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교원능력개발평가를 한다.
부작용도 있지만, 담임이 여러 과목을 가르치는 초등에서는 필요한 부분도 있다.
몇 번 받았던 마음 아픈 내용이, 사실은 내 단점이다.
올해는 독기 넘치는 애들을 만났다.
1학기 때는 싸우고, 욕하고, 악담을 퍼붓고, 뛰쳐나갔다.
지금은 독기가 빠졌다.
교실에 애들만 두고 가도 불안하지 않다.
다만 독기가 빠진 대신 장난기가 늘어 시끄럽다.
졸업이 다가오자 점점 공부하지 말고 놀자고 난리법석이다.
오늘 교원능력개발평가 결과를 받았다.
※ 선생님께 바라는 점은?
- 아프지 마세요. 선생님 건강하세요.
※ 선생님의 좋은 점은 무엇입니까?
친절하다는 응답 외에 길게 쓴 대답 세 개
- 공부를 쉽게 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 학생들에게 친절히 해주시고 재미를 유발해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잘 가르치지 못하는 것 같아 늘 고민했는데~)
그리고 <<공부를 잘 가르쳐 주신다. 나를 사랑해 주신다.>>
이 아이 누군지 알겠다.
폭발했던 아이, 전담 선생님 욕하고 뛰쳐나간 아이 같다.
폭발할 때마다 아이에게 말했다.
“내가 널 사랑하잖아. 내가 널 사랑한다고!”
나 자신을 소진해가며 상담하면서 한 가지 기대했다.
‘언젠간 알 거야. 시간이 지나면 내 마음을 알 거야!’
몸은 아직도 아프지만, 마음은 조금씩 낫는다.
참 힘든 한 해가 이렇게 지나간다.
"주 하나님이 웃사에게 진노하셔서, 거기에서 그를 치시니,
그가 거기, 하나님의 궤 곁에서 죽었다.
주께서 그렇게 급격히 웃사를 벌하셨으므로, 다윗이 화를 내었다."

언약궤를 옮기며 다윗은 찬양대와 함께 축하했다. 일찍 샴페인을 터트린 셈이다. 언약궤를 다 옮기지 못한 채 웃사가 죽었다. 다윗은 이런 일이 일어나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을 것이다. 언약궤를 다윗성으로 옮긴다는 생각에 들떠 반드시 생각해야 할 과정을 놓쳤다. 그런데도 v8 하나님이 웃사를 쓰러뜨렸다고 다윗이 분노했다.

다윗은 여호와께서 자신의 생각대로 행하시지 않자 화가 났다. 다윗의 결정이 올바르지 않았는데도 화가 나서 자신을 돌아보지 못했다. 하나님과 온전한 관계에 있었다면 여호와의 뜻을 이해하고 받아들였을 것이다. 오히려 회개하며 여호와께 나아갔을 것이다. 그러나 다윗은 기대가 큰 만큼 실망이 컸고, 이를 극복하지 못했다. 자기 생각에 빠지면 하나님의 뜻을 깨닫지 못한다.

나는 분노나 순간적인 생각에 매이지 않는다. 대신 내 안으로 숨고, 머뭇거리며, 외로움과 허무로 빠져든다. 여호와께서 내 생각대로 하지 않으며, 우리 삶에 잘 개입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여호와께서 내 생각대로 하셨다면 나는 망가진 모습으로 살았을 것이다. 여호와를 서랍 안에 넣어두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쓰는 ‘서랍 안의 하나님’으로 만들어버렸을 것이다. 이를 알기 때문에 감사하며 산다. 그래도 삶이 내 뜻대로 되지 않는 게 싫다. 내가 이렇다.

