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 475쪽) / 동화

톨스토이가 쓴 민화(동화) 모음이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두 노인>, <바보 이반>, <대자> 등 잘 아는 이야기가 많았다.
아이가 읽기 참 좋은 글을 모아놓았다.

아이들은 착한 마음을 건드리는 글을 읽어야 한다. 톨스토이는 이런 면에서 제격이다. 요즘은 양보하라고, 착하게 살라고 하지 않는다. 그러면 손해 본다고, 바보가 된다고 한다. 글쎄~ 양보를 배운다고 바보가 되진 않는다. , 좀 바보가 되면 어떤가? 친구에게 양보하는 인격을 갖게 되는데 말이다. 또한 어릴 때 양보한다고 계속 양보하는 것도 아니다.

때리고 죽이는 게임이 아이의 마음을 무디게 할수록 톨스토이의 책을 읽어야 한다. 적어도 아이만은 착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배워야 한다. 어릴 때 가진 마음이 기초가 되어 한 사람의 삶을 아름답게 만들 것이다. 주위 사람들도 같이 아름다워질 것이다.

우리나라 역사를 다룬 동화, 소설, 평전 등을 소개합니다.

<초정리 편지>를 보고 깜짝 놀랐었다.
<책과 노니는 집>, <서찰을 전하는 아이>를 좋아해서 토론한 내용을 꼼꼼하게 적었다.
지금은 이렇게 하진 않는다. 그래도 역사 동화, 역사 소설을 좋아한다.
최근 10년 동안 읽은 책을 정리했다.

선사시대 제물이 된 찬이 (최영미, 103) / 3
  아이들이 어려워하는 내용을 쉽게 풀어 쓰는 방법으로, 아이를 당시 시대로 보내 거기서 겪는 일로 시대를 소개하는 방법이 있다. <노빈손> 시리즈, <스쿨버스> 시리즈가 인기를 끈 건 어려운 내용을 재미나게 풀어 썼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런 종류의 책 중에서도 잘 쓰였다. 선사 시대만을 배경으로 삼아 짧게 썼다. 선사 시대의 정보뿐만 아니라 당시 사람들의 삶을 느끼게 만들었다. 좋은 책이다.

역사의 한 순간 1~3(김기정, 66) / 4
  1인 출판사 <한권의책>에서 펴낸 역사 시리즈이다. 1, 수상한 글자를 만나다 2, 거대한 줄다리기 3, 네 발의 총소리. 주인공 이돌이 우연히 시간여행을 하면서 세종대왕, 이순신, 김구를 만난다. 세 위인의 일생을 다루지는 않는다. 역사의 한순간에 이들이 뛰어들어 자세하게 관찰하고 돌아온다. 위인의 전체 일생을 다루는 것도 의미 있지만 한순간을 바라보는 것도 뜻깊다. 초등학생에게는 오히려 한순간을 살피고 토론하는 게 나을 것 같다. 그림이 멋스럽다.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 왕대 (김탁환, 240) / 동화, 4 이상
  일제강점기에 인왕산에서 잡힌 호랑이 왕대는 창경원에 잡혀간다. 일본이 우리나라에서 호랑이, 표범, 늑대의 씨를 말릴 때 마지막 남은 호랑이의 자식인 왕대가 동물원에서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창경궁이 창경원이 된 이야기, 일본이 호랑이와 늑대를 모두 죽여버린 이야기를 나누기에 좋은 책이다.

책 깎는 소년 (장은영, 186) / 4학년 이상
  전주 서계서포는 나무판에 글씨를 새겨 책을 인쇄하는 곳이다. 서포에 먼저 들어간 장호는 돈을 벌고 싶어 한다. 뒤늦게 책에 맞을 들인 봉운이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과정 자체를 좋아한다. 이어지는 이야기는 누구나 예상하는 대로다. 열녀춘향수절가를 책으로 엮어내는 과정을 담았다. 소재가 좋아서 내용도 좋다.

동방의 마르코 폴로 최부 (김성미, 푸른숲) / 4학년 이상
  1488년 최부가 제주도에서 표류해서 14일 만에 중국 절강에 닿고, 3200km를 돌아 135일 만에 조선으로 돌아간 표류기이다. 동방견문록과 더불어 중국 3대 기행문으로 꼽힌다.

검은 여우를 키우는 소년 (신동섭, 173) / 4 이상
  조선왕조실록 세종실록에 조공으로 바칠 검은 여우를 잡으면 포상하겠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얼마 뒤에 실제로 검은 여우를 잡아 바쳤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작가는 두 기록을 토대로 검은 여우 까매를 기르는 소년 타내 이야기를 상상해서 들려줍니다.
  검은 여우를 잡으면 크게 상을 준다고 하자 압록강 아래 여우난골에도 긴장감이 감돕니다. 현령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검은 여우를 잡으려 합니다. 까매가 검은 여우를 기른다는 사실을 알고는 까매를 잡으려고 군졸들과 사냥꾼들을 보냅니다. 실력 좋은 추노꾼까지 동원해서 까매를 쫓습니다. 향교 지도자들은 이번 기회에 여우를 모조리 잡아 없애려 합니다. 백성들이 여우 귀신 이야기를 믿기 때문입니다.
  타내는 동물을 좋아합니다. 타내는 자연의 순리를 따르며 살아가는 몇 사람과 함께 여우를 살리려 합니다. 여우가 사람으로 둔갑한다고 속이고 잡혀 온 여우 새끼를 돌봅니다. 그러나 현령의 집요한 추적 끝에 까매가 잡힙니다. 타내는 까매를 살리려고 평양까지 따라가지만, 현령이 쉽게 여우를 내주지 않습니다. 압록강 국경에서 만났던 최윤덕 장군을 만나 까매를 살릴 기회를 얻지만, 타내에게 불리하기만 한 조건입니다. 타내가 까매를 구할 수 있을까요?
  『검은 여우를 지키는 소년은 잘 알려지지 않은 사건을 다룹니다. 세종대왕은 잠깐 나오고 사라집니다. 최윤덕 장군도 소년을 돕는 역할로만 등장합니다. 심지어 주인공이 타내는 거란족 출신 화척입니다. 타내를 도와주는 사람들도 모두 조선 시대에 멸시받던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가난하고 약한데도 상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여우를 살리려고 서로 돕습니다. 존재감이 없고 힘도 없었던 사람들이 생명을 살리기 위해 서로 도와주며 함께하는 모습이 큰 울림을 남깁니다.

조선의 마지막 춤꾼(정종영, 152) / 4
  이동안의 할아버지는 화성 재인청 도대방이었다. 아버지는 줄 타고 악기를 연주하는 게 싫어 이동안이 공부하기를 원했지만 이동안은 춤과 노래를 좋아했다. 일본이 우리나라 전통문화를 없애고자 화성 재인청을 폐쇄한 뒤에도 이동안은 전통춤, 전통악기, 전통가락을 전수받기 위해 노력했다. 이분의 삶을 다룬 평전을 읽고 싶다.

하늘을 울리는 바이올린(송재찬, 146) / 4
  진창현 선생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에서 대학을 졸업했다. 그러나 조선인은 교사로 받아주지 않아 바이올린을 만들려 한다. 이것도 조선인이라 가르쳐주지 않는다. 그래서 혼자 만들다가 우연히 홍난파 선생과 친했던 시노자키 선생을 만나 기회를 얻는다. 열심히 바이올린을 만들어 국제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콩쿠르 6개 부분 중에서 5개 부문 금메달을 땄다. 초등학생을 위해 만드는 과정과 노력을 줄여 썼지만 굉장한 분이다. 추천한다.

바이 바이 (이경자, 191) / 4
  일제강점기 때 징용으로 일본에 끌려간 동포들은 대부분 대한민국에 돌아오지 못했다. 일본이 보내주지 않았다. 재일동포들은 일본인이 아니면서 일본에 살아야 했다. 갖은 수모를 당하면서. 재일동포와 자녀들이 겪는 정체성의 혼란을 다루었다. 좋은 책이다.

백제 최후의 날 (박상기, 212) / 5
  교사이며 작가인 박상기 선생님이 쓴 역사다. 석솔과 도해는 웅진성 밖에 산다. 두 아이는 아픈 동생을 위해 먹을 것을 구하러 다닌다. 신라와 당나라 군대가 공격해올 때 옹진성에 들어갔다가 나오지 못한다. 다칠 뻔한 공주를 우연히 도와주고 왕자와 친해진다. 그러나 당나라 군대가 쳐들어오고 첩자까지 성 안에 들어온다. 석솔은 왕자와 친해지고, 첩자인 줄 모르면서 첩자와 만난다. 더군다나 궁궐에 모아둔 보석을 훔친다. 백제 최후의 날 석솔은 무얼 볼까? 아이 눈으로 본 백제 최후의 날이 슬프다.

막손이 두부 (모세영, 206) / 5
  임진왜란 때 왜군이 조선 도공을 일본으로 데려갔다. 막손이도 아버지와 함께 잡혀가다가 아버지가 돌아가신다. 막손이는 도자기 기술이 없어서 일본인 집에 노예로 간다. 이때 일본 두부는 딱딱하고 맛이 없었다. 막손이는 맛을 잘 알고 손재주가 좋다. 친구를 사귀면서 우연히 두부를 만든다. 그런데 두부가 돈이 된다는 걸 안 무사가 막손이를 잡아가 산에서 몰래 두부를 만들게 시킨다. 막손이라는 아이를 통해 임진왜란이 일본에 준 음식 문화를 소개하는 책이다. 큰 역사적 사건 이면을 잘 살펴 쓴 책이다.

한성이 서울에게 (이현지, 196) / 5
  한 성은 2천 년 전 백제에 살았던 8살 남자아이다. 서 울은 현재 서울에 사는 여자아이다. 울이 마을은 아파트 건설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그런데 문화재가 발견되어서 아파트 건설이 중단되었다. 동네에는 울이네와 순이 할머니만 남았다. 울이 엄마는 울이 오빠가 죽은 뒤로 우울증에 빠졌다. 이때 울이에게 성이가 나타난다. 귀신인 성이는 울이에게만 보인다. 그리고 이곳에 문화재 도굴꾼이 찾아온다. 도굴꾼은 과거 흔적인 문화재를 돈으로만 본다. 성이의 기억이 담긴 물건을 훔치려는 도굴꾼에 맞서 울이는 어떻게 할까? 역사적 사건을 다루지 않고도 역사의 가치를 잘 드러냈다. 참 좋은 책이다.

사금파리 한 조각 1-2 (린다 수 박, 서울문화사) / 동화(5 이상)
  동양인 최초로 뉴베리상을 받은 한국계 미국인 린다 수 박의 작품이다. <우물 파는 아이들>도 썼다. 둘 다 좋은 주제를 다루었지만 조금 더 길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있다. 위기와 갈등을 더 길게 묘사해서 감정이입이 되게 썼으면 좋겠다. 이런 아쉬움이 들지만 그래도 좋은 책이다. 고려 시대를 다룬다.

경주역사유적지구 (이은석, 71) / 5
  경주로 수학여행을 가게 돼서 읽었다. 일부는 아이들에게 읽어주었다. 경주는 월성 지구, 대릉원 지구, 황룡사 지구, 남산 지구, 산성 지구로 나눈다. 우린 대릉원 지구, 월성 지구, 경주박물관에 다녔다. 자주 간 곳이지만, 책을 읽고 가니 더 많이 보인다.

서찰을 전하는 아이 (한윤섭, 175) / 5
  토론 수업 내용을 정리하려고 다시 읽었다. 오랜만에 읽어도 참 좋다. 책과 노니는 집, 초정리편지와 함께 역사 중 으뜸이다. 아이는 어디에서 누굴 만나야 하는지도 모른 채 아버지가 남긴 편지를 갖고 무작정 전라도로 간다. 13살 아이에게 힘든 길이지만 편지 내용을 조금씩 알아내며 계속 길을 간다. 길을 가면서 자신을 점점 알아가고 세상도 조금씩 알아간다. 우금치를 바라보고 피노리까지 찾아간다. 그리고 전봉준에게 노래를 들려준다. 참 좋은 책이다.

동래성에 부는 바람 (박미경, 200) / 5
  임진왜란 때 동래성에서 있었던 일을 쓴 역사동화다. 동래성에 살던 덕순이가 일본에 잡혀갔다가 돌아오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왜놈이 쳐들어오기 전의 앞부분은 특별한 게 없다. 이미 동래성이 무너지고, 부사 송상현이 죽고, 백성들 대부분 죽거나 노예로 팔려간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한 가지 궁금한 점은, 부사 송상현의 둘째 부인과 덕순이가 어떻게 일본에서 살아 돌아오는가이다.
  이 책의 가치는 동래성이 무너지고 일본에 잡혀간 부인과 덕순이가 돌아오게 되는 과정을 다룬 뒷부분에 있다. 대마도 도주에 대한 묘사가 마음에 든다. 또한 부인이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만나면서 일어나는 일이 흥미롭다. 임진왜란 때 잡혀간 조상들이 일본에게 도자기와 기술 외에 정말 귀한 것을 전해주었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판소리 소리판 (정혜원, 192) / 5
  판소리를 소개하는데 색다르다. 저자가 귀명창이다. 판소리를 잘 듣는 사람이다. 문학을 전공하다 판소리에 빠져 글도 잘 쓴다. 6회 우리교육 어린이책 작가상 수상작이다. 우리나라 판소리에 크게 영향을 준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구전되는 판소리를 정리한 하은담(과 김처사), 양반으로 판소리에 빠진 권정, 아픔을 계기로 진양조를 만든 김성옥, 귀곡성에 눈을 뜬 송홍록(동편제), 명창 모흥갑과 제자 주덕기, 신재효가 판소리를 정리한 내용까지. 재미나게 읽었다. 아이들이 우리 소리에도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

1895, 소년 이발사 (이승민, 160) / 역사동화(5학년)
  단발령이 내려진 시대 이야기다. 천민이던 필상이 아버지는 어떤 일 때문에 세상을 변화시키는 일에 앞장선다. 외국 문물을 조선에 들여와 팔며,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려 한다. 아들인 필상이에게 이발 기술을 배우라고 한다. 머리카락을 깎는 사람이 거의 없는 시대에. 시대 배경이 잘 드러났고 한양의 모습을 자세하게 썼다. 이야기 전체 구조도 좋다. 그러나 플롯이 엉성해서 흐름이 끊기거나 뛰어넘는다. 단발령 당시를 다룬 책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 책이 나와서 좋다.

(어린이를 위한) 아름다운 영웅 김영옥 (한우성, 203) / 5 이상 위인전
  프랑스 최고훈장 레지옹 도뇌르, 이탈리아 최고 무공훈장, 미국 무공훈장까지 받은 전쟁 영웅이다. 2차대전, 한국전쟁에 참전해서 전설적인 승리를 기록한 분이다. 남자아이들이 좋아하겠다. 전쟁 역사나 현대 역사를 배울 때 함께 읽으면 좋은 책이다.

조선 수학의 신 홍정하 (강미선, 186) / 5학년, 수학
  조선시대 최고의 수학자로 불리는 홍정하를 소개하는 책이다. 머슴 똘이가 홍정하에게 수학을 배우고 일상생활에서 문제를 풀어가는 형식이어서 딱딱하지 않다. 재미있다.

나는 바람이다. <튈프호 항해기, 바람의 나라> (김남중, 175, 176) / 5 / 탐험, 조선후기 세계역사 배경
  이리역 열차사고를 다룬 <기찻길 옆 동네>를 따뜻하게 읽은 기억이 있어 김남중 작가의 책을 샀다. 하멜이 우리나라에 표류해서 온 이야기가 1-2, 하멜이 만난 아이가 동인도 회사의 배를 타게 되는 과정(3-4)이 있는 줄 모르고 읽은 5-6편이다. 해풍이가 튈프호를 타고 조선에서 하멜의 나라 네덜란드까지 가는 과정을 썼다. 항해의 어려움, 거친 선원 사이에서 견뎌야 하는 고통, 조선 아이가 외국인들 사이에서 겪어야 하는 외로움이 잘 드러났다. 항해와 당시 역사를 자세하게 알 수 있다. 초등학생은 재미로 읽고, 중학생은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 깊이 읽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물론, 어른이 읽어도 재미있다.

경주 최부잣집은 어떻게 베풀었을까? (황혜진, 119) / 5학년 이상
  경주 최부자는 여섯 가지 가훈으로 이름난 부자 가문이다. 과거를 보되 진사 이상 하지 말라는 첫째 원칙부터 사방 1백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는 여섯 번째 원칙이 널리 알려졌다. 여섯 가지 원칙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최부자 가문의 역사와 함께 이야기로 들려준다. 나눔, 봉사, 배려 등을 배울 때 도움이 되는 내용이다. 분량은 짧지만 설명하는 문체여서 5학년 이상을 대상으로 삼았다. 중학생이 읽으면 좋겠는데, 중학생은 이런 책을 좋아하지 않을 것 같다.

홍길동전 (김탁환 번역, 172) / 6
  소설가 김탁환이 풀어 쓴 홍길동전이다. 어려운 낱말이 있어서 중학생도 쉽진 않겠다. 하지만 내용이 쉽고 문장에 군더더기가 없어 괜찮다. 중앙기독독서반 학생들이 강릉에 온다고 해서 <허균 독서기행> 대상도서로 읽었다. 홍길동전 완판본, 경판본 두 가지 번역과 홍길동전 영인본(원본을 사진으로 인쇄)이 함께 들었다. 관리와 부자들의 횡포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백성들의 마음이 잘 나타난 글이다.

구멍 난 벼루 (배유안, 153) / 6
  6학년 교과서에 나오는 작품이라 우리 반 아이들과 읽었다. 낱말을 어려워하는 아이들에게 김정희 선생의 마음과 허련의 마음을 어떻게 전할까 고민한다. 진정한 스승과 제자를 찾기 어려운 시대, 진지한 걸 생각하지 못하는 아이들과 어떻게 이야기할까?
  추사 김정희와 허련의 그림 이야기이다. 허련이 추사 김정희의 집에서 그림에 눈을 뜨고, 그림을 배운다. 김정희가 제주도로 유배를 가자 세 번이나 찾아가 그림에 관해 이야기하는 내용이다. 예술가의 정신을 담으려는 작가의 마음이 잘 느껴졌다. 그림 그리는 마음이 글 쓰는 마음과 같다. 다만 내용이 묵직해서 아주 책 좋아하는 아이가 아니라면 중학생은 되어야 읽겠다.

표해록 (최부, 알마) / 6학년(또는 중학생) 이상
  최부가 쓴 표류기이다. 13번은 작가의 상상이 많이 들어있고, 이 책은 원작에 충실했다.
   https://bookyard.tistory.com/379

푸른 늑대의 파수꾼 (김은진, 275) / 청소년 소설
  1940, 행복하게 살던 한 가정이 일본놈의 꾐에 빠져 박살난다. 아버지는 감옥에 갇히고 딸은 식모가 된다. 2016, 두 남학생이 봉사활동하러 갔다가 할머니를 만난다. 식모로 살다가 버마까지 끌려갔던 분이다. 일제강점기와 현대를 오가며 할머니의 과거를 바꿔주려는 노력이 어떤 열매를 맺을까? 할머니를 지키려는 마음이 참 아름답다.

시인 동주 (안소영, 328) / 중학생 이상
  『책만 읽는 바보를 쓴 안소영 작가의 책을 읽는다. 윤동주의 삶을 꼼꼼하게 조사해서 소설로 펴냈다. 답답하고 암울한 시대를 사는 시인의 마음을 잘 표현했다. 글은 쓰는 것이기도 하지만, 다가오는 것이기도 하다. 저자는 시를 써내려고 끙끙대는 모습보다 시가 다가오기를 기다리는 모습으로 윤동주를 그렸다. 하숙집 아이와 놀아주며 <오줌싸개 지도>가 다가왔고, 나라와 백성에게 슬픔이 깃드는 시대에 <팔복>이 다가왔다. 윤동주의 시를 윤동주가 살았던 시대와 상황에 맞게 소개해서 더 깊이 느껴졌다. 윤동주가 쓴 시는 이해하기 전에 다가오는 시어의 울림이 있다. <눈 감고 간다>는 시를 새롭게 알아서 좋았다.

태양을 사모하는 아이들아 / 별을 사랑하는 아이들아
밤이 어두웠는데 / 눈 감고 가거라
가진 바 씨앗을 / 뿌리면서 가거라
발부리에 돌이 채이거든 / 감았던 눈을 와짝 떠라

실학의 꽃 정약용 (우승미, 이룸, 192) / 중학생 이상
  정약용에 대한 책을 여러 권 읽었다. 같은 내용을 또 읽어도 좋다. 그리고 슬프다. 권력을 움켜쥐고 자기 배를 불리는 사람들은 아무리 백성을 사랑하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자기들 편을 들지 않으면 죽였다. ‘역적이라고, ‘천주학쟁이라고, 지금은 종북, 좌빨이라고…… 어리석은 백성은 그들이 말하는 걸 곧이곧대로 믿었다. 약아빠진 권력자가 나라를 망치고, 우둔한 백성이 그들을 돕는다.

독립운동가 말꽃모음 (설훈, 199)
  독립운동가들이 한 말을 소개하는 책이다. 말이 생각이고, 생각이 행동을 나타내므로 독립을 위해 삶을 바친 분들의 행동이 자연스레 드러난다. 안중근, 안창호, 이회영처럼 자료가 풍부한 분들의 말꽃이 많고, 저자가 관심을 둔 김산도 자주 인용했다. 이름을 처음 본 분들도 많다. 교보교육재단 책갈피 편지쓰기에 응모한 청소년들은 홍범도 장군의 말을 좋아했다.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 사람은 없다. 잘못을 깨닫지 못하는 것, 그것이 가장 큰 잘못이다.> 안중근 의사가 정말 큰 분이라고 느꼈다.

거기, 내가 가면 안 돼요? (이금이, 292, 302) / 청소년
  두 여성의 삶을 통해 일제강점기를 살았던 분들의 고통과 소망, 기쁨과 슬픔을 나누는 책이다. 작가의 마음에서 오랫동안 자라난 글이라 했다.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다. 중고등학생들과 읽고 이야기하면 좋겠다. 다만 이금이 작가의 이전 글과 달리 설명하는 말투가 조금 많다. 설명을 묘사로 바꾸면 책이 너무 길어지기 때문인 것 같다. 길게 길게 늘여서 <토지> 같은 작품으로 써도 좋겠다.

청소년을 위한 장준하 평전 (신명철, 208) / 청소년
  3년 전에 장준하 탄생 100주년 기념으로 나온 민주주의의 등불 장준하을 읽고 마음이 울렁였다. 이 책은 문체가 묵직하고 깊어 마음이 더 움직였다. 오랫동안 장준하 선생님을 마음에 품고 살았던 저자의 마음이 느껴졌다. 장준하 선생은 나라를 위해 눈에 불을 켜고자신을 내던졌다. 선생은 옳은 일이라 생각하면 앞뒤 가리지 않고 나섰다. 일본군 학병으로 지원, 츠카다 부대를 탈출하여 6000리나 떨어진 임시정부를 찾아갔다. 광복군으로 OSS(CIA의 전신)에 소속되어 훈련을 받았지만, 광복이 되어 김구 선생과 함께 개인 자격으로 고국에 돌아왔다. 이승만을 비판하다가 정치에 나섰고, 박정희를 비판하다가 돌아가셨다. 백성이 주인 되는 세상을 위해 자신을 내던진 분의 삶을 읽으며 잘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사임당이 난설헌에게 (박경남, 245) / 인문
  강릉에서 나고 자란 허난설헌과 신사임당이 대화하는 형식으로 여성에 대해 쓴 책이다. 조선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게 무엇인지 썼다. 난설헌과 사임당의 이야기와 생각을 읽고 싶었다. 그러나 가족과 사회 이야기, 다른 여성 이야기가 많아서 아쉬웠다. 두 사람을 빌어 조선시대의 센 여성에 대해 말한다. 좋은 책이다.

한홍구의 청소년 역사 특강 (한홍구, 271) / 중학생 이상
  청소년을 위한 특강을 책으로 묶었다. 단순히 사건을 나열하는 방식이 아니라 근대 학교, 입시, 두발 규제, 나이 차별, 군대, 강남 개발, 노동이라는 주제로 역사의 흐름을 설명했다. 역사라면 웬만큼 아는 나도 저자의 통찰력에 깜짝 놀랄 때가 많았다. 첫 장과 마지막 장에는 역사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담았다. 강력 추천한다. (다수를 위한 소수의 희생은 정당한가라는 책의 오타를 보냈더니 이 책을 선물로 줬다. 출판사도, 책도 모두 좋다.)

살아있는 귀신 (설흔, 280) / 3 이상, 금오신화, 세조와 단종, 정체성
  역시 설흔이다. 수양대군이 왕이 되었을 때 반대하는 무리와 동조한 무리가 있었다. 김생(주인공, 김시습)은 절개를 지킨 사람으로 소문이 났지만 진짜 마음은 다르다. 벗인 이경준도 사람들이 보는 모습과 속마음이 달라 고민한다. 금오신화 이야기를 버무려 정체성 혼란을 잘 담아 썼다. 김생의 혼란스런 마음, 귀신으로 나타난 단종, 귀신을 보는 사람이 나와서 무겁고 어둡다.

요코 이야기 (요코 가와시마 왓킨스, 294) / 고등학생 이상
  12살 요코는 일제강점기에 청진에서 살던 일본인이다. 일본 패망이 가까워지자 엄마, 언니와 서울을 향해 도망간다. 아빠, 오빠와 만날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도망치다가 몇 번이나 죽을 위기를 넘기고 겨우 일본에 간다. 일본에서도 거리에서 자면서 힘겹게 버틴다. 일본인이 고생한 이야기라 비판을 많이 받았다. 동아시아에서는 우리나라에서만 번역되었다. ‘일본이 우리 선조를 얼마나 괴롭혔는데 이걸 고생이라고 썼냐? 우리 선조가 겪은 일에 견주면 아무것도 아니야!’ 라는 마음이다. 12살 아이가 겪은 일을 썼기 때문에 그렇구나!’ 하며 읽었다. 어디에서나 전쟁은 없어야 한다.

빨치산의 딸(정지아, 384, 392) / 대학생 이상
  이런 책은 읽기 싫다. 슬프고 아프고 힘들다. 지리산에서 죽을 때까지 싸웠던 빨치산들이 왜 싸웠는지 알겠지만, 안타깝고 아린다. 적이 적을 부른다는 말이 떠오른다. 그들도 참 좋은 사람들이다. 평등한 세상을 위해 목숨까지 내놓았지만 사회 구조를 바꾸지 못하고 죽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도 바뀌지 않은 것 같다. 다수의 보통 사람들이 작은 행복을 위해 노력할 동안 몇몇 소수는 부정과 불법으로 자기들 배를 불리며 산다. 지리산에 들어간 사람들은 다수의 보통 사람이 갖지 못한 희망을 품었고, 희망을 이루려고 투쟁했으며, 자신을 기꺼이 내던졌다. 물론 빨치산을 옹호하는 관점에서 썼겠지만, 그들의 삶이 진실되어 보인다. 애달프고 애달프다.

