독서캠프가 제일 재미있었다. 선생님이랑 같이 하고 재미있는 게임도 하고 너무 재미있었다. ~

‣ **이, 나, 00이는 선생님에게 담임 선생님 해달라고 했다. 진짜로 담임 선생님을 해주셨다. 정말 감사했다. 2학년 때 배워두었던 것을 까먹었는데 선생님이 친절하게 다시 알려주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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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수업 시간에 영상 매체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아이스크림, 인디스쿨은 전혀 쓰지 않는다. 내 경험, 내가 아이들을 만난 시간, 아이들이 남긴 글, 내가 읽은 책과 고민하면서 얻은 통찰로 가르친다. 무엇보다 아이들을 관찰하면서 생긴 안목, 책을 읽고 토론하며 생긴 인간에 대한 이해가 내 수업을 떠받친다.

수업하면서 아이들과 이야기를 많이 한다. 묻고 대답을 듣고, 다시 묻고 또 듣는다. 내 수업을 본 선생님들이 스토리 텔링수업이라고 한다. 나는 수다 떨기 수업이라고 한다. 아이들과 계속 이야기하면서 가르친다. 아이들은 듣고 말하며 배운다.

도덕 시간에 공부하다가 엄마, 아빠 이야기로 흘러갔다.

얘들아, 정답이 없는 유치한 질문 하나 해볼게. 꼭 대답해야 하는 건 아니야. 정말 유치한 질문이거든. 너희는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와글와글 시끌벅적~~~”

손 들어 볼까? 꼭 한 번만 손 드는 건 아니야. 엄마가 좋은 사람?”

아이들 대부분 손을 든다.

아빠가 좋은 사람?”

대부분 손을 든다.

그렇구나. 엄마, 아빠가 세상에서 가장 좋지! 그럼 반대로 생각해볼까? 아빠가 싫은 사람?”

한두 명이 손을 든다. 아빠가 너무 일만 해서 싫다고 한다. 내가 지켜본 아이는 손을 들지 않았다. 3월 초에 아이가 엄마와 저녁 먹으러 갔던 일을 써왔다. 댓글로 그때 아빠는 무얼 하셨어?” 하고 물었다. 얼마 뒤에 학부모 상담 시간에 엄마가 학교에 오셨다. 9개월째 아빠와 별거 중이라 하시며 그 댓글을 말씀하셨다. 실수라고 말씀드렸던 적이 있어서 지켜봤는데 아빠가 싫다고 하지 않았다. 어린이날에는 아빠가 선물을 사줬다고 말했다.

 

이번에는 엄마가 싫은 사람을 물었다. 우리 반에는 엄마 없는 아이가 셋 있다. 한 아이는 이혼한 사실을 아빠가 말하지 않았다. 엄마가 일본에 갔다고 말했고 아이는 그대로 믿었다. 아빠 말로는 엄마가 한국에 사는 것 같았다. 엄마가 베트남으로 돌아간 사실을 아는 아이도 있다. 이 아이는 주중에는 고모가, 주말에는 아빠와 할머니가 돌본다. 또 한 아이는 4~5살 때 부모가 이혼했다.

엄마가 싫은 사람?”

몇 명이 손을 드는데 잔소리를 해서 싫다고 한다. 일본 엄마, 베트남 엄마가 싫다고 하지는 않았다. 둘 다 마음을 감출 정도로 자라진 않았는데 엄마가 싫다고 하지 않아서 다행으로 생각했다.

선생님, 우리 엄마는 일본에 갔어요.”

우리 엄마는 베트남에 갔어요.”

두 아이는 구김살 없는 해맑은 표정으로 엄마가 없다고 말한다. 어버이날 편지를 쓸 때도 밝게 말했다.

선생님, 저는 고모한테 쓸게요.”

하며 엄마 대신 자기를 길러준 고모에게 고맙다고 했다.

엄마가 일본에 가버렸다고 말해도 친구들은 반응하지 않는다.

엄마가 과자 사줬어.” 또는 어제 자장면 먹었다.”처럼 듣는다. 엄마가 없어서 고모가 엄마 대신 학교 행사에 오고, 어버이날 고모에게 편지하고, 부모님 이야기 대신 고모 이야기를 해도 똑같다. 아이들은 신경쓰지 않는다. 그냥 그렇구나!’ 한다.

