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독한 우울증의 압력에 짓눌려 살았던 분의 고백이 깊다. 적당한 우울을 다룬 책, 우울증을 심각하게 앓았지만 글로는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책을 여럿 읽었다. 괜찮은 책도 있었지만 그다지 깊진 않았다. 이 책은 다르다. 우울증이 무엇인지 몸으로 보여준다.
-- 우울증에서 벗어난 과정도 예사롭지 않다. 좋은 직장 사직하고 배낭여행을 떠났다가 1주일 만에 교통사고가 났다. 가난한 나라 라오스에서 일어난 사고라 처리도, 치료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버스에 짓눌려 몇 시간 동안 구조대를 기다리며, 말이 안 통하는 병원에서 떠밀리며 느낀 감정들이 또한 깊다. 이분을 위해 어렵사리 휴가를 내서 함께 여행길을 시작한 친구가 사고에서 죽었다. 자신만 살아남은 죄책감과 살고 싶은 마음이 거대한 버스 무게만큼이나 무겁게 짓눌렀다. 다친 몸을 치료하면서, 우울증과 싸우는 것이 무엇인지 함께 깨닫는다. 이걸 쓰면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 그렇지만 이분 곁에는 좋은 분들도 참 많았다. 같은 버스에 탔던 여행객은 버스에서 부상 당한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안아주었다. 자기들 여행 계획을 바꿔서라도. 아는 사람 전혀 없는 외국 병원에서 혼자 내버려진 기분으로 떠는 사람을 찾아와 고향 음식을 해주며 돌봐준 분도 있다. 함께 걸으며 아픔을 들어주고, 자기들 아픔을 이야기해준 분도 있다. 짧게 듣고 처방해주는 의사가 아닌, 길게 들어주고 사고 났을 때 병원까지 찾아와주는 의사도 있다. 그런 분들 덕분에 짓눌리는 무게가 조금씩 가벼워졌으리라!
-- 나는 인간의 고통, 고통을 대하는 감정에 관심이 많았다. 20대와 30대 내내 홀로코스트를 겪으며 포로수용소에서 견뎌낸 분들의 책을 읽었다. 하나님이 왜 고통을 그냥 보기만 하시는지 논하는 책을 읽고 또 읽었다. 내가 만난 아이들 마음에도 같은 고통이 숨어있는 걸 보았고, 아이들 마음을 회복시키려고 아이들과 글을 썼다. 그때 참 마음이 아팠는데, 이 책은 그보다 더 무거웠다. 우울함에 눌리는 분들, 우울함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만나야 하는 분들(교사도)에게 추천한다.
-- 더불어 걷기 좋아하는 분에게도 추천한다. 저자가 우울증을 이겨내려고 여행길에 나섰고, 여행에 나섰기 때문에 끔찍한 사고를 당했다. 이를 이겨내려면 다시 여행길을 걸어야 했고, 안전하게 돌아와야 했다. 그래서 혼자 산티아고를 걸었다. 산티아고 걷고 쓴 책을 몇 권 읽었는데 모두 별로였다. 그래서 산티아고 걷기 원하는 분들에게 ‘거기 아닌 다른 곳도 괜찮지 않냐?’ 물었다. 이 책을 읽고는 ‘산티아고 걷는 거 괜찮겠다’ 생각한다.
-- 다만 '자기 중심성'의 함정을 조심하자. 아주 많이 아픈 사람 이야기를 들으면 자기 자신도 아프다고 생각한다. '나도 이렇게 아픈데 사람들이 몰라주는구나!' 생각하기 마련이다. 어릴 때 어떻게 살았는지 이야기하면, 대부분 자기가 가장 힘들게 살았다고 말한다. 시간이 지나면 이야기가 덧붙여져서 자기가 아주 많이 힘들게 살았고, 지금 괜찮게 사는 건 노력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즉, 나를 알아달라고 외친다. '우울증'도 이렇게 쓸 수 있다. 그냥 운동하면 괜찮아지는 사람, 친구 만나 맥주 한 잔 하며 이야기하면 괜찮아지는 사람이 이 책의 어느 한 부분을 붙잡고 '나도 이렇게 힘들었다'고 빠져들 수 있다.
<추석이란 무엇인가?>라는 칼럼을 쓴 분이다. 문장, 문단, 단락을 모두 잘 쓴다. 간결한 문장에 명확한 비유로 귀에 쏙 들어오게 설명한다. 알맞은 자리에 알맞은 과장과 익살스러운 표현을 맛깔나게 쓴다. 작가가 성실하고 끈질기게 공부하고 가르치는 분 같다. 대충 자리나 지키면서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 사람을 싫어한다. 슬쩍 꼬아서 재미나게 비판한다. 오랫동안 글을 썼고, 잘 쓰려고 노력한 분 같다.
 
책은 공부(특히 글쓰기)에 관한 내용이다.
 
1부 공부의 길. 언어(낱말)를 정확하게 사용하자는 내용이다. 늘 생각하던 이야기라 반가웠다. ‘이런 생각하는 분이 또 있구나!’
 
2부 공부하는 삶. 수업 첫 시간 학생들에게 하는 이야기로 시작하는데, 맛깔나다. 핵심을 정확하게 말하면서 위트가 있다. 공부하기 위한 몇 가지 조건(일반화와 섬세함, 나이에 따른 공부, 체력, 유학)을 소개한다.
 
3부 공부의 기초에선 능동성과 창의성을 설명하고 독서, 서평, 자료 정리, 질문법을 말한다.
 
4부 공부의 심화는 주제, 연구계획서, 문체, 토론, 발제, 세미나 등 더 깊은 공부를 다룬다. 모두 재미있고 유용한 내용이다.
 
5부는 인터뷰다. 이것도 읽는 재미가 크다.
 
줄 그은 부분이 많았다.
코로나 시대의 수업에 대해 말하는 부분이다.
→ 동영상 강의의 효과에 대해서도 유보적인 입장이다. 사람이 강의 콘텐츠 전달을 통해서만 배우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 콘텐츠 전달은 책으로 하면 된다. 강의는 서로 얘기를 나누고, 헛소리도 하고, 의도하지 않은 엉뚱한 얘기로 번지는 과정에서 더 배우는 면이 있지 않나, 남녀 간의 만남도 한 번 사귀어보자고 정면으로 스펙 교환할 때 사랑이 싹트는 게 아니라 의외의 순간에 사랑의 감정이 생기듯, 배움의 순간도 원래 준비해온 콘텐츠를 단순 전달하는 데서 생기지 않을 경우가 훨씬 많다고 보고, 그런 것들을 허용하는 수업 구성을 해왔다. 지금 환경에서 가장 큰 도전은 그런 게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252~253)
 
이 외에도 좋은 부분이 많다.
→ 이곳의 삶은 급행열차와도 같다. 다들 전전긍긍하는 마음으로 어느 역에든 서지 않아도 좋으니, 창밖을 내다보지 않아도 좋으니, 목적지에 빠르게 도착하기만을 원한다.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한 게임의 규칙이 불공정하다고 생각하기에, 누군가 먼저 목적지에 도착하더라도 상대의 성취를 인정하지 않고 시기하며, 먼저 도착한 이의 휴식을 방해하고, 뒷담화에 열을 올린다. 그러나 이 불공정 경쟁을 포기할 수는 없다. 경쟁에서 패하면 자칫 이 사회의 노비로 전락할 수 있으므로. 물론 경쟁의 종착지에 무엇이 기다리는지는 모른다. (9)
 
→ 세상에 대해 논술문을 쓰기 위해서는 (맥락을 읽어내는 경험적 지식이 필요하다.) (36)
공부하고 싶은 분, 특히 글을 잘 쓰고 싶은 분에게 도움이 되는 책이다.
<천 개의 파랑> 독서모임을 하고 후다닥 썼다.
20분만에 쓴 글인데, 다시 고쳐 쓸 지는 모르겠다.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대상을 받은 책이다. 과학문학상이라? 과학 소재로 쓴 문학인지, 이야기로 과학을 말하는 건지 궁금하다. 책을 읽어보니 작가는 문학가라기보다는 과학자이다. 단, 문장을 쓰는 능력은 확실히 문학 쪽이다. 정말 문장을 잘 쓴다. 특히 여성이 관계에서 느끼는 마음을 정~말 잘 표현했다. 문장을 읽는 것만으로도 책값을 했다고 본다.
그러나 문학의 눈으로 보면 부족한 점이 있다.
첫째, 인물의 개연성이 부족하다. 주요 인물이 고2 정도의 학생들인데 너무 성숙한 모습을 보여서 비현실적이다. 인물의 성격, 행동, 만남이 툭툭 끊어진다. 인물 아이디어를 준비해놓고 책 한 권에 다 넣었으나, 잘 연결하지는 못했다. 조금 더 익혀서 책을 냈다면 정말 좋은 책이 되었을 것 같다.
특히, 여성의 관계를 표현하는 능력이 탁월한 반면 남성의 중요도가 떨어진다. 남성을 주변화시켰다. 핵심 인물로 등장하는 보경(어머니)의 남편은 죽는다. 연재를 고용했던 점장은 연재를 해고할 때와 나중에 연재가 부탁할 때 한 번만 나온다. 남성 기자는 연재와 은혜의 부탁에 몇 달이나 고생하며 준비한 기사를 포기한다. 지수의 아빠는 지수에게 부품을 주는 역할로만 나온다. 대기업 사장 부인인 지수 엄마가 연재네 엄마와 함께 밥 먹자고 말할 정도가 되는데도 아빠는 나오지 않는다. 말 관리자도 잠깐 큰소리치다가 쭈그러든다. 작가가 여성으로 살아오면서 느낀 마음을 표현하려 한 것 같다. 남성이 나오지 않거나, 중요한 역할을 맡지 않아도 괜찮다. 그러나 이 책은 ‘작가가 여성을 다룰 능력이 탁월한 반면, 남성을 표현할 능력이 없어서 남성을 뺐나?’ 하는 마음이 들게 해서 아쉽다.
둘째, 주제의식이 탁 드러나게 썼다. 주제가 빤히 들여다보여서 문학성이 부족해 보인다. 인간의 자리를 기계가 대신하는 것, 빈부 격차가 가져오는 우월감이나 박탈감, 장애, 이익을 위해 동물을 괴롭히는 것, 점점 더 자극적인 것을 찾는 모습을 드러낸다. 여러 주제를 담았으나, 제대로 다루지는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 인물의 성격과 사건을 툭툭 끊어지게 표현한 것처럼 주제도 툭툭 끊어진다.
조금 더 익었으면 좋았을 소설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앞에서도 말했듯이 문장만으로도 읽을만한 책이다. 특히 승마 로봇으로 나오는 콜리가 매력적이다. 콜리는 등장인물이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로봇이다. 그래서 선입견 없이 마음을 털어놓는 대상이 된다. 콜리를 만나는 사람은 자신을 들여다보게 된다. 콜리는 조정자, 중재자 역할을 한다.
나는 나이가 들면 이런 사람이 되어야지~ 했던 모습이 있다. 내가 생각한 모습이 콜리와 비슷하다. 찬찬히 이야기를 들어주고, 담담하게 툭 문장을 던져주는 사람. 상대가 그 말을 듣고 고민하게 하며, 때로는 깨닫게 하는 사람! 『천 개의 파랑』에서 콜리가 사람을 대하는 모습, 콜리가 하는 말을 읽는 것만으로도 읽을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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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스타에 나온 박진영

사람들은 하나님 얘기를 싫어한다. ‘질렸다는 표정을 보이거나, ‘아직도 그런 걸 믿느냐며 무시하거나, ‘너나 잘하세요하며 피한다. 이성은 하나님 자리에 인간의 현실을 세웠다. 도킨스, 해리스를 비롯한 무신론자들은 신은 없다. 신경쓰지 마라고 외치며 하나님을 지워버리려 한다. ‘만들어진 신이나 종교의 종말을 읽지 않은 사람들도 이런 책이 나왔다는 사실만으로 하나님을 무시하기에 충분하다고 믿는다. 대학, 취업, 전세, 생계유지, 노후 문제에 허덕이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은 없는 존재나 마찬가지다. 하나님 믿는 사람이 더 잘 사는 것도 아니고, 본받을만하지도 않으니 당연한 반응이다.

가수 박진영이 라디오 스타에 나와서 왜 사는지’, ‘죽음이 무엇인지고민하는 과정을 이야기하자 기독교인들이 환영했다. 하나님이 있다는 사실을 증명할만한 증인으로 그를 세우려는 사람도 있고 전도집회 강사로 만들려는 사람도 있다. 삶과 죽음을 두고 고민하는 사람, 돈이 아닌 가치로 고민하는 사람, 하나님을 찾는 사람이 사라지는 세상에 박진영처럼 유명한 사람이 이런 고백을 하니 멋지다고 반응한다.

