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부터 제가 읽은 책 중, 5~6학년을 위한 책입니다.
아이마다 독서 수준이 다르므로 해당 학년에 정확하게 맞지는 않습니다.
책은 읽은 순서대로 소개했습니다.
위에 있다고 더 좋거나 아래에 있다고 나쁜 건 아닙니다.

특히, 제 취향이 여러분과 안 맞을 수도 있습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책은 제목을 빨강으로 표시했습니다.)

여기 있는 책을 아이가 싫어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아이는 자체로 특별한 선물이랍니다.

 

백제 최후의 날 (박상기, 212) / 5
 교사이며 작가인 박상기 선생님이 쓴 역사다. 석솔과 도해는 웅진성 밖에 산다. 두 아이는 아픈 동생을 위해 먹을 것을 구하러 다닌다. 신라와 당나라 군대가 공격해올 때 옹진성에 들어갔다가 나오지 못한다. 다칠 뻔한 공주를 우연히 도와주고 왕자와 친해진다. 그러나 당나라 군대가 쳐들어오고 첩자까지 성 안에 들어온다. 석솔은 왕자와 친해지고, 첩자인 줄 모르면서 첩자와 만난다. 더군다나 궁궐에 모아둔 보석을 훔친다. 백제 최후의 날 석솔은 무얼 볼까? 아이 눈으로 본 백제 최후의 날이 슬프다.

막손이 두부 (모세영, 206) / 5
 임진왜란 때 왜군이 조선 도공을 일본으로 데려갔다. 막손이도 아버지와 함께 잡혀가다가 아버지가 돌아가신다. 막손이는 도자기 기술이 없어서 일본인 집에 노예로 간다. 이때 일본 두부는 딱딱하고 맛이 없었다. 막손이는 맛을 잘 알고 손재주가 좋다. 친구를 사귀면서 우연히 두부를 만든다. 그런데 두부가 돈이 된다는 걸 안 무사가 막손이를 잡아가 산에서 몰래 두부를 만들게 시킨다. 막손이라는 아이를 통해 임진왜란이 일본에 준 음식 문화를 소개하는 책이다. 큰 역사적 사건 이면을 잘 살펴 쓴 책이다.

한성이 서울에게 (이현지, 196) / 5
 한 성은 2천 년 전 백제에 살았던 8살 남자아이다. 서 울은 현재 서울에 사는 여자아이다. 울이 마을은 아파트 건설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그런데 문화재가 발견되어서 아파트 건설이 중단되었다. 동네에는 울이네와 순이 할머니만 남았다. 울이 엄마는 울이 오빠가 죽은 뒤로 우울증에 빠졌다. 이때 울이에게 성이가 나타난다. 귀신인 성이는 울이에게만 보인다. 그리고 이곳에 문화재 도굴꾼이 찾아온다. 도굴꾼은 과거 흔적인 문화재를 돈으로만 본다. 성이의 기억이 담긴 물건을 훔치려는 도굴꾼에 맞서 울이는 어떻게 할까? 역사적 사건을 다루지 않고도 역사의 가치를 잘 드러냈다. 참 좋은 책이다.

수상한 아파트 (박현숙, 200) / 5
 여진이는 부모가 이혼하면서 잠깐 고모와 산다. 말이 없고 잔소리를 하지 않아서 고모네 집에 갔는데 고모가 사는 아파트가 하다. 아파트 주민들이 서로를 모른다. 관심이 없다. 22층에는 엘리베이터가 계속 멈춘다. 고모는 이웃에게 관심 끄고 조용히 지내라고 하지만, 여진이는 자꾸만 궁금하다. 그래서 22층을 기웃거린다. 그러다가 삼촌네 집에 온 호진이를 만나 같이 계획을 짠다. 서로에게 관심 없는 아파트에 무슨 일이 일어날까?

길러지지 않는다 (탁동철, 165) / 5
 속초에 아바이 마을이 있다. 625 전쟁 때 북한에서 내려온 분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다. 저마다 아픔을 가진 분들이 사는 동네에서 아이들은 신나게 논다. 스스로 놀거리를 찾고, 스스로 결정하며 살아갑니다. 은서와 해주가 새끼 고양이를 구한다. 교실에 가져와 기르려고 하는데 선생님이 반대한다. 우여곡절 끝에 고양이를 기르게 되지만, 사료를 살 돈이 없다. 그래서 아이들은 돈을 벌자고 한다. 돈을 버는 방법을 찾고, 돈을 벌려고 나선다. 곱게 길러진 아이들이라면 부모에게 돈을 받아 쓰겠지만, 아바이 마을 아이들은 그렇게 하면 반칙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어떻게 돈을 벌까? 돈을 벌면서 누구를 만나고,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갈까?

레이첼 카슨, 침묵의 봄을 깨우다 (강성은, 111) / 5
 환경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먼저 외친 레이첼 카슨을 소개하는 책입니다. 윤해림 어린이가 시골로 이사하면서 레이첼 카슨을 알게 되는 과정을 (전기문+환경) 내용으로 썼어요. 레이첼 카슨의 삶과 주장을 지금 우리나라에서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 해림이가 보여줍니다. 좋은 책이에요.

(브리타 테큰트럽, 95) / 5
 볼로냐 라가치 상을 받았다. 알의 중요성과 아름다움을 설명한다. 알 모양, 종류, 위장, 내부, 큰 알부터 작은 알까지, 둥지, 곤충과 파충류 등 여러 생물의 알, 인간의 역사에서 알의 쓰임까지 자세하게 알려준다. 이 책을 보면 알에 관심이 생긴다. 깨지기 어려운 둥근 모양에 다양한 색깔까지 아름답다.

오늘도 수줍은 차마니 (강인송, 99)
 6학년 아이들 이야기 네 편이 실렸다. 주인공은 모두 남자아이다. 구오슬은 지독한 곱슬머리다. 말 한마디 잘못해서 권초아를 진짜 싫어하는 아이가 돼버렸다. 사실은 아닌데~ // 차마니는 수줍음이 많은 얌전한 남자아이다. 뛰는 것, 땀냄새 나는 걸 싫어한다. 그런데 힘이 너무 좋다. 그만 운동부 감독 눈에 띄어버렸다. 어찌하나~ // 김루아와 친구들은 학교에서 똥을 누면 한동안 놀림을 받는다. 아침에 소보로 빵과 우유를 먹고 김루아는 화장실에 가야 하는 위기에 처한다. 도저히 참지 못해서 몰래 가다가~ // 서화영은 꽃을 좋아하는 남자아이다. 꽃꽂이 수업하는데 꽃을 잘 모르는 짝이 더 잘 만든다. 화영이는 생각이 많아진다.
 음~ 모순되는 상황을 잘 묘사했다. 아이들에게 읽어주기 좋다.

대왕고래 (안드레아스 셰른샤우겐, 88) / 5
 아름답다. 7미터나 되는 크기로 태어나 30미터로 자라 대양을 누비며 다니는 거대한 생명체 대왕고래. 고래 기름 때문에 멸종당할 위기를 맞았으나, 대왕고래의 아름다움을 뒤늦게나마 사람들이 알아서 살아남았다. 지구온난화가 대왕고래를 죽이지 않기를 바란다.

정의로운 은재 (진형민 외, 164) / 5
 여섯 명이 단편을 썼다. <정의로운 은재>(오하림), <살아있는 맛>(전성현), <그날 밤, 홍이와 길동이(진형민), <손톱 끝만큼의 이해>(최나미)가 좋았다. <골목이 열리는 순간>(황선미)은 쓴 까닭은 알겠는데 보통이었다. <바이, 바이>는 마음에 들었지만, 좀비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아서 보통이 되었다. 아이들은 좋아할 것 같다.

울프 (사샤 스타니시치, 210) / 5
 마르코는 요르크를 괴롭힌다. 쌍둥이 형제도 동참한다. ‘는 요르크가 괴롭힘당하는 걸 보기 힘들다. 마르코에게 대놓고 말하지는 못한다. 그런데 방학을 맞아 캠프에 가야 한다. 가기 싫은데 어쩔 수 없이 가야 하는 상황이 생겼다. 어떻게 할까?
 학교 폭력을 다룬 책은 루틴처럼 정해진 해결 방법이 있다. 이 책은 그런 방식을 따르지 않는다. 극적인 해결이 없이 잔잔한 내용인데 울림이 크다. 참고로 제목인 울프는 두려움을 상징한다.

밤티마을 큰돌이네 집 (이금이, 142) / 5
 내용은 쉽지만 아이들이 모르는 시대(1970년 전후) 이야기라 5에게 알맞다고 본다. 엄마가 집을 나가고, 아빠는 술 먹고 화를 내는 집에 사는 두 아이에게 일어난 일이 내 일처럼 느껴진다. 이 시대를 이해하고, 이금이 선생님이 보여주는 정서가 마음에 맞기 때문이다. 요즘 아이들에게 이 마음을 전해주고 싶어 <한 학기 한 권 읽기> 수업을 했다.

다섯 손가락 수호대(174, 홍종의)
  은혁이 아빠는 다른 사람이 어려움을 당할 때 그냥 지나가지 못한다. 괜한 일에 끼어들어 손해 본다고 말려도 곤경에 처한 사람을 도와준다. 이번에도 남의 싸움을 말리려다 심하게 다친다. 괜한 일에 끼어들었다가 어려움을 당할까봐 아무도 도와주지 않자 은혁이와 친구들이 범인을 찾아나선다. 물론 아이들이라 아무것도 못하지만 친구 일을 자기 일처럼 도와주는 모습이 기특하다. 주요 등장인물이 모두 트라우마를 가졌다고 설정한 점, 사건 사이의 연결이 느슨한 점이 아쉽지만 좋은 주제를 다루었다.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서점 (아멜리아 멜러, 411) / 5학년 이상
  1893, 오스트레일리아 멜버른에 엄청나게 큰 서점이 배경인 판타지 동화다. 아빠가 자신의 전부를 쏟아부어 이룩한 서점에 옵스큐로스미스가 찾아온다. 마법사, 악당, 속임수 대왕 옵스큐로스미스가 아빠와 계약을 맺는다. 죽은 딸을 사진에 있는 모습 그대로 데려오면 소중한 걸 주기로. 아빠가 점점 약해지는 걸 본 펄과 밸리 남매가 아빠와 서점을 구하기 위해 옵스큐로스미스에게 시합을 요청한다. 서점 곳곳에서 벌어지는 일곱 가지 시합에서 한 번이라도 지면~
미  하엘 엔데의 끝없는 이야기와 괴테의 파우스트를 가볍게 섞어놓은 것 같다. 물론 두 책보다는 훨씬 가볍다. 끝없는 이야기처럼 현실을 반영하는 상징적인 내용도 아니고, 파우스트의 메피스토펠레스처럼 신사적이지도 않다. 옵스큐로스미스는 그냥 때려부수며 반칙하고, 펄과 밸리는 겨우겨우 문제를 해결해나간다. 그래서 초등학생에게 어울린다. 분량이 꽤 되지만 내용이 쉬워서 초등학생 책으로 분류했다.

짐 크노프와 13인의 해적 (미하엘 엔데, 371) / 5학년 이상
  『짐 크노프와 기관사 루카스에 이어지는 책이다. 짐 크노프와 기관사 루카스는 루카스 비중이 더 컸는데 이번에는 짐 크노프 비중이 더 크다. 미하엘 엔데의 뛰어난 상상력이 드러나는 책이다. 또한 짐 크노프와 기관사 루카스는 현실을 반영한 내용을 이야기에 별로 담지 않았는데 이번 책에는 우리가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아냈다. 미하엘 엔데도 책을 쓰면서 자랐고, 모모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렸나 보다. 짐 크노프와 기관사 루카스보다 2배 빨리 읽었다. 재미있다.

짐 크노프와 기관사 루카스 (미하엘 엔데, 347) / 5학년 이상
  미하엘 엔데가 쓴 첫 동화이다. 모모끝없는 이야기에 견주면 많이 부족하다. 엔데 특유의 상상력이 드러나지만, 현실을 이야기에 끌어들이는 묘미는 찾기 어렵다. 롬머란트는 아주 작은 섬이 국토의 전부여서 새로운 집을 짓기 어렵다. 이곳에 아이가 배달되고(?) 새로운 땅을 찾아 여행하면서 여러 가지 일을 겪는다. 재미난 상상이 많아서 아이들이 좋아하겠다.

구멍 난 벼루 (배유안, 153) / 5학년 이상
  6학년 교과서에 나오는 작품이라 우리 반 아이들과 읽었다. 낱말을 어려워하는 아이들에게 김정희 선생의 마음과 허련의 마음을 어떻게 전할까 고민한다. 진정한 스승과 제자를 찾기 어려운 시대, 진지한 걸 생각하지 못하는 아이들과 어떻게 이야기할까? 12월이 기대가 된다. , 이 책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책이다.

소년 탐정 칼레 2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250) / 5학년 이상
  1편보다 재미있다. 칼레에게 익숙해져서 재미있게 느껴진 것 같기도 하다. 이번에도 칼레가 사건을 해결한다. 그러나 칼레가 명탐정의 솜씨를 발휘해서가 아니다. 칼레는 놓치고 실수한다. 오히려 친구들이 큰 역할을 한다. 또한 우연과 행운이 깃든다. 소년 탐정이 셜록 홈즈처럼 문제를 해결하면 오히려 어색하다. 린드그렌이 왜 뛰어난 작가인지 알겠다. 특히 작가가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을 드러낸 부분이 자주 보인다.

소년 탐정 칼레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223) / 5학년 이상
  칼레는 13살 소년이다. 탐정을 꿈꾼다. 사소한 것이라도 확인한다.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기록한다. 거의 마을 사람 전체를 용의선상에 놓고 사건이 일어나기를 기다린다. 그러다가 진짜 사건이 일어난다. 삐삐 작가 린드그렌이 쓴 탐정 동화다.

경주역사유적지구 (이은석, 71) / 5학년 이상
  경주로 수학여행을 가게 돼서 읽었다. 일부는 아이들에게 읽어주었다. 경주는 월성 지구, 대릉원 지구, 황룡사 지구, 남산 지구, 산성 지구로 나눈다. 우린 대릉원 지구, 월성 지구, 경주박물관에 다녔다. 자주 간 곳이지만, 책을 읽고 가니 더 많이 보인다.

경주 최부잣집은 어떻게 베풀었을까? (황혜진, 119) / 5학년 이상
  경주 최부자는 여섯 가지 가훈으로 이름난 부자 가문이다. 과거를 보되 진사 이상 하지 말라는 첫째 원칙부터 사방 1백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는 여섯 번째 원칙이 널리 알려졌다. 여섯 가지 원칙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최부자 가문의 역사와 함께 이야기로 들려준다. 나눔, 봉사, 배려 등을 배울 때 도움이 되는 내용이다. 분량은 짧지만 설명하는 문체여서 5학년 이상을 대상으로 삼았다. 중학생이 읽으면 좋겠는데, 중학생은 이런 책을 좋아하지 않을 것 같다.

사춘기 대 갱년기 (제성은, 148) / 5학년 이상
  딸은 사춘기, 엄마는 갱년기. 딸은 짜증이 늘고 엄마는 무기력이 많아진다. 학부모 독서동아리에서 읽어볼까 생각하며 읽었는데 그 정도는 아니다. 엄마가 너무 무기력하게 묘사되었고 딸은 그만하면 사춘기 잘 지내는 아이로 보인다.

아미골 강아지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실종 사건 (이선주, 192) / 5학년 이상
  민수가 떠돌이 강아지에게 아무도 쓰지 않는 이름을 붙여준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마을 사람들 사이에서 정스럽게 살던 강아지가 어느날 사라진다. 민수와 용찬이는 버스를 타고 이웃 도시로 강아지를 찾아 나선다. 큰 사건이 별로 없는데도 은근히 기대하며 읽었다. 토론하고 싶은 책이다.

빨강 연필 (신수현, 207) / 5학년 이상
  정말 좋아하는 동화책. 일곱 번쯤 읽었는데 다시 읽어도 또 좋다. 글 쓰는 마음을 이야기할 때 좋은 책이다. 후배가 독서 캠프 해달라고 해서 이 책을 골랐다.

사랑이 훅 (진형민, 143) / 5학년 이상
  초등학교 5학년 아이들의 알콩달콩! 정말 알콩달콩한 사랑 이야기다. 자기도 모르는 감정을 받아들여야 하는지, 혼자만 간직해야 하는지, 말해야 하는지? 마음이 맞아 사귀는 사이가 되어도 ''이다. 그야말로 감정이 훅 일어났다가 훅 바뀐다. 아이들이 진형민 작가에게 '사랑 이야기'를 써달라 해서 쓴 글이라는데, 참 재미나다. 아이들 사랑을 지켜보며 미소 짓는 마음으로 읽었다. 역시 진형민이다.

스무고개 탐정과 마술사 (허교범, 183) / 5학년 이상
  몇 년 전부터 '읽어봐야지!' 하다가 이제야 읽었다. 간단한 이야기에 흥미를 불어넣는 작가의 글솜씨가 좋다. 아이들은 수수께끼, 스무고개처럼 문제를 풀이하는 걸 좋아한다. 다만 요즘 아이들은 1권을 읽기까지 시간이 좀 걸린다. 1권을 읽으면 시리즈를 계속 좋아할 것 같다.

과학이 톡톡 쌓이다. 사이다 바이러스 (김선자, 159) / 5 이상
  국립과천과학관 과학자들이 어린이들을 위해 만든 과학 도서 사이다시리즈 네 번째 책이다. 바이러스를 소개하고, 바이러스가 어떻게 살아남는지 알려준다. 종을 유지하기 위한 바이러스의 전략이 인간과 피할 수 없는 전쟁을 일으키는 과정을 보여준다. 특히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특징에 따라 우리가 어떻게 예방해야 하는지 과학 지식으로 설명한다. 이 책을 읽으면 마스크의 종류부터 손을 씻어야 하는 이유를 과학적으로 알 수 있다.

우투리 하나린 (문경민, 246) / 5 이상
  가족을 다 잃은 하나린이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악의 세력은 보기보다 강하고, 선한 사람은 약해 보인다. 그래도 희망을 가져야 할까? 오래전부터 읽은 하나린 시리즈가 한 권씩 나올 때마다 이렇게 이야기가 되는구나!’ 하며 감탄한다. 5권은 언제 나올까?

아름다운 아이 크리스 이야기 (R. J. 팔라시오, 143) / 5학년 이상
  어릴 때부터 어기(아름다운 아이 주인공)를 알았던 크리스의 하루이다. 물건을 잘 챙기지 못해서 혼란스럽게 시작한 아침부터 당황스럽고 힘겨운 일이 계속 일어난다. 따뜻하고 재미있지만, 아름다운 아이나 줄리안 이야기보다는 몰입도가 낮았다. 그래도 재미있다

아름다운 아이 줄리안 이야기 (R. J. 팔라시오, 143) / 5학년 이상
  아름다운 아이 시리즈 두 번째 이야기다. 도서관에서 읽다가 갑자기 훅 눈물이 나는 바람에 혼났다. 떠드는 아이들 곁에서 혼자 훌쩍이는 모습이라니~! 전편인 아름다운 아이는 안면 기형인 어기가 아름다운 모습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다. 이번 책은 줄리안이 어기를 받아들이는 과정을 담았다. 줄리안이 어기를 싫어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읽으며, 줄리안의 부모님이 보여주는 고상한 듯 보이지만 이기적인 모습을 보며 '작가가 어떻게 회복을 보여주려나?' 궁금했다. 그런데 갑자기 훅~! 이건 정말 최고다.
과거를 돌아보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하다 보면,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잘 보이지 않는 법이거든. (136)

아름다운 아이, 샬롯 이야기 (R, J, 팔라시오, 208) / 5학년 이상
  아름다운 아이 후속편 중 한 권이다. 어기의 '환영 친구'인 샬롯의 우정을 보여준다. 여학생들의 오묘하고 복잡한 관계를 세밀하게 풀어냈다. 여학생들의 심리가 어떤지 이 책을 통해 조금 더 이해하게 되었다. 참 좋은 책이다.

푸른 사자 와니니 (이현, 214) / 5학년 이상
  잘 보고, 잘 듣고, 잘 알아채는 능력을 가진 사자 와니니! 와니니는 작아서 무시 당했고, 무리에서 쫓겨났다. 다리를 저는 숫사자와 용기가 부족한 숫사자를 만나 친구가 되고, 무리에서 사랑을 독차지하던 암사자도 만나 '와니니 무리'를 이룬다. 작고 약하고 보잘것없는 것들이 승리를 이루는 귀한 이야기다.

용서할 수 있을까 (문경민, 211) / 5학년 이상
  용서는 모든 사람의 이야기다. 영우와 지우 쌍둥이도 용서에 얽혀있다. 영우는 가해자였고, 지우는 지금 피해를 당한다. 지우를 괴롭히는 민재는 작년에 영우에게 괴롭힘을 당했다. 누가 먼저 용서를 말할까? 잘못을 말하며 용서를 구하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그럴 용기가 있을까? (우리반 아이들에게 일부를 살짝 말했는데 읽고 싶다고 그랬다. 5학년~중학생에게 추천한다.)

마당을 나온 암탉, (황선미, 205) / 5 이상
  『마당을 나온 암탉으로 6학년 1학기 국어 수업한다. 이 책이 처음 나왔을 때 엄청 감동하며 읽었다. 다시 읽으니 그때보다는 덜하다. 이제는 토론 내용이 막 떠오른다. 아이들과 책 이야기 실컷 해봐야겠다.

아무것도 가르치지 않는 선생님 (셰인 페이슬리, 159) / 5 이상
  신규 선생님이 담임이 됐다. 아무것도 가르치지 않는다. 책을 읽거나 공부하면 혼낸다. 아이들에게 놀라고만 한다. 아이들이 계속 놀까, 자기들끼리 공부할까? 처음부터 끝까지 공부로만 내용을 이끌어간다. 공부하는 태도에 대해 아이들과 토론한다면 이 책이 좋겠다.

(어린이를 위한) 아름다운 영웅 김영옥 (한우성, 203) / 5 이상 위인전
  프랑스 최고훈장 레지옹 도뇌르, 이탈리아 최고 무공훈장, 미국 무공훈장까지 받은 전쟁 영웅이다. 2차대전, 한국전쟁에 참전해서 전설적인 승리를 기록한 분이다. 남자아이들이 좋아하겠다. 전쟁 역사나 현대 역사를 배울 때 함께 읽으면 좋은 책이다.

너도 하늘말나리야 (이금이, 231) / 5학년 이상
  상처받은 세 아이가 서로의 상처를 이해하고 자라는 이야기. 내가 만난 아이들이 생각났다. 엄마가 떠나고, 아빠도 떠나고, 돌봐주는 사람 없이 상처를 토해내던 아이들. 지금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궁금하다.

첫사랑 (이금이, 277) / 5학년 이상
  첫사랑의 열병을 보여주는 책이다. 성공이냐 실패냐 보다 첫사랑이 우리에게 무엇을 남기는지 보여준다. 아빠가 엄마와 이혼하고 새로운 사랑을 만나 새엄마가 생긴다. 동재는 엄마를 그리워하며 첫사랑에 빠져든다. 첫사랑 대상인 연아는 동재를 택할까, 멋진 찬혁이와의 사랑을 계속 이어갈까? 사방에 온통 사랑 이야기다. 참 잘 썼다.

서찰을 전하는 아이 (한윤섭, 175) / 5 이상
  토론 수업 내용을 정리하려고 다시 읽었다. 오랜만에 읽어도 참 좋다. 책과 노니는 집, 초정리편지와 함께 역사 동화 중 으뜸이다. 아이는 어디에서 누굴 만나야 하는지도 모른 채 아버지가 남긴 편지를 갖고 무작정 전라도로 간다. 13살 아이에게 힘든 길이지만 편지 내용을 조금씩 알아내며 계속 길을 간다. 길을 가면서 자신을 점점 알아가고 세상도 조금씩 알아간다. 우금치를 바라보고 피노리까지 찾아간다. 그리고 전봉준에게 노래를 들려준다. 참 좋은 책이다.