 

2018년에 면 지역에서 4학년 8명을 가르쳤다. 세 아이 엄마가 국제결혼으로 한국에 온 캄보디아와 베트남 분이었다. 2020년에는 8명 중 4명 엄마가 네팔과 베트남에서 왔다. 2022년에 6학년 8명을 가르쳤는데 4명이 베트남에 외가를 두었다. 강원도 시골에는 다른 나라에서 온 엄마가 많다. 그런데 아무도 놀리지 않는다. 신경도 쓰지 않는다.

선생님, 누나 둘이 집에서 베트남 말로 너무 시끄럽게 떠들어요. 결혼식이 있어서 누나가 따라가는데 행운이에요. 행운!”

해도 자연스럽게 듣는다. 엄마가 베트남에서 두 딸을 데리고 강원도 시골에 와서 나이 든 아빠와 재혼하고 자기를 낳았는데도 괜찮게 생각한다. 시골 학교는 다문화라고, 엄마나 아빠가 없다고, 고모가 기른다고, 아빠가 할아버지처럼 나이가 많다고 놀리지 않는다. 옛날 드라마에 나오는 집에 살아도, 냄새가 나도, 자폐 친구가 옷을 벗어도 비난하거나 놀리지 않는다. 더 친한 친구, 덜 친한 친구는 있어도 나와 다르다고왕따시키는 아이는 없다.

산과 들, 강과 새를 보고 살면서도 편견을 가진 사람이 있다. 공부를 많이 하고, 돈이 많다고 편견이 없는 것도 아니다. 엄마가 한국말을 제대로 못 하고, 엄마가 없어서 고모나 아빠가 아이를 기르고, 공부를 못하는데 아무도 공격하거나 무시하지 않는 까닭이 뭘까? 그건 시골 학교의 특별한 매력이다. 교사가 아이를 알고 정성껏 가르친다. 마을 사람들이 아이를 알고 이름을 부른다. 아이들은 6년 내내 같은 반 친구로 지낸다. 때로 다투고 싸우고 울기도 하지만 사람의 처지를 공격하진 않는다. 그리 많지 않은 사람이 서로 어우러져 함께 살아야 한다는 걸 자연스레 아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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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반에 공부를 어려워하는 아이가 있다. 3월에는 받아올림이 있는 덧셈, 받아내림이 있는 뺄셈을 힘들어했다. 아침 시간, 쉬는 시간, 점심시간에 계속 가르쳤다. 한 달 동안 되풀이해서 가르친 뒤에 겨우 덧셈과 뺄셈을 익혔다.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교육청에 추가 지도를 신청했다. 아이 상황을 알고 싶어 지난 담임교사에게 아이가 어떤지 물었다.

아이는 예쁘지요. 엄마가 아이를 가르치지 말라고 했어요. 아이 스트레스 받는다고. 숙제도 내지 말고, 잘 몰라도 그냥 두라고 했어요. 뭘 좀 하려고 하면 스트레스 받게 하지 말라고 하는 통에 아이가 모르는 게 많아요.”

그래? 그럼 안 될 텐데. 아이가 배워야 할 때 배워야지. 나중에 더 스트레스 받을 텐데.”

점심 먹을 때도 스트레스 받으니까 김치고 나물이고 하나도 먹이지 말라고 했어요.”

그래? 어쩐지. 김치를 못 먹더라. 나물도 안 먹고. 엄마가 안 먹였구나!”

맞아요. 엄마가 대놓고 항의하며 말해서 안 먹였지요.”

나는 급식 시간에 반찬을 골고루 먹으라고 한다. 안 먹겠다고 해도 먹인다. 골고루 먹어야 한다고, 조금이라도 먹으라고, 정말 먹기 힘들면 하나라도 먹으라고 한다. 김치 하나를 살살 꼬드겨 먹였다.

선생님, 김치 처음 먹었어요.”

정말? 평생 김치를 한 번도 안 먹었어?”

그렇다고 한다. 깍두기가 나왔다. 하나를 먹였다.

선생님, 깍두기 처음 먹었어요.”

시금치, 오이, 깻잎, 버섯, 피망이 나왔다.