나를 이룬 생각들이 옳지 않다고 알지만 벗어나지 못하겠다. 무서운 아버지 밑에서 눈치 보며 살면서 사람을 살피는 태도가 몸에 뱄다. 지금도 사람을 살피는 태도가 나를 사로잡는다. 사람을 살피면 쉽게 실망하게 되고, 나는 그런 사람이 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에 눌려 사람을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애쓴다. 그러다 보면 생각할 바를 넘어서 생각한다. 이런 태도가 나를 지치고 힘들게 한다. 겉으로 강한 척하는 사람의 내면에는 연약한 자아가 숨어있다는 사실을 나를 보며 알았다.
하나님 은혜가 아니었으면 나는 나로 살지 못한다. 여호와께서 내 뜻대로 하지 않으셨지만, 오히려 선한 길로 인도하셨다. 내가 나로 살아가게 한 인도였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살려고 노력하면서 힘든 일도 많이 겪었지만 ‘운이 좋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일이 많았다. 올해 만난 아이들이 나를 힘들게 하지만, 아이들을 진심으로 대하려고 끙끙대며 하나님의 은혜를 만난다. 아이들이 1학기 때보다 많이 좋아졌다. 내가 해준 진지한 이야기가 조금은 마음에 남을 거로 생각한다.

나도 한때 언약궤를 내가 원하는 장소에 옮기려 했다. 선교사가 되겠다고 고백했고, 이런저런 결심을 하고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삶이란 목표를 정하고 정복하는 게 아님을 깨달았다. 사람이 자기 길을 계획할지라도 걸음을 인도하는 분은 여호와다. 올해 아이들과 어떻게 헤어질지 모르지만,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화내지 말고 계속 마음에 말해야겠다.
나를 칭찬하고 부러워하면 기쁘고 감사하다.
그러나 붕 뜨지 않으려 노력한다.
칭찬으로 높아진 곳이 내 자리가 아니라 생각한다.
나를 칭찬하고 부러워하는 그분도 칭찬받을 점이 꼭 있다.
내가 잘한다고 말하는 그걸 잘하는 사람 많다.
나 혼자 뛰어난 듯 보여도 나는 그들 중 한 사람일 뿐이다.
다만 나를 부러워하는 사람 눈에 내가 띈 것이지!
나를 봐주고, 칭찬한 분께 고마워하며 섬길 일이다.
세계 최고로 불린 김연아, 김연경 같은 선수가
칭찬과 박수를 받을 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운이 좋았어요!”
칭찬을 들으면 그저 고맙고 송구스럽다.
자랑하고 싶다면 집에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나게 자랑하면 아내, 남편, 아이들이 이렇게 말할 거다.
“청소나 하라고~”
“설거지는 언제 하려고 그래?”
“아빠, 놀아주기로 했잖아!”
남들의 칭찬보다 가족의 잔소리가 더 중요하다.
그 말을 잘 듣는 사람이 진짜 좋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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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제목 : 페인트
* 삼척시 도서관 청소년 동아리 활동을 위해 준비한 질문입니다.
1. 책을 읽은 느낌을 말해보자.
2. 책 내용을 한 문장으로 써보자.
3. 단편적인 내용 토론하기
가-1. “인간과 너무 닮은 인간 아닌 존재에게 갖게 되는 혐오감이라고나 할까.”(9쪽)
제누가 헬퍼의 모습을 보고 했던 생각이다. 인간과 닮은 로봇을 보면 혐오감이 들까?
가-2. 싸이더스 스튜디오 엑스가 2020년 8월에 선보인 가상 인간 로지는 인스타그램에서 10만여 명의 팔로워를 가졌으며, 골프, 의류, 화장품 등의 광고에 나와 10억 이상을 벌었다고 한다. 인간과 닮은 인간 아닌 존재, 가상 인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가-3. 키오스크나 청소 로봇이 인간의 모습이라면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나. “좋든 싫든 부모가 이름을 정해 주고, 대부분 한번 정해진 이름으로 평생을 살아가니까. 주인의 의견은 하나도 반영되지 않은 그 이름으로 말이다.(175쪽)”
『망나니 공주처럼』에서 백성인 자두가 공주에게 말한다.
“왜 평생 쓸 자기 이름을 다른 사람이 짓는 건지 모르겠어. 네가 나중에 왕이 되면 법 좀 바꿔 봐. 자기 이름은 자기가 짓는 걸로.(32쪽)”
나-1. 자기 이름을 자기가 정하자는 의견을 어떻게 생각하나?
나-2. 자기 이름을 자기가 짓는다면 어떤 이름이 좋을지 각자 자기 이름을 정해보자.