라디오 스타는 연예프로그램이다. 기독교인들이 환영할만한 내용을 다루지 않는다. 기독교인들이 유독 박수를 보낸 까닭은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제를 박진영이 고민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꺼내면 또 교회 나오라는 소리냐?”로 들릴 이야기를 박진영은 그 사람 생각 있네. 그거 정말 생각해볼 문제네라고 들리게 한다. 우리가 성급하게 결론부터 말하며 강요하듯 접근한 문제를 진솔한 고백으로 들려준다.

박진영의 고민, 이병철의 고민

사람들은 누구나 영혼의 문제, 신의 존재, 선과 악, 삶과 죽음을 두고 고민한다. 이야기할 상대가 없거나, 분위기를 만들지 못하거나, 바쁘다는 이유로 제대로 꺼내지 않지만 누구나 박진영처럼 고민한다. 삼성그룹을 창건한 이병철 회장도 이런 고민을 안고 살았던 것 같다. 1987년 죽기 직전 천주교 정의채 신부에게 네 쪽짜리 질문지를 보낸다. 쪽지에는 이병철 회장이 궁금하게 여긴 24가지 질문이 적혀있었다. 철학자들이 수천 년 답을 찾으려고 고민한 내용이다. ‘신의 존재를 어떻게 증명할 수 있나?’, ‘신이 우주만물의 창조주라는데 무엇으로 증명할 수 있나?’, ~ ‘신은 인간을 사랑했다면 왜 고통과 불행과 죽음을 주었나?’, ‘신앙이 없어도 부귀를 누리고, 악인 중에도 부과와 안락을 누리는 사람이 많은데 신의 교훈은 무엇인가?’ ~ ‘지구의 종말은 오는가?’

<백만 장자의 마지막 질문>은 철학자 김용규가 24가지 질문에 답하는 내용을 담았다. 김용규는 기독교 철학자이다. 이 책은 기독교인의 변증이지만 우선 철학자의 변증이다. “예수 천당 불신 지옥을 외치며 신은 당연히 있고, 예수님이 고통과 죽음을 이겼으며, 악인은 영원한 형벌을 받고, 종말이 오는 날 하나님 안 믿은 사람은 모두 지옥 간다고 외치지 않는다. 이건 변증이 아니다. 이런 식의 대답은 이병철 회장도 이미 들었을 것이다. 만족했을 리도 없다.

철작자 이용규의 대답 - 오류 분석

저자는 철학자답게 증거를 들어 합리적으로 대답한다. 도킨스를 비롯한 무신론자들이 쓴 책을 꼼꼼하게 반박한다. 무신론자들 역시 합당한 증거가 아니라 자기들만의 믿음, 불완전한 논리로 주장한다는 걸 증명한다. 대표적인 예가 허수아비 논증의 오류이다. <눈 먼 시계공>에서 도킨스가 공격한 시계공 이론은 이신론자들의 논리다. 성경에 없는 내용이고 기독교계에서 인정하는 내용이 아니다. 기독교 교리와 과학을 상식적 수준으로 이해하고는 자기가 알고 있는 것이 진짜 기독교인 양 공격해서 무너뜨린 뒤에, 기독교 전체를 논박한 것처럼 말한다. 종교를 선택적 관찰의 오류라고 공격하는 그들이 도리어 같은 함정에 빠져있다.

이회장도 허수아비 논증의 오류에 해당하는 질문을 한다. “신이 인간을 사랑했다면, 왜 고통과 불행과 죽음을 주었는가?”, “신이 왜 악인을 만들었는가?”, “천주교도가 많은 나라들이 왜 공산국이 되었나?”, “우리나라는 두 집 건너 교회가 있고, 신자도 많은데 사회범죄와 시련이 왜 그리 많은가?” 등이다. 이회장은 신과 교회(기독교)를 고통과 불행과 죽음과 악인의 문제를 일으킨 원인으로, 적어도 책임을 져야 하는 대상으로 생각한다. 저자는 하나님과 교회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와 정치 체제 등 사람의 문제라고 논증한다. 교회가 세상에서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하지만 모든 문제의 원인을 하나님과 교회에 두는 건 옳지 않다고 한다. 그러면서 교회가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은 모습을 안타까워한다. 저자는 성경을 증거로 사용하지만 철학자들과 신학자들의 주장, 문학작품, 역사적 사실을 들어 이병철 회장의 질문에 대답하려고 애쓴다.

철학자 이용규의 대답 - 양립주의

저자는 믿음을 강요하지 않고 감정적으로 반응하지도 않는다. 지적설계가 하나님을 증명한다고 무조건 믿지도 않을뿐더러 진화가 하나님을 대적하는 악한 이론이라고 말하지도 않는다. 양립주의다. 진화와 창조 모두 인정한다. 자연법칙과 인간의 자유의지를 모두 인정한다. 기독교인은 의인이지만 또한 죄인이라고 말한다. 예수님을 믿어 의인으로 인정받지만 회심하는 즉시 거룩한 사람이 되어 죄악에서 떠난 모습으로 살지 않는다고 한다. 질문의 결론부에서는 내 생각은 그렇다. 당신 생각은 어떤가?’, ‘빌라도가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게 내주었듯 종교를 망상이라고 몰아붙여 없애버리려는 것인가? 당신은 어찌 생각하는가?’ 하며 되묻는다. 질문에 앞서 변증을 꼼꼼하게 했기 때문에 믿지 않는 사람들이 내 생각이 무조건 옳은 건 아니다. 생각해봐야겠다는 마음을 불러일으킨다.

고민하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도킨스를 필두로 무신론 전도사들이 책을 쏟아낼 동안 한국 기독교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자체 문제만으로도 허덕이며 세상의 외침에 귀를 막았다. 지금이라도 이런 책이 나와서 반갑다. 박진영처럼 고민하면서도, 기독교를 편협하게 전하는 사람들 때문에 기독교인들과 대화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내용이다. 하나님 모르는 사람이 책을 읽으면 적어도 기독교를 편협하다고 말하지는 않을 것이다. 진리를 찾아 고민하는 사람, 그런 사람에게 들려줄 말을 찾는 사람에게도 알맞은 내용이다. 우리 믿음이 산에 아무렇게나 쌓은 돌무더기 위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준다.

이회장이 대답을 들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대답을 듣고 기독교인이 되었을 거라는 뜻은 아니다. 저자는 회심을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말한다. 흔들리는 사람에게 논증으로 다가가면 패러다임의 전환이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증명하라고 외치는 사람에게는 소용이 없다. 하나님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논박하기 위해 내용을 모조리 외워 반박해도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머리로는 받아들여도 마음이 움직이려면 다른 게 필요하다. 하나님을 믿지 않기로 결정한 사람은 다시 반대논리를 찾을 것이다. 성경을 중심에 두지 않고 자기 생각에 따라 사는 사람은 변증뿐만 아니라 믿음의 확신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런 확신에 들어갈 생각조차 않는 사람을 비난하지 않는 대답이라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 더불어, 지나친 자기 확신과 감정적 반응으로 기독교를 편협하게 만드는 사람들도 읽으면 좋겠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믿지 않는 사람들을 설득할만한 증거를 주셨다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다.

나는 11장을 다시 읽어야겠다. ‘교회 밖의 사람이라도 신의 진리를 알고 실행하면 구원받는다고 인정할 수 있다고 말하는데 과연 그러한가 성경을 찾아봐야겠다. 내가 적은 한 구절만으로 판단하지 말고 읽어보시라! 저자도 요한복음 851-59절로 이 부분을 설명하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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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 짧게 쓴 글)

막내가 고 3이다. 오늘 진로상담을 했다고 종알댄다.
대학 몇 곳을 추천받았다고 한다.
그곳에 가면 학교에서 정문에 현수막을 붙일 거다.
선생님이 그걸 생각하고 말했는지는 모르겠다.
내 고민은, 막내가 어느 대학에 가느냐가 아니다.
대학 이름은 아주 잠깐의 희열을 줄 뿐이다.
난 막내가 자기 길을 걷기 원한다.
다른 사람이 부러워하는 길이 아니라 자신의 길을.
다른 사람이 부러워하는 길을 따르면 자기 길을 잃기 쉽다.
그러면 자신이 누군지 잃거나, 나중에 자신을 찾으려고 후회를 할 거다.
조금 더 칭찬받고, 조금 더 벌고, 조금 더 높은 자리~
웃기지 마라!
그거 누리다가 자기를 잃으면 다 잃는 거다.
내 자녀 둘은 책 읽으란 잔소리를 듣지 않았다.
그런데도 책을 읽었다.
학원에 가지 않았고, 독서실에도 가지 않았다.
공부하기 위해 특별한 무언가를 한 적이 거의 없다.
지금도 날마다 8시간 이상 잔다.
학교에서 아무리 “조금만 더 노력하면~”을 휘둘러도 무시했다.
난 아이를 그렇게 가르치지 않았다.
난 두 아이에게 “조금만 더 노력하면”이 아니라.
“천천히 가라. 네 길을 가라. 다른 사람 신경 쓰지 마라.” 했다.
흔들리는 사람이 많다고 진리가 되지는 않는다.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적다고 잘못이 되지도 않는다.
“얘야, 넌 네 길을 가라. 아빠가 응원하는 길이다.”
내 자녀들은 방송매체, 교사들, 주위 사람들이 아니라 나를 믿었다.
이게 참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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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에 만든 자료를 지금 올립니다.)

저는 아이 둘을 책으로 길렀습니다.
똑같은 내용을 학원에서 그대로 배우는 대신 같은 주제를 다룬 책을 많이 읽는 방법입니다.
(책을 읽으면 배경지식이 많아지고, 배경지식이 많으면 문제를 쉽게 이해하고, 어려운 문제도 답을 찾습니다.)
우리 반 아이들에게 같은 방법으로 여름방학 과제를 냈습니다.
삼척도서관에서 6학년 2학기 사회, 과학 관련 책을 골라, 여름방학계획서에 안내했습니다.
(국어는 교과서에 인용한 책을 안내했습니다.)
이 목록을 정답처럼 <필독도서>로 받아들이지 마세요.
여러분이 사는 곳 도서관에 가서 찾으면 목록이 달라집니다.
제가 사는 삼척에서 가장 큰 도서관에서 찾은 책 목록입니다. <책을 찾는 청구기호는 삼척교육문화관 기준입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건 삼척도서관에 있는 책 목록이 아닙니다.
아이를 위해 책을 골라주는 마음을 가져가세요.
<6학년 2학기 국어 교과서에 나오는 책>
아낌없이 주는 나무 / 셸 실버스타인 / 843-실44
희순할미:윤희순 / 권숯돌 / 911-독298ㄱ-32
구멍 난 벼루 / 배유안 / 813.8-배66ㄱ
열두 사람의 아주 특별한 동화 / 송재찬 / 813.8-송73ㅇ=3
이모의 꿈꾸는 집 / 정옥 / 813.8-정65ㅇ
생각 깨우기 / 이어령 / 181.53-이64ㅅ
샬롯의 거미줄 / 엘윈 브룩스 화이트 / 843-화68ㅅ
장복이, 창대와 함께하는 열하일기 / 한국고전번역원 / 816.5-박78ㅇ
아트와 맥스 / 데이비드 위즈너 / 모 843-위77ㅇ
나는 비단길로 간다 / 이현 / 813.8-이94ㄴ
<사회>
공부가 되는 사회. 3, 사회와 문화 / 304-조92ㄱ-3
로로로 초등 사회. 6학년 / 308-윤44ㄹ-6
인권도 난민도 평화도 환경도 NGO가 달려가 해결해 줄게 / 308-반12ㅅ-1
전쟁도 평화도 정치도 경제도 UN에 모여 이야기해 보아요 : 어린이를 위한 국제기구(UN)설명서 / 308-반12ㅅ-2
공정 무역, 행복한 카카오 농장 이야기 / 326-신25ㄱ=4
(세계를 바꾸는) 착한 초콜릿 이야기 / 326.21-서54ㅊ
식량 위기에서 인류를 구할 미래 식량 / 375.2-박64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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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는 쉽다!. 6, 독도를 지키는 가장 완벽한 방법 / 300-사95ㅂ-6
남북탐구생활 : 통일을 준비하는 생활 상식 만화. 1, 학교과 일상 / 309-김24ㄴ-1=2
남북 탐구 생활. 2, 여행과 문화 / 309-김24ㄴ-2
남북한 얼마나 다를까? : 통일을 준비하는 같은 민족 다른 나라 / 309.111-에68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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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지도 여행 / 989-계29ㅊ
지도 요리조리 뜯어보기 / 989-권56ㅈ
(초등학생이 꼭 읽어야 할) 세계 지리 / 980-알294ㅅ=2
지구본 세계 여행 / 980-박56ㅈ
(쉽고 재미있게) 지도 읽는 법 : 세계를 탐험하자 / 989-폴33ㅈ
지구본 대탐험 : 돌리면서 배우는 세계 지리와 지구 과학 / 989-와882ㅈ
<과학>
과학 만화로 만나는 세상 7. 물질의 세계 / 404-홍66ㄱ-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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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2021년 1월까지 월요일마다 150분씩, 열 번 동안 글쓰기 연수했습니다.
10회 연수하며 쓴 글로 문집을 만들었는데, 참여하신 분들이 쓴 후기입니다.
(2021년 11월~2022년 1월까지 10회 연수 중입니다.)