해리엇 (한윤섭, 156) / 5학년 이상
  갈라파고스에 살다가 잡혀 비글호에 실린 거북이, 다윈이 해리엇이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동물원에 갇혀 살면서 동물들을 지혜로 인도한다. 175, 죽을 때가 되자 동물원에 갇힌 동물들이 고마움을 표현한다. 어릴 때 잡혀 와 동물원에서 자란 원숭이 찰리는 색다른 선물을 주려 하는데생태, 환경, 동물 보호 등에 대해 토론하면 좋겠다.

짝짝이 양말 (황지영, 183) / 5학년 이상
  작가의 다른 책을 읽고 싶다. 내용이 참 좋다. 여학생들의 갈등을 다룬 글 중에 갈등을 이렇게 풀어가는 책이 드물다. ‘자기 자신의 모습으로 살아가라는 점을 관계 회복의 해결책으로 제시한다. 이야기에 빠져들게 만들면서. 고학년 맡으면 한 학기 한 권 읽기 해보고 싶다.

열한 살의 아빠의 엄마를 만나다 (케빈 헹크스, 163) / 5학년 이상
  죽음은 우리나라 동화 작가들이 잘 다루지 않는 주제이다. 아이와 부모가 잘 읽지도 않는다. 그러나 내가 겪은 바로는 아이들도 죽음을 느낀다. 이 책은 할머니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기억하는 이야기이다. 우리나라는 사랑하는 가족의 죽음을 갑작스런 장례식과 짧은 이별로 마무리하는 경향이 큳. 천천히, 함께 기억하며 가족의 죽음을 기리면 좋겠다.

긴긴밤 (루리, 144) / 5학년 이상 동화
  문학동네 어린이문학상 대상작이라 기대했다. 책 좀 읽는 친구들이 칭찬했기 때문에 또 기대했다. 작가가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방식이 새롭고 좋았다. 동물원에 살던 코뿔소가 자연으로 갔다가 가족을 이루고, 슬픔을 겪고 다시 동물원으로 돌아간다. 이런 전개도 약간 의외였지만, 이후에 친구를 만나고 펭귄과 이야기가 이어지는 건 정말 새로웠다. 이어서 일어나는 이야기에도 작가의 뛰어난 상상력이 보인다.
  그러나 난 이 책이 그렇게 좋아 보이진 않았다. 작가가 문장을 잘 쓰려고 노력한 모습이 너무 많이 드러났다. 좋은 이야기 전개에 빠져들 만하면 그럴듯하게 쓴 문장이 가로막았다. 독자에게 이건 꼭 알아야 해. 이게 중요해.’ 하며 지나치게 설명한다. 요즘 아이들은 문학 감수성, 이야기를 읽어내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대놓고 말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표 출판사에서 대상을 받은 이야기가 <긴긴밤>이라면 슬프다. 우리나라 동화 수준이 낮아진 것 같아서 말이다. 그래도 이 책을 읽어보라고 추천한다. 대상 수상작이 아니라면 괜찮은 이야기라고 말했을 것이다.

진짜 가족 (이토 미쿠, 186) / 5학년 이상
  엄마 아이코는 딸 하요리가 싫다. 싫어하는 게 아니라 그냥 싫다. 하요리는 엄마의 사랑을 바라지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아빠는 아내와 딸 사이에서 피해다닌다. 저자 이토 미쿠가 쓴 어쩌다 보니 영웅이 참 좋아서 추천했는데 진짜 가족도 못지않게 좋다. 가족 때문에 힘들어하는 분들에게 추천한다.
 * 상대를 깊이 파고들려면 자신도 상대에게 속내를 드러낼 각오가 돼 있어야 한다.(10)
 * 부모라서 상처 주는 일도 있는 거라구요. 남이라면 상관없는 것도 부모라서 상처받기도 한다구요. (157)

동래성에 부는 바람 (박미경, 200) / 5학년 이상
  임진왜란 때 동래성에서 있었던 일을 쓴 역사동화다. 동래성에 살던 덕순이가 일본에 잡혀갔다가 돌아오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왜놈이 쳐들어오기 전의 앞부분은 특별한 게 없다. 이미 동래성이 무너지고, 부사 송상현이 죽고, 백성들 대부분 죽거나 노예로 팔려간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한 가지 궁금한 점은, 부사 송상현의 둘째 부인과 덕순이가 어떻게 일본에서 살아 돌아오는가이다.
  이 책의 가치는 동래성이 무너지고 일본에 잡혀간 부인과 덕순이가 돌아오게 되는 과정을 다룬 뒷부분에 있다. 대마도 도주에 대한 묘사가 마음에 든다. 또한 부인이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만나면서 일어나는 일이 흥미롭다. 임진왜란 때 잡혀간 조상들이 일본에게 도자기와 기술 외에 정말 귀한 것을 전해주었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빨강 연필(신수현, 207) / 5학년 이상
  다른 학교 아이들과 수업해달라고 해서 다시 읽었다. 열 번쯤 읽은 것 같다. 그래도 좋다. 특히 소재가 글쓰기여서 더 좋다. 아빠와 엄마가 싸우는 환경에서 상처받은 아이가 자라는 과정을 담아서 또 좋다. 신수현 작가와 이메일을 주고받았는데 생각보다 더 좋은 분이었다. 강력추천한다. 검정 연필 선생님과 같이 읽어도 좋겠다.

아름다운 아이 (R. J. 팔라시오, 478) / 5학년 이상
  필립 얀시의 책에 엘리펀트 맨이 나온다. 코끼리를 닮은 이상한 생김새 때문에 서커스 단에서 사람들 구경거리로 살았던 실존 인물이다. 존 메릭은 다발성신경섬유종이 만든 기형 때문에 갖은 학대를 당했다. 나라면 하나님을 원망하고 사람을 미워하며 분노로 미쳐버렸을 것이다. 그러나 존 메릭은 빼어난 지성을 가졌으며 섬세한 감성으로 인간임을 드러냈다. 이 책은 안면기형인 어커스트 풀먼이 학교에 가서 겪는 이야기다. 올해 최고의 성장동화다.

딸기 우유 공약 (문경민, 190) / 5학년 이상
  작가 문경민이 출판 전에 원고를 보내서 읽고 의견을 보냈다. 출판된 내용을 읽으며 역시 작가가 다르구나!’ 느꼈다. 참 잘 썼다. 마음이 찌릿하는 부분이 있었다. 고학년 담임이 되면 한 학기 한 권 읽기 해야겠다. 교사 연수 때도 나눠보고 싶다.

판소리 소리판 (정혜원, 192) / 5학년 이상
  판소리를 소개하는데 색다르다. 저자가 귀명창이다. 판소리를 잘 듣는 사람이다. 문학을 전공하다 판소리에 빠져 글도 잘 쓴다. 6회 우리교육 어린이책 작가상 수상작이다. 우리나라 판소리에 크게 영향을 준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구전되는 판소리를 정리한 하은담(과 김처사), 양반으로 판소리에 빠진 권정, 아픔을 계기로 진양조를 만든 김성옥, 귀곡성에 눈을 뜬 송홍록(동편제), 명창 모흥갑과 제자 주덕기, 신재효가 판소리를 정리한 내용까지. 재미나게 읽었다. 아이들이 우리 소리에도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

어쩌다 보니 영웅 (이토 미쿠, 175) / 관계를 다룬 동화(5학년 이상)
  남학생은 단순하다.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감정을 나타낸다. 여학생은 복잡하다. 감정을 말로 표현한다. 미묘한 말투로 상대의 감정을 흔든다. 히로 다쿠는 관계에 얽혀 힘들어지지 싫어 성가신 문제를 피한다. 그런데 옆집에 마나카 린이 오면서 자꾸 관계에 얽혀 들어간다. 마나카는 솔직하게 말한다. 상대가 싸움짱이건, 여학생 무리의 우두머리이건 상관없이.
이  책은 강력 추천한다. 문장이 짧고 대화가 많아 읽기 쉽다. 관계를 다룬 책은 이야기가 늘어지기 쉽다. 전개가 빠르게 쓴 책은 갑자기 내용이 훌쩍 비약한다. 이 책은 늘어지지도 않고, 비약도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재미나다. 친구 관계를 고민하는 학생들, 특히 여학생들과 함께 읽으면 좋겠다.

1895, 소년 이발사 (이승민, 160) / 역사동화(5학년이상)
  단발령이 내려진 시대 이야기다. 천민이던 필상이 아버지는 어떤 일 때문에 세상을 변화시키는 일에 앞장선다. 외국 문물을 조선에 들여와 팔며,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려 한다. 아들인 필상이에게 이발 기술을 배우라고 한다. 머리카락을 깎는 사람이 거의 없는 시대에. 시대 배경이 잘 드러났고 한양의 모습을 자세하게 썼다. 이야기 전체 구조도 좋다. 그러나 플롯이 엉성해서 흐름이 끊기거나 뛰어넘는다. 단발령 당시를 다룬 책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 책이 나와서 좋다.

불 꺼진 아파트의 아이들 (정명섭, 251) / 5학년 이상
  현진, 혜진, 태성이가 사는 도시가 블랙아웃을 만난다. 전기가 나가버리자 도시 기능이 마비된다. 여름 더위를 견디지 못한 냉장고 음식은 상해버리고, 신호등이 작동하지 않아 교통이 혼란스러워진다. 한 곳만 평온하다. 냉장고도 작동하고 선풍기도 돌아간다. ‘이상한 가게에는 태양광 전지가 설치되었다. 이건 에너지 박사님이 만들어주었다. 가볍고 흥미로운 이야기로 에너지와 환경에 관심을 갖게 하는 책이다.

바꿔! (박상기, 194) / 5학년 이상
  엄마와 딸의 몸이 바뀐다. 1주일 동안. 엄마는 착하고 약하다. 집에서 큰소리 내지 않고, 힘겹게 일한다. 빵집에 파트타임으로 일하러 간다. 마루는 5학년 여학생이다. 왕따 위기에 처해있다. 아무도 마루 이야기를 듣지 않는다. 씩씩하게 버티지만 힘들다. 엄마가 마루가 되고, 마루가 엄마가 된다. 그저 몸이 바뀌어 일어나는 에피소드 정도의 이야기가 아니다. 서로를 이해하기 어렵지만 그래도 이해해야 한다는 마음을 전해주는 책이다. 황금도깨비상 수상작은 모두 추천도서이다.

슬픈 나막신 (권정생, 244) / 5학년 이상
  권정생 선생님이 일본에서 지낸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쓴 것 같다. 일본아이와의 차별, 가난 가운데서도 아이들은 함께 살아가며 자란다. 전쟁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힘겹게 살아가는 모습이 안타깝다. 이때는 일본 사람들도 힘들어한다. 우리반 아이가 권정생 선생님 책을 몇 권 읽더니 "권정생 선생님 책은 다 슬퍼요." 한다. 그래서 좋다.

멀쩡한 이유정 (유은실, 148) / 5학년 이상
  단편 5개를 모았다. 멋지고, 대단하고, 뛰어난 사람들의 이야기는 하나도 없다. 자랑할 것 없는 할아버지, 4학년인데도 집까지 가는 길을 못 찾는 아이, 생활보호대상자로 자장면과 새우를 먹어보지 못한 할아버지와 손자, 무엇 하나 공평한 것 없는 세상을 느끼는 아이의 이야기이다. 슬프지만 따뜻하고, 우리 곁에 사는 사람들이야기이다. 정말 좋은 책이다.

만국기 소년 (유은실, 178) / 5학년 이상
  단편(9) 모음집이다. 유은실 작가가 후기에서 부끄럽고, 슬프고, 화나고, 나쁘고, 이해할 수 없어서 밖으로 내보이지 못한 이야기들을 이제야 말한다고 썼다. 백석에 대한 추억이 백석이라는 이름을 가진 아이 이야기(내 이름은 백석)가 되었다. 집에 책이 하나밖에 없어서 나라와 수도만 외우는 아이 이야기(만국기 소년), 슬프고 찡했다. 가난(맘대로 천 원), 할머니와 외할머니의 자존심 싸움(선아의 쟁반), 집안 분위기를 바꿔준 (손님)…… 만국기 소년, 보리 방구 조수택 두 이야기가 가장 좋았다. 가난한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불량하우스 (케이트 클리스, 219) / 5학년 이상
  토론하고 싶어 하는 선생님들과 함께 읽었다. 역시 책은 읽을수록 맛이 깊어진다. 다섯 번인가 읽으니 새롭게 보이는 문장, 토론하고 싶은 질문이 많아진다. 내일 토론 연수도 재미있겠지!

거짓말 학교 (전성희, 223) / 5학년 이상
  토론에 대한 원고를 쓰다가 거짓말 학교내용이 나와서 다시 읽었다. 다시 봐도 명작이다. 사람을 대하는 일을 하는 분이라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전성희 작가는 거짓말을 전략적으로 가르치는 학교를 만들어, 거짓말이 인간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밝힌다. 정말 좋은 책이다.

시간 가게 (이나영, 204) / 5학년 이상+중학생
  행복한 기억을 주면 시간을 십 분 번다. 윤아는 학원과 성적에 쫓기다 지쳐 시간을 거래한다. 이 거래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심각하게 생각할 즈음에 시간 가게 주인이 다른 거래를 제안한다. 이번엔 시간을 10분 돌려주면 새로운 행복한 기억을 준다는데…… 공부와 성적, 학원과 부모의 요구에 떠밀린 아이들의 실상이 잘 드러나는 글이다. 토론할 내용이 많다. 13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을 받았다.

제후의 선택 (김태호, 172) / 5학년 이상+중학생
  15쪽 내외의 짧은 단편(9)을 모았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을 기발한 아이디어, 색다른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꼴뚜기와 비슷한 방식으로 글을 썼지만 꼴뚜기보다는 문체와 분위기가 조금 무겁고 어둡다. 동물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토론하면 좋겠다. 17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을 받았다.

안녕, 우주 (에린 엔트라다 켈리, 319) / 5학년 이상 동화
  2018년 뉴베리 대상을 받았다고 해서 읽었다. 색다른 소재로 친구 관계를 다루었다. 읽을 만하다. 그러나 뉴베리 대상으로는 어울리지 않는다. 다른 수상작보다 이야기 전개나 문장이 부족하다. 물론 보통 수준은 된다. 뉴베리 대상이라는 기대에는 못 미친다.

도서관을 훔친 아이 (알프레드 고메스 세르다, 152) / 5학년 이상 동화
  스페인 작가 고메스 세르다가 2007년에 콜롬비아의 메데인시를 방문하고 쓴 책이다. 카밀로와 안드레스는 빈민가에 산다. 학교에도 다니지 않는다. 아빠에게 술을 사다주지 않으면 맞거나 쫓겨난다. 마을개선 프로그램 같은 활동으로 마을에 도서관이 세워진다. 카밀로는 도서관을 짓는 공사현상에서 벽돌을 훔쳐 자기 집 벽을 세운다. 그리고……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좋은 책이다.

작가가 되고 싶어 (애드루 클레먼츠, 203) / 5학년 이상
  6학년 나탈리가 <거짓말쟁이>라는 동화를 쓴다. 친구 조가 읽고 출판대리인을 자처한다. 조는 나탈리에게 글을 끝까지 쓰라고 격려하고, 출판사에 원고를 보낸다. 나탈리는 편집자인 엄마가 자기 책을 편집해주기 원한다. 앤드루 클레먼츠는 현실에서 일어나기 어려운 일을 쓴다. 6학년이 책을 내는 일은 가끔 있지만 출판 대리인이 되어 처럼 하는 아이는 없다. 출판 과정을 알려주는 보통 책이다.

꼴뚜기 (진형민, 156) / 5학년 이상 동화
  교사 연수, 여름 독서캠프를 위해 읽었다. 다시 읽어도 재미있다. 진형민 작가는 등장인물 이름을 잘 짓는다.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을 잘 안다. 전하려는 바를 딱 집어서 잘 표현한다. 꼴뚜기는 정말 재미있는 책이다.

통일 할아버지 문익환 (김남일, 237) / 위인전, 5학년이상
  늦봄 문익환 목사님 탄생 100주년을 맞아 나온 책이다. 윤동주, 장준하의 길을 대신 가신 늦봄 선생님!! 기억하겠습니다.

조막손 투수 (리광푸, 200) / 5학년 이상 동화
  아창은 오른손이 조막손이다. 손이 작아서 물건을 잡거나 던지지 못한다. 아창은 야구 선수가 되고 싶다. 왼손으로 공을 잘 던진다. 그러나 오른손이 불편해서 야구 선수가 되지 못한다. 그러나 손이 불편하다고 야구 선수가 되지 못한다는 법은 없다. 메이저리거 짐 에보트처럼.

행복지킴이 키퍼(로이스 로리, 215) / 5학년 이상 동화
  기억전달자를 쓴 작가 로이스 로리가 개를 주인공으로 동화를 냈다. 사남매 중 셋째로 태어난 개 키퍼는 이름 그대로 지키는 개다. 동생을 지키지 못한 기억을 갖고 곁에 있는 친구를 지킨다. 함께 지내던 친구를 잃고, 사진사 눈에 띄어 유명해지기도 하고, 새로운 가족과 함께 지내기 위해 유명하지 않은 개인 척 속이기도 한다. 함께 살아가는 게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줄리(진 크레이그헤드 조지, 287) / 5학년 이상 동화
  북극 가까운 곳에서 전통을 지키며 살던 이누이트 마을에도 백인 문명이 전파된다. 전기를 사용하고 비행기로 물건을 실어 나른다. 마을 사람들은 점점 자연을 파괴하며 백인들처럼 살아가려 한다. 줄리는 늑대를 사랑하며 지키려 하지만 아빠는 가축을 잡아먹는 늑대를 죽이려 한다. 이누이트 부족이 처한 현실을 잘 보여준다. 개발과 자연 사이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생명이 들려준 이야기 (위기철, 239) / 5학년이상 동화
  위기철 작가가 20년 전에 쓴 동화이다. 1부는 생명을 존중하는 이야기이다. 자살하려는 마음을 이기는 이야기, 다른 사람 생명을 귀하게 여기는 이야기를 썼다. 3부는 도깨비 방망이를 잃은 아기 도깨비를 도와주기 위해 아이들이 도깨비 방망이를 찾아다니는 극본이다. 1, 3부가 참 좋다. 2부는 우리나라 기독교의 잘못된 모습을 풍자한 이야기이다. 맞는 이야기이지만 단순화시켜 기독교 전체를 나쁘게(예수님은 좋게 표현했지만) 묘사했다. 1부에서 스님을 좋게 묘사해서 2부가 지나치다는 생각이 더 들었다.

팍스 (사라 페니페커, 309) / 5학년 이상 동화
  상처 받은 사람들이 상처를 회복하는 이야기이다. 분노하는 성격 때문에 엄마가 떠난다. 피터는 가족을 잃은 아기여우를 기른다. 가족이 없는 거나 다름없는 피터에겐 여우가 가족이다. 그런데 갑작스런 일로 아빠가 여우를 숲에 보낸다. 피터는 혼자 여우를 찾아가다 다친다. 여우는 유일한 가족을 떠나 야생에서 친구를 만난다. 다리를 다쳐 혼자 서지 못하는 소년, 상처 받아 숲으로 떠난 사람, 낯선 곳에서 인간 냄새를 풍기는 여우, 다리를 다쳐 도움을 받아야 하는 작은 여우…… 차분하면서도 묵직한 내용이다. 내가 좋아하는 형식은 아니지만 좋은 책이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 (로알드 달, 226) / 5학년 이상
  아래 책과 마찬가지로 동화가 무엇인지 계속 고민하며 읽었다. 로알드 달의 다른 책은 아이들이 낄낄대며 읽는데 찰리와 초콜릿 공장은 로알드 달의 책으로는 지나치게 교훈적이다. 어떻게 읽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코끼리 아줌마의 햇살 도서관(김혜연, 175) / 5학년 이상
  전에는 이런 책이 좋았다. 도서관에서 책(도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 사람이 바뀐 이야기. 그런데 이번에는 이런 게 동화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어린이들은 이런 이야기를 어떻게 읽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내가 읽기에는 좋은데 아이들 눈에 어떨지 확인해봐야겠다.

보이지 않는 아이들 (마리 조제 랄라르, 129) / 5학년 이상
  가난한 나라에서 보호 받지 못해 보이지 않는 존재로 살아가는 아이들을 소개하는 책이다. 주로 아프리카 아이들이다. 짧은 이야기와 함께 나라를 소개한다.

나는야 베들레헴의 길고양이 (데보라 엘리스, 168) / 5학년 이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을 고양이가 바라보는 시각으로 썼다. 오마르의 집에 이스라엘 군인 둘이 들어가 비밀 작전을 수행한다. 오마르는 자폐아이고 부모는 검문소에서 이스라엘 군인의 오해로 총에 맞아 죽는다. 이스라엘 군인이 오마르의 집에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사람들이 몰려온다. 오마르와 이스라엘 군인은 어떻게 될까? 좋은 책이다. 추천한다.

흥보은행 설립기 (김이수, 211) / 5학년 이상, 경제
  흥부, 심청, 이몽룡, 홍경래 등의 인물이 색다른 모습으로 등장한다. 흥보가 박을 타는 것까지는 이야기가 비슷하지만 박에서 꺼내도 꺼내도 계속 돈이 나오는 주머니가 나오면서 이야기가 달라진다. 돈이 많아진 흥보는 물건을 사들이고, 물건값이 오르고, 다른 사람이 물건을 사지 못해 문제가 생기고…… 이야기로 경제를 설명하는 책이다. 이야기도 재미있고 경제와도 잘 관련지었다. 추천한다.

조선 수학의 신 홍정하 (강미선, 186) / 5학년이상, 수학
  조선시대 최고의 수학자로 불리는 홍정하를 소개하는 책이다. 머슴 똘이가 홍정하에게 수학을 배우고 일상생활에서 문제를 풀어가는 형식이어서 딱딱하지 않다. 재미있다.

진휘 바이러스 (최나미, 178) / 5학년 이상, 친구관계, 학교, 진로 / 토론추천
  진휘는 반항아로 찍혔다. 진휘의 말과 행동을 어른이 보면 모두 반항이라 한다. 그러나 진휘는 지나치게 솔직한 것뿐이다. 악한 마음을 빼고 반항아처럼 행동하는 아이다. 진휘는 무조건 옳다고 주장하는 어른들 말에 반대한다. 진휘의 말이 맞지만 태도가 불량하기 때문에 아무도 진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그러나 잘 들어보면 부모 세대가 정말 들어야 할 말을 하고 있다. 아이들과 토론하면 좋겠다.

나는 바람이다. <튈프호 항해기, 바람의 나라> (김남중, 175, 176) / 5학년 이상 / 탐험, 조선후기 세계역사 배경
  이리역 열차사고를 다룬 <기찻길 옆 동네>를 따뜻하게 읽은 기억이 있어 김남중 작가의 책을 샀다. 하멜이 우리나라에 표류해서 온 이야기가 1-2, 하멜이 만난 아이가 동인도 회사의 배를 타게 되는 과정(3-4)이 있는 줄 모르고 읽은 5-6편이다. 해풍이가 튈프호를 타고 조선에서 하멜의 나라 네덜란드까지 가는 과정을 썼다. 항해의 어려움, 거친 선원 사이에서 견뎌야 하는 고통, 조선 아이가 외국인들 사이에서 겪어야 하는 외로움이 잘 드러났다. 항해와 당시 역사를 자세하게 알 수 있다. 초등학생은 재미로 읽고, 중학생은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 깊이 읽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물론, 어른이 읽어도 재미있다.

웨니에겐 날개가 있다. (자넬 리 카레이, 241) / 5학년 이상 / 가족, 상실과 회복
  윌과 웨니는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브레이크가 고장 난 트럭에 치인다. 윌은 사후경험을 하며 웨니를 따라가다가 부모님 생각이 나서 돌아온다. 다시 살아난 윌은 웨니의 죽음이 자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아빠 역시 자기 때문에 딸이 죽었다 생각하고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다.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족 사이에서 윌은 죽어가면서 본 장면을 떠올리며 웨니에게 편지를 쓴다. <엄마가 떠난 뒤에, 우리교육>과 함께 읽으면 좋겠다. 좋은 책이다.