선생님, 시금치 처음 먹어요. 오이 처음 먹어요. 깻잎 처음 먹어요. …… 처음 먹어요!”

아이는 점심 먹을 때마다 물었다.

선생님, 깍두기 먹어야 해요?”

이거 뭐예요?”

선생님, 안 먹으면 안 돼요?”

그냥 먹였다. 하나만 먹으라고 했다. 나물은 더 먹으라고 했다. 가끔 다 먹으라고 했다. 아이는 힘들어했다. 늦게까지 남아 눈치 보며 겨우 하나 먹었다.

하루, 이틀, 한 달, 한 학기가 지나자 조금 나아졌다. 그래도 깍두기를 마지막까지 미뤄두고, 먹을 때마다 머뭇거렸다.

반찬을 다 먹으라고 하진 않지만, 최소한 하나는 먹으라고 한다. 때로 더 먹인다. 우리 반 아이들에게만 이러는 게 아니다. 지난해에 3학년을 가르쳤다. 우리 학교는 학생이 적어 3,4학년이 같이 하는 활동이 있다. 그래서 4학년을 잘 안다. 행사할 때마다 만나서 친해졌다. 4학년도 우리 반처럼 편식이 심하다. 4학년 아이가 나물 반찬에 손도 대지 않고 버리려고 했다. 식판을 들고 내 옆을 지나갈 때 통곡했다.

엉엉~ 아이고, 엉엉! 00이가 나물을 하나도 안 먹고 다 남기네. 아이고, 이를 어쩐다. 00이가 나물을 안 먹다니~”

엄청 큰 소리로, 예고도 없이, 막 울면서 이렇게 말했다. 급식소에서 일하는 분들이 깜짝 놀라서 쳐다봤다. 식사하던 아이들과 교사들도 무슨 일인가 하고 쳐다봤다. 그러건 말건

어떻게 나물을 하나도 안 먹냐? 건강하게 자라라고 영양 생각하며 만들어줬는데 하나도 안 먹고 다 남기다니~ 어떻게 00이가 그럴 수 있냐?”

하고 소리쳤다. 그랬더니 식판을 들고 자리로 돌아가서 나물을 먹었다. 놀란 아이들에게 눈을 찡긋하며 씩 웃었다. 밥을 다 먹고 나가면서 급식소 직원들에게 나물 먹이려고 일부러 그랬다고, 다음에 또 그럴 거라고 했다.

선생님, 저희야 고맙죠. 건강 생각해서 만들었는데 먹기만 하면 좋죠!”

했다. 아이들과 친해서 이렇게 했다.

어린이회장이 버섯을 남기네. 아이고 슬퍼서 어떡하냐?”

삼척시 육상대표 선수가 피망을 남기다니~ 무려 삼척시 대표선수인데~”

하며 너스레를 떤다. 그러면 아이들이 김치와 나물을 먹는다. 크면 자연스럽게 먹을 수도 있다. 그래도 어릴 때 야채를 먹고 자라기를 바랐다. 받아줄 만한 아이에게만 이렇게 한다. 친하지 않은 아이, 소심한 아이에겐 이러지 않는다. 반찬 하나 먹이자고 상처를 주면 안 되니까.

2학기 학부모 상담을 했다. 아이 스트레스 받게 하지 말라고 했던 엄마와 통화했다. 반찬 얘기를 꺼낸다.

우리 00이가 집에 와서 김치 먹은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올 게 왔구나!’ 생각했다. 살짝 걱정하며 어떻게 말할까 고민하는데

“00이가 처음 깍두기 먹었다고 했어요. 오이도 처음 먹었다고 자랑했어요. 나물도 먹어보니 괜찮다고 해요.”

그래요? 먹기 힘들어했는데.”

먹기 힘들지만, 그래도 먹었다고 집에 와서 자랑해요.”

그래요? 제가 실실 웃기며 꼬드깁니다. 하나라도 먹으라고 강요하기도 합니다. 억지로 먹일 때도 있어요. 어떻게 해서든 먹이려고 합니다.”

“00이가 김치와 오이 먹어서 깜짝 놀랐어요. 계속 먹으라고 해주세요. 자기도 깍두기와 오이 먹을 수 있다고 뿌듯해했어요.”