파친코 1 (이민진, 364) / 소설
  읽으면서 알로하, 나의 엄마들도 생각나고, 토지도 생각났다. 어려움이 많은 시대에 얼마나 견뎌야 했을까? 그래도 선자는 행복한 기억이 많았다. 그 시대에 딸을 사랑하는 아빠 만나기 얼마나 어려운가! 지금이라면 한수는 나쁜 놈이지만, 당시 한수는 선자를 보호했다.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도 어렵게 사셨다. 지금 내 삶에 감사할 따름이다. 다른 사람의 삶에 대해 뭐라 하겠나!

파친코 2(이민진, 399)
  드라마에서는 결말이 마음에 안 든다는 분이 꽤 있다. 소설을 읽은 분도 1편이 나았다고 한다. 나는 2편이 더 좋았다. 노아가 죽은 일도 슬프지만, 이해가 되었다. 그럴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이삭이 죽고, 요셉이 아플 때 가족을 돌본 할머니, 엄마와 주위의 여인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모자수(모세)가 파친코를 운영하고, 영광의 아들 솔로몬이 결국 파친코로 가는 것도 좋았다. 다만 솔로몬을 이용한 은행가에게 확 복수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루어지지 않았다. 참 좋았다.
  두 번째 읽을 때는 덤덤해졌다. 책은 선자가 이삭의 무덤을 찾아가서 모자수(모세)가 해마다 이삭의 무덤을 찾아왔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끝난다. 파친코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이 이삭이며, 이삭의 후손은 일본에서 정체성 혼란을 겪으면서도 성실하게 살아간다. 모자수는 한수의 자식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이삭과의 관계가 끊어졌다고 생각해서 자살한다. ‘내가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 아는 건정말 중요하다.
  질문. 우리나라 여성(양진, 선자, 경희, 유미, 양진의 하숙집 일꾼 둘까지)들은 모두 성실하고 가정에 헌신하는 모습을 보인다. 일본 여성(아키코, 에쓰코, 하나 등)들은 정체성 혼란을 겪으며 문란한 모습을 보인다. 작가가 왜 이렇게 썼을까? 팔이 안으로 굽은 걸까?

뜻으로 읽는 한국 역사 (함석헌, 496) / 역사
  김교신 선생이 발행한 <성서 조선>에 함석헌 선생이 쓴 글을 모았다. 1950~1960년대 역사를 덧붙여 낸 책이다. 절망이 가득한, 계속 절망하게 만드는, 희망이 보이지 않는 일제강점기에 우리나라 역사를 자기만의 눈으로 말하는 분이라니! 해박한 역사 지식도 놀랍지만, 고난과 슬픔의 역사에 의미가 있다고 계속 말하는 부분도 놀라웠다. 고통과 슬픔이 계속된 역사를 온몸으로 겪어내면서(이분도 고통을 많이 겪었으니) 여전히 씨알의 희망을 말하는 게 놀랍다. 마지막 소원 같은 마음이었을까?
  역사를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읽어야 할 책이다.

조선의 아버지들 (백승종, 239) / 역사
  아버지를 좋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까, 좋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어머니를 좋게 생각하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조선 시대 아버지라면 평가가 더 박할 것이다. 유교와 성리학에 찌든 꼰대 같은 아버지가 많았을 것 같다. 저자는 유교가 지배하는 체제에서 아들을 아끼며 가르친 12명의 아버지를 소개한다. 이들은 시대를 이끌던 학자와 관리로 고뇌하면서도 자녀에겐 좋은 아버지가 되려고 노력했다. 엄함과 자상함의 관점을 벗어나 자식을 사랑하는 좋은 아버지였다. 정약용, 이황, 박세당, 김숙자, 이익, 유계린, 김장생, 김정희, 이순신, 김인후, 이항복. 그리고 좋게 평가할 수 없는 아버지 영조. 이름만 알던 박세당, 이익, 김장생을 알게 되어 좋았다. 이황, 김정희, 이항복은 자세하게 알게 되어 좋았다. 또한 열두 명이 가깝게, 때론 멀게라도 서로 연결되어서 놀라웠다.

조선의 멋진 신세계 (김양식 외, 288) / 역사
  억압받으며 고통 속에 살았던 민중이 멋진 신세계를 꿈꾼 이야기이다. 미륵불 사상에 빠지거나, 천주학에 빠지거나, 동학으로 세상을 뒤집기 원했던 사람들! 안타깝고 슬펐다. 현실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들이 꿈꾼 세상은 결국 오지 않았다. 마지막 장 <다산이 다스린 사회>가 이루어졌다면 진짜 멋진 신세계일 텐데 다산은 한 명뿐이고, 다산이 고치려 한 대상은 너무나 많았다.

조선의 2인자들 (조민기, 423) / 역사
  2인자로 권력을 행사한 사람들을 소개한다. 몇 명은 2인자에서 왕(이성계, 이방원, 수양대군)이 되었고, 대부분은 권력을 누리다가 쫓겨났다. 이준경은 혼란의 시대에 파벌에 휩쓸리지 않고 화합을 위해 노력하였으며 청렴하게 살았다. 이순신을 추천하였고, 당쟁을 예고했다.

오우아 (박수밀, 298) / 고전 해설
  진짜 선비의 삶은 아름답다. 멋지다. 슬픈 면도 있다. 난 진짜 선비를 존경한다. 책에 빠져 한 길을 걷는 모습을 보면 눈물이 나기도 한다. 이 책은425+338+298+ 진짜 선비의 삶과 글을 소개한다. 책 제목이 오우아, 나는 나를 벗 삼는다는 뜻이다. 내가 나를 벗 삼으니 온전한 나로 살아간다. 이덕무, 박지원, 박제가의 글이 많고 유몽인, 이익, 정약용 등의 글도 나온다. 책을 읽다가 이덕무가 쓴 <선귤당농소>를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혜진 선생님 추천으로 읽었다.

윤선도 평전 (고미숙, 한겨레출판, 268) / 평전
  2월에 윤선도 기념관, 녹우당에 다녀와서 산 책을 이제야 읽었다. 쓴소리 하다 귀양 다니며 우리말로 시조를 읊은 모습이 멋졌다. 고미숙님은 이름만으로도 읽을 만한 책을 쓰시는 분이니 두말할 필요가 없지만 시대 순으로 쓴 글이 아니어서 읽기 불편한 점이 있다. 나는 즐겁게 읽었지만 추천하기엔 만만찮다.

흑산 (김훈, 학고재) / 소설
  정약전이 흑산도에 유배되는 상황을 소설로 썼다. 내가 좋아하는 문체가 아니지만 당시 백성들의 고통을 나타내는 데는 김훈 님의 문체가 좋다고 생각한다. 읽으면서 이런 똥 같은 세상을 계속 외쳤고, 우리나라도 똥 같은 권력가와 장삿꾼들이 차지하는 현실에 분노가 일었다. 내가 무얼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그날이 오면이라는 말이 자꾸 떠올랐다.

두 개의 별 두 개의 지도 (고미숙, 북드라망) / 역사
  다산 정약용과 연암 박지원을 라이벌로 규정하고 쓴 평전이다. 기가 막히게 재미있다. 두 사람을 완전히 새로운 관점으로 소개하고 있다. 조선 역사를 알고 싶다면 이덕일과 고미숙을 읽어라. 다만, 사주팔자로 두 사람의 운명을 설명하는 점은 지나치다고 생각한다.

허균평전 (허경진, 410) / 평전
  허균의 일대기를 읽었다. 적당히 알 때는 좋은 면만 알았다. 백성을 생각하는 아버지 허엽, 시를 나누던 가족 분위기, 마음 아프게 살았던 난설헌 허초희, 그리고 세상을 뒤짚고 싶었던 허균. 평전에서 읽은 허균은 자유로운 영혼(사실은 철없는 난봉꾼), 시대를 앞서간 선구자(사실은 성급한 막내)였다. 서얼, , 가난한 이들과 허물없이 지낸 모습은 좋지만, 술 먹고 기생과 노느라 맡은 책임을 소홀히해서 인심을 잃었다. 속마음을 숨기고 지지자를 모아 계획을 세웠을 때는 이미 늦었다. 사람들이 과거에 알았던 허균의 모습만으로도 역적이라고 몰기에 충분했다. 아버지와 형들이 오래 살았으면 달랐을까 생각하지만, 이미 지난 역사여서 안타까워할 뿐이다. 허균, 허난설헌은 시대를 잘못 만난 천재였다.

최부가 중국에 표류하면서 남긴 기록이다.

(표해록/ 최부 기록 / 알마, 동방의 마르코 폴로 최부/ 김성미/ 푸른숲)

기록해야 남는다.

  나는 22년째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만나고, 함께 지내고, 헤어지고21번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들과 함께 한 기억이 희미해진다. 10년 뒤에는 더 많이 잊겠지. 30년 뒤에는 기억하는 추억보다 잊은 추억이 더 많겠지. 아이들과 만난 기억뿐이랴! 자녀를 기르면서 누리던 한 순간, 웃음보를 터뜨리게 만든 기가 막힌 한 마디도 망각 속으로 사라진다. 두세 살 된 아이를 키우다 보면 한 살 때 기억이 희미해진다. 자녀가 대학생이 되면 초등학교 시절 기억을 잊기 마련이다. 그나마 어른은 과거를 돌아보며 기억을 붙잡아두려고 애쓰지만 아이들은 미래를 바라보느라 기억을 계속 떠나보낸다.

  ‘추억은 과거에 같은 일을 겪은 사람들이 기억을 공유하는 무대와 같다. 추억을 무대에 꺼내 놓으면 함께 한 사람들을 따뜻하게 해준다. 누군가 기억하면 추억이 되건만, 기억하지 못해서 무대에 오르지 못하고 사라진 아름다운 이야기가 얼마나 많은지! 그래서 나는 추억을 종이에 붙잡아 놓는다. 교사로 지낸 21년 동안 문집을 21권 만들었다. 순간순간의 기억을 붙잡아 놓으려고 다달이 문집을 만들었다. 쉬는 시간에 쉬지 않고, 점심시간에도 아이들 일기에 답글 써주며 기록으로 남겼다. 그래서 오랜만에 제자를 만나도 무대에 올릴 이야기가 참 많다. 문집에 기록해 놓았기 때문이다.

  기록해야 남는다. <표해록>은 조선 성종 때 관리인 최부가 남긴 기록이다. 최부는 1487년에 추쇄경차관이라는 관리로 임명되어 제주도에 파견된다. 3달 뒤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고향 나주로 가다가 표류해서 중국 남부 해안으로 밀려간다. 14일 만에 중국 절강에 이르러 태주, 항주를 지나 양자강(양쯔강)을 건너고 양주, 서주를 지나 황하를 건너 북경까지 갔다가 한양으로 돌아온다. 최부는 530년 전에 생사의 갈림길에서 135일 동안 3200km를 다닌 과정을 기록으로 남겼다. <표해록>은 마르코 폴로가 쓴 <동방 견문록>, 일본 스님 엔닌이 쓴 <입당구법순례행기>와 함께 세계 3대 중국 여행기로 꼽힌다.

  최부는 <표해록>을 남기지 못할 뻔 했다. 표류한지 4일 만에 군인들이 자포자기하고 배에 드러누워 버렸다. 7일째는 풍랑이 너무 심해서 홑이불을 찢어 배 가운데 빗장나무에 묶고 죽기를 기다렸다. 12일째는 배에 들이닥친 해적에게 목숨을 잃을 뻔 했다. 육지에 닿았을 때도 해적을 만났을 때 못지않게 위기를 만났다. 당시 중국 남부 해안은 왜구로 인한 피해가 심해서 왜구를 발견하면 먼저 죽이고 나중에 보고했다. 중국 관리가 포상에 눈이 멀어 왜선 14척을 발견했다고 거짓 보고를 하고는 최부 일행을 왜구로 몰아 모두 죽이려 했다.

  최부는 임금의 덕 때문에 하늘이 살렸다고 감사했지만 사실은 기록이 최부를 살렸다. <표해록>에는 제주도 현감으로 일했던 이섬이란 사람의 기록이 언급된다. 이섬은 고향으로 돌아가던 중에 표류해서 최부보다 5년 먼저 중국에 갔다. 이섬의 기록에는 중국에 도착했을 때 중국 국경을 침입한 것으로 오해받아 죽을 뻔한 일과 풍랑을 만났을 때 배에 물이 차자 사람들이 스스로 목을 매며 죽으려 한 일을 기록했다. 이섬이 남긴 기록을 읽지 않았다면 최부는 같은 일을 겪으면서 지혜롭게 결정하지 못했을 것이다. 최부는 실의에 빠진 군인과 노꾼들을 격려하고 물과 식량을 통제한다. 중국에 닿았을 때는 죽기를 각오하고 산을 넘어 마을에 들어가 포상에 눈이 먼 관리를 피한다.

  최부는 돌아가면 곧바로 돌아가신 아버지 묘소 곁에서 3년 상을 치르려고 했다. 그는 배가 가라앉을 위기에서도 상복을 입었다. 12일째 중국에 닿았을 때 위엄을 보이지 않으면 도적이라고 여길 거라며 관복을 입으라고 권해도 하늘의 뜻을 어길 수 없다며 상복을 갈아입지 않았다. 14일째 중국 병사들이 다가올 때 해적을 만났을 때를 생각하라며 주위 사람들이 관복을 입으라고 해도 효와 신의가 아닌 일은 하지 못하겠다며 버텼다. 중국 황제에게 예를 표하는 순간에도 상복을 못 벗겠다고 버티던 최부가 조선에 돌아오자마자 처음 한 일은 아버지 무덤을 지키는 일이 아니라 기록이었다.

  최부가 돌아오자 성종은 표류한 이야기를 기록한 보고서를 내라고 명령했다. 최부도 기록을 남겼지만 수행 아전 정보, 김중, 이정, 손효자가 틈틈이 기록을 남기지 않았다면 <표해록>은 지금보다 부족한 모습이었을 것이다. 최부가 아버지 묘소에 가지 못한 줄 알면서도 성종이 기록을 요구한 까닭이 있다. 당시는 나라 사이의 교류가 드물어서 다른 나라에 대한 정보를 얻기 어려웠다. 사신들이 오가기는 했지만 늘 가던 길로만 갔으며, 맡은 임무를 먼저 생각해야 했기 때문에 제한이 많았다. 표류한 사람들은 한 번도 가지 않은 곳에서 예상 밖의 상황을 겪었기 때문에 새로운 정보를 많이 알게 되었다. 외국에 대한 정보가 귀했기 때문에 표류자가 생기면 반드시 보고하라고 왕이 지방관들에게 명령을 내릴 정도였다.

  최부는 명나라의 경제 중심지이며 문화가 가장 번성한 중국 강남에서 보고 겪은 귀한 정보를 남겼다. 성의 모습, 무기, 경제활동 모습, 생활모습, 최부를 심문하고 이송하는 관리들의 행정 체계를 직접 겪고 보았다. 운하를 다니며 경제활동에서 교통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깨달았다. 중국 관리들이 고구려를 대단한 나라로 기억하고 있다는 걸 알았으며, 말이 통하지 않더라도 인격과 덕망이 마음을 이어준다는 것도 느꼈다. 530년 전 조선 선비의 눈에 비친 중국과 중국 사람에게 존경을 받은 조선 선비의 정신을 지금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것도 최부가 남긴 기록덕분이다.

  정약용 선생은 아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닭을 기르면서도 기록으로 남기라고 했다. 정약전 선생은 흑산도에서 유배 생활을 하면서 문순득이란 흑산도 사람이 표류한 기록을 남겼다. 박지원은 열하일기를 남겼다. 우리 조상들은 기록을 귀하게 여겼다. 조선왕조실록은 인류 최고의 기록으로 인정받는다. 사관이 날마다 쓴 사초와 승정원일기가 있어서 조선왕조실록이 나왔다. 정조 때부터 왕이 쓴 성찰일기 일성록도 전해지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들도 한때는 일기를 썼다. 예전 일기를 지금까지 소중하게 간직하는 사람도 있지만 언제부터인가 일기는 초등학생이나 쓰는 글이 돼버렸다.

  보스니아에서 저격병의 총탄을 피해 숨어서 일기를 쓴 즐라타 필라보빅은 <빼앗긴 내일>에서 일기는 기억을 왜곡시키지 않고, 경험을 있는 그대로 전달해 줍니다. 일기는 글을 쓴 시대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면서, 세상에 발표할 작정을 하고 쓰는 글은 아니기 때문에 매우 솔직하고 진실합니다. 처음부터 역사를 기록하기 위해 쓴 글이 아니지만, 결국 개인적인 방식으로 역사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라고 말했다. 기록의 가치는 꾸준함에서 나온다. 꾸준히 기록한 일기가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

  나는 기록을 소중하게 여긴다. 가족이 함께 누리는 추억을 간직하기 위해 꾸준히 가족신문을 만든다. 2, 4쪽 만든 신문이 이제 100쪽을 넘어섰다. 가족신문에 담긴 기록은 기억에서 사라져가는 추억을 되살려준다. 해외여행 다녀오면 여행문집을 만든다. 여행지에서 날마다 남긴 일기는 우리가 어디에서 무얼 보고 무얼 먹었는지, 어떤 어려움을 겪고 어떻게 이겨냈는지 알려준다. 가족의 추억이 담긴 기록을 보며 내가 부족했던 순간을 돌아본다.

  만약 우리 행동과 말이 그대로 기록된다면 우리의 삶이 얼마나 달라질까! 부모와 교사는 친절해지고, 공무원은 청렴해지며, 정치인들도 박수 받지 않을까! 유대인들은 세계 최고의 기록인 성경을 읽고 또 읽는다. 기록을 읽는 것만으로도 그들은 대단한 업적을 남겼다. 기록하자. 기록을 읽자. 기록이 우리를 살린다.

에스테르 뒤플로는 프랑스 출신의 미국 경제학자다.
 
인도 뭄바이 출신 경제학자 아비지트 배너지와 함께
'세계 빈곤 경감을 위한 실험적 접근'이라는 공로로 2019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하였다.
『가난한 사람이 더 합리적이다』, 『힘든 시대를 위한 좋은 경제학』
책 제목을 보면 두 사람의 관심사가 보인다.
부자가 더 부자 되고 누구나 다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전자는 나쁘고, 후자는 허황되다.
에스테르 뒤플로가 쓴 지식그림책 시리즈를 보면 안다. MIT 경제학자,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의 관심을 따라가보자.

그림이 눈에 띈다. 색감이 강렬하다.
아이들 눈에 확 들어갈 것 같다.
 
다섯 권이 다선 가지 주제를 다룬다.
1. 닐루는 학교에 가지 않아.
2. 누가 아피아를 치료할까?
3. 네소와 나지, 도시로 가다.
4. 올라네 마을 선거
5. 마녀에게 내민 작은 손
닐루는 왜 학교에 가지 않을까? 아피아는 어느 나라에 살까?
네소와 나지는 왜 고향을 떠나 도시로 갈까?
올라네 선거에 새로운 인물이 나설 수 있을까?
마녀가 누구지? 아직도 마녀가 있을까?
가난한 나라를 가로막는 어려움을 드러내 보여주고 어떻게 해결할지 제시한다.
 
우리 아이들이 세계를 품고 살아가기를 바란다.
넓은 마음을 가진 아이로 자라도록 도와줄 책이다.
마음을 어루만지는 책도 좋지만,
세상을 보여주는 그림책을 읽게 하는 교사, 부모가 많아져야 한다.

2015년부터 제가 읽은 책 중, 5~6학년을 위한 책입니다.
아이마다 독서 수준이 다르므로 해당 학년에 정확하게 맞지는 않습니다.
책은 읽은 순서대로 소개했습니다.
위에 있다고 더 좋거나 아래에 있다고 나쁜 건 아닙니다.

특히, 제 취향이 여러분과 안 맞을 수도 있습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책은 제목을 빨강으로 표시했습니다.)

여기 있는 책을 아이가 싫어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아이는 자체로 특별한 선물이랍니다.

 

백제 최후의 날 (박상기, 212) / 5
 교사이며 작가인 박상기 선생님이 쓴 역사다. 석솔과 도해는 웅진성 밖에 산다. 두 아이는 아픈 동생을 위해 먹을 것을 구하러 다닌다. 신라와 당나라 군대가 공격해올 때 옹진성에 들어갔다가 나오지 못한다. 다칠 뻔한 공주를 우연히 도와주고 왕자와 친해진다. 그러나 당나라 군대가 쳐들어오고 첩자까지 성 안에 들어온다. 석솔은 왕자와 친해지고, 첩자인 줄 모르면서 첩자와 만난다. 더군다나 궁궐에 모아둔 보석을 훔친다. 백제 최후의 날 석솔은 무얼 볼까? 아이 눈으로 본 백제 최후의 날이 슬프다.

막손이 두부 (모세영, 206) / 5
 임진왜란 때 왜군이 조선 도공을 일본으로 데려갔다. 막손이도 아버지와 함께 잡혀가다가 아버지가 돌아가신다. 막손이는 도자기 기술이 없어서 일본인 집에 노예로 간다. 이때 일본 두부는 딱딱하고 맛이 없었다. 막손이는 맛을 잘 알고 손재주가 좋다. 친구를 사귀면서 우연히 두부를 만든다. 그런데 두부가 돈이 된다는 걸 안 무사가 막손이를 잡아가 산에서 몰래 두부를 만들게 시킨다. 막손이라는 아이를 통해 임진왜란이 일본에 준 음식 문화를 소개하는 책이다. 큰 역사적 사건 이면을 잘 살펴 쓴 책이다.

한성이 서울에게 (이현지, 196) / 5
 한 성은 2천 년 전 백제에 살았던 8살 남자아이다. 서 울은 현재 서울에 사는 여자아이다. 울이 마을은 아파트 건설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그런데 문화재가 발견되어서 아파트 건설이 중단되었다. 동네에는 울이네와 순이 할머니만 남았다. 울이 엄마는 울이 오빠가 죽은 뒤로 우울증에 빠졌다. 이때 울이에게 성이가 나타난다. 귀신인 성이는 울이에게만 보인다. 그리고 이곳에 문화재 도굴꾼이 찾아온다. 도굴꾼은 과거 흔적인 문화재를 돈으로만 본다. 성이의 기억이 담긴 물건을 훔치려는 도굴꾼에 맞서 울이는 어떻게 할까? 역사적 사건을 다루지 않고도 역사의 가치를 잘 드러냈다. 참 좋은 책이다.

수상한 아파트 (박현숙, 200) / 5
 여진이는 부모가 이혼하면서 잠깐 고모와 산다. 말이 없고 잔소리를 하지 않아서 고모네 집에 갔는데 고모가 사는 아파트가 하다. 아파트 주민들이 서로를 모른다. 관심이 없다. 22층에는 엘리베이터가 계속 멈춘다. 고모는 이웃에게 관심 끄고 조용히 지내라고 하지만, 여진이는 자꾸만 궁금하다. 그래서 22층을 기웃거린다. 그러다가 삼촌네 집에 온 호진이를 만나 같이 계획을 짠다. 서로에게 관심 없는 아파트에 무슨 일이 일어날까?

길러지지 않는다 (탁동철, 165) / 5
 속초에 아바이 마을이 있다. 625 전쟁 때 북한에서 내려온 분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다. 저마다 아픔을 가진 분들이 사는 동네에서 아이들은 신나게 논다. 스스로 놀거리를 찾고, 스스로 결정하며 살아갑니다. 은서와 해주가 새끼 고양이를 구한다. 교실에 가져와 기르려고 하는데 선생님이 반대한다. 우여곡절 끝에 고양이를 기르게 되지만, 사료를 살 돈이 없다. 그래서 아이들은 돈을 벌자고 한다. 돈을 버는 방법을 찾고, 돈을 벌려고 나선다. 곱게 길러진 아이들이라면 부모에게 돈을 받아 쓰겠지만, 아바이 마을 아이들은 그렇게 하면 반칙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어떻게 돈을 벌까? 돈을 벌면서 누구를 만나고,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갈까?

레이첼 카슨, 침묵의 봄을 깨우다 (강성은, 111) / 5
 환경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먼저 외친 레이첼 카슨을 소개하는 책입니다. 윤해림 어린이가 시골로 이사하면서 레이첼 카슨을 알게 되는 과정을 (전기문+환경) 내용으로 썼어요. 레이첼 카슨의 삶과 주장을 지금 우리나라에서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 해림이가 보여줍니다. 좋은 책이에요.

(브리타 테큰트럽, 95) / 5
 볼로냐 라가치 상을 받았다. 알의 중요성과 아름다움을 설명한다. 알 모양, 종류, 위장, 내부, 큰 알부터 작은 알까지, 둥지, 곤충과 파충류 등 여러 생물의 알, 인간의 역사에서 알의 쓰임까지 자세하게 알려준다. 이 책을 보면 알에 관심이 생긴다. 깨지기 어려운 둥근 모양에 다양한 색깔까지 아름답다.

오늘도 수줍은 차마니 (강인송, 99)
 6학년 아이들 이야기 네 편이 실렸다. 주인공은 모두 남자아이다. 구오슬은 지독한 곱슬머리다. 말 한마디 잘못해서 권초아를 진짜 싫어하는 아이가 돼버렸다. 사실은 아닌데~ // 차마니는 수줍음이 많은 얌전한 남자아이다. 뛰는 것, 땀냄새 나는 걸 싫어한다. 그런데 힘이 너무 좋다. 그만 운동부 감독 눈에 띄어버렸다. 어찌하나~ // 김루아와 친구들은 학교에서 똥을 누면 한동안 놀림을 받는다. 아침에 소보로 빵과 우유를 먹고 김루아는 화장실에 가야 하는 위기에 처한다. 도저히 참지 못해서 몰래 가다가~ // 서화영은 꽃을 좋아하는 남자아이다. 꽃꽂이 수업하는데 꽃을 잘 모르는 짝이 더 잘 만든다. 화영이는 생각이 많아진다.
 음~ 모순되는 상황을 잘 묘사했다. 아이들에게 읽어주기 좋다.

대왕고래 (안드레아스 셰른샤우겐, 88) / 5
 아름답다. 7미터나 되는 크기로 태어나 30미터로 자라 대양을 누비며 다니는 거대한 생명체 대왕고래. 고래 기름 때문에 멸종당할 위기를 맞았으나, 대왕고래의 아름다움을 뒤늦게나마 사람들이 알아서 살아남았다. 지구온난화가 대왕고래를 죽이지 않기를 바란다.

정의로운 은재 (진형민 외, 164) / 5
 여섯 명이 단편을 썼다. <정의로운 은재>(오하림), <살아있는 맛>(전성현), <그날 밤, 홍이와 길동이(진형민), <손톱 끝만큼의 이해>(최나미)가 좋았다. <골목이 열리는 순간>(황선미)은 쓴 까닭은 알겠는데 보통이었다. <바이, 바이>는 마음에 들었지만, 좀비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아서 보통이 되었다. 아이들은 좋아할 것 같다.

울프 (사샤 스타니시치, 210) / 5
 마르코는 요르크를 괴롭힌다. 쌍둥이 형제도 동참한다. ‘는 요르크가 괴롭힘당하는 걸 보기 힘들다. 마르코에게 대놓고 말하지는 못한다. 그런데 방학을 맞아 캠프에 가야 한다. 가기 싫은데 어쩔 수 없이 가야 하는 상황이 생겼다. 어떻게 할까?
 학교 폭력을 다룬 책은 루틴처럼 정해진 해결 방법이 있다. 이 책은 그런 방식을 따르지 않는다. 극적인 해결이 없이 잔잔한 내용인데 울림이 크다. 참고로 제목인 울프는 두려움을 상징한다.