김**

제 핸드폰 바탕화면은 강릉 책뜰안애로 채워져 있어요. 지난해 10, B급 제자들과 12일 여행 가서 찍은 사진이지요. 한 번 가보았을 뿐인데 머물고 싶고, 가끔씩 궁금한 그곳에 형님이 삽니다. 형님이 누구냐고요? 바로 권일한 선생님입니다. 선생님을 처음 만난 건 대학교 2학년 가을이었을 거예요. 선배님하고 이야기 나눴던 장면이 떠오르는데 그때 제가 민트색 과티를 입고 있었어요. 겉옷을 입지 않았네요. 그래서 가을이 아닐까 싶어요. 춘천교대 IVF에서 열어준 선배와의 만남을 통해 형님을 처음 만났습니다.

교대생인 우리에게 교사로 찾아온 선배님은 한참 어른으로 보였어요.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닭 뼈 묻은 이야기, 여러분도 기억하시나요? ‘, 그렇게 역사를 가르칠 수 있는 거야? 하고 놀랐지요. 그리고 또 하나, 아이들과 비빔밥을 먹었다는 이야기가 떠올라요. 커다란 양푼인지, 다라이인지 아이들이 싸 온 도시락을 한데 섞어 비벼 먹는데 선배님이 침을 먼저 퉤, 뱉으니까 애들도 따라 하며 같이 먹었다는 얘기를 해주셨죠. 비위가 좀 상했어요. 더러운 얘기는 오래 기억에 남는 법인가 봐요. 형님은 그런 적 없다고 하실지 몰라요. 요즘 나이 들어 자꾸 깜빡깜빡하신다고 하니, 여러분은 제 말을 들으셔야 할 겁니다.

우윳 빛깔 피부를 빛내던 형님은 강원도 산골 아이들과 같이 놀고, 신나고 멋지게 가르치는 모습으로 후배들 앞에 서셨어요. 과연 나도 그럴 수 있을까? 하는 꿈을 꾸게 해주셨죠. 학교를 같이 다닌 ** 언니한테는 책 선물을 주셨는데 그 책 속표지에 사랑으로 승리해라라고 써주셨다고 들었어요. , 진짜 멋지지 않아요?

졸업한 뒤에 형님을 행복한 수업 만들기(이하 행복수업)’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공교육에서 기독교 세계관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초등기독교사 모임이었어요. 지역마다 모임들이 있었어요. 형님이 그 전체 대표였어요. 함께 모이면 형님은 꼭 성경 이야기와 학교 이야기를 들려주었어요. 이름뿐인 대표라고 하셨지만, 제가 느끼기에는 정신적 지주를 맡고 계셨어요. 그때는 정신적 지주였는데, 지금은 강릉의 지주가 되셨네요. . 지금은 자연스럽게 흩어진 모임이 되어 아쉽지만, 그저 직장인처럼 학교를 오가던, 그래서 교사를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하고 싶어 했던 제게 다시금 교사로서 꿈꿀 수 있고, 보람을 느끼게 도와준 행복 수업은 제가 참 사랑한 모임입니다. 이후에도 한 달에 한 번 화상으로 함께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을 삼 년 정도 함께 했고, 가끔은 출간을 앞둔 글을 미리 만나는 기회도 얻었어요. 마음으로 배우고 싶어 하면 언제든 기회를 열어주셨던 형님이었어요.

특별한 글쓰기 연수를 여신다고 했을 때 그저 함께하고 싶었어요. 다시 책뜰안애에 갈 기회도 열려있으니 더없이 좋았죠. ... 이건 말하기 좀 부끄럽습니다만 해보지 않은 낯선 연수를 여시는 형님을 돕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 뭐예요. 그 마음은 공연한 오지랖이었음을 지금은 알고 있어요. 형님은 역시 형님! 누가 누굴 돕는답니까~ 그냥 저는 그냥 저로 있어도 됐던 거예요. 이상하게도 형님은 낯선 분들과 만났는데도 상처와 여린 면을 드러내도 안전한 공간을 만드시더라고요. ** 선생님이 지난 연수 때, 소리 없이 눈물을 훔치던 모습이- 떠올라요. ‘마치 선생님의 교실에서 배우는 학생이 된 듯한 기분이었다는 소감을 카톡에 남겨주셨죠.

나는 무엇으로 선생님의 교실에 있었을까요? 속마음을 숨긴 채 치마를 들추고, 고무줄을 끊어버린 개구쟁이였을까요? 하지만 가끔은 내 속 이야기를 마주하기도 했답니다. 가끔은 이 공간은 아둘람 굴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아픔을 지닌 이들이 다윗에게 찾아왔죠. 그들은 그곳에서 고통의 잔치를 벌였을까요? 이렇게 마무리를 하게 되는 일이 실감나지 않지만, 온전히 내 얘기에 귀 기울여주셨기에 제 얘기를 할 수 있었던 시간, 감사했습니다.

설탕을 넣었나요? 대게는 왜 이렇게 달아요? 책뜰안애에서 식탁을 차리는 형님은 무척 재빨랐어요. 후다다닥, 후다다닥, 바닥에 뭐라도 떨어지면 바로 치우는 부지런함. 살이 찔레야 찔 수 없는 체질. 이른 아침 대게랑 골뱅이 산다고 시장을 향해 나서는 형님은 어떤 몸짓을 하셨을까요. 정성껏 마련해주신 연수도 잘 먹었는데, 바다 선물도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냠냠. (2021.02.16.)

대나무숲에서 울음을 쏟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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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어디까지... 솔직하게 쓸까요? 겁이 나서요.”

권일한 선생님이 톡방에 과제를 안내하셨을 때 제가 달았던 답글입니다. 글쓰기 연수를 듣는 내내 저는 마음속 두려움과 싸워야 했습니다. 오랫동안 꾹꾹 눌러두었던 내 이야기들이 감당할 수 없게 쏟아져 나올까 봐 두려웠어요. 아마도 결국 쏟아내게 될 거라는 걸 알았기 때문에 더 두려웠겠지요. 지금 생각해 보면 그렇습니다. 글쓰기 연수를 2회 정도 들은 뒤에 권일한 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며, 제 이야기를 온 마음으로 들어주시는 선생님들을 보며 , 내 얘기를 하게 될 것 같다.’고 느꼈어요.

권일한 선생님이 아이들과 살아낸 이야기를 들으며 어린 시절이 떠올랐어요. 아이들 글을 읽으며 어린 내가 느꼈던 감정의 의미를 담담히 살펴볼 수 있었지요. 선생님이 아이들을 따스하게 바라보는 시선을 따라가며 제가 선생님 반 아이가 된 것처럼 위로받았습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줘서 고마워요.’라고 눈으로, 몸짓으로 응원해주신 선생님들 덕분에 나를 꺼내놓을 용기를 얻었습니다. ‘, 여기서는 겁내지 않아도 되겠구나.’ 싶었어요. 어둠 속에 웅크리고 있던 나를 밝은 곳으로 데리고 나와 네 이야기를 해봐.” 해줄 수 있게 됐어요.

글쓰기 지도 방법을 배우는 연수인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나답게, 건강하게 잘 사는 법을 배우는 연수에요. 더 멋지게 보이려 애쓰지 않아도 되고, 남들과 같아지려 애쓰지 않아도 되는 공간이고, 내가 생각하고 느끼는 것을 그대로 드러내고 따뜻하게 수용 받는 공간이에요. 선생님들이 저만의 대나무숲이 되어 주셨어요. 대나무숲에 앉아 제 이야기를 풀어 놓으며 많이 울었습니다. 글을 쓸 때마다 내가 불쌍해서, 내 가족이 안타까워서 울었습니다. 글 쓰다 힘들어 그만 쓰고도 싶었지요. 하지만 그렇게 실컷 울고 글을 쓰니 시원해졌습니다. 무겁게만 느껴지던 나의 삶이 한결 가벼워진 듯 했지요. 내가 느끼는 것보다 내가 훨씬 많이 행복한 사람이란 걸 깨달았어요.

아이들도 글을 쓰며 이런 걸 느끼겠구나, 조금은 위로받고 힘을 얻겠구나 싶습니다. 저도 이제 아이들의 이야기를 귀하게 여겨주고, 정성껏 들으려 합니다. “나는 너의 이야기가 궁금해. 무엇이든 말해줘. 너는 안전해.”라고 말해줄 거예요. 말이 아닌 눈빛으로, 몸짓으로 그리고 글로. 아이의 마음 살피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이제는 알아요. 내가 만나는 아이 한명 한명의 삶이 특별하고 귀하다는 걸 잊지 않을 겁니다. 권일한 선생님과 다른 선생님들이 저만의 대나무숲이 되어주신 것처럼 저도 아이들의 대나무숲이 되어주고 싶어요. 아이들이 제 품에 안겨 실컷 울고, 화낼 수 있다면. 그리고는 툭툭 털고 일어나 제 삶 속으로 뚜벅뚜벅 걸어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저는 종교가 없습니다. 제 나름대로의 이유로 종교를 갖지 않으려 애써왔어요. 하지만 이번에는 어떤 큰 힘이 저를 이곳으로 이끈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뭔가 운명처럼요. 선생님 이야기를 더 듣고 싶고, 제 이야기를 더 해드리고 싶습니다. 두려움을 이겨내고 내 마음속으로, 선생님들의 마음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 보고 싶어요. 높은 울타리를 치고, 나 자신을 숨기기 바빴던 제가 울타리에 문을 내고, 울타리 너머 사람들 이야기를 궁금해하게 되다니. 모두 선생님들 덕분입니다. 어디까지 나를 꺼내놓을 수 있을까, 어디까지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내 안에 품을 수 있을까. 여전히 걱정되고 불안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한 발 내딛었으니 좀 더 가보려고요. 두 발, 세 발 내딛어 보려고요. 선생님과 함께라면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선생님, 함께 해주실 거지요?

김00

권일한 선생님 글쓰기 연수에 여러 번 참여했다. 내가 책과 별로 친하지 않았고 아이들 글쓰기 지도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연수를 듣고 나면 왠지 마음이 든든해졌다. 선생님께 배운 내용을 하나씩 아이들에게 적용했다.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그 과정에서 몇몇은 마음을 털어놓았고 몇몇은 생각이 트이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나도 아이들 글을 대하는 태도를 조금씩 갖추다 보니 서서히 자신감이 생겼다.

선생님 연수를 찾는 또 다른 이유는 그곳에선 주변에서 잘 못 듣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선생님이 경험한 일, 선생님이 만난 아이들, 모두가 참여하고 생각할 수 있는 구체적인 지도 방법, 그곳에 모인 분들의 깊이 있는 이야기 말이다. 주변 분위기를 쉽게 뛰어넘지 못하는 나는, 그래서 내면 가까이 다가가는 연수가 좋았다. 연수에 참여하다 보면 내 생각도 정리되고 성장하는 느낌이었다.

이제 글쓰기 연수에 그만 참여해야지, 싶었는데 또 신청했다. 10회 연수라니! 나는 생각하고 글 쓰는 시간이 오래 필요해서 그동안 연수에서는 글을 잘 남기지 못했다. 이번은 진정한 실전편 같았다. 내가 잘 모른다는 사실이 좀 창피했지만 잘 익혀서 아이들에게도 잘 적용해 보리라.

연수 첫날, 자주 하는 자기소개 시간임에도 나는 버벅대며 말했다. 첫 시간이라 긴장해서 그렇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내가 말을 혼자 이어가고 누군가 온전히 듣는 자체가 너무 어색했다. 첫 만남에도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잘 요약하고 발표하는 선생님들을 보며 신기했다. 함께 모인 분들의 실체(?)를 알아갈 때마다 대체 이분들은 여기에 왜 왔는가~ 의아했다.