내가 놀랐다. 억지로 먹는 줄 알았는데 집에 가서 자랑하다니 말이다. 엄마는 또 웬일이래?

 

며칠 전에 있었던 일이다. 우리 학교는 2학년과 3학년이 시끄럽다. 말 많고 활발하고 들썩들썩한다. 며칠 전에 급식 먹다가 갑자기 장난기가 끓어올랐다.

얘들아, 오늘은 2학년과 3학년 반찬 먹기 시합이다. 지면 청소다. 3학년이 지면 2학년 청소하고, 2학년이 지면 3학년 청소하기야!”

이번 작전은 완전 성공이다. 추임새 몇 번으로 반찬이 사라졌다.

우와, 3학년은 세 명이나 다 먹었네!”

“2학년이 역전하나요. 00이가 이렇게나 잘 먹었어?”

“00, 제발 먹지 마. 김치 맵잖아. 남겨도 돼. 나물은 안 먹을 거지. 제발~”

이러면 애들이 더 먹는다. 2학년 선생님도 재미가 붙었다.

우리 2학년은 벌써 다섯 명이나 다 먹었다. 00이도 다 먹을 거야. 우리가 이겨!”

올해 처음으로 우리 반 14명이 남김없이 다 먹었다. 2학년은 한 명 빼고 12명이 다 먹었다. 애들이 다음에 또 하자고 한다. 글쎄~ 우리 반한테는 좋은데 2학년 때문에 고민이다. 2학년이 반찬 남겨서 지기 때문일까? 아니다. 반찬 다 먹기 시합 끝나고 2학년 애들이 선생님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선생님, 우리가 졌으니까 3학년 청소하러 가요. 3학년 청소하러 가고 싶어요.”

또 시합하면 2학년 아이들이 일부러 지겠다고 하려나? ‘다음이 되면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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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 잡기

  승마장에서 말 타고나서 놀고 있었는데 &&이가 개구리를 잡았다. 개구리를 보는데 호박벌이 나왔다. 선생님이 쫓아냈다. 안 무서웠다. 그다음에 산딸기를 타고 싶어서 따러 갔다. 따러 가서 송충이를 찾았다. &&이가 잡았다. 소리 안 질러서 선생님이 놀랐다. 선생님한테 보여줬다. 그다음 엄청 큰 방아깨비도 있었다. 잡았다. 또 선생님에게 보여줬다. 커다란 메뚜기를 잡았다. 선생님한테 또 보여줬다. 재미있고 안 무서워서 좋았다.

승마장에서 개구리, 메뚜기 잡았을 때 여자아이가 쓴 글이다. 얘는 갑자기 비명 지르는 아이다. 벌이 나타나면 소리를 빼액 지른다. 파리가 지나가도, 곤충 소리가 나도 소리를 지른다. 기분이 나빠지면 삐치고 운다. 보통 우는 게 아니다. 소리를 높여 엉엉 운다. 정말 큰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하게 만들 정도로 억억대며 운다. 알고 보면 별일 아니다. 벌이 지나갔고, 친구가 발을 살짝 밟았고 하는 일이다.

4월 어느날 급식소에서 점심을 먹다가 갑자기 비명이 들렸다. 전교생이 모두 일순간 조용해졌다. 누가 크게 다친 줄 알았다. ‘무슨 일이지?’ 하고 봤더니 파리가 지나가서 비명을 질렀다. 정말 큰 일인가 싶었는데 겨우 파리였다. 그냥 웃고 내 자리로 돌아왔다. 몇 분 뒤에 다시 비명을 질렀다. 왜 그러느냐고 했더니 이번에도 파리가 지나갔다고 한다. 당황스러웠다. 전교생이 얼어붙을 정도로 크게 비명을 질렀는데 파리 때문이라니! 다시 밥을 먹는데 또 비명이 들린다. 짧고 강하고 빼액~

우리에게 별것 아닌 일이지만, 아이에겐 큰일이다. 아이는 가끔 비명을 질러 친구들을 놀라게 했는데 대부분 곤충 때문이었다. 이번에는 큰 파리가 하필 아이 곁으로 지나다녔다. 아이 비명을 듣고는 전교생이 아이 비명 때문에 놀랐다. 아이 곁에 가서 팔을 휘저으며
  “이놈의 파리가 정신을 못 차리고 말이야? ~” 해줬다.