밤티마을 큰돌이네 집 (이금이, 142) / 5
 내용은 쉽지만 아이들이 모르는 시대(1970년 전후) 이야기라 5에게 알맞다고 본다. 엄마가 집을 나가고, 아빠는 술 먹고 화를 내는 집에 사는 두 아이에게 일어난 일이 내 일처럼 느껴진다. 이 시대를 이해하고, 이금이 선생님이 보여주는 정서가 마음에 맞기 때문이다. 요즘 아이들에게 이 마음을 전해주고 싶어 <한 학기 한 권 읽기> 수업을 했다.

다섯 손가락 수호대(174, 홍종의)
  은혁이 아빠는 다른 사람이 어려움을 당할 때 그냥 지나가지 못한다. 괜한 일에 끼어들어 손해 본다고 말려도 곤경에 처한 사람을 도와준다. 이번에도 남의 싸움을 말리려다 심하게 다친다. 괜한 일에 끼어들었다가 어려움을 당할까봐 아무도 도와주지 않자 은혁이와 친구들이 범인을 찾아나선다. 물론 아이들이라 아무것도 못하지만 친구 일을 자기 일처럼 도와주는 모습이 기특하다. 주요 등장인물이 모두 트라우마를 가졌다고 설정한 점, 사건 사이의 연결이 느슨한 점이 아쉽지만 좋은 주제를 다루었다.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서점 (아멜리아 멜러, 411) / 5학년 이상
  1893, 오스트레일리아 멜버른에 엄청나게 큰 서점이 배경인 판타지 동화다. 아빠가 자신의 전부를 쏟아부어 이룩한 서점에 옵스큐로스미스가 찾아온다. 마법사, 악당, 속임수 대왕 옵스큐로스미스가 아빠와 계약을 맺는다. 죽은 딸을 사진에 있는 모습 그대로 데려오면 소중한 걸 주기로. 아빠가 점점 약해지는 걸 본 펄과 밸리 남매가 아빠와 서점을 구하기 위해 옵스큐로스미스에게 시합을 요청한다. 서점 곳곳에서 벌어지는 일곱 가지 시합에서 한 번이라도 지면~
미  하엘 엔데의 끝없는 이야기와 괴테의 파우스트를 가볍게 섞어놓은 것 같다. 물론 두 책보다는 훨씬 가볍다. 끝없는 이야기처럼 현실을 반영하는 상징적인 내용도 아니고, 파우스트의 메피스토펠레스처럼 신사적이지도 않다. 옵스큐로스미스는 그냥 때려부수며 반칙하고, 펄과 밸리는 겨우겨우 문제를 해결해나간다. 그래서 초등학생에게 어울린다. 분량이 꽤 되지만 내용이 쉬워서 초등학생 책으로 분류했다.

짐 크노프와 13인의 해적 (미하엘 엔데, 371) / 5학년 이상
  『짐 크노프와 기관사 루카스에 이어지는 책이다. 짐 크노프와 기관사 루카스는 루카스 비중이 더 컸는데 이번에는 짐 크노프 비중이 더 크다. 미하엘 엔데의 뛰어난 상상력이 드러나는 책이다. 또한 짐 크노프와 기관사 루카스는 현실을 반영한 내용을 이야기에 별로 담지 않았는데 이번 책에는 우리가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아냈다. 미하엘 엔데도 책을 쓰면서 자랐고, 모모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렸나 보다. 짐 크노프와 기관사 루카스보다 2배 빨리 읽었다. 재미있다.

짐 크노프와 기관사 루카스 (미하엘 엔데, 347) / 5학년 이상
  미하엘 엔데가 쓴 첫 동화이다. 모모끝없는 이야기에 견주면 많이 부족하다. 엔데 특유의 상상력이 드러나지만, 현실을 이야기에 끌어들이는 묘미는 찾기 어렵다. 롬머란트는 아주 작은 섬이 국토의 전부여서 새로운 집을 짓기 어렵다. 이곳에 아이가 배달되고(?) 새로운 땅을 찾아 여행하면서 여러 가지 일을 겪는다. 재미난 상상이 많아서 아이들이 좋아하겠다.

구멍 난 벼루 (배유안, 153) / 5학년 이상
  6학년 교과서에 나오는 작품이라 우리 반 아이들과 읽었다. 낱말을 어려워하는 아이들에게 김정희 선생의 마음과 허련의 마음을 어떻게 전할까 고민한다. 진정한 스승과 제자를 찾기 어려운 시대, 진지한 걸 생각하지 못하는 아이들과 어떻게 이야기할까? 12월이 기대가 된다. , 이 책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책이다.

소년 탐정 칼레 2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250) / 5학년 이상
  1편보다 재미있다. 칼레에게 익숙해져서 재미있게 느껴진 것 같기도 하다. 이번에도 칼레가 사건을 해결한다. 그러나 칼레가 명탐정의 솜씨를 발휘해서가 아니다. 칼레는 놓치고 실수한다. 오히려 친구들이 큰 역할을 한다. 또한 우연과 행운이 깃든다. 소년 탐정이 셜록 홈즈처럼 문제를 해결하면 오히려 어색하다. 린드그렌이 왜 뛰어난 작가인지 알겠다. 특히 작가가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을 드러낸 부분이 자주 보인다.

소년 탐정 칼레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223) / 5학년 이상
  칼레는 13살 소년이다. 탐정을 꿈꾼다. 사소한 것이라도 확인한다.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기록한다. 거의 마을 사람 전체를 용의선상에 놓고 사건이 일어나기를 기다린다. 그러다가 진짜 사건이 일어난다. 삐삐 작가 린드그렌이 쓴 탐정 동화다.

경주역사유적지구 (이은석, 71) / 5학년 이상
  경주로 수학여행을 가게 돼서 읽었다. 일부는 아이들에게 읽어주었다. 경주는 월성 지구, 대릉원 지구, 황룡사 지구, 남산 지구, 산성 지구로 나눈다. 우린 대릉원 지구, 월성 지구, 경주박물관에 다녔다. 자주 간 곳이지만, 책을 읽고 가니 더 많이 보인다.

경주 최부잣집은 어떻게 베풀었을까? (황혜진, 119) / 5학년 이상
  경주 최부자는 여섯 가지 가훈으로 이름난 부자 가문이다. 과거를 보되 진사 이상 하지 말라는 첫째 원칙부터 사방 1백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는 여섯 번째 원칙이 널리 알려졌다. 여섯 가지 원칙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최부자 가문의 역사와 함께 이야기로 들려준다. 나눔, 봉사, 배려 등을 배울 때 도움이 되는 내용이다. 분량은 짧지만 설명하는 문체여서 5학년 이상을 대상으로 삼았다. 중학생이 읽으면 좋겠는데, 중학생은 이런 책을 좋아하지 않을 것 같다.

사춘기 대 갱년기 (제성은, 148) / 5학년 이상
  딸은 사춘기, 엄마는 갱년기. 딸은 짜증이 늘고 엄마는 무기력이 많아진다. 학부모 독서동아리에서 읽어볼까 생각하며 읽었는데 그 정도는 아니다. 엄마가 너무 무기력하게 묘사되었고 딸은 그만하면 사춘기 잘 지내는 아이로 보인다.

아미골 강아지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실종 사건 (이선주, 192) / 5학년 이상
  민수가 떠돌이 강아지에게 아무도 쓰지 않는 이름을 붙여준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마을 사람들 사이에서 정스럽게 살던 강아지가 어느날 사라진다. 민수와 용찬이는 버스를 타고 이웃 도시로 강아지를 찾아 나선다. 큰 사건이 별로 없는데도 은근히 기대하며 읽었다. 토론하고 싶은 책이다.

빨강 연필 (신수현, 207) / 5학년 이상
  정말 좋아하는 동화책. 일곱 번쯤 읽었는데 다시 읽어도 또 좋다. 글 쓰는 마음을 이야기할 때 좋은 책이다. 후배가 독서 캠프 해달라고 해서 이 책을 골랐다.

사랑이 훅 (진형민, 143) / 5학년 이상
  초등학교 5학년 아이들의 알콩달콩! 정말 알콩달콩한 사랑 이야기다. 자기도 모르는 감정을 받아들여야 하는지, 혼자만 간직해야 하는지, 말해야 하는지? 마음이 맞아 사귀는 사이가 되어도 ''이다. 그야말로 감정이 훅 일어났다가 훅 바뀐다. 아이들이 진형민 작가에게 '사랑 이야기'를 써달라 해서 쓴 글이라는데, 참 재미나다. 아이들 사랑을 지켜보며 미소 짓는 마음으로 읽었다. 역시 진형민이다.

스무고개 탐정과 마술사 (허교범, 183) / 5학년 이상
  몇 년 전부터 '읽어봐야지!' 하다가 이제야 읽었다. 간단한 이야기에 흥미를 불어넣는 작가의 글솜씨가 좋다. 아이들은 수수께끼, 스무고개처럼 문제를 풀이하는 걸 좋아한다. 다만 요즘 아이들은 1권을 읽기까지 시간이 좀 걸린다. 1권을 읽으면 시리즈를 계속 좋아할 것 같다.

과학이 톡톡 쌓이다. 사이다 바이러스 (김선자, 159) / 5 이상
  국립과천과학관 과학자들이 어린이들을 위해 만든 과학 도서 사이다시리즈 네 번째 책이다. 바이러스를 소개하고, 바이러스가 어떻게 살아남는지 알려준다. 종을 유지하기 위한 바이러스의 전략이 인간과 피할 수 없는 전쟁을 일으키는 과정을 보여준다. 특히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특징에 따라 우리가 어떻게 예방해야 하는지 과학 지식으로 설명한다. 이 책을 읽으면 마스크의 종류부터 손을 씻어야 하는 이유를 과학적으로 알 수 있다.

우투리 하나린 (문경민, 246) / 5 이상
  가족을 다 잃은 하나린이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악의 세력은 보기보다 강하고, 선한 사람은 약해 보인다. 그래도 희망을 가져야 할까? 오래전부터 읽은 하나린 시리즈가 한 권씩 나올 때마다 이렇게 이야기가 되는구나!’ 하며 감탄한다. 5권은 언제 나올까?

아름다운 아이 크리스 이야기 (R. J. 팔라시오, 143) / 5학년 이상
  어릴 때부터 어기(아름다운 아이 주인공)를 알았던 크리스의 하루이다. 물건을 잘 챙기지 못해서 혼란스럽게 시작한 아침부터 당황스럽고 힘겨운 일이 계속 일어난다. 따뜻하고 재미있지만, 아름다운 아이나 줄리안 이야기보다는 몰입도가 낮았다. 그래도 재미있다

아름다운 아이 줄리안 이야기 (R. J. 팔라시오, 143) / 5학년 이상
  아름다운 아이 시리즈 두 번째 이야기다. 도서관에서 읽다가 갑자기 훅 눈물이 나는 바람에 혼났다. 떠드는 아이들 곁에서 혼자 훌쩍이는 모습이라니~! 전편인 아름다운 아이는 안면 기형인 어기가 아름다운 모습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다. 이번 책은 줄리안이 어기를 받아들이는 과정을 담았다. 줄리안이 어기를 싫어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읽으며, 줄리안의 부모님이 보여주는 고상한 듯 보이지만 이기적인 모습을 보며 '작가가 어떻게 회복을 보여주려나?' 궁금했다. 그런데 갑자기 훅~! 이건 정말 최고다.
과거를 돌아보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하다 보면,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잘 보이지 않는 법이거든. (136)

아름다운 아이, 샬롯 이야기 (R, J, 팔라시오, 208) / 5학년 이상
  아름다운 아이 후속편 중 한 권이다. 어기의 '환영 친구'인 샬롯의 우정을 보여준다. 여학생들의 오묘하고 복잡한 관계를 세밀하게 풀어냈다. 여학생들의 심리가 어떤지 이 책을 통해 조금 더 이해하게 되었다. 참 좋은 책이다.

푸른 사자 와니니 (이현, 214) / 5학년 이상
  잘 보고, 잘 듣고, 잘 알아채는 능력을 가진 사자 와니니! 와니니는 작아서 무시 당했고, 무리에서 쫓겨났다. 다리를 저는 숫사자와 용기가 부족한 숫사자를 만나 친구가 되고, 무리에서 사랑을 독차지하던 암사자도 만나 '와니니 무리'를 이룬다. 작고 약하고 보잘것없는 것들이 승리를 이루는 귀한 이야기다.

용서할 수 있을까 (문경민, 211) / 5학년 이상
  용서는 모든 사람의 이야기다. 영우와 지우 쌍둥이도 용서에 얽혀있다. 영우는 가해자였고, 지우는 지금 피해를 당한다. 지우를 괴롭히는 민재는 작년에 영우에게 괴롭힘을 당했다. 누가 먼저 용서를 말할까? 잘못을 말하며 용서를 구하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그럴 용기가 있을까? (우리반 아이들에게 일부를 살짝 말했는데 읽고 싶다고 그랬다. 5학년~중학생에게 추천한다.)

마당을 나온 암탉, (황선미, 205) / 5 이상
  『마당을 나온 암탉으로 6학년 1학기 국어 수업한다. 이 책이 처음 나왔을 때 엄청 감동하며 읽었다. 다시 읽으니 그때보다는 덜하다. 이제는 토론 내용이 막 떠오른다. 아이들과 책 이야기 실컷 해봐야겠다.

아무것도 가르치지 않는 선생님 (셰인 페이슬리, 159) / 5 이상
  신규 선생님이 담임이 됐다. 아무것도 가르치지 않는다. 책을 읽거나 공부하면 혼낸다. 아이들에게 놀라고만 한다. 아이들이 계속 놀까, 자기들끼리 공부할까? 처음부터 끝까지 공부로만 내용을 이끌어간다. 공부하는 태도에 대해 아이들과 토론한다면 이 책이 좋겠다.

(어린이를 위한) 아름다운 영웅 김영옥 (한우성, 203) / 5 이상 위인전
  프랑스 최고훈장 레지옹 도뇌르, 이탈리아 최고 무공훈장, 미국 무공훈장까지 받은 전쟁 영웅이다. 2차대전, 한국전쟁에 참전해서 전설적인 승리를 기록한 분이다. 남자아이들이 좋아하겠다. 전쟁 역사나 현대 역사를 배울 때 함께 읽으면 좋은 책이다.

너도 하늘말나리야 (이금이, 231) / 5학년 이상
  상처받은 세 아이가 서로의 상처를 이해하고 자라는 이야기. 내가 만난 아이들이 생각났다. 엄마가 떠나고, 아빠도 떠나고, 돌봐주는 사람 없이 상처를 토해내던 아이들. 지금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궁금하다.

첫사랑 (이금이, 277) / 5학년 이상
  첫사랑의 열병을 보여주는 책이다. 성공이냐 실패냐 보다 첫사랑이 우리에게 무엇을 남기는지 보여준다. 아빠가 엄마와 이혼하고 새로운 사랑을 만나 새엄마가 생긴다. 동재는 엄마를 그리워하며 첫사랑에 빠져든다. 첫사랑 대상인 연아는 동재를 택할까, 멋진 찬혁이와의 사랑을 계속 이어갈까? 사방에 온통 사랑 이야기다. 참 잘 썼다.

서찰을 전하는 아이 (한윤섭, 175) / 5 이상
  토론 수업 내용을 정리하려고 다시 읽었다. 오랜만에 읽어도 참 좋다. 책과 노니는 집, 초정리편지와 함께 역사 동화 중 으뜸이다. 아이는 어디에서 누굴 만나야 하는지도 모른 채 아버지가 남긴 편지를 갖고 무작정 전라도로 간다. 13살 아이에게 힘든 길이지만 편지 내용을 조금씩 알아내며 계속 길을 간다. 길을 가면서 자신을 점점 알아가고 세상도 조금씩 알아간다. 우금치를 바라보고 피노리까지 찾아간다. 그리고 전봉준에게 노래를 들려준다. 참 좋은 책이다.

해리엇 (한윤섭, 156) / 5학년 이상
  갈라파고스에 살다가 잡혀 비글호에 실린 거북이, 다윈이 해리엇이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동물원에 갇혀 살면서 동물들을 지혜로 인도한다. 175, 죽을 때가 되자 동물원에 갇힌 동물들이 고마움을 표현한다. 어릴 때 잡혀 와 동물원에서 자란 원숭이 찰리는 색다른 선물을 주려 하는데생태, 환경, 동물 보호 등에 대해 토론하면 좋겠다.

짝짝이 양말 (황지영, 183) / 5학년 이상
  작가의 다른 책을 읽고 싶다. 내용이 참 좋다. 여학생들의 갈등을 다룬 글 중에 갈등을 이렇게 풀어가는 책이 드물다. ‘자기 자신의 모습으로 살아가라는 점을 관계 회복의 해결책으로 제시한다. 이야기에 빠져들게 만들면서. 고학년 맡으면 한 학기 한 권 읽기 해보고 싶다.

열한 살의 아빠의 엄마를 만나다 (케빈 헹크스, 163) / 5학년 이상
  죽음은 우리나라 동화 작가들이 잘 다루지 않는 주제이다. 아이와 부모가 잘 읽지도 않는다. 그러나 내가 겪은 바로는 아이들도 죽음을 느낀다. 이 책은 할머니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기억하는 이야기이다. 우리나라는 사랑하는 가족의 죽음을 갑작스런 장례식과 짧은 이별로 마무리하는 경향이 큳. 천천히, 함께 기억하며 가족의 죽음을 기리면 좋겠다.

긴긴밤 (루리, 144) / 5학년 이상 동화
  문학동네 어린이문학상 대상작이라 기대했다. 책 좀 읽는 친구들이 칭찬했기 때문에 또 기대했다. 작가가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방식이 새롭고 좋았다. 동물원에 살던 코뿔소가 자연으로 갔다가 가족을 이루고, 슬픔을 겪고 다시 동물원으로 돌아간다. 이런 전개도 약간 의외였지만, 이후에 친구를 만나고 펭귄과 이야기가 이어지는 건 정말 새로웠다. 이어서 일어나는 이야기에도 작가의 뛰어난 상상력이 보인다.
  그러나 난 이 책이 그렇게 좋아 보이진 않았다. 작가가 문장을 잘 쓰려고 노력한 모습이 너무 많이 드러났다. 좋은 이야기 전개에 빠져들 만하면 그럴듯하게 쓴 문장이 가로막았다. 독자에게 이건 꼭 알아야 해. 이게 중요해.’ 하며 지나치게 설명한다. 요즘 아이들은 문학 감수성, 이야기를 읽어내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대놓고 말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표 출판사에서 대상을 받은 이야기가 <긴긴밤>이라면 슬프다. 우리나라 동화 수준이 낮아진 것 같아서 말이다. 그래도 이 책을 읽어보라고 추천한다. 대상 수상작이 아니라면 괜찮은 이야기라고 말했을 것이다.

진짜 가족 (이토 미쿠, 186) / 5학년 이상
  엄마 아이코는 딸 하요리가 싫다. 싫어하는 게 아니라 그냥 싫다. 하요리는 엄마의 사랑을 바라지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아빠는 아내와 딸 사이에서 피해다닌다. 저자 이토 미쿠가 쓴 어쩌다 보니 영웅이 참 좋아서 추천했는데 진짜 가족도 못지않게 좋다. 가족 때문에 힘들어하는 분들에게 추천한다.
 * 상대를 깊이 파고들려면 자신도 상대에게 속내를 드러낼 각오가 돼 있어야 한다.(10)
 * 부모라서 상처 주는 일도 있는 거라구요. 남이라면 상관없는 것도 부모라서 상처받기도 한다구요. (157)

동래성에 부는 바람 (박미경, 200) / 5학년 이상
  임진왜란 때 동래성에서 있었던 일을 쓴 역사동화다. 동래성에 살던 덕순이가 일본에 잡혀갔다가 돌아오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왜놈이 쳐들어오기 전의 앞부분은 특별한 게 없다. 이미 동래성이 무너지고, 부사 송상현이 죽고, 백성들 대부분 죽거나 노예로 팔려간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한 가지 궁금한 점은, 부사 송상현의 둘째 부인과 덕순이가 어떻게 일본에서 살아 돌아오는가이다.
  이 책의 가치는 동래성이 무너지고 일본에 잡혀간 부인과 덕순이가 돌아오게 되는 과정을 다룬 뒷부분에 있다. 대마도 도주에 대한 묘사가 마음에 든다. 또한 부인이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만나면서 일어나는 일이 흥미롭다. 임진왜란 때 잡혀간 조상들이 일본에게 도자기와 기술 외에 정말 귀한 것을 전해주었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빨강 연필(신수현, 207) / 5학년 이상
  다른 학교 아이들과 수업해달라고 해서 다시 읽었다. 열 번쯤 읽은 것 같다. 그래도 좋다. 특히 소재가 글쓰기여서 더 좋다. 아빠와 엄마가 싸우는 환경에서 상처받은 아이가 자라는 과정을 담아서 또 좋다. 신수현 작가와 이메일을 주고받았는데 생각보다 더 좋은 분이었다. 강력추천한다. 검정 연필 선생님과 같이 읽어도 좋겠다.

아름다운 아이 (R. J. 팔라시오, 478) / 5학년 이상
  필립 얀시의 책에 엘리펀트 맨이 나온다. 코끼리를 닮은 이상한 생김새 때문에 서커스 단에서 사람들 구경거리로 살았던 실존 인물이다. 존 메릭은 다발성신경섬유종이 만든 기형 때문에 갖은 학대를 당했다. 나라면 하나님을 원망하고 사람을 미워하며 분노로 미쳐버렸을 것이다. 그러나 존 메릭은 빼어난 지성을 가졌으며 섬세한 감성으로 인간임을 드러냈다. 이 책은 안면기형인 어커스트 풀먼이 학교에 가서 겪는 이야기다. 올해 최고의 성장동화다.

딸기 우유 공약 (문경민, 190) / 5학년 이상
  작가 문경민이 출판 전에 원고를 보내서 읽고 의견을 보냈다. 출판된 내용을 읽으며 역시 작가가 다르구나!’ 느꼈다. 참 잘 썼다. 마음이 찌릿하는 부분이 있었다. 고학년 담임이 되면 한 학기 한 권 읽기 해야겠다. 교사 연수 때도 나눠보고 싶다.

판소리 소리판 (정혜원, 192) / 5학년 이상
  판소리를 소개하는데 색다르다. 저자가 귀명창이다. 판소리를 잘 듣는 사람이다. 문학을 전공하다 판소리에 빠져 글도 잘 쓴다. 6회 우리교육 어린이책 작가상 수상작이다. 우리나라 판소리에 크게 영향을 준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구전되는 판소리를 정리한 하은담(과 김처사), 양반으로 판소리에 빠진 권정, 아픔을 계기로 진양조를 만든 김성옥, 귀곡성에 눈을 뜬 송홍록(동편제), 명창 모흥갑과 제자 주덕기, 신재효가 판소리를 정리한 내용까지. 재미나게 읽었다. 아이들이 우리 소리에도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

어쩌다 보니 영웅 (이토 미쿠, 175) / 관계를 다룬 동화(5학년 이상)
  남학생은 단순하다.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감정을 나타낸다. 여학생은 복잡하다. 감정을 말로 표현한다. 미묘한 말투로 상대의 감정을 흔든다. 히로 다쿠는 관계에 얽혀 힘들어지지 싫어 성가신 문제를 피한다. 그런데 옆집에 마나카 린이 오면서 자꾸 관계에 얽혀 들어간다. 마나카는 솔직하게 말한다. 상대가 싸움짱이건, 여학생 무리의 우두머리이건 상관없이.
이  책은 강력 추천한다. 문장이 짧고 대화가 많아 읽기 쉽다. 관계를 다룬 책은 이야기가 늘어지기 쉽다. 전개가 빠르게 쓴 책은 갑자기 내용이 훌쩍 비약한다. 이 책은 늘어지지도 않고, 비약도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재미나다. 친구 관계를 고민하는 학생들, 특히 여학생들과 함께 읽으면 좋겠다.

1895, 소년 이발사 (이승민, 160) / 역사동화(5학년이상)
  단발령이 내려진 시대 이야기다. 천민이던 필상이 아버지는 어떤 일 때문에 세상을 변화시키는 일에 앞장선다. 외국 문물을 조선에 들여와 팔며,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려 한다. 아들인 필상이에게 이발 기술을 배우라고 한다. 머리카락을 깎는 사람이 거의 없는 시대에. 시대 배경이 잘 드러났고 한양의 모습을 자세하게 썼다. 이야기 전체 구조도 좋다. 그러나 플롯이 엉성해서 흐름이 끊기거나 뛰어넘는다. 단발령 당시를 다룬 책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 책이 나와서 좋다.

불 꺼진 아파트의 아이들 (정명섭, 251) / 5학년 이상
  현진, 혜진, 태성이가 사는 도시가 블랙아웃을 만난다. 전기가 나가버리자 도시 기능이 마비된다. 여름 더위를 견디지 못한 냉장고 음식은 상해버리고, 신호등이 작동하지 않아 교통이 혼란스러워진다. 한 곳만 평온하다. 냉장고도 작동하고 선풍기도 돌아간다. ‘이상한 가게에는 태양광 전지가 설치되었다. 이건 에너지 박사님이 만들어주었다. 가볍고 흥미로운 이야기로 에너지와 환경에 관심을 갖게 하는 책이다.

바꿔! (박상기, 194) / 5학년 이상
  엄마와 딸의 몸이 바뀐다. 1주일 동안. 엄마는 착하고 약하다. 집에서 큰소리 내지 않고, 힘겹게 일한다. 빵집에 파트타임으로 일하러 간다. 마루는 5학년 여학생이다. 왕따 위기에 처해있다. 아무도 마루 이야기를 듣지 않는다. 씩씩하게 버티지만 힘들다. 엄마가 마루가 되고, 마루가 엄마가 된다. 그저 몸이 바뀌어 일어나는 에피소드 정도의 이야기가 아니다. 서로를 이해하기 어렵지만 그래도 이해해야 한다는 마음을 전해주는 책이다. 황금도깨비상 수상작은 모두 추천도서이다.

슬픈 나막신 (권정생, 244) / 5학년 이상
  권정생 선생님이 일본에서 지낸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쓴 것 같다. 일본아이와의 차별, 가난 가운데서도 아이들은 함께 살아가며 자란다. 전쟁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힘겹게 살아가는 모습이 안타깝다. 이때는 일본 사람들도 힘들어한다. 우리반 아이가 권정생 선생님 책을 몇 권 읽더니 "권정생 선생님 책은 다 슬퍼요." 한다. 그래서 좋다.

멀쩡한 이유정 (유은실, 148) / 5학년 이상
  단편 5개를 모았다. 멋지고, 대단하고, 뛰어난 사람들의 이야기는 하나도 없다. 자랑할 것 없는 할아버지, 4학년인데도 집까지 가는 길을 못 찾는 아이, 생활보호대상자로 자장면과 새우를 먹어보지 못한 할아버지와 손자, 무엇 하나 공평한 것 없는 세상을 느끼는 아이의 이야기이다. 슬프지만 따뜻하고, 우리 곁에 사는 사람들이야기이다. 정말 좋은 책이다.