두 번째 시간, 아이들과 시를 나누고 감상한 글을 나눴다. 나는 함묵증 아이 글을 소개했는데 (난 그리 우울한 상태가 아니었음에도)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내가 함묵증인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나는 피상적인 이야기를 떠나 조금이라도 마음에 일치하는 말을 할 때면 울 것만 같아 안 하는 말이 많았다. 달변가가 되고 싶은 건 아니다. 모자란 내 모습이 밝혀지는 것보다 그 후에 돌아올 반응이 걱정되어 스스로 조절하는 게 많았다. 물론 2~3년쯤 전부터 적정선에서 나를 표현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

본격적인 과제가 주어졌다. 과제를 할 때마다 스스로 점검했다. 혼자 일기를 쓸 때와 달랐다. 읽는 분들이 있다고 생각하니 글이 어려워졌다. 감정이 너무 넘치나? 노래를 만드는 사람이라고 소개가 됐는데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니 개인적인 내용은 드러내지 않는 게 좋겠지? 하지만 문집에서 본 선생님들의 글에는 내가 정말 말하고 싶었던 마음이 대신 담겼다. 다른 사람을 비난하면 안 된다, 부정적인 감정은 다른 사람을 힘들게 한다며 꾹꾹 담아놓은 마음을 그냥 확 내지르고 싶었던 말들……

선생님들의 깊은 곳에 있던 슬픔도 보았다. 슬픔이 있긴 하지만 현재의 삶을 일구며 주변 사람에게 안식처가 되어주시는 삶도 보았다. 가슴이 먹먹했다. 이분들은 어떻게 본인의 삶을 견뎌온 것일까? 난 내 안의 부정이 남아있는 것을 안고 있지 못하는 것 같은데, 그냥 살아지는 것일까? 선생님들과 같은 상황에 내가 처한다면 난 못 견딜 것만 같았다.

한편으론 이런 분들이라면 난 더 솔직하게 써도 됐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편견 중 하나가 사람들은 다른 사람 말을 잘 듣지 않는다이다. 다들 여유가 없어서 그런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마음 없음을 느끼면 어찌나 스산하던지. 그래서 사실과 가벼운 공감 외에 나를 잘 드러내지 않기도 한다. 그런데 줌 화면 너머에 있는 선생님들은 귀를 기울여주셨다. 마음을 나누어주셨다. 연수에 참여하셨던 박** 선생님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곳은 대나무숲이었다.

이전 연수는 내 성장시간과 맞물려서 혼자 생각 정리하는 때가 많았다. 스스로 매몰되지 않기 위해 경계했지만 뭔가 돌파되지 않는 팍팍함도 있었다. 물론 지나온 시간은 모두 내게 필요했다. 이제는 혼자 고민하던 것을 뛰어넘어 서로가 서로에게 기울여 받쳐주고 위로하고 함께 이겨내는 공동체가 필요함을 배웠다. 공감과 나눔을 처음 접하는 게 아니다. ‘함께의 중요성을 몰랐던 것도 아니다. 그 가치를 내세우는 곳은 많이 접했지만 할 일에 치여 마음을 분별하지 못하고 얕게 다가갔다. 서로가 완충제 역할을 해줄 준비가 안 되었다. 다들 선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고는 생각하지만 다 같이 서툴렀다.

아이들 글을 대하는 태도를 배우며 궁극적으로 나를 돌아보며 다른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배웠다. 고립되기 쉬운 내가 다시 한번 사람을 기대해도 괜찮다는 마음을 조금씩 열게 되었다. ‘저는 이렇게 모질이입니다. 그래도 괜찮나요?’라고 말하고 싶어지고 그래도 괜찮다고 말해주실 것 같은 분들을 만났다. 원리로 배운 공동체의 실사판을 (짧다면 짧은 만남이겠지만) 체험하게 되었다.

마음을 쏟을 수 있는 자리와 분위기, 내 마음을 내어주고 다른 이의 마음을 함께 담아줄 수 있는 분들, 모인 글을 부지런히 엮고 마음으로 들어주시는 분이 계셨기 때문에 가능한 연수였다. 아니, 연수라고 부르기엔 빛깔이 많이 다른 모임이었다. 치유, 힐링, 이런 말 잘 믿지 않았는데 이번 연수 이후로 한결 편해질 것 같다. 일시적인 이완 상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길에 들어설 것 같다. 함께한 선생님들과 권일한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어렵기만 하던 책벌레 샘을 행님으로 모시게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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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여름, 좋은 교사 연수에서 책벌레 샘을 실제로 뵙게 되었다. 여러 권의 책을 쓰신 작가이면서 아이들과 수업한 글쓰기 이야기를 보니 너무 대단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분이었다. 그런데 연수를 들으면서 책벌레 선생님이 나눠주시는 편안한 이야기와 삶에서 진심이 느껴졌다. 기법을 배우는 수업을 기대한 것은 아니었지만 역시나 , 이분은 진짜다. 정말 좋은 어른이구나.’라는 생각과 진심을 통한 수업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나도 저런 선생님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닮고 싶다는 마음과 함께.

페이스북을 통해 간간이 소통을 이어갔다. 그러던 중 교보생명을 통해 큰 상을 받으신 책벌레 샘의 12일 연수와 책뜰안애방문 기회가 있었는데 태풍 때문에 장거리 이동을 포기하고 말았다. 얼마나 아쉽던지. 그런 아쉬움을 다 털어버리지 못한 이유도 있고, 글쓰기는 늘 나의 풀지 못한 숙제 같은 느낌이라서 선생님께 좀 더 배우고 싶어서 이번 연수를 신청했다.

코로나 시국이라 직접 만나지 못하고 화면을 통해 소통했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ZOOM이라는 화상회의는 지역과 시간에 제약을 덜 받는 장점도 있어서 워킹맘에겐 편리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다양한 분들을 알게 되어 사실 놀랐다. 모두 초등 교사일 거라 생각했는데 홈스쿨을 실천하시는 분, 작곡을 하시는 분, 동화를 쓰신 분, 놀이책을 쓰신 분들이라니 새로웠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만나는 횟수가 늘어갈수록, 그리고 글을 통해 점점 더 알게 될수록 마음이 물들었다. 어쩌면 다들 이렇게 깊고 마음이 따뜻하신 분들이 모였는지. 종교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사랑이 많으신 분들 같다. 나눔과 배려, 이해와 포용이 몸에 배어있는 분들이다.

우리는 살면서 마음속에 깊은 상처와 사연, 나름의 고민들을 품게 된다. 상처와 고민이 없는 사람은 없겠지만 그걸 글로 쓰고 타인과 공유하는 일은 쉽지 않은데 아프고 힘들었던 이야기를 솔직하게 풀어놓고 함께 위로받는 공간이 되어 소중하다. 나는 아직 겉도는 이야기, 가벼운 이야기만 하고 깊은 글쓰기는 못 하는 수준이지만 다른 분들의 글을 읽을 때마다 마음이 한없이 충만해진다.

아이들 글쓰기 지도보다 우리의 마음을 치유 받고 글을 쓰는 연수라는 생각이 든다. 문집을 만들어 주신다니 더욱 설렌다. 매주 글 과제가 하나씩 모일 때마다 바로바로 편집해서 메일로 보내주시는 부지런함에 놀랐다. 역시 표현하는 사랑에는 부지런함이 필요하다. 사실 나도 초임 때부터 몇 년간은 학급 문집을 만들었다. 학기 말에 헤어질 때 나눠주기 위해서 만들었다. 때로는 CD로 만들어서 주기도 했다. 그래서 2학기가 끝날 무렵부터 글을 모으고 벼락치기하듯 편집했다. 그냥 이벤트처럼 그렇게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책벌레 샘이 일년내내 아이들과 무심한 듯 글을 쓰고 부지런히 모으고 주기적으로 문집으로 엮으시는 걸 보고 느끼는 게 많았다.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꾸준함이 필요하다는 것과 세심한 사랑과 관심으로 글쓰기를 통해 치유가 필요한 아이들을 잘 보듬어주시는 모습이 감동이다.

올해는 아이들과 글쓰기를 많이 해야지. 부지런한 사랑을 실천해야지. 행님처럼 수시로 편집해서 문집으로 만들어야지다짐해 본다. 매주 따듯한 글로 안부를 물으며 보내주시는 이메일도 좋았다. 글이 오가니 마음이 전해지고 카톡방에서 주고받는 농담으로 인해 서로가 가까워졌다. 그 덕분에 어렵기만 하던 대선배 같은 책벌레 샘을 행님으로 부를 수 있는 호사를 누리게 되었다. 든든한 행님이 생겨서 너무 신난다. 함께 하는 언니와 동생들도 너무 좋아서 나도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이 귀한 인연들과 오래오래 마음과 글을 나눌 수 있기를.

“나를 성장시킨 글쓰기 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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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13살 된 저희 아들은 어렸을 때부터 책을 좋아했고 지금도 재미있는 책이라면 꽤나 두꺼운 책도 잘 읽어내는 편이에요. 그러나 책 읽은 후 느낀 점, 생각한 것들을 말로 표현하거나 글로 쓰는 것은 어려워해서 어떻게 도와줘야 하나 고민이 많았어요. 독서클럽에서 내준 과제 글쓰기를 할 때마다 몇 줄 쓰고 더 이상 어떻게 써야 할 지 모르겠다고 하는 아들에게 어떤 내용이 들어가면 좋겠다고 이야기 나눠주기도 했었고, 그래도 못 쓰고 있으면 답답해서 글을 고쳐주기도 했었어요. 그것이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저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그런 실수를 저질렀답니다. 저희 아들처럼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자녀들을 도울 방법을 알고 싶어서 이 연수에 참가하게 되었어요.

권일한 선생님의 독서 지도 연수를 들었던 홈스쿨링 선배님이 연수에서 배워온 노하우를 듬뿍 전수해주셔서 홈스쿨 커뮤니티 아이들의 독서 지도에 알차게 사용하는 중이었기에 저도 언젠가 한 번 기회가 되면 권일한 선생님의 연수를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페이스북에 연수 소식이 올라오자마자 기쁘게 신청했어요. 선생님의 책 속에 나와 있는 제자들의 글을 읽다 보면 선생님은 아이들이 글을 잘 쓰게 하는 무슨 마법 가루라도 뿌리시는 것은 아닌지 궁금했어요. 아이들이 자기 속에 있는 이야기들을 꺼낼 수 있도록 어떻게 마음을 열어주시는지 알고 싶었어요.

연수 내용을 보니 딱 하나 걸리는 것이 있더라고요. 연수를 받는 저도 글을 써야 하는 것이었지요. 글쓰기 안 한 지 너무 오래 되어서 글을 쓸 자신이 없어서 걱정이 되었지요. 저는 글쓰기 지도하는 방법만 배울 줄 알았는데 저도 글을 써야 할 줄은 생각도 못 했던 것이지요. 신변잡기적인 쉬운 글들이야 SNS에 써왔지만 제대로 된 글은 써본 지 오래 되었거든요. ‘어떻게든 되겠지하는 마음으로 연수에 참가했어요.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요. 연수 첫날 선생님들 소개를 보니 무려 책을 쓰신 작가분도 여럿 계시고 책을 정말 사랑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저는 학교 다닐 때도 문학소녀와는 거리가 먼 감수성 제로 학생이었거든요. 이렇게 수준 높은 분들과 함께 연수를 계속 들을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어요. 연수가 반복되면서 우려가 점점 현실이 되더군요. 책을 사랑하는 선생님들 틈바구니 속에서 책알못인 저는 입 다물고 얌전히 연수를 들을 수밖에 없었지요. 어쩌면 교직을 떠난 지 오래되어서 이제 저의 정체성은 그냥 아줌마인데 한창 아이들 가르치고 있는 현직 선생님들 사이에서 어떤 괴리감 혹은 내가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 같은 것이 느껴져서 불편했는지도 모르겠어요.

사실 마음 편히 연수를 들을 상황은 아니었어요. 남편이 실직한 후 홈스쿨링을 그만두고 학교에 복직해야 하는가를 두고 많이 고민했었어요. 저는 홈스쿨링이 정말 좋았고 언제까지 할지는 정하지 않았지만, 당분간은 더 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남편은 제가 복직했으면 좋겠다고 분명히 의사를 표현했지요. 그러나 학교에는 제가 들어갈 자리가 없다는 것을 알고 마음이 많이 힘들었어요. 공립학교와 처우가 다른 사립학교의 현실에 씁쓸했고 젊은 날의 선택이 너무 순진한 선택이었나 하는 바보 같은 생각도 들었어요.

남편은 특유의 꼼꼼함과 책임감으로 자신이 맡은 일을 잘 해냈고 성과도 좋았지만, 상사와의 관계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어요. 권고사직을 당한 이유도 그 때문이었지요. 실직한 후로 직장 생활에 지쳐서 다시는 회사에 다니고 싶지 않다고 계속 말하곤 했어요. 저는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남편이 참 많이 힘들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한 편으로는 가장인데 너무 나약한 것이 아닌가 하는 판단이 자꾸만 들어서 남편과 평화롭게 지내는 것이 참 어려웠어요. 여러모로 몸과 마음이 힘든 상황 가운데에서 마음 편히 연수 듣는 것이 가능할까 걱정스럽기도 했는데 어느 순간 연수가 기다려지는 게 아니겠어요?