수학 시간에 세 명이 손을 잡고 얼마나 오랫동안 풍선을 떨어뜨리지 않는지 시간을 재는 활동을 했다. 체육관에 가서 마음이 맞는 친구끼리 짝을 정했다. 셋이 손을 잡았는데 친구가 풍선을 치려다가 손을 잡아당겨서 몸이 흔들렸다. 쓰러질 정도로 강하게 잡아당겼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이가 주저앉았다. 내 눈치를 슬쩍 보는 것 같았는데 말하지 않고 지켜봤더니 훌쩍인다. 같이 하던 친구들이 당황해서 달랜다. 울 정도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자 아이가 소리를 내며 울었다. 괜찮다고, 그 정도는 그냥 일어나라고 했더니 엉엉 운다. 울 일이 아니라고 하고 계속하자고 했더니 더 운다. 두 아이에게 그냥 둘이 하라고 했다.

얘는 우는 아이다. 그야말로 엉엉 운다. 자주 울기 때문에 아이가 울면 친구들이 그냥 놔두는 편이다. 보통은 잠깐 울다가 만다. 잠시 지나면 금방 웃고 떠든다. 그런데 지금은 다른 아이들이 풍선을 치는 가운에 혼자 의자에 앉아 엉엉 운다. 그냥 뒀더니 울음을 멈추었지만, 표정이 말이 아니다. 10분 정도 풍선 놀이를 하고 교실에 들어왔다. 아이들에게 우유를 마시라고 했는데 아이는 팔이 아파서 보건실에 가야겠다고 했다.

보건실에 갈 정도는 아니야. 네가 원하는 친구와 풍선놀이 했잖아. 여자 친구끼리 모였고, 운동 경기가 아니라 손잡고 풍선을 치는 놀이여서 살살 했어. 친구가 풍선을 치려고 손을 강하게 움직여도 손목에 무리가 갈 정도는 아니야. 선생님이 운동을 많이 해서 아는데 이건 아픈 것도 아니야!” 했다.

그러자 다시 울기 시작했다. 그대로 두고 다른 아이에게 관심을 가졌더니 잠시 뒤에 교실 뒤로 가서 화장지를 길게 풀어서 손목에 감았다. 압박붕대로 손목을 감듯이 화장지로 손목을 칭칭 동여맸다. ‘선생님, 내가 아픈 걸 당신이 알아줘야 해요.’ 하는 것처럼 그래서
그거 감을 정도로 아프지 않아.”
했더니 또 운다. 무시하고 풍선 놀이한 시간을 수학책에 적으며 공부를 시작했다.

보건실에 보내면 쉽다. 보건 선생님의 친절한 설명을 들으면 괜찮아질 것이다. 그러나 언제까지 아이를 달래야 하나? 그래서 일부러 울렸다. 친절하게 말했지만, 아이 마음을 달래지 않았다. 보건실에 가게 해달라는 부탁도 들어주지 않았다. 휴지로 손을 칭칭 동여맬 때 그거 감을 정도로 아프지 않다고 했다. 일부러 그랬다.

점심 먹으러 가면서 말했다.
체육관에서 아프다고 할 때 달래줄 수 있었어. 휴지로 손목을 감을 때도 보건실에 보낼 수 있었어. 그러면 너는 계속 아기 마음으로 살 거야. 누가 네 마음을 알아주지 않아도 스스로 이겨낼 수 있어야 해. 이젠 3학년이잖아!”

엉엉 우는 반면, 마음은 빨리 풀린다. 지금도 벌써 마음이 풀려서 잘 들었다. 그러고는 잘 안 되지만 노력하겠다고 했다.

우리 반은 점심 먹을 때 번호대로 돌아가며 앉는다. 공교롭게도 아이가 내 앞에 앉았다. 수다 떨면서 밥 먹다가 아이가 물었다.
선생님은 뭘 싫어해요?”
? 난 반찬은 다 먹어. 그런데 말이야. 싫은 게 있긴 해.”
뭐예요?”
말하기 싫은데~”

계속 말해달라고 조른다. 살살 애를 태우다가 말했다.
우리 반 아이가 울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서 우는 거!”