만국기 소년 (유은실, 178) / 5학년 이상
  단편(9) 모음집이다. 유은실 작가가 후기에서 부끄럽고, 슬프고, 화나고, 나쁘고, 이해할 수 없어서 밖으로 내보이지 못한 이야기들을 이제야 말한다고 썼다. 백석에 대한 추억이 백석이라는 이름을 가진 아이 이야기(내 이름은 백석)가 되었다. 집에 책이 하나밖에 없어서 나라와 수도만 외우는 아이 이야기(만국기 소년), 슬프고 찡했다. 가난(맘대로 천 원), 할머니와 외할머니의 자존심 싸움(선아의 쟁반), 집안 분위기를 바꿔준 (손님)…… 만국기 소년, 보리 방구 조수택 두 이야기가 가장 좋았다. 가난한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불량하우스 (케이트 클리스, 219) / 5학년 이상
  토론하고 싶어 하는 선생님들과 함께 읽었다. 역시 책은 읽을수록 맛이 깊어진다. 다섯 번인가 읽으니 새롭게 보이는 문장, 토론하고 싶은 질문이 많아진다. 내일 토론 연수도 재미있겠지!

거짓말 학교 (전성희, 223) / 5학년 이상
  토론에 대한 원고를 쓰다가 거짓말 학교내용이 나와서 다시 읽었다. 다시 봐도 명작이다. 사람을 대하는 일을 하는 분이라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전성희 작가는 거짓말을 전략적으로 가르치는 학교를 만들어, 거짓말이 인간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밝힌다. 정말 좋은 책이다.

시간 가게 (이나영, 204) / 5학년 이상+중학생
  행복한 기억을 주면 시간을 십 분 번다. 윤아는 학원과 성적에 쫓기다 지쳐 시간을 거래한다. 이 거래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심각하게 생각할 즈음에 시간 가게 주인이 다른 거래를 제안한다. 이번엔 시간을 10분 돌려주면 새로운 행복한 기억을 준다는데…… 공부와 성적, 학원과 부모의 요구에 떠밀린 아이들의 실상이 잘 드러나는 글이다. 토론할 내용이 많다. 13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을 받았다.

제후의 선택 (김태호, 172) / 5학년 이상+중학생
  15쪽 내외의 짧은 단편(9)을 모았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을 기발한 아이디어, 색다른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꼴뚜기와 비슷한 방식으로 글을 썼지만 꼴뚜기보다는 문체와 분위기가 조금 무겁고 어둡다. 동물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토론하면 좋겠다. 17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을 받았다.

안녕, 우주 (에린 엔트라다 켈리, 319) / 5학년 이상 동화
  2018년 뉴베리 대상을 받았다고 해서 읽었다. 색다른 소재로 친구 관계를 다루었다. 읽을 만하다. 그러나 뉴베리 대상으로는 어울리지 않는다. 다른 수상작보다 이야기 전개나 문장이 부족하다. 물론 보통 수준은 된다. 뉴베리 대상이라는 기대에는 못 미친다.

도서관을 훔친 아이 (알프레드 고메스 세르다, 152) / 5학년 이상 동화
  스페인 작가 고메스 세르다가 2007년에 콜롬비아의 메데인시를 방문하고 쓴 책이다. 카밀로와 안드레스는 빈민가에 산다. 학교에도 다니지 않는다. 아빠에게 술을 사다주지 않으면 맞거나 쫓겨난다. 마을개선 프로그램 같은 활동으로 마을에 도서관이 세워진다. 카밀로는 도서관을 짓는 공사현상에서 벽돌을 훔쳐 자기 집 벽을 세운다. 그리고……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좋은 책이다.

작가가 되고 싶어 (애드루 클레먼츠, 203) / 5학년 이상
  6학년 나탈리가 <거짓말쟁이>라는 동화를 쓴다. 친구 조가 읽고 출판대리인을 자처한다. 조는 나탈리에게 글을 끝까지 쓰라고 격려하고, 출판사에 원고를 보낸다. 나탈리는 편집자인 엄마가 자기 책을 편집해주기 원한다. 앤드루 클레먼츠는 현실에서 일어나기 어려운 일을 쓴다. 6학년이 책을 내는 일은 가끔 있지만 출판 대리인이 되어 처럼 하는 아이는 없다. 출판 과정을 알려주는 보통 책이다.

꼴뚜기 (진형민, 156) / 5학년 이상 동화
  교사 연수, 여름 독서캠프를 위해 읽었다. 다시 읽어도 재미있다. 진형민 작가는 등장인물 이름을 잘 짓는다.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을 잘 안다. 전하려는 바를 딱 집어서 잘 표현한다. 꼴뚜기는 정말 재미있는 책이다.

통일 할아버지 문익환 (김남일, 237) / 위인전, 5학년이상
  늦봄 문익환 목사님 탄생 100주년을 맞아 나온 책이다. 윤동주, 장준하의 길을 대신 가신 늦봄 선생님!! 기억하겠습니다.

조막손 투수 (리광푸, 200) / 5학년 이상 동화
  아창은 오른손이 조막손이다. 손이 작아서 물건을 잡거나 던지지 못한다. 아창은 야구 선수가 되고 싶다. 왼손으로 공을 잘 던진다. 그러나 오른손이 불편해서 야구 선수가 되지 못한다. 그러나 손이 불편하다고 야구 선수가 되지 못한다는 법은 없다. 메이저리거 짐 에보트처럼.

행복지킴이 키퍼(로이스 로리, 215) / 5학년 이상 동화
  기억전달자를 쓴 작가 로이스 로리가 개를 주인공으로 동화를 냈다. 사남매 중 셋째로 태어난 개 키퍼는 이름 그대로 지키는 개다. 동생을 지키지 못한 기억을 갖고 곁에 있는 친구를 지킨다. 함께 지내던 친구를 잃고, 사진사 눈에 띄어 유명해지기도 하고, 새로운 가족과 함께 지내기 위해 유명하지 않은 개인 척 속이기도 한다. 함께 살아가는 게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줄리(진 크레이그헤드 조지, 287) / 5학년 이상 동화
  북극 가까운 곳에서 전통을 지키며 살던 이누이트 마을에도 백인 문명이 전파된다. 전기를 사용하고 비행기로 물건을 실어 나른다. 마을 사람들은 점점 자연을 파괴하며 백인들처럼 살아가려 한다. 줄리는 늑대를 사랑하며 지키려 하지만 아빠는 가축을 잡아먹는 늑대를 죽이려 한다. 이누이트 부족이 처한 현실을 잘 보여준다. 개발과 자연 사이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생명이 들려준 이야기 (위기철, 239) / 5학년이상 동화
  위기철 작가가 20년 전에 쓴 동화이다. 1부는 생명을 존중하는 이야기이다. 자살하려는 마음을 이기는 이야기, 다른 사람 생명을 귀하게 여기는 이야기를 썼다. 3부는 도깨비 방망이를 잃은 아기 도깨비를 도와주기 위해 아이들이 도깨비 방망이를 찾아다니는 극본이다. 1, 3부가 참 좋다. 2부는 우리나라 기독교의 잘못된 모습을 풍자한 이야기이다. 맞는 이야기이지만 단순화시켜 기독교 전체를 나쁘게(예수님은 좋게 표현했지만) 묘사했다. 1부에서 스님을 좋게 묘사해서 2부가 지나치다는 생각이 더 들었다.

팍스 (사라 페니페커, 309) / 5학년 이상 동화
  상처 받은 사람들이 상처를 회복하는 이야기이다. 분노하는 성격 때문에 엄마가 떠난다. 피터는 가족을 잃은 아기여우를 기른다. 가족이 없는 거나 다름없는 피터에겐 여우가 가족이다. 그런데 갑작스런 일로 아빠가 여우를 숲에 보낸다. 피터는 혼자 여우를 찾아가다 다친다. 여우는 유일한 가족을 떠나 야생에서 친구를 만난다. 다리를 다쳐 혼자 서지 못하는 소년, 상처 받아 숲으로 떠난 사람, 낯선 곳에서 인간 냄새를 풍기는 여우, 다리를 다쳐 도움을 받아야 하는 작은 여우…… 차분하면서도 묵직한 내용이다. 내가 좋아하는 형식은 아니지만 좋은 책이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 (로알드 달, 226) / 5학년 이상
  아래 책과 마찬가지로 동화가 무엇인지 계속 고민하며 읽었다. 로알드 달의 다른 책은 아이들이 낄낄대며 읽는데 찰리와 초콜릿 공장은 로알드 달의 책으로는 지나치게 교훈적이다. 어떻게 읽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코끼리 아줌마의 햇살 도서관(김혜연, 175) / 5학년 이상
  전에는 이런 책이 좋았다. 도서관에서 책(도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 사람이 바뀐 이야기. 그런데 이번에는 이런 게 동화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어린이들은 이런 이야기를 어떻게 읽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내가 읽기에는 좋은데 아이들 눈에 어떨지 확인해봐야겠다.

보이지 않는 아이들 (마리 조제 랄라르, 129) / 5학년 이상
  가난한 나라에서 보호 받지 못해 보이지 않는 존재로 살아가는 아이들을 소개하는 책이다. 주로 아프리카 아이들이다. 짧은 이야기와 함께 나라를 소개한다.

나는야 베들레헴의 길고양이 (데보라 엘리스, 168) / 5학년 이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을 고양이가 바라보는 시각으로 썼다. 오마르의 집에 이스라엘 군인 둘이 들어가 비밀 작전을 수행한다. 오마르는 자폐아이고 부모는 검문소에서 이스라엘 군인의 오해로 총에 맞아 죽는다. 이스라엘 군인이 오마르의 집에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사람들이 몰려온다. 오마르와 이스라엘 군인은 어떻게 될까? 좋은 책이다. 추천한다.

흥보은행 설립기 (김이수, 211) / 5학년 이상, 경제
  흥부, 심청, 이몽룡, 홍경래 등의 인물이 색다른 모습으로 등장한다. 흥보가 박을 타는 것까지는 이야기가 비슷하지만 박에서 꺼내도 꺼내도 계속 돈이 나오는 주머니가 나오면서 이야기가 달라진다. 돈이 많아진 흥보는 물건을 사들이고, 물건값이 오르고, 다른 사람이 물건을 사지 못해 문제가 생기고…… 이야기로 경제를 설명하는 책이다. 이야기도 재미있고 경제와도 잘 관련지었다. 추천한다.

조선 수학의 신 홍정하 (강미선, 186) / 5학년이상, 수학
  조선시대 최고의 수학자로 불리는 홍정하를 소개하는 책이다. 머슴 똘이가 홍정하에게 수학을 배우고 일상생활에서 문제를 풀어가는 형식이어서 딱딱하지 않다. 재미있다.

진휘 바이러스 (최나미, 178) / 5학년 이상, 친구관계, 학교, 진로 / 토론추천
  진휘는 반항아로 찍혔다. 진휘의 말과 행동을 어른이 보면 모두 반항이라 한다. 그러나 진휘는 지나치게 솔직한 것뿐이다. 악한 마음을 빼고 반항아처럼 행동하는 아이다. 진휘는 무조건 옳다고 주장하는 어른들 말에 반대한다. 진휘의 말이 맞지만 태도가 불량하기 때문에 아무도 진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그러나 잘 들어보면 부모 세대가 정말 들어야 할 말을 하고 있다. 아이들과 토론하면 좋겠다.

나는 바람이다. <튈프호 항해기, 바람의 나라> (김남중, 175, 176) / 5학년 이상 / 탐험, 조선후기 세계역사 배경
  이리역 열차사고를 다룬 <기찻길 옆 동네>를 따뜻하게 읽은 기억이 있어 김남중 작가의 책을 샀다. 하멜이 우리나라에 표류해서 온 이야기가 1-2, 하멜이 만난 아이가 동인도 회사의 배를 타게 되는 과정(3-4)이 있는 줄 모르고 읽은 5-6편이다. 해풍이가 튈프호를 타고 조선에서 하멜의 나라 네덜란드까지 가는 과정을 썼다. 항해의 어려움, 거친 선원 사이에서 견뎌야 하는 고통, 조선 아이가 외국인들 사이에서 겪어야 하는 외로움이 잘 드러났다. 항해와 당시 역사를 자세하게 알 수 있다. 초등학생은 재미로 읽고, 중학생은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 깊이 읽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물론, 어른이 읽어도 재미있다.

웨니에겐 날개가 있다. (자넬 리 카레이, 241) / 5학년 이상 / 가족, 상실과 회복
  윌과 웨니는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브레이크가 고장 난 트럭에 치인다. 윌은 사후경험을 하며 웨니를 따라가다가 부모님 생각이 나서 돌아온다. 다시 살아난 윌은 웨니의 죽음이 자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아빠 역시 자기 때문에 딸이 죽었다 생각하고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다.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족 사이에서 윌은 죽어가면서 본 장면을 떠올리며 웨니에게 편지를 쓴다. <엄마가 떠난 뒤에, 우리교육>과 함께 읽으면 좋겠다. 좋은 책이다.

 열세 살 우리는 (문경민, 231쪽) / 6학년 이상
  6학년 여학생 셋의 미묘한 관계를 다룬 책이다. 작가가 6학년을 많이 가르친 교사여서 여학생의 관계를 잘 묘사했다. 보리와 루미는 6학년까지 몇 년 동안 절친이다. 루미는 착하고 보리를 배려한다. 보리는 엄마와 아빠 사이가 좋지 않아 답답해한다. 루미가 잘해주지만, 루미를 만나면 이상하게 짜증이 난다. 이때 세희가 전학 온다. 세희는 공부, 노래, 미술 다 잘한다. 다만 선생님이 없으면 말투와 행동이 달라진다. 셋 사이에 어떤 일이 생길까?

수평선 학교 (김남중, 224)
  김남중 작가의 책을 열 권쯤 읽었다. 모두 좋았다. 김남중 작가는 참 글을 잘 쓴다. 요즘은 여행, 모험 관련 글을 쓴다. 불량한 자전거 여행은 자전거로, 나는 바람이다와 수평선 학교는 바다로 간다. 엔진을 쓰지 않고 바람의 힘만으로 가는 범선 셰클턴 호는 우리나라 대표 범선이다. 일본 이치방, 중국 등펑, 러시아 막심 호와 독도를 돌아오는 시합을 한다. 지면 배에 현수막을 달아야 한다. 셰클턴 호가 지면 <다케시마는 읿본 땅>, 일본 이치방 호가 지면 <독도는 대한민국 땅>, 중국과 러시아도 영유권 분쟁이 있는 곳이 타국 땅이라고 써야 한다. 그런데 태풍이 온다. 이 시합, 어떻게 될까?

폭력이란 무엇일까요? (오스카 브르니피에, 97) / 초등 철학
  글이 거의 없고 그림에 질문 몇 개를 써놓았다. 예를 들어 1장은 <언제 화가 나거나 폭력적으로 변하나요?>이다. 몇 가지 사례가 나온다. ‘사랑받지 못한 감정이 들 때나 날 업신여길 때 화가 나요.>라는 내용에는 그림과 네 가지 질문뿐이다. 화는 낸다고 사람들이 사랑해 줄까요? 폭력적으로 변하면 자신이 더 형편없다고 느껴지지 않나요?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을 수 있을까요? 자신을 사랑하는 법부터 배워야 하지 않을까요? 이다. 질문이 논리에 맞는다. 생각하지 않은 부분을 묻는다. 질문 만들기 공부할 때 좋겠다.

함께 사는 세상 소중한 인권 (신선웅, 143)
  초등학생에게 인권을 설명한다. 백설공주, 오즈의 마법사, 스머프, 피터팬 등의 이야기에서 지도자를 뽑는다. 파파 스머프는 피부색이 파래서, 도로시(오즤의 마법사)는 여자여서, 백설공주는 거울을 믿어서(종교를 말함), 피터팬은 어려서 지도자가 안 된다고 한다. 이런 편견을 깨고 지도자를 뽑는 과정을 썼다. 좀 유치해 보이지만 초등학생은 쉽게 이해하고 재미있게 읽겠다.

돌 던지는 아이 (서성자, 194) / 역사동화
  고려시대 무신들이 문신을 몰아내고 권력을 잡았다. 차별과 멸시를 당하던 무신들이 권력을 잡았지만 그들은 차별하는 자들과 똑같이 행동했다. 노비들은 여전히 사람 취급을 받지 못했다. 만적과 노비들이 차별 없는 세상을 위해 반란을 계획한다. 2의 이의민이 되어 차별을 없애겠노라고. 노비 뭉개와 양반 지상이의 우정이 아름답다. 결말도 멋지게 잘 썼다. 추천한다.

징코프, 넌 루저가 아니야. 제리 스피넬리, 238
  <하늘을 달리는 아이>의 저자 제리 스피넬리의 책이다. 약간의 과장+살짝 설명하는 투+쿨하게 써내려가는 문장, 문체만 봐도 딱 스피넬리다. 징코프는 대한민국에서 루저로 불릴 가능성이 높은 아이다. 달리기가 느리고, 공부도 못하고, 분위기 파악은 더 안 된다. 그런데도 징코프는 늘 웃는다. 징코프의 부모는 단 한 번도 비교하는 말을 하지 않는다. 참 멋진 아이지만 친구가 없다. 스피넬리는 약자를 위하는 이야기를 자주 쓴다. 차분한 내용으로 슬쩍 감동을 주는 책이다. 그래서 지루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다.

깜둥 바가지 아줌마 (권정생, 191) / 6학년 이상
  권정생 선생님 동화는 슬프다. 힘겹게 살아간 사람들 이야기다. 요즘 아이들이 공감하기 어려운 내용이다. 나는 공감이 된다. 작고 약하고 힘겹게 사는 분들의 삶이 느껴진다. 권정생 선생님 글을 읽으면 슬픈데 계속 읽게 된다.

짱구네 고추밭 소동 (권정생, 186) / 6학년 이상
  권정생 선생님 동화는 내게 힘을 준다. 가난한 이웃들 이야기가 마음에 들어온다. 아이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좋아하지 않을 것 같은 이야기다. 권정생 동화 좋아하는 아이도 많았는데 지금 학교에서는 만나기 어렵다.

내 이름은 3번 시다 (원유순, 193) / 6학년 이상
  1970년대 청계천 봉제공장에서 일하던 분들의 삶을 그렸다. 이름 대신 번호로 불렸던 시다와 미싱사들이 좁고 열악한 곳에서 일해서 우리나라가 발전했다. 기업가들은 이름도 알리고 돈도 많이 벌었지만, 이분들은 빛도 없이 스러져갔다. 이런 책을 내줘서 참 고맙다. 다만 아이들이 많이 읽을 것 같지 않다.

올리스의 숲 (잉군 톤, 207) / 6학년 이상
  좋은 책은 배경 설명이 길다. 내가 좋아하는 책은 앞부분 전개가 느린 경우가 많았다. 이 책도 100쪽을 넘어가야 재미있어진다. 그렇지만 참 좋은 책이다. 아빠가 사라지고 엄마가 새로운 아빠를 집에 데려온다. 올리스는 친아빠를 그리워하며 엄마와 새아빠를 싫어한다. 어느날 올리스는 한 번도 만나지 않았던 아빠의 흔적을 발견한다. 무슨 일이 생길까?

나는 언제나 말하고 있었어 (문경민, 220) / 6 이상
  상처 입은 아이들 다독이던 소달초와 마을이 동화의 배경이다. 석탄산, 산사태, 함묵증 아이, 자갈 많은 골짜기 모두 생각난다. 작가가 내 마음에 들어와 내가 겪은 일을 쏙 빼내어 쓴 글 같다.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준 고양이 (루이스 세뿔베다, 163) / 6 이상
  고양이가 갈매기를 기르며 나는 법을 알려주는 이야기이다. 등장인물 이름이 어려워서 읽기 불편했다. 스페인에서 인기가 많고, 칠레와 유럽에서도 많이 읽는다는데 내겐 그냥 좋은 책이었다. 난 여백이 있는 책을 좋아하는데 이 책은 환경, 가족, 용기에 대해 너무 대놓고 말했다. 나쁜 책이라는 말은 아니다. 좋은데 아쉽다.

빌뱅이 언덕 (권정생, 361) / 6학년 이상
  권정생 선생님은 뭐라 할 말이 없다. 진짜 어른을 만났다.

끝없는 이야기 (미하엘 엔데, 702) / 6 이상
  미하엘 엔데는 최고다. 책을 좋아하게 만들려고 환상적인 이야기를 썼다. 책 속 세상으로 들어가 환상세계를 구하는 이야기, 현실을 잊지 말고 자신을 찾으라는 이야기를 이렇게 재미나게 쓰다니! 700쪽이 계속 새롭다. 정말 좋은 작가다.

새피의 천사 (힐러리 매케이, 295) / 6학년 이상 / 입양, 가족 / 토론 추천
  엄마가 교통사고로 죽자 새피는 3살에 쌍둥이 이모가 입양했다. 자신이 입양되었다는 사실을 알면서 혼란을 겪을 때 이탈리아에서 살던 새피를 데려온 할아버지가 돌아가신다. 할아버지는 유언으로 새피에게 천사상을 남긴다. ‘천사상을 찾는 일을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으로 이해한 새피가 천사상을 찾아나선다. 이탈리아까지 갔지만 천사상을 찾지 못한다. 새피가 집으로 돌아오자 천사상이 새피를 기다리고 있다.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사랑, 새피와 함께 사는 가족의 사랑으로 만든 천사상.

홍길동전 (김탁환 번역, 172) / 6 이상
  소설가 김탁환이 풀어 쓴 홍길동전이다. 어려운 낱말이 있어서 중학생도 쉽진 않겠다. 하지만 내용이 쉽고 문장에 군더더기가 없어 괜찮다. 중앙기독초 독서반 학생들이 강릉에 온다고 해서 <허균 독서기행> 대상도서로 읽었다. 홍길동전 완판본, 경판본 두 가지 번역과 홍길동전 영인본(원본을 사진으로 인쇄)이 함께 들었다. 관리와 부자들의 횡포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백성들의 마음이 잘 나타난 글이다.

거짓말 학교 (전성희, 223) / 6 이상
  국가의 발전을 위해 거짓말을 가르치는 학교가 있다면? 거짓말 학교 학생들은 친구를 어떻게 사귈까? 친구를 믿을까? 네 아이가 함께 공통의 적인 교장선생님과 맞서는데 같은 편이라 믿을까? 10년 전에 초등 독서반에서 토론하고 이번에는 교사들과 토론하려고 다시 읽었다. 교사들과 토론하니 재미있다.

일수의 탄생 (유은실, 123) / 동화
  일수는 자기 생각을 뚜렷하게 나타내지 못한다. 적당히 중간쯤 되는 성적, 특별히 잘하는 것 없는 아이다. 반면에 일석이는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산다. 의견을 뚜렷하게 나타내며 생각이 확고하다. 일수는 일석이를 부러워한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둘의 고민이 비슷해진다. ‘나는 누구이며, 나는 무엇을 해야 하나?’ 참 좋은 책이다. 생각할 점이 정말 많다. 강력 추천한다.

 

5-6학년

  독서습관이 양극화되는 시기입니다. 책을 읽는 아이는 엄청나게 읽지만 전혀 손을 대지 않는 아이도 생깁니다. 자기주장이 강해지고 독립적인 인격체로 자리잡는 시기입니다. 발달단계상 지적호기심이 높아지고 합리적 사고가 발달하여 어른들의 권위에도 도전하며 비판하는 시기입니다. 하지만 컴퓨터 게임이나 영상매체의 유혹에 빠지면 이런 특징이 엉뚱한 열의로 변합니다. 책을 전혀 읽지 않던 아이도 책에 쉽게 빠져들고 가치관이 변할 수 있는 시기지만 이러기 위해서는 나쁜 습관이 없어야 합니다.

5,6학년 아이들의 일반적인 특징은 아래와 같습니다.

- 앞부분이 재미없어도 책을 놓지 않고 끝까지 읽을 수 있다.
- 내 비위를 거스르는 이야기나 등장인물이 있어도 참고 읽는다.
- 모르는 낱말이 나와도 앞뒤 내용을 보며 유추해서 이해한다.
- 낱말의 복합적인 의미도 알고 복선도 이해한다.
- 목적을 갖고 읽는다.
- 다른 사람이 추천하는 책을 찾아 읽는 마음을 갖고 있다.
- 주인공의 감정을 느끼고 동화된다.
- 선악으로만 판단하지 않고 주변여건에 따라 판단을 달리한다.
- 이야기를 대본으로 만들 수 있고 응용하여 그림, 노래, , 광고로 표현할 수 있다.

  제가 5,6학년에게 반드시 읽히는 책이 위인전과 명작입니다.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갈지 첫걸음을 내딛는 때라 어려움을 헤쳐 나가며 멋진 인생을 개척한 사람들 이야기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위인전을 읽어야 합니다. 링컨이나 헬렌켈러, 에디슨과 세종대왕은 어릴 때가 아니라 바로 이때에 읽어야 합니다. 업적만을 요약한 책이 아니라 한 사람의 인생을 자세하게 설명한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이 자기 인생을 어떻게 시작할지 생각하도록 해야 합니다.

  명작은 사람이 살아가면서 겪거나 고민하는 여러 이야기가 잘 표현되어 있기 때문에 좋습니다. 현실을 깊이 파고든 이야기도 읽어야 합니다. ‘나도 하늘말나리야가시고기는 언제나 좋습니다. 생활 속 문제를 어린이 시각에서 다룬 책이 좋고 사회나 환경문제도 읽어야 합니다. ‘마당을 나온 암탉을 읽으며 꿈과 소망, 입양문제, 관점에 따라 대상을 보는 눈이 달라진다는 것, 성장과 죽음 등을 논의할 수 있습니다. ‘아주 특별한 우리형을 읽으며 장애, 왕따 문제를 이야기하고 무기 팔지 마세요를 읽으며 어른들이 잘못 만들어 놓은 문화를 비판하기도 합니다. 기회만 주면 아이들은 복잡한 사고과정을 즐길 수 있습니다.

2015년부터 제가 읽은 책 중, 3~4학년을 위한 책입니다.
아이마다 독서 수준이 다르므로 해당 학년에 정확하게 맞지는 않습니다.
책은 읽은 순서대로 소개했습니다.
위에 있다고 더 좋거나 아래에 있다고 나쁜 건 아닙니다.

특히, 제 취향이 여러분과 안 맞을 수도 있습니다.
여기 있는 책을 아이가 싫어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아이는 자체로 특별한 선물이랍니다.

재민이의 특별한 점(김경미, 87) / 3
 잘 모르는 작가인데 글을 참 잘 쓴다. 책을 읽으며 아이들의 행동과 마음을 잘 안다고 느꼈다. 오랫동안 어린이 책을 만들었다고 해도 아이를 잘 모를 수 있는데, 책 내용에 아이들 심리가 제대로 묘사되었다. 슬쩍슬쩍 선생님께 덤비며 자기 뜻대로 하려는 아이의 말투와 행동이 딱 맞다. 놀리는 친구의 말에 선생님이 하는 대답도 좋다. 아이마다 재능이 있으며, 재능을 찾는 책 내용도 참 좋다.

우리에게 펭귄이란 (류재향, 115) / 3
 재미있게 읽었던 욕 좀 하는 이유나를 쓴 작가의 단편 모음이다. 편부모이거나, 재혼했거나, 별거하는 가정에서 아이들이 어떤 마음으로 지내는지 썼다. 일상에서 아이가 느끼는 마음을 잘 나타냈다. 좋은 책이다.

과학자와 떠나는 마다가스카르 여행 (이정모, 107) / 3
 이정모 () 과천과학관장이 마다가스카르에 다녀와서 아이들을 위해 쓴 책이다. 마다가스카르에서 겪은 일을 바탕으로 화장실, 지도, 검은여우원숭이, 카멜레온, 날씨, 별자리, 향수, 사람들을 소개한다. 마다가스카르에 있는 다양한 동식물과 사람들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재미나게 들려준다.