한 주 한 주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선생님들을 알아가는 것이 기뻤고 선생님들의 열정 속에서 많이 배우게 되었어요. 좋으신 선생님들 덕분에 대한민국의 공교육의 미래가 밝다는 생각도 했답니다. 부지런하신 권일한 선생님께서 매주 업데이트 해주시는 문집 속 선생님들의 글을 읽으면서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선생님들을 만나서 반가웠고, 비슷한 경험을 가진 분들의 이야기를 마주 대하며 진심으로 공감했어요. 그 마음을 열어 보여주신 선생님들과 더 가까워졌고 마치 우리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끈이 생긴 것 같아서 좋았어요.

마지막 상담 글쓰기는 하이라이트였어요. 서로의 글에 댓글 달아주는 것이 상담 글쓰기인지 그때 알았는데 서로에게 써준 선생님들의 댓글들을 읽으며 눈물이 또르르 나더라고요. 글마다 따뜻한 격려가 살아있고, 진심으로 공감 어린 글을 써주신 선생님들의 글을 읽을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어요.

무엇보다 이 연수를 통해 제가 글을 쓰는 즐거움과 열정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 놀라웠어요. 글 쓰는 것이 부담되어서 연수를 고민했었는데 어느새 글을 열심히 쓰고 있는 저를 발견하게 되었지요. 이렇게 된 데에는 권일한 선생님의 격려와 문집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제가 권일한 선생님 반 학생이 되어서 관리 받는 느낌이 들 정도로 선생님께서 칭찬하시고 격려해주셔서 글을 쓸 수 있는 동기와 힘이 생겼던 것 같아요. 며칠 후면 받게 될 따끈따끈한 문집도 정말 기대됩니다. 학창 시절에도 받아보지 못했던 저의 첫 문집이랍니다.

연수를 통해 저는 조금이나마 성장했고 단단해진 것 같아서 감사해요. 글을 쓰면서 차분하게 제 안을 들여다보게 되었고, 휘몰아치듯 저를 붙잡고 있던 생각들을 마주 대하며 그것들을 객관적으로 보게 되었어요. ‘유진과 유진독후 일기를 쓰면서 그 누구보다 마음이 힘들 남편에게 쉴만한 나무 같은 존재가 되고 싶어졌고, ‘알로하, 나의 엄마들독후일기를 쓰면서 인생의 파도를 당당히 맞설 용기가 생겼고, 나와 함께 파도를 타고 계시는 하나님 때문에 힘이 났어요. 하나님께서 저보고 힘내라고, 내가 함께하니까 괜찮다고 말씀해주시려고 이 연수를 듣게 하신 것 같아요. 글쓰기는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고, 고요히 나와 만나는 시간인 것 같아요. 결국에는 나를 사랑하게 되는 좋은 도구이자, 나에게 힘내라고 외쳐주는 좋은 친구 같아요. 글쓰기의 매력을 알게 되었으니 이제 연수가 끝나더라도 저의 비밀 블로그에 글이 끊이지 않고 올라오길 기대합니다.

이제 알았어요. 아이들이 글 속에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게 하는 마법가루 같은 것은 없다는 것을요. 대신 아이들을 사랑하는 부지런한 선생님이 계시다는 것을요. 아이들의 마음을 얻으려고 노력하시는 선생님의 사랑. 아이들의 작은 생각 하나도 놓치지 않고 공감하고 귀히 여겨주시는 선생님의 부지런한 사랑. 권일한 선생님이 만난 제자들의 귀한 글들은 아이들을 향한 선생님의 사랑의 열매일 테지요. 저는 뿌리지도 않고 열매를 맺으려고 했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이제 제 아이들에게 어떻게 씨를 뿌리고 가꾸어 나가야 할지 고민해 봐야겠어요. 부지런하게, 지혜롭게, 사랑으로. 권일한 선생님처럼요. 그리고 우리 모든 선생님처럼요. 선생님들, 감사해요. 선생님들과 함께 배울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만나요. 마지막으로 권일한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선생님은 선생님들의 선생님이네요. :)

사람 박**이 되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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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글쓰기 연수 시간은 내게 부여되었던 역할-엄마, 아내, 선생님 등-이 다 벗겨지고 나로 있어도 괜찮은 사치스러운 시간이었다. 내가 내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꼭 필요하지 않은 무엇인가를 위해 돈을 써보는 것도 오랜만이었다. 나 말고 남을 위해 시간과 물질은 쓰는 데는 익숙한데, 나를 위해 하는 것은 늘 뒷전이었다. 내가 그렇게 해서 집이 유지되긴 했다만 돌이켜 보면 나에겐 참 야박했던 세월이었다. 마침 책 읽기가 좋아지고 있었고, 내 글쓰기는 늘 갈했다. 배우면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까 하는 마음이 나를 부추겼다. 그렇게 시작한 연수는 내가 나에게 주는 선물이었다.

권일한 선생님을 포함하여 같이 수업을 들었던 선생님들 모두 처음 만났다. 온라인이 아니었으면 만나지 못했을 선생님들을 만났다. 몇 번의 수업과 숙제를 하면서 학생이 된 것이 즐거웠다. 애들 글 말고 내 글을 쓰기 시작한 날, 선생님들이 써놓은 속마음을 따라가면서 마음이 일렁였다. 나도 아픈데 저이도 아팠구나. 중간에 한 번 쉬는 날, 커피타임을 하면서 속내를 조금, 아주 조금 보았는데 그 목적 없는 시간이 좋았다. 사람이 참 그리웠었나 보다. 처음 보는 사람들과 웃고, 울었다.

선생님들과 쓴 글들은 나를 쥐락펴락했다. 나는 생각과 마음을 꺼냈다. 생각도 정리가 잘 안 되고 썼다 지웠다를 반복했다. 일상적인 글쓰기는 괜찮았는데 숙제를 하려니 쉽지 않았다. 생각을 꺼내는 작업을 가지고 잘 쓴다 못 쓴다를 생각할 나이지만, 점점 오롯이 보다는 얼마나 그대로꺼낼지 고민했다. 나를 많이 열고 싶었지만, 또 한편으로는 열기가 두려웠다. 뭔가 일단락된 일을 꺼내는 것이라면 좀 쉬웠을 텐데, 아직 마음을 괴롭히고 있는 문제는 입 밖으로 내는 것이 두려웠다. 나에게는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은 마음과 숨기고 싶은 마음이 함께 있다. 어릴 때는 힘이 들어서 마구 토로했는데, 그런 토로를 달가워하지 않았던 사람들을 몇 명 겪고 나니까 조심스러워졌다. 정돈되지 않은 절규는 반복되면 읽는 사람에게 힘든 것 같다. 그래서 조심했다. 내 글은 아마도 그런 긴장감을 강하게 뿜고 있었으리라.

다른 선생님들의 글을 읽는 것은 색다른 경험이었다. 이 나이에 보통 어른이 쓴 글을 읽을 기회는 쉽게 오지 않는다. 나 말고 다른 어른들이 어떻게 사는지를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고등학교 때 모둠일기를 쓰고 돌려 읽는 기분이었다. 풍경이 그림처럼 그려져서 좋은 글이 있었다. 나는 이런 글을 싫어하는 줄 알았는데 의외로 좋았다. 사실 내가 어떤 글을 좋아하는지 정확히 몰랐다. 세련되지 않고 솔직한 글, 웃긴 듯 안 웃긴 글, 짧게 내뱉는 듯한 글에 생각이 꾹꾹 눌러 담겨있는 글. 나는 선생님들을 만난 적이 없는데, 딱 읽은 글만큼만 선생님들을 만났다. 온라인 수업을 하고 나서 이렇게 만나고 싶어질 줄이야.

지난번 수업에서 나도 울고 참 여럿이 울었다. 나는 글이 가진 큰 힘을 절감했던 것 같다. 아픔을 끊임없이 토해낼 수 있는 공간과 수단이 있으면 조금 회복되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세상에는 아픈 사람들이 너무 많겠구나 하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나도 힘든데 너도 힘들구나. 아 우리는 다 힘이 들구나. 같이 울자.’ 하는 마음이었다. 매달 학부모에게 보내는 글에는 희망을 이야기한다. 진심이지만 동시에 쉽게 나오는 글은 아니다. 나를 다독이고 애써 으쌰으쌰 해서 나오는 글이다. 그런데 종종 나에게도 내가 만나는 모두에게 애쓰지 않고 풀어져 털어놓을 글을 써도 되는 시간이 필요하구나 싶었다.

나는 늘 글쓰기에 목마름이 있었다. 학생으로서 글을 쓸 수 있어서 좋았고, 또 선생님이 되어 아이들과 글을 몇 편 써보는 것도 좋았다. 나는 어릴 때 누려보지 못한 글 쓰는 기쁨이라서 더더욱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것 같다. 어떻게 하면 이 좋은 걸 알려줄 수 있을까 이제 당분간 홀로 고민 하겠지. 선생님들은 이제 학기 시작이라 바빠질 텐데, 나는 개학해도 그다지 바뀔 것이 없다. 선생님들이 많이 보고 싶을 것 같다. 다들 함께 이 시간을 있어 주어 고맙다.

문장 사이를 헤맬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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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라고만 하기엔 뭔가 묘한, 이 글쓰기 연수의 마지막 과제는 연수 후기다. ‘가만있자 이 연수가 언제부터였더라?’ 메일함을 열어 발신자(그루터기)로 검색하니 첫 연수 안내는 (11. 15)일자로 와 있다.

안녕하세요. 책벌레 권일한입니다. 이제부터 글쓰기 연수를 시작합니다. 저와 함께 문장 사이를 헤맬 준비가 되셨나요? (그때는 미처 몰랐다. 내가 이렇게 한참 헤매게 될 것이라는 걸.^^;) 제가 아이들과 문집을 만들며 글을 쓰는 과정을 여러분과 해보려 합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분으로 생각하면서, 동시에 여러분이 아이라 생각하겠습니다.

(12.7) 연수 문집이 처음 왔다. , 문집은 그림책 <>에서 선생님이 만들어 주신 금테액자였다. 무려 발행날짜까지 찍혀있는 A5 한글파일은 그 자체가 부담이요 동기유발이었다. 문집이 글 쓰는 상황을 만들었다. 아이들이 이런 느낌으로 글을 쓰겠구나. 정말 아이의 마음이 되어 처음엔 숙제를 못내고, 그 다음엔 마감 날짜를 넘기면서 겨우 꾸역꾸역 한 편씩 글을 써냈다.

성실한 강의 PPT와 쑥스러운 듯 조곤조곤한 설명, 선생님들이 쓰신 글에 감탄을 연발하시는 과한 듯 기분 좋은 리액션과 답장들이 쌓여갔다. 내가 글을 쓰는 까닭, 나를 소개합니다, 시 맛보기, 글감 찾기, 1분 글쓰기, 소개(설명)하는 글, 자유롭게 쓰기, 독서 글쓰기, 상담 글쓰기까지. ZOOM으로 문집으로 단톡으로 만리장성을 쌓아갔던 그간의 여정이 마무리되려 한다.

성경 이야기가 낯설지 않은 이 연수에서, 삶은 글을 매개로 찐하게 나누어졌고, 글쓰기가 그 자체로 치유적인 것임을 경험적으로 알게 되었다. 원래 책읽기와 책사기(?)를 즐기는 분들이 모여서인지 자연스럽게 책 추천 연수추천이 오갔고, 서로의 글과 독서 취향을 보며 동질감도 느꼈다. 대면이 아닌 온라인 연수고 매일 마주치는 동료가 아닌 적당한 거리가 있는 쌤들이어서, 오히려 솔직하게 자기의 목소리를 낼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지나고 보니 아쉬운 것도, 후회스러운 것도 있지만, 그 모든 것을 덮을 만큼의 감사가 남는다. 무엇보다도 그냥 당장 뭔가를 끄적거릴 용기가 생겼다는 것. 한 번에 한 마리씩! (BIRD BY BIRD!) 앞으로도 한참 문장 사이를 헤매게 될 것 같다. 짧지 않은 여정을 함께 해온 쌤들과 훌륭한 길잡이 권일한 쌤(이라 쓰고 형님이라 읽음)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글쓰기가 아니라 삶 쓰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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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연수를 통한 여러 선생님과의 만남은 설렜다. 같은 목적으로 모인 연대감은 어색함을 뛰어넘었다. 진솔한 이야기는 예쁜 빛깔이 되었고 개성 있는 글로 태어났다.

