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는 소리를 내지 못하는 백조이다. 아이들이 책을 읽으며 안 됐다. 힘들겠다.”하거나 소리를 내지 못하는데 앞으로 어떻게 될까?” 궁금해 할 줄 알았다. 책을 읽고 어땠는지 물어보니 별 느낌이 없다는 아이가 있다. “루이가 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걸 알았을 때 어땠어? 어떻게 될까 호기심이 생기지 않았어?” 하니 왜요? 나중엔 잘 될 텐데요.” 한다. ‘어라? 이건 무슨 반응이지?’ 하면서 그럼 나쁜 일이나 긴장되는 일이 생길 때마다 이러다가 결국은 좋게 끝날 거야!’라고 생각하니?” 그렇다고 한다. “정말 안 좋은 일이 생겨 누군가 죽으면 이거 뭐야? 여기서 왜 죽어? 이 책 진짜 이상하네?’ 라고 생각해?” 하니 당연하다는 눈으로 본다.

이렇게 읽으면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재미없다. “백조가 글을 배운다는 것, 그리고 설마 설마 했는데 기어이 물갈퀴를 잘라 손가락처럼 사용해서 트럼펫을 분다는 내용 등이 너무 억지처럼 느껴졌다.(홍은미 선생님)”고 생각하는 건 괜찮다. 내용에 동의하지 못해도 생각하고 글도 쓸 수 있다. 그러나 그냥 그랬어요하면 토론도, 글쓰기도 힘들다. 생각 없이 읽으면 할 말이 없고 줄거리밖에 쓸 수 없다.

스스로 생각하게 하려고 핵심내용 찾기를 했다. 먼저 줄거리를 최대한 짧게 썼다. 전체 이야기를 줄이는 방식으로는 100자 이내로 쓰지 못한다. 등장인물이 무엇을 했는지 쓰다보면 길게 쓰기 마련이다. 작가가 무얼 말하려는지 핵심을 찾아야 짧게 쓸 수 있다. 내용을 요약하지 말고 무엇을 말하는 이야기인지 생각하라 한다. ‘결국 잘 될 것이다로 읽는 아이도 책에서 핵심 내용을 찾으면 경험과 생각을 연결해서 글을 쓸 수 있다. “언어 장애가 있는 백조가 장애를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는 이야기”, “못한다고 포기하지 말고 노력해서 밝은 미래를 향해 걸어 나가는 사람이 되자고 쓴 아이는 포기하지 말고 노력하자를 주제로 글을 쓰면 된다.

두 번째 시간이다. 루이가 겪은 사건을 함께 간추렸다. <루이가 샘을 만난다.루이는 말을 못한다.루이가 읽고 쓰기를 배운다.루이가 세레나를 짝사랑한다.루이 아빠가 트럼펫을 훔친다.루이가 트럼펫을 분다.루이가 세레나와 자유를 찾는다.루이가 돈을 벌어 빚을 갚는다.> “루이가 사람이라면 어떤 일을 겪을까?” 장애인, 왕따, 학교폭력 피해자,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 공부 못하는 아이, 늘 비교 당하는 아이를 말한다. 루이가 말을 못하는 모습을 다른 사람보다 부족한 걸로 생각한다. 트럼펫을 부는 건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이고 샘을 만난 건 이해해주고 도와주는 사람을 만난 셈이다.

지난주에 쓴 요약 문장과 오늘 정리한 내용으로 주제를 찾아 정리했다. “다른 사람보다 능력이 부족하게 태어난 사람이 자기를 이해하고 도와주는 사람을 만나 노력해서 마침내 꿈을 이루는 이야기로 정리했다. 이렇게 하니 그냥 그랬어요한 아이도 이게 그런 내용이구나!’ 한다. 첫 시간과 둘째 시간 활동 순서를 바꾸었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뒤늦게 들었다. 마지막으로 엘윈 브룩스 화이트가 책을 쓴 까닭은 ~”에 이어지는 문장을 썼다. “생명의 소중함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장애인이든 동물이든 차별받지 않고 행복하게 살아가며 자유를 가질 권리가 있으니 생명을 희생하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싶어서이다.(권서진, 5)” ‘노력이 아니라 자기만의 독특한 생각이라면 금상첨화다.

많은 아이들이 책에서 한두 군데(인상 깊은 장면, 인물의 행동) 내용을 골라 독서감상문을 쓴다. 전체를 아우르는 주제로 글을 써야 깊이가 있지만 이렇게 할 생각을 못한다. 주제를 찾기 어렵고 한 가지 주제로 글 한 편을 완성할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첫째 시간에 줄거리를 짧게 줄인 까닭은 주제를 찾기 위해서이다. 둘째 시간에 주요 사건을 사람들 모습에 빗대어 내용을 정리한 것도 주제를 찾기 위해서 했다. 주제를 찾으면 관련되는 경험과 책 내용을 연결해서 설명해야 한다. ‘내가 찾은 주제를 어떻게 설명할까?’ 고민하면 된다. 글을 자주 쓰지 않은 아이는 설명을 못하고 간단하게 쓰지만 연습하면 괜찮아진다. 그러나 글로 쓸만한 주제를 찾지 못하면 무얼 써야 할지 생각조차 못한다.

셋째 시간이다. 글을 쓰기 전에 루이가 돈을 버는 과정을 나누었다. ‘열심히 노력해서 루이처럼 성공하자는 정답형 글을 쓰지 않게 하기 위해서이다. 루이는 아빠가 훔쳐온 트럼펫 값을 갚아주려고 연주를 한다. 첫 일자리인 학생 캠프에서 나팔을 불어 시간을 알려주며, 물에 빠진 아이를 구한다. 돈 벌면서 루이도, 같이 있는 사람들도 행복했다. 도시(보스턴) 호수 공원에서 트럼펫을 불어 돈을 벌 때도 행복했다. 다음에 루이는 나이트클럽에 취직한다. 돈을 많이 받지만 밤에 자지 않고 나이트클럽에서 연주를 하면서 힘들어한다. 다행히 루이는 사람이 아니어서 돈의 노예가 되지 않는다. 나이트클럽을 떠나 사랑하는 친구를 다시 만난다. 나이트클럽에서 일했다면 홀로 쓸쓸히 죽어갔을 것이다. 막대한 유산 남겨두고……

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물으니 막막해 한다. 돈이냐? 가치냐? 물어보면 정답을 찾을 것 같아서 성형외과 의사가 될래? 흉부외과 의사가 될래?” 하고 물었다. 성형외과 의사는 돈 벌기 위해 선택하는 직업이다. 흉부외과 의사는 돈도 벌지만 힘들다. 1명 빼고 모두 성형외과 의사가 된다고 한다. 깜짝 놀랐다. 루이가 나이트클럽을 떠난 선택이 옳다고 말한 아이들이 현실에서는 모두 돈을 선택했다. 불법이 아니라면 가치보다 돈을 선택하겠다고 한다. 이유를 물으니 돈 많이 벌어서 해외여행 다니며 편히 지내고 싶다고 한다.