바나나가 정말 없어진다고? (김은의, 91) / 3
 수천 종이나 되는 바나나 중 우리가 먹는 건 딱 하나 캐번디시 바나나. 100년 전에 전세계 사람들이 먹던 그로 미셸 바나나가 파나마 병으로 멸종한 뒤에 나온 대안 바나나. 단일 품종을 길렀기 때문에 한꺼번에 죽어버렸는데도 여전히 기업들은 캐번디시 한 품종만 기릅니다. 생산, 유통, 가공이 편하다는 이유로. 캐번디시도 곧 멸종할 거예요. 그럼 또 다른 단일품종을 찾겠지요. 종 다양성을 무시하는 이유와 결과를 알려주는 책입니다. 3~4학년 독서동아리 토론 책으로 함께 읽는 중이에요.

내 동생 입학 도전기 (김혜영, 110) / 3
 3학년 현지에겐 7살 동생이 있다. 자폐 행동을 보인다. 현지는 현우가 학교에서 잘 적응하게 도와주려고 친구 승주와 작전을 짠다. 1단계, 현우가 학교를 좋은 곳으로 생각하게 돕기. 2단계, 좋은 친구 사귀기. 3단계, 규칙 익히기. 3학년 두 아이가 세운 계획을 자폐를 가진 동생이 잘 따르지 않는다. 그래도 현지와 승주는 계속 동생을 도와주려고 이런저런 계획을 세운다. 물론 동생이 사라지고, 승주와 갈등이 생기며 위기를 겪는다. 현지와 승주가 제힘으로 계획하고 해보는 모습이 좋았다. 세 아이 주위에 나오는 아이들 반응과 모습도 좋았다. 작가가 아이들을 잘 아는 사람인 것 같다.

하트 쿠키 (우성희, 95) / 3
 하트 쿠키 빵집 앞에 프랜차이즈 빵집이 생긴다. 손님이 줄어들면서 아빠가 택시 운전을 시작한다. 단골 손님도 프랜차이즈 빵집에 가고, 가장 친한 친구도 다른 빵집에서 빵을 산다. 엄마는 건강한 빵, 생명을 살리는 빵을 개발하려고 하다가 쓰러진다. 예나와 아빠는 새로운 레시피를 개발해서 빵집을 살리려 하는데~ 사회 수업, 진로 수업에 이야기하면 좋겠다.

달려가기는 처음 (우성희, 99) / 3
 기독교 가치를 담은 단편 4편이 실렸다. 아가페 사랑이 무엇인지 보여주려는 목적으로 쓴 동화다. 아빠와 사는 아이, 엄마가 돌아가신 집에 남은 강아지, 부모의 사랑과 관심을 받지 못한 아이, 부모가 이혼해서 할머니와 사는 아이가 사랑을 만나는 이야기다.

기다려, 오백원 (우성희, 78) / 3
 연세 많은 이웃집 할머니가 강아지를 맡기려 한다. 한 시간에 500! 도경이는 강아지와 친해질까? 단편 <기다려, 오백원> 외에 세 편이 더 있다. 모두 가족과의 관계를 다룬 책이다. 읽으면서 느낌이 참 좋았다. 책에 여백이 있어서 좋았다. 아이들 책은 교훈이나 설명을 직접 말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책은 그렇지 않다. 생각하게 느끼게 썼다. 짧은 분량이라 금방 읽었는데 느낌이 오래 남는다. 참 좋은 책이다. 작가님이 10월에 학교에 온다. 어떤 분일지 궁금해진다.

거인 부벨라와 지렁이 친구 (조 프리드먼, 103) / 3
 커다란 거인과 아주 작은 지렁이가 만나면 어떻게 될지 상상하며 작가가 글을 썼다고 했다. 3학년은 상상력이 좋다. 교과서 공부할 때도 부벨라 이야기 부분은 더 즐거워했다.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진 존재가 친구가 되어 우정을 나누는 모습이 좋았다.

천사동물병원의 수상한 사람들 (우성희, 70) / 3
 반수대(반달이를 수호하는 대원들) 친구들이 사라진 유기견 반달이를 찾아낸다. 쓰레기 봉투에서. 과연 누가 반달이를 쓰레기 봉투에 버렸을까? 마녀 아줌마? 수상한 아저씨? 범인은 의외의 인물이었는데 과연 누구일까? 동물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알려주는 책이다.

마천루 빌딩 네거리에 슈퍼 히어로가 나타났다 (김미숙, 86) / 3
 짧은 단편 3개가 있다. 가볍고 유치한 듯 보이지만, 소박하고 따뜻한 마음을 보여준다. 읽기 쉽고, 금방 읽어줄 수 있다. 아이들에게 읽어주면 좋을 책이다.

지퍼백 아이(김 유, 83) / 3
 아이들 생활의 특징을 꼬리가 자라는 모습. 몸이 작아져서 지퍼백에 들어간 모습, 엘리베이터에 없는 층에서 엄마를 만나는 모습으로 표현했다. 내용이 짧지만 비유로 표현해서 3을 대상으로 삼았다. <비밀의 꼬리>는 거짓말하면 꼬리가 늘어나는 이야기라 단순하다. 1~2학년에게 읽어주며 거짓말에 관해 이야기하기에 좋다. <지퍼백 아이>는 너무 바빠 자기를 잃는 모습을 지퍼백에 들어갔다고 표현했다. 3~4학년뿐만 아니라 5~6학년에게도 어울린다. 내용이 짧아서 아이들에게 읽어주고 의견을 주고받아도 좋겠다. <엄마가 있는 집>은 돌아가신 엄마를 그리워하는 이야기라 고학년에게 알맞다. <비밀의 꼬리>보다 <지퍼백 아이>가 좋았고, <엄마가 있는 집>은 내 성향에 맞아서 좋았다.

엄마 사용법 (김성진, 108) / 3
 어른이 읽어도 좋은 동화를 만났다. 우선 생명 장난감이라는 설정이 흥미롭다. 생명 장난감을 조립하면 살아서 움직인다. 현수 집에는 엄마가 없다. 현수는 엄마를 사달라고 한다. 학교 갈 때 엄마가 인사해주고 비가 올 때 우산 가져와서 기다리면 좋겠다고 한다. 엄마를 가져와서 조립하다가 손가락에서 피가 살짝 났는데 엄마 장난감 가슴에 스며들었다. 그리고~ 참 좋은 책이다. 토론할 내용이 아주아주 많은 책이다.

바람의 소리를 들어라 (원유순, 95) / 3
 길고양이가 아빠와 엄마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며 사람의 손길이 닿는 집에 들어가기를 꿈꾼다. 사람에게 다가가도 받아들이지 않자 주인 마음에 들려고 노력한다. 길고양이를 사람이라 생각하고 읽으면 무엇을 말하는지 정확하게 보인다. 좋은 책이 가진 몇 가지 특징을 잘 보여주는 책이다. 꿈을 꾸고, 노력하고, 어려움을 만나고, 해결책을 발견하고(의외의, 자기 안에 있는~), 꿈을 이루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바람의 소리를 듣는다. 좋은 책이다.

나도 상 좀 받자! (이지훈, 131) / 3
 내년에 한 학기 한 권 읽기 하고 싶은 책이다. 지훈이는 상 받는 능력이 없다. 아름이는 상이란 상은 다 받는다. 지훈이는 엄마가 아파서 병원에 입원했다. 아름이 아빠가 담당의사다. 아름이는 이것저것 다 잘하지만, 좀 밉상이다. 지훈이가 상 좀 받으려고 노력할 때마다 아름이가 막아선다. 아름이보다 잘해야 상을 받는 데다가 아름이가 지훈이에게 상 받을 가망이 없다는 말까지 견뎌야 한다. 그런데~~~ 읽을수록 내용이 좋다. 가볍게 쓴 듯한데 아이들 삶을 잘 다루었다. 좋은 책이다.

, 너 좋아하니? (박서진, 109) / 3
 청각장애인과 인공와우 수술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출판한 책이다. 특정 목적을 위해 만든 책은 그 목적에 맞게 치우친 티가 나는데 이 책은 안 그렇다. 자연스럽게 쓰여서 재미나게 읽었다. 다윤이는 청각에 장애가 있어 인공와우 수술을 했다. 불편하지만 불행하지 않다고 배웠지만 아이들 사이에서 불편은 불행을 만들기도 한다. 청각장애 때문에 두 번째 줄에 앉는데 다윤이 키가 커서 '역차별'이라고 말하는 아이도 있다. 다윤이는 왜 자기만 불편을 겪어야 하는지 고민한다. 이 모든 내용을 자연스럽게 풀어간다. 참 좋은 책이다.

오늘도 수줍은 차마니 (강인송, 99) / 3
 짧은 단편동화(20쪽 내외 분량) 네 편을 실었다. 꼬불거리는 머리카락이 싫은 아이, 힘이 세지만, 수줍음이 많아 운동을 싫어하는 아이, 학교에서 똥을 누면 놀림 받는 교실에서 갑자기 똥이 마려운 아이, 꽃을 좋아하는 티를 내지 못하며 꽃을 생각하는 아이가 주인공이다. 작가가 아이들 마음을 잘 나타냈다. 웃음도 나고, 아이들이 떠올랐다. 교실에서 한 편씩 읽어주고 싶다.

, 나를 지켜줘! (박현숙, 128) / 3
 성민이 아빠가 베트남 엄마와 결혼해서 누엔이라는 형이 생긴다. 5학년 누엔은 한국말을 잘 모른다. 형을 도와주고 싶지만 성민이도 제 코가 석 자다. 학교에서 경식이가 괴롭히기 때문이다. 어느날 누엔이 베트남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한다. 경식이 형 경돌이가 누엔에게 누명을 씌웠기 때문인데…… 남자아이들 생활지도, 다문화 이해에 좋은 책이다.

욕 좀 하는 이유나 (류재향, 79) / 3
 겁나게 재미있다. 욕하는 아이들에게 들려주면 좋은 이야기다. 아이디어가 좋다. 읽어주기에도 좋고 이야기 나누기도 좋다. 욕하지 말라고 거듭 말하는 것보다 이 책으로 이야기하는 게 좋겠다.

음유시인 비들 이야기 (J. K. 롤링, 151) / 3
 마법사(해리 포터) 나라의 옛날이야기다. 마법사와 마녀가 나오는 이야기 다섯 가지에 덤블도어의 해설을 덧붙였다. 이야기만으로도 재미있고, 이야기에 담긴 뜻을 풀어 쓴 해설도 재미있다. 해리 포터 관련 이야기는 다 재미있다.

사투리의 맛 (류호선, 132) / 3
 여수 돌산도 분교에서 아나운서 역할을 하던 철환이가서울로 전학 온다. 엄청나게 높은 건물에 서울말을 쓰는 아이들이 너무 많다. 철환이가 입만 열면 아이들이 웃는다. 말투가 '조폭' 같다고. 철환이는 방송반 아나운서에 도전하려는데 사투리가 걸린다. 철환이는 어려움을 어떻게 이겨낼까? 사투리와 관련된 내용을 공부할 때 들려주면 좋겠다. 재미나게 읽었다.

팡팡 터지는 개그 노트 (한영미, 84) / 3
 민수는 통통한 뱃살을 움직여 친구들을 웃긴다. 친구들이 웃는 걸 보면 기쁘다. 그러나 엄마는 살도 빼고 공부하라고 한다. 민수는 개그가 좋은데 엄마는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민수는 엄마에게 굴복할까? 재미난 책이다.

떴다 배달룡 선생님 (박미경, 124) / 3
 학교 짱(교장)이 된 배달룡 선생님은 아주아주 재미난 분이다. 애들과 딱지치기하고, 막대사탕을 선물한다. 꼰대스러운 말을 하지 않고도 아이들을 잘 이끌어준다. 몇 번이나 낄낄 웃으며 읽었다. 이런 교장 선생님 되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우리반 아이도 재미있다고 한다. 박미경 선생님 책은 처음인데, 다음 책을 기다리게 된다.

초등 래퍼 방탄 : 오디션을 점령하라! (고정욱, 93) / 3
 『가방 들어주는 아이, 아주 특별한 우리 형까진 좋았는데 이어지는 작품은 별로였다. 이 책도 그냥 그랬다. 유명세만 믿고 오만하게 행동하는 래퍼에 맞서 초등학생들이 행동하는 이야기다. 전개 과정이 좀 억지스러웠다. 다만 책 좋아하지 않는 아이는 좋아할 것 같다.

수런수런 숲 이야기 (고데마리 루이, 88) / 3
 ‘마이는 아빠와 미국으로 여행하는 중이다. 엄마는 같이 오지 못했다. 엄마는 몇 년 동안 파리에서 일해야 한다. 엄마와 떨어져서 살아야 한다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했는데 엄마 없이 여행하려니 더 힘들다. 은빛 강(허드슨 강)을 지나 고모네 가족이 사는 곳에서 수런수런 숲에서 마음이 바뀔까? 아이의 불안을 다루는 작가의 솜씨가 뛰어나다.

고슴도치 우리 엄마 (임정자, 150) / 3
 엄마가 상처 입은 과거의 기억 때문에 동준이와 동희를 지나치게 보호한다. 학교와 학원에 아이들을 데리러 가고, 엄마 품 안에 가둬놓는다. 5학년 동준이는 적당히 빠져나가지만 3학년 동희는 엄마 품을 벗어나지 못한다. 엄마 때문에 친구들과 놀지 못하고 점점 멀어진다. 엄마가 홀로 서야 아이도 홀로 설 텐데~ 과연 엄마는 동준이와 동희가 스스로 자라게 놔둘까? 참 좋은 책이다.

엉터리 처방전 (정연철, 107) / 3
 정연철 작가 책이 참 좋다. 이번 책은 특히 더. 나는 아이들이 겉으로 보이는 모습 뒤에 감춘 마음을 읽으려고 노력한다. 겉모습과 속마음이 같은 아이도 있지만, 마음을 감추는 아이도 많다. 부모가 아이 마음에 관심을 두면 아이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제대로 찾는다. 그러나 동준이나 준동이(등장인물) 엄마처럼 하면 동준이처럼 지나치게 안으로 움츠러들거나 준동이처럼 밖으로 드러낸다. 둘 다 아프다는 표시다. <일수의 탄생>과 함께 읽으면 좋겠다.

바닷속 아수라병원 (원유순, 107) / 3
 엄마가 사라졌다. 옆 동네 수의사도 사라졌다. 얼마 뒤에는 그 옆 동네 수의사도 사라졌다. 엄마는 수의사다. 어디 갔을까? 우리가 버린 쓰레기가 바다에서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지 보여주는 환경 동화다.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새로운 시각으로 보여주는 이런 책을 좋아한다. 아이들에겐 설명보다 이야기가 더 오래 남는다. <환경문제>를 이야기하기 좋은 책이다.

꼭 착한 아이가 되어야 해? (마리안느 머스그로브, 163) / 3
 루시는 순진하고 단순한 성격의 3학년 아이다. 착한 아이, 칭찬받는 아이가 되고 싶지만 잘 안 된다. 학교에서는 친구 하신타가 루시를 나쁜 아이로 만든다. 하신타 때문에 루시가 화를 내자 선생님이 생각 의자에 앉힌다. 루시는 선생님이 자기를 나쁜 아이로 생각한다고 믿는다. 루시네 집에 고모할머니가 찾아온다. 루시가 고모할머니에게 침대를 양보하고 예의바르게 행동하려 하지만, 역시나~ 고모할머니도 루시를 나쁜 아이라고 생각할 것 같다. 절반쯤 읽으면 이야기가 어떻게 이어질지 예상이 되는 책이다. 책 읽기 시작하는 아이에게 좋겠다.

세상에서 제일 달고나 (황선미, 111) / 3
 2020, 코로나로 아이들이 학교에 가다 말다 했다. 새봄이는 학교에 너무나 가고 싶어 하는 1학년이다. 세봄이 꿈은 학교에 날마다 가는 거, 친구 사귀는 거, 학교 급식 먹는 거다. 학교에 가도 마스크 쓰고, 가림막에 가려, 친구와 떨어져 지내야 했다. 엄마 가게는 사람이 없고, 아빠는 외국에서 들어오지 못한다. 그래도 아이들은 조금씩 꿈을 꾸며 자란다. 아이들 대사가 실제 1~2학년 아이들과 비슷하다. 코로나 일상을 잘 보여주며 따뜻하다.

사자와 마녀와 옷장 (C. S. 루이스, 225) / 3
 열 번쯤 읽은 책이다. 영어로도 읽었다. 두 번은 학교에서 읽어주었다. 루이스는 논리에 치밀한 작가인데 아이를 위한 책을 이렇게 재미나게 쓰다니 참 놀랍다. 홈스쿨하는 학부모들과 <글쓰기> 공부하려고 읽었더니 요즘 학교에서는 도대체 뭘 가르치는 거지하는 문장이 눈에 들어온다. 지금 학교는 <논리>보다 <지식>을 많이 가르친다. 루이스가 우리나라 학교에 대해 똑같은 말을 할 것 같다.

사라진 축구공 (최은옥, 99) / 3
 최은옥 작가 책 중에 이 책과 우산 도서관이 가장 마음에 든다. 남자아이들이 운동으로 경쟁하는 모습에 우정, 이웃, 가족 관계를 잘 담았다. 축구에서 이기려는 마음, 공을 잃어버린 뒤의 마음, 친구와 이웃에게 다가가는 모습이 좋다. 참 좋은 책이다.

내 멋대로 행운 뽑기 (최은옥, 93) / 3
 준우가 불행을 잔뜩 만난 날, 사물함에서 행운을 가져다주는 주사위를 발견한다. 주사위를 사용해서 행운을 거머쥐지만, 행운이 계속 이어지는 건 아니다. 얻은 만큼 잃어야 하는데~ 일상에서 누리는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려주는 책이다.

튀김이 떡볶이에 빠진 날 (최은옥, 91) / 3
 아름이 엄마는 떡볶이를 잘 만든다. 한아름 분식 옆에 아름이 친구 다운이 아빠가 분식점을 연다. 다운이 아빠는 튀김을 잘 만든다. 아름이와 다운이가 서로 자기네 가게가 낫다고 싸우는데 새로운 분식점이 들어선다. 대형 체인점과 구멍가게는 경쟁이 안 된다. 기업 활동, 공정 거래 관련 내용을 배울 때 참고할 책이다.

책 읽는 강아지 몽몽 (최은옥, 82) / 3
 강아지가 책을 읽는다. 정작 주인인 영웅이는 게임만 한다. 책을 선물 받으면 영웅이는 싫어하고 몽몽이가 좋아한다. 어떤 일이 일어날까? 책으로 똥을 닦는 돼지처럼 책 읽자는 내용을 색다르게 썼다. 기발하다.

똥으로 책을 쓰는 돼지 (최은옥, 83) / 3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책을 쓰고 싶어 한다. 이 마음을 잘 나타냈다. 글을 어떻게 쓰는지 알려준다. 늑대를 통해 말하는 글쓰기 방법. 쓰고 싶은 걸 쓴다. 잘 아는 것이나 잘하는 것을 쓴다. 책으로 똥을 닦는 돼지와 시리즈다.

책으로 똥을 닦는 돼지 (최은옥, 97) / 3
 최은옥 작가의 책을 몇 권 읽으면서 이분이 글을 어떻게 쓰는지 알겠다. 책을 읽자는 마음을 전하려고 책을 읽지 않는 마을을 보여준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다.

내 멋대로 반려동물 뽑기 (최은옥, 85) / 3
 마음에 드는 반려 동물을 뽑아 기분이 좋지만, 시간이 지나면 단점이 드러난다. 다시 바꾸고, 또 바꾸다가 정이 들었던 반려동물을 다시 품는 이야기다.

내 멋대로 친구 뽑기 (최은옥, 91) / 3
 마음에 드는 친구를 뽑아 기분이 좋지만, 시간이 지나면 단점이 드러난다. 친구를 다시 바꾸고, 또 바꾸다가 진짜 친구를 만나는 이야기다.

내 멋대로 아빠 뽑기 (최은옥, 91) / 3
 마음에 드는 아빠를 뽑아 기분이 좋지만, 시간이 지나면 단점이 드러난다. 아빠를 다시 바꾸고, 또 바꾸다가 진짜 아빠에게로 돌아가는 이야기다.

내 멋대로 나 뽑기 (최은옥, 93) / 3
 친구를 부러워하는 아이들 마음을 소재로 삼아 자기 자신을 인정하고 살아가는 마음을 담았다. 사람은 누구나 좋은 점과 감추고 싶은 점이 있다는 점을 드러냈다. 재미있다.

칠판에 딱 붙은 아이들 (최은옥, 134) / 3
 최은옥 작가는 나누고 싶은 마음을 담아내는 소재를 잘 찾는다. 오해하고 다투지 말고 이야기하며 관계를 풀어가라는 마음을 칠판에 붙은 아이들로 표현했다. 재미있다.

강아지 시험 (이묘신, 78) / 3
 선후가 친구 미나네 강아지를 얻으려면 시험에 통과해야 한다. 미나가 강아지를 주기 싫어서 시험 보는 줄 알았는데 사실은 강아지를 기르기 위한 기본 지식을 알아보는 시험이었다. 아이들이 좋아할 내용이다.

아홉 살 인생 공부 (원유순, 81) / 3
 힘찬이와 당찬이는 아홉 살 쌍둥이다. 늘 싸우기만 하더니 아홉 살이 되면서 조금씩 달라진다. 학교에서 친구와 지내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나타났다. 좋은 책이다.

가벼운 공주 (조지 맥도널드, 190) / 3
 판타지 소설의 아버지로 불리는 조지 맥도널드가 쓴 동화이다. 공주가 저주를 받아 몸무게를 잃으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다. 독특한 발상에 아름다운 결론이 돋보인다. 올해 만난 아이들이 워낙 가벼워 이 책을 읽어주었는데, 몸무게를 잃은 공주가 보여주는 모습이 딱 우리반 누구 같아서 아이들이 즐겁게 들었다.

누구든지 환영해 괴짜 클럽 (조르디 시에라 이 파브라, 165) / 3
 『한 학기 한 권 읽기하고 싶은 책이다. 친구와 달라서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가 스페인에도 있다는 점이 아이들에게 공감을 일으키겠다. 말을 더듬는 아이 우고와 난독증을 앓는 페르나르도가 서로 의지하며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방식도 아주 좋다. “스스로에 대해 무관심하라는 조언이 우리 반 아이들뿐만 아니라 내게도 도움이 되겠다.
 → 곧 알게 될 거야. 사람들은 네가 상처를 받는다는 것을 알 때만 상처를 줄 수 있어. 네가 기회를 빼앗아 버리면 완전히 제압할 수 있지. 게다가 말을 더듬어서 사람들을 즐겁게 해줄 수도 있고. 웃길 수도 있는 거야. 그런데 왜 말을 더듬는 것을 부끄러워해야 하지? 유머 감각이 부족한 사람도 있긴 있어. 우리 자신을 세상의 중심이자 중요한 인물로 믿는 대신, 스스로에 조금 무관심하면, 더 나은 상황을 만들 수도 있어.”

두 배로 카메라 (성현정, 84) / 3
 전우치전 현대 버전이다. 가족의 의미를 생각해보게 하는 책으로, 소재가 재미나서 아이들이 좋아하겠다.

파스칼의 실수 (플로랑스 세이보스, 73) / 3
 파스칼이 엉겹결에 엄마가 죽었다고 선생님에게 거짓말하면서 일어나는 일이다. 우리 반에 거짓말하고 변명하는 아이 생각이 났다. 거짓이 거짓을 만들고, 핑계가 변명을 만들면서 눈덩이처럼 커지는 이야기다. 짧고 강한, 좋은 책이다.

TV귀신 소파 귀신 (윤정, 127)/ 3
 지독하게 게으른 아빠와 아들이 나온다. 아들은 TV, 아빠는 소파에 들러붙었다. 엄마 없이 지내는 동안 어떻게 될까? 지나치게 단순한 책이라 내겐 별로였다.

어느 난민 가족의 여행 징검다리 (마그리트 루어스, 44) / 3
 시리아에 살던 가족이 난민이 되어 고향을 떠나 새로운 곳을 찾아가는 이야기이다. 돌로 그린 그림이 깊다. 네덜란드 작가가 돌로 작품을 만드는 시리아 작가와 연락한 과정, 배우 정우성의 해설이 부록으로 들어있다. 부록을 먼저 읽고 책을 보면 좋다.

슈퍼 깜장 봉지 (최영희, 131) / 3
 책 좋아하는 친구들이 좋은 책이라 해서 읽었다. 페친 자녀가 쓴 내용으로 책을 소개한다.
 <주인공은 과다 호흡 증후군이 있는 3학년 남자아이입니다. 이름은 석아로인데요. 아로에게 과호흡증이 찾아올 때면 누워서 검정 봉지를 입에 댄 후 검정 봉지에 대고 자기가 내뱉었던 숨을 들이마시며 호흡하면 다시 괜찮아져요. 그래서 항상 검은 봉지를 들고 다니다 보니 별명도 깜장봉지가 됐어요. 돌아가신 아빠에 대한 그리운 마음과 아픔 때문에 마음의 병이 생겨 과호흡증을 갖게 된 거 같아요.
 아로의 엄마는 힘들게 클수록 훌륭한 사람이 된다고 말해요. 위인들도 그랬다며 말이에요. 아로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그래 작고 약했던 아로는 어느 날부터 용기를 내서 영웅처럼 용감해지기로 해요. 친구들을 괴롭히는 기태에게 그러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대신 맞서서 나서주기도 해요.
 아로의 이런 변화를 보고 반 친구들도 달라지기 시작해요. ~>

진짜 투명인간 (레미 쿠르종, 32) / 3
 프랑스 어린이와 청소년이 직접 뽑는 아동청소년 문학상 엥코 티블 수상작. 이런 책을 뽑은 아이들 수준에 놀랐다. 시각장애를 바라보는 마음에 편견이 없어 좋았다. ‘불쌍하다도 없고, ‘따뜻하다고 표현하기도 알맞지 않다. 좋은 책이다.

밤티마을 영미네 집 (이금이, 119) / 3
 <밤티마을 큰돌이네 집>에 이어지는 작품이다. 큰돌이 동생 영미를 중심으로 쓰였다. 큰돌이 이야기는 아이들이 어려워하겠지만 영미 이야기는 이해할 만하겠다. 얼굴을 모르는 친엄마, 1년 동안 정이 든 새엄마 중에 누가 좋을까? 가족이 따뜻하게 일어서는 과정을 다루었다. 참 좋다.

여우의 전화박스 (도다 가즈요, 87) / 3
 아빠 여우는 병으로 죽고, 엄마가 아기 여우를 기른다. 아기 여우도 죽는다. 이런! 엄마만 남아서 무얼 하지? 그런데 한 아이가 외딴 전화박스에서 엄마에게 전화를 한다. 아빠는 죽은 것 같고, 엄마는 병원에 있다. 아이가 엄마를 그리워하며 전화한다. 여우는 아기 여우가 전화하는 느낌을 받는다. 가족을 잃은 상처로 소망을 잃어가는 사람에게 빛이 되어주는 책이다.
 난 아픔과 상처를 가진 아이에게 관심이 많다. 아이가 글을 쓰면서 상처를 풀기를 바란다. 글이 전화박스 같은 역할을 한다. <글쓰기 동아리> 아이들에게 읽어주고 싶다.