 

다. 진실은 자신에게 이득이 될 때만 쓸모가 있다. 그게 진실의 역할이다.(116쪽)
다-1. 위의 문장은 무슨 뜻일까?
다-2. 진실이 무엇인지 정의를 내려보자.
다-3. 위의 문장과 반대되는 사례 - 자신에게 이득이 되지 않는데도 진실을 내세운 사람(또는 상황)을 소개해보자.
다-4. 진실의 역할은 이득을 챙겨주는 쓸모있는 도구일까? 아니면 다른 무엇일까?
다-5. “우리는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며 행동하는 인간이다. 그러나 인간이라고 꼭 타의나 강요가 아닌 자신의 의지대로만 행동할까? 어쩌면 생각이 너를 조종하는 걸 수도 있어.” (130쪽) 무슨 뜻일까?
다-5-1. 내가 생각하는 진실이 진짜 진실이 아니라면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인간이 자신을 객관화할 수 있을까?)

 

4. 주제 정해 토론하기
첫 번째 주제 : NC 센터
가. NC 센터를 알아보자.
1) 들어오는 조건 :
2) 설립 목적 :
3) 구성원 :
4) 교육 과정(3단계) :
5) 주요 활동 :
6) 센터에 들어오는 방법 :
7) 센터를 떠나는 방법 :
두 번째 주제. 센터의 ‘실적’
1) 센터가 좋은 평가를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2) 센터가 좋은 실적을 얻으면 어떤 혜택이 있나?
3) 제누가 있는 센터는 실적이 나쁘다. 왜 그럴까?
4) 가디 박은 실적을 중요하게 여기면 잃는 게 있다고 생각했다. 무엇일까?
5) 여러분이 센터장이라면 실적 위주로 센터를 운영하겠나? 가디 박처럼 운영하겠나?

 

세 번째 주제. 페인트
1) 페인트가 무엇인가?
2) 누가 NC 센터에서 입양을 원하나?
가) 국가 혜택을 바라는 사람 :
나) 국가 혜택과 상관없는 사람 :
3) 제누 301과 페인트를 한 부부가 다음 만남을 갖지 못한 까닭은?
4) 전혀 모르는 사람과 몇 번 만남을 가진 뒤에 가족이 된다면 어떨까?
5) 아래 내용에 동의하는가?
“처음에는 집에서 최대한 부모와 부딪치지 않으려고 노력했어. ~ 일반 학교에 다녀 보니까, 그 아이들도 부모들과 웬만해서는 부딪치지 않으려고 애쓰면서 생활하고 있더라고.” (45쪽)
6)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에서 유일하게 해외로 입양을 보내는 국가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입양을 꺼리는 까닭은 무엇일까?
7) 면접을 보고 부모를 결정한다면 어떨까?

 

네 번째 주제. 부모의 역할
1) 가디 박은 서하나, 이해오름 부부에 대해 준비가 안 된 사람이라 말했다(101쪽). 가디가 생각하는 준비와 제누가 생각하는 준비는 어떻게 다른가?
2) 제누가 처음 페인트한 사람, 서하나 부부, 아키와 페인트한 노부부 셋 중에서 부모로 준비가 잘 된 사람은 누구일까? 순서를 정해보자.
3) 여러분이 생각하기에 부모가 되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4) 여러분이라면 어떤 부모를 선택할까?
“저보고 어떤 부모를 선택하겠냐, 묻는다면 저는 자기감정에 솔직한 부모라고 답하겠어요. 그럴싸하게 포장하는 사람은 싫어요.(85쪽)”
5) 부모는 예행 연습 없이 부모가 된다(122쪽). 동의하는가?
6) 육아서를 전혀 읽지 않은 부모보다 한 권이라도 읽은 부모가 더 낫다는 건 사실인지도 몰랐다. 그만큼 아이에게 관심을 기울인다는 뜻이고 잘 키우기 위해 노력한다는 증거일 테니까. 그러나 그런 준비들이 역효과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었다. 있는 그대로의 아이가 아닌, 부모의 계획대로 만들어지는 아이도 있을 테니까(122쪽).
- 육아서를 읽는 등의 준비가 주는 효과와 역효과를 소개했다. 효과가 클까, 역효과가 클까?
6-1) 여러분은 부모가 얼마나 이끌어주기를 바라나? 아주 많이, 많이, 보통, 조금……
7) 아래 내용은 부모가 자녀를 기를 때의 역효과를 보여준다.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일까?
“엄마는 나에게 최고의 교육을 시키려 했어. ~ 내가 뭔가를 생각하고 요구하기도 전에 이미 뭘 해야 할지, 뭘 배워야 할지, 어떻게 입고 나가서 어떻게 발표를 해야 할지 다 짜여 있었는데. 엄마의 미래가 곧 나의 미래였지.(176쪽)”
“자신이 갖지 못한 것, 이루지 못한 꿈을 자식을 통해 이루려는 사람들이 있다(178쪽).”
자기 꿈을 자식을 통해 이루려는 부모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9) 서하나는 엄마가 자신의 꿈을 이룰 대리인으로 자신을 길렀다고 했다. 여러분 부모님이 서하나 엄마처럼 행동한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겠나?
10) 부모 면접이 필요하다. (찬반토론)
 