독서반에 나오는 아이가 돈이 최고라고 하다니 깜짝 놀랐다. 힘들고 어렵더라도 가치 있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아이가 없다. ‘요즘 아이들이 이 정도였나!’ 하는 생각이 들어 중학생 독서반에서 물었다. 절반은 돈을, 나머지는 가치를 선택했다. 나는 생각하며 살아가라고 독서반을 한다. 옳고 그름을 제대로 판단하고, 더 귀한 가치를 찾아 도전하라고 자극한다. 아이들이 돈의 위험을 알고 돈보다 가치를 바라보고 살아가기 바랐다. 그러나 아이들은 돈을 원한다.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교사와 공무원을 꿈꾸는 나라엔 소망이 없다. 가치 있는 일을 위해 돈을 포기하고 땀을 흘리며 뛰어드는 아이가 없다니…… 오래도록 독서반에 붙들어 두고 깨뜨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루이가 돈을 번 네 곳에서 겪은 일을 4가지 기준으로 평가했다. 1. 돈을 많이 벌었나? 2. 가치가 있었나? 3.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지 않았나? 4. 행복했나? 이야기를 나눈 뒤에 글감을 정했다. 흉부외과 의사를 선택한 아이는 가치 있는 돈을 글로 쓰겠다고 하고, 대부분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쓰겠다고 한다. ‘노력하자보다는 낫지만 장애인에 대한 편견 역시 정답처럼 쓰기 쉽다. “원하는 걸 쓰되, 고민하지 않고 정답처럼 대충 쓰지 말자. 이렇게 생각해 보자. 넌 장애인이야. 무시당하고 손가락질 당했어. 네 가족도 장애인이야. 마음에 분노가 쌓였어. 너는 장애인을 대표해. 네 뒤에 장애인 천 명이 너만 바라보고 있어. 뭐라 말할 거야? ‘차별은 나빠요!’라고 할 거야? 사람들을 설득해야지. 네가 외치는 한 마디로 마음을 움직여 편견을 깨야지!”

그래도 울분을 토해내며 글을 쓰진 않는다. 아직 초등학생이고 독서반에 온지 6개월밖에 안 됐다. 예전 아이들도 그랬다. 2년이 지나서야 정답이 사라지고 마음을 담은 글을 썼다. 생각하지 않고, 도전하지 않고,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고 산다면 장애를 가진 거나 마찬가지라는 걸 우리 아이들이 느끼는 날이 오리라 믿는다.

 

겨울방학이 지나면 아이들이 부쩍 자란다. 방학 지나고 한 달 만에 만났는데 생각이 자란 모습이 보인다. 낱말이나 짧은 문장으로 대답하던 아이가 관련 내용을 더해서 말한다. 책 읽은 느낌을 나누었다. 남학생은 대단하다고 대답한다. 그린란드에서 알래스카까지 북극해 주위 12000km를 개썰매 타고 혼자 탐험했으니 정말 대단하다. 남학생은 탐험이야기를 좋아할 줄 알았지만 여학생도 재미있다고 하며 실제로 있었던 일인지 묻는다. <이누이트가 되어라>는 우에무라 나오미가 혼자 개썰매를 타고 북극에 가기 위해 훈련한 과정을 쓴 동화이다. 일본 탐험가 나오미는 북극권에서 살아가는 이누이트처럼 생활하면 혼자 힘으로 북극점에 다녀올 수 있다고 믿었다. 책의 대부분은 그린란드에서 캐나다를 지나 베링해 근처까지 해안을 따라 탐험한 내용이다. 북극점에 다녀온 이야기는 뒷부분에 간단하게 나온다. 백인들은 에스키모(날고기를 먹는 사람)라고 부르지만 그들은 스스로를 이누이트(사람)라고 부른다.

아이들이 문제를 만들고 함께 풀며 내용을 파악했다. 한 학생이 이날부터 ○○○이 말을 듣지 않았다.”에 들어갈 낱말이 무엇인지 묻는다. 북극점에 가까울수록 자기력이 강해져서 나침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북극점에 가까이 왔다는 뜻인 줄 알았다면 어느날 나침반이 말을 듣지 않았는데 왜 그랬을까?” 라고 문제를 내야 했다. 자기만의 문장을 만들지 못하면 단답형으로 묻는다. 독서감상문에 줄거리를 가득 쓰는 것도 자기만의 문장을 쓰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기 문장을 가지려면 원인을 찾는 추론능력, 다른 내용과 연결 짓는 종합 능력, 숨은 뜻을 찾아내는 분석 능력을 길러야 한다. 책을 많이 읽기만 해서 되지는 않는다. ‘그랬는지 계속 물어야 한다. 무슨 뜻인지 자기만의 말로 바꿔 표현해야 한다. 인물의 성격이나 특정한 사건이 이야기에 어떻게 영향을 주었을까? 그런 성격이 아니거나, 다른 사람을 만났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생각해봐야 한다. 무턱대고 이어질 내용을 상상해보자하기 전에 책 내용이 무얼 말하는지 먼저 따져보고 분석해야 한다. 그러면 단순한 상상이 아니라 추론과 분석에 바탕을 둔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상상력은 멋대로 지어내는 능력이 아니다. 정확한 사실에 바탕을 두어 그럴 듯하면서도 새로운 이야기를 자기 문장으로 표현하는 능력이다.

나오미는 야콥스하운을 떠나 여러 마을을 지나면서 코츠뷰까지 간다. 나오미가 한 마을에서 다른 마을에 가는 여정을 한 문장으로 요약해봤다. 야콥스하운에서 우마나크까지 가면서(39-52) 개들이 개썰매를 제대로 끌지 못했고, 개가 도망쳤고, 겨우 우마나크에 갔다. 문장으로 바꾸기 힘들어해서 내가 정리했다. “길들여지지 않은 개 데리고 힘들게 산을 넘었다.” 우마나크에서 우퍼나빅까지 가는 여정은 내용이 짧아서(53-60) 쉽게 썼다. “개들이 계속 말을 듣지 않아서 힘들게 우퍼나빅까지 갔다.” 이런 방법으로 나오미가 탐험한 내용을 문장으로 표현했다. 추론 능력, 분석 능력, 자기 문장으로 쓰는 능력을 길러주기 위해 했는데 아이들이 어려워했다. 자기 문장을 갖지 못했기 때문이다.