빨간 여우의 북극 바캉스 (오주영, 118) / 3
 일에 지친 여우가 가게 문을 닫고 북극으로 바캉스를 떠난다. 북극 생태를 연구하는 배에 몰래 타고, 환경오염이 북극에 일으킨 변화와 어려움을 조금씩 알아간다. 이야기 전개가 단순하고 간단해서 읽기 쉽다. 환경 이야기를 동화로 썼기 때문에 환경에 대한 책이라기보다 동물들의 이야기책 같다. 간단한 내용이라 나는 좋아하지 않지만, 아이들은 좋아하겠다.

날개옷을 훔쳐 간 나무꾼은 어떻게 됐을까? (이향안, 102) / 3
 <서울시 여성정책담당관>에서 기획한 책이다. 수동적인 여성의 모습을 새롭게 바꿔 썼다. 날개옷을 빼앗긴 막내 선녀를 위해 언니들이 나선다. 백설공주는 왕자와 결혼하지 않는다. 콩쥐와 팥쥐는 아빠를 바꾸려는 계획을 세운다. 새롭게 고쳐 쓴 옛 이야기가 더 재미있고 좋다. 토론하면 좋겠다.

망나니 공주처럼 (이금이, 87) / 3
 짧은 책이지만, 몇 번 읽어도 좋다. 독서 수업에 자주 쓰는 책이다. 아이들도 좋아하고, 어른들과 읽어도 좋다. 공주다워지려고 발버둥치는 앵두가 망나니 공주 이야기를 듣고 나다움을 자유롭게 찾아간다. 참 좋다.

엄마 사용 설명서 (이토 미쿠, 131) / 3
 나는 이토 미쿠의 책을 좋아한다. 어쩌다 보니 영웅, 진짜 가족을 소개했었다. 단순한 사용 설명서가 아니라 엄마를 이해하는 책이다. 사람이 저마다 다른 사람을 대하는 방식이 있음을 재미나게 보여준다. 좋은 책이다.

백준녕의 빵점 도전기 (정연철, 117) / 3
 단편 세 편이 실렸다. 가난하고, 부모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아이 미지를 친구들이 싫어한다. 공부를 못하고 몸에서 냄새가 나기 때문이다. 우리반에서는 미지 같은 아이들이 어깨 펴고 살기를 바랐다. 책에서는 내가 바라던 일이 일어난다. 참 좋다.
 <암호명 땅콩>, <백준녕의 빵점 도전기>는 부모의 관심과 기대에 짓눌린 아이가 잠깐의 일탈로 자기다움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이것도 좋다.

나와 조금 다를 뿐이야 (이금이, 180) / 3
 수아는 장애를 가졌다. 마음대로 행동한다. 아무 때나 사라진다. 수아가 엄마의 고향 시골 학교로 전학 오자, 사촌인 영무가 바빠진다. 선생님은 영무에게 수아를 돌보라 한다. 고모(수아 엄마)의 사랑을 기억하는 영무는 수아를 돌봐야 하지만 쉽지 않다. 아이가 아이를 돌봐야 하니 어려운 게 당연하다. 수아를 무시하고, 미워하고, 이용하기도 한다. 이금이 작가는 아이들 마음을 잘 표현한다. 참 좋은 책이다.

내 이름을 불렀어. (이금이, 63) / 3
 동준이는 방학 교실에 가기 싫다. 친구도 없고 재미도 없어서. 하지만 가야 한다. 유일한 보호자인 할머니가 아프기 때문. 가난한 남자 아이의 마음을 잘 나타냈다. 눈썰매를 처음 타기 때문에 창피를 당한다. 자존심 상하느니 안 타고 말지~! 방학 교실 아르바이트 온 총각 선생님이 그 마음을 알고 다가온다. 따뜻한 책이다.

콩가면 선생님이 또 웃었다. (윤여림, 169) / 3
 전작보다 더 좋다. 이번에는 2학기다. <선생님의 숨바꼭질> 동화 버전 같은 느낌이다. "아이가 보이는 행동에는 아이 각자의 특징과 숨겨진 상황의 영향이 숨어있다. 아이를 알려면 마음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을 한다. 콩가면 선생님은 아이들 마음을 잘 아는 숨바꼭질 전문가이다. 한두 장면에선 울컥 했다. 참 좋은 책이다.

콩가면 선생님이 웃었다. (윤여림, 151) / 3
 아이들 마음을 잘 아는 분은 어떻게 행동할까? 강요하지 않고 살살 꼬드기겠지. 아이들이 어떤 일을 스스로 할 마음을 북돋워주겠지. 콩가면 선생님의 무표정한 얼굴 뒤에는 아이를 잘 아는 전문가의 포스가 숨겨져 있다. 아이들 처지를 잘 알고, 각각의 아이에 맞게 반응한다. 무표정하게 관심 없는 것처럼 보이는 모습도 전략인 것 같다. 선생님들은 콩가면 선생님이 전문가라는 걸 알겠지만 아이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궁금하다.

손으로 보는 아이 카밀 (토마시 마우코프스키, 148) / 3
 일곱 살 카밀은 앞이 보이지 않아 불편하지만 불행하지 않다. 약간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수영하고, 자전거 타고, 학교에도 잘 다닌다. 장님, 장애인, 불구라고 말하는 사람도 카밀을 만나면 달라진다. 20개의 에피소드 모두 즐겁고 밝다. 좋은 책이다.

그 소문 들었어? (히야시 기린, 62) / 3학년부터 어른까지
 상대를 이기기 위해 나쁜 마음으로 가짜 뉴스를 퍼뜨리는 모습을 실감나게 표현한 책이다. 말도 안 되는 소식이 진실로 바뀌는 과정을 잘 드러냈다. 이 책으로 좋은교사 아카데미 연수를 할 예정이다.

신호등 특공대 (김태호, 146) / 3
 1월에 같은 작가의 책 제후의 선택을 읽었다. 이분은 기발한 상상력으로 이야기를 만든다. 이번에는 신호등이 살아서 움직인다. 재개발지역의 모습, 동물 보호, 우정, 사랑, 협력 등을 함께 담았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책이다. 교실에서 아이들과 읽어야겠다.

달나라 이발관(김미숙, 149) / 3
 25쪽 분량의 단편 5편을 담았다. 첫 번째 이야기는 할아버지가 하시던 옛날 이발관에서 일어난다. 두 번째는 할아버지에게 수영을 배운 바다 아이가 겪는 일이다. 세 번째 이야기에서는 어느날 갑자기 아빠가 작아지고(존재감이 줄어드는 걸 몸이 작아진다고 표현했다.), 마지막은 콩을 싫어하는 아이들과 교장선생님의 갈등이다. 단순한 이야기에 작은 것의 아름다움을 담아서 아이들이 읽기 편하다. 그러나 내겐 별로였다. 어설프게 다른 이야기에 끼워 넣은 내용이 보인다. 어떤 내용인지는 책을 읽으면 안다.

무적 수첩 (김미애, 100) / 3
 ‘방나무는 약점을 적은 수첩으로 친구들을 마음대로 부리는 현대판 엄석대 같은 아이다. 마루는 방나무에게 약점을 잡혀 졸병처럼 지냈다. 어느날 방나무의 수첩을 갖고 나무처럼 변한다. 과연 마루는 엄석대가 될까? 착한 아이로 돌아올까? 다음주에 동해시에 있는 학교 학생 28명과 수업한다. 아이들은 어떻게 읽을까?

야생동물은 왜 사라졌을까? (이주희, 164) / 3
 우리나라에서 멸종된(또는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 22종을 소개한다. 호랑이와 표범, 곰과 여우, 수달과 담비, 꽃사슴과 산양, 물범과 물개, 수리부엉이와 독수리, 따오기와 뜸부기, 구렁이와 남생이, 맹꽁이와 금개구리, 꾸구리와 좀수수치, 소똥구리와 장수하늘소. 아이와 함께 읽으면 좋겠다.

나가자, 독서마라톤 대회 (정성현, 108) / 3
 호찬이는 자존감이 낮다. 운동회가 끝나고 호찬이가 잔뜩 주눅 들었을 때 거북이 코치가 나타나 호찬이를 돕는다.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에 나온 거북이가 자기 이야기(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를 들려준다. 토끼와 거북이를 새롭게 해석해서 이야기를 만들었다. 너무 지어냈다는 생각이 들지만 괜찮기도 하다.

소리 질러 운동장 (진형민, 156) / 3
 진형민 작가가 뜬다. 진즉 떴어야 할 작가다. 대안학교 교사로 지내서인지 학교 이야기를 실감나게 잘 쓴다. 재미있고 주제도 괜찮다. <꼴뚜기>로 더 이름이 났지만 이 책도 아주 재미있다.

아빠 냄새 (추경숙, 87) / 3
 의사 아빠, 횟집 사장 아빠, 목욕탕 주인이면서 때를 미는 아빠! 세 아들은 서로 다른 이유로 아빠를 좋아하지 않는다. 아빠를 이해하면서 아빠와 친해지는 이야기이다. 주제가 좋다. 평범한 동화이다.

랑랑별 때때롱 (권정생, 199) / 3
 선생님이 마지막으로 쓴 책이다. 하고 싶은 말이 참 많았던 것 같고, 그 말을 모두 책에 쏟아내려다 보니 문학의 선을 넘었다. 문학에 주장을 너무 많이 담았다. 그만큼 절실하고 아프게 다가오는 책이다. 문학으로 읽을 때 모순되는 지점까지. 교사들과 토론해서 더 풍성했다.

수상한 아이가 전학 왔다(제니 롭슨, 105) / 3
 굉장한 책이다. 방한모로 얼굴 전체를 가린 학생이 전학 왔다. 왜 얼굴을 가리고 다니는지 알아보려고 하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읽으면서 도대체 왜 얼굴을 가리는지 궁금해졌다. 아이들이 전학생의 비밀을 밝혀낼 지도 궁금했다. 친구관계, 왕따, 자신감 등 토론하기 좋은 주제를 아주 재미나게 썼다. 강력 추천한다.

일기 먹는 일기장 (송미경, 127) / 3
 『돌 씹어 먹는 아이를 쓴 송미경 작가가 예전에 낸 책을 다시 펴냈다. 송미경 작가는 비유와 상징을 잘 사용한다. 단순한 교훈이나 주제를 표현하지 않아 좋다. 나는 송미경 작가 팬이다.

엘라의 엉뚱발칙 유쾌한 학교 1, 2 (티모 파르벨라, 182+199) / 3
 엘라는 1편에서 초등 1학년, 2편에서 2학년이다. 순진하지만 엉뚱한 아이들이 초등학교에서 벌이는 이야기를 재미나게 썼다. 핀란드 작가라서 낯설지만 과장과 웃음을 섞어 아이들 모습을 잘 표현했다. 특히 아이들 때문에 당황하는 선생님 모습을 잘 표현했다. 출판사에서 서평을 요청해서 읽었다.

동물광 광훈이와 초짜 동물원 수의사 (최종욱, 175) / 3
 초등학생 광훈이와 수의사가 동물원에서 겪은 일을 쓴 일기 형식의 글이다. 같은 사건을 두 사람의 눈으로 썼다. 코끼리가 태어나고, 펭귄을 동물원에 데려와 적응시키고, 원숭이가 달아나고, 구조된 노루를 기르는 등의 이야기이다. 재미있다.

가족을 주문해 드립니다. (한영미, 171) / 3, 공부 스트레스, 가족
 부모 등살에 공부만 하는 아이 고미아. 가끔 친구 강수가 알려준 가족놀이 닷컴게임을 즐긴다. 자기가 원하는 가족을 만들어가는 게임이다. 공부 압박이 점점 심해지자 부모가 공부를 시키기 위해 고용된 건 아닌가 의심한다. 가족놀이 닷컴에서 가족을 바꾸던 중에 아이가 가족이 시키는 대로만 하는 아이라는 걸 알고 일을 벌이는데…… 적극 추천한다. 아주 좋은 책이다.

엄마의 바다 (김일광, 141) / 3 / 새엄마, 할머니, 어민
 다빈이는 엄마가 물질(해녀 일)하다 죽고 나서 아빠가 새엄마를 맞이하자 입을 다문다. 다빈이가 엄마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달래주기 위해 할머니가 포항 구룡포에 데려간다. 그곳에서 할머니가 시집 올 때부터 지금까지 물질을 하면서 살아온 과정을 듣는다. 바다가 품어준 넉넉한 마음을 가진 할머니와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다빈이도 마음을 연다. 어른은 공감하겠는데 아이들은 어떨지 모르겠다.

받은 편지함 (남찬숙, 171) / 3 / 거짓말, 친구, 소외 / 토론 추천
 책을 좋아하는 순남이가 작가에게 메일을 보냈는데 답장이 왔다. 메일을 주고받기 시작하면서 순남이는 친구 혜민이 이름과 혜민이가 겪을 일을 자기인 것처럼 보낸다. 가난하고 주눅 든 순남이에게 어느날 혜민이가 친구로 다가온다. 기쁜 일이 생길수록 순남이 마음이 힘들어지는데…… 참 좋은 책이다.

할머니 (페터 헤르틀링, 124) / 3 / 조손가정, 할머니
 교통사고로 부모가 죽은 뒤에 칼레는 할머니랑 산다. 할머니는 옛날이야기만 하고 고집이 세다. 동네사람들이 할머니를 무서워하는 것 같다. 가난하다. 할머니는 자신의 단점을 알고 있지만 고치지는 못한다. 칼레를 사랑으로 키우지만 칼레를 잘 키우고 있는지 고민한다. 조손 가정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독일 아동문학상을 받은 좋은 동화이다. 부모 없이 사는 제자들이 생각났다.

해와 달이 된 오누이가 태양계를 만들어 (이지민, 91) / 4
 <해와 달이 된 오누이>로 독서토론 질문을 만들기 위해 도서관에서 책을 찾아봤다. 옛이야기에 나오는 내용을 과학 지식과 연결해서 소개했다. 해와 달이 된 오누이가 태양계를 만들어는 옛이야기에 나오는 내용을 과학 지식과 연결해서 소개한 책이다. <해와 달이 된 오누이>에 나오는 해와 달로 태양계를, <토끼전>에 나오는 간으로 소화 기관을, <흥부와 놀부>에 나오는 제비로 새 종류를, <혹부리 영감>에 나오는 노래로 소리를, <요술 맷돌>에 나오는 소금이 짠 까닭으로 바닷물을, <설문대 할망>에 나오는 제주도로 화산을 소개했다. 그림이 화려해서 아이들이 좋아하겠다.

기묘한 분식점 (박현숙 외, 216) / 4
 박현숙, 임지형, 정명섭, 최영희 작가가 쓴 단편 4편이 실렸다. 분식을 주제로 쓴 단편인데 세 편은 삼신할미, 마녀, 사람 간을 빼먹는 여우가 나온다. 마녀도, 여우도 나오지 않는 <떡볶이와 쿨피스>가 가장 좋았다. 임지형 작가가 썼는데 아이들 일상에 반전이 재미있었다. 삼신할미가 나오는 박현숙 작가 글은 괜찮았고, 마녀가 나오는 정명섭 작가 글은 재미있게 보면 재미있고 그냥 읽으면 또 그냥 읽는 글이었다. 사람 간을 먹는 여우와 사람을 지키는 은여우 이야기를 쓴 최영희 작가 글은 불편했다. 아이들은 은여우 이야기, 마녀, 삼신할미 이야기가 재미있다고 했다.

난 타르트가 아니야! (신은영, 108) / 4
 별것 아닌 일에서 왕따가 시작된다. 친구들 사이에서 따돌림을 받기 시작하면 점점 위축되고 자신감이 줄어든다. 말 한마디에도 주눅이 든다. 그러면 아이들이 더 괴롭힌다. 여학생들 사이의 친구 관계와 따돌림을 잘 드러낸 책이다. 화해가 급하게 이루어져 아쉽지만, 초등학생 대상 책의 한계로 받아들인다. '반응하는' 아이를 눈여겨보면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교사에게 도움이 되는 책이다.

우투리 하나린 6 (문경민, 241) / 4
 3부작 시리즈 중 2부 마지막(세 번째) 책이다. 우투리 신화를 각색해서 썼다. C.S. 루이스가 쓴 나니아 연대기, 톨킨이 쓴 반지의 제왕, 어슐러 르귄이 쓴 어스시 전집을 좋아하는 나에게 우투리 하나린은 좋으면서도 아쉬운 책이다. 아이들 눈높이로 보면 선과 악의 대립 속에 악인이 선을 악한 방식으로 추구해서 좋다. 선인이 분노하고, 좌절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떨어져 있어야 하는 과정도 좋다. 판타지 좋아하는 독자() 관점에서는 복선이 더 많고, 거대한 스토리로 쓰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검은 여우 (베치 바이어스, 171) / 4
 톰은 블록으로 장난감 만들기를 좋아한다. 내성적이고 조용한 아이라서 익숙한 곳을 좋아한다. 부모님이 여행을 가시면서 톰을 이모에게 맡긴다. 톰은 이모가 있는 시골 농장에 가기 싫어한다. 이모와 이모부밖에 없는 시골에서 조용한 성격의 톰이 할 일이 뭐가 있을까? 어쩔 수 없이 간 농장에서 톰이 검은 여우를 발견한다. 여우를 살피고, 여우의 흔적을 찾고, 다음에 만나기를 기다리며 톰은 점점 농장이 좋아진다. 그러다가 여우가 이모네 농장에서 닭과 칠면조를 잡아간다. 여우는 어떻게 될까? 도시 아이가 시골에서 새로운 가치에 눈을 뜨고 성장하는 과정을 담았다. 참 좋은 책이다. 요즘 아이들은 지루해할 것 같다.

복희탕의 비밀 (김태호, 153) / 4
 김태호 작가는 독특한 아이디어로 글을 쓴다. 복희탕의 비밀은 장애를 다룬 책 중에 가장 재미있다. 장애를 다룬 책 대부분이 장애인이 등장하거나, 조금만 읽어도 장애인을 다른 사람으로 보지 말라는 내용이군!’ 하는데 이 책은 아니다. 아이들이 읽으면 장애를 다룬 책인지 모를 정도이다. 그래서 장애를 주제로 토론하기 좋다. 재미난 모험 이야기를 실컷 이야기한 뒤에 짜잔~ 이건 장애에 관한 이야기야!” 하면 아이들 마음에 많이 남겠다. 올해 6학년을 또 맡았는데, 한 학기 한 권 읽기로 이 책을 해볼까?

우투리 하나린 (문경민, 214) / 4
 우리나라 전통 설화인 <아기 장수 우투리>를 문경민 작가가 다시 썼다. 우투리 하나린 1권으로 다새쓰(다시 새롭게 쓰는) 방정환 문학상 대상을 받고 이어지는 이야기를 계속 쓰는 중이다. 작가가 초고를 보내줘서 읽었는데 책으로 나온 내용은 깔끔하게 다듬어졌다. 악은 거대하고 교묘하고 위압적이다. 선은 작고 약하고 순진하다. 누가 이길까?

1968 밤섬 수비대 (방민경, 191) / 4
 1968년 한강 개발을 위해 밤섬에서 쫓겨난 분들의 이야기이다. 당시 정부는 밤섬을 폭파해서 홍수를 예방하고 밤섬의 바위로 여의도를 개발하겠다고 했다. 보상을 약속하고 밤섬에 살던 주민을 강제 이주시켰다. 세 아이가 밤섬 폭파를 막기 위해 밤섬에 들어가는 이야기이다. 개발과 보존에 관한 내용을 배울 때 함께 읽으면 좋은 책이다. 읽으며 마음이 울렁인 부분이 두 곳 있었다.

우산 도서관 (최은옥, 187) / 4
 비가 오는 날 우산이 없어 난감한 아이들을 위해 우산 도서관을 만들려고 한다. 아이들이 잘할 수 있을까? 교장 선생님이 반대하고, 담임 선생님이 도와주지 않는데도? 따뜻한 이야기이다. 참 좋은 내용이다.

보름달 숲에서 생긴 일 (최은옥, 175) / 4
 가족이 서로 관심을 갖고 사랑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재미나게 풀어 썼다. 진지한 내용은 거의 없고 흥미와 재미난 내용이 많은 책이다. 내용이 가벼워서 아이들이 쉽게 읽을 책이다. <한 학기 한 권 >읽기를 이 책으로 한다.

어느날 구두에게 생긴 일 (황선미, 118) / 4
 말이 없고 소심한 아이가 친구들에게 조금씩 다가가며 용기를 내는 이야기다. 황선미 작가 책을 참 좋아하는데, 이 책은 어른의 시각이 드러나는 책이라는 생각이 많았다. 아이 눈높이에 맞게 쓰면 진지함과 교훈이 사라지고,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을 쓰면 눈높이에 맞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참 좋은 내용인데, 왜 다르게 받아들였는지 모르겠다.

박완서 (유은실, 69) / 4
 유은실 작가가 박완서 작가를 소개하는 위인전을 썼다. 참고도서 16권 대부분 박완서 작가가 쓴 글이다. 두 권은 박완서 작가의 딸이 쓴 책이다. 참고도서를 읽으며 준비하는 동안 유은실 작가가 기뻤을 것 같다. 그립기도 했을 테고. 작가가 좋아하는 작가를 위인전으로 쓰는 마음이 어떨지 궁금하다.

차대기를 찾습니다. (이금이, 135) / 4
 성은 차, 이름은 대기. 차대기가 일상에서 겪는 이야기이다. 친구 관계, 반려동물 (기르기), 부모와 자녀 사이의 관계를 다루었다. 아이들이 겪는 일상을 세밀하게 잘 드러냈다.

금단현상 (이금이, 127) / 4
 이금이 작가 단편 모음집이다. 기존 단편 <꽃이 진 자리>, <한 판 붙어 볼래?>, <금단 현상>, <십자수><임시 보호>를 새롭게 넣어 개정판으로 냈다. 따뜻한 이야기이다. 책 제목으로 쓰인 <금단현상>, 인터넷이 끊긴 뒤에 생기는 금단현상을 해결하는 방식이 좋았다. 2학기에는 단편으로 국어 수업해야겠다.

우주호텔 (유순희, 55) / 4
 짧아서 읽기 쉬운데 빨리 넘기지 못하겠다. 내용이 참 좋다. 폐지 주우며 땅만 보는 할머니가 하늘을 바라보며 친구를 갖는 이야기다. 따뜻하고 사랑스럽다. 아이보다 어른이 읽어야 할 내용을 담았다.

아무것도 안 하는 녀석들 (김려령, 151) / 4
 현성이 삼촌이 아빠에게 사기를 쳐서 임시로 살던 집에서마저 쫓겨나게 생겼다. 아빠는 삼촌을 찾겠다고 회사를 관두고 집을 나갔다. 현성이 친구 장우는 아빠가 새엄마와 결혼한 뒤로 집에 가기 싫어한다. 현성이와 장우는 아직 철거되지 않은 꽃집에서 아무것도 안 하는 동영상을 찍는다. 힘겨운 현실을 살아가는 두 아이가 카메라를 보고 가만히 앉아 숨만 쉬는 모습을 보며 참 좋았다. 역시 김려령 작가다. 올해 읽은 동화 중 TOP3에 들 것 같다. 최고다.

버스 놓친 날 (장 뤽 루시아니, 119) / 4
 벵자멩은 늘 똑같은 일을 같은 시간에, 같은 횟수만큼 해야 안정이 된다. 같은 버스를 타고, 같은 자리에 앉고, 같은 시간에 집에 돌아온다. 이 규칙이 깨지면 공황상태에 빠진다. 맞다. 벵자멩은 장애아동이다. 어느날, 벵자멩은 학교 버스를 놓친다. 어떤 아이가 벵자멩을 엉뚱한 버스에 태워 낯선 곳으로 보내버린다. 벵자멩은 어디까지 갈까? 참 좋은 책이다. 낄낄거리게 만드는 문장력도 좋다. 추천한다.

양파의 왕따일기 2 (문선이, 170) / 4
 양파에게 찍힌 정선이가 전학 가고 다솜이가 전학 온다. 지난번과는 달리 아이들이 슬슬 미희를 피한다. 미희는 왕따를 당할까, 전학 갈까, 아니면 다른 모습을 보일까?

양파의 왕따일기 (문선이, 143) / 4
 전학생 미희가 인기를 끌면서 점점 대장 노릇을 한다. 한 번 만들어진 분위기가 계속 미희를 대장으로, 친구들을 졸병으로 바꾸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미희는 횡포를 부리고 친구들은 어쩔 수 없이 미희를 따른다. 양미희가 이끄는 무리, 양파가 탄생한다. 양파에게 밉보이면 왕따를 피하기 어렵다. 주인공 정화는 양파를 따를까, 친구를 품을까?

우투리 하나린 3 용마의 마지막 임무 (문경민, 200) / 4
 우투리 하나린 시리즈 3권이다. 재미있다. 창룡이의 변화가 보기 좋다. 1권을 읽으면 2, 3권까지 읽어야 한다. 4, 5권도 곧 나오겠지?

내 어머니 사는 나라 (이금이, 167) / 4
 25전쟁으로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는 분들이 금강산 관광에 나섰다. 저마다 다른 사연을 가진 분들이 부모님 사진, 형 사진을 가지고 금강산에 오른다. 통일교육에 알맞은 동화책이다.

미출간 시리즈 원고 3(000, 250쪽씩 3권 분량) / 4
 저자가 원고 내용을 봐달라고 했다. 이틀 만에 750쪽 분량을 다 읽었다. 재미있다. 더 발전시켜 반지의 제왕 같은 책으로 내면 어떨까 기대하게 만드는 내용이었다. 입이 근질거리지만 책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겠다.

우투리 하나린 3 용마의 마지막 임무 (문경민, 200쪽 가량) / 4
 우투리 하나린 1부 마지막 책으로 미출간 원고다. 각 부를 3권씩 3부까지 쓸 거라 한다. 몇 가지 아쉬운 부분을 작가에게 말했다. 오래 남는 책이 되면 좋겠다.

우투리 하나린 2 멈춘 시간에 갇힌 몸 (문경민, 206) / 4
 7~8년 전부터 문경민 작가의 원고를 읽었다. 읽고 의견을 주면 경민이가 고쳤다. 우투린 이야기는 꽤 오래된 이야기다. 그런데도 새롭다. 작가가 애정을 갖고, 고치고 또 고쳤다는 뜻이다. 용마와 우투리 전설이 우리 시대 이야기로 새롭게 태어나다니 작가들은 참 놀랍다.

밤티마을 봄이네 집 (이금이, 135) / 4
 큰돌이와 영미가 새엄마와 새로워진 집에서 살아간다. 새엄마가 봄이를 낳자 영미가 샘을 낸다. 새엄마가 해준 좋은 일도 나쁘게 생각한다. 영미, 친엄마, 할아버지가 조금 더 중요하게 다루어지며 아이들이 자란다. 참 따뜻한 이야기다.

빨강 연필 (신수현, 207) / 4
 열 번쯤 읽은 것 같다. 글을 쓰는 마음을 나누기에 가장 좋은 책이라 생각한다. <책뜰안애 연수>에서 선생님들과 나눌 시간이 기다려진다. 민호의 글쓰기, 재규의 글쓰기를 견주며 이야기하다 보면 글을 쓰는 마음과 방법을 자연스럽게 배우겠지. 너무 좋은 책~!

