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지를 주면 대부분 100점 맞는 아이가 있다.
하나라도 틀리면 머리를 책상에 박으며 자책했다.
연필을 쥐고 몸을 부르르 떨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자기 뜻대로 되지 않으면 감정을 폭발시켰다.
아이가 아주 크게 잘못한 날, 그네에 앉아 아이와 이야기했다.
아이는 엄마한테 혼나는 일만 생각했다.
아이가 울면서 이렇게 말했다.
“엄마가 저 보고 미쳤대요. 선생님도 미쳤고, 00이도 미쳤대요!”
아이는 엄마를 의지한다. 아빠는 싫어한다.
엄마 말을 믿고, 엄마 말을 잘 듣는다.
엄마가 시키는 대로 책 읽고, 열심히 공부한다.
그래서 공부를 정~말 잘하는데 내면은 아기다.
사랑받고 싶어 하는 아기, 인정받고 싶어 하는 아기
난 아이에게
“넌 미치지 않았어. 소중한 존재야. 난 너를 아끼고 사랑해.” 말하며
공부를 잘해서, 성실해서, 열심히 해서 등의 이유를 말하지 않았다.
“너는 너 자체로 귀한 아이다. 너 자신이라서 소중하다.”고 했다.
아이가 우는 모습을 보면서 내면에 다가가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나는 아이의 내면을 바꾸지는 못했다.
하고 싶은 말을 하지도 못했다. 들을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아이는 여전히 엄마 말을 철썩같이 믿는다.
엄마를 두려워하면서, 아빠를 미워하면서~
엄마로부터 조금씩 독립해야 한다고 말하지 못했다.
아이를 몇 년 뒤에 만난다면 해주겠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다. 말해줘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아이는 자기를 찾는 과정을 아프게 겪을 것 같다.
아이가 자신을 찾는 아픔을 겪을 때
아이의 외모, 성적, 성격, 습관이 아니라
내면을 바라보는 사람이 곁에 있으면 좋겠다.
'나누고 싶은 글 > 아이들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졸업식에서 아이가 읽은 편지 (0) | 2022.01.04 |
---|---|
졸업식에서 내가 읽은 편지 (0) | 2022.01.04 |
2021. 9. 14. (0) | 2021.11.28 |
트라우마를 잊자. (0) | 2021.04.08 |
월급 값 (0) | 2021.04.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