둘째 시간에 주제 중심 토론을 했다. 1. 인간은 여러 가지 도전의 기록을 갖고 있다. 여러분이 알고 있는 도전을 소개해보자. 북극, 남극, 에베레스트, 우주…… 중에 하나는 말하리라 예상했지만 아무도 모른다. 대답하지 않는 아이들 얼굴을 보면서 , 내가 주제를 잘못 잡았구나!’ 하는 느낌이 확 다가왔다. 극지나 우주에 처음 간 사람, 대항해 시대 탐험가를 물었더니 몇 사람을 말하지만 내 질문이 허공에 떠다니는 것 같다. 그래서 1-1, 1-2를 뛰어넘어 1-3) 여러분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떤 일에 도전해보고 싶나? 온 힘을 기울여 해보고 싶은 일을 말해보자고 물었는데 조용하다. 돌아가며 물어봐도 도전해보고 싶은 게 없다고 한다. 질문을 바꾸었다. “돈과 시간을 마음껏 준다면 무얼 하고 싶어?” 집에서 뒹굴거나 학원 빠지거나 pc방에서 실컷 게임하고 싶다고 한다. 번지점프 해보고 싶다는 5학년 아이가 없었으면 정말 슬펐을 것이다. ‘, 아이들이 무언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구나! 그냥 쉬고 싶어 하는구나!’ 생각하니 슬프다.

1-1) 나오미가 도전한 일을 책에서 잘 찾지만 1-2) 나오미처럼 도전하는 사람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더니 추운데 왜 고생하러 가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혼자 날고기 먹으며 개썰매를 타고 12000km를 고생하며 간 탐험가를 이해하지 못하는 게 당연하다. 너무 편하게 지내서일까? 공부와 학원에 떠밀려서 지친 걸까? 집에서 뒹굴며 텔레비전 보거나 게임 실컷 하는 것보다 눈을 반짝이게 만드는 일이 없을까? 토론하고 나서 조금이라도 도전하는 마음이 생기면 좋겠지만 자신이 없다.

2. 프랭클린 탐험대는 대서양에서 북극해를 거쳐 태평양으로 빠지는 뱃길을 찾으려다가 빙산에 갇혀 129명이 모두 죽었다. 왜 모두 죽었을까? “가까이에 이누이트가 살고 있었지만 죽어가면서도 도와달라고 하지 않았어요.”, “날고기를 먹고 털가죽 옷을 입는 야만인에게 문명인이 도움을 받을 수 없다는 고집 때문이에요.(21)”, “명예를 중시하는 영국사람 눈에 이누이트는 사람 같지 않은 사람, 사람이 되다 만 존재로 보였을 거예요" 2-1) 월터 스콧 역시 남극점에 도전했다가 대원이 모두 죽었다. 죽은 까닭을 찾아보자. 스콧 역시 명분과 명예를 내세우다 대원이 모두 죽었다고 대답한다.

2-2) 노르웨이 탐험가 아문센은 남극점을 정복하고도 영국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했다. 영국은 오히려 실패한 프랭클린과 월터 스콧을 영웅으로 받들었다. 무엇 때문일까? 아문센은 털가죽 옷을 입고 시베리아 허스키가 끄는 썰매를 타고 남극점에 도달했다. 스콧은 남극에서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설상차와 조랑말을 이용했다. 말이 다치면 자기들이 짐을 끌고 다친 말까지 데려갔다. 아문센은 돌아오는 길에 지친 개를 잡아먹을 요량으로 식량을 줄여 썰매를 가볍게 했는데 스콧은 반대로 행동했다. 아이들은 나오미나 아문센처럼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졌으면 졌다고 말해야지, 스콧이 기사도를 발휘한 영웅인 것처럼 말하는 태도는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자존심을 내세운 거라며 영국을 비판한다.

2-3) 나오미는 왜 아문센의 방법을 따랐을까? 나오미의 판단이 옳을까? 당연한 거 아니냐고 말한다. 아이들은 아문센과 나오미가 한 일이 당시에는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 이야기로 바꿔 물었다. “우리와 일본이 똑같은 경쟁을 벌였다고 하자. 일본이 아문센의 방법으로 남극점에 먼저 가고 우린 실패했다면 어떻게 말할까?” 했더니 씩 웃으며 그야 영국처럼 말해야죠.” 한다. 우리와 일본의 경우로 묻지 않고 2-4)를 물었다면 모두 아문센의 방법이 옳다고 말했을 것이다. 2-4) 여러분은 누구의 방법이 옳다고 생각하는지 이유를 들어 말해보자. 4명은 아문센을, 4명은 스콧을 응원한다. 어느 편도 들지 않은 한 아이에게 물었더니 왜 가야 해요?”한다. 어느 한 쪽 편을 들지 않고 이유를 묻는 건 좋은 태도이다. 이어서 아문센과 스콧의 이야기를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로 연결해서 토론했다. 그러나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없는 아이들 모습이 안타깝다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왜 가느냐고 물은 아이는 “~ 어차피 한 문제를 풀면 다른 문제가 생긴다. 미지의 세계는 미지의 세계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사람들이 미지의 세계에 가고 싶어 할 이유가 없다.(6 )”고 썼다. 지금 생활에 만족해서 미지의 세계에 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다행이지만 혹시라도 공부나 성적, 친구 관계가 힘들어 꿈을 꿀 생각을 하지 않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공무원 되라는 말에 눌려서 고개를 들고 멀리 내다보는 마음까지 않은 건 아니겠지!

새롭게 시작하는 3월이다. 이누이트가 되고 싶은 아이가 많아지도록 활기를 불어넣어보자.

 

창경궁 동무는 정후겸이 주인공이다. 정후겸은 정조의 동생 화완옹주에게 양자로 들어간 사람이다. 화완옹주는 남편(부마)과 무남독녀를 잃고 정후겸을 양자로 삼아 아들처럼 키운다. 세손(정조)과 창경궁에서 동무처럼 함께 뛰어놀던 사이였지만 정조 즉위 15일 만에 정조의 외할아버지 홍인한과 함께 사약을 받는다. <초정리 편지>에서 역사에 숨은 이야기를 전달하는 솜씨를 보여준 배유안 작가가 이 내용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책을 읽은 느낌을 나눴다. 독서반에 온지 얼마 되지 않은 아이들이 많아 간단하게만 말한다. 깊이 생각하진 못해도 자세하게 말하면 될 텐데 힘들어한다. 그럼 새로운 방법을 써야지. “앞사람이 말한 낱말은 다시 쓰지 못한다. 누군가 슬프다고 하면 나머지 사람들은 슬프다는 말을 쓰지 말아야 한다. 나중에 발표할수록 힘들겠지?” 했더니 먼저 하겠다고 손을 든다. 평소에 발표하지 않던 아이도 나중에 하면 말할 게 없다며 손을 번쩍 든다. 표현이 부족한 아이부터 시켰다.

낱말이 어려웠다. 책 앞부분 내용에서 갑자기 다른 내용으로 넘어가 힘들었다. 슬펐다.”에 이어 다른 위인전과 다르게 주인공이 아닌 사람이 말한다고 한다. 정조가 아니라 정후겸이 주인공으로 나와 색다르다는 말이다. “슬프고 어둡다고 한다. <창경궁 동무>는 무겁고 슬프다.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혀 죽는 이야기와 아버지의 죽음을 바라보며 오열하는 세손(정조), 세손을 질투하는 정후겸의 모습이 읽는 이의 마음을 짓누른다.

