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숙 선생님 강의를 들었다.
진지한 내 스타일의 단점을 알기에
활발하고 재미난 선생님 모습을 부러워했는데~
역시! 이야기에 쏙 빠져들어 귀를 쫑긋!
소년원에서 가르친 아이들 이야기 들으며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 1.
2000년, 신규 2년차 교사가 도움을 요청했다.
엄마는 안 계시고 아빠는 교도소, 형은 소년원에 간 아이!
선생님은 시장통에 있는 건물 옥탑방에 사는 아이 담임이 되었다.
아이는 아빠와 알고 지내던 건달 같은 사람과 같이 살았다.
아이 아버지가 교도소에서 담임에게 편지를 보내며 협박도 했다.
어느 날 가출한 아이를 오락실에서 겨우 찾았는데
집에 보내면 또 가출할 것 같아서
하룻밤 재워 줄 사람 찾다가 아무도 없어서 나한테 전화했다.
집에서 아이 목욕시키고 재워주었다.
이 이야기 완전히 잊었는데 3년 전에 선생님이 알려줘서 기억났다.
욕조가 까맣게 되었던 장면이 기억났다.
이야기 2.
몇 년 뒤에 신문에 내 이야기가 났다.
재소자가 편지를 보내며 도움을 요청했다. 착한 마음으로 도와주었다.
그림에 있는 ‘교도관 확인 도장’을 믿고 돈도 좀 보내줬다.
돈 달라고 사기 치는 거라면 교도관이 제재했을 거라고 생각했다.
1년 넘게 편지를 백 통 이상 주고받았는데 어느 순간 소식이 끊겼다.
출소해서 잘 사는지, 미안해서 연락이 없는지~
이야기 3.
최근 2년 동안 소년원 학생들이 쓴 편지를 심사했다.
학생들이 쓴 편지 읽으며 여러 번 울었다.
서현숙 선생님 강의 들으며 그 학생들이 생각났다.
말할 수 없는 사연들이 참 많았다.
아이들 사연을 ‘써먹는다는 느낌이 싫어서’ 감춰두었다.
책뜰안애에서 얼굴 맞대고 앉으면 이야기하려나?
오늘 국어 시간에 ‘인물이 추구하는 가치’를 공부하다가
“너희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무엇이냐?” 물었다.
행복, 기쁨, 재미, 그리고 돈.
소년원에 간 아이들도 돈 많이 벌고, 재미나게 살고 싶었겠지.
그냥 이런 생각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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