다섯 번째 주제. 부모와 자녀의 관계
1) “행복에 겨운 새끼들이지. 낳아서 키워주고 돌봐줬는데 부모가 귀찮다? 나쁜 자식들이야. 진짜. 이렇게 말이야.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들었어. 부모들도 저 녀석들을 귀찮아하지 않을까? 저 녀석들에게 짜증도 내고 화도 내지 않았을까? 나는 절대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고 생각하거든.”
1-1) 부모가 귀찮을 때가 있다. (자녀가 귀찮을 때가 있다.) 동의하는가?
1-2) 부모는 귀찮은 존재다. (자녀는 귀찮은 존재다.) 동의하는가?
2) 부모와 자녀의 관계는 만들어가는 것이다(102쪽). 동의하나?
 
여섯 번째 주제. 상처
1) 등장인물 중 가장 상처가 많은 사람은 누구일까?
2) 박은 왜 가디가 되었을까?
3) 제누는 리모스룸에서 몰래 박을 훔쳐보다가 박에게 ‘채 자라지 못한 아이의 상처를 감싸 안아 보려는 안간힘’이 있었다고 생각했다. 채 자라지 못한 아이의 상처를 감싸 안는 게 무슨 뜻일까?
4) 어른이 ‘채 자라지 못한 아이의 상처’를 드러내는 모습을 본 적이 있나?
4-1) 그런 모습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 그런 모습을 보이는 어른을 어떻게 대하나?
5) 모든 어른의 가슴 속에는 자라지 못한 아이가 살고 있다(123쪽). / 찬반토론
6) “술만 마시면 손에 잡히는 대로 집어 던지고, 깨진 유리 조각으로 일곱 살에 불과한 어린 아들을 위협한 폭군. 술이 깨기가 무섭게 자신이 저지른 일에 몸서리치면서 무릎을 꿇지만, 언제나 그때뿐이어서 밤이 되면 또 술독에 빠지는 사람.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못해 앙상하게 뼈만 남은 어린 아들에게 온갖 원망과 푸념을 퍼부었던 병든 사람.”
에게 고통을 당했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겠나?
6-1) 여러분이 박의 처지라면, 죽어가는 아버지를 용서할 수 있을까?
7) 최가 박에게 “선배를 위해서 용서하라.”고 말한다. 괴롭힘 아버지를 용서하는 게 박 자신을 위한 일이라는 말인데, 무슨 뜻일까?
 