미리 준비한 질문 10개를 나눠주고 두 사람씩 짝을 지어 같이 답을 찾게 했다. 잘하는 한 사람만 찾지 않게 하려고 비슷한 실력을 가진 아이끼리 짝을 지어주었다. 20분 뒤에 물어보니 정답을 간단하게 말한다. “그게 어떤 이야기에 나와? 그때 등장인물은 어떻게 행동해?” 하면서 관련 이야기를 끄집어냈다. 나는 정답만 맞추지 않고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며 책 내용을 이해하게 한다. 마지막 질문으로 정후겸이 세손을 질투할 만한 내용을 찾아보았다. “정후겸은 세손빈과 같은 아내를 맞지 못한다. 활을 아무리 잘 쏴도 세손빈과 세자는 세손이 쏜 화살에만 관심을 둔다. 세손에겐 따르는 사람(내관)과 부하(호위무사)가 있다. 활쏘기와 글을 가르치는 특별한 스승이 있다. 숲에서 놀다가 정후겸은 피가 나고 세손은 살짝 까졌는데도 어의를 부르라느니 하며 세손에게만 신경 쓴다. 영조 앞에서 학문을 논할 때도 세손이 주인공이다. 세손에게 일이 생기면 내관이 정후겸을 나무란다.”

짝과 함께 답을 찾고, 이야기를 나누며 정리하니 전체 내용을 이해한다. 아이들이 스스로 이야기를 연결할 줄 모르지만 질문하면 핵심을 찾는다. 왕실과 친인척 관계가 복잡해서 왕실 가계도를 그렸다. 여자애들이 좋아한다. 왕실은 역시 여자의 로망인가 보다. 왕실 가계도를 나누다가 외척, 파벌, 붕당, 세도정치가 무엇인지 묻는다. 모르는 걸 물어보고 찾아가는 독서라면 언제나 환영이다!

첫 시간을 끝내며 책 내용을 토론으로 알아보니 어떤지 발표해보자. 앞 사람이 말한 낱말 쓰지 않고 발표하기다!” 하니 또 손을 번쩍 든다. ‘잘 몰랐는데 문제를 풀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무슨 이야기인지 알게 되었다는 내용이 많았다. “내용을 잘 모르면 토론을 제대로 못한다. 책을 한 번 읽고 줄거리 대충 알면 늘 똑같은 글을 쓴다. 내 것으로 만들 때까지 곱씹어야 한다. 정말 좋은 답이라도 듣기만 하면 금방 잊는다. 스스로 찾고 생각하면 오래 기억한다. 책을 이렇게 읽어라. 다음 주에 토론하는데 한 번 더 읽고 와라. 글 쓰는 주에도 또 읽고 공부할 때마다 읽으면 내 책이 된다. 그래야 한다.”고 하니 고개를 끄덕인다.

 

둘째 주에는 주제중심 독서토론을 했다. “신분제도를 주제로 책 내용과 현대사회를 연결하는 토론이다. 신분제도가 외척, 파벌, 붕당과 세도정치를 낳은 과정을 나누려 했다. 책에서 신분 차이가 드러나는 부분을 찾았다. 주로 세손과 정후겸 사이에 일어난 일을 찾는다. 옹주가 비록 왕의 딸이지만 빈궁 옆에 앉았다고 꾸중 듣는 장면도 있다. 신분사회를 깨보자. “만약 정후겸과 세손이 공정하게 경쟁한다면 누가 실력이 좋을까?” 정후겸은 세손보다 나이가 많아 힘이 세고 말도 더 잘한다. 머리가 좋고 야심도 있어서 상황 파악을 잘한다. 세손은 어리지만 왕이 될 수업을 받고 있어서 권위와 능력을 갖추었다. 어느 쪽이 낫다고 결론을 내리기 어렵지만 아무래도 나이가 많은 정후겸이 유리할 거라 한다. 그러나 정말 누가 더 뛰어난지 알 수가 없다. 세손과 정후겸은 공정한 경쟁자가 아니라 왕자와 평민으로 다른 관점에서 서술되어왔다. 둘을 공정하게 비교하기 어렵다. 토론이 어느 정도 진행되자 평행선을 그린다. 새로운 논리나 증거를 말할 만큼 지식과 통찰력이 뛰어난 아이가 없으니 당연하다. 토론하다 보면 어느 수준까지는 증거를 찾고 논리에 맞게 말하지만 찬반이 평행선을 그리기 시작하면 말싸움으로 변해간다. 이때는 토론을 그만두거나 다른 눈으로 보게 만드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정후겸 지지자와 세손 지지자로 나눠 유세분위기로 몰아갔다. 지지율 비슷한 후보가 선거하는 것 같다. 좀 듣다가 정후겸 지지자로 돌변해서 무조건 정후겸을 외쳤다. 한 아이가 책에서 정후겸은 세손을 질투하는 모습이 많은데 왕이 된 뒤에 똑똑하고 훌륭한 사람을 질투해서 죽이면 어떡하냐?”고 묻는다. “정후겸은 너무 훌륭해서 질투할 만한 대상이 없다.”고 궤변을 늘어놓았다. 내가 이렇게 반응하자 애들이 단체로 덤빈다. 내가 이상한 논리로 말하는데도 꺾지 못해서 답답해한다. 일부러 극단으로 반응한 뒤에 지도자 주변에 있는 사람이 나 같으면 어떻게 될까?” 물었다. ~ 한다.

우리나라는 투표로 대표와 지도자를 뽑는다. 공정할까?” 물으니 공정하다고 한다. “축구선수를 투표로 뽑으면 공정한가?” 하니 그건 아니라고 한다. “축구선수는 실력으로 뽑아야 하지. 그럼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지도자를 투표로 뽑는 게 공정한 거냐구?” 하니 어리둥절해 한다. 한 아이가 투표로 뽑으면 인맥이나 인기만으로 판단한다.”고 말한다. "맞다. 투표는 공정하게 보인다. 그러나 투표할 때 실력을 제대로 판단하지 않으면 내가 정후겸을 지지한 것처럼 뽑을 수 있다. 너희들이 어른이 되면 제대로 판단해라."고 말했다. ~ 이런 의도로 이야기를 시작한 게 아닌데 이상하다.

세 번째 시간에 신분사회로는 글을 쓰기 어려울 것 같아 정후겸의 욕심과 질투에 초점을 맞춰 우리가 만나는 욕심과 질투를 살펴봤다. 문장쓰기를 했더니 욕심이란, ‘하나가 있는데 두 개 갖고 싶은 것, 아무리 마셔도 목마른 바닷물이라고 한다. 가장 공감을 얻은 답은 배가 채워졌는데 더 먹고 싶은 것이다. 그럼 질투는 아무리 배가 불러도 네 배가 더 부르면 기분 나쁜 것이다. 문장쓰기를 나누며 많이 웃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먹는 걸로 이야기하니 귀에 쏙쏙 들어오나 보다.