 열세 살 우리는 (문경민, 231쪽) / 6학년 이상
  6학년 여학생 셋의 미묘한 관계를 다룬 책이다. 작가가 6학년을 많이 가르친 교사여서 여학생의 관계를 잘 묘사했다. 보리와 루미는 6학년까지 몇 년 동안 절친이다. 루미는 착하고 보리를 배려한다. 보리는 엄마와 아빠 사이가 좋지 않아 답답해한다. 루미가 잘해주지만, 루미를 만나면 이상하게 짜증이 난다. 이때 세희가 전학 온다. 세희는 공부, 노래, 미술 다 잘한다. 다만 선생님이 없으면 말투와 행동이 달라진다. 셋 사이에 어떤 일이 생길까?

수평선 학교 (김남중, 224)
  김남중 작가의 책을 열 권쯤 읽었다. 모두 좋았다. 김남중 작가는 참 글을 잘 쓴다. 요즘은 여행, 모험 관련 글을 쓴다. 불량한 자전거 여행은 자전거로, 나는 바람이다와 수평선 학교는 바다로 간다. 엔진을 쓰지 않고 바람의 힘만으로 가는 범선 셰클턴 호는 우리나라 대표 범선이다. 일본 이치방, 중국 등펑, 러시아 막심 호와 독도를 돌아오는 시합을 한다. 지면 배에 현수막을 달아야 한다. 셰클턴 호가 지면 <다케시마는 읿본 땅>, 일본 이치방 호가 지면 <독도는 대한민국 땅>, 중국과 러시아도 영유권 분쟁이 있는 곳이 타국 땅이라고 써야 한다. 그런데 태풍이 온다. 이 시합, 어떻게 될까?

폭력이란 무엇일까요? (오스카 브르니피에, 97) / 초등 철학
  글이 거의 없고 그림에 질문 몇 개를 써놓았다. 예를 들어 1장은 <언제 화가 나거나 폭력적으로 변하나요?>이다. 몇 가지 사례가 나온다. ‘사랑받지 못한 감정이 들 때나 날 업신여길 때 화가 나요.>라는 내용에는 그림과 네 가지 질문뿐이다. 화는 낸다고 사람들이 사랑해 줄까요? 폭력적으로 변하면 자신이 더 형편없다고 느껴지지 않나요?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을 수 있을까요? 자신을 사랑하는 법부터 배워야 하지 않을까요? 이다. 질문이 논리에 맞는다. 생각하지 않은 부분을 묻는다. 질문 만들기 공부할 때 좋겠다.

함께 사는 세상 소중한 인권 (신선웅, 143)
  초등학생에게 인권을 설명한다. 백설공주, 오즈의 마법사, 스머프, 피터팬 등의 이야기에서 지도자를 뽑는다. 파파 스머프는 피부색이 파래서, 도로시(오즤의 마법사)는 여자여서, 백설공주는 거울을 믿어서(종교를 말함), 피터팬은 어려서 지도자가 안 된다고 한다. 이런 편견을 깨고 지도자를 뽑는 과정을 썼다. 좀 유치해 보이지만 초등학생은 쉽게 이해하고 재미있게 읽겠다.

돌 던지는 아이 (서성자, 194) / 역사동화
  고려시대 무신들이 문신을 몰아내고 권력을 잡았다. 차별과 멸시를 당하던 무신들이 권력을 잡았지만 그들은 차별하는 자들과 똑같이 행동했다. 노비들은 여전히 사람 취급을 받지 못했다. 만적과 노비들이 차별 없는 세상을 위해 반란을 계획한다. 2의 이의민이 되어 차별을 없애겠노라고. 노비 뭉개와 양반 지상이의 우정이 아름답다. 결말도 멋지게 잘 썼다. 추천한다.

징코프, 넌 루저가 아니야. 제리 스피넬리, 238
  <하늘을 달리는 아이>의 저자 제리 스피넬리의 책이다. 약간의 과장+살짝 설명하는 투+쿨하게 써내려가는 문장, 문체만 봐도 딱 스피넬리다. 징코프는 대한민국에서 루저로 불릴 가능성이 높은 아이다. 달리기가 느리고, 공부도 못하고, 분위기 파악은 더 안 된다. 그런데도 징코프는 늘 웃는다. 징코프의 부모는 단 한 번도 비교하는 말을 하지 않는다. 참 멋진 아이지만 친구가 없다. 스피넬리는 약자를 위하는 이야기를 자주 쓴다. 차분한 내용으로 슬쩍 감동을 주는 책이다. 그래서 지루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다.

깜둥 바가지 아줌마 (권정생, 191) / 6학년 이상
  권정생 선생님 동화는 슬프다. 힘겹게 살아간 사람들 이야기다. 요즘 아이들이 공감하기 어려운 내용이다. 나는 공감이 된다. 작고 약하고 힘겹게 사는 분들의 삶이 느껴진다. 권정생 선생님 글을 읽으면 슬픈데 계속 읽게 된다.

짱구네 고추밭 소동 (권정생, 186) / 6학년 이상
  권정생 선생님 동화는 내게 힘을 준다. 가난한 이웃들 이야기가 마음에 들어온다. 아이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좋아하지 않을 것 같은 이야기다. 권정생 동화 좋아하는 아이도 많았는데 지금 학교에서는 만나기 어렵다.

내 이름은 3번 시다 (원유순, 193) / 6학년 이상
  1970년대 청계천 봉제공장에서 일하던 분들의 삶을 그렸다. 이름 대신 번호로 불렸던 시다와 미싱사들이 좁고 열악한 곳에서 일해서 우리나라가 발전했다. 기업가들은 이름도 알리고 돈도 많이 벌었지만, 이분들은 빛도 없이 스러져갔다. 이런 책을 내줘서 참 고맙다. 다만 아이들이 많이 읽을 것 같지 않다.

올리스의 숲 (잉군 톤, 207) / 6학년 이상
  좋은 책은 배경 설명이 길다. 내가 좋아하는 책은 앞부분 전개가 느린 경우가 많았다. 이 책도 100쪽을 넘어가야 재미있어진다. 그렇지만 참 좋은 책이다. 아빠가 사라지고 엄마가 새로운 아빠를 집에 데려온다. 올리스는 친아빠를 그리워하며 엄마와 새아빠를 싫어한다. 어느날 올리스는 한 번도 만나지 않았던 아빠의 흔적을 발견한다. 무슨 일이 생길까?

나는 언제나 말하고 있었어 (문경민, 220) / 6 이상
  상처 입은 아이들 다독이던 소달초와 마을이 동화의 배경이다. 석탄산, 산사태, 함묵증 아이, 자갈 많은 골짜기 모두 생각난다. 작가가 내 마음에 들어와 내가 겪은 일을 쏙 빼내어 쓴 글 같다.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준 고양이 (루이스 세뿔베다, 163) / 6 이상
  고양이가 갈매기를 기르며 나는 법을 알려주는 이야기이다. 등장인물 이름이 어려워서 읽기 불편했다. 스페인에서 인기가 많고, 칠레와 유럽에서도 많이 읽는다는데 내겐 그냥 좋은 책이었다. 난 여백이 있는 책을 좋아하는데 이 책은 환경, 가족, 용기에 대해 너무 대놓고 말했다. 나쁜 책이라는 말은 아니다. 좋은데 아쉽다.

빌뱅이 언덕 (권정생, 361) / 6학년 이상
  권정생 선생님은 뭐라 할 말이 없다. 진짜 어른을 만났다.

끝없는 이야기 (미하엘 엔데, 702) / 6 이상
  미하엘 엔데는 최고다. 책을 좋아하게 만들려고 환상적인 이야기를 썼다. 책 속 세상으로 들어가 환상세계를 구하는 이야기, 현실을 잊지 말고 자신을 찾으라는 이야기를 이렇게 재미나게 쓰다니! 700쪽이 계속 새롭다. 정말 좋은 작가다.

새피의 천사 (힐러리 매케이, 295) / 6학년 이상 / 입양, 가족 / 토론 추천
  엄마가 교통사고로 죽자 새피는 3살에 쌍둥이 이모가 입양했다. 자신이 입양되었다는 사실을 알면서 혼란을 겪을 때 이탈리아에서 살던 새피를 데려온 할아버지가 돌아가신다. 할아버지는 유언으로 새피에게 천사상을 남긴다. ‘천사상을 찾는 일을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으로 이해한 새피가 천사상을 찾아나선다. 이탈리아까지 갔지만 천사상을 찾지 못한다. 새피가 집으로 돌아오자 천사상이 새피를 기다리고 있다.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사랑, 새피와 함께 사는 가족의 사랑으로 만든 천사상.

홍길동전 (김탁환 번역, 172) / 6 이상
  소설가 김탁환이 풀어 쓴 홍길동전이다. 어려운 낱말이 있어서 중학생도 쉽진 않겠다. 하지만 내용이 쉽고 문장에 군더더기가 없어 괜찮다. 중앙기독초 독서반 학생들이 강릉에 온다고 해서 <허균 독서기행> 대상도서로 읽었다. 홍길동전 완판본, 경판본 두 가지 번역과 홍길동전 영인본(원본을 사진으로 인쇄)이 함께 들었다. 관리와 부자들의 횡포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백성들의 마음이 잘 나타난 글이다.

거짓말 학교 (전성희, 223) / 6 이상
  국가의 발전을 위해 거짓말을 가르치는 학교가 있다면? 거짓말 학교 학생들은 친구를 어떻게 사귈까? 친구를 믿을까? 네 아이가 함께 공통의 적인 교장선생님과 맞서는데 같은 편이라 믿을까? 10년 전에 초등 독서반에서 토론하고 이번에는 교사들과 토론하려고 다시 읽었다. 교사들과 토론하니 재미있다.

일수의 탄생 (유은실, 123) / 동화
  일수는 자기 생각을 뚜렷하게 나타내지 못한다. 적당히 중간쯤 되는 성적, 특별히 잘하는 것 없는 아이다. 반면에 일석이는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산다. 의견을 뚜렷하게 나타내며 생각이 확고하다. 일수는 일석이를 부러워한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둘의 고민이 비슷해진다. ‘나는 누구이며, 나는 무엇을 해야 하나?’ 참 좋은 책이다. 생각할 점이 정말 많다. 강력 추천한다.

 

5-6학년

  독서습관이 양극화되는 시기입니다. 책을 읽는 아이는 엄청나게 읽지만 전혀 손을 대지 않는 아이도 생깁니다. 자기주장이 강해지고 독립적인 인격체로 자리잡는 시기입니다. 발달단계상 지적호기심이 높아지고 합리적 사고가 발달하여 어른들의 권위에도 도전하며 비판하는 시기입니다. 하지만 컴퓨터 게임이나 영상매체의 유혹에 빠지면 이런 특징이 엉뚱한 열의로 변합니다. 책을 전혀 읽지 않던 아이도 책에 쉽게 빠져들고 가치관이 변할 수 있는 시기지만 이러기 위해서는 나쁜 습관이 없어야 합니다.

5,6학년 아이들의 일반적인 특징은 아래와 같습니다.

- 앞부분이 재미없어도 책을 놓지 않고 끝까지 읽을 수 있다.
- 내 비위를 거스르는 이야기나 등장인물이 있어도 참고 읽는다.
- 모르는 낱말이 나와도 앞뒤 내용을 보며 유추해서 이해한다.
- 낱말의 복합적인 의미도 알고 복선도 이해한다.
- 목적을 갖고 읽는다.
- 다른 사람이 추천하는 책을 찾아 읽는 마음을 갖고 있다.
- 주인공의 감정을 느끼고 동화된다.
- 선악으로만 판단하지 않고 주변여건에 따라 판단을 달리한다.
- 이야기를 대본으로 만들 수 있고 응용하여 그림, 노래, , 광고로 표현할 수 있다.

  제가 5,6학년에게 반드시 읽히는 책이 위인전과 명작입니다.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갈지 첫걸음을 내딛는 때라 어려움을 헤쳐 나가며 멋진 인생을 개척한 사람들 이야기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위인전을 읽어야 합니다. 링컨이나 헬렌켈러, 에디슨과 세종대왕은 어릴 때가 아니라 바로 이때에 읽어야 합니다. 업적만을 요약한 책이 아니라 한 사람의 인생을 자세하게 설명한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이 자기 인생을 어떻게 시작할지 생각하도록 해야 합니다.

  명작은 사람이 살아가면서 겪거나 고민하는 여러 이야기가 잘 표현되어 있기 때문에 좋습니다. 현실을 깊이 파고든 이야기도 읽어야 합니다. ‘나도 하늘말나리야가시고기는 언제나 좋습니다. 생활 속 문제를 어린이 시각에서 다룬 책이 좋고 사회나 환경문제도 읽어야 합니다. ‘마당을 나온 암탉을 읽으며 꿈과 소망, 입양문제, 관점에 따라 대상을 보는 눈이 달라진다는 것, 성장과 죽음 등을 논의할 수 있습니다. ‘아주 특별한 우리형을 읽으며 장애, 왕따 문제를 이야기하고 무기 팔지 마세요를 읽으며 어른들이 잘못 만들어 놓은 문화를 비판하기도 합니다. 기회만 주면 아이들은 복잡한 사고과정을 즐길 수 있습니다.

2015년부터 제가 읽은 책 중, 3~4학년을 위한 책입니다.
아이마다 독서 수준이 다르므로 해당 학년에 정확하게 맞지는 않습니다.
책은 읽은 순서대로 소개했습니다.
위에 있다고 더 좋거나 아래에 있다고 나쁜 건 아닙니다.

특히, 제 취향이 여러분과 안 맞을 수도 있습니다.
여기 있는 책을 아이가 싫어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아이는 자체로 특별한 선물이랍니다.

재민이의 특별한 점(김경미, 87) / 3
 잘 모르는 작가인데 글을 참 잘 쓴다. 책을 읽으며 아이들의 행동과 마음을 잘 안다고 느꼈다. 오랫동안 어린이 책을 만들었다고 해도 아이를 잘 모를 수 있는데, 책 내용에 아이들 심리가 제대로 묘사되었다. 슬쩍슬쩍 선생님께 덤비며 자기 뜻대로 하려는 아이의 말투와 행동이 딱 맞다. 놀리는 친구의 말에 선생님이 하는 대답도 좋다. 아이마다 재능이 있으며, 재능을 찾는 책 내용도 참 좋다.

우리에게 펭귄이란 (류재향, 115) / 3
 재미있게 읽었던 욕 좀 하는 이유나를 쓴 작가의 단편 모음이다. 편부모이거나, 재혼했거나, 별거하는 가정에서 아이들이 어떤 마음으로 지내는지 썼다. 일상에서 아이가 느끼는 마음을 잘 나타냈다. 좋은 책이다.

과학자와 떠나는 마다가스카르 여행 (이정모, 107) / 3
 이정모 () 과천과학관장이 마다가스카르에 다녀와서 아이들을 위해 쓴 책이다. 마다가스카르에서 겪은 일을 바탕으로 화장실, 지도, 검은여우원숭이, 카멜레온, 날씨, 별자리, 향수, 사람들을 소개한다. 마다가스카르에 있는 다양한 동식물과 사람들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재미나게 들려준다.

바나나가 정말 없어진다고? (김은의, 91) / 3
 수천 종이나 되는 바나나 중 우리가 먹는 건 딱 하나 캐번디시 바나나. 100년 전에 전세계 사람들이 먹던 그로 미셸 바나나가 파나마 병으로 멸종한 뒤에 나온 대안 바나나. 단일 품종을 길렀기 때문에 한꺼번에 죽어버렸는데도 여전히 기업들은 캐번디시 한 품종만 기릅니다. 생산, 유통, 가공이 편하다는 이유로. 캐번디시도 곧 멸종할 거예요. 그럼 또 다른 단일품종을 찾겠지요. 종 다양성을 무시하는 이유와 결과를 알려주는 책입니다. 3~4학년 독서동아리 토론 책으로 함께 읽는 중이에요.

내 동생 입학 도전기 (김혜영, 110) / 3
 3학년 현지에겐 7살 동생이 있다. 자폐 행동을 보인다. 현지는 현우가 학교에서 잘 적응하게 도와주려고 친구 승주와 작전을 짠다. 1단계, 현우가 학교를 좋은 곳으로 생각하게 돕기. 2단계, 좋은 친구 사귀기. 3단계, 규칙 익히기. 3학년 두 아이가 세운 계획을 자폐를 가진 동생이 잘 따르지 않는다. 그래도 현지와 승주는 계속 동생을 도와주려고 이런저런 계획을 세운다. 물론 동생이 사라지고, 승주와 갈등이 생기며 위기를 겪는다. 현지와 승주가 제힘으로 계획하고 해보는 모습이 좋았다. 세 아이 주위에 나오는 아이들 반응과 모습도 좋았다. 작가가 아이들을 잘 아는 사람인 것 같다.

하트 쿠키 (우성희, 95) / 3
 하트 쿠키 빵집 앞에 프랜차이즈 빵집이 생긴다. 손님이 줄어들면서 아빠가 택시 운전을 시작한다. 단골 손님도 프랜차이즈 빵집에 가고, 가장 친한 친구도 다른 빵집에서 빵을 산다. 엄마는 건강한 빵, 생명을 살리는 빵을 개발하려고 하다가 쓰러진다. 예나와 아빠는 새로운 레시피를 개발해서 빵집을 살리려 하는데~ 사회 수업, 진로 수업에 이야기하면 좋겠다.

달려가기는 처음 (우성희, 99) / 3
 기독교 가치를 담은 단편 4편이 실렸다. 아가페 사랑이 무엇인지 보여주려는 목적으로 쓴 동화다. 아빠와 사는 아이, 엄마가 돌아가신 집에 남은 강아지, 부모의 사랑과 관심을 받지 못한 아이, 부모가 이혼해서 할머니와 사는 아이가 사랑을 만나는 이야기다.

기다려, 오백원 (우성희, 78) / 3
 연세 많은 이웃집 할머니가 강아지를 맡기려 한다. 한 시간에 500! 도경이는 강아지와 친해질까? 단편 <기다려, 오백원> 외에 세 편이 더 있다. 모두 가족과의 관계를 다룬 책이다. 읽으면서 느낌이 참 좋았다. 책에 여백이 있어서 좋았다. 아이들 책은 교훈이나 설명을 직접 말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책은 그렇지 않다. 생각하게 느끼게 썼다. 짧은 분량이라 금방 읽었는데 느낌이 오래 남는다. 참 좋은 책이다. 작가님이 10월에 학교에 온다. 어떤 분일지 궁금해진다.

거인 부벨라와 지렁이 친구 (조 프리드먼, 103) / 3
 커다란 거인과 아주 작은 지렁이가 만나면 어떻게 될지 상상하며 작가가 글을 썼다고 했다. 3학년은 상상력이 좋다. 교과서 공부할 때도 부벨라 이야기 부분은 더 즐거워했다.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진 존재가 친구가 되어 우정을 나누는 모습이 좋았다.

천사동물병원의 수상한 사람들 (우성희, 70) / 3
 반수대(반달이를 수호하는 대원들) 친구들이 사라진 유기견 반달이를 찾아낸다. 쓰레기 봉투에서. 과연 누가 반달이를 쓰레기 봉투에 버렸을까? 마녀 아줌마? 수상한 아저씨? 범인은 의외의 인물이었는데 과연 누구일까? 동물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알려주는 책이다.

마천루 빌딩 네거리에 슈퍼 히어로가 나타났다 (김미숙, 86) / 3
 짧은 단편 3개가 있다. 가볍고 유치한 듯 보이지만, 소박하고 따뜻한 마음을 보여준다. 읽기 쉽고, 금방 읽어줄 수 있다. 아이들에게 읽어주면 좋을 책이다.

지퍼백 아이(김 유, 83) / 3
 아이들 생활의 특징을 꼬리가 자라는 모습. 몸이 작아져서 지퍼백에 들어간 모습, 엘리베이터에 없는 층에서 엄마를 만나는 모습으로 표현했다. 내용이 짧지만 비유로 표현해서 3을 대상으로 삼았다. <비밀의 꼬리>는 거짓말하면 꼬리가 늘어나는 이야기라 단순하다. 1~2학년에게 읽어주며 거짓말에 관해 이야기하기에 좋다. <지퍼백 아이>는 너무 바빠 자기를 잃는 모습을 지퍼백에 들어갔다고 표현했다. 3~4학년뿐만 아니라 5~6학년에게도 어울린다. 내용이 짧아서 아이들에게 읽어주고 의견을 주고받아도 좋겠다. <엄마가 있는 집>은 돌아가신 엄마를 그리워하는 이야기라 고학년에게 알맞다. <비밀의 꼬리>보다 <지퍼백 아이>가 좋았고, <엄마가 있는 집>은 내 성향에 맞아서 좋았다.

엄마 사용법 (김성진, 108) / 3
 어른이 읽어도 좋은 동화를 만났다. 우선 생명 장난감이라는 설정이 흥미롭다. 생명 장난감을 조립하면 살아서 움직인다. 현수 집에는 엄마가 없다. 현수는 엄마를 사달라고 한다. 학교 갈 때 엄마가 인사해주고 비가 올 때 우산 가져와서 기다리면 좋겠다고 한다. 엄마를 가져와서 조립하다가 손가락에서 피가 살짝 났는데 엄마 장난감 가슴에 스며들었다. 그리고~ 참 좋은 책이다. 토론할 내용이 아주아주 많은 책이다.

바람의 소리를 들어라 (원유순, 95) / 3
 길고양이가 아빠와 엄마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며 사람의 손길이 닿는 집에 들어가기를 꿈꾼다. 사람에게 다가가도 받아들이지 않자 주인 마음에 들려고 노력한다. 길고양이를 사람이라 생각하고 읽으면 무엇을 말하는지 정확하게 보인다. 좋은 책이 가진 몇 가지 특징을 잘 보여주는 책이다. 꿈을 꾸고, 노력하고, 어려움을 만나고, 해결책을 발견하고(의외의, 자기 안에 있는~), 꿈을 이루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바람의 소리를 듣는다. 좋은 책이다.

나도 상 좀 받자! (이지훈, 131) / 3
 내년에 한 학기 한 권 읽기 하고 싶은 책이다. 지훈이는 상 받는 능력이 없다. 아름이는 상이란 상은 다 받는다. 지훈이는 엄마가 아파서 병원에 입원했다. 아름이 아빠가 담당의사다. 아름이는 이것저것 다 잘하지만, 좀 밉상이다. 지훈이가 상 좀 받으려고 노력할 때마다 아름이가 막아선다. 아름이보다 잘해야 상을 받는 데다가 아름이가 지훈이에게 상 받을 가망이 없다는 말까지 견뎌야 한다. 그런데~~~ 읽을수록 내용이 좋다. 가볍게 쓴 듯한데 아이들 삶을 잘 다루었다. 좋은 책이다.

, 너 좋아하니? (박서진, 109) / 3
 청각장애인과 인공와우 수술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출판한 책이다. 특정 목적을 위해 만든 책은 그 목적에 맞게 치우친 티가 나는데 이 책은 안 그렇다. 자연스럽게 쓰여서 재미나게 읽었다. 다윤이는 청각에 장애가 있어 인공와우 수술을 했다. 불편하지만 불행하지 않다고 배웠지만 아이들 사이에서 불편은 불행을 만들기도 한다. 청각장애 때문에 두 번째 줄에 앉는데 다윤이 키가 커서 '역차별'이라고 말하는 아이도 있다. 다윤이는 왜 자기만 불편을 겪어야 하는지 고민한다. 이 모든 내용을 자연스럽게 풀어간다. 참 좋은 책이다.

오늘도 수줍은 차마니 (강인송, 99) / 3
 짧은 단편동화(20쪽 내외 분량) 네 편을 실었다. 꼬불거리는 머리카락이 싫은 아이, 힘이 세지만, 수줍음이 많아 운동을 싫어하는 아이, 학교에서 똥을 누면 놀림 받는 교실에서 갑자기 똥이 마려운 아이, 꽃을 좋아하는 티를 내지 못하며 꽃을 생각하는 아이가 주인공이다. 작가가 아이들 마음을 잘 나타냈다. 웃음도 나고, 아이들이 떠올랐다. 교실에서 한 편씩 읽어주고 싶다.