권일한 선생님은 삶이 녹은 글쓰기를 통해 아이 변화를 차분하게 알려주셨다. 글을 함께 쓰면서 아이 마음을 어루만지는 모습이 감동이었다. 우리 모두 학생이 되어 선생님의 수업에 집중했다. 연수를 마치면 매주 해야 했던 글쓰기 과제가 주어졌다. 의무가 아니지만, 선생님의 꼬임에 넘어가서 모두 충실하게 했다. 선생님의 꼬임에 넘어간 이유는 일한 선생님의 피드백과, 매주 엮어 보내주신 문집 때문이다.

문집을 읽으며 연수에 참여하신 선생님을 이해하자, 온라인 연수에서 기대하지 않았던 끈끈한 관계가 만들어졌다. 연수가 진행되며 대화는 깊어졌고 우리 표정은 밝아졌다. 가족 같은 관계는 글을 육수처럼 더 진해지게 만들었고, 마음의 뚝배기에 담긴 글은 우리를 따뜻하게 했다,

데드라인에 맞춰 쫓겨 쓰기도 했던 글이 내면을 돌아보게 하고 기쁨을 주었다. 몰입을 경험하게 했다. 글을 쓰며 과거의 나를 만날 때는 애잔해졌다. 글쓰기는 과거에 있던 나를 안아주었고, 현재를 성찰하는 통로가 되었다. 힘든 순간을 겪는 아이들을 생각하고 돌아보게 했다.

연수를 통해 만난 선생님이 귀하다. 문집에서 어려운 삶을 더벅더벅 걸어오신 선생님을 볼 때 손을 잡아 주고 싶었다. 글을 통해 연대를 경험하고, 기법보다 삶을 배운 이번 연수는 뜻깊다. 글쓰기가 아니라 삶 쓰기다. 삶 쓰기가 되면 스스로 글을 쓰게 된다. 글쓰기 연수 중 과제가 아니라 순수하게 부모님 삶을 돌아보고 싶었다. 그래서 결혼 60주년을 맞이하신 부모님 삶을 글로 썼다. 어머니를 인터뷰하고, 아버지의 삶을 생각했다. 자녀를 위해 살았던 부모님 삶을 적은 글을 가족 앞에서 읽을 때 곳곳에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렸다. 간단하게 식사하고 글만 나누었을 뿐인데 의미 있는 시간이 만들어졌다.

글쓰기 연수가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나는 글을 어떻게 대할까? 지금의 느낌을 유지하며 성찰하며 살고 싶다. 반성하고 감사하는 삶, 나와 타인에게 의미 있는 이야기를 붙잡아 글로 남기고 싶다. 글쓰기 연수의 끝은 새로운 삶 쓰기의 시작이다.

글쓰기 연수를 되돌아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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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책벌레 선생님이 글쓰기 연수를 하시네! 내게도 기회가 왔다!’ 책벌레 선생님은 내 페북에서 인싸다. 2년 전 책을 출판하면서 책벌레 선생님의 빨간펜으로 교정의 호된 싸대기를(뺨이라고 하면 맛이 안 나네요.) 맞았다. 선생님이 기꺼이 밥 한 그릇에 고된 일을 해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했지만, 더 연결되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연수는 큰 기대보다는 감동의 도가니로 진행될 것 같은 기분 좋은 흥분으로 시작했다.

사실 연수를 선택하는데, 걸림돌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바로 나 자신! 글쓰기 연수라면 글쓰기에 관심을 가진 똑똑한 샘들이 많이 참여할 텐데, 나의 글발이 견딜 수 있을까? 나는 다시 한번 부끄러움으로 속을 후벼 파내야 되는 건 아닐까? 내 밑천이 금방 드러날 것 같아 연수 신청 후 결과가 나올 때까지 할까? 말까? 망설였다.

시작할 때 13명의 선생님 중 한 분도 포기 안 하셨단 책벌레 선생님의 말씀에 아 이게 지금이라도 나가려면 나가라는 신호일까?’, ‘나는 이 그룹에 어울리지 않아고민했다. 그러나, 빠져나갈 적절한 타이밍을 찾지 못한 채 연말이 지나가면서, 연수를 어울렁더울렁 시작했다. ‘아뿔싸 좀 괜찮네!’ 책벌레 선생님이 줌을 서툴게 다루시자 마음이 안정됐다. ‘흠 좀 편안하군!’ 너무 완벽하시면, 상대적으로 불완벽한 나는 불편했을 것이다. 첫 모임 후에도 기회를 보긴 했다. 선생님들과 줌으로 만남은 2시간 앉아만 있기 근질거렸다. 그런데도 신기하게, 책벌레 선생님의 완벽한 강의와 어색한 친화력은 모임에 낄 수 있는 빈자리를 내어주었다.

모르는 선생님들과 글쓰기를 전제로 어색한 소그룹 만남은 우리 글쓰기 말고 그냥 이야기 나눠요로 소통의 장이 되었다. 원래 소모임실을 감시하지 않으면 학생들은 이렇게 된다. 우린 멋져 보이는 글쓰기 이력 뒤에, 같은 고민을 하는 교사요, 엄마요, 아내로 동시대를 살아가는 존재임을 발견한 것 같다. 글쓰기 과제는 부족한 만남의 시간을 단번에 깊게 이어주었다. ‘이 선생님도 이렇게 살아오셨구나!’ 질투의 힘으로 사는 내가 비교를 거의 하지 않았다. 삶이 드러난 글을 어찌 비교할 수 있겠는가? 그동안 애쓰며 살아온 이분들의 흔적을 읽을... 사랑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책벌레 선생님의 따뜻한 격려가 한 겹씩 벗을 수 있는 용기를 불어넣었다.

글쓰기 연수는 선생님들과 추운 겨울밤 캠프장에서 모닥불 주위에 앉아 따뜻한 초코라떼로 온기를 마시며 두런두런 이야기하는 추억이었다. 선생님들과 이야기 나누는 시간은 많지 않았지만, 글을 읽다 보면 마음이 환해진다. 연수를 받기보다 글쓰기 치유 교실에 참여한 것 같다.

선생님들의 글을 읽고 마음이 연결되었다. 글에 댓글을 달다 보니, 나의 삶의 심연에 닿았다.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던, 8살 이후로 멈추어버린 지금은 돌아가신 아빠에 대한 사랑을 길어 올려주었다. 그것은 내 삶을 휘돌리는 감추어진 운전대였다. 아버지의 빈자리로 인한 목마름으로 살아온 것을, 아버지가 나를 얼마나 사랑하셨는지를 만지는 시간을 얻었다.

** 선생님의 글이 아버지께로 인도했다. 마음 뻐근한 차오름을 모니터와 자판 사이에서 얻었다. 나는 박씨 후손의 **로 지어졌다. 착하고, 맑고 우아하게 살라고 지어주셨다. 지금 이 글쓰기 치유 교실은 나를 받아들이게 한다. 나를 아버지의 날개 아래서 쉬게 하신다. 내 삶의 이야기도 나눌 만하구나! 함께 듣고 웃고, 울어주는 친구들이 있구나! 주저 없이 글을 쓰고 부끄럽지 않게 보여줄 수 있어서 내가 힘이 좀 생겼다.

책벌레 선생님의 숨겨진 교육과정과 교수 방법을 쪼끔 체득했다.

글쓰기로 아이들의 마음을 열고,
쓸 수 있도록 마구마구 격려해주기!
아이들의 삶 안아주기!

영업비밀을 알았으니
나도 소요산 분점에서 글쓰기 수업 좀 해서
이익을 좀 남겨볼까나!

연수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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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일한 선생님을 처음 만난 건 페북을 통해서다. 선생님이 올려놓으신 글을 자주 읽었는데 읽을 때마다 내 감정이 요동쳤다. 글에서 본 선생님의 삶은 공교육 교사임에도 불구하고 대안학교 교사의 삶을 사시는 것 같았다. 그분의 글로 접한 그분의 삶을 보며 도대체 이분은 어떤 분일까?’ 궁금했다.

어느 날 선생님이 전남대에서 연수를 하신다는 글을 보곤 창원에서 광주까지 행을 결심했다. 광주까지 이틀을 왔다 갔다 하며 연수를 들었다. 뭔지 모르게 신선하고 마음이 따뜻했다. 연수를 위해 왕복 6시간을 이동하는 수고를 감내했다. 평상시 나 같으면 그런 모험을 하지 않는다. ‘...어째 그랬을까?’ 지금 생각해도 미스테리이다.^^ 그 이틀간의 시간을 통해 글쓰기에 대한 내 마음이 조금씩 바뀌어지기 시작했다. 글을 잘 쓰는 것보다 아이들의 마음을 다루어야 함을 알게 되었다. 그때 조금씩 내 마음에 씨가 뿌려졌었던 것 같다. 그렇게 뿌려졌던 씨에게는 물이 필요했고, 따사로운 햇살이 필요했으며 농부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했다. 그래야 싹이 나고 열매를 맺을 수 있었을 테니 말이다.

이번 연수를 5년 전에 들었어야 했다.
학교에서도 포기하고 부모님도 포기한 아이가 우리 학교에 들어왔는데 3년간 그 아이와 씨름하느라 다른 아이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내 온 신경이 온통 그 아이에게만 갔다. 행동, , 그 아이의 모든 것. 아침에 학교에 들어와서 집에 갈 때까지 그 녀석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며 다른 아이에게 영향을 끼치지 못하도록 차단했다. 아이의 입에서는 욕이 끊이지 않았고 행동과 생각은 상상을 초월했다. 아이 때문에 알지 않아도 되는 어둠의 세계를 너무 많이 알아버렸고 형사님들과는 자주 연락도 해야 했다. 그걸 바로 잡아 보겠다고 아이를 매일 다그쳤다. 녀석은 공부는 당연히 못 했다. 검정고시는 치를 수 있을지 걱정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수업 시간. 글을 써보라 과제를 내주었는데 제출한 글이 생각보다 좋았다. 그런데 칭찬을 안 했다. 칭찬받으면 교만해져서 지 잘난 체 할까 봐. 아이가 글을 써온 것을 볼 때마다 내심 놀랐다. 너무 잘 써서. 근데 나는 그때마다 문장을 고치라고 다그치고, 맞춤법의 틀림을 지적했다. 칭찬해 주고 싶고, 답글을 남기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었으면서도 말이다.

연수를 받는 몇 달간 내내 그 아이가 떠올랐다. ‘얼마나 학교 오기가 힘들었을까. 하루 종일 받는 그 눈총과 시선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칭찬받지 못해, 인정받지 못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조금만 마음을 알아줄 걸, 그냥 글이 참 좋다구 칭찬해 줄 걸, 왜 있는 그대로 보지 않았을까? 왜 자꾸 고치라고만 했을까...’

그 아이는 내게 해산의 고통 같은 아이다. 녀석이 졸업할 때는 속이 시원했다. 그런데 주체할 수 없는 폭풍 눈물이 쏟아졌다. 지금도 그 아이를 생각하면 가슴이 찡하고 눈물이 난다.

이 연수를 좀 더 일찍 받았더라면... 나는 다른 시선으로 아이를 보았을까? 공감했을까? 아마 그랬을 것 같다. 내가 그때 너무 어린아이였다. 교사는 권위 있게 앞에 서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으며 그렇게 했다. 함께 울어주고 마음을 만져 주고 녀석의 글에 공감하고 격려해 주어야 했었다. 이제야 비로소 깨닫게 된다. 그 아이에게 있다고 생각한 교만과 오만이 녀석이 아니라 내 안에 가득했던 것이었음을...

글을 잘 쓰고 못 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아이들과 나와의 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 아이들이 글을 쓰고픈 마음을 열 수 있도록 그 길에서 함께 어깨를 내어주고, 울어주고 기뻐해 주어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함을 배우게 되었다.

함께 한 선생님들의 마음결이 참 좋았다. 선생님들이 매주 써내시는 글을 보며 권일한 선생님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뜻하고 인간 냄새가 나서 좋았다. 내면의 깊은 곳에 사랑을 가득 품은 그들이 나를 따뜻하게 했다. 내가 복이 참 많다는 생각을 했다.

연수에 오롯이 집중하고 싶었는데 큰 아이들 저녁 수업이 있는 월요일이라 생각보다 집중을 못했다. 종례하고 챙기느라 중간에 자꾸 끊겨버려 집중이 힘들었다. 그게 제일 아쉽다. 연수받고 싶다는 마음이 앞서 요일을 확인 못 한 나의 실수였다. 그래도 마음의 씨앗에 물을 주고 햇볕을 쬐는 시간이었다. 내 안에 조금씩 싹이 움틀거림을 느낀다. 선생님이 내 글에 답글을 달아주시는 걸 읽는 시간이 마냥 설레였다. 초등학교 5학년 내 일기에 담임선생님이 답글 달아주셨던 걸 읽을 때 그 마음이 그대로 느껴졌다. 왠지 모르게 내 편이 있는 것 같고 그냥 힘이 되었다. 읽을 때마다 왜 그렇게 눈물이 핑 돌았을까... ... 아쉽다.

