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대응에 대해 사람들이 두 가지 태도를 보인다. 조심하거나 무시하거나. 우리나라는 조심하는 편이다. 다닌 곳을 확인하기 위해 핸드폰 위치추적을 해도 반발하지 않는다. 개인정보를 빼간다고 보는 시선보다 코로나를 막는다는 생각이 크다. 코로나 확진자가 생기면, 다닌 곳을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CCTV를 설치해달라고 민원을 넣고, 공공와이파이 인프라를 확대하려 한다. 개인정보가 함부로 유통되는 위험보다 편리함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우리나라와 반대 시각을 가진 곳도 많다. 다수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소수의 개인정보를 확인하면 안 된다고 한다. 심지어 버젓이 마스크를 거부하는 곳도 있다. 개인의 자유를 위해 전국민 집단면역을 시도하기도 한다. 그들은 개인의 자유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우리는 그들을 미련하다 하고, 그들 역시 우리를 똑같이 본다. 서로에 대해 ‘말도 안 된다’고 무시해봐야 소용없다. 학생들은 지금 결정한 결과를 살아내야 한다. 학생들과 함께 토론하면 어떨까?
양날의 검
2013년 미국 텍사스주의 존 제이 고등학교는 무선 인식 시스템을 도입했다. 출석 체크, 매점 이용, 특별 행사 입장권, 도서 대출이 가능한 전자학생증을 발급했다. 전자칩이 내장된 전자학생증을 쓰면 여러모로 편리하다. 그런데 앤드리아 에르난데스는 전자학생증을 거부했다. 이로 인해 정학을 받자 앤드리아의 부모님이 학교를 고소했다. 학교는 전자칩을 뺀 학생증을 제안했다. 앤드리아는 미지의 시선이 자신을 뒤쫓는다고 생각해서 이마저 거부했다. 재판 결과가 어떻게 되었을까? 여러분이 판사라면 어떻게 결정할까?
과거에는 학생증을 거부하는 사람이 없었다. 대부분 비슷하게 선택했다.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도 쉬웠다. 선과 악 사이의 결정, 지혜로움과 무지함 사이의 단순한 결정이 많았다. 지금은 다르다. 시간이 흐를수록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 어렵다. 선과 악 중 하나를 고르는 선택이 아니라 견해들 사이에서 하나를 골라야 한다. 이렇게 선택하면 저쪽에서 반대하고, 저쪽을 고르면 이쪽의 반박을 받는다. 고민하기 싫어 문제를 놓아버리면 다른 사람의 결정에 끌려다녀야 한다.
기술을 선택하면 인간다움이 흔들린다. CCTV를 많이 설치하면 범죄가 줄어들지만 사생활이 침해를 받는다. 인형에 부착된 마이크가 도청기로 이용될 수도 있다. 소셜 미디어가 관계를 이어주고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지만 사이버 폭력에 노출될 위험도 있다. 쇼핑하면서 남긴 정보도 기업이나 해커에게 이용당한다. 조심해야 할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할까?
『내 휴대폰 속의 슈퍼스파이』는 139쪽으로 짧고 재미있다. 이미지를 알맞게 넣어 학생들이 편안하게 생각하겠다. 쉽게 접근하면서도 지금 우리가 당면한 문제, 학생들이 점점 심각하게 부딪칠 문제를 담았다. 학생들은 ‘스마트한 만큼 오싹해진다’는 부제를 살아내야 한다. 함께 토론하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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