주제를 자유롭게 정해서 글을 썼다. 아이들이 신분제도누가 왕이 되어야 할까?’를 쓰기 바랐지만 10명이 욕심, 질투를 주제로 쓰고 두 명만 신분제도에 대해 썼다. 글로 쓸 정도로 충분히 이해하기엔 어려운 주제였나 보다. 글을 쓰기 전에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글을 쓰면 다른 사람 말을 늘어놓다가 끝난다. 쉬운 주제를 정하더라도 여러분이 잘 아는 내용, 쓰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내용을 써라했고 아이들은 내 말을 따랐다. 글을 쓰고 네 번째 시간에 글을 고쳤다. 아이들과 토론하면 새롭고 즐겁다.

구글 설문지로 연수 후기를 받았습니다.
16명이 대답해주셨습니다.

1. 독서토론 재밌게 다가옵니다.
2. 독서와 독서토론에 관심은 있었지만 이렇게 실제로 강의 듣고 실습해보는 기회가 없었습니다. 다양한 책놀이, 구체적인 토론 방법과 활용팁을 알 수 있어서 매우 좋았습니다.
3. 읽기 전 활동 놀이로 아이들이 책을 읽고 싶게 하신 것이 인상깊었습니다. 저는 읽어주는 것만 해 봤거든요.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4. 알찬 시간이었습니다. 실천의 무게에 눌리고 있어요.
5. 새로운 책을 알게 되어 아이들과 함께 읽고 이야기토론을 하겠습니다
6. 정말 따뜻하고 나부터가 책을 읽고 생각을 깊이 해봐야 겠다고 생각이 드는 시간이었습니다.
7. 짧은 시간 유익하고 좋았습니다. 이번 워크숍 참석 대상자들을 위한 후속 자리(글쓰기) 과정도 꼭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8. 권일한선생님, 이현주 선생님 다 좋았어요.
9. 많은 경험과 고민에서 나온 귀한 강의 잘 들었습니다.
10. 교과서만 암기해서 교사가 된 저는 제대로 독서를 해본 적이 없었는데 마흔이 되어서야 아동문학을 알게되었습니다. 방법을 몰라 허둥지둥 제 맘대로 수업을 전개했는데 아이들이 책을 온전히 품을 수 있게, 교사의 질문으로 깊은 생각을 불러올 수 있게 실질적인 것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로부터 난민문제가 이끌려나오는 걸 보며 교사의 역량이 얼마나 중요한 지도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아이들을 온전히 바라보고 책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주는 선한 영향력을 보았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도 느리지만 한 걸음씩 내딛으며 오늘의 배움을 적극 실천해보겠습니다. 그리고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고프다는 자녀들을 어찌 키워야나 고민하던 중이었는데, 권일한 선생님처럼 하나님 안에서 귀하게 쓰임받는 교사가 되길 기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멀리까지 진심으로 저희들을 위해 달려와주신 선생님!! 아낌없이 알려주신 방법들 꼭 기필코 열심히 실천해보겠습니다^^
11. 오늘 못하고 남겨둔.. 권일한선생님 글쓰기수업
12. 아이들의 속이야기를 담은 책 만들기, 아이들과 깊이 있게 이야기나누는 독서토론을 배울수있는 좋은기회 주셔서 감사합니다. 강사님들이 수준 높은 강의 진행 해주셔서 좋았습니다. 강사분 섭외가 어려우시겠지만 실천력과 수준이 높으신 강사로 다음연수가 진행되면 좋겠습니다.
13. 어떤 아이들에게는 얕은 여울같은 독서가 다른 아이들에게는 넘기 어려운 강 같을 수 있다는 말씀이 좋았습니다. 디딤돌을 놔주는 방식도 마음에 남네요. 11억과 메밀전, 작가에게 편지보내기처럼 잔소리없이 은근하게 다가가야 한다는 것이요. 여러 번 되풀이하고 징검다리 놔주며 아이들이 천천히 건너올 수 있게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요. 좋은 배움 나눠주셔 고맙습니다. 권일한 선생님
14. 제가 책 읽는 법을 배운 느낌이었습니다. 강의를 들을수록 선생님의 깊은 고민과 내공이 느껴졌습니다. 아이들이 좌절하지 않고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실 때마다 얕은 탄성이 나왔습니다.(학교에서 배제되는 아이들이 신경은 쓰였지만 어떻게 할 지 방법은 잘 몰랐기 때문) 선생님의 삶에서 많이 배웁니다. 좋은 선생님 모델을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기회가 되면 다음 번에도 와주시면 좋겠습니다.
15. 책을 즐거워할 수 있게 다양한 활동을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야기토론에서 연결되는 질문을 만들고 피드백 받은 활동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주장, 왜냐하면, 예를 들어, 다시 말해로 단계에 맞춰 써보는 수업
16. 나눠주신 강의가 워낙 방대해서 한번에 다 담을수 없지만 유익하고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독서 수업 사례를 모았다.
우리 학교에서 한 수업
다른 학교에 가서 한 수업
우리 학교와 다른 학교 아이가 함께한 수업
대안 학교에 가서 한 수업
독서 동아리 수업까지 한 권에 묶었다.

책 첫머리에 쓴 <<들어가는 글>>이다.

<
한 학기 한 권 읽기> 수업하다가 3학년 아이가 소리쳤다.

“이게 제가 원하는 수업이라고요! 이렇게 배우고 싶어요.”

독서가 간접 경험을 하게 한다면, 독서 수업은 간접 경험을 직접 겪게 해준다. 독서 수업은 책 이야기를 내 이야기로 바꾼다. 당연하다고 여긴 것이 사실인지 생각하고, 작은 일에서 행복을 찾고, 글에 자신을 담아내고, 실수를 인정하고… 무엇보다 진짜 자신을 마주한다. 자신이 누구인지 깨닫는 곳까지 이끈다. 초등 3학년 때 만나 9년 동안 독서 수업에 참여한 아이가 고등학교를 졸업하며 편지를 썼다.

글쓴이 : 이가진
  “감사합니다. 선생님 덕분에 마지막 10대도 가치 있게 보낼 수 있었어요. 올 한 해는 정말 많은 일이 있었어요. 이겨내지 못한 일도 있었고 스스로를 확인할 수 있었던 일들도 있었어요. 혼란스러운 시간이었는데 그때마다 선생님과 함께했던 시간을 떠올렸어요. 끊임없이 나를 돌아보고, 당연하다 생각되는 걸 의심하고, 생각을 거듭하고 이해하려 노력했어요. 전부 선생님이 가르쳐 주신 거예요.

  제가 선생님께 배운 가장 소중한 것은 나를 마주하는 방법이었어요. 스스로를 인정한다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이더라구요. 내 미운 점까지 전부 나라는 걸 이제는 받아들일 수 있어요. 부모님을 보며 난 절대 저렇게 하지 말아야지!’ 했던 모습도 결국에는 전부 였어요. 처음에는 괴로웠는데 솔직해지고 비워 내려 하니까 받아들여지더라구요. 고맙습니다.