마지막 : 글을 쓰자.
올해 읽은 책(9월 24일 기준 149권) 중 가장 좋았던 책
1. 외국 작가 : 『성경 지리 주석』, 『환영과 처형 사이에 선 메시아』
2. 우리 작가 : 『오늘을 위한 레위기』(김근주), 『그 틈에 서서』(박윤만)
위의 4권을 뛰어넘는 책을 만났다.
『지혜란 무엇인가』(송민원)
잠언-욥기-전도서를 연결해서 완전히 새로운 관점으로 해설했다. 30년 전, 박영선 목사님의 책 『하나님의 열심』을 읽고 눈이 번쩍 뜨였던 때의 느낌이 다시 생각났다. 이분이 신학교 교수가 아니라 일반인을 만나는 강사로 살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사실과 다를 수 있음) 참 멋지다.
잠언-욥기-전도서를 규범적 지혜와 반성적 지혜로 설명한다. 잠언은 규범적 지혜를 보여준다. 잠언을 읽는 방법과 문법을 소개하고 몇 구절에 대한 해석을 다룬다. 잠언은 전체를 읽는 관점을 찾기 어려운 책이다. 그래서 ‘히브리어 해석’ 분량이 많다.
욥기와 전도서 해설이 굉장하다. 욥기 전체를 규범적 지혜와 반성적 지혜의 대립으로 해설한다. 이것만으로도 정말 탁월하다. 특히 욥기 1~2장, 38~42장 해설이 특별하다. 책값이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이 부분 읽으며 책값 다했다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설명하던 방식을 완전히 뒤집는다.(궁금하면 읽어보시라!) 읽는 부분마다 좋아서 줄을 너무 많이 그었다.
전도서도 정말 탁월하다. 나이만큼 성경을 읽었고, 꾸준히 공부하고 묵상했는데도 ‘어떻게 이런 질문을 할까?’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잠언과 전도서를 비교하는 부분은 상상도 못 한 내용이 계속 나와 계속 감탄하며 읽었다. 정말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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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금요일 국어 시간
수업 시간에 소방관의 희생과 헌신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드는지 물었다.
여 1 : 미쳤어요.
남 1, 여 2 : 호구 짓이에요.
 
진지한 질문에는 늘 이렇게 대답했다.
속마음은 다를 거라 생각하면서도, 계속 이렇게 대답하니 답답하다.
5~10분쯤 뒤에 물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까, 나도 미친 거야? 내가 호구야?”
 
여 1은 아니라 하며 겸연쩍게 웃는다.
남 1은 여 2가 호구라 했다 하고,
여 2는 남 1이 호구라 말했다고 떠넘긴다.
장난삼아 웃으며 하는 말이었지만 씁쓸했다.
 
 
2. 월요일 쉬는 시간
지난주부터 우리 반 아이들이 복도에 칠판이 붙은 공간에 그림을 그린다.
열심히 그려놓은 그림에 저학년 누군가가 낙서했다.
낙서를 발견하고는 악담을 퍼부우며 소리가 높아지기에 가봤더니
“낙서하는 사람 목을 따버리겠다.” 써놓았다.
 
“너희가 이렇게 저렇게 행동해도 내가 이러저러하게 해주잖아.
그런데 너는 2학년이 낙서 조금 한 것도 못 참아서 이러냐?”
했더니 여 2가 말했다.
“선생님은 착하잖아요. 우리는 나빠서 그렇게 못해요!”
한숨이 나왔다. 또 씁쓸했다.
 
 
3. 화요일 아침
남 1, 여 2, 다른 남 2와 아침에 간단하게 상담했다.
여 2에게 물었다.
“음악 시간에 왜 노래 안 해?” / “하기 싫어요.”
“영어 시간에 왜 말을 안 해?” / “자신이 없어요.”
 
몇 가지 이야기를 더 한 뒤에 물었다.
“어제 네가 나빠서 선생님처럼은 못하겠다고 했잖아.
결국 내가 호구라는 말이잖아.
난 착하니까 참아야 하고, 넌 나쁘니까 마음대로 하고?”
말하면서 슬펐다. 그런데 여 2가 그랬다.
“선생님처럼 안 돼서 그랬어요.”
 
이런 대답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아이 눈을 바라보며 “그랬구나!” 해줬다.
 
1학기 내내 폭발하는 아이들을 참으며
‘언젠가 마음을 알 거야. 내 진심이 통할 거야!’ 했다.
화 내고 꾸중하고 싶을 때도
‘아픈 아이에겐 이해와 용납이 더 나을 거야!’ 하며 참았다.
‘차라리 화내는 게 낫지 않나?’를 수백 번 생각했는데~
내가 마음으로 하는 말을 아이가 듣는다고 느꼈다.
“얘야, 네가 겉으로는 쎈 척하지만 마음으로는 흔들렸구나!”
“그거면 됐다. 나는 만족한다. 그거면~”
 
 
 
 
 