이건 무슨 감정일까? 아쉽고 서운하고 시원하고 뭔지 모를 것 같은 이 마음은...
다음 주 월요일이 허전할 것 같다.

후기

***

돌아봄 벌써 후기를 써야 할 시간이라니 아쉽기만 하다. 연수가 끝나는 것이 이렇게 아쉬운 적이 있었던가? 동네 아이들과 시작한 글쓰기 수업을 좀 더 잘 진행해 보고자, 아니 일기 쓰는 것조차 너무 싫어하는 내 아이들 어떻게 하면 글 쓰는 것을 즐겁게 만들어 줄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시작한 연수였다. 아이들 글쓰기 모임은 코로나로 인해 5인 이상 사적인 모임 금지라는 조항이 생기면서 모이지 못하게 되었고, 우리 집 아들 둘과 글 쓰는 시간을 가져보려 애썼건만, 번번이 문제가 생겨서 쉽사리 시작하지 못했다. 덕분에 내가 더 많은 숙제들을 해야 하면서 나를 돌아보고 성찰하는 시간이 되었다. 나의 마음속 동기를 돌아보고, 과거를 돌아보고, 앞으로 올 미래를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즐거움 펜을 움직이는 것이 즐겁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핸드폰에 빼앗긴 나의 시간들을 아주 조금은 되돌려 받는 느낌이다. 늘 마감 시간이 촉박하게 숙제하는 습관은 토요일 저녁 시간과 주일 저녁 시간을 분주하게 만들었지만, 조금이라도 펜을 드는 시간이 즐거웠다.
새로운 선생님들과의 만남이 즐거웠다. 조금씩 나이가 들면서 새로운 사람을 사귀고 새로운 만난 사람들에게 나를 내보이는 일이 어려워져서 적당한 선까지만 나를 드러내고, 적당한 관계를 유지하며 지내왔다. 연수를 통해 글을 쓰면서 나를 조금씩 드러내게 되었다. 선생님들의 솔직하고 담백하게 자신을 드러내는 글과 이야기를 통해 안전하다고 느꼈던 것 같다. 선생님들의 글을 읽으며 그냥 모이는 친목 모임들보다 친밀함을 느꼈다. 같이 식사 한 번 하지 못했지만, 대게와 한우까지 함께 나누어 먹은 듯한 느낌??!!
글을 읽는 즐거움이 매우 컸다. 자신의 생각을 알맞은 단어로 표현하는 선생님들의 글, 자신만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솔직한 글을 읽는 것이 즐거웠다. 더불어 읽어보고 싶은 책들도 한가득이 되었다.

어려움 펜을 드는 것은 즐거움이었으나, 내 생각을 풀어내는 것은 어려웠다. 특히 시 수업은 참 어려웠다. 컨디션이 안 좋아서라는 핑계를 대고 싶다. 무엇인가를 써보라고 하는 권일한 선생님 말에 머릿속이 백지가 되어 아무런 단어도 생각도 떠오르지 않았다. 잘 해야겠다, 잘 쓰고 싶다는 생각이 너무 강해서 그런 것 같다. 시 읽는 것은 좋아하는데, 도통 적절한 단어들이 생각나지 않았다. 다른 선생님들의 번뜩이는 글들을 읽으며 그렇게 잘 표현하는 것이 부럽기도 하고 그랬다. 나도 일상 속에서 하나님이 숨어계신 곳을 잘 찾아내고 싶다. 이것도 연습하면 되는 걸까? 시를 쓸 기회가 또 생길까?
아이들과의 글쓰기 모임에서 연수를 통해 배운 것들을 내가 잘 적용할 수 있을까? 이것도 매우 어렵게 느껴진다. 쉽게 생각해서 모임을 시작한 거였는데, 연수를 듣고 나니 아이들 글쓰기 지도는 전문성이 필요한 것 같다. 에이, 나는 국어 선생님도 아니고, 전문가도 아니니깐, 아이들 글을 지도하는 것보다는 글쓰기 모임하는 것을 즐거운 시간으로 만들어 가야겠다. 즐겁고 재미있는 모임으로 만들어 가려면 어찌해야 할지 고민해 봐야겠다.

전문성 나는 글쓰기에 비전문가이다. 초등학교 아이들을 대하는 것도 어렵다. 여기 모인 선생님들은 글 쓰는 것도 초등학교 아이들을 대하는 것도 전문가인 듯하다. 올해 4학년이 되는 큰아들과 2학년이 되는 둘째 아들을 대하는 것이 참으로 어렵다. 예전에는 가끔 초등학교 선생님할 것 그랬다고 생각한 적도 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보니, 초등학생들 대하는 게 무지 어려워서 초등학교 선생님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 중학교 교사하길 잘했다.’ 하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쉽지 않은 일을 기쁨으로, 아이들 안에 있는 보석들을 발견해가며 학생들을 가르치고 계시는 이분들 대단한 분들이다.
나를 돌아본다. 나는 중학생 아이들을 대하는 데 전문성을 지니고 있는가? 그냥 중학생 대하는 것이 조금 편하고 익숙하고 예뻐 보이는 데 이것으로 된 걸까? 내 교과에 대한 것을 기쁨으로 전문성 있게 가르치고 있는가? 더 공부해야 하고, 더 고민해야 한다. 수학을 수학답게 가르친다는 것이 무엇인지 나만의 생각을 정리해야겠다. ! 이것도 글로 적어봐야겠군.

기다림 연수 시간을 기다렸다. 월요일 저녁 시간이 되면 저녁을 준비하는 내 손길이 바빠지고 빨리 밥을 먹고 정리하고 싶은 생각만 들었다. 내심 남편이 아이들을 데리고 할머니 댁에라도 다녀오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선생님들의 글을 실은 문집이 담긴 메일이 기다려졌다. 이번 과제를 통해서는 선생님들의 어떤 마음을 보게 될까. 어떤 글들을 읽게 될까 기다려졌다. 지금은 완성된 문집을 책으로 볼 날을 기다린다. 연수 기록이 오롯이 담긴 문집이 어떤 감동으로 나에게 다가올까 기대하게 된다. 더불어 권일한 쌤이 보내주시는 답메일도 기다려졌다. 글을 차분히 읽어주고, 곰곰이 되짚어 주며 잘한다 잘 살고 있다고 이야기해주시는 따뜻한 메일은 조금 더 나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게 해주었다. 선생님들을 볼 날을 기다려본다. 햇살 좋고 날이 따뜻한 4월에는 강릉에서 선생님들을 만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대게를 기다린다. 공동구매한, 아니 권일한 선생님의 수고로 먹을 수 있게 된 대게를 간절히 기다린다.

아쉬움 12일 연수를 할 수 없음이 너무 아쉬웠다. 연수를 진행할수록 선생님들과 얼굴 보고 이야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점점 더 커져갔다. 그래서 강릉에서 모이지 못한 것이 더 크게 아쉬웠다. 글쓰기 연수 없이 수다 모임으로 모였던 그 시간이 참 좋고, 함께 이야기할 수 있음에 감사했다. 더불어 같이 둘러앉아 맛있는 것 먹으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 나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 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일은 연수가 없는 월요일이라는 것도 참 아쉽다.

따뜻함 선생님들의 글이, 카톡에서 나누는 대화들이 참 따뜻하다. 아이들의 글을 바라보는 시선이 참 따뜻하다. 이분들에게 배우는 아이들은 그 따뜻함 누리고 살아가겠구나 싶다. 힘든 일에 함께 울어줄 수 있는 분들이구나 싶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참 따뜻한 분들이구나 싶다. 그 따뜻함으로 세상을 따뜻하게 만들어 갈 사람들임에 분명하다. 우리 아이들도 학교에서 이렇게 따뜻한 분들을 담임선생님으로 만났으면 좋겠다.

시작 왠지 이 모임, 연수가 끝이 아닐 것 같다. 모임의 이름이 정해지면 새로운 시작이 될 듯하다. 책을 함께 읽는 모임이어도 좋고, 글을 함께 쓰는 모임이어도 좋고, 교육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모임이어도 좋고, 그냥 마음을 나누는 모임이어도 좋은데.... 이 분들과 어떤 형태의 모습으로든 함께 하고 싶은 것은 나만의 욕심일까?

20년의 마지막과 21년의 시작을 글쓰기 연수과 함께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한 해의 마무리와 새로운 한 해의 시작을 글쓰기 연수와 함께 한 느낌!!! 새해에는 나도 글을 쓰는 일을 시작했으면 한다. 매일 글을 쓰지는 못해도, 기록을 남기고, 생각을 남기는 일을 시작해 보고 싶다. 그 첫걸음을 시작하게 해준 연수였다. 아이들과의 글쓰기도 다시 시작할 것이다.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책도 함께 읽는 모임으로 아이들 모임도 만들어 가고 싶다.

이번 연수를 생각하니 떠오르는 단어들이 너무 많다. 몇 가지 단어에 내 생각을 담아 후기를 적어본다. 좋은 자리를 만들어 주시고, 좋은 만남을 가질 수 있게 해주신 권일한 선생님 감사합니다. 선생님들, 함께 해서 즐거웠습니다.

글쓰기 연수를 하면서

***

# 신청하기까지

내가 어쩌다 이 연수를 신청했을까? 생각해 보니 나는 늘 글을 잘 쓰고 싶었고, 이왕이면 교사니까 아이들도 글을 잘 쓰게 하고 싶었다. 그런데 그런 연수는 잘 없다. 원격연수로는 배우기가 어렵고, 그렇다고 일대일로 첨삭을 받을 만한 용기는 없었다. 그래도 쉽게 오지 않는 경험, 그리고 놓치고 싶지 않을 경험을 하고 싶어서 겁도 없이 이 글쓰기 연수를 신청했다. 그래서 주마다 하던 독서 모임도 요일을 바꿔 달라는 무리한 요구를 하면서까지.

# 막상 연수에 참여하면서

그런데 신청하고 보니, 아뿔싸! 세상에! 연수에 참여하시는 선생님들이 엄청나다. 호기심이 많고 책 욕심이 많은 사람이라 보니 책 내신 분들이 많다. 그리고 연수 시간에는 말없이 웃으시던 분들이 어찌나 글을 잘 쓰시는지, 연수 끝나고 돌아오는 화요일이면 그렇게 배가 아플 수가 없었다. 샘이 나서.

주마다 과제가 있었는데, 그 과제를 하는 게 처음엔 아이들과 활동하는 것도 있고 하니까 그리 부담이 되지 않았다. 그런데 점점 고난이도의 과제들이 주어지면서 내 글쓰기 실력이 오롯이 담긴 글이 담긴 문집을 마주하는 것이 어려웠다. 내 글을 오징어였다. 완전!

물론 학기 말이고 분주한 일상에서 온전히 집중하지 못했던 것도 있지만, 다른 분들은 나보다 더 바쁘셨다. 지금 돌아보면 일종의 회피였던 것 같다. 그렇다고 내가 다른 사람인 척하면서 연기하면서 글을 쓰기는 더욱 어려웠다. 숙제는 잘 못 했지만, 권일한 선생님 메시지는 나다운 글을 써라는 뜻이 분명했다. 글을 쓰면서도 주저하는 모습, 다른 선생님들과 비교하는 모습, 도망가고 싶은 모습, 돌아보니 이 모든 것도 다 내 모습이었다.

연수 신청하고 결석하는 것도 내가 싫어하는 건데, 결석한 학생도 전화로 보충 수업해주신 것. 과제 독려 문자까지 보내주시다니! 정말 감동적이면서도 찔림은 왕창이었다. 그러던 중에 살짝 내 마음이 담긴 글을 제출했는데, 감동의 댓글 선물을 받으니 울컥했다.

# 싱어게인과 닮은 연수

그 와중에 내가 요즘 유심히 살펴보는 가수가 있는데 바로 싱어게인에 나왔던 이승윤이다. 그 가수가 우승하고 이런 말을 했다.