  언제나 가까이에 선생님이 계신다는 게 큰 위안이었는데 더 이상 그렇지 않아서 아쉬워요. 다시 만날 기회가 온다면 그때는 선생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요. 아직 못해본 이야기들이 많잖아요.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 만나 10년 동안 함께 책과 글을 나누면서 배운 것들은, 제 삶에서 가장 소중한 것들이에요. 제가 고흐를 사랑하는 것도, 사소한 일에서 행복을 찾는 것도, 글 속에 나를 담아내는 방법도, 실수를 인정하고 진짜 중요한 게 무엇인지 아는 것도 전부 선생님 덕분이에요. 다시 없을 최고의 순간들을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 곁에 언제나 행복이 있길 바랄게요. 책 속의 세상에서도요.”

아이들이 독서 수업을 기다린다. 책 읽기, 내용 알아보기는 재미있고, 토론은 즐겁게 긴장되며, 글을 쓰면 마음이 시원하다. 친구와 함께 책을 읽으면 즐겁다. 놀이로 내용을 알아보면 책이 더 재미있어진다. 토론하면 마음이 울렁이며 표현하고 싶어진다. 쓰고 싶은 내용이 생긴다. 책에 빠져들어 자기 이야기를 하고, 아픈 마음을 내보인다. 울기도 한다. 꼭꼭 감춰둔 생각을 털어놓고는 다음 수업을 기다린다.

독서 수업, 독서동아리를 하면서 아이들이 치유와 회복, 추억을 누렸다. 즐겁게 생각하고 배우며 자랐다. 책이 양분을 공급하고 열매를 맺게 했다. 소개한 편지가 독서 수업이 어떠했는지 잘 보여준다. 독서 수업이 어떻게 다시 없을 최고의 순간이 되었는지 소개한다.

 

아이들이 점점 책을 읽지 않는다.
아이들을 꼬드기려고 책놀이를 만들었다.
크게 두 가지다.
1. 책 갖고 놀면서 책과 친해지는 놀이
2. 책을 읽고 내용을 알아보는 놀이
두 가지 내용을 담았다.

 이창수 선생님이 읽고 쓴 후기다.

"독서와 글쓰기, 교육은 사람이 우선이다"
저자 권일한 선생님이 행복하게 책놀이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스마트폰과의 전쟁을 선포하다!

요즘 온통 애나 어른이나 구분없이 스마트폰에 고개를 파 묵고 지낸다. 지루할 틈이 없다. 가짜 흥미에 빠져 시간을 송두리째 바치며 살고 있다. 길거리에 걸어가면서도 스마트폰에 눈을 떼지 않는다. 자동차가 지나가는데도 무슨 배짱인지 피할 생각도 하지 않는다. 완전 좀비다. 일상의 삶이 그럴진대 학교에 와서는? 별반 차이가 없다. 금단 현상이 보인다. 종이책에 집중하지 못한다. 아예 종이책을 무시하는 행동도 보인다. 책을 모아 둔 도서관은? 유물 전시관처럼 뻔히 쳐다만 본다. 오죽 했으면 2015 개정교육과정에서는 수업 시간에 책 읽으라고 공식적으로 시간을 확보해 주었다. 한 학기에 최소 8~10시간은  꼬박 책 한 권은 읽어야 한다. '한 학기 한 권 읽기'다! 

저자는 책을 싫어하는 아이들을 포기하지 않는다. 원래 책을 싫어하는 아이들은 없다고 본다. 책놀이로 아이들을 꼬드긴다. 대상 도서를 읽지 않아도 된다. 독서퀴즈대회처럼 책 읽은 아이들만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암만 뛰어봐도 결과가 뻔한 대회는 하지 않는다. 책을 읽지 않아도 신나게 책과 함께 하는 시간을 보내도록 전략을 짠다. 책 제목에 '소.달.학.교.' 라는 낱말이 들어간 책 찾아오기, 책으로 53cm 높이 만들기, 250쪽 분량의 책 먼저 찾아오기 등 도서관에서 부지런히 움직이기만 하면 누구든지 즐길 수 있는 책놀이부터 시작한다. 책으로 자신을 소개하기를 통해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고, 책에 나온 음식을 직접 만들어보는 독서캠프도 진행한다. 도시와 시골 아이들이 함께 모여 책으로 만나고 책으로 친해지는 시간도 갖는다. 무엇보다도 학부모들과도 '문학기행'을 꾸준히 한다. 만나도 싶은 작가의 책을 함께 읽고 그곳을 찾아가는 기행은 모두가 만족하는 특별한 여행이라고 한다. 저자의 수고로움이 교육공동체 모두를 행복하게 만든다.

책에 풍덩 빠져서 책이 삶이 되고, 삶에 책이 묻어난다. 그러면 대화가 자연스럽게 토론이 된다!

저자가 책놀이를 하는 이유는 아이들 스스로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하기 위함이다. 그깟 지식을 좀 더 심어주기 위함이 결코 아니다. 책을 깊게 읽으면 등장 인물의 삶과 내 삶을 비교하게 된다. 등장 인물을 통해 자신을 보게 된다. 등장 인물의 생각에 동의하기도 하지만 따져 보기도 한다. 한 권의 책을 깊게 읽으면서 그 책을 매개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나눈다. 함께 읽은 책이기기 때문에 친구들끼리 얘기가 통한다. 형식적인 주제를 애써 만들어 억지로 토론하지 않아도 된다. 자연스러운 대화가 토론이 된다. 서로의 생각을 들으며 친구들을 좀 더 이해하게 된다. 진행하는 교사도 아이들을 좀 더 알게 된다. 평소에는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던 애들이 스스로 자기 얘기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책놀이가 아이들의 삶을 보게 한다. 

『책벌레 선생님의 행복한 책놀이』는 단지, 책놀이 기교를 자랑하는 책이 아니다. 책이 삶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책이다. 아이들도 책을 읽어낼 수 있음을 알려주는 책이다. 독서지도에 관한 다양한 강의들을 들었다할지라도 직접 실천하지 않으면 금방 까먹는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저자의 노하우가 담긴 책을 그저 부러움의 시선으로만 읽는다면 책장을 덮는 순간 끝이다. 잠깐의 감동은 느낄 수 있겠지만 딱 거기까지다. 이 책을 읽는 이유는 실천에 있다. 쉬운 것부터 하나하나 시도해 보면 된다. 교과별로 수업 시간에 활용할 방법도 자세하게 있다. 아이들이 엄청 즐거워하는 독서 행사 방법도 아낌없이 공개 되어 있다. 아이들이 기다리는 독서 캠프 진행 방법도 단계별로 있다. 용기만 내면 된다.『책벌레 선생님의 행복한 책놀이』한 권 쯤은 책상에 항상 놓아두자. 수업 시작 하기 전에 살짝 펴 보고 따라해 보자. 2~3분이면 된다. 그러다보면 좀 더 응용할 능력도 생길거다. 아이들이 책을 가까이 할 수 있다면야 뭘 못할까! 깔깔거리며 책을 이야기하고, 뚫어지게 책을 쳐다보는 아이들의 모습만 봐도 흐뭇하지 않을까?