, 나를 지켜줘! (박현숙, 128) / 3
 성민이 아빠가 베트남 엄마와 결혼해서 누엔이라는 형이 생긴다. 5학년 누엔은 한국말을 잘 모른다. 형을 도와주고 싶지만 성민이도 제 코가 석 자다. 학교에서 경식이가 괴롭히기 때문이다. 어느날 누엔이 베트남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한다. 경식이 형 경돌이가 누엔에게 누명을 씌웠기 때문인데…… 남자아이들 생활지도, 다문화 이해에 좋은 책이다.

욕 좀 하는 이유나 (류재향, 79) / 3
 겁나게 재미있다. 욕하는 아이들에게 들려주면 좋은 이야기다. 아이디어가 좋다. 읽어주기에도 좋고 이야기 나누기도 좋다. 욕하지 말라고 거듭 말하는 것보다 이 책으로 이야기하는 게 좋겠다.

음유시인 비들 이야기 (J. K. 롤링, 151) / 3
 마법사(해리 포터) 나라의 옛날이야기다. 마법사와 마녀가 나오는 이야기 다섯 가지에 덤블도어의 해설을 덧붙였다. 이야기만으로도 재미있고, 이야기에 담긴 뜻을 풀어 쓴 해설도 재미있다. 해리 포터 관련 이야기는 다 재미있다.

사투리의 맛 (류호선, 132) / 3
 여수 돌산도 분교에서 아나운서 역할을 하던 철환이가서울로 전학 온다. 엄청나게 높은 건물에 서울말을 쓰는 아이들이 너무 많다. 철환이가 입만 열면 아이들이 웃는다. 말투가 '조폭' 같다고. 철환이는 방송반 아나운서에 도전하려는데 사투리가 걸린다. 철환이는 어려움을 어떻게 이겨낼까? 사투리와 관련된 내용을 공부할 때 들려주면 좋겠다. 재미나게 읽었다.

팡팡 터지는 개그 노트 (한영미, 84) / 3
 민수는 통통한 뱃살을 움직여 친구들을 웃긴다. 친구들이 웃는 걸 보면 기쁘다. 그러나 엄마는 살도 빼고 공부하라고 한다. 민수는 개그가 좋은데 엄마는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민수는 엄마에게 굴복할까? 재미난 책이다.

떴다 배달룡 선생님 (박미경, 124) / 3
 학교 짱(교장)이 된 배달룡 선생님은 아주아주 재미난 분이다. 애들과 딱지치기하고, 막대사탕을 선물한다. 꼰대스러운 말을 하지 않고도 아이들을 잘 이끌어준다. 몇 번이나 낄낄 웃으며 읽었다. 이런 교장 선생님 되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우리반 아이도 재미있다고 한다. 박미경 선생님 책은 처음인데, 다음 책을 기다리게 된다.

초등 래퍼 방탄 : 오디션을 점령하라! (고정욱, 93) / 3
 『가방 들어주는 아이, 아주 특별한 우리 형까진 좋았는데 이어지는 작품은 별로였다. 이 책도 그냥 그랬다. 유명세만 믿고 오만하게 행동하는 래퍼에 맞서 초등학생들이 행동하는 이야기다. 전개 과정이 좀 억지스러웠다. 다만 책 좋아하지 않는 아이는 좋아할 것 같다.

수런수런 숲 이야기 (고데마리 루이, 88) / 3
 ‘마이는 아빠와 미국으로 여행하는 중이다. 엄마는 같이 오지 못했다. 엄마는 몇 년 동안 파리에서 일해야 한다. 엄마와 떨어져서 살아야 한다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했는데 엄마 없이 여행하려니 더 힘들다. 은빛 강(허드슨 강)을 지나 고모네 가족이 사는 곳에서 수런수런 숲에서 마음이 바뀔까? 아이의 불안을 다루는 작가의 솜씨가 뛰어나다.

고슴도치 우리 엄마 (임정자, 150) / 3
 엄마가 상처 입은 과거의 기억 때문에 동준이와 동희를 지나치게 보호한다. 학교와 학원에 아이들을 데리러 가고, 엄마 품 안에 가둬놓는다. 5학년 동준이는 적당히 빠져나가지만 3학년 동희는 엄마 품을 벗어나지 못한다. 엄마 때문에 친구들과 놀지 못하고 점점 멀어진다. 엄마가 홀로 서야 아이도 홀로 설 텐데~ 과연 엄마는 동준이와 동희가 스스로 자라게 놔둘까? 참 좋은 책이다.

엉터리 처방전 (정연철, 107) / 3
 정연철 작가 책이 참 좋다. 이번 책은 특히 더. 나는 아이들이 겉으로 보이는 모습 뒤에 감춘 마음을 읽으려고 노력한다. 겉모습과 속마음이 같은 아이도 있지만, 마음을 감추는 아이도 많다. 부모가 아이 마음에 관심을 두면 아이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제대로 찾는다. 그러나 동준이나 준동이(등장인물) 엄마처럼 하면 동준이처럼 지나치게 안으로 움츠러들거나 준동이처럼 밖으로 드러낸다. 둘 다 아프다는 표시다. <일수의 탄생>과 함께 읽으면 좋겠다.

바닷속 아수라병원 (원유순, 107) / 3
 엄마가 사라졌다. 옆 동네 수의사도 사라졌다. 얼마 뒤에는 그 옆 동네 수의사도 사라졌다. 엄마는 수의사다. 어디 갔을까? 우리가 버린 쓰레기가 바다에서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지 보여주는 환경 동화다.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새로운 시각으로 보여주는 이런 책을 좋아한다. 아이들에겐 설명보다 이야기가 더 오래 남는다. <환경문제>를 이야기하기 좋은 책이다.

꼭 착한 아이가 되어야 해? (마리안느 머스그로브, 163) / 3
 루시는 순진하고 단순한 성격의 3학년 아이다. 착한 아이, 칭찬받는 아이가 되고 싶지만 잘 안 된다. 학교에서는 친구 하신타가 루시를 나쁜 아이로 만든다. 하신타 때문에 루시가 화를 내자 선생님이 생각 의자에 앉힌다. 루시는 선생님이 자기를 나쁜 아이로 생각한다고 믿는다. 루시네 집에 고모할머니가 찾아온다. 루시가 고모할머니에게 침대를 양보하고 예의바르게 행동하려 하지만, 역시나~ 고모할머니도 루시를 나쁜 아이라고 생각할 것 같다. 절반쯤 읽으면 이야기가 어떻게 이어질지 예상이 되는 책이다. 책 읽기 시작하는 아이에게 좋겠다.

세상에서 제일 달고나 (황선미, 111) / 3
 2020, 코로나로 아이들이 학교에 가다 말다 했다. 새봄이는 학교에 너무나 가고 싶어 하는 1학년이다. 세봄이 꿈은 학교에 날마다 가는 거, 친구 사귀는 거, 학교 급식 먹는 거다. 학교에 가도 마스크 쓰고, 가림막에 가려, 친구와 떨어져 지내야 했다. 엄마 가게는 사람이 없고, 아빠는 외국에서 들어오지 못한다. 그래도 아이들은 조금씩 꿈을 꾸며 자란다. 아이들 대사가 실제 1~2학년 아이들과 비슷하다. 코로나 일상을 잘 보여주며 따뜻하다.

사자와 마녀와 옷장 (C. S. 루이스, 225) / 3
 열 번쯤 읽은 책이다. 영어로도 읽었다. 두 번은 학교에서 읽어주었다. 루이스는 논리에 치밀한 작가인데 아이를 위한 책을 이렇게 재미나게 쓰다니 참 놀랍다. 홈스쿨하는 학부모들과 <글쓰기> 공부하려고 읽었더니 요즘 학교에서는 도대체 뭘 가르치는 거지하는 문장이 눈에 들어온다. 지금 학교는 <논리>보다 <지식>을 많이 가르친다. 루이스가 우리나라 학교에 대해 똑같은 말을 할 것 같다.

사라진 축구공 (최은옥, 99) / 3
 최은옥 작가 책 중에 이 책과 우산 도서관이 가장 마음에 든다. 남자아이들이 운동으로 경쟁하는 모습에 우정, 이웃, 가족 관계를 잘 담았다. 축구에서 이기려는 마음, 공을 잃어버린 뒤의 마음, 친구와 이웃에게 다가가는 모습이 좋다. 참 좋은 책이다.

내 멋대로 행운 뽑기 (최은옥, 93) / 3
 준우가 불행을 잔뜩 만난 날, 사물함에서 행운을 가져다주는 주사위를 발견한다. 주사위를 사용해서 행운을 거머쥐지만, 행운이 계속 이어지는 건 아니다. 얻은 만큼 잃어야 하는데~ 일상에서 누리는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려주는 책이다.

튀김이 떡볶이에 빠진 날 (최은옥, 91) / 3
 아름이 엄마는 떡볶이를 잘 만든다. 한아름 분식 옆에 아름이 친구 다운이 아빠가 분식점을 연다. 다운이 아빠는 튀김을 잘 만든다. 아름이와 다운이가 서로 자기네 가게가 낫다고 싸우는데 새로운 분식점이 들어선다. 대형 체인점과 구멍가게는 경쟁이 안 된다. 기업 활동, 공정 거래 관련 내용을 배울 때 참고할 책이다.

책 읽는 강아지 몽몽 (최은옥, 82) / 3
 강아지가 책을 읽는다. 정작 주인인 영웅이는 게임만 한다. 책을 선물 받으면 영웅이는 싫어하고 몽몽이가 좋아한다. 어떤 일이 일어날까? 책으로 똥을 닦는 돼지처럼 책 읽자는 내용을 색다르게 썼다. 기발하다.

똥으로 책을 쓰는 돼지 (최은옥, 83) / 3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책을 쓰고 싶어 한다. 이 마음을 잘 나타냈다. 글을 어떻게 쓰는지 알려준다. 늑대를 통해 말하는 글쓰기 방법. 쓰고 싶은 걸 쓴다. 잘 아는 것이나 잘하는 것을 쓴다. 책으로 똥을 닦는 돼지와 시리즈다.

책으로 똥을 닦는 돼지 (최은옥, 97) / 3
 최은옥 작가의 책을 몇 권 읽으면서 이분이 글을 어떻게 쓰는지 알겠다. 책을 읽자는 마음을 전하려고 책을 읽지 않는 마을을 보여준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다.

내 멋대로 반려동물 뽑기 (최은옥, 85) / 3
 마음에 드는 반려 동물을 뽑아 기분이 좋지만, 시간이 지나면 단점이 드러난다. 다시 바꾸고, 또 바꾸다가 정이 들었던 반려동물을 다시 품는 이야기다.

내 멋대로 친구 뽑기 (최은옥, 91) / 3
 마음에 드는 친구를 뽑아 기분이 좋지만, 시간이 지나면 단점이 드러난다. 친구를 다시 바꾸고, 또 바꾸다가 진짜 친구를 만나는 이야기다.

내 멋대로 아빠 뽑기 (최은옥, 91) / 3
 마음에 드는 아빠를 뽑아 기분이 좋지만, 시간이 지나면 단점이 드러난다. 아빠를 다시 바꾸고, 또 바꾸다가 진짜 아빠에게로 돌아가는 이야기다.

내 멋대로 나 뽑기 (최은옥, 93) / 3
 친구를 부러워하는 아이들 마음을 소재로 삼아 자기 자신을 인정하고 살아가는 마음을 담았다. 사람은 누구나 좋은 점과 감추고 싶은 점이 있다는 점을 드러냈다. 재미있다.

칠판에 딱 붙은 아이들 (최은옥, 134) / 3
 최은옥 작가는 나누고 싶은 마음을 담아내는 소재를 잘 찾는다. 오해하고 다투지 말고 이야기하며 관계를 풀어가라는 마음을 칠판에 붙은 아이들로 표현했다. 재미있다.

강아지 시험 (이묘신, 78) / 3
 선후가 친구 미나네 강아지를 얻으려면 시험에 통과해야 한다. 미나가 강아지를 주기 싫어서 시험 보는 줄 알았는데 사실은 강아지를 기르기 위한 기본 지식을 알아보는 시험이었다. 아이들이 좋아할 내용이다.

아홉 살 인생 공부 (원유순, 81) / 3
 힘찬이와 당찬이는 아홉 살 쌍둥이다. 늘 싸우기만 하더니 아홉 살이 되면서 조금씩 달라진다. 학교에서 친구와 지내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나타났다. 좋은 책이다.

가벼운 공주 (조지 맥도널드, 190) / 3
 판타지 소설의 아버지로 불리는 조지 맥도널드가 쓴 동화이다. 공주가 저주를 받아 몸무게를 잃으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다. 독특한 발상에 아름다운 결론이 돋보인다. 올해 만난 아이들이 워낙 가벼워 이 책을 읽어주었는데, 몸무게를 잃은 공주가 보여주는 모습이 딱 우리반 누구 같아서 아이들이 즐겁게 들었다.

누구든지 환영해 괴짜 클럽 (조르디 시에라 이 파브라, 165) / 3
 『한 학기 한 권 읽기하고 싶은 책이다. 친구와 달라서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가 스페인에도 있다는 점이 아이들에게 공감을 일으키겠다. 말을 더듬는 아이 우고와 난독증을 앓는 페르나르도가 서로 의지하며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방식도 아주 좋다. “스스로에 대해 무관심하라는 조언이 우리 반 아이들뿐만 아니라 내게도 도움이 되겠다.
 → 곧 알게 될 거야. 사람들은 네가 상처를 받는다는 것을 알 때만 상처를 줄 수 있어. 네가 기회를 빼앗아 버리면 완전히 제압할 수 있지. 게다가 말을 더듬어서 사람들을 즐겁게 해줄 수도 있고. 웃길 수도 있는 거야. 그런데 왜 말을 더듬는 것을 부끄러워해야 하지? 유머 감각이 부족한 사람도 있긴 있어. 우리 자신을 세상의 중심이자 중요한 인물로 믿는 대신, 스스로에 조금 무관심하면, 더 나은 상황을 만들 수도 있어.”

두 배로 카메라 (성현정, 84) / 3
 전우치전 현대 버전이다. 가족의 의미를 생각해보게 하는 책으로, 소재가 재미나서 아이들이 좋아하겠다.

파스칼의 실수 (플로랑스 세이보스, 73) / 3
 파스칼이 엉겹결에 엄마가 죽었다고 선생님에게 거짓말하면서 일어나는 일이다. 우리 반에 거짓말하고 변명하는 아이 생각이 났다. 거짓이 거짓을 만들고, 핑계가 변명을 만들면서 눈덩이처럼 커지는 이야기다. 짧고 강한, 좋은 책이다.

TV귀신 소파 귀신 (윤정, 127)/ 3
 지독하게 게으른 아빠와 아들이 나온다. 아들은 TV, 아빠는 소파에 들러붙었다. 엄마 없이 지내는 동안 어떻게 될까? 지나치게 단순한 책이라 내겐 별로였다.

어느 난민 가족의 여행 징검다리 (마그리트 루어스, 44) / 3
 시리아에 살던 가족이 난민이 되어 고향을 떠나 새로운 곳을 찾아가는 이야기이다. 돌로 그린 그림이 깊다. 네덜란드 작가가 돌로 작품을 만드는 시리아 작가와 연락한 과정, 배우 정우성의 해설이 부록으로 들어있다. 부록을 먼저 읽고 책을 보면 좋다.

슈퍼 깜장 봉지 (최영희, 131) / 3
 책 좋아하는 친구들이 좋은 책이라 해서 읽었다. 페친 자녀가 쓴 내용으로 책을 소개한다.
 <주인공은 과다 호흡 증후군이 있는 3학년 남자아이입니다. 이름은 석아로인데요. 아로에게 과호흡증이 찾아올 때면 누워서 검정 봉지를 입에 댄 후 검정 봉지에 대고 자기가 내뱉었던 숨을 들이마시며 호흡하면 다시 괜찮아져요. 그래서 항상 검은 봉지를 들고 다니다 보니 별명도 깜장봉지가 됐어요. 돌아가신 아빠에 대한 그리운 마음과 아픔 때문에 마음의 병이 생겨 과호흡증을 갖게 된 거 같아요.
 아로의 엄마는 힘들게 클수록 훌륭한 사람이 된다고 말해요. 위인들도 그랬다며 말이에요. 아로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그래 작고 약했던 아로는 어느 날부터 용기를 내서 영웅처럼 용감해지기로 해요. 친구들을 괴롭히는 기태에게 그러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대신 맞서서 나서주기도 해요.
 아로의 이런 변화를 보고 반 친구들도 달라지기 시작해요. ~>

진짜 투명인간 (레미 쿠르종, 32) / 3
 프랑스 어린이와 청소년이 직접 뽑는 아동청소년 문학상 엥코 티블 수상작. 이런 책을 뽑은 아이들 수준에 놀랐다. 시각장애를 바라보는 마음에 편견이 없어 좋았다. ‘불쌍하다도 없고, ‘따뜻하다고 표현하기도 알맞지 않다. 좋은 책이다.

밤티마을 영미네 집 (이금이, 119) / 3
 <밤티마을 큰돌이네 집>에 이어지는 작품이다. 큰돌이 동생 영미를 중심으로 쓰였다. 큰돌이 이야기는 아이들이 어려워하겠지만 영미 이야기는 이해할 만하겠다. 얼굴을 모르는 친엄마, 1년 동안 정이 든 새엄마 중에 누가 좋을까? 가족이 따뜻하게 일어서는 과정을 다루었다. 참 좋다.

여우의 전화박스 (도다 가즈요, 87) / 3
 아빠 여우는 병으로 죽고, 엄마가 아기 여우를 기른다. 아기 여우도 죽는다. 이런! 엄마만 남아서 무얼 하지? 그런데 한 아이가 외딴 전화박스에서 엄마에게 전화를 한다. 아빠는 죽은 것 같고, 엄마는 병원에 있다. 아이가 엄마를 그리워하며 전화한다. 여우는 아기 여우가 전화하는 느낌을 받는다. 가족을 잃은 상처로 소망을 잃어가는 사람에게 빛이 되어주는 책이다.
 난 아픔과 상처를 가진 아이에게 관심이 많다. 아이가 글을 쓰면서 상처를 풀기를 바란다. 글이 전화박스 같은 역할을 한다. <글쓰기 동아리> 아이들에게 읽어주고 싶다.

빨간 여우의 북극 바캉스 (오주영, 118) / 3
 일에 지친 여우가 가게 문을 닫고 북극으로 바캉스를 떠난다. 북극 생태를 연구하는 배에 몰래 타고, 환경오염이 북극에 일으킨 변화와 어려움을 조금씩 알아간다. 이야기 전개가 단순하고 간단해서 읽기 쉽다. 환경 이야기를 동화로 썼기 때문에 환경에 대한 책이라기보다 동물들의 이야기책 같다. 간단한 내용이라 나는 좋아하지 않지만, 아이들은 좋아하겠다.

날개옷을 훔쳐 간 나무꾼은 어떻게 됐을까? (이향안, 102) / 3
 <서울시 여성정책담당관>에서 기획한 책이다. 수동적인 여성의 모습을 새롭게 바꿔 썼다. 날개옷을 빼앗긴 막내 선녀를 위해 언니들이 나선다. 백설공주는 왕자와 결혼하지 않는다. 콩쥐와 팥쥐는 아빠를 바꾸려는 계획을 세운다. 새롭게 고쳐 쓴 옛 이야기가 더 재미있고 좋다. 토론하면 좋겠다.

망나니 공주처럼 (이금이, 87) / 3
 짧은 책이지만, 몇 번 읽어도 좋다. 독서 수업에 자주 쓰는 책이다. 아이들도 좋아하고, 어른들과 읽어도 좋다. 공주다워지려고 발버둥치는 앵두가 망나니 공주 이야기를 듣고 나다움을 자유롭게 찾아간다. 참 좋다.

엄마 사용 설명서 (이토 미쿠, 131) / 3
 나는 이토 미쿠의 책을 좋아한다. 어쩌다 보니 영웅, 진짜 가족을 소개했었다. 단순한 사용 설명서가 아니라 엄마를 이해하는 책이다. 사람이 저마다 다른 사람을 대하는 방식이 있음을 재미나게 보여준다. 좋은 책이다.

백준녕의 빵점 도전기 (정연철, 117) / 3
 단편 세 편이 실렸다. 가난하고, 부모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아이 미지를 친구들이 싫어한다. 공부를 못하고 몸에서 냄새가 나기 때문이다. 우리반에서는 미지 같은 아이들이 어깨 펴고 살기를 바랐다. 책에서는 내가 바라던 일이 일어난다. 참 좋다.
 <암호명 땅콩>, <백준녕의 빵점 도전기>는 부모의 관심과 기대에 짓눌린 아이가 잠깐의 일탈로 자기다움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이것도 좋다.

나와 조금 다를 뿐이야 (이금이, 180) / 3
 수아는 장애를 가졌다. 마음대로 행동한다. 아무 때나 사라진다. 수아가 엄마의 고향 시골 학교로 전학 오자, 사촌인 영무가 바빠진다. 선생님은 영무에게 수아를 돌보라 한다. 고모(수아 엄마)의 사랑을 기억하는 영무는 수아를 돌봐야 하지만 쉽지 않다. 아이가 아이를 돌봐야 하니 어려운 게 당연하다. 수아를 무시하고, 미워하고, 이용하기도 한다. 이금이 작가는 아이들 마음을 잘 표현한다. 참 좋은 책이다.

내 이름을 불렀어. (이금이, 63) / 3
 동준이는 방학 교실에 가기 싫다. 친구도 없고 재미도 없어서. 하지만 가야 한다. 유일한 보호자인 할머니가 아프기 때문. 가난한 남자 아이의 마음을 잘 나타냈다. 눈썰매를 처음 타기 때문에 창피를 당한다. 자존심 상하느니 안 타고 말지~! 방학 교실 아르바이트 온 총각 선생님이 그 마음을 알고 다가온다. 따뜻한 책이다.

콩가면 선생님이 또 웃었다. (윤여림, 169) / 3
 전작보다 더 좋다. 이번에는 2학기다. <선생님의 숨바꼭질> 동화 버전 같은 느낌이다. "아이가 보이는 행동에는 아이 각자의 특징과 숨겨진 상황의 영향이 숨어있다. 아이를 알려면 마음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을 한다. 콩가면 선생님은 아이들 마음을 잘 아는 숨바꼭질 전문가이다. 한두 장면에선 울컥 했다. 참 좋은 책이다.

콩가면 선생님이 웃었다. (윤여림, 151) / 3
 아이들 마음을 잘 아는 분은 어떻게 행동할까? 강요하지 않고 살살 꼬드기겠지. 아이들이 어떤 일을 스스로 할 마음을 북돋워주겠지. 콩가면 선생님의 무표정한 얼굴 뒤에는 아이를 잘 아는 전문가의 포스가 숨겨져 있다. 아이들 처지를 잘 알고, 각각의 아이에 맞게 반응한다. 무표정하게 관심 없는 것처럼 보이는 모습도 전략인 것 같다. 선생님들은 콩가면 선생님이 전문가라는 걸 알겠지만 아이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궁금하다.

손으로 보는 아이 카밀 (토마시 마우코프스키, 148) / 3
 일곱 살 카밀은 앞이 보이지 않아 불편하지만 불행하지 않다. 약간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수영하고, 자전거 타고, 학교에도 잘 다닌다. 장님, 장애인, 불구라고 말하는 사람도 카밀을 만나면 달라진다. 20개의 에피소드 모두 즐겁고 밝다. 좋은 책이다.

그 소문 들었어? (히야시 기린, 62) / 3학년부터 어른까지
 상대를 이기기 위해 나쁜 마음으로 가짜 뉴스를 퍼뜨리는 모습을 실감나게 표현한 책이다. 말도 안 되는 소식이 진실로 바뀌는 과정을 잘 드러냈다. 이 책으로 좋은교사 아카데미 연수를 할 예정이다.

신호등 특공대 (김태호, 146) / 3
 1월에 같은 작가의 책 제후의 선택을 읽었다. 이분은 기발한 상상력으로 이야기를 만든다. 이번에는 신호등이 살아서 움직인다. 재개발지역의 모습, 동물 보호, 우정, 사랑, 협력 등을 함께 담았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책이다. 교실에서 아이들과 읽어야겠다.