"제게 되게 많은 마음을 전해주셨고, 예상치도 못할 만큼 많은 마음을 보내주셨고 그게 저에게 닿았습니다. 그 말은 제 노래가 닿았다는 말로 제가 해석을 했기 때문에 매우 감사하고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가 방송을 보니까 자꾸 멋있는 말 하려고 했더라고요. 그래서 오늘은 가볍게 감사하다고만 말하겠습니다. 좋은 음악인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 가수가 이렇게 확신을 갖기까지 많은 노력과 좌절이 있었을 것이다. 음악을 잘 모르는 내가 보기에도 경연 처음에는 조금은 주저하는 모습이 언뜻 보였다. 하지만 경연이 진행되면서 더 자신의 진가를 잘 발휘하며 빛나는 그의 모습, 다른 참가자와 함께 즐기는 그의 모습이 멋있게 다가왔다. 그렇게 되기까지 그에게 보여주었던 심사위원들의 진정한 격려와 조언, 그리고 시청자들의 응원도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그가 자신만의 노래로 마음을 나눈 자리가 싱어게인이었다면, 나는 글쓰기 연수가 그랬다. 줌으로 만난 연수였지만 권일한 선생님의 진심과 아이들과의 삶이 담긴 강의, 그리고 선생님들의 마음이 담긴 주옥같이 빛나는 글들에서 나는 용기를 얻었다. 나는 나대로 글을 써야겠다는... 소개팅의 첫 만남에서 나를 온전히 드러내도 될까? 하고 주저하는 모습이 아니라 나를 온전히 드러내기 위해 가장 용기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던 이승윤의 공연처럼 멋진 글을 쓰고 싶었는데... 이번에도 기한을 놓쳤다!

걸리버 여행기 1 (대인국, 소인국)

1. 소인국과 대인국의 산업, 생활모습, 정치, 군대, 법률 등을 비교해보자.

2. 그들은 내가 사슬을 끊어버리지 않을까 걱정했고 나의 음식을 마련하는 데 비용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그것으로 인해서 나라에 기근이 들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다. (32) 나라의 세금을 축내는 나는 무엇을 상징할까?

3. 소인국에서 관리를 선출하는 방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4. 47-49쪽에 나오는 소인국 황제의 포고문을 통해 스위프트가 비판하려는 내용은 무엇일까?

5. 소인국 릴리푸트와 블레푸스쿠, 트라멕산 당과 슬라멕상 당이 싸우는 까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6. 그가 마음속으로는 계란 두꺼운 쪽 깨기파에 동조하고 있을지도 모르고, 반역이라는 것은 그것이 드러나기 전에 마음속에서 싹트는 것이기에 저는 그 자를 절대 안심할 수 없는 인간이라고 보고 그래서 그를 사형시키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85) 이런 주장에 대해 재판관은 어떻게 판결해야 할까?

7. 걸리버가 여왕의 궁전에 난 불을 끄지 말아야 할까? 오줌을 누어서라도 꺼야 할까?

8. 170-171쪽에 나오는 무기제조법을 배우는 게 나을까?

9. 주제를 드러낸 문장
1) 어떤 것이 크다거나 작다는 것은 단지 인간의 생각 나름이라고 하는 일부 철학자들의 말은 지당한 것이다. (107)

2) 나는, 사람은 자기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작은 생물이 아무리 진지하게 말을 하려고 해도 그것을 무시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156)

 

걸리버 여행기 2 (공중국, 마인국)


1.
라퓨타와 주변 지역의 특징과 의미를 찾아보자.
 1) 라퓨타 궁궐 사람들은 명상에만 너무 잠겨 있어서 아래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에는 관심이 없다.(225)
 2) 수학과 음악이 발달해 있다. - 집 모양, 음식 모양
 3) 풍요와 호화 속에서 살면서도 바깥세상(육지의 남자들)으로 가고 싶어 하는 여성들
 4) 폭동이나 반란을 진압하는 방법
 5) 걸리버는 이곳에서 멸시를 받았다.

2. 날아다니는 성의 왕이 통치하는 대륙에 속한 발니바비 
 1) 나라의 전반적인 모습
 2) 고관의 고민
 3) 수도 라가도의 이상한 연구소
 4) 말도나다에서 과거의 인물들 만나기

3. 럭나그
 1) 왕의 마룻바닥 먼지 핥기
 2) 영생인

4. 말의 나라
 1) 야후와 후이넘을 비교해보자.
 2) 저자가 인간을 야후와 비슷하다고 한 견해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3) 영국의 법률, 전쟁, 인간의 본성에 대한 설명이 편협하다고 생각하지 않나?
 4) 말은 우리가 가진 것 중에서 가장 선량하고 보기 좋은 동물이지만 병에 걸리거나 발을 다치면 다른 사람에게 팔려서 죽을 때까지 온갖 잡일에 혹사 당하고 ~ 먹어치운다. 무엇을 상징할까?
 5) 영국에 돌아간 뒤에 가족과도 접촉을 하지 않은 모습을 이해할 수 있다. 없다.
 6) 어디든 갈 수 있다면 언제, 어느 시대에 가서 살고 싶은가? (걸리버 여행기 또는 역사에서)

※ 토론할 내용

1. 조너선 스위프트의 의견은 받아들일 만하다. 지나치다.

2. 인간의 이성은 좋은 결과를 이루었다.

3. 인간이 만들어가는 미래는 점점 더 좋아질 것이다.

※ 글쓰기 주제

1. 우리가 나눈 이야기 중 자유주제로 독서감상문 쓰기

2. 찬반 토론 주제 중 하나를 독서논술 쓰기

3. 걸리버 여행기가 우리에게 해주는 말은 무엇인가?

 

걸리버 여행기 3 독서 토론


1.
조너선 스위프트의 역사관을 알아보자.

1) “나는 브루투스를 보는 순간에 존경심이 우러나왔고 그의 훌륭한 인품이나 용맹스러움, 나라에 대한 애국심 등을 외모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246)”
    스위프트는 평생을 두고 훌륭한 인품, 용기, 굳건한 정신, 애국심, 인류에 대한 자비심을 추구했다. 이런 인물로 누구를 예로 드는지 찾아보자.

2) 나는 독재자들을 쳐부순 사람들이나 억압당하는 민족에게 자유를 찾아준 사람들의 모습을 많이 보았다. 그때 내가 느꼈던 희열감을 독자들에게 전해주는 건 도저히 불가능하다. (249)

3) 나는 현대 역사에 대해서 경멸감을 갖게 되었다. 지난 백 년 동안 위대하다고 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알아본 결과 대부분의 역사가 엉터리로 기록되어 세상 사람들이 속아왔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253) 사실일까?

4) 영예로운 자리에 오르거나 재산을 얻은 사람들에 대한 스위프트의 관점(254)은 옳을까? 특히 255-256쪽에 설명한 악티움 해전의 젊은 병사에게 일어난 일은 현실에서도 일어나고 있을까?

5) 스위프트는 몇 백 년 동안 영국 자유민들의 수준이 퇴보했다고 말한다. 그것은 궁정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온갖 부정주패와 악행 때문이라고 한다.(256-257)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토론 내용 : 조너선 스위프트의 의견은 받아들일 만하다. 지나치다.

2. 인간의 이성은 좋은 결과를 이루었다.

3. 인간이 만들어가는 미래는 점점 더 좋아질 것이다.

글쓰기 주제

1. 우리가 나눈 이야기 중 자유주제로 독서감상문 쓰기

2. 찬반 토론 주제 중 하나를 독서논술 쓰기

3. 걸리버 여행기가 우리에게 해주는 말은 무엇인가?

 

스위프트가 걸리버 여행기에서 풍자한 내용

소인국

1. 수학에 뛰어난 사람들이 과학적으로 포박하다. 그러나 효과가 없다.
2. 소인국을 제국, 우두머리를 황제로 부른다. 자기 나라가 우주의 거대한 제국이라 하면서도 다른 제국이 있다고 한다. 영국의 오만을 풍자함.
3. 다른 제국은 프랑스를 말한다. (아일랜드라는 사람도 있음)
4. 신전 : 런던의 웨스터민스터 홀, 1649년 찰스 1세가 처형당한 곳이다. 스위프트는 설교에서 이 사건을 여덟 번이나 살인이라고 불렀다.
5. 소변, 대변 : 웨스터민스터 홀에서 대변을 봄으로 영국을 비판함.
6. 키가 큰 황제의 아래 입숙은 오스트리아 사람보다 크다. (당시 황제인 조지 1세가 덩치는 크지만 매력이 없고, 오스트리아 제국의 하노버 선제후의 아들로 태어나 영국 왕이 되었지만 영어를 몰라 하노버에 칩거하는 일이 많음)
7. 걸리버를 보려고 사람들이 몰려듬, 국무대신이 돈을 받고 재미를 봄 : 민중의 불만을 무마하려고 구경거리를 제공하고 그것으로 장사하는 정부 비판
8. 걸리버가 가장 먼저 배운 말은 자유롭게 해달라. / 당시 억압 상황을 비판
9. 걸리버 몸수색 : 1715년 스위프트의 친구인 토리당 당수 헐리와 볼링브루크가 휘그당 사람들에 의해 수색 당한 것을 풍자.
10. 줄타기에서 임금님의 방석 : 조지 1세의 애첩 가운데 한 명인 켄달 백작부인. 수상인 윌폴이 1717년 실각한 뒤 그녀의 도움을 받아 1721년 복귀한 것 풍자
11. 비단실 : 각종 훈장 풍자
12. 군대가 걸리버 다리 사이로 지나면서 부끄러움 어쩌고 하는 내용은 군대를 비판함.
13. 걸리버 행동을 규제하는 법조문 : 영국의 번잡한 법률 풍자
14. 당파 싸움 : 토리당과 휘그당, 고교회파(앵글로 가톨릭)와 저교회파(복음주의)
15. 1714년 앤 여왕이 죽고 정권이 휘그 쪽으로 기울자 여왕 밑에서 보수 정책을 펴던 볼링브루크가 프랑스로 망명. 스위프트는 친구인 볼링브루크를 존경했다.
16. 장례 풍습 : 미신과 같은 종교 비판, 무고한 밀고에 대한 처벌과 보상 중시, 절도보다 시기를 더 큰 범죄로 여기는 등 영국 형법의 문제점 비판

대인국

1. 대인국은 이상국가.
2. 아이, 고양이, 개, 쥐 등에게 위협을 당하는 존재. : 인간의 나약함과 오만에 대한 풍자.
3. 여성의 거대한 가슴.
4. 걸리버가 영국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은 대놓고 비판한다. - 법조문은 22개 단어를 초과하지 못한다.
5. 소인국에서는 가족이 강조되지 않았지만 대인국에서는 가족이 강조
6. 248쪽 시저와 폼페이우스 부름 : 저자는 과거가 더 나았다고 생각한다.
7. 공중국 여자들이 육지의 남자를 좋아한다는 것은 영국 여자들이 아일랜드 사람을 좋아한다는 뜻.
8. 국왕이 섬을 움직이는 자석을 관리하며 국왕이 대신들을 설득한다면 강력한 절대 군주가 된다.
9. 섬 아래 육지에서 일어나는 폭동이나 반란 : 아일랜드 상징 (218쪽, 222쪽)
  1) 해를 가린다. : 외국과의 교역 등으로 압박
  2) 돌은 던지거나 섬으로 짓누른다. : 전쟁, 탄압

레가도(아일랜드)

1. 건물이 이상하고 황폐하다. 가난한 ㅁ습이다. 땅에는 풀잎조차 없다. 귀족이 머무는 곳만 괜찮다.
2. 대변을 잘 살펴보아야 한다. : 1722년 애터베리 주교가 반역죄로 재판을 받을 때 증거가 화장실에서 발견되었음을 빗댐.
3. 야후 : 우리나라에서는 야후가 유일한 지배적 동물이다. 즉 영국인을 상징한다.
4, 말은 아일랜드 민중을 뜻한다.    훈련시키고 거세시키고

침략의 두 가지 경우
-
어느 나라 백성이 기근으로 굶주리거나 유행병으로 쓰러지거나 또는 그들 간의 당파 싸움에 휘말릴 때 침략한다.
- 백성들이 가난하고 무지한 다른 나라로 군대를 파견하여 그 백성을 개화시키고 야만스런 생활방식에서 건져준다는 명분으로 그 백성의 반을 죽여 버리고 나머지는 노예화시킨다.

마인국에는 왕이 없고 의회가 있다.

마르쿠스 유니우스 브루투스
유니우스
소크라테스
에파미논다스 : 레욱트라 전투에서 스파르타를 패배시키고(BC 371), 펠로폰네소스 원정을 성공시켰으나(BC 370~369, 369~368, 367, 362), 마지막 원정에서 전사했다. 스파르타를 무너뜨리고 도시국가를 부활시켰다.
카토 2세 : 카이사르를 비롯한 권력가들에 맞서서 로마의 공화정을 수호하려고 애쓴 보수적인 원로원 귀족들(옵티마테스)의 지도자였다. 카토는 원칙주의적이고 반대를 일삼는 정치인이었으나 부패가 만연했던 시기에 원로원 보수 귀족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청렴한 지도자였다.
토마스 모어 : 헨리 8세가 주장한 잉글랜드 교회에서의 왕위지상권을 받아들일 것을 거부한 죄로 정치 경력이 끝남과 동시에 반역죄로 처형당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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