선생님들이 글쓰기 지도를 어려워한다.
<시 쓰기>를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다.
초등학교 저학년은 시인이라 그나마 쉽다.
5~6학년이 되면 감성이 메마른 형님들처럼 된다.
그리고 지들이 세상 꼭대기에 있는 줄 안다.
그럼 고등학생은?
수능에, 경쟁에, 돈벌이에 치인 학생들이 시를 쓴다고?
『국어 시간에 시 써 봤니?』 요거 걸작이다.
초등 저학년들이 재잘재잘 이야기한다.
부모의 비리까지 촤라락 말한다.
그러나 글을 쓰라 하면 힘들어한다.
“참 재미있었다.” 끝!
나이가 들수록 비밀이 많아지고, 상처에 대해 입을 다문다.
그럼 고등학생은?
고등학생이 소설 같은 삶을 살았고,
상처 가득한 경험을 소설처럼 쓴다고?
우리반(6학년) 아이들에게 읽어주고 싶은 글이 참 많다.
『국어 시간에 소설 써 봤니?』
책벌레 이름을 걸고 강력 추천한다.
 
책 소개합니다.
『너도 하늘말나리야』, 『소희의 방』, 『숨은 길 찾기』
세 권은 시리즈이다. 세 권 모두 열흘 전에 개정판이 나왔다.
 
즐겁고 쿨하게 사는 사람, 진지하게 고민하며 사는 사람이 있다.
둘은 읽는 책, 표현 방식, 생활 태도가 많이 다르다.
나는 진지하게 고민하며 사는 쪽이다.
 
20대에는 재미 위주로 살았는데, 실수를 참 많이 했다.
40대가 되면서 의미 쪽으로 기울었고, 아이들 마음을 살폈다.
꽤 재미나게 지냈는데 올해는 눈높이가 맞지 않는 아이들을 만났다.
성향이 다른 아이들 마음을 여는 게 참 힘들다.
 
소개하는 책의 주인공 소희, 미르, 바우는 마음을 닫았다.
바우는 엄마가 돌아가신 충격에 마음을 닫고 선택적함묵증이 생겼다.
미르는 부모가 이혼하고 엄마 따라 시골에 왔다.
- 아빠가 엄마와 자기를 버린 것도, 시골에 내려온 것도 다 싫어한다.
소희는 할머니와 산다. 아빠가 죽고 엄마가 재혼했기 때문이다.
- 할머니가 돌아가신 뒤에는 친척 집에 갔다가 엄마에게 돌아간다.
 
내가 세 아이를 만났다면 함께 글을 썼을 것 같다.
바우와 소희는 어렵지 않았을 것 같고 미르는 좀 어려웠을 것 같다.
우리반 아이들은 돈, 게임, 편안한 삶을 찾는다.
기분 나쁘면 그 자리에서 내뱉는다. 마음에 담아두지 않는다.
관계가 힘들 때 견디고 넘어서는 과정을 알려주고 싶은데
지금 당장 편하게 사는 것만 생각한다.
몇 년 뒤에 아이들이 관계 때문에 힘들어할 것이다.
 
세 아이가 겪은 새가족과의 관계로는 고민하지 않겠지만
진로 문제, 이성 문제, 부모와의 생각 차이로는 고민할 것이다.
그때 곁에서 미르, 소희, 바우를 기억하며 도와주고 싶다.
그러나 그때는 아이들 곁에 다른 선생님이 있을 것이다.
중고등학교 선생님들이 이런 책을 읽으며 도와주면 좋겠다.
 
부모들이 이런 책을 읽으며 아이 마음을 들여다보면 좋겠다.
『소희의 방』은 서울로 간 소희가 엄마와 함께 새아빠, 처음 보는 동생 둘과 낯선 곳에서 사는 이야기다. 『숨은 길 찾기』는 달밭마을에 남은 미르와 바우가 자신의 앞날을 고민하며 진로를 찾는 과정을 담았다. 또한 가정을 이루어가는 이야기와 중학생들의 사랑도 같이 담았다. 『너도 하늘말나리야』도 좋았지만 중학생들에겐 『소희의 방』과 『숨은 길 찾기』가 더 좋겠다. 진로에 대한 고민, 부모와의 관계, 가정의 의미를 생각하기에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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