달나라 이발관(김미숙, 149) / 3
 25쪽 분량의 단편 5편을 담았다. 첫 번째 이야기는 할아버지가 하시던 옛날 이발관에서 일어난다. 두 번째는 할아버지에게 수영을 배운 바다 아이가 겪는 일이다. 세 번째 이야기에서는 어느날 갑자기 아빠가 작아지고(존재감이 줄어드는 걸 몸이 작아진다고 표현했다.), 마지막은 콩을 싫어하는 아이들과 교장선생님의 갈등이다. 단순한 이야기에 작은 것의 아름다움을 담아서 아이들이 읽기 편하다. 그러나 내겐 별로였다. 어설프게 다른 이야기에 끼워 넣은 내용이 보인다. 어떤 내용인지는 책을 읽으면 안다.

무적 수첩 (김미애, 100) / 3
 ‘방나무는 약점을 적은 수첩으로 친구들을 마음대로 부리는 현대판 엄석대 같은 아이다. 마루는 방나무에게 약점을 잡혀 졸병처럼 지냈다. 어느날 방나무의 수첩을 갖고 나무처럼 변한다. 과연 마루는 엄석대가 될까? 착한 아이로 돌아올까? 다음주에 동해시에 있는 학교 학생 28명과 수업한다. 아이들은 어떻게 읽을까?

야생동물은 왜 사라졌을까? (이주희, 164) / 3
 우리나라에서 멸종된(또는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 22종을 소개한다. 호랑이와 표범, 곰과 여우, 수달과 담비, 꽃사슴과 산양, 물범과 물개, 수리부엉이와 독수리, 따오기와 뜸부기, 구렁이와 남생이, 맹꽁이와 금개구리, 꾸구리와 좀수수치, 소똥구리와 장수하늘소. 아이와 함께 읽으면 좋겠다.

나가자, 독서마라톤 대회 (정성현, 108) / 3
 호찬이는 자존감이 낮다. 운동회가 끝나고 호찬이가 잔뜩 주눅 들었을 때 거북이 코치가 나타나 호찬이를 돕는다.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에 나온 거북이가 자기 이야기(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를 들려준다. 토끼와 거북이를 새롭게 해석해서 이야기를 만들었다. 너무 지어냈다는 생각이 들지만 괜찮기도 하다.

소리 질러 운동장 (진형민, 156) / 3
 진형민 작가가 뜬다. 진즉 떴어야 할 작가다. 대안학교 교사로 지내서인지 학교 이야기를 실감나게 잘 쓴다. 재미있고 주제도 괜찮다. <꼴뚜기>로 더 이름이 났지만 이 책도 아주 재미있다.

아빠 냄새 (추경숙, 87) / 3
 의사 아빠, 횟집 사장 아빠, 목욕탕 주인이면서 때를 미는 아빠! 세 아들은 서로 다른 이유로 아빠를 좋아하지 않는다. 아빠를 이해하면서 아빠와 친해지는 이야기이다. 주제가 좋다. 평범한 동화이다.

랑랑별 때때롱 (권정생, 199) / 3
 선생님이 마지막으로 쓴 책이다. 하고 싶은 말이 참 많았던 것 같고, 그 말을 모두 책에 쏟아내려다 보니 문학의 선을 넘었다. 문학에 주장을 너무 많이 담았다. 그만큼 절실하고 아프게 다가오는 책이다. 문학으로 읽을 때 모순되는 지점까지. 교사들과 토론해서 더 풍성했다.

수상한 아이가 전학 왔다(제니 롭슨, 105) / 3
 굉장한 책이다. 방한모로 얼굴 전체를 가린 학생이 전학 왔다. 왜 얼굴을 가리고 다니는지 알아보려고 하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읽으면서 도대체 왜 얼굴을 가리는지 궁금해졌다. 아이들이 전학생의 비밀을 밝혀낼 지도 궁금했다. 친구관계, 왕따, 자신감 등 토론하기 좋은 주제를 아주 재미나게 썼다. 강력 추천한다.

일기 먹는 일기장 (송미경, 127) / 3
 『돌 씹어 먹는 아이를 쓴 송미경 작가가 예전에 낸 책을 다시 펴냈다. 송미경 작가는 비유와 상징을 잘 사용한다. 단순한 교훈이나 주제를 표현하지 않아 좋다. 나는 송미경 작가 팬이다.

엘라의 엉뚱발칙 유쾌한 학교 1, 2 (티모 파르벨라, 182+199) / 3
 엘라는 1편에서 초등 1학년, 2편에서 2학년이다. 순진하지만 엉뚱한 아이들이 초등학교에서 벌이는 이야기를 재미나게 썼다. 핀란드 작가라서 낯설지만 과장과 웃음을 섞어 아이들 모습을 잘 표현했다. 특히 아이들 때문에 당황하는 선생님 모습을 잘 표현했다. 출판사에서 서평을 요청해서 읽었다.

동물광 광훈이와 초짜 동물원 수의사 (최종욱, 175) / 3
 초등학생 광훈이와 수의사가 동물원에서 겪은 일을 쓴 일기 형식의 글이다. 같은 사건을 두 사람의 눈으로 썼다. 코끼리가 태어나고, 펭귄을 동물원에 데려와 적응시키고, 원숭이가 달아나고, 구조된 노루를 기르는 등의 이야기이다. 재미있다.

가족을 주문해 드립니다. (한영미, 171) / 3, 공부 스트레스, 가족
 부모 등살에 공부만 하는 아이 고미아. 가끔 친구 강수가 알려준 가족놀이 닷컴게임을 즐긴다. 자기가 원하는 가족을 만들어가는 게임이다. 공부 압박이 점점 심해지자 부모가 공부를 시키기 위해 고용된 건 아닌가 의심한다. 가족놀이 닷컴에서 가족을 바꾸던 중에 아이가 가족이 시키는 대로만 하는 아이라는 걸 알고 일을 벌이는데…… 적극 추천한다. 아주 좋은 책이다.

엄마의 바다 (김일광, 141) / 3 / 새엄마, 할머니, 어민
 다빈이는 엄마가 물질(해녀 일)하다 죽고 나서 아빠가 새엄마를 맞이하자 입을 다문다. 다빈이가 엄마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달래주기 위해 할머니가 포항 구룡포에 데려간다. 그곳에서 할머니가 시집 올 때부터 지금까지 물질을 하면서 살아온 과정을 듣는다. 바다가 품어준 넉넉한 마음을 가진 할머니와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다빈이도 마음을 연다. 어른은 공감하겠는데 아이들은 어떨지 모르겠다.

받은 편지함 (남찬숙, 171) / 3 / 거짓말, 친구, 소외 / 토론 추천
 책을 좋아하는 순남이가 작가에게 메일을 보냈는데 답장이 왔다. 메일을 주고받기 시작하면서 순남이는 친구 혜민이 이름과 혜민이가 겪을 일을 자기인 것처럼 보낸다. 가난하고 주눅 든 순남이에게 어느날 혜민이가 친구로 다가온다. 기쁜 일이 생길수록 순남이 마음이 힘들어지는데…… 참 좋은 책이다.

할머니 (페터 헤르틀링, 124) / 3 / 조손가정, 할머니
 교통사고로 부모가 죽은 뒤에 칼레는 할머니랑 산다. 할머니는 옛날이야기만 하고 고집이 세다. 동네사람들이 할머니를 무서워하는 것 같다. 가난하다. 할머니는 자신의 단점을 알고 있지만 고치지는 못한다. 칼레를 사랑으로 키우지만 칼레를 잘 키우고 있는지 고민한다. 조손 가정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독일 아동문학상을 받은 좋은 동화이다. 부모 없이 사는 제자들이 생각났다.

해와 달이 된 오누이가 태양계를 만들어 (이지민, 91) / 4
 <해와 달이 된 오누이>로 독서토론 질문을 만들기 위해 도서관에서 책을 찾아봤다. 옛이야기에 나오는 내용을 과학 지식과 연결해서 소개했다. 해와 달이 된 오누이가 태양계를 만들어는 옛이야기에 나오는 내용을 과학 지식과 연결해서 소개한 책이다. <해와 달이 된 오누이>에 나오는 해와 달로 태양계를, <토끼전>에 나오는 간으로 소화 기관을, <흥부와 놀부>에 나오는 제비로 새 종류를, <혹부리 영감>에 나오는 노래로 소리를, <요술 맷돌>에 나오는 소금이 짠 까닭으로 바닷물을, <설문대 할망>에 나오는 제주도로 화산을 소개했다. 그림이 화려해서 아이들이 좋아하겠다.

기묘한 분식점 (박현숙 외, 216) / 4
 박현숙, 임지형, 정명섭, 최영희 작가가 쓴 단편 4편이 실렸다. 분식을 주제로 쓴 단편인데 세 편은 삼신할미, 마녀, 사람 간을 빼먹는 여우가 나온다. 마녀도, 여우도 나오지 않는 <떡볶이와 쿨피스>가 가장 좋았다. 임지형 작가가 썼는데 아이들 일상에 반전이 재미있었다. 삼신할미가 나오는 박현숙 작가 글은 괜찮았고, 마녀가 나오는 정명섭 작가 글은 재미있게 보면 재미있고 그냥 읽으면 또 그냥 읽는 글이었다. 사람 간을 먹는 여우와 사람을 지키는 은여우 이야기를 쓴 최영희 작가 글은 불편했다. 아이들은 은여우 이야기, 마녀, 삼신할미 이야기가 재미있다고 했다.

난 타르트가 아니야! (신은영, 108) / 4
 별것 아닌 일에서 왕따가 시작된다. 친구들 사이에서 따돌림을 받기 시작하면 점점 위축되고 자신감이 줄어든다. 말 한마디에도 주눅이 든다. 그러면 아이들이 더 괴롭힌다. 여학생들 사이의 친구 관계와 따돌림을 잘 드러낸 책이다. 화해가 급하게 이루어져 아쉽지만, 초등학생 대상 책의 한계로 받아들인다. '반응하는' 아이를 눈여겨보면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교사에게 도움이 되는 책이다.

우투리 하나린 6 (문경민, 241) / 4
 3부작 시리즈 중 2부 마지막(세 번째) 책이다. 우투리 신화를 각색해서 썼다. C.S. 루이스가 쓴 나니아 연대기, 톨킨이 쓴 반지의 제왕, 어슐러 르귄이 쓴 어스시 전집을 좋아하는 나에게 우투리 하나린은 좋으면서도 아쉬운 책이다. 아이들 눈높이로 보면 선과 악의 대립 속에 악인이 선을 악한 방식으로 추구해서 좋다. 선인이 분노하고, 좌절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떨어져 있어야 하는 과정도 좋다. 판타지 좋아하는 독자() 관점에서는 복선이 더 많고, 거대한 스토리로 쓰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검은 여우 (베치 바이어스, 171) / 4
 톰은 블록으로 장난감 만들기를 좋아한다. 내성적이고 조용한 아이라서 익숙한 곳을 좋아한다. 부모님이 여행을 가시면서 톰을 이모에게 맡긴다. 톰은 이모가 있는 시골 농장에 가기 싫어한다. 이모와 이모부밖에 없는 시골에서 조용한 성격의 톰이 할 일이 뭐가 있을까? 어쩔 수 없이 간 농장에서 톰이 검은 여우를 발견한다. 여우를 살피고, 여우의 흔적을 찾고, 다음에 만나기를 기다리며 톰은 점점 농장이 좋아진다. 그러다가 여우가 이모네 농장에서 닭과 칠면조를 잡아간다. 여우는 어떻게 될까? 도시 아이가 시골에서 새로운 가치에 눈을 뜨고 성장하는 과정을 담았다. 참 좋은 책이다. 요즘 아이들은 지루해할 것 같다.

복희탕의 비밀 (김태호, 153) / 4
 김태호 작가는 독특한 아이디어로 글을 쓴다. 복희탕의 비밀은 장애를 다룬 책 중에 가장 재미있다. 장애를 다룬 책 대부분이 장애인이 등장하거나, 조금만 읽어도 장애인을 다른 사람으로 보지 말라는 내용이군!’ 하는데 이 책은 아니다. 아이들이 읽으면 장애를 다룬 책인지 모를 정도이다. 그래서 장애를 주제로 토론하기 좋다. 재미난 모험 이야기를 실컷 이야기한 뒤에 짜잔~ 이건 장애에 관한 이야기야!” 하면 아이들 마음에 많이 남겠다. 올해 6학년을 또 맡았는데, 한 학기 한 권 읽기로 이 책을 해볼까?

우투리 하나린 (문경민, 214) / 4
 우리나라 전통 설화인 <아기 장수 우투리>를 문경민 작가가 다시 썼다. 우투리 하나린 1권으로 다새쓰(다시 새롭게 쓰는) 방정환 문학상 대상을 받고 이어지는 이야기를 계속 쓰는 중이다. 작가가 초고를 보내줘서 읽었는데 책으로 나온 내용은 깔끔하게 다듬어졌다. 악은 거대하고 교묘하고 위압적이다. 선은 작고 약하고 순진하다. 누가 이길까?

1968 밤섬 수비대 (방민경, 191) / 4
 1968년 한강 개발을 위해 밤섬에서 쫓겨난 분들의 이야기이다. 당시 정부는 밤섬을 폭파해서 홍수를 예방하고 밤섬의 바위로 여의도를 개발하겠다고 했다. 보상을 약속하고 밤섬에 살던 주민을 강제 이주시켰다. 세 아이가 밤섬 폭파를 막기 위해 밤섬에 들어가는 이야기이다. 개발과 보존에 관한 내용을 배울 때 함께 읽으면 좋은 책이다. 읽으며 마음이 울렁인 부분이 두 곳 있었다.

우산 도서관 (최은옥, 187) / 4
 비가 오는 날 우산이 없어 난감한 아이들을 위해 우산 도서관을 만들려고 한다. 아이들이 잘할 수 있을까? 교장 선생님이 반대하고, 담임 선생님이 도와주지 않는데도? 따뜻한 이야기이다. 참 좋은 내용이다.

보름달 숲에서 생긴 일 (최은옥, 175) / 4
 가족이 서로 관심을 갖고 사랑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재미나게 풀어 썼다. 진지한 내용은 거의 없고 흥미와 재미난 내용이 많은 책이다. 내용이 가벼워서 아이들이 쉽게 읽을 책이다. <한 학기 한 권 >읽기를 이 책으로 한다.

어느날 구두에게 생긴 일 (황선미, 118) / 4
 말이 없고 소심한 아이가 친구들에게 조금씩 다가가며 용기를 내는 이야기다. 황선미 작가 책을 참 좋아하는데, 이 책은 어른의 시각이 드러나는 책이라는 생각이 많았다. 아이 눈높이에 맞게 쓰면 진지함과 교훈이 사라지고,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을 쓰면 눈높이에 맞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참 좋은 내용인데, 왜 다르게 받아들였는지 모르겠다.

박완서 (유은실, 69) / 4
 유은실 작가가 박완서 작가를 소개하는 위인전을 썼다. 참고도서 16권 대부분 박완서 작가가 쓴 글이다. 두 권은 박완서 작가의 딸이 쓴 책이다. 참고도서를 읽으며 준비하는 동안 유은실 작가가 기뻤을 것 같다. 그립기도 했을 테고. 작가가 좋아하는 작가를 위인전으로 쓰는 마음이 어떨지 궁금하다.

차대기를 찾습니다. (이금이, 135) / 4
 성은 차, 이름은 대기. 차대기가 일상에서 겪는 이야기이다. 친구 관계, 반려동물 (기르기), 부모와 자녀 사이의 관계를 다루었다. 아이들이 겪는 일상을 세밀하게 잘 드러냈다.

금단현상 (이금이, 127) / 4
 이금이 작가 단편 모음집이다. 기존 단편 <꽃이 진 자리>, <한 판 붙어 볼래?>, <금단 현상>, <십자수><임시 보호>를 새롭게 넣어 개정판으로 냈다. 따뜻한 이야기이다. 책 제목으로 쓰인 <금단현상>, 인터넷이 끊긴 뒤에 생기는 금단현상을 해결하는 방식이 좋았다. 2학기에는 단편으로 국어 수업해야겠다.

우주호텔 (유순희, 55) / 4
 짧아서 읽기 쉬운데 빨리 넘기지 못하겠다. 내용이 참 좋다. 폐지 주우며 땅만 보는 할머니가 하늘을 바라보며 친구를 갖는 이야기다. 따뜻하고 사랑스럽다. 아이보다 어른이 읽어야 할 내용을 담았다.

아무것도 안 하는 녀석들 (김려령, 151) / 4
 현성이 삼촌이 아빠에게 사기를 쳐서 임시로 살던 집에서마저 쫓겨나게 생겼다. 아빠는 삼촌을 찾겠다고 회사를 관두고 집을 나갔다. 현성이 친구 장우는 아빠가 새엄마와 결혼한 뒤로 집에 가기 싫어한다. 현성이와 장우는 아직 철거되지 않은 꽃집에서 아무것도 안 하는 동영상을 찍는다. 힘겨운 현실을 살아가는 두 아이가 카메라를 보고 가만히 앉아 숨만 쉬는 모습을 보며 참 좋았다. 역시 김려령 작가다. 올해 읽은 동화 중 TOP3에 들 것 같다. 최고다.

버스 놓친 날 (장 뤽 루시아니, 119) / 4
 벵자멩은 늘 똑같은 일을 같은 시간에, 같은 횟수만큼 해야 안정이 된다. 같은 버스를 타고, 같은 자리에 앉고, 같은 시간에 집에 돌아온다. 이 규칙이 깨지면 공황상태에 빠진다. 맞다. 벵자멩은 장애아동이다. 어느날, 벵자멩은 학교 버스를 놓친다. 어떤 아이가 벵자멩을 엉뚱한 버스에 태워 낯선 곳으로 보내버린다. 벵자멩은 어디까지 갈까? 참 좋은 책이다. 낄낄거리게 만드는 문장력도 좋다. 추천한다.

양파의 왕따일기 2 (문선이, 170) / 4
 양파에게 찍힌 정선이가 전학 가고 다솜이가 전학 온다. 지난번과는 달리 아이들이 슬슬 미희를 피한다. 미희는 왕따를 당할까, 전학 갈까, 아니면 다른 모습을 보일까?

양파의 왕따일기 (문선이, 143) / 4
 전학생 미희가 인기를 끌면서 점점 대장 노릇을 한다. 한 번 만들어진 분위기가 계속 미희를 대장으로, 친구들을 졸병으로 바꾸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미희는 횡포를 부리고 친구들은 어쩔 수 없이 미희를 따른다. 양미희가 이끄는 무리, 양파가 탄생한다. 양파에게 밉보이면 왕따를 피하기 어렵다. 주인공 정화는 양파를 따를까, 친구를 품을까?

우투리 하나린 3 용마의 마지막 임무 (문경민, 200) / 4
 우투리 하나린 시리즈 3권이다. 재미있다. 창룡이의 변화가 보기 좋다. 1권을 읽으면 2, 3권까지 읽어야 한다. 4, 5권도 곧 나오겠지?

내 어머니 사는 나라 (이금이, 167) / 4
 25전쟁으로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는 분들이 금강산 관광에 나섰다. 저마다 다른 사연을 가진 분들이 부모님 사진, 형 사진을 가지고 금강산에 오른다. 통일교육에 알맞은 동화책이다.

미출간 시리즈 원고 3(000, 250쪽씩 3권 분량) / 4
 저자가 원고 내용을 봐달라고 했다. 이틀 만에 750쪽 분량을 다 읽었다. 재미있다. 더 발전시켜 반지의 제왕 같은 책으로 내면 어떨까 기대하게 만드는 내용이었다. 입이 근질거리지만 책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겠다.

우투리 하나린 3 용마의 마지막 임무 (문경민, 200쪽 가량) / 4
 우투리 하나린 1부 마지막 책으로 미출간 원고다. 각 부를 3권씩 3부까지 쓸 거라 한다. 몇 가지 아쉬운 부분을 작가에게 말했다. 오래 남는 책이 되면 좋겠다.

우투리 하나린 2 멈춘 시간에 갇힌 몸 (문경민, 206) / 4
 7~8년 전부터 문경민 작가의 원고를 읽었다. 읽고 의견을 주면 경민이가 고쳤다. 우투린 이야기는 꽤 오래된 이야기다. 그런데도 새롭다. 작가가 애정을 갖고, 고치고 또 고쳤다는 뜻이다. 용마와 우투리 전설이 우리 시대 이야기로 새롭게 태어나다니 작가들은 참 놀랍다.

밤티마을 봄이네 집 (이금이, 135) / 4
 큰돌이와 영미가 새엄마와 새로워진 집에서 살아간다. 새엄마가 봄이를 낳자 영미가 샘을 낸다. 새엄마가 해준 좋은 일도 나쁘게 생각한다. 영미, 친엄마, 할아버지가 조금 더 중요하게 다루어지며 아이들이 자란다. 참 따뜻한 이야기다.

빨강 연필 (신수현, 207) / 4
 열 번쯤 읽은 것 같다. 글을 쓰는 마음을 나누기에 가장 좋은 책이라 생각한다. <책뜰안애 연수>에서 선생님들과 나눌 시간이 기다려진다. 민호의 글쓰기, 재규의 글쓰기를 견주며 이야기하다 보면 글을 쓰는 마음과 방법을 자연스럽게 배우겠지. 너무 좋은 책~!

⁂ 『도야의 초록 리본, (박상기, 167)
 도심 한쪽에 산이 있다. 사방에 도로가 나서 다른 산과 이어지지 않는다. 그런데 이곳에 고라니가 산다. 우리나라에서 고라니와 멧돼지는 흔한 동물이 되었다. 농작물을 파헤쳐 유해동물로 여긴다. 일정 기간을 정해 사냥해서 개체수를 줄이기도 한다. 도야의 초록 리본은 이런 동물들이 주인공이다. 고라니와 멧돼지, 사람이 버려서 야생에 적응한 들개, 유해동물로 알려진 청솔모 들이 살아가는 방식을 소개한다. 우리가 함께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한다.

시원탕 옆 기억사진관 (박현숙, 135) / 4
 오랫동안 사람들이 이웃으로 함께 사는 곳이 얼마나 될까? 정겨운 곳이 사람들 입소문을 타면서 마을에 새로운 가게가 생긴다. 건물 주인이 바뀌고 임대료가 올라간다. 오랫동안 터 잡고 살던 사람이 떠난다. 요구르트를 주던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가던 목욕탕이 사라진다. 사진관도, 미용실도 주인이 바뀌고 가게가 바뀐다. 아이가 바라보는 ~단길 이야기이다.

우리들의 행복 놀이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 107) / 4
 부모의 강요로 주눅 든 아이,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아이에게 변화가 일어난다. 한 사람을 만나, 조금씩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친구가 생기고, 삶의 범위가 넓어진다. 살아있는 관계가 많아질수록 상상의 세계, 환상으로 만든 세계는 줄어든다. 한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는 모습이 좋다

역사의 한 순간 1~3(김기정, 66) / 4
 1인 출판사 <한권의책>에서 펴낸 역사 시리즈이다. 1, 수상한 글자를 만나다 2, 거대한 줄다리기 3, 네 발의 총소리. 주인공 이돌이 우연히 시간여행을 하면서 세종대왕, 이순신, 김구를 만난다. 세 위인의 일생을 다루지는 않는다. 역사의 한순간에 이들이 뛰어들어 자세하게 관찰하고 돌아온다. 위인의 전체 일생을 다루는 것도 의미 있지만 한순간을 바라보는 것도 뜻깊다. 초등학생에게는 오히려 한순간을 살피고 토론하는 게 나을 것 같다. 그림이 멋스럽다.

우리들이 개를 지키려는 이유 (문경민, 221) / 4
 곧 출간될 책이다. 떠돌이 개를 지키려는 아이들 이야기이다. 지구아파트에 사는 남자아이 셋과 꽃대울 마을에 사는 여자아이 셋이 개를 차지하려고 시합을 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시합 내용에 따뜻한 의미를 담았다. 작가 후기가 멋지다. 전에도 느꼈지만 문경민은 진짜 작가다. (출간되었다.)