페친이 페북에 올린 글입니다.

새 학기용 아이들 문제집과 함께 주문한 책들이 도착했다. 

'어..? 이 책 아니고 다른 책이었는데..'
권일한 선생님의 <학교에서 외계인을 만나다>를 골라놓고 막상 결제는 이 책을 했나 보다. 실수였지만 그래도 같은 저자의 다른 책이니 다행인 건가.
어쩐지 내가 책을 고른 게 아니라 책이 나를 찾아온 느낌이다.

책 표지에 '산골학교 선생님의 교단일기'라는 표현이 선생님들의 학교일지 같아서 교사라는 직업 안에서의 한정된 이야기가 아닐까, 사실 선생님들 특유의 모범 답안 같은 내용이지 않을까 싶었다. 또 아이들 글이 아무리 잘 써봤자 풋내 나는 서툰 글일 거라 미리 짐작했다.

그런데 한 장 한 장 넘어갈수록 책 속에 빠져들어 읽었다. 단지 교사와 학생의 관계로서가 아니라 부모로서 어른으로서 어쩌면 인간 대 인간으로서 우린 서로에게 어떤 존재여야 하는가... 아이들의 숨겨진 마음을 찾는 과정을 '숨바꼭질'에 비유한 선생님의 표현 또한 얼마나 적절한가 감탄하게 된다.

아이넷을 키우는 엄마로서 '숨바꼭질'이라는 단어 하나에 모든 게 그려지는 것 같았다. 우리 애들도 숨바꼭질을 좋아한다. 놀이 자체로도 좋아하지만 마음이 상할 때 아이들은 숨는다. 이불 속이든 구석진 어디든 들어가 버린 아이가 숨어서 신호를 보낸다. 숨는 건 화났으니 와서 풀어달라는 뜻이지 찾지 말라는 게 아니다. 그럴 땐 찾아가서 달래주고 안아줘야 풀린다.

모든 아이들이 이런 숨바꼭질을 하고 있고 누군가는 찾아가 마음을 어루만져줘야 한다는 것을 미처 몰랐다. 선생님이 만났던 아이들 하나하나의 이야기에 마음이 아리고 눈물이 났다. 마음의 빗장을 잠그고 꼭꼭 숨어버린 아이들도 실은 누군가의 위로와 사랑을 기다리고 있다. 거칠고 난폭한 아이들, 나쁜 행동이 일종의 신호였고, 단단한 갑옷 속에 상처 입은 연약한 마음이 있다는 것을 알아챘어야 했다. 어른으로서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늘어만 가는 청소년 문제를 떠올리며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외치기만 하는 어른들처럼 나 역시 모난 아이들을 보면 품어줄 여유가 없었다.

만약 이 책이 아픈 아이들 이야기만 있었다면 마음만 무거웠을 것이다. 그런데 아이들이 '글쓰기'를 통해 마음을 표현하고 치유되는 과정을 보며 놀라고 깊은 감동을 받았다. 아이들에게 글쓰기는 치유이자 위로였고 서로를 향한 격려였다. 솔직하고 순수한 아이들의 글을 읽으며 나의 마음까지 맑아지는 느낌이 들었다.
엄마가 너무 보고 싶어 개울가로 달려가 개울물 위로 엄마 닮은 자기 얼굴을 본다는 아이, 교실 옆 대나무 숲을 관찰하며 자신의 마음을 죽순에 그대로 투사해 글을 써낸 아이, 그리운, 때론 원망스러운 가족에 대한 솔직한 마음들.
맑은 샘물 같은 글들에 몇 번이나 눈물이 났다.

이 책은 선생님들 뿐 아니라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아니 꼭 부모가 아니라도 누군가의 마음을 찾는데 서툰 사람들, 혹은 자기 마음을 어떻게 표현할지 몰라 답답한 사람들도.


오늘 밤은 누군가의 마음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사람이 되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하고픈 그런 날이다.

내가 슬픔을 아는 사람이라서일까,
아이들이 슬픔을 써서 보여준다.
자살하려던 순간, 상처 받은 기억,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이야기를.  

꼭꼭 닫아버린 아이 마음에 종이를 내밀고 글을 쓰라 했고 
아이들 글을 읽으며 아이 마음을 헤아리려 했다.

-- 글쓰기로 아이 마음을 알아간 이야기다.


완전 책벌레 정현욱 목사님이 경상일보에 낸 책 소개 글

1950, 하와이의 카우아이 섬은 실업자와 알코올, 마약 중독자들이 팽배한 곳이었다. 불우한 환경은 수많은 사회적 부적응자를 만들어 냈다. 심리학자인 에이미 워너는 '불우한 환경이 범죄자로 만든다'라는 가설을 입증하기 위해 종단 연구를 시작한다. 800여 명의 아이들을 연구하면서 가장 고위험군은 201명을 따로 집중적으로 살핀다. 그 가운데 31%의 정도가 '예외'가 생겼다. 그들은 당연히 범죄자로 전락해야 했지만 학교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좋은 대학에 들어갔으며, 훌륭한 모범시민으로 성장했다. 에이미 워너는 '왜 이런 예외가 발생하는가' 의아해하면서 연구의 방향을 바꾸어, '예외'의 이유를 찾아가기 시작한다. 다양한 환경임에도 유일한 공통점을 발견했다. 그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을 지지해준 단 한 명의 사람이 있었다는 것이다. 단 한 명의 지지자만 있어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하여 노력하는 삶을 살아가도록 만들어 준 것이다. 그녀는 그것을 회복탄력성이라 명명했다.

권일한 선생의 새로운 책이 출간되었다. 이번 책은 이전 책들과 사뭇 달랐다. 지금까지의 책이 실용적측면이 강했다면 이번 책은 원리에 가까운 책이다. 지금까지의 책들은 독서토론과 글쓰기를 진행하면서 체득한 경험을 정리해 놓은 것들에 가깝다. 그러나 이번에 출간한 책은 자기 독백적이며, 독서토론과 글쓰기를 통해 만나고 나누었던 삶의 이야기를 다룬다. <선생님의 숨바꼭질>이란 제목이 의아해 한참을 고민했다. 책 표지에 꼭꼭 숨겨진 아이들 마음을 찾아 나선 산골학교 선생님의 가슴 뭉클한 교단일기로 적혀 있지만 그것만으로 저자의 의도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적당히 거리를 두면 아이들 문제가 보이지 않는다. 그럼 숨바꼭질에 매달리지 않아도 되고 좌절할 일도 없다.”(175-6)

숨바꼭질은 자세히 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아이들의 숨겨진 마음 찾기다. 글쓰기를 하면서 아이들의 마음을 읽고, 삶을 보았다. 강원도 탄광촌이라는 산골 마을 이혼과 죽음, 가난과 폭력이 일상에 스며있는 곳이다. 아이들은 자신들의 아픔을 꼭꼭 숨기고 자신의 상처를 마음 깊이 침전시킨다. 저자는 글쓰기를 통해 그들의 마음을 수면 위로 올려놓는다. ‘직면이 곧 치유다는 말이 있지 않던가. 글을 통해 발견한 아이들의 생채기를 안고 함께 삶을 나눈다.