하며 얼굴을 일그러뜨리고 우는 척했다. 찌그러진 내 얼굴을 보고 아이가 웃었다.

이후에 우는 게 줄었다. 비명은 확실히 줄어들었다. 그러더니 호박벌이 부웅 소리를 내며 지나가는데도 안 무서웠다고 썼다. 송충이를 보고 비명을 지르지 않았다. 메뚜기를 보고도 무섭지 않았다. 아이가 자랐다. 아기 마음에서 벗어나는 것 같다.

2학기에는 우는 걸 한 번 봤다. 놀라운 일이다. 삐치는 건 아직 못 고쳤다. 언젠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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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상담을 마쳤다. 오늘은 여섯 명과 통화했다.

교우 관계 걱정, 공부 걱정, 자존감 걱정……

자녀를 생각하면 부모는 걱정이 앞선다.

진상 부모도 있지만, 대부분 부모는 좋은 사람이다.

 

나는 자녀 칭찬하고, 잘하는 거 말하고 그러다가 부탁한다.

이렇게 하면 잘할 거예요. 성장할 거예요.’ 라고.

마지막으로 제가 아이들을 좋아해요.” 한다.

그러면 엄마는 선생님이 아이 사랑하는 거 알아요. 느껴져요.” 한다.

 

대한민국 독서토론/논술대회에 가서 심사하면서 몇 번 들었다.

선생님이 애들을 좋아하는 게 느껴지네요.”

토론 진행 잘한다는 말보다 훨씬 좋았다.

 

젊었을 때는 아이를 사랑하면 다 되는 줄 알았다.

이젠 사랑만으론 안 되는 줄 안다.

사랑보다 잘 지도하고 가르치는 게 더 중요한 줄 안다.

우리반 애들이 나를 따르는 건 계속 듣고 개입하고 조정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난 잘 가르친다는 말보다 사랑한다는 말이 좋다.

계속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만나고 싶다.

사랑하는 마음이 들지 않으면 그만 떠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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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에 학교 오다가 1학년 아이를 만났다.
자전거 타고 쓱 지나쳤는데 아이가 뛰어오는 발소리가 들렸다.
“안녕! 00아~” 하고 지나갔는데 계속 뛰는 소리가 들렸다.
자전거를 세웠다. 왜 혼자 가는지 묻고는
“자전거 뒤에 탈래?” 했다. 좋아한다.
복잡한 가정사 때문에 아침에 아이가 혼자 일어났다.
1학년이 혼자 옷 입고 언덕길을 내려와서 혼자 학교로 걸어갔다.
(도로에서 멀진 않지만, 언덕이 높아 가스 배달이 안 되는 집에 산다.)

평소에는 할머니가 데려다줬는데 오늘은 혼자다.
처음으로 혼자 학교에 가다가 나를 보고 안심이 되었나 보다.
아이를 태우고 학교에 왔더니 아이가 친구들에게 자랑했다.
1학년 선생님이 아이들이 엄청 부러워한다고 말씀하셔서 오늘 태워줬다.
한 명씩 뒷자리에 앉히고,
발을 요기, 요기에 올리라고 말하고,
자전거가 왼쪽(오른쪽)으로 넘어지면 왼발(오른발)을 내려서 땅에 대는 연습하고
“자~ 출발합니다!”
운동장 밖으로 난 도로를 한 바퀴 돌았다.


한 번 탄 아이는 다음 친구가 탈 때 자전거를 따라 뛰었다.
세 번째 아이를 태울 때는 두 아이가 따라 뛰었고
네 번째 아이를 태우자 세 아이가 따라 뛰었다.
마지막 아이를 태울 때는 1학년 전부 쫓아다녔다.
아침부터 기분이 좋았다.
자전거 한 번 태워주고 사랑받는 느낌이었다.

도움반 아이 두 명이 걱정되었는데
소리 지르는 아이는 꽉 잡고는 아무 소리도 지르지 않았다.
우는 아이는 한 바퀴 돌고 자전거에서 내리지 않으려 했다.
내리라고 하니 또 우는 표정이다.
“얘들아, 선생님 말씀 잘 들어. 그럼 다음에 또 태워줄게~” 했다.