⁂ 『도야의 초록 리본, (박상기, 167)
 도심 한쪽에 산이 있다. 사방에 도로가 나서 다른 산과 이어지지 않는다. 그런데 이곳에 고라니가 산다. 우리나라에서 고라니와 멧돼지는 흔한 동물이 되었다. 농작물을 파헤쳐 유해동물로 여긴다. 일정 기간을 정해 사냥해서 개체수를 줄이기도 한다. 도야의 초록 리본은 이런 동물들이 주인공이다. 고라니와 멧돼지, 사람이 버려서 야생에 적응한 들개, 유해동물로 알려진 청솔모 들이 살아가는 방식을 소개한다. 우리가 함께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한다.

시원탕 옆 기억사진관 (박현숙, 135) / 4
 오랫동안 사람들이 이웃으로 함께 사는 곳이 얼마나 될까? 정겨운 곳이 사람들 입소문을 타면서 마을에 새로운 가게가 생긴다. 건물 주인이 바뀌고 임대료가 올라간다. 오랫동안 터 잡고 살던 사람이 떠난다. 요구르트를 주던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가던 목욕탕이 사라진다. 사진관도, 미용실도 주인이 바뀌고 가게가 바뀐다. 아이가 바라보는 ~단길 이야기이다.

우리들의 행복 놀이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 107) / 4
 부모의 강요로 주눅 든 아이,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아이에게 변화가 일어난다. 한 사람을 만나, 조금씩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친구가 생기고, 삶의 범위가 넓어진다. 살아있는 관계가 많아질수록 상상의 세계, 환상으로 만든 세계는 줄어든다. 한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는 모습이 좋다

역사의 한 순간 1~3(김기정, 66) / 4
 1인 출판사 <한권의책>에서 펴낸 역사 시리즈이다. 1, 수상한 글자를 만나다 2, 거대한 줄다리기 3, 네 발의 총소리. 주인공 이돌이 우연히 시간여행을 하면서 세종대왕, 이순신, 김구를 만난다. 세 위인의 일생을 다루지는 않는다. 역사의 한순간에 이들이 뛰어들어 자세하게 관찰하고 돌아온다. 위인의 전체 일생을 다루는 것도 의미 있지만 한순간을 바라보는 것도 뜻깊다. 초등학생에게는 오히려 한순간을 살피고 토론하는 게 나을 것 같다. 그림이 멋스럽다.

우리들이 개를 지키려는 이유 (문경민, 221) / 4
 곧 출간될 책이다. 떠돌이 개를 지키려는 아이들 이야기이다. 지구아파트에 사는 남자아이 셋과 꽃대울 마을에 사는 여자아이 셋이 개를 차지하려고 시합을 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시합 내용에 따뜻한 의미를 담았다. 작가 후기가 멋지다. 전에도 느꼈지만 문경민은 진짜 작가다. (출간되었다.)

정의로운 은재 (강경수 외, 167) / 4
 사계절 아동문고 100권 기념으로 여러 작가가 쓴 단편을 모았다. 오하림 작가의 <정의로운 은재>는 단순한 상상에서 시작한 이야기가 생각보다 깊이 나가서 좋았다. 내가 좋아하는 진형민 작가의 <그날 밤, 홍이와 길동이>는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를 패러디해서 시작했는데 아이들이 좋아할 이야기로 끝났다. 황선미 작가의 <골목이 열리는 순간>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이야기의 가치를 드러냈다. 전성현 작가의 <살아있는 맛>은 정말 좋았다. 이야기에 빠져들어 읽다가 '!' 하게 된다. 참 좋았다. 최나미 작가의 <손톱 끝만큼의 이해>는 제목 그대로다. 관계를 이야기하기 좋다. 마지막으로 강경수 작가의 <바이 바이>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좀비 이야기다. 서로 다른 느낌의 단편이라 재미나게 금방 읽는다.

학교 가기 싫은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 (송미경, 143) / 4
 송미경 작가는 상상력이 뛰어나다. 학교 가기 싫은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라~ 늦게 일어나고, 게임만 하고, 아무도 잔소리하지 않고, 숙제도 없고, 하고 싶은 것 다 하며 사는 곳이라니~! 백준녕의 빵점 도전기가 자기를 찾는 이야기라면, 이곳에서는 자기를 잃어간다. 이 학교에 전학 온 아이가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좋은 책이다.

햄릿과 나 (송미경, 111) / 4
 송미경 작가의 책을 좋아한다. 이 책도 참 좋다. 돌 씹어먹는 아이가 톡톡 튄다면 이 책은 차분하게 토닥인다. 햄스터 햄릿과 주인공 는 연결고리가 있다. 그저 보기 좋게, 잘 이해하고 살자 하기엔 무거운 연결고리인데 너무 잘 표현했다. 한 아이가 조건 없는 사랑으로 받아들여지는 과정을 깊게 보여준다. 무조건 읽어보시라.
엄마가 그러는데 우리가 눈물을 흘리면 마음의 슬픔이 빠져 나간댔어요. (28)

우투리 하나린 (문경민, 189) / 4
 우투리와 용마 전설을 지금 이야기로 바꿔 써서 방정환문학생 대상을 받은 작품이다. 우투리의 후손과 우투리를 이용하려는 선악의 대결 구도라 아이들이 좋아하겠다. 누가 나쁜 편인지 찾아가는 과정도 재미있다. 시리즈 1편만 나왔기 때문에 재미가 있어지는데 끝나버린다는 아쉬움이 있다. 2편은 언제 나오나?

그 애가 나를 보고 웃다 (김리리, 163) / 4
 여우가 사람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진정한 친구를 만나면 인간이 되어 당당하게 살 수 있다. 약하고 순진한 아이의 친구가 되어 힘이 되어준다. 그러나 약하고 순진한 아이는 여우 사람 덕에 조금씩 강해지면서 변한다. 진정한 친구가 아니라 여우를 이용하는 사람으로. 진정한 친구를 찾으려면 도와주지 말아야 하는데 그럼 친구가 되기 어렵다. 김리리 작가의 다른 책에 비해 이야기 구조가 단순하다. 내용이 어떨지 뻔히 보인다. 아이들은 좋아하려나? 잘 모르겠다.

난 뭐든지 할 수 있어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207) / 4
 린드그렌이 쓴 동화 모음이다. 린드그렌은 아이들 마음을 잘 드러낸다. 할머니가 이야기해주는 재미난 이야기 같다. 크리스마스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따뜻하고 시원하고 재미있다. <귀염둥이>가 가장 마음에 든다. “지옥에나 떨어져. 모두 다!”라는 말로 끝난다. 속이 다 시원하다. 누구에게 이 말을 하고 싶은지 아이들에게 물어보고 싶다. 언젠가 독서 수업에 써야겠다.

똥시집 (박정섭, 135) / 4
 연주하는 그림책 작가 박정섭 님이 쓴 시 모음집이다. 그림이 재미나다. 미로찾기도 있고 그림에서 달라진 부분 찾기도 있다. 아이들이 좋아하겠다. 시를 쓰려고 찾아다닌 흔적이 보인다. 난 삶이 드러난 자연스런 글을 좋아하기 때문에 내겐 별로였다. 그냥 유치한 말장난 같았다.

병태와 콩 이야기 (송언, 152) / 4
 다섯 편의 단편 모음집이다. <제비야 제비야>는 집 없는 설움을 제비집으로 표현했다. 참 좋다. <줄무늬 다람쥐>는 할머니의 죽음을, <오늘 재수 똥 튀겼네>는 월급을 받지 못하고 직장까지 잃은 아빠 이야기를, <할아버지 새>는 자폐 아이의 설움을 그렸다. 슬픈 이야기들을 너무 잘 썼다. <병태와 콩 이야기>만 분위기가 다르다. 따뜻하고 훈훈하다. 송언 작가님 참 글을 잘 쓰신다.

바나나 가족 (임지형,145) / 4
 기러기 가족 이야기이다. 엄마와 딸은 미국에, 아빠는 한국에 산다. 아빠가 돈 벌다가 잠깐 미국에 온다. 딸은 아빠가 어색하다. 가끔 보니까. 엄마는 딸을 위해 지금 생활을 유지하기 원하고, 아빠는 힘들다며 한국으로 돌아오라고 한다. 셋이 여행을 간다. 같은 날에 딸은 친구들과 수영장 딸린 친구 할머니 집에 놀러 가기로 했었다. 가족에 대해 생각하려고 2학기 시작하면서 이 책으로 <한 학기 한 권 읽기> 수업을 했다.

방과후 사냥꾼 (김선희, 159) / 4
 지오는 모범생이다. 선생님인 엄마 얼굴에 먹칠 하지 않아야 한다. 그래서 이중생활을 한다. 낮엔 모범생이지만 밤에는 몰래 게임에 빠져든다. 그러다가 세상에서 가장 짜릿한 게임에 참여한다. 살아있는 걸 진짜 죽이는 장면을 찍어서 동영상으로 올리는 게임이다. 여기에 참여하면서 지오의 현실이 무너진다. 돈을 훔치고, 동생과 싸우고, 속이고, 속이고 또 속인다. 그래도 계속 게임에 빠져든다. 지오는 어떻게 될까? 토론할 내용이 많은 책이다.

세계를 바꾸는 착한 마을 이야기 (박소명, 172) / 4
 공동의 목표(또는 가치)를 세우고 사람들이 함께 이루어가는 착한 마을을 소개한다. 우리나라 성미산 마을(육아공동체), 일본의 유후인(자연과 전통을 지키는 마을), 방글라데시의 조브라(그라민 은행 1호점 마을), 태국의 푸판(자급자족 마을), 브라질의 쿠리치바(생태마을), 이탈리아의 볼로냐(협동조합 마을), 영국의 가스탕(공저무역 마을)이다. 일곱 마을에 가고 싶다.

헌터걸 3-헌터캠프의 비밀 (김혜정, 160) / 4
 헌터걸은 시리즈이다. 3편까지 나왔다. 화살, 그물, 표창, 매를 다루는 아이들이 나쁜 어른을 혼내주는 이야기이다. 헌터보이와 헌터걸은 좋은 편, 피리 부는 사나이와 초록눈은 나쁜 편이다. 피리 부는 사나이를 이기려면 화살, 그물, 표창, 매를 다루는 아이들이 협동해야 한다. 캠프에서 서로 다른 아이들이 마음을 열고 서로에게 다가가는 이야기이다. 아이들이 좋아하겠다. 아이들이 친해지는 과정에서 비약이 있지만 재미있고 토론할 내용도 있다. 좋은 책이다.

엘 데포(시시 벨, 240) / 4
 2015년 뉴베리 수상작품이다. 뉴베리 상을 받은 책 중에 만화로 쓰인 건 처음 읽었다.(다른 만화가 있는지는 모른다.) 4살 때 병으로 고도 난청을 앓는 저자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썼다. 듣지 못하는 사람들이 느끼는 마음을 자세하게 드러냈다. 자연스레 듣는 사람들이 어떻게 듣지 못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지 잘 드러난다. <내게는 듣지 못하는 동생이 있습니다.>가 듣지 못하는 동생의 장점과 가능성을 드러냈다면, <엘 데포>는 듣지 못하는 아이가 관계에서 느끼는 어려움을 드러냈다. 참 좋은 책이다.
 <밍기민기>도 만화책이다. 사계절 출판사에서 창작만화를 펴내는지 처음 알았다. 나는 만화를 즐기지 않기 때문에 약간 키득거리며 읽었지만 만화 좋아하는 사람은 책을 좋아하겠다. 일상의 이야기를 짧은 만화 안에 담았다. 일상의 모습을 짧게, 짧게 다룬 만화를 모아놓은 책이다.

기호 3번 안석뽕 (진형민, 149) / 4
 공부 잘하고, 부모가 잘난 아이들이 전교어린이회장 선거에 나섰다. 안석진은 회장 선거에 관심이 없다. 부모가 떡집을 하느라 바쁜데다가 공부도 못한다. 그러나 어쩌다 친구들에게 떠밀려 회장 후보로 나선다. <기호 3번 안석뽕!> 기발한 방법과 설득력 있는 논리로 선거운동을 펼친다. ~ 진형민 작가 책은 무조건 추천이다.

쌍둥이 천재가 간다. (엘리스 위너, 231) / 4
 독자를 참여하게 하는 문체로 썼다. 내용이 단순하고 구성이 편안하다. 아이들이 좋아하겠다. 어른이 읽으면 뭐 이래?’ 하겠다.

스크린을 먹어치운 열흘 (128, 소피 리갈 굴라르) / 4
 선생님이 학생들과 의논해서 열흘 동안 영상을 보지 않고 지내는 활동을 시작했다. 적극 참여하려는 아이가 있는 반면에 무슨 소리 하느냐며 반대하는 아이들도 있다. 어떻게 텔레비전, 스마트폰, 컴퓨터 화면을 보지 않고 살 수 있느냐고 외치는 아이들에게 일어나는 일이 재미있다. 좋은 책이다.

인공지능이 궁금해 (서지원, 152) / 4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 자율주행 자동차, 사이보그, 사물 인터넷, 인공지능 로봇 경찰, 로봇 애완동물, 자동 기계 장치 등 미래 사회에 이루어질 모습을 이야기로 풀어냈다. 아이들이 재미있게 보겠다.

책 깎는 소년 (장은영, 186) / 4
 전주 서계서포는 나무판에 글씨를 새겨 책을 인쇄하는 곳이다. 서포에 먼저 들어간 장호는 돈을 벌고 싶어 한다. 뒤늦게 책에 맞을 들인 봉운이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과정 자체를 좋아한다. 이어지는 이야기는 누구나 예상하는 대로다. 열녀춘향수절가를 책으로 엮어내는 과정을 담았다. 소재가 좋아서 내용도 좋다.

학교 가기 싫은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 (송미경, 144) / 4
 <돌 씹어먹는 아이>를 쓴 송미경 작가의 책이다. 우리 학교 아이들이 재미있다고 해서 읽었다. 학교 가기 싫은 아이들이 마음대로 해도 되는 학교에 간다. 바로 <학교 가기 싫은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 참 재미있다. 잔소리에 지친 아이들이 읽으면 좋아하겠다. 깊이도 있다. 아이들과 토론하면 좋겠다.

조선의 마지막 춤꾼(정종영, 152) / 4
 이동안의 할아버지는 화성 재인청 도대방이었다. 아버지는 줄 타고 악기를 연주하는 게 싫어 이동안이 공부하기를 원했지만 이동안은 춤과 노래를 좋아했다. 일본이 우리나라 전통문화를 없애고자 화성 재인청을 폐쇄한 뒤에도 이동안은 전통춤, 전통악기, 전통가락을 전수받기 위해 노력했다. 이분의 삶을 다룬 평전을 읽고 싶다.

하늘을 울리는 바이올린(송재찬, 146) / 4
 진창현 선생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에서 대학을 졸업했다. 그러나 조선인은 교사로 받아주지 않아 바이올린을 만들려 한다. 이것도 조선인이라 가르쳐주지 않는다. 그래서 혼자 만들다가 우연히 홍난파 선생과 친했던 시노자키 선생을 만나 기회를 얻는다. 열심히 바이올린을 만들어 국제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콩쿠르 6개 부분 중에서 5개 부문 금메달을 땄다. 초등학생을 위한라 만드는 과정과 노력을 줄여 썼지만 굉장한 분이다. 추천한다.

13층 나무집 (앤디 그리피스, 246) / 4
 황당한 이야기를 그림과 함께 연결해놓은 이야기다. 그림이 많다. 이야기가 사방으로 뻗어나가기 때문에 아이들은 좋아하겠다. 난 아무 흥미가 없었다. 독서초보들에겐 좋겠다.

흑설공주 이야기 (노경실 외, 135) / 4
 백설공주, 인어공주, 신테렐라, 콩쥐팥쥐, 선녀와 나무꾼, 오누이 힘내기 이야기를 새롭게 창작했다. 남자에게 순종하는 여자, 얼굴이 예쁘면 되는 여자 상에서 벗어나 스스로 인생을 개척하는 모습을 그렸다. 좋은 책이다.

크게 외쳐! (박현숙, 188) / 4, 한센병, 차별
 저주 받은 병이라 불린 한센병에 걸린 사람들은 한곳에 모여 살았다. 강제로 소록도에 보내진 때도 있었고, 한센병 걸린 사람들끼리 모여 살기도 했다. 사람들이 그들을 싫어했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었다. 슬비는 부모가 한센병을 앓았다는 사실을 감추고 산다. 슬비 같은 사람들이 크게 외쳐 목소리를 내는 사회가 진짜 좋은 사회이다. 고아와 과부가 떳떳하게 살아가는 세상이 오면 좋겠다. 좋은 책이다.

우리들의 보물섬 제주도 (황선미, 150) / 4
 추자도 아이들이 제주도의 특색을 조사해서 발표준비를 하는 과정을 통해 제주도를 소개하고 있다. 아이들이 작사작곡하고, 제주도 이야기를 모으고, 사진을 찍는 등의 일을 하는데 아쉬운 점은 결말이 나지 않는다. 황선미 작가의 책은 마당을 나온 암탉이 최고였고 나머지는 아쉽다.

꼬불꼬불 나라의 환경 이야기 (이소영, 172) / 4, 환경
 돈만 아는 사장 수염왕이 아끼는 개가 오염된 물을 마시고 병원에 실려 가고, 환경운동가 온난화 여사 때문에 공장을 짓지 못할 어려움에 처한다. 수염왕의 개가 아픈 까닭을 온난화 여사가 찾아낸 뒤에 수염왕도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되고 공장 설립을 취소한다. 각 장의 끝에 환경 관련 내용을 함께 소개한다. 이야기로 되어 있어서 읽기 편하다. 환경교육 기자료로 좋겠다.

위대한 인물들의 결정적 순간 (정제광, 258) / 4, 위인
 세계의 위인 24명에 대한 일화를 소개하고 생애와 관련 사건을 간단하게 소개한다. 늘 등장하는 간디, 마틴 루서 킹 외에 토머스 모어, 헨리 데이비드 소로 등도 나오고 미야자키 하야오, 셰이크 모하메드(두바이 왕자)도 나온다. 나는 간단하게 위인을 소개하는 책보다 한 인물이 생애가 자세하게 나온 책을 좋아한다.

섬마을 스캔들 (김연진, 192, 독후활동 내용까지 포함하면 253) / 4 / 시골, 할머니, 폐교
 온도(따뜻한 섬)분교에 학생이 두 명이다. 한 명이 전학 갈 예정이라 폐교 결정이 내려졌다. 아빠와 새엄마가 너무 바빠서 잠깐 온도분교에 다니게 된 다율이는 폐교 되는 게 싫다. 새엄마의 엄마인 할머니가 너무 좋아서이다. 동네 할머니들이 초등학교에 다니지 못했다는 걸 알고 할머니들을 입학시키려 한다. 따뜻하고 재미있는이다. 추천한다.

귓속말 금지구역 (김선희, 161) / 4, 친구
 세라가 회장이 되자 부회장 예린이가 세라를 따돌리기 시작한다. 엄마까지 끌어들여 아이들 인기를 빼앗아간다. 허수아비가 된 세라는 예린이 기세에 눌려 점점 고립된다. 전학시켜 달라 해도 엄마는 관심이 없다. 예린이가 세라를 보고 친구에게 귓속말을 할 때면 미칠 지경이다. 어느날 예린이의 비밀을 알게 되는데..... 내용 전개가 들쑥날쑥하지만 여자아이들 교우관계에 대해 토론할만한 책이다.

하느님, 한 번 더 기회를 드릴게요. (구드룬 파우제방, 154) / 4, 애완동물, 가족
 니나는 엄마 고양이가 자동차에 치일 때 아기 고양이를 구한다. 집에 데려왔지만 엄마가 고양이를 가져오지 못하게 한다. 고양이를 안고 무작정 길을 나섰다가 구걸하는 노숙자, 망명 온 가족, 술집 언니, 길거리에 그림을 그리는 오빠를 만난다. 저자의 다른 책 핵폭발 뒤 최후의 아이들을 읽을 때 낯설었는데 이 책도 전개방식이 낯설다. 내겐 괜찮은 책이었다.

달꼬마이 (, 222) / 4, 농촌의 슬픈 현실, 가족
 농촌이 무너진 1970-80년대 모습을 잘 표현했다. 슬픔에 슬픔이 끊이지 않고 밀려와 가정을 무너뜨리고 가족관계를 깨뜨리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다. 그런데 이게 모두 실화라니 더 슬프다. 아이들에게 읽으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바이 바이 (이경자, 191) / 4, 재일동포
 일제 강점기 때 징용으로 일본에 끌려간 동포들은 대부분 대한민국에 돌아오지 못했다. 일본이 보내주지 않았다. 재일동포들은 일본인이 아니면서 일본에 살아야 했다. 갖은 수모를 당하면서. 재일동포와 자녀들이 겪는 정체성의 혼란을 다루었다. 좋은 책이다.

아주 특별한 시 수업 (샤론 크리치, 100, 비룡소) / 4 /
 뉴베리 상을 수상한 작가가 시를 말한다. 윌리엄 카를로스 윌리엄스, 로버트 프로스트, 윌리엄 블레이크 등의 시를 읽고 다시 시를 썼다. 책을 읽어가면서 저자의 시 수업이 점점 재미있어졌다. 노란 개를 잃은 소년 잭이 시를 쓰면서 슬픔을 이겨내고 자신감을 찾아가는 과정도 보인다. 시 수업할 때 써야겠다.

너나들이 마을 (류성렬, 204) / 4, 가족, 모험, 환상
 ‘는 집에만 들어오면 답답하다. 아빠와 엄마는 대화를 하지 않고 에게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 할아버지 댁에 가서 이혼하겠다고 말한다. 이때 는 꿈을 꾸면서 너나들이 마을에 들어간다. 꿈 속 세상에서 부모를 찾아 꼬인 관계를 풀면 현실에서도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늘 말을 믿고 모험을 시작한다. 어떻게 될까?

자존심 (김남중, 171) / 4
 <기찻길 옆 동네>를 만나서 김남중 작가의 팬이 되었다. 자존심은 동물들의 자존심을 다룬 책이다. 중풍에 걸린 진돗개가 민호네 집에 온다. 백한(닭 종류)은 먹이 주는 민호를 공격한다. 이 병장이 잡아온 딱따구리는 먹이를 거부하고 죽는다. 강희는 물고기를 잡으러 갔다가 물고기를 살려준다. 주현이는 기러기를 잡으려 하고 장수는 공기총을 들고 사냥을 나간다. 모두 재미있고 생각할 게 많은 단편이다. 추천한다.

다섯 손가락 수호대(174, 홍종의)
 은혁이 아빠는 다른 사람이 어려움을 당할 때 그냥 지나가지 못한다. 괜한 일에 끼어들어 손해 본다고 말려도 곤경에 처한 사람을 도와준다. 이번에도 남의 싸움을 말리려다 심하게 다친다. 괜한 일에 끼어들었다가 어려움을 당할까봐 아무도 도와주지 않자 은혁이와 친구들이 범인을 찾아나선다. 물론 아이들이라 아무것도 못하지만 친구 일을 자기 일처럼 도와주는 모습이 기특하다. 주요 등장인물이 모두 트라우마를 가졌다고 설정한 점, 사건 사이의 연결이 느슨한 점이 아쉽지만 좋은 주제를 다루었다.

선사시대 제물이 된 찬이 (최영미, 103) / 역사
 아이들이 어려워하는 내용을 쉽게 풀어 쓰는 방법으로, 아이를 당시 시대로 보내 거기서 겪는 일로 시대를 소개하는 방법이 있다. <노빈손> 시리즈, <스쿨버스> 시리즈가 인기를 끈 건 어려운 내용을 재미나게 풀어 썼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런 종류의 책 중에서도 잘 쓰였다. 선사 시대만을 배경으로 삼아 짧게 썼다. 선사 시대의 정보뿐만 아니라 당시 사람들의 삶을 느끼게 만들었다. 좋은 책이다.

해와 달이 된 오누이가 태양계를 만들어 (이지민, 91) / 4
 <해와 달이 된 오누이>로 독서토론 질문을 만들기 위해 도서관에서 책을 찾아봤다. 옛이야기에 나오는 내용을 과학 지식과 연결해서 소개했다. 해와 달이 된 오누이가 태양계를 만들어옛이야기에 나오는 내용을 과학 지식과 연결해서 소개한 책이다. <해와 달이 된 오누이>에 나오는 해와 달로 태양계를, <토끼전>에 나오는 간으로 소화 기관을, <흥부와 놀부>에 나오는 제비로 새 종류를, <혹부리 영감>에 나오는 노래로 소리를, <요술 맷돌>에 나오는 소금이 짠 까닭으로 바닷물을, <설문대 할망>에 나오는 제주도로 화산을 소개했다. 그림이 화려해서 아이들이 좋아하겠다.

씽씽 달려라, 허벅지 (우성희, 120) / 4
 영찬이와 시아는 6년째 친구다. 같은 반인 데다가 강아지 산책도 같이하고 떡볶이도 같이 먹는다. 그런데 영찬이가 좀 달라졌다. 자꾸만 빛나를 쳐다본다. 빛나는 여우 짓을 하며 영찬이 마음을 훔친다. 화가 난 시아는 빛나가 잘하는 피겨 스케이팅을 배우기 시작하는데 영 안 된다. 친하게 지내던 영찬이가 빛나를 따라다니면서 기분도 안 좋다. 피겨 스케이팅도 잘 안 된다. 영찬이가 빛나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하는 모습을 보고 화가 나서 집에 간 날, 가족들이 피겨 같은 거 잊고 스피드 스케이팅을 해보라고 한다. 시아에게 딱 어울리는 운동이라고. 과연 시아는 스피드 스케이팅을 할까? 건강한 자아상을 갖게 해주는 내용이다. 좋다.

에이 아이 내니 (박미정, 163) / 4
 주인공 별이는 고아다. 18살까지 AI 내니의 도움을 받으며 산다. 내니만 있어도 별이는 외롭지 않다. 내니를 만든 사람은 찬우 아빠다. 그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별이는 찬우네 가족과 친하게 지냈다. 찬우 부모님의 관심이 소홀한 틈을 타서 찬우가 호수로 내려갔고, 김별과 찬우 동생이 따라갔다. 그러다가 별이와 동생이 물에 빠졌고, 뒤늦게 온 내니가 별이를 구했다. 찬우 아빠가 만든 AI가 찬우 동생이 아니라 별이를 구했으니 찬우 아빠와 엄마는 찬우와 AI를 보고 싶어 하지 않았다. 찬우도 별이를 싫어하며 왕따를 시킨다. 별이와 내니는 어떻게 될까?
 AI와 인간의 관계를 토론하기 좋은 책이다. 초등, 중등 모두 토론할 수 있다.

살바도르, 기후 위기에 대한 도전 (살바도르 고메즈 콜론, 111) / 환경
 2017, 허리케인 마리아가 푸에르토리코를 강타한다. 15살 소년 살바도르는 가족과 함께 피해를 복구하다가 더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야겠다고 생각하고 클라우드 펀딩을 시작했다. 모금한 돈으로 태양광 램프와 수동 세탁기를 나눠주는 과정을 담은 책이다. 기후 위기로 위기를 겪는 사람들을 돕는 이야기를 통해 기후 위기의 위험성을 깨닫고,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인간의 도전과 인류애를 느끼게 한다.

