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짧게 쓴 글)
막내가 고 3이다. 오늘 진로상담을 했다고 종알댄다.
대학 몇 곳을 추천받았다고 한다.
그곳에 가면 학교에서 정문에 현수막을 붙일 거다.
선생님이 그걸 생각하고 말했는지는 모르겠다.
내 고민은, 막내가 어느 대학에 가느냐가 아니다.
대학 이름은 아주 잠깐의 희열을 줄 뿐이다.
난 막내가 자기 길을 걷기 원한다.
다른 사람이 부러워하는 길이 아니라 자신의 길을.
다른 사람이 부러워하는 길을 따르면 자기 길을 잃기 쉽다.
그러면 자신이 누군지 잃거나, 나중에 자신을 찾으려고 후회를 할 거다.
조금 더 칭찬받고, 조금 더 벌고, 조금 더 높은 자리~
웃기지 마라!
그거 누리다가 자기를 잃으면 다 잃는 거다.
내 자녀 둘은 책 읽으란 잔소리를 듣지 않았다.
그런데도 책을 읽었다.
학원에 가지 않았고, 독서실에도 가지 않았다.
공부하기 위해 특별한 무언가를 한 적이 거의 없다.
지금도 날마다 8시간 이상 잔다.
학교에서 아무리 “조금만 더 노력하면~”을 휘둘러도 무시했다.
난 아이를 그렇게 가르치지 않았다.
난 두 아이에게 “조금만 더 노력하면”이 아니라.
“천천히 가라. 네 길을 가라. 다른 사람 신경 쓰지 마라.” 했다.
흔들리는 사람이 많다고 진리가 되지는 않는다.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적다고 잘못이 되지도 않는다.
“얘야, 넌 네 길을 가라. 아빠가 응원하는 길이다.”
내 자녀들은 방송매체, 교사들, 주위 사람들이 아니라 나를 믿었다.
이게 참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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