책의 절반쯤 읽어 나갔을 때, ‘회복탄력성이란 단어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실패와 좌절이 불가피한 상황 속에서도 마침내 성공적 삶을 살아간 이들의 한결같은 특징은 자신을 믿고 기다려준 한 사람이 있었다. 권일한 선생은 바로 그 한 사람이다.

상처를 입으면 사랑하는 사람 곁으로 가라고 했다. 비난하지 않고 섣불리 충고하지 않으며 아픔을 함께해줄 사람 곁에 가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다시 일어설 힘이 난다. 그런 사람 곁에 있으면 꽁꽁 얼어붙은 마음이 슬며시 녹고 누군가 손을 잡아 주는 것 같다.”(177)

책은 크게 3부로 나누어져 있고, 17개의 글로 구성되어 있다. 1숨바꼭질하는 아이, 어떻게 대할까?’는 눈으로 보이는 아이들의 행동을 보고 하지 마!’라고 말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현대의학의 병폐로 알려진 대증요법(對症療法)은 병의 결과만을 보고 처방한다. 병의 원인과 뿌리를 간과함으로 무리한 약리작용으로 인해 부작용이 속출한다. 아이들의 문제적 행동은 그림자’(21). 유능한 교사는 그림자를 보고 판단하지 않고, 아이들의 숨겨진 마음을 찾는 술래가 되는 것이다.

아이들은 언제 자신의 숨겨둔 마음을 보여줄까? 자신을 믿어 줄 때, 자신을 사랑할 때 마음을 연다. ‘하지 마!’는 판단이며, 모욕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부족함을 알지만 그것을 지적당하는 순간 방어한다. ‘해와 구름이라는 이솝우화의 이야기처럼 판단하고 지적하는 것은 결코 사람을 변화시킬 수 없다. 초보 교사 시절, 권일한 선생은 하지 마!’를 적지 않게 내뱉었다. 아이들의 마음을 열기보다, 오히려 상처를 주고 닫게 만들었다. 아이들의 그릇된 행동을 바로잡아야 한다. 하지만 먼저 무슨 일 있어?’라고 물어야 한다.

2아이는 부모에게 숨바꼭질을 배운다에서는 부모를 통해 학습되는 아이들의 마음을 다룬다. 폭력적인 아버지로 인해 마음이 삐뚤어진 영철이의 이야기는 심장에 통증을 유발한다. 자존감이 낮은 부모는 자신을 함부로 다룬다. 저급한 언어와 폭력적 행동, 게으름과 부도덕한 삶을 살아간다. 그런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은 그것을 혐오하면서도 학습한다. 부모의 아픔은 고스란히 아이들이 아픔이 된다. 부모는 아이의 잘못을 야단치기 전에 자신을 보아야 한다.

진짜 용감한 부모는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한다. 아이를 위해 아픔은 참는 것도 용기가 필요하지만, 아이를 위해 도움을 요청하는 태도야말로 지혜로운 용기이다.”(135)

믿기지 않지만 머릿니로 인해 곤욕을 치른 이야기는 열약한 교육 현실의 민낯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머릿니를 옮긴 아이는 어머니가 없었다. 아버지는 아이에게 큰 관심이 없다. 씻지 못한 아이는 이를 달고 다녔고, 아이들에게 옮긴 것이다. ‘이를 잡으려면 집 안 어디에 이가 있는지, 왜 이가 생겼는지 알아야’(175) 한다. 아무리 상담해도 알 수 없던 문제의 원인을 집에 찾아가고 부모님을 만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아이가 처한 환경이 문제를 만든 것이다. 보이는 이만 잡으려고 한다면 결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이를 잡기 위해 아이의 삶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적당한 거리를 두면 아이들 문제는 보이지 않는다’(175)

3아픈 아이 마음 찾기에서는 마음의 병을 안고 살아가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자기고백적 글쓰기를 통해 아이들은 자신의 마음을 드러낸다. 생채기 가득한 아이들의 마음을 꾸미지 않고 보여준다. 이것이 글쓰기의 힘이 아닐까? 부모의 이혼 때문에 동굴에 사는 아이, 아버지의 욕설과 학대로 인해 주눅이 들어 꽁꽁 숨어버린 아이들이 글로 숨겨진 마음을 표현한다. 아픈 사람은 자신을 감춘다. 아프지 않은 것처럼, 용감한 것처럼, 가난하지 않은 것처럼 자신을 포장한다. 선생은 아이들 마음에 숨겨진 상처를 찾아내야 한다. 그것은 불편한 일이고, 희생과 수고를 요구한다. 저자는 글쓰기를 통해 그것을 끄집어낸다. ‘해와 구름에 나오는 해처럼 글쓰기는 그들이 발설하도록 만들어 준다.

감정은 밖에서 밀어 넣기 전에 안에서 터져 나와야 한다. 관계가 먼저이고 기능은 다음이다. 아이를 바라보고, 희망 꽃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아이를 대하면 글이 달라진다.”(221)

솔직한 글에 박수를 보내고, 서로 위로하게 했다. 마음에 감춰둔 아픔을 꺼냈다. 아이들은 견디기 힘든 현실이지만 벗어나기 위해 새가 울듯이 글을 썼다.’(225) 조그마한 흙만 있어도 식물은 자리고 꽃을 피운다. 누군가 자신을 지지해 준다면 아이들은 기꺼이 마음의 빗장’(226)을 연다. 사고로 얼굴을 다친 아이는 하나도 아프지 않은 것처럼 살았다. 그러나 어느 날, 아이는 자신 때문에 아파하는 엄마의 마음을 글로 처음표현하기에 이른다. ‘아이는 사물을 꿰뚫어보는 눈으로 글을’(232) 썼고, ‘사고를 당했지만 사물을 관찰하고 생각하는 능력은 다치지’(228) 않았던 것이다.

이 책은 한 명의 지지자에 대한 이야기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 생존의 뿌리를 내리며 살아가는 아이들을 지지하는 한 명의 지지자’, 권일한 선생의 이야기는 좋은 교사의 본이 무엇인지 알려 준다. 카우아이섬의 아이들은 대부분 불우한 환경은 아이들은 범죄자로 만든다는 가설을 따라갔다. 그러나 예외의 아이들이 있었다. 그들의 공통점은 하나, ‘한 명의 지지자. 저자는 분명 글쓰기를 통해 자신이 체득하고 배운 것들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그러나 내가 읽기로 이 책은 그럴 수밖에 없는상황을 역전시키는 멋진 선생님의 뜨거운 희생과 사랑의 이야기다. 책을 다 덮고 나서야 아이들의 마음을 찾는 것은 사랑임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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