정의로운 은재 (강경수 외, 167) / 4
 사계절 아동문고 100권 기념으로 여러 작가가 쓴 단편을 모았다. 오하림 작가의 <정의로운 은재>는 단순한 상상에서 시작한 이야기가 생각보다 깊이 나가서 좋았다. 내가 좋아하는 진형민 작가의 <그날 밤, 홍이와 길동이>는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를 패러디해서 시작했는데 아이들이 좋아할 이야기로 끝났다. 황선미 작가의 <골목이 열리는 순간>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이야기의 가치를 드러냈다. 전성현 작가의 <살아있는 맛>은 정말 좋았다. 이야기에 빠져들어 읽다가 '!' 하게 된다. 참 좋았다. 최나미 작가의 <손톱 끝만큼의 이해>는 제목 그대로다. 관계를 이야기하기 좋다. 마지막으로 강경수 작가의 <바이 바이>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좀비 이야기다. 서로 다른 느낌의 단편이라 재미나게 금방 읽는다.

학교 가기 싫은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 (송미경, 143) / 4
 송미경 작가는 상상력이 뛰어나다. 학교 가기 싫은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라~ 늦게 일어나고, 게임만 하고, 아무도 잔소리하지 않고, 숙제도 없고, 하고 싶은 것 다 하며 사는 곳이라니~! 백준녕의 빵점 도전기가 자기를 찾는 이야기라면, 이곳에서는 자기를 잃어간다. 이 학교에 전학 온 아이가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좋은 책이다.

햄릿과 나 (송미경, 111) / 4
 송미경 작가의 책을 좋아한다. 이 책도 참 좋다. 돌 씹어먹는 아이가 톡톡 튄다면 이 책은 차분하게 토닥인다. 햄스터 햄릿과 주인공 는 연결고리가 있다. 그저 보기 좋게, 잘 이해하고 살자 하기엔 무거운 연결고리인데 너무 잘 표현했다. 한 아이가 조건 없는 사랑으로 받아들여지는 과정을 깊게 보여준다. 무조건 읽어보시라.
엄마가 그러는데 우리가 눈물을 흘리면 마음의 슬픔이 빠져 나간댔어요. (28)

우투리 하나린 (문경민, 189) / 4
 우투리와 용마 전설을 지금 이야기로 바꿔 써서 방정환문학생 대상을 받은 작품이다. 우투리의 후손과 우투리를 이용하려는 선악의 대결 구도라 아이들이 좋아하겠다. 누가 나쁜 편인지 찾아가는 과정도 재미있다. 시리즈 1편만 나왔기 때문에 재미가 있어지는데 끝나버린다는 아쉬움이 있다. 2편은 언제 나오나?

그 애가 나를 보고 웃다 (김리리, 163) / 4
 여우가 사람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진정한 친구를 만나면 인간이 되어 당당하게 살 수 있다. 약하고 순진한 아이의 친구가 되어 힘이 되어준다. 그러나 약하고 순진한 아이는 여우 사람 덕에 조금씩 강해지면서 변한다. 진정한 친구가 아니라 여우를 이용하는 사람으로. 진정한 친구를 찾으려면 도와주지 말아야 하는데 그럼 친구가 되기 어렵다. 김리리 작가의 다른 책에 비해 이야기 구조가 단순하다. 내용이 어떨지 뻔히 보인다. 아이들은 좋아하려나? 잘 모르겠다.

난 뭐든지 할 수 있어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207) / 4
 린드그렌이 쓴 동화 모음이다. 린드그렌은 아이들 마음을 잘 드러낸다. 할머니가 이야기해주는 재미난 이야기 같다. 크리스마스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따뜻하고 시원하고 재미있다. <귀염둥이>가 가장 마음에 든다. “지옥에나 떨어져. 모두 다!”라는 말로 끝난다. 속이 다 시원하다. 누구에게 이 말을 하고 싶은지 아이들에게 물어보고 싶다. 언젠가 독서 수업에 써야겠다.

똥시집 (박정섭, 135) / 4
 연주하는 그림책 작가 박정섭 님이 쓴 시 모음집이다. 그림이 재미나다. 미로찾기도 있고 그림에서 달라진 부분 찾기도 있다. 아이들이 좋아하겠다. 시를 쓰려고 찾아다닌 흔적이 보인다. 난 삶이 드러난 자연스런 글을 좋아하기 때문에 내겐 별로였다. 그냥 유치한 말장난 같았다.

병태와 콩 이야기 (송언, 152) / 4
 다섯 편의 단편 모음집이다. <제비야 제비야>는 집 없는 설움을 제비집으로 표현했다. 참 좋다. <줄무늬 다람쥐>는 할머니의 죽음을, <오늘 재수 똥 튀겼네>는 월급을 받지 못하고 직장까지 잃은 아빠 이야기를, <할아버지 새>는 자폐 아이의 설움을 그렸다. 슬픈 이야기들을 너무 잘 썼다. <병태와 콩 이야기>만 분위기가 다르다. 따뜻하고 훈훈하다. 송언 작가님 참 글을 잘 쓰신다.

바나나 가족 (임지형,145) / 4
 기러기 가족 이야기이다. 엄마와 딸은 미국에, 아빠는 한국에 산다. 아빠가 돈 벌다가 잠깐 미국에 온다. 딸은 아빠가 어색하다. 가끔 보니까. 엄마는 딸을 위해 지금 생활을 유지하기 원하고, 아빠는 힘들다며 한국으로 돌아오라고 한다. 셋이 여행을 간다. 같은 날에 딸은 친구들과 수영장 딸린 친구 할머니 집에 놀러 가기로 했었다. 가족에 대해 생각하려고 2학기 시작하면서 이 책으로 <한 학기 한 권 읽기> 수업을 했다.

방과후 사냥꾼 (김선희, 159) / 4
 지오는 모범생이다. 선생님인 엄마 얼굴에 먹칠 하지 않아야 한다. 그래서 이중생활을 한다. 낮엔 모범생이지만 밤에는 몰래 게임에 빠져든다. 그러다가 세상에서 가장 짜릿한 게임에 참여한다. 살아있는 걸 진짜 죽이는 장면을 찍어서 동영상으로 올리는 게임이다. 여기에 참여하면서 지오의 현실이 무너진다. 돈을 훔치고, 동생과 싸우고, 속이고, 속이고 또 속인다. 그래도 계속 게임에 빠져든다. 지오는 어떻게 될까? 토론할 내용이 많은 책이다.

세계를 바꾸는 착한 마을 이야기 (박소명, 172) / 4
 공동의 목표(또는 가치)를 세우고 사람들이 함께 이루어가는 착한 마을을 소개한다. 우리나라 성미산 마을(육아공동체), 일본의 유후인(자연과 전통을 지키는 마을), 방글라데시의 조브라(그라민 은행 1호점 마을), 태국의 푸판(자급자족 마을), 브라질의 쿠리치바(생태마을), 이탈리아의 볼로냐(협동조합 마을), 영국의 가스탕(공저무역 마을)이다. 일곱 마을에 가고 싶다.

헌터걸 3-헌터캠프의 비밀 (김혜정, 160) / 4
 헌터걸은 시리즈이다. 3편까지 나왔다. 화살, 그물, 표창, 매를 다루는 아이들이 나쁜 어른을 혼내주는 이야기이다. 헌터보이와 헌터걸은 좋은 편, 피리 부는 사나이와 초록눈은 나쁜 편이다. 피리 부는 사나이를 이기려면 화살, 그물, 표창, 매를 다루는 아이들이 협동해야 한다. 캠프에서 서로 다른 아이들이 마음을 열고 서로에게 다가가는 이야기이다. 아이들이 좋아하겠다. 아이들이 친해지는 과정에서 비약이 있지만 재미있고 토론할 내용도 있다. 좋은 책이다.

엘 데포(시시 벨, 240) / 4
 2015년 뉴베리 수상작품이다. 뉴베리 상을 받은 책 중에 만화로 쓰인 건 처음 읽었다.(다른 만화가 있는지는 모른다.) 4살 때 병으로 고도 난청을 앓는 저자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썼다. 듣지 못하는 사람들이 느끼는 마음을 자세하게 드러냈다. 자연스레 듣는 사람들이 어떻게 듣지 못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지 잘 드러난다. <내게는 듣지 못하는 동생이 있습니다.>가 듣지 못하는 동생의 장점과 가능성을 드러냈다면, <엘 데포>는 듣지 못하는 아이가 관계에서 느끼는 어려움을 드러냈다. 참 좋은 책이다.
 <밍기민기>도 만화책이다. 사계절 출판사에서 창작만화를 펴내는지 처음 알았다. 나는 만화를 즐기지 않기 때문에 약간 키득거리며 읽었지만 만화 좋아하는 사람은 책을 좋아하겠다. 일상의 이야기를 짧은 만화 안에 담았다. 일상의 모습을 짧게, 짧게 다룬 만화를 모아놓은 책이다.

기호 3번 안석뽕 (진형민, 149) / 4
 공부 잘하고, 부모가 잘난 아이들이 전교어린이회장 선거에 나섰다. 안석진은 회장 선거에 관심이 없다. 부모가 떡집을 하느라 바쁜데다가 공부도 못한다. 그러나 어쩌다 친구들에게 떠밀려 회장 후보로 나선다. <기호 3번 안석뽕!> 기발한 방법과 설득력 있는 논리로 선거운동을 펼친다. ~ 진형민 작가 책은 무조건 추천이다.

쌍둥이 천재가 간다. (엘리스 위너, 231) / 4
 독자를 참여하게 하는 문체로 썼다. 내용이 단순하고 구성이 편안하다. 아이들이 좋아하겠다. 어른이 읽으면 뭐 이래?’ 하겠다.

스크린을 먹어치운 열흘 (128, 소피 리갈 굴라르) / 4
 선생님이 학생들과 의논해서 열흘 동안 영상을 보지 않고 지내는 활동을 시작했다. 적극 참여하려는 아이가 있는 반면에 무슨 소리 하느냐며 반대하는 아이들도 있다. 어떻게 텔레비전, 스마트폰, 컴퓨터 화면을 보지 않고 살 수 있느냐고 외치는 아이들에게 일어나는 일이 재미있다. 좋은 책이다.

인공지능이 궁금해 (서지원, 152) / 4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 자율주행 자동차, 사이보그, 사물 인터넷, 인공지능 로봇 경찰, 로봇 애완동물, 자동 기계 장치 등 미래 사회에 이루어질 모습을 이야기로 풀어냈다. 아이들이 재미있게 보겠다.

책 깎는 소년 (장은영, 186) / 4
 전주 서계서포는 나무판에 글씨를 새겨 책을 인쇄하는 곳이다. 서포에 먼저 들어간 장호는 돈을 벌고 싶어 한다. 뒤늦게 책에 맞을 들인 봉운이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과정 자체를 좋아한다. 이어지는 이야기는 누구나 예상하는 대로다. 열녀춘향수절가를 책으로 엮어내는 과정을 담았다. 소재가 좋아서 내용도 좋다.

학교 가기 싫은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 (송미경, 144) / 4
 <돌 씹어먹는 아이>를 쓴 송미경 작가의 책이다. 우리 학교 아이들이 재미있다고 해서 읽었다. 학교 가기 싫은 아이들이 마음대로 해도 되는 학교에 간다. 바로 <학교 가기 싫은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 참 재미있다. 잔소리에 지친 아이들이 읽으면 좋아하겠다. 깊이도 있다. 아이들과 토론하면 좋겠다.

조선의 마지막 춤꾼(정종영, 152) / 4
 이동안의 할아버지는 화성 재인청 도대방이었다. 아버지는 줄 타고 악기를 연주하는 게 싫어 이동안이 공부하기를 원했지만 이동안은 춤과 노래를 좋아했다. 일본이 우리나라 전통문화를 없애고자 화성 재인청을 폐쇄한 뒤에도 이동안은 전통춤, 전통악기, 전통가락을 전수받기 위해 노력했다. 이분의 삶을 다룬 평전을 읽고 싶다.

하늘을 울리는 바이올린(송재찬, 146) / 4
 진창현 선생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에서 대학을 졸업했다. 그러나 조선인은 교사로 받아주지 않아 바이올린을 만들려 한다. 이것도 조선인이라 가르쳐주지 않는다. 그래서 혼자 만들다가 우연히 홍난파 선생과 친했던 시노자키 선생을 만나 기회를 얻는다. 열심히 바이올린을 만들어 국제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콩쿠르 6개 부분 중에서 5개 부문 금메달을 땄다. 초등학생을 위한라 만드는 과정과 노력을 줄여 썼지만 굉장한 분이다. 추천한다.

13층 나무집 (앤디 그리피스, 246) / 4
 황당한 이야기를 그림과 함께 연결해놓은 이야기다. 그림이 많다. 이야기가 사방으로 뻗어나가기 때문에 아이들은 좋아하겠다. 난 아무 흥미가 없었다. 독서초보들에겐 좋겠다.

흑설공주 이야기 (노경실 외, 135) / 4
 백설공주, 인어공주, 신테렐라, 콩쥐팥쥐, 선녀와 나무꾼, 오누이 힘내기 이야기를 새롭게 창작했다. 남자에게 순종하는 여자, 얼굴이 예쁘면 되는 여자 상에서 벗어나 스스로 인생을 개척하는 모습을 그렸다. 좋은 책이다.

크게 외쳐! (박현숙, 188) / 4, 한센병, 차별
 저주 받은 병이라 불린 한센병에 걸린 사람들은 한곳에 모여 살았다. 강제로 소록도에 보내진 때도 있었고, 한센병 걸린 사람들끼리 모여 살기도 했다. 사람들이 그들을 싫어했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었다. 슬비는 부모가 한센병을 앓았다는 사실을 감추고 산다. 슬비 같은 사람들이 크게 외쳐 목소리를 내는 사회가 진짜 좋은 사회이다. 고아와 과부가 떳떳하게 살아가는 세상이 오면 좋겠다. 좋은 책이다.

우리들의 보물섬 제주도 (황선미, 150) / 4
 추자도 아이들이 제주도의 특색을 조사해서 발표준비를 하는 과정을 통해 제주도를 소개하고 있다. 아이들이 작사작곡하고, 제주도 이야기를 모으고, 사진을 찍는 등의 일을 하는데 아쉬운 점은 결말이 나지 않는다. 황선미 작가의 책은 마당을 나온 암탉이 최고였고 나머지는 아쉽다.

꼬불꼬불 나라의 환경 이야기 (이소영, 172) / 4, 환경
 돈만 아는 사장 수염왕이 아끼는 개가 오염된 물을 마시고 병원에 실려 가고, 환경운동가 온난화 여사 때문에 공장을 짓지 못할 어려움에 처한다. 수염왕의 개가 아픈 까닭을 온난화 여사가 찾아낸 뒤에 수염왕도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되고 공장 설립을 취소한다. 각 장의 끝에 환경 관련 내용을 함께 소개한다. 이야기로 되어 있어서 읽기 편하다. 환경교육 기자료로 좋겠다.

위대한 인물들의 결정적 순간 (정제광, 258) / 4, 위인
 세계의 위인 24명에 대한 일화를 소개하고 생애와 관련 사건을 간단하게 소개한다. 늘 등장하는 간디, 마틴 루서 킹 외에 토머스 모어, 헨리 데이비드 소로 등도 나오고 미야자키 하야오, 셰이크 모하메드(두바이 왕자)도 나온다. 나는 간단하게 위인을 소개하는 책보다 한 인물이 생애가 자세하게 나온 책을 좋아한다.

섬마을 스캔들 (김연진, 192, 독후활동 내용까지 포함하면 253) / 4 / 시골, 할머니, 폐교
 온도(따뜻한 섬)분교에 학생이 두 명이다. 한 명이 전학 갈 예정이라 폐교 결정이 내려졌다. 아빠와 새엄마가 너무 바빠서 잠깐 온도분교에 다니게 된 다율이는 폐교 되는 게 싫다. 새엄마의 엄마인 할머니가 너무 좋아서이다. 동네 할머니들이 초등학교에 다니지 못했다는 걸 알고 할머니들을 입학시키려 한다. 따뜻하고 재미있는이다. 추천한다.

귓속말 금지구역 (김선희, 161) / 4, 친구
 세라가 회장이 되자 부회장 예린이가 세라를 따돌리기 시작한다. 엄마까지 끌어들여 아이들 인기를 빼앗아간다. 허수아비가 된 세라는 예린이 기세에 눌려 점점 고립된다. 전학시켜 달라 해도 엄마는 관심이 없다. 예린이가 세라를 보고 친구에게 귓속말을 할 때면 미칠 지경이다. 어느날 예린이의 비밀을 알게 되는데..... 내용 전개가 들쑥날쑥하지만 여자아이들 교우관계에 대해 토론할만한 책이다.

하느님, 한 번 더 기회를 드릴게요. (구드룬 파우제방, 154) / 4, 애완동물, 가족
 니나는 엄마 고양이가 자동차에 치일 때 아기 고양이를 구한다. 집에 데려왔지만 엄마가 고양이를 가져오지 못하게 한다. 고양이를 안고 무작정 길을 나섰다가 구걸하는 노숙자, 망명 온 가족, 술집 언니, 길거리에 그림을 그리는 오빠를 만난다. 저자의 다른 책 핵폭발 뒤 최후의 아이들을 읽을 때 낯설었는데 이 책도 전개방식이 낯설다. 내겐 괜찮은 책이었다.

달꼬마이 (, 222) / 4, 농촌의 슬픈 현실, 가족
 농촌이 무너진 1970-80년대 모습을 잘 표현했다. 슬픔에 슬픔이 끊이지 않고 밀려와 가정을 무너뜨리고 가족관계를 깨뜨리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다. 그런데 이게 모두 실화라니 더 슬프다. 아이들에게 읽으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바이 바이 (이경자, 191) / 4, 재일동포
 일제 강점기 때 징용으로 일본에 끌려간 동포들은 대부분 대한민국에 돌아오지 못했다. 일본이 보내주지 않았다. 재일동포들은 일본인이 아니면서 일본에 살아야 했다. 갖은 수모를 당하면서. 재일동포와 자녀들이 겪는 정체성의 혼란을 다루었다. 좋은 책이다.

아주 특별한 시 수업 (샤론 크리치, 100, 비룡소) / 4 /
 뉴베리 상을 수상한 작가가 시를 말한다. 윌리엄 카를로스 윌리엄스, 로버트 프로스트, 윌리엄 블레이크 등의 시를 읽고 다시 시를 썼다. 책을 읽어가면서 저자의 시 수업이 점점 재미있어졌다. 노란 개를 잃은 소년 잭이 시를 쓰면서 슬픔을 이겨내고 자신감을 찾아가는 과정도 보인다. 시 수업할 때 써야겠다.

너나들이 마을 (류성렬, 204) / 4, 가족, 모험, 환상
 ‘는 집에만 들어오면 답답하다. 아빠와 엄마는 대화를 하지 않고 에게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 할아버지 댁에 가서 이혼하겠다고 말한다. 이때 는 꿈을 꾸면서 너나들이 마을에 들어간다. 꿈 속 세상에서 부모를 찾아 꼬인 관계를 풀면 현실에서도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늘 말을 믿고 모험을 시작한다. 어떻게 될까?

자존심 (김남중, 171) / 4
 <기찻길 옆 동네>를 만나서 김남중 작가의 팬이 되었다. 자존심은 동물들의 자존심을 다룬 책이다. 중풍에 걸린 진돗개가 민호네 집에 온다. 백한(닭 종류)은 먹이 주는 민호를 공격한다. 이 병장이 잡아온 딱따구리는 먹이를 거부하고 죽는다. 강희는 물고기를 잡으러 갔다가 물고기를 살려준다. 주현이는 기러기를 잡으려 하고 장수는 공기총을 들고 사냥을 나간다. 모두 재미있고 생각할 게 많은 단편이다. 추천한다.

다섯 손가락 수호대(174, 홍종의)
 은혁이 아빠는 다른 사람이 어려움을 당할 때 그냥 지나가지 못한다. 괜한 일에 끼어들어 손해 본다고 말려도 곤경에 처한 사람을 도와준다. 이번에도 남의 싸움을 말리려다 심하게 다친다. 괜한 일에 끼어들었다가 어려움을 당할까봐 아무도 도와주지 않자 은혁이와 친구들이 범인을 찾아나선다. 물론 아이들이라 아무것도 못하지만 친구 일을 자기 일처럼 도와주는 모습이 기특하다. 주요 등장인물이 모두 트라우마를 가졌다고 설정한 점, 사건 사이의 연결이 느슨한 점이 아쉽지만 좋은 주제를 다루었다.

선사시대 제물이 된 찬이 (최영미, 103) / 역사
 아이들이 어려워하는 내용을 쉽게 풀어 쓰는 방법으로, 아이를 당시 시대로 보내 거기서 겪는 일로 시대를 소개하는 방법이 있다. <노빈손> 시리즈, <스쿨버스> 시리즈가 인기를 끈 건 어려운 내용을 재미나게 풀어 썼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런 종류의 책 중에서도 잘 쓰였다. 선사 시대만을 배경으로 삼아 짧게 썼다. 선사 시대의 정보뿐만 아니라 당시 사람들의 삶을 느끼게 만들었다. 좋은 책이다.

해와 달이 된 오누이가 태양계를 만들어 (이지민, 91) / 4
 <해와 달이 된 오누이>로 독서토론 질문을 만들기 위해 도서관에서 책을 찾아봤다. 옛이야기에 나오는 내용을 과학 지식과 연결해서 소개했다. 해와 달이 된 오누이가 태양계를 만들어옛이야기에 나오는 내용을 과학 지식과 연결해서 소개한 책이다. <해와 달이 된 오누이>에 나오는 해와 달로 태양계를, <토끼전>에 나오는 간으로 소화 기관을, <흥부와 놀부>에 나오는 제비로 새 종류를, <혹부리 영감>에 나오는 노래로 소리를, <요술 맷돌>에 나오는 소금이 짠 까닭으로 바닷물을, <설문대 할망>에 나오는 제주도로 화산을 소개했다. 그림이 화려해서 아이들이 좋아하겠다.

씽씽 달려라, 허벅지 (우성희, 120) / 4
 영찬이와 시아는 6년째 친구다. 같은 반인 데다가 강아지 산책도 같이하고 떡볶이도 같이 먹는다. 그런데 영찬이가 좀 달라졌다. 자꾸만 빛나를 쳐다본다. 빛나는 여우 짓을 하며 영찬이 마음을 훔친다. 화가 난 시아는 빛나가 잘하는 피겨 스케이팅을 배우기 시작하는데 영 안 된다. 친하게 지내던 영찬이가 빛나를 따라다니면서 기분도 안 좋다. 피겨 스케이팅도 잘 안 된다. 영찬이가 빛나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하는 모습을 보고 화가 나서 집에 간 날, 가족들이 피겨 같은 거 잊고 스피드 스케이팅을 해보라고 한다. 시아에게 딱 어울리는 운동이라고. 과연 시아는 스피드 스케이팅을 할까? 건강한 자아상을 갖게 해주는 내용이다. 좋다.

에이 아이 내니 (박미정, 163) / 4
 주인공 별이는 고아다. 18살까지 AI 내니의 도움을 받으며 산다. 내니만 있어도 별이는 외롭지 않다. 내니를 만든 사람은 찬우 아빠다. 그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별이는 찬우네 가족과 친하게 지냈다. 찬우 부모님의 관심이 소홀한 틈을 타서 찬우가 호수로 내려갔고, 김별과 찬우 동생이 따라갔다. 그러다가 별이와 동생이 물에 빠졌고, 뒤늦게 온 내니가 별이를 구했다. 찬우 아빠가 만든 AI가 찬우 동생이 아니라 별이를 구했으니 찬우 아빠와 엄마는 찬우와 AI를 보고 싶어 하지 않았다. 찬우도 별이를 싫어하며 왕따를 시킨다. 별이와 내니는 어떻게 될까?
 AI와 인간의 관계를 토론하기 좋은 책이다. 초등, 중등 모두 토론할 수 있다.