가정 통신문 시 쓰기 소동 (송미경, 127) / 4
 동시에 빠진 선생님 몇 분이 추천해서 읽었다. 비둘기초등학교에 땡땡이 선생님이 왔다. 조용하고 말이 없어서 소문만 무성한 분이다. 땡땡이 선생님이 전교생에게 보내는 가정 통신문을 맡게 되었는데, 대뜸 시를 쓰자고 한다. ‘무슨 시야?’ 하며 걱정했는데 의외로 반응이 괜찮다. 가족과 이웃까지 모두 시에 조금씩 젖어들며 시를 쓰는 과정을 이야기로 썼다.
 공감하는 내용도 있지만, 책 내용에 빠져들지는 않았다. 나는 동시보다 아이들이 쓴 글을 시인 듯 시가 아닌, 시가 아닌 듯 시인 글 좋아한다. 아이들이 쓴 글은 자연의 맛이고, 동시는 인공감미료가 든 것 같다. 내겐 그렇다.그래도 글 쓰는 태도를 알려줘서 좋다.

아이샤의 돌멩이 (조종순, 196) / 4
 에티오피아에는 80개 넘는 부족이 산다. 갈등이 생기면 79개 부족이 적으로 변한다. 부족에서 누군가 해를 입으면 보복이 시작된다. 아이샤의 아버지도 갑자기 잡혀가서 열흘 뒤에 돌아왔다. 돌아온 아버지는 많이 달라졌다. 총을 구해 가족(과 부족)을 지키려 한다. 총을 구하려고 코끼리를 죽여 상아를 판다.
 아버지가 죽인 코끼리에겐 새끼 두 마리가 있었다. 엄마 코끼리가 죽고 코코로와 오코로는 보호를 받지 못한 채 살아간다. 어린 코끼리들이라 위기를 자주 만난다. 다른 동물이 도와주지 않으면 살기 어렵다.
 아이샤는 갈등과 분열을 계속 본다. 코코로와 오코로도 갈등과 위기를 만나지만 동물들의 도움을 받으며 이겨낸다. 그러다가 아이샤와 코끼리가 서서히 가까워진다. 그리고 만난다. 좋은 책이다.

천하제일 치킨 쇼 (이희정, 170) / 4
 황금도깨비상 수상작이다. 나는 사람 마음과 본성, 현실적인 갈등을 다루는 책을 좋아한다. 이 책은 그렇진 않다. 닭으로 만든 요리에 현실을 담은 아이디어가 좋다. 닭 요리를 설명하는 문장을 많이 고민한 것 같다. 양념치킨-꿈은 달콤하지만, 현실은 매콤하다. 윙봉-퍽퍽살이 없으면 쫄깃살이 맛있는지 알 수 없다. 가볍게 읽으면서 경쟁, 우정, , 동물의 권리를 이야기하기에 좋다.

동래성에 부는 바람 (박미경, 200) / 4
 임진왜란 때 동래성에서 있었던 일을 상상해서 쓴다. 송상현 부사는 잠깐 나온다. 부사를 따라온 작은아씨와 덕순이가 주인공이다. 덕순이가 가족과 함께 살다가 작은아씨를 만난다. 아씨와 친해졌는데 왜군이 쳐들어와서 일본으로 잡혀간다. 고향으로 돌아갈 날을 기다리며 오사카성에서 지내던 이야기도 나온다. 서재에서 우연히 집었다가 단숨에 읽어버렸다.

 

3-4학년

 1, 2학년 때 왕성했던 상상력이 현실성을 갖추기 시작합니다. 주변 사회에 호기심을 갖고 관심분야가 생깁니다. 그림이 없어도 책을 보며 연상력이 생깁니다. 논리적 사고도 발달하여 공감과 비판, 찬성과 반대를 표시합니다. 독서능력의 차이가 가장 많이 벌어지는 때입니다. 이때 책을 놓치면 다시 책에 관심을 갖게 하는데 배나 힘들어집니다.

- 낱말과 어휘를 왕성하게 배우고 사전을 찾을 수 있게 된다.
- 이야기를 간추릴 수 있고 다른 사람에게 줄거리를 말할 수 있다.
- 초등학교 교육과정에서 요구하는 주제 찾기, 글감 찾기, 중심문장 찾기, 줄거리 간추리기 등을 할 수 있다.
- 직유와 비유, 은유를 서서히 이해한다.
- 관심을 갖는 분야가 생기며 긴 글을 읽을 수 있다.
- 등장인물을 비판할 수 있다.
- 자기가 겪고 있는 현실과 관련된 이야기, 현실에서는 전혀 있을 수 없는 상상의 세계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저는 이때 시리즈를 많이 소개했습니다. 나니아연대기 6, 오즈의 마법사 1-14, 추리나 과학시리즈, 동물과 곤충 시리즈를 많이 읽습니다. 좀 빠른 아이는 해리포터도 읽습니다. 살아남기 시리즈, why 시리즈도 많이 읽습니다. 몇 가지 시리즈는 조심해야 합니다. 살아남기 시리즈는 한 번 빠지면 다른 책을 보지 않기 때문에 사지는 않습니다. 적어도 중독성을 이겨낼 정도가 되어야 곁에 둘 수 있습니다.

3학년만 되어도 한 분야의 전문가가 생깁니다. 곤충, 로봇전문가들이 과학시간에 아는 이야기가 나오면 아예 가르치려고 듭니다. 자기 지식을 내보일 기회가 생겼는데 가만 있을리 없습니다. 격려하고 칭찬해야 하지만 조심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계속 곤충 이야기만 읽습니다. 아이가 책을 읽는 게 아니라 책이 아이를 끌어당겨 다른 곳에 눈을 돌리지 못하게 만듭니다. 곤충을 좋아해서 관련 책을 열심히 읽는 시간만큼 다른 책도 봐야 합니다. 아인슈타인의 말처럼 지식을 쌓는 아이보다 동화를 읽는 아이가 더 똑똑해지는 법입니다. 하버드 의대나 MIT 공대 교과과정 교양필수에는 문학 과목이 절반 이상입니다. 인간으로서 함께 공유하는 마음이 없으면 치료도, 개발도 소용없습니다.

오히려 현실에 바탕을 둔 이야기, 살면서 겪을 수 있는 이야기를 읽어야 합니다. 우정과 사랑, 이해와 배려, 도전과 모험 같은 덕목을 길러주는 책이 좋습니다. 상상의 나라를 떠돌던 아이들이 현실에 닻을 내리고 친구를 사귀며 어울리는 이야기를 통해 좋은 성품을 길러야 할 때입니다.

2015년부터 제가 읽은 책 중, 1~2학년을 위한 책입니다.
아이마다 독서 수준이 다르므로 해당 학년에 정확하게 맞지는 않습니다.
책은 읽은 순서대로 소개했습니다
위에 있다고 더 좋거나 아래에 있다고 나쁜 건 아닙니다.

특히, 제 취향이 여러분과 안 맞을 수도 있습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책은 제목을 빨강으로 표시했습니다.)
여기 있는 책을 아이가 싫어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아이는 자체로 특별한 선물이랍니다.

나도 편식할 거야. (유은실, 55) / 1
 반전 있는 재미난 이야기. 편식하는 아이들뿐 아니라 아이, 어른 모두 재미나게 읽을 책이다. 유은실 작가는 잔잔하고 슬픈 이야기를 많이 쓰는데, 이 책은 완전 다르다.

우리 사부님이 되어 주세요. (김리리, 92) / 1
 축구 클럽에 다니는 세 아이가 클럽에 다니지 않는 세 아이와 시합을 한다. 클럽 아이들은 코치에게 배우지만 다른 세 아이는 그럴 처지가 아니다. 그래서 찾아낸 사부가 동네 형이고, 아빠다. 형과 아빠는 과연 훌륭한 사부일까? 축구 시합 이야기에 따뜻한 결말을 담았다. 참 좋은 책이다. 남자 아이들이 좋아하겠다.

토뚜기가 뛴다. (윤미경, 99) / 전학년
 아이들이 등교하기 전에 1주일에 한 번씩 책을 나눠주었다. 많이는 30, 적게는 20권 읽은 책 중에 이 책이 가장 재미있다고 했다. 재미있다. 토론거리와 감동도 있다. '아이들이 뽑은 책이 괜찮네!'

화해하기 보고서 (심윤경, 84) / 전학년
 작가의 말에 따르면, 현실을 담은 동화를 만나고 싶다고 한다. 현실 아이들이 주인공인 동화. 너무 착한 아이, 현실성 없는 마법 이야기가 아니라 진짜 아이가 실제 모습으로 살아가는 이야기. 엄마가 혼내고 아이는 말을 안 들어서 화해하기 보고서라도 써야 하는 현실 이야기. 그래서 쓴 동화라 한다. 재미있다.

내 맘대로 학교 (송언, 87) / 전학년
 '만세'는 학교가 재미없다고 생각한다. 조회부터 공부시간, 체육시간도 재미있다. 어떻게 하면 학교가 재미있어질까? 송언 작가가 교사여서 학교의 모습을 잘 담았다. 간단한 아이디어로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학교를 만들었다. 재미있다.

특별한 동물원 (박주혜, 51) / 1-2
 좋아하는 친구의 관심을 끌려는 어린이 마음을 잘 나타냈다. 상상에 빠져 사는 모습도 잘 나타냈다. 특히 엄마가 아이의 상상을 터무니없다고 하지 않고 받아줘서 좋다. 쉽고 재미나다.

화요일의 두꺼비(러셀 에릭슨, 119) / 전학년
 페북 친구의 글을 보고 찾아 읽었다. 고모에게 있는 음식을 나눠주려고 나선 두꺼비가 올빼미에게 잡힌다. 올빼미 생일이 되면 잡아먹히는데 그전에 올빼미 집을 청소해주고 차를 같이 마시고 이야기를 하면서 친구가 된다. 친구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좋은 책이다.

백점백곰 (김유, 83) / 2
 부모님과 할머니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태어난 백고미. 힘이 세고 공부도 잘한다. 공부 잘하면 최고라고 생각하며 늘 백점을 받는다. 그러나 친구들에게 친절하진 않다. 전학생 최고봉은 공부도 잘하고 친절하다. 고미는 최고봉이 친구들에게 친절한 모습을 보면서 고민한다. 친구 말숙이가 고개 너머 어딘가에 갔다 오더니 바뀐 걸 보고 고미도 장롱 귀신을 만나러 간다. 어떻게 될까?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재미난 책이다.

안읽어 씨 가족과 책 요리점 (김유, 123) / 2
 재미난 아이디어로 글을 썼다. 아빠 안읽어 씨는 책을 안 읽는다. 보여주기 용도로 들고 다닌다. 엄마 산만해 여사도 책을 안 읽는다. 라면 받침 등 다른 용도로 책을 쓴다. 딸 안봄도 책을 안 읽는다. 개 왈왈이 책을 읽을 리가 없다. 책 주변을 맴돌면서도 책을 읽지 않는 가족 이야기를 재미나게 썼다. 결국 책을 읽겠지만, 과정이 재미있어서 아이들이 좋아하겠다. 책을 읽으라고 강요하며 잔소리하지 말고 이런 책을 한 권 읽어주면 어떨까?

고양이 인간이 된 선생님 (임소영, 98) / 2
 <고양이 인간이 된 선생님><214번째 비상 상황> 두 편의 동화가 나온다. 선생님이 고양이로 변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는 상상을 자극한다. 214번째 비상 상황은 병정개미들이 첫 전투에 나서는 과정을 보여준다. 약한 병정개미가 제 역할을 해내는 이야기다. 우리 반 아이들에게 읽어줬다. 반응은 보통!

강태풍 실종 사건 (박채현, 139) / 2
 강태풍은 안하무인 외아들이다. 자기만 안다. 배려와 친절은 눈꼽 만큼도 없다. 이런 캐릭터 소개가 나오면 극적인 사건과 사고가 일어나서 변하는 내용으로 끝난다. 이 책도 그렇다. 태풍이가 구슬에 빨려 들어가고 엄마가 태풍이를 찾아다닌다. 태풍이가 했던 나쁜 짓을 구슬 안에서 그대로 당하다가 정신을 차리는 이야기다. 저학년에게 맞는 책이다.아이들에게 읽어줘야겠다.

백구 똥을 찾아라 (김태호, 76) / 2
 김태호 작가는 기발한 내용으로 글을 쓴다. 생각이 독특하다. 제후의 선택이 좋아서 김태호 작가의 책을 여럿 읽었다. 다 재미있었다. 백구 똥을 찾아라는 새로운 원님이 부임하면서 일어나는 내용이다. 나쁜 원님이 당하는 이야기이다.

갑자기 악어 아빠 (소연, 91) / 2
 잔소리하던 아빠가 악어로 변한다. 다른 집에서는 엄마가 개구리나 나무늘보로 변한다. 악어로 변한 아빠랑 같이 먹고 놀면서 즐겁다. 잔소리 해방의 날이다. 그러나 잔소리를 듣지 않아 좋지만, 집이 엉망이 된다. 아이들이 악어 아빠랑 놀면 놀수록 아빠가 커진다. 집을 가득 채울 정도로 커지는데~ 저학년 아이들과 이야기하기에 좋은 책이다.

운동장 아래 100층 학교 4 (최은옥, 150) / 2
 아이들이 검은 안개를 이기고 드디어 100층 학교를 완성했다. 그런데도 문제가 생긴다. 아이들이 아니라 어른들 때문에. 과연 어른들에게 무엇이 필요할까? 바로 101층에 해답이 있다. 101층은 어른들의 00이 모인 학교다. 무얼까?

운동장 아래 100층 학교 3 (최은옥, 134) / 2
 100층 학교를 기대하는 아이들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가가 '검은 안개'를 만들었다. 아이들이 살아가면서 부딪치는 어려움을 '검은 안개'가 유혹하는 내용이다. 게임에 빠진 아이, 존재감이 없는 아이, 부모가 시키는 대로 하는 아이가 친구를 만나고 자신의 꿈을 꾸는 모습으로 바뀐다. 가볍게 생각하고 이야기하기에 좋다.

운동장 아래 100층 학교 2 (최은옥, 136) / 2
 아이들이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100층 학교에 들어간다. 지난번보다 층수가 두 배나 늘어 50층 넘게 만들어졌다. 한 번 위기를 해결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더 재미나게 지낸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어려움이 다가오는데~ 이 문제 역시 현실을 잘 반영했다. 이야기 구조는 비슷하나 내용과 위기가 달라져서 1층과 다른 느낌을 준다.

운동장 아래 100층 학교 1 (최은옥, 128) / 2
 운동장 아래에 학교가 또 있다. 아이들의 상상력으로 지어지는 학교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상상하면 학교가 계속 지어진다. 운동장 아래 100층 학교에 들어간 아이들이 상상력을 발휘하며 즐겁게 노는 가운데 위기가 다가온다. 현재 아이들이 겪는 일을 반영한 문제이다.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학교가 계속 지어진다. 어떻게 할까?

잔소리 붕어빵 (최은옥, 79) / 2
 잔소리 듣기 싫어하는 병찬이가 엄마에게 잔소리 붕어빵을 준다. 잔소리 붕어빵을 먹으면 잔소리를 거꾸로 한다. 엄마는 병찬이에게 게임해라, 학원 가지 마라, 놀아라 말한다. 병찬이는 어떻게 될까?

당나귀 실베스타와 요술 조약돌 (윌리엄 스타이그, 55) / 2
 당나귀 실베스타는 우연한 기회로 좋은 꿈을 꾸다가, 갑자기 들이닥친 어려움에 놀라 자기 자신에게 갇혀버린다. 한 해가 지나 사람들이 더 실베스타를 기억하지 않을 때, 실베스타의 부모가 우연히 실베스타를 제자리로 돌아오게 만든다. 짧은 이야기에 생각할 내용을 많이 담은 책이다.

무적 말숙 (김유, 84) / 2
 단순한 이야기라 저학년에게 알맞은 책이다. 천하무적 말숙이가 자기 모습을 깨닫고 변하는 이야기이다. 과장된 표현과 상상의 이야기가 저학년 아이의 흥미를 자극하겠다.

황금글똥의 비밀 (김미형, 108) / 2
 ‘나도 동화책을 써볼까?’ 하는 마음을 일으킨 책이다.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치는 과정과 비슷한 점이 많다. (글똥 누기는 하지 않지만) 떠오르는 등장인물도 몇 있다. ‘위기가 있어야 재미있을 텐데 어떤 위기를 써야 하나?’ 생각하며 책을 읽다가 동화 쓰기를 포기했다. 작가가 플롯을 너무 잘 만들었다. ‘역시 작가는 작가다.’ 이 책 참 좋다. 아이들과 뭔가 해봐야겠다.

개똥은 가만히 누워 잠을 잔다 (이호철, 184) / 2 시집
 이호철 선생님이 경산 성암초등학교 2학년 아이들 가르치며 만난 시 모음집이다. 2학년이 6학년처럼 글을 쓴다. 한 해에 시 몇 편 만나기 어려운데 선생님은 책 한 권을 만났다. 이호철 선생님은 어린이 시에서 눈에 띄는 분이다.

, 이사 갈 거야.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71) / 2
 삐삐로 잘 알려진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은 아이 마음을 잘 안다. 다섯 살 로타가 심통을 부리다가 옆집 다락방으로 이사 가는 소재 자체가 아이 마음을 그대로 드러낸다. 작가는 로타의 마음을 이해하는 부모를 안겨주고 아이가 어떻게 마음을 돌이키는지 보여준다. 설명하고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방법도 좋지만, 아이 눈높이에 맞게 반응하라고 말한다. 아이에게 명령하고 부모 뜻대로 하려는 분이 읽으면 애 버릇 나빠지게 뭐 하는 짓이냐?’ 하겠지만. 나는 린드그렌이 보여준 모습이 마음에 든다. 아이 마음을 알면 명령하거나 협박하지 않아도 아이가 말을 듣는다.

에밀은 사고뭉치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151) / 2
 참 좋아하는 작가 린드그렌의 책을 오랜만에 읽었다. 순진한 장난꾸러기 에밀이 즐겁게 놀다 보면 일이 생긴다. 에밀에게는 즐거운 일이지만, 어른에게는 사고다. 그래도 에밀은 자신감 넘치는 아이로 자란다. 에밀 곁에 에밀을 믿고 사랑하는 가족이 있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사랑을 선물하라고 하셨던 린드그렌의 생각을 그대로 담은 아이가 에밀이다. 즐겁게 읽었다.

무툴라는 못 말려 (베벌리 나이두, 132) / 2
 꾀돌이 토끼 무툴라가 동물들을 속이면서 일어나는 이야기. 가볍게 읽을 재미난 책이다. 아이들이 좋아하겠다. 교훈이나 주제를 찾지 않고, 이야기 자체를 즐길 책이다.

김치는 영어로 해도 김치 (이금이, 141) / 2
 우리 문화를 12달에 맞춰 소개한다. 이금이 작가가 김치 좋아하는 외국인 이야기, 고모가 아기를 낳은 이야기 등을 쓰고 우리 문화를 하나씩 설명한다. 재미나다.

소원 떡집 (김리리, 80) / 2
 『장군이네 떡집과 함께 출판된 만복이네 떡집후속편이다. 장군이네 떡집보다는 낫지만 만복이네 떡집정도는 아니다. 그래도 소원 떡집까지는 괜찮다.

장군이네 떡집 (김리리, 80) / 2
 『만복이네 떡집후속편이다. 먼저 쓴(또는 영화로 찍은) 작품만 한 게 없다더니 만복이네 떡집이 더 좋다. 아이들도 만복이네 떡집은 좋은데 이건 별로라 한다.

검정 연필 선생님 (김리리, 143) / 2
 단편 세 편이 실렸다. 오줌 싸며 구박 받는 첫째 딸의 고민을 담은 <이불 속에서 크르륵>에는 도깨비가 나온다. 시험 점수 걱정을 덜어주는 <검정 연필 선생님>에는 검정 연필이 나온다. 할머니의 잔소리가 지겨운 사랑이는 <할머니를 훔쳐 간 고양이>에게 할머니 기억을 가져가 달라고 부탁한다. 가정에서 일어나는 아이들 마음을 잘 다룬 책이다.
 『빨강 연필검정 연필 선생님의 확장판 같은 느낌이다. 검정 연필이 먼저 나왔으니 신수현 작가가 검정 연필을 읽고 빨강 연필을 썼을 수도 있다. 김리리 작가에게 빨강 연필에 대한 생각을 들었다. 딱 알맞은 대답을 해주었다. 두 작가 모두 참 좋은 분들이다.

뻥이오, (김리리, 91) / 2
 순덕이는 말귀를 알아듣지 못한다. 말귀를 알아먹는 귓구멍이 조그마하게 뚫려서이다. 뻥 크게 뚫으면 어떻게 될까? 너무 잘 알아듣는다면, 상대가 말하기 전에 이미 안다면? 그러면 순덕이는 친구들에게 사랑을 받을까? 재미있는 책이다. 못 알아듣는 아이가, 잘 알아듣는 아이가 되더니 이야기꾼으로 바뀐다. 작가의 이야기 같다. 특히 옛이야기를 새롭게 해석하는 내용이 마음에 든다. 좋은 책이다.

만복이네 떡집 (김리리, 52) / 2
 만복이는 입이 거칠고 친구들을 함부로 대한다. 어느날 자기와 이름이 똑같은 만복이네 떡집을 보고 들어갔는데 한 떡을 팔고 있다. 쑥떡을 먹으면 사람들이 쑥떡쑥떡하는 소리가 들리고, 꿀떡을 먹으면…… 떡 값도 하다. 천 원, 이천 원이 아니라 좋은 일 한 개, 친구들 웃음 다섯 개…… 만복이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까?

봄날의 곰 (송미경, 95) / 2
 『돌 씹어 먹는 아이를 쓴 송미경 작가는 상상력이 참 좋다. 실제로는 일어나지 않는 일이지만 읽고 나면 '우리 이야기'처럼 느껴지게 글을 쓴다. 늘 똑같은 일상을 사는 아이들의 교실에 곰 한 마리를 보내 사건을 일으킨다. 우리의 삶을 재미나고 즐겁게 만드는 ''이 무언지 찾아보면 좋겠다. 좋은 책이다.

동동이 실종사건 (안미란, 55) / 2
 개가 주인공이다. 1-2학년은 가 주인공인지 모를 수도 있겠다. 자매 사이의 관계와 착한 아이가 누구인지 말한다. 이야기가 재미있고 여운도 있다. 짧지만 좋은 책이다.

이구아나 할아버지 (박효미, 90) / 2
 희경이가 키우는 이구아나를 할아버지는 뱀이라 부르며 질색한다. 할아버지가 희경이 집에 오면서 이구아나를 보내라 말라 갈등이 생긴다. 할아버지는 투박하고 거칠게 표현한다. ‘표현을 잘했지만 보통 책이네!’ 하고 읽다가 마지막에 놀랐다. 예상했던 결론인데도 좋았다. 아이들과 함께 읽고 할아버지, 할머니에 대해 이야기하면 좋겠다.

 

1-2학년

 그림책에서 이야기책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입니다. 학교생활을 시작하면서 사회적 상호작용, 공동체의식이 생기지만 자아의식이 앞섭니다. 조금씩 공동체의식을 길러가는 때입니다. 지적호기심과 성취욕구가 강하고 감수성, 추리력이 발달합니다. 무엇보다 상상력이 최고로 발달하는 시기입니다. 환상적인 창작동화, 상상의 세계를 보여주어 상상력을 길러주는 책을 읽어야 합니다. 관심이 습관으로 이어지는 단계이므로 재미있는 책을 읽어야 하는데 환상과 상상의 세계가 이런 역할을 합니다.

 이 시기는 비밀 행동에 흥미를 갖습니다. 거짓말이나 절도 등의 비행이 싹트는 시기입니다. 그래서 옳고 그름을 판단하게 하고 판단에 따른 결과를 느끼게 해야 합니다. 착한 사람의 나쁜 면이나 나쁜 사람의 인간적인 면은 나이가 들어서 보여주어도 됩니다. 아이에게 다양한 가치를 접하게 해야 하지만 선악만큼은 정확한 기준을 제시해 주어야 합니다. 권선징악이 어른들에게는 유치하지만 아이들에게는 선악의 개념을 명확하게 알려줍니다. 이걸 보여주는 좋은 방법이 우화입니다. 이솝우화, 탈무드 동화, 톨스토이 동화는 재미있으면서도 교훈을 주기 때문에 좋습니다.

 저는 다독보다 집중독을 강조하지만 그건 5,6학년 때입니다. 1-2학년 때는 다독이 더 중요합니다. 이때는 유해서적이 아니라면 이것저것 막 읽어도 도움이 됩니다. 기분 내키는 대로 골라잡아 읽어도 책이 주는 여러 가지 유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정보흡수력이 워낙 빠른 시기인데다가 흡수할 수 있는 공간도 넓습니다. 계속 깨닫고 배우고 저장합니다. 하지만 한 가지 주제만 읽게 하면 그런 종류의 책에 고착되기 쉽습니다. 만화보다는 그림책을 많이 보여주세요. 1,2학년 때 이미 한 분야의 책에 빠지면 편협한 읽기를 합니다. 그러기 전에 폭넓은 지식과 이해를 길러야 합니다.

 1-2학년은 학부모 역할이 아주 중요합니다. 책 읽을 때 함께 해주어야 합니다. 강요하면 영영 흥미를 잃고 책 읽으라는 말만 들어도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독서가 즐거움이 되도록 다독이고 칭찬하고 곁에 함께 앉아주세요.

 책을 고를 때는 편집상태를 잘 보고 골라야 합니다. 안데르센 동화만 해도 수십 가지가 됩니다. 아이와 함께 책을 읽다 보면 아이가 편안하게 생각하는 편집양식이 있습니다. 제 첫째 딸은 계통이 명확하게 나누어진 글, 표나 그림으로 설명이 들어있는 편집을 좋아합니다. 둘째는 반대로 분위기를 잘 살린 삽화가 들어있는 편집을 좋아합니다. 저마다 가진 독특한 특성을 살려 책을 읽게 도와주면 독서습관이 잘 자리 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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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 졸업식은 다음주 금요일이에요. 방학하면 곧바로 설날!!
 
아직도 1주일 남았어요. 방학을 늦게 하니 좋네요. ㅎㅎ
졸업하는 아이들을 위해 준비할 시간이 많잖아요.
 
아이들과 같이 편집한 졸업앨범도 여유롭게 받았고 아이들 글로 가득 채운 문집도 마무리 단계네요.
 
1~5학년 동생들 응원과 사진을 담은 축하 영상도 받았고, 6학년 아이들 추억을 담은 졸업 기념 영상도 받았어요.
지난해 아이들은 자기만 사랑해달라 외치며 졸업했는데 올해 아이들은 서로 사랑하며 졸업하네요.
 
지난해 아픈 기억이 이렇게 사라집니다.
오늘은 아이들이 두 시간 동안 글을 썼어요.
 
<초등학교 성장 기록>과 <성장에 도움을 준 사람들>
 
엄마와 아빠, 할머니와 할아버지, 선생님도 있지만 친구를 쓴 아이가 많아요.
 
얘네는 6년 동안 같은 반으로 지냈어요. 1년 만나는 선생님보다 친구가 더 소중하지요.
 
친구가 고마운 까닭도 단순해요.
 
재미있게 놀아줘서. 친구가 되어줘서. 한 마디로 말하면 이 책 제목과 같아요.
“심심해 뭐하고 놀까?”
 
 
글씨가 하나도 없는 책이에요.
 
다음 주에는 아이들에게 이 책을 보여줘야겠어요.
 
오늘까지 6교시했는데 다음주엔 4교시만 해요.
 
저는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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