젊었을 때 나는 아이들 옆에서 뛰었다.
종종 아이들 앞에서 뒤를 보고 달리면서 아이에게 외쳤다.
“계속 뛰어.”
가만히 서서 아이들에게 빨리 뛰라고 말하는 사람을 싫어했다.
뒤에서 아이들을 떠밀며 뛰라고 말한 사람을 싫어했다.
아이들과 같이 뛰면 되는 줄 알았다.
그러나 아이들을 기다려주진 못했다.

철없던 시절에 아이들이 나를 많이 참아주었다.
그 아이들 덕분에 지금은 아이를 자전거에 태우는 사람이 되었다.
“무서워? 괜찮지? 바람 시원하지?”
“자, 이제 쿵 합니다.”
뒤에서 두려움이 느껴지면 천천히 달렸다.
즐거움이 느껴지면 쌩쌩 달렸다.
아이가 느끼는 마음이 내게도 느껴졌다.
내게 전해지는 아이 마음에 따라 자연스럽게 속도를 조절했다.
나이가 들면서 조금 선생 같아져서 좋다.

참, 월요일에 만난 아이 엄마가 선생님에게 결석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때 아빠는 술에 취했고, 엄마는 아빠를 피해 잠시 나갔다.
깨어났는데 엄마와 할머니가 없으니 아이가 그냥 학교로 나섰나 보다.
나도 토론대회 나가는 아이들 지도하려고 20분 일찍 나갔다.
내가 20분 빨리 가서, 평소보다 10분 늦은 아이를 만났다.
자전거 지나가는 게 한순간인데 그때 나를 보고 부르다니~!
2~3초만 빨리 갔어도 골목 모퉁이로 사라져서 못봤을 텐데~!
이렇게 시간이 딱 맞는 건 은혜라고 생각한다.
오늘은 괜히 감상적인 마음이 된다.

방학하기 전에 한 번 더 태워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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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과 지내면 웃을 일이 많아집니다. 제가 아이들을 가르치지 않았다면 다른 얼굴을 했을 거예요. 아이들을 보내고 나면 웃을 일이 확 줄어듭니다. 학교에서 저는 더 밝고 활기찬 표정을 짓습니다. 힘들고 지칠 때도 많지만, 아이들이 있어서 많이 웃습니다. 아이들과 1주일만 지내보면 아실 거예요.

세상이 이렇게 밝은 것은, 즐거운 노래로 가득한 것은
집집마다 어린 해가 자라고 있어서다. 그해가 노래이기 때문이다

<에피소드 1>

점심 먹으려고 아이들 데리고 손 씻으러 가는데 아이가 말을 걸어요.

"선생님, 1학년 애들이 선생님을 뭐라 하는지 알아요?”
뭐라 할까? 책벌레 선생님? 할아버지 선생님?”
아니오, <걸레 선생님>이라고 해요.”
뭐라고? 벌레 선생님?”
아니요, 걸레 선생님이요!”
걸레 선생님? 내가 왜 걸레 선생님이야?"
"책벌레 선생님을 책걸레 선생님이라고 해요."

"~ 벌레가 걸레로 들렸구나!"
"책벌레~" 하면 "책걸레~" 라고 해요.

하하하~~~ 1학년에게 저는 걸레 선생님입니다. 지난해엔 할아버지라고 부르는 아이도 있었는데 이젠 걸레가 되었습니다.

 

<에피소드 2>

3학년 국어 3단원, 높임 표현을 배웁니다.
  상대방을 높일 때는 습니다’, ‘를 넣거나 높임 표현 낱말(진지, 잡수세요)을 쓴다고 배워요. 내용이 쉬워서 아이들 표정이 밝네요. 시간도 좀 남았어요. 그래서 왕을 높이는 표현(용안, 용상)을 알려주려고 물었습니다.

왕은 높은 분이라서 특별히 더 높은 표현을 사용했어, 뭔지 알아?”
몰라요.”
“‘이라는 말을 많이 했대.”

평어에 습니다’, ‘를 덧붙이면 된다고 배워서일까요? ‘을 갖다 붙입니다.
일어나셨어용?”
임금님, 계세용?”
점심 드셨어용?”

이라는 말을 문장 끝에다 붙이면 높임 표현인가요? 애들이 사방에서 용용하는 거 들으며 웃었습니다.