살바도르, 기후 위기에 대한 도전 (살바도르 고메즈 콜론, 111) / 환경
 2017, 허리케인 마리아가 푸에르토리코를 강타한다. 15살 소년 살바도르는 가족과 함께 피해를 복구하다가 더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야겠다고 생각하고 클라우드 펀딩을 시작했다. 모금한 돈으로 태양광 램프와 수동 세탁기를 나눠주는 과정을 담은 책이다. 기후 위기로 위기를 겪는 사람들을 돕는 이야기를 통해 기후 위기의 위험성을 깨닫고,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인간의 도전과 인류애를 느끼게 한다.

가정 통신문 시 쓰기 소동 (송미경, 127) / 4
 동시에 빠진 선생님 몇 분이 추천해서 읽었다. 비둘기초등학교에 땡땡이 선생님이 왔다. 조용하고 말이 없어서 소문만 무성한 분이다. 땡땡이 선생님이 전교생에게 보내는 가정 통신문을 맡게 되었는데, 대뜸 시를 쓰자고 한다. ‘무슨 시야?’ 하며 걱정했는데 의외로 반응이 괜찮다. 가족과 이웃까지 모두 시에 조금씩 젖어들며 시를 쓰는 과정을 이야기로 썼다.
 공감하는 내용도 있지만, 책 내용에 빠져들지는 않았다. 나는 동시보다 아이들이 쓴 글을 시인 듯 시가 아닌, 시가 아닌 듯 시인 글 좋아한다. 아이들이 쓴 글은 자연의 맛이고, 동시는 인공감미료가 든 것 같다. 내겐 그렇다.그래도 글 쓰는 태도를 알려줘서 좋다.

아이샤의 돌멩이 (조종순, 196) / 4
 에티오피아에는 80개 넘는 부족이 산다. 갈등이 생기면 79개 부족이 적으로 변한다. 부족에서 누군가 해를 입으면 보복이 시작된다. 아이샤의 아버지도 갑자기 잡혀가서 열흘 뒤에 돌아왔다. 돌아온 아버지는 많이 달라졌다. 총을 구해 가족(과 부족)을 지키려 한다. 총을 구하려고 코끼리를 죽여 상아를 판다.
 아버지가 죽인 코끼리에겐 새끼 두 마리가 있었다. 엄마 코끼리가 죽고 코코로와 오코로는 보호를 받지 못한 채 살아간다. 어린 코끼리들이라 위기를 자주 만난다. 다른 동물이 도와주지 않으면 살기 어렵다.
 아이샤는 갈등과 분열을 계속 본다. 코코로와 오코로도 갈등과 위기를 만나지만 동물들의 도움을 받으며 이겨낸다. 그러다가 아이샤와 코끼리가 서서히 가까워진다. 그리고 만난다. 좋은 책이다.

천하제일 치킨 쇼 (이희정, 170) / 4
 황금도깨비상 수상작이다. 나는 사람 마음과 본성, 현실적인 갈등을 다루는 책을 좋아한다. 이 책은 그렇진 않다. 닭으로 만든 요리에 현실을 담은 아이디어가 좋다. 닭 요리를 설명하는 문장을 많이 고민한 것 같다. 양념치킨-꿈은 달콤하지만, 현실은 매콤하다. 윙봉-퍽퍽살이 없으면 쫄깃살이 맛있는지 알 수 없다. 가볍게 읽으면서 경쟁, 우정, , 동물의 권리를 이야기하기에 좋다.

동래성에 부는 바람 (박미경, 200) / 4
 임진왜란 때 동래성에서 있었던 일을 상상해서 쓴다. 송상현 부사는 잠깐 나온다. 부사를 따라온 작은아씨와 덕순이가 주인공이다. 덕순이가 가족과 함께 살다가 작은아씨를 만난다. 아씨와 친해졌는데 왜군이 쳐들어와서 일본으로 잡혀간다. 고향으로 돌아갈 날을 기다리며 오사카성에서 지내던 이야기도 나온다. 서재에서 우연히 집었다가 단숨에 읽어버렸다.

 

3-4학년

 1, 2학년 때 왕성했던 상상력이 현실성을 갖추기 시작합니다. 주변 사회에 호기심을 갖고 관심분야가 생깁니다. 그림이 없어도 책을 보며 연상력이 생깁니다. 논리적 사고도 발달하여 공감과 비판, 찬성과 반대를 표시합니다. 독서능력의 차이가 가장 많이 벌어지는 때입니다. 이때 책을 놓치면 다시 책에 관심을 갖게 하는데 배나 힘들어집니다.

- 낱말과 어휘를 왕성하게 배우고 사전을 찾을 수 있게 된다.
- 이야기를 간추릴 수 있고 다른 사람에게 줄거리를 말할 수 있다.
- 초등학교 교육과정에서 요구하는 주제 찾기, 글감 찾기, 중심문장 찾기, 줄거리 간추리기 등을 할 수 있다.
- 직유와 비유, 은유를 서서히 이해한다.
- 관심을 갖는 분야가 생기며 긴 글을 읽을 수 있다.
- 등장인물을 비판할 수 있다.
- 자기가 겪고 있는 현실과 관련된 이야기, 현실에서는 전혀 있을 수 없는 상상의 세계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저는 이때 시리즈를 많이 소개했습니다. 나니아연대기 6, 오즈의 마법사 1-14, 추리나 과학시리즈, 동물과 곤충 시리즈를 많이 읽습니다. 좀 빠른 아이는 해리포터도 읽습니다. 살아남기 시리즈, why 시리즈도 많이 읽습니다. 몇 가지 시리즈는 조심해야 합니다. 살아남기 시리즈는 한 번 빠지면 다른 책을 보지 않기 때문에 사지는 않습니다. 적어도 중독성을 이겨낼 정도가 되어야 곁에 둘 수 있습니다.

3학년만 되어도 한 분야의 전문가가 생깁니다. 곤충, 로봇전문가들이 과학시간에 아는 이야기가 나오면 아예 가르치려고 듭니다. 자기 지식을 내보일 기회가 생겼는데 가만 있을리 없습니다. 격려하고 칭찬해야 하지만 조심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계속 곤충 이야기만 읽습니다. 아이가 책을 읽는 게 아니라 책이 아이를 끌어당겨 다른 곳에 눈을 돌리지 못하게 만듭니다. 곤충을 좋아해서 관련 책을 열심히 읽는 시간만큼 다른 책도 봐야 합니다. 아인슈타인의 말처럼 지식을 쌓는 아이보다 동화를 읽는 아이가 더 똑똑해지는 법입니다. 하버드 의대나 MIT 공대 교과과정 교양필수에는 문학 과목이 절반 이상입니다. 인간으로서 함께 공유하는 마음이 없으면 치료도, 개발도 소용없습니다.

오히려 현실에 바탕을 둔 이야기, 살면서 겪을 수 있는 이야기를 읽어야 합니다. 우정과 사랑, 이해와 배려, 도전과 모험 같은 덕목을 길러주는 책이 좋습니다. 상상의 나라를 떠돌던 아이들이 현실에 닻을 내리고 친구를 사귀며 어울리는 이야기를 통해 좋은 성품을 길러야 할 때입니다.

2015년부터 제가 읽은 책 중, 1~2학년을 위한 책입니다.
아이마다 독서 수준이 다르므로 해당 학년에 정확하게 맞지는 않습니다.
책은 읽은 순서대로 소개했습니다
위에 있다고 더 좋거나 아래에 있다고 나쁜 건 아닙니다.

특히, 제 취향이 여러분과 안 맞을 수도 있습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책은 제목을 빨강으로 표시했습니다.)
여기 있는 책을 아이가 싫어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아이는 자체로 특별한 선물이랍니다.

나도 편식할 거야. (유은실, 55) / 1
 반전 있는 재미난 이야기. 편식하는 아이들뿐 아니라 아이, 어른 모두 재미나게 읽을 책이다. 유은실 작가는 잔잔하고 슬픈 이야기를 많이 쓰는데, 이 책은 완전 다르다.

우리 사부님이 되어 주세요. (김리리, 92) / 1
 축구 클럽에 다니는 세 아이가 클럽에 다니지 않는 세 아이와 시합을 한다. 클럽 아이들은 코치에게 배우지만 다른 세 아이는 그럴 처지가 아니다. 그래서 찾아낸 사부가 동네 형이고, 아빠다. 형과 아빠는 과연 훌륭한 사부일까? 축구 시합 이야기에 따뜻한 결말을 담았다. 참 좋은 책이다. 남자 아이들이 좋아하겠다.

토뚜기가 뛴다. (윤미경, 99) / 전학년
 아이들이 등교하기 전에 1주일에 한 번씩 책을 나눠주었다. 많이는 30, 적게는 20권 읽은 책 중에 이 책이 가장 재미있다고 했다. 재미있다. 토론거리와 감동도 있다. '아이들이 뽑은 책이 괜찮네!'

화해하기 보고서 (심윤경, 84) / 전학년
 작가의 말에 따르면, 현실을 담은 동화를 만나고 싶다고 한다. 현실 아이들이 주인공인 동화. 너무 착한 아이, 현실성 없는 마법 이야기가 아니라 진짜 아이가 실제 모습으로 살아가는 이야기. 엄마가 혼내고 아이는 말을 안 들어서 화해하기 보고서라도 써야 하는 현실 이야기. 그래서 쓴 동화라 한다. 재미있다.

내 맘대로 학교 (송언, 87) / 전학년
 '만세'는 학교가 재미없다고 생각한다. 조회부터 공부시간, 체육시간도 재미있다. 어떻게 하면 학교가 재미있어질까? 송언 작가가 교사여서 학교의 모습을 잘 담았다. 간단한 아이디어로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학교를 만들었다. 재미있다.

특별한 동물원 (박주혜, 51) / 1-2
 좋아하는 친구의 관심을 끌려는 어린이 마음을 잘 나타냈다. 상상에 빠져 사는 모습도 잘 나타냈다. 특히 엄마가 아이의 상상을 터무니없다고 하지 않고 받아줘서 좋다. 쉽고 재미나다.

화요일의 두꺼비(러셀 에릭슨, 119) / 전학년
 페북 친구의 글을 보고 찾아 읽었다. 고모에게 있는 음식을 나눠주려고 나선 두꺼비가 올빼미에게 잡힌다. 올빼미 생일이 되면 잡아먹히는데 그전에 올빼미 집을 청소해주고 차를 같이 마시고 이야기를 하면서 친구가 된다. 친구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좋은 책이다.

백점백곰 (김유, 83) / 2
 부모님과 할머니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태어난 백고미. 힘이 세고 공부도 잘한다. 공부 잘하면 최고라고 생각하며 늘 백점을 받는다. 그러나 친구들에게 친절하진 않다. 전학생 최고봉은 공부도 잘하고 친절하다. 고미는 최고봉이 친구들에게 친절한 모습을 보면서 고민한다. 친구 말숙이가 고개 너머 어딘가에 갔다 오더니 바뀐 걸 보고 고미도 장롱 귀신을 만나러 간다. 어떻게 될까?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재미난 책이다.

안읽어 씨 가족과 책 요리점 (김유, 123) / 2
 재미난 아이디어로 글을 썼다. 아빠 안읽어 씨는 책을 안 읽는다. 보여주기 용도로 들고 다닌다. 엄마 산만해 여사도 책을 안 읽는다. 라면 받침 등 다른 용도로 책을 쓴다. 딸 안봄도 책을 안 읽는다. 개 왈왈이 책을 읽을 리가 없다. 책 주변을 맴돌면서도 책을 읽지 않는 가족 이야기를 재미나게 썼다. 결국 책을 읽겠지만, 과정이 재미있어서 아이들이 좋아하겠다. 책을 읽으라고 강요하며 잔소리하지 말고 이런 책을 한 권 읽어주면 어떨까?

고양이 인간이 된 선생님 (임소영, 98) / 2
 <고양이 인간이 된 선생님><214번째 비상 상황> 두 편의 동화가 나온다. 선생님이 고양이로 변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는 상상을 자극한다. 214번째 비상 상황은 병정개미들이 첫 전투에 나서는 과정을 보여준다. 약한 병정개미가 제 역할을 해내는 이야기다. 우리 반 아이들에게 읽어줬다. 반응은 보통!

강태풍 실종 사건 (박채현, 139) / 2
 강태풍은 안하무인 외아들이다. 자기만 안다. 배려와 친절은 눈꼽 만큼도 없다. 이런 캐릭터 소개가 나오면 극적인 사건과 사고가 일어나서 변하는 내용으로 끝난다. 이 책도 그렇다. 태풍이가 구슬에 빨려 들어가고 엄마가 태풍이를 찾아다닌다. 태풍이가 했던 나쁜 짓을 구슬 안에서 그대로 당하다가 정신을 차리는 이야기다. 저학년에게 맞는 책이다.아이들에게 읽어줘야겠다.

백구 똥을 찾아라 (김태호, 76) / 2
 김태호 작가는 기발한 내용으로 글을 쓴다. 생각이 독특하다. 제후의 선택이 좋아서 김태호 작가의 책을 여럿 읽었다. 다 재미있었다. 백구 똥을 찾아라는 새로운 원님이 부임하면서 일어나는 내용이다. 나쁜 원님이 당하는 이야기이다.

갑자기 악어 아빠 (소연, 91) / 2
 잔소리하던 아빠가 악어로 변한다. 다른 집에서는 엄마가 개구리나 나무늘보로 변한다. 악어로 변한 아빠랑 같이 먹고 놀면서 즐겁다. 잔소리 해방의 날이다. 그러나 잔소리를 듣지 않아 좋지만, 집이 엉망이 된다. 아이들이 악어 아빠랑 놀면 놀수록 아빠가 커진다. 집을 가득 채울 정도로 커지는데~ 저학년 아이들과 이야기하기에 좋은 책이다.

운동장 아래 100층 학교 4 (최은옥, 150) / 2
 아이들이 검은 안개를 이기고 드디어 100층 학교를 완성했다. 그런데도 문제가 생긴다. 아이들이 아니라 어른들 때문에. 과연 어른들에게 무엇이 필요할까? 바로 101층에 해답이 있다. 101층은 어른들의 00이 모인 학교다. 무얼까?

운동장 아래 100층 학교 3 (최은옥, 134) / 2
 100층 학교를 기대하는 아이들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가가 '검은 안개'를 만들었다. 아이들이 살아가면서 부딪치는 어려움을 '검은 안개'가 유혹하는 내용이다. 게임에 빠진 아이, 존재감이 없는 아이, 부모가 시키는 대로 하는 아이가 친구를 만나고 자신의 꿈을 꾸는 모습으로 바뀐다. 가볍게 생각하고 이야기하기에 좋다.

운동장 아래 100층 학교 2 (최은옥, 136) / 2
 아이들이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100층 학교에 들어간다. 지난번보다 층수가 두 배나 늘어 50층 넘게 만들어졌다. 한 번 위기를 해결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더 재미나게 지낸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어려움이 다가오는데~ 이 문제 역시 현실을 잘 반영했다. 이야기 구조는 비슷하나 내용과 위기가 달라져서 1층과 다른 느낌을 준다.

운동장 아래 100층 학교 1 (최은옥, 128) / 2
 운동장 아래에 학교가 또 있다. 아이들의 상상력으로 지어지는 학교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상상하면 학교가 계속 지어진다. 운동장 아래 100층 학교에 들어간 아이들이 상상력을 발휘하며 즐겁게 노는 가운데 위기가 다가온다. 현재 아이들이 겪는 일을 반영한 문제이다.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학교가 계속 지어진다. 어떻게 할까?

잔소리 붕어빵 (최은옥, 79) / 2
 잔소리 듣기 싫어하는 병찬이가 엄마에게 잔소리 붕어빵을 준다. 잔소리 붕어빵을 먹으면 잔소리를 거꾸로 한다. 엄마는 병찬이에게 게임해라, 학원 가지 마라, 놀아라 말한다. 병찬이는 어떻게 될까?

당나귀 실베스타와 요술 조약돌 (윌리엄 스타이그, 55) / 2
 당나귀 실베스타는 우연한 기회로 좋은 꿈을 꾸다가, 갑자기 들이닥친 어려움에 놀라 자기 자신에게 갇혀버린다. 한 해가 지나 사람들이 더 실베스타를 기억하지 않을 때, 실베스타의 부모가 우연히 실베스타를 제자리로 돌아오게 만든다. 짧은 이야기에 생각할 내용을 많이 담은 책이다.

무적 말숙 (김유, 84) / 2
 단순한 이야기라 저학년에게 알맞은 책이다. 천하무적 말숙이가 자기 모습을 깨닫고 변하는 이야기이다. 과장된 표현과 상상의 이야기가 저학년 아이의 흥미를 자극하겠다.

황금글똥의 비밀 (김미형, 108) / 2
 ‘나도 동화책을 써볼까?’ 하는 마음을 일으킨 책이다.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치는 과정과 비슷한 점이 많다. (글똥 누기는 하지 않지만) 떠오르는 등장인물도 몇 있다. ‘위기가 있어야 재미있을 텐데 어떤 위기를 써야 하나?’ 생각하며 책을 읽다가 동화 쓰기를 포기했다. 작가가 플롯을 너무 잘 만들었다. ‘역시 작가는 작가다.’ 이 책 참 좋다. 아이들과 뭔가 해봐야겠다.

개똥은 가만히 누워 잠을 잔다 (이호철, 184) / 2 시집
 이호철 선생님이 경산 성암초등학교 2학년 아이들 가르치며 만난 시 모음집이다. 2학년이 6학년처럼 글을 쓴다. 한 해에 시 몇 편 만나기 어려운데 선생님은 책 한 권을 만났다. 이호철 선생님은 어린이 시에서 눈에 띄는 분이다.

, 이사 갈 거야.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71) / 2
 삐삐로 잘 알려진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은 아이 마음을 잘 안다. 다섯 살 로타가 심통을 부리다가 옆집 다락방으로 이사 가는 소재 자체가 아이 마음을 그대로 드러낸다. 작가는 로타의 마음을 이해하는 부모를 안겨주고 아이가 어떻게 마음을 돌이키는지 보여준다. 설명하고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방법도 좋지만, 아이 눈높이에 맞게 반응하라고 말한다. 아이에게 명령하고 부모 뜻대로 하려는 분이 읽으면 애 버릇 나빠지게 뭐 하는 짓이냐?’ 하겠지만. 나는 린드그렌이 보여준 모습이 마음에 든다. 아이 마음을 알면 명령하거나 협박하지 않아도 아이가 말을 듣는다.

에밀은 사고뭉치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151) / 2
 참 좋아하는 작가 린드그렌의 책을 오랜만에 읽었다. 순진한 장난꾸러기 에밀이 즐겁게 놀다 보면 일이 생긴다. 에밀에게는 즐거운 일이지만, 어른에게는 사고다. 그래도 에밀은 자신감 넘치는 아이로 자란다. 에밀 곁에 에밀을 믿고 사랑하는 가족이 있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사랑을 선물하라고 하셨던 린드그렌의 생각을 그대로 담은 아이가 에밀이다. 즐겁게 읽었다.

무툴라는 못 말려 (베벌리 나이두, 132) / 2
 꾀돌이 토끼 무툴라가 동물들을 속이면서 일어나는 이야기. 가볍게 읽을 재미난 책이다. 아이들이 좋아하겠다. 교훈이나 주제를 찾지 않고, 이야기 자체를 즐길 책이다.

김치는 영어로 해도 김치 (이금이, 141) / 2
 우리 문화를 12달에 맞춰 소개한다. 이금이 작가가 김치 좋아하는 외국인 이야기, 고모가 아기를 낳은 이야기 등을 쓰고 우리 문화를 하나씩 설명한다. 재미나다.

소원 떡집 (김리리, 80) / 2
 『장군이네 떡집과 함께 출판된 만복이네 떡집후속편이다. 장군이네 떡집보다는 낫지만 만복이네 떡집정도는 아니다. 그래도 소원 떡집까지는 괜찮다.

장군이네 떡집 (김리리, 80) / 2
 『만복이네 떡집후속편이다. 먼저 쓴(또는 영화로 찍은) 작품만 한 게 없다더니 만복이네 떡집이 더 좋다. 아이들도 만복이네 떡집은 좋은데 이건 별로라 한다.

검정 연필 선생님 (김리리, 143) / 2
 단편 세 편이 실렸다. 오줌 싸며 구박 받는 첫째 딸의 고민을 담은 <이불 속에서 크르륵>에는 도깨비가 나온다. 시험 점수 걱정을 덜어주는 <검정 연필 선생님>에는 검정 연필이 나온다. 할머니의 잔소리가 지겨운 사랑이는 <할머니를 훔쳐 간 고양이>에게 할머니 기억을 가져가 달라고 부탁한다. 가정에서 일어나는 아이들 마음을 잘 다룬 책이다.
 『빨강 연필검정 연필 선생님의 확장판 같은 느낌이다. 검정 연필이 먼저 나왔으니 신수현 작가가 검정 연필을 읽고 빨강 연필을 썼을 수도 있다. 김리리 작가에게 빨강 연필에 대한 생각을 들었다. 딱 알맞은 대답을 해주었다. 두 작가 모두 참 좋은 분들이다.

뻥이오, (김리리, 91) / 2
 순덕이는 말귀를 알아듣지 못한다. 말귀를 알아먹는 귓구멍이 조그마하게 뚫려서이다. 뻥 크게 뚫으면 어떻게 될까? 너무 잘 알아듣는다면, 상대가 말하기 전에 이미 안다면? 그러면 순덕이는 친구들에게 사랑을 받을까? 재미있는 책이다. 못 알아듣는 아이가, 잘 알아듣는 아이가 되더니 이야기꾼으로 바뀐다. 작가의 이야기 같다. 특히 옛이야기를 새롭게 해석하는 내용이 마음에 든다. 좋은 책이다.

만복이네 떡집 (김리리, 52) / 2
 만복이는 입이 거칠고 친구들을 함부로 대한다. 어느날 자기와 이름이 똑같은 만복이네 떡집을 보고 들어갔는데 한 떡을 팔고 있다. 쑥떡을 먹으면 사람들이 쑥떡쑥떡하는 소리가 들리고, 꿀떡을 먹으면…… 떡 값도 하다. 천 원, 이천 원이 아니라 좋은 일 한 개, 친구들 웃음 다섯 개…… 만복이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까?

봄날의 곰 (송미경, 95) / 2
 『돌 씹어 먹는 아이를 쓴 송미경 작가는 상상력이 참 좋다. 실제로는 일어나지 않는 일이지만 읽고 나면 '우리 이야기'처럼 느껴지게 글을 쓴다. 늘 똑같은 일상을 사는 아이들의 교실에 곰 한 마리를 보내 사건을 일으킨다. 우리의 삶을 재미나고 즐겁게 만드는 ''이 무언지 찾아보면 좋겠다. 좋은 책이다.

동동이 실종사건 (안미란, 55) / 2
 개가 주인공이다. 1-2학년은 가 주인공인지 모를 수도 있겠다. 자매 사이의 관계와 착한 아이가 누구인지 말한다. 이야기가 재미있고 여운도 있다. 짧지만 좋은 책이다.

이구아나 할아버지 (박효미, 90) / 2
 희경이가 키우는 이구아나를 할아버지는 뱀이라 부르며 질색한다. 할아버지가 희경이 집에 오면서 이구아나를 보내라 말라 갈등이 생긴다. 할아버지는 투박하고 거칠게 표현한다. ‘표현을 잘했지만 보통 책이네!’ 하고 읽다가 마지막에 놀랐다. 예상했던 결론인데도 좋았다. 아이들과 함께 읽고 할아버지, 할머니에 대해 이야기하면 좋겠다.

 

1-2학년

 그림책에서 이야기책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입니다. 학교생활을 시작하면서 사회적 상호작용, 공동체의식이 생기지만 자아의식이 앞섭니다. 조금씩 공동체의식을 길러가는 때입니다. 지적호기심과 성취욕구가 강하고 감수성, 추리력이 발달합니다. 무엇보다 상상력이 최고로 발달하는 시기입니다. 환상적인 창작동화, 상상의 세계를 보여주어 상상력을 길러주는 책을 읽어야 합니다. 관심이 습관으로 이어지는 단계이므로 재미있는 책을 읽어야 하는데 환상과 상상의 세계가 이런 역할을 합니다.

