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에는 무게가 있다.
가벼운 말이 있고 무거운 말이 있다.
나는 말에 무게를 싣는다.
내 말이 가볍게 사라지면 실망한다.
가벼운 문장으로 글을 써야지 하면서도 자꾸만 무거워진다.
글이 무거워지면 읽는 사람이 지친다.
내가 쓴 책 대부분 무거운 편이다.
조금 가볍게 책을 썼다면 좋았겠다고 생각한다.
나와 다른 사람이 있다.
가볍게 말하고 가볍게 받아들인다.
상대가 말을 가볍게 하는지 무겁게 하는지 신경쓰지 않는다.
가볍게 하는 말을 가볍게 받는 거야 괜찮다.
그러나 무겁게 하는 말을 가볍게 받으면 마음이 어긋난다.
무게를 담은 말을 자꾸 가볍게 넘기면 무시당한 기분이 된다.
상대가 말을 가볍게 여기는 게 자신을 가볍게 대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저 사람은 도대체 왜 저럴까?” 한다.
마음이 맞지 않는다고 다 나쁜 건 아니다.
좋을 때도 있다.
말에 감정을 푹 실어 무겁게 말하는데도 상대가 화를 내지 않는다.
분노를 담아 짜증스럽게 하는 말을 듣고도 가볍게 넘긴다.
좋은 사람이어서 그러기도 하지만, 말을 가볍게 듣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짜증 내며 말하는데도 화내지 않고 받아주면
“저 사람 괜찮다. 내가 짜증 내는데도 웃다니!” 하게 된다.
말을 무겁게 하는 사람은 말의 무게를 더 감당해야 한다.
자신이 지운 무게다.
상대가 모르는 짐을 지고, 혼자 세상 짐 다 진 것처럼 생각한다.
외롭다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말을 가볍게 하는 사람은 고민 없이 편하게 산다.
그러나 가볍기 때문에 때에 알맞은 말을 하기 어렵다.
사람은 고민이 생길 때 가벼운 사람을 찾지는 않는다.
가볍게 말하는 사람은 가벼운 관계가 한계이고,
무겁게 말하는 사람은 무거운 관계를 누리지 못해서 고민이다.
나는 문장을 사랑한다.
무게를 담은 문장을 좋아한다.
무겁게 말하는 사람이었다.
지금도 무게를 담아 말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가볍게 하는 말이 많아졌다.
경우에 알맞은 말이 은쟁반에 담은 금사과 같다고 성경에 쓰였다.
말의 무게가 때론 가볍고, 때론 무거워야 한다.
둘을 잘 구별하면 좋겠다.
- 다윗 왕이 아들 문제를 방치하다가 고통을 당하는 모습을 묵상하며 쓴 글이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