용안, 용상을 알려주다가 우리반 용찬이가 눈에 들어왔어요.
임금님 얼굴이 용안, 임금님 의자는 용상, 그럼 임금님 반찬은?”
애들이 용찬이를 바라보며 말합니다.
용찬? ! 용찬아, 넌 임금님 반찬이야!”
용찬이가 아주 좋아하네요.

<에피소드 3>

점심시간에 <남자:여자>로 몰려다니며 다툽니다. 3학년은 남녀로 나눠 다툴 때죠. 교실에 들어오니 남자들이 어쩌고, 여자들이 저쩌고 하며 시끄러워요.

5~6교시에 미술을 해요. 사람, 캐릭터, 동물, 이야기 주인공 등을 생각하며 얼굴을 만들어요. 찰흙을 나눠줬더니 애들이 조용해졌어요. 말랑말랑한 흙을 만지며 즐거워하네요. 남자 한 아이만 계속 여자가 어쩌고 하며 씩씩댑니다. 그러더니 여자 귀신을 만들겠다며 얼굴은 없고 머리카락만 잔뜩 만듭니다.
“00, 너 지금 여자 생각하고 있지? 누군지 이름을 말하지 말고 대답해봐.”
. 여자 생각해요.”
그렇구나. 미술 시간에 그녀를 생각하는구나!”
맞아요, 여자 귀신 만들고 있어요.”
집에 가도 그 여자아이가 생각나겠지?”
그럴 거예요.”
꿈에도 그녀가 나오는 거 아니냐?”

.” 하는데 친구들이 킥킥거리며 웃어요.
얘들아, 그녀가 누군지 알아도 절대 말하지 마라. 비밀을 지켜줘야 한다.”
하고는 00이가 만드는 걸 지켜봤어요. 분이 풀리지 않아서 씩씩대네요. 그래서 00이에게 계속 물었어요.

지금도 그녀를 생각하는 거야?”
, 그 여자 생각해요.”
아까도 여자 생각하더니 계속 그녀를 생각하고 있다는 말이지?”
, 계속 생각해요.”
가만히 있어도 그녀가 저절로 생각나는 거지?”

애들이 킥킥대고, 선생님이 계속 그녀를 생각하냐고 물으니까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나 봐요.
계속 그녀를 생각할 거야? 그래서 그녀를 만드는 거야?”
여자들이 먼저 우리한테 뭐라 하고 ~~~”
, 지금도 그녀를 생각하는구나!”

이걸 몇 번 더 했더니 만드는 대상을 바꾸네요. 그녀의 귀신 머리카락을 해파리 촉수로 바꾸었어요.
이제 그녀를 만들지 않는 거야?”
해파리 만들 거예요.”
진짜? 그녀는 잊어버리는 거야?”
, 해파리를 만들 거예요.”

이렇게 남자 대 여자 싸움은 끝이 나버렸어요. 물론 모든 아이에게 이렇게 하진 않아요. 00이는 밝고 명랑하거든요. 소심한 아이, 벌컥 성질내는 아이에겐 심각한 일로 장난치면 안 되니까요.

 

<에피소드 4>

국어 시간에 맨 앞에 앉은 아이가 꼼지락거리며 쪽지에 뭔가를 써요. 낙서하지 말라고 했는데도 계속 쓰네요.
공부 시간에 무얼 자꾸 쓰는 거야? 이리 줘.”

손을 뒤로 빼며 쪽지를 감추네요.
공부도 안 하고, 이제 선생님 말도 안 듣는 거야? 쪽지 이리 줘!”

그래도 안 주려고 해요.
선생님이 이야기하면 , 선생님!’ 하는 거야. 쪽지 이리 줘!”

했더니 겨우 손을 내밉니다.
“00 오빠야, 나랑 사기자.~”

사귀자가 아니고 사기자네요. 우리반 남자아이들은 싸워야 할 적으로 보이지만, 4학년 오빠는 멋진 남자로 보이나 봐요. 이 사랑을 지켜줘야겠죠.

이거 비밀로 해줄게. 그래도 공부 시간에는 쪽지 쓰면 안 된다.”
~”

아이들과 지내는 순간순간이 새롭습니다. 애들 정말 예측불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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