 이 시기는 비밀 행동에 흥미를 갖습니다. 거짓말이나 절도 등의 비행이 싹트는 시기입니다. 그래서 옳고 그름을 판단하게 하고 판단에 따른 결과를 느끼게 해야 합니다. 착한 사람의 나쁜 면이나 나쁜 사람의 인간적인 면은 나이가 들어서 보여주어도 됩니다. 아이에게 다양한 가치를 접하게 해야 하지만 선악만큼은 정확한 기준을 제시해 주어야 합니다. 권선징악이 어른들에게는 유치하지만 아이들에게는 선악의 개념을 명확하게 알려줍니다. 이걸 보여주는 좋은 방법이 우화입니다. 이솝우화, 탈무드 동화, 톨스토이 동화는 재미있으면서도 교훈을 주기 때문에 좋습니다.

 저는 다독보다 집중독을 강조하지만 그건 5,6학년 때입니다. 1-2학년 때는 다독이 더 중요합니다. 이때는 유해서적이 아니라면 이것저것 막 읽어도 도움이 됩니다. 기분 내키는 대로 골라잡아 읽어도 책이 주는 여러 가지 유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정보흡수력이 워낙 빠른 시기인데다가 흡수할 수 있는 공간도 넓습니다. 계속 깨닫고 배우고 저장합니다. 하지만 한 가지 주제만 읽게 하면 그런 종류의 책에 고착되기 쉽습니다. 만화보다는 그림책을 많이 보여주세요. 1,2학년 때 이미 한 분야의 책에 빠지면 편협한 읽기를 합니다. 그러기 전에 폭넓은 지식과 이해를 길러야 합니다.

 1-2학년은 학부모 역할이 아주 중요합니다. 책 읽을 때 함께 해주어야 합니다. 강요하면 영영 흥미를 잃고 책 읽으라는 말만 들어도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독서가 즐거움이 되도록 다독이고 칭찬하고 곁에 함께 앉아주세요.

 책을 고를 때는 편집상태를 잘 보고 골라야 합니다. 안데르센 동화만 해도 수십 가지가 됩니다. 아이와 함께 책을 읽다 보면 아이가 편안하게 생각하는 편집양식이 있습니다. 제 첫째 딸은 계통이 명확하게 나누어진 글, 표나 그림으로 설명이 들어있는 편집을 좋아합니다. 둘째는 반대로 분위기를 잘 살린 삽화가 들어있는 편집을 좋아합니다. 저마다 가진 독특한 특성을 살려 책을 읽게 도와주면 독서습관이 잘 자리 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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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많이 읽은 해다. 계획 없이 그냥 읽었는데 이만큼 읽었다.
그리고 가장 많이 잊었다. 점점 많이 잊는다. 돌아서면 멍~
건망증을 이겨내는 방법은 잊는 것보다 더 많이 읽는 거겠지.

읽고 싶은 책이 줄을 서서 기다린다. 내년에도 열심히 읽겠습니다.

12월에 읽은 책 15권 3984쪽 (전체 213권 52959쪽)

213. 더바이블 전도서 (송민원, 305) / 기독교
  전도서를 원어로 해설하고 설명한 책이다. 전도서는 지금까지 알던 헛되고 헛되고 헛된 인생을 말하는 책이 아니다. 저자는 전도서가 잠언처럼 규범을 말하는 지혜가 아니라 질문하고 생각하게 하는 반성적 지혜를 다루는 책이라고 한다. 히브리 원어로 본문을 해석하고 의미를 설명한다. 우리의 삶은 하나님이 다루는 영원(히브리 관점에서는 미래를 향하는 시간이 아니라 과거를 돌아보는 시간) 안에서 아주 작은 부분을 살아간다. 현실에 휘둘리지 말고 주어진 시간을 즐거워하라고 말한다.
  오랫동안 기독교 규범을 지키려고 애쓰며 살았던 삶에서 서서히 바꾸는 중이다. 올해는 합리적 이성과 굳어버린 관성을 무시하고 즐긴 시간이 많았다. 올해 마지막 책이다. 내년에도 즐겁게 지내야겠다.

212. 폭력에 반대합니다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62) / 인문
  삐삐 할머니 린드그렌이 독일 출판서점협회 평화상을 받고 했던 연설문이다. 폭력에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연설 내용이 논쟁적인데다가 길어서 주최측이 연설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린드그렌은 어린이들을 위해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자신의 생각을 꼭 밝혀야겠다며 프랑크프루트에 가서 연설했다. 그때 한 연설문이다. 린드그렌이 아이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너무 멋지다. 다만, 짧은 연설문을 두꺼운 종이에 인쇄하고 비싼 가격을 매겼다.

211. 빛이 드리운 자리 (필립 얀시, 459) / 기독교
  『빛이 드리운 자리는 필립 얀시의 회고록이다. 대학생 때 필립 얀시를 읽으며 위로받고 치유받았다.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는 인생 책이었다. 그때 얀시 책만 열 권 정도 읽었다. 회고록을 읽으며 얀시를 더 이해하게 되었다. 근본주의 기독교에 뿌리를 두었는데 그 뿌리에서 열린 열매를 거부하는 마음을 말이다. 지금도 이 책을 읽고 공감할 사람이 있을까? 그렇다면 안타깝다. 60년 전에 미국 남부 교회가 간직해야 할 가치로 삼았던 것을 지키는 데 여전히 힘을 쓰는 곳이라니~ 그런데 규칙 위주의 단순한 가르침에 통한다고 들었다. 계속 그 가르침에 빠져 편협해지거나, 거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예수님까지 버리지 않을까 걱정이다.

210. 나는 지방대 시간 강사다 (김민섭, 242) / 인문
  인문 계열 석사를 마치고 박사과정을 공부한 과정을 썼다. 대학은 교양인, 지식인이 모인 곳인데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진다. 노동 착취는 기본이고 화 나는 일이 연이어 일어난다. 읽으면서 화가 많이 났다. 다행히 이 책에는 2부가 있다. 지방대에서 시간 강사로 지내는 이야기인데 참 따뜻하다. 이런 분이 잘 되면 좋겠다. 작가 강의를 들었는데 책에서 느낀 것보다 더 따뜻하다. 강릉에 서점도 만들었다. 가봐야겠다.

209. 울프 (사샤 스타니시치, 210) / 5 이상
  마르코는 요르크를 괴롭힌다. 쌍둥이 형제도 동참한다. ‘는 요르크가 괴롭힘당하는 걸 보기 힘들다. 마르코에게 대놓고 말하지는 못한다. 그런데 방학을 맞아 캠프에 가야 한다. 가기 싫은데 어쩔 수 없이 가야 하는 상황이 생겼다. 어떻게 할까?
  학교 폭력을 다룬 책은 루틴처럼 정해진 해결 방법이 있다. 이 책은 그런 방식을 따르지 않는다. 극적인 해결이 없이 잔잔한 내용인데 울림이 크다. 참고로 제목인 울프는 두려움을 상징한다.

208 쉘터 (***, 165) / 5 이상
  미출간 원고이다. 지난해 11월에 원고를 읽고 의견을 말했더니 작가가 다시 고쳐 썼다. 1년 동안 고쳐 써서 많이 좋아졌지만, 의견을 보탰다. 이미 알려진 작가가 나한테 원고를 보내는 건 격려가 아니라 비판을 원한다고 생각해서 더 고치라고 했다. 작가가 다시 고쳐서 내게 보여줄 것 같진 않다. 어떤 책이 나올지 궁금하다.

207. 책벌레들의 책 없는 방학 (힐러리 매케이, 344) / 5학년 이상
  우리 가족이 80번 넘게 읽은 책. 호불호가 나뉘는 책. 나에겐 재미있다.

206. 우투리 하나린 마지막 전투 (문경민, 204) / 4학년 이상
  우투리 하나린 9편 완결판이다. 나니아 연대기 마지막 편과 제목이 같다. 우투리 하나린이 이준과 <마지막 전투>를 벌인다. 그림을 좀 더 잘 그렸으면 독자가 더 많아졌을 것 같다. 원고의 시작과 끝을 본 사람으로 작가가 얼마나 애썼는지 안다. 아쉽다.

205. 기이하고도 거룩한 은혜 (프레드릭 비크너, 191)
  소제목 한 챕터를 멈추지 않고 읽어야 한다. 중간에 멈추면 이해하기 어려워진다. 1장에 나오는 두 단락 <고통의 문><시간 이후>에는 좋은 문장이 가득하다. 2장은 비크너가 기억하는 할머니, 동생 이야기가 많다. <방 이름, ‘기억하라’>, <기억의 마법>, <기억의 고투>, <기억의 소망> 모두 기억을 다룬다. 내용은 아주 쉽다. 읽기는 쉬운데, 저자가 이걸 왜 썼는지 알기 어렵다. 딸은 2장이 너무 아름답다고 했다. 독서모임에 온 선생님은 2장을 왜 썼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2장은 짧은 단상이 이어진다. 하나하나 음미하기 좋은 내용이다. 소리 내서 읽으면 마음이 충만해진다.
  비크너는 쉬운 듯 어렵다. 원제가 A crazy, holy Grace. 은혜가 은혜로 보이지 않는다. 미친 듯한 모습으로 다가오는데 그 모습 가운데 거룩함이 있다고 한다. 그걸 볼 눈이 있다면 일상은 은혜로 가득하다. 비크너는 할머니와 동생을 기억하며 A crazy, holy Grace를 만난 것 같다. 읽고 또 읽을 책이다.

204. 교회를 찾아서 (레이첼 헬드 에반스, 383) / 기독교
  무거운 주제를 편안하게 읽어도 되는 책으로 썼다. 저자는 복음주의 교회에서 복음주의 가치관을 배웠다. 옳고 그름을 명확하게 보는 시절을 지나면서 복음주의 가치관이 점점 불편해졌다. 교회를 떠나기도 하고, 다른 교회(교회, 성당, 성공회 등)를 찾아가기도 한다. 지인들과 직접 작은 교회를 시작했다가 실패하기도 한다. 내 집이라 철썩같이 믿던 곳을 떠나 떠돌면서 새로운 집을 조금씩 만들어나가는 이야기다. 저자가 워낙 이야기를 잘 이끌어간다. 필립 얀시 책을 읽는 느낌도 났다.

203. 모두의 연수 (김려령, 331) / 중학생 이상
  연수는 골목이 살아있는 마을(명도단)에 산다. 연수는 명도단에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먹고, 놀고, 자랐다. 이 집에서 먹고, 저 집에서 놀고, 이 사람 저 사람 손에 컸다. 엄마는 연수를 낳다가 죽었다. 사기꾼 같은 사람이 아빠라 주장하지만, 알고 싶지 않다. 그래도 괜찮다. 연수는 모두의 연수니까. 앞집 삼촌, 옆집 할머니, 뒷집 아저씨까지 모두 연수를 지켜본다. 같이 살아간다. 이런 곳이라면 아이들이 잘 자랄 것이다. 순례주택을 생각나게 하는 책이다.

202. 막손이 두부 (모세영, 206) / 5학년 이상
  임진왜란 때 왜군이 조선 도공을 일본으로 데려갔다. 막손이도 아버지와 함께 잡혀가다가 아버지가 돌아가신다. 막손이는 도자기 기술이 없어서 일본인 집에 노예로 간다. 이때 일본 두부는 딱딱하고 맛이 없었다. 막손이는 맛을 잘 알고 손재주가 좋다. 친구를 사귀면서 우연히 두부를 만든다. 그런데 두부가 돈이 된다는 걸 안 무사가 막손이를 잡아가 산에서 몰래 두부를 만들게 시킨다. 막손이라는 아이를 통해 임진왜란이 일본에 준 음식 문화를 소개하는 책이다. 큰 역사적 사건 이면을 잘 살펴 쓴 책이다.

201. 진리는 나의 집에 있었다 (이서 매컬리, 241) / 기독교
  미국에 사는 흑인 그리스도인은 성경을 어떻게 읽을까? 오랫동안 백인들이 기반으로 사용한 성경 말씀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노예제도를 정당화하고 주인에게 복종을 강요하는 데 사용된 말씀을 어떻게 해석할까? 하나님을 믿는데 백인을 섬기라는 해석을 듣는다면 그리스도인으로 살기 어려울 것 같다. 그대로 받아들이면 좌절하며 살아야 하므로 백인 전용 구절을 흑인을 위한 말씀도 된다고 고심하며 연구한 것 같다. 장애신학을 보면서 장애인이 성경을 다르게 보는 모습에 놀랐는데 이 책도 같은 느낌을 준다. 로마서 13, 디모데전서 2장을 해석하고 누가복음의 여러 부분을 흑인의 관점으로 설명한다. 흑인을 공격하는 본문을 해석하려고 얼마나 고민했을까? 참 좋은 책이다.

200. 일곱빛깔 시가 있는 환대와 성장 이야기 (허현, 105) / 교육
  글쓰기 연수를 들었던 선생님이 책을 냈다. 경상북도교육청 책쓰는 선생님 프로젝트로 낸 책이다.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치고 선생님이 시를 썼다. 내게 배운 분들이 아이들과 글 쓰는 거 보면 좋다. 아주 쉬운 글모음집이다.

199. 휴먼카인드 (뤼트허르 브레흐만, 536) / 인문
  11월에 읽었는데 독서토론 질문을 만들려고 다시 읽었다. 많은 사람이 받아들이는 생각(통념)과연 그러한가?’ 생각하며 새로운 관점에서 다시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대부분 사람이 옳다고 받아들인 사실이 정말 옳은지 밝히는 내용이다. 소년들이 무인도에 갇힌다면 정말 파리대왕같은 일이 일어날까? 이스터 섬에서 비극적인 일이 일어났을까?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 스탠리 밀그램의 전기충격 실험, 방관자 효과를 널리 알린 캐서린 제노비스의 죽음은 알려진 그대로일까? 인간의 본성이 악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실험들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보여준다.
  저자가 인간을 바라보는 시각이 특별하다. 친밀하고 우호적인 존재가 살아남는다는 호모 퍼피 이론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공감의 부정적인 면, 권력자가 보이는 이상 행동을 분석한 내용은 정말 놀랍다.
  『휴먼카인드는 부정적이고 비판적인 사람에게 당신의 생각이 타당한가?’ 하고 묻는 책이다. 반면 긍정하며 잘 받아들이는 분에게 제대로 받아들이는가?’ 묻는 책이다. 물론 긍정적인 태도로 바라보는 분이 멋진 신세계1984, 기억전달자, 산둥수용소같은 책을 읽는다면 균형잡힌 생각을 갖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11월에 읽은 책 16권 4978쪽 (전체 48975쪽)

198. 성경 (1754)
날마다 꾸준히, 해마다 한 번씩 읽는다. 나를 만들어준 책이다. 내가 가장 많이 읽고, 좋아하고, 많이 알면서도 모르는 책이다.

197. 어느날 갑자기 (아사히나 요코, 179)
여학생의 옷과 외모를 소재로 쓴 책이다. 루미나 집에 할아버지가 오시면 평소 입던 옷을 못 입는다. 그런데 친구 시온이 삭발하고 등교한다. 고등학생인 시온이 언니도 삭발하고 등교했다고 한다. 지나치게 규칙을 적용하는 학교에 항의하기 위해. 시온은 언니를 응원하기 위해. 그러나 여학생의 삭발은 시선을 끈다. 시온과 언니는 수군거림의 대상이 된다. 대부분 여학생이 뭐라고 한다. 여학생이 자기 모습을 찾고 지키는 이야기다. 토론하기 좋다.

196. 책 산책가 (카르스텐 헨, 303) / 소설
책 좋아하는 사람이 좋아할 내용이다. 책방 직원 칼 콜호프는 책을 배달한다. 사람들은 칼이 전해주는 책을 기다린다. 칼은 자기가 전해주는 책을 사람들이 좋아한다고 생각한다. 독자들 취향을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사람들은 사실 책보다 칼을 기다린다. 늘 자기 계획에 따라 순서대로 책을 전달하는 칼 곁에 샤샤가 따라다니면서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난다. 샤샤는 패턴을 깬다. 들어가지 말아야 할 손님 집에 들어간다. 칼이 전해주는 책을 독자가 좋아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칼에게 독자를 잘 관찰하라고 조언도 한다. 작가가 아홉 살 아이 입을 통해 독자에게 어울리는 책을 권해주라고 한다. 칼이 말을 듣지 않자 샤샤는 직접 책을 골라 독자에게 전해준다. 칼 몰래. 칼은 9살 샤샤의 매력에 빠져들고 샤샤를 기303+다린다. 그러다가 갑자기 일이 생긴다. 소설이 늘 그렇듯~

책 좋아하는 사람이 좋아할 문장이 120쪽까지 꽤 나온다. 나를 깜짝 놀라게 한 문장이 120쪽 이후에는 사라진 게 아쉽다. 물론 120쪽 이후의 문장도 괜찮다. 120쪽 이전에 워낙 좋은 문장이 나와서다.

이곳에서 칼은, 불투명한 유리로 된 장에 종이로 된 가족을 두고 이들을 빛과 먼지로부터 보호하며 함께 살고 있었다. 책은 계속해서 칼에게 읽히고 싶어 했다. 자주 할수록 더 가치를 발하기 때문에 목과 귀에 걸리고 싶어 하는 진주처럼.(39)

칼은 우표를 모으듯 책을 모으는 사람을 이해했다. 책 속에는 자신과 연결된 것처럼 느껴지는 사람들이 살고 있고, 함께 나누는, 혹은 함께 나누고 싶은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이해했다. 마치 좋은 친구들과 함께 살고 있는 공동체인 양 자신의 책을 불러 모으는 사람들 말이다.(40)

잠에서 깬 칼은 자기 자신이 또 몇 페이지를 잃은 책처럼 느껴졌다. 이 느낌은 지난 몇 개월 사이에 점점 커지고 있고, 이제는 자신의 제본된 삶에 종이가 몇 장 남아 있지 않은 듯했다.(42)

사람들은 읽는 걸 점점 잊어버리고 있어. 책 앞표지와 뒤표지 사이에 있는 사람들 이야기가 자신들의 이야기인데도 말이야. 모든 책에는 심장이 있는데 누군가가 읽기 시작해야 뛰기 시작해. 읽는 사람의 심장과 연결되기 때문이지. (59)

난 시대에 조금 뒤떨어진 사람이야. 근데 그게 좋아. 점점 빨라지는 세상에서 살고 있는 느린 사람인 거지. 그리고 난 사람들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어.”(59)

어떤 말이 정확하게 내뱉어지지 않으면 해석의 여지가 있고 이를 이용할 수 있었다.(72)

많이 읽는다고 지식인이 되지는 않아. 많이 먹는다고 미식가가 되는 게 아니듯이.(78)

자신이 얼마나 나이가 들었는지를 보여 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마음에 젊음이 여전히 꽤 남아 있음을 일깨워 주기도 하는 모양이었다.(108)

소설 속 인물들은 영원히 살아 있는 거란다. 계속 읽히면 계속 살아 있는 거야.”(108)

책은 아이스크림보다도 훨씬, 훨씬 위험해요! 머리를 상하게 하거든요. 더 나쁜 경우에는 마음까지도요.”(116)

모든 사람의 마음에 드는 책은 없단다. 그런 책이 있다면 좋은 책은 아닐 거야. 모든 사람의 친구가 될 수는 없어. 모두가 다르니까. 모두의 친구가 되려면 각도 모서리도 없고 개성도 없어야 할 텐데. 정작 그렇다고 해도 꽤 많은 사람이 싫어할걸. 사람들은 각이나 모서리가 좀 필요하거든. 이해가 가니? 사람마다 다른 책이 필요한 거야. 한 사람이 진심으로 너무나도 사랑하는 책이 다른 사람에게도 정말 하찮은 책이 되기도 해.”(117)

칼은 문득 자신이 인구 수천 명의 도시에 사는 게 아니라 자신만의 마을에 살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책 읽는 사람들의 마을. 얼핏 보면 이 마을의 집들은 서로 가까이 붙어 있지는 않지만, 실제로는 아코디언의 바람통에 볼록 튀어나온 산들과 같았다. 양 끝을 멀리 잡아당겼을 때는 멀리 떨어져 있다가도 연주를 시작하고 공기를 짜내면 서로 가까이 붙었다. ~ 이 집에서 저 집으로 두 발짝을 가든, 백 발짝을 가든 상관이 없었다. 이 집들은 그냥 하나의 공동체였다.”(202)

 

195. 의성어 의태어 낱말 동시집 (박성우, 105)
어른이 쓴 동시집은 나와 안 맞다. 아이들이 쓴 글이 훨씬 좋다. 아이들 글을 보다가 이런 동시집을 읽으면 말장난하는 것 같다.

194. 늑대의 그림자 속에서 (알비다스 슐레피카스, 259) / 중학생 이상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사이에 러시아 본토와 동떨어진 칼리닌그라드 주가 있다. 리투아니아가 길을 막으면 러시아와 연결이 끊긴다. 이곳은 동프로이센으로 독일 땅이었다. 칸트가 즐겨 산책했던 곳이기도 하다. 독일이 패망하고 러시아가 점령하면서 이곳에 살던 독일인들은 죽음의 위기에 처했다. 살던 집에서 쫓겨나고 죽기도 했다. 독일로 강제 이주당하거나 리투아니아로 도망갔다. 이때 살아남기 위해 숲과 거리를 헤매던 아이들을 <늑대의 아이들>이라고 한다. 살아남은 <늑대의 아이들>이 겪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쓴 소설이다. 슬프고 아픈 역사의 흔적을 읽었다. 가난하고 약한 아이들이 더 고통을 당해서 많이 슬프다.

193. 수요일의 전쟁 (게리 슈미트, 391) / 중학생 이상
2010, 다른 반에서 우연히 보고 읽은 책이다. 그 우연 덕분에 수요일의 전쟁은 책벌레 가족 책이 되었다. 좋은 문장이 많아서 읽을 때마다 멈춰 생각하게 만든다. 나와 두 아이가 읽은 횟수를 더하면 25번 넘는다. 우린 수요일의 전쟁에 나오는 문장으로 농담했다. 수요일의 전쟁문장을 패러디해서 문자를 주고받았다. 햄릿, 리어왕, 맥베스, 오셀로 등 세익스피어 작품을 읽었다. 독서감상문 쓰는 법을 이 책으로 가르쳤다. 카이사르에 관한 책도 많이 읽었다.(내전기, 갈리아 원정기, 로마인 이야기, 콜린 매컬로가 쓴 책 등)
  『수요일의 전쟁은 다시 읽고 또 읽어도 좋다. 처음 읽을 때와 달라진 점이라고는 웃고 우는 횟수가 조금 줄어든 거. 처음에는 열 번쯤 웃고 다섯 번쯤 눈물이 났는데 몇 번 읽으니 다섯 번쯤 웃고 한두 번쯤 눈물이 났다. 이번에는 일곱 번쯤 웃고 세 번쯤 눈물이 났다.

1) 아빠는 다른 사람들이 아빠한테 기대했던 모습의 사람이 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아빠한테 선택의 기회가 있었는지 궁금했다. 아빠는 뭔가 덫에 걸린 느낌을 가져 본 적이 있는지, 아빠가 단 한 번이라도 다른 삶을 꿈꾸어 본 적이 있는지
 이 계약을 따냄으로써 아빠는 상공 회의소가 뽑은 올해의 기업인이 유력해졌다. 어쩌면 그게 모든 사람들이 기대하는 바였을 것이다.
 처음으로 나는 그것에 아빠가 진정으로 원하던 것인지가 궁금했다. 아니면 아빠가 뭔가 다른 것을 바랐던 때가 있었을까?

2) (누나가 집을 떠난 뒤에) 나는 집이 텅 빈 느낌이 드는 가장 큰 이유는 누나가 없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뭔가를 좋아하는 것을 처음 알게 되는 때는 바로 그 뭔가가 있던 장소에 없게 된 것이 처음으로 신경 쓰일 때 같다. 그리고 여러분도 알다시피, 아주 잘 알다시피, 텅 빈 느낌은 바깥보다는 마음속의 느낌이다.
 이와 같이 우리는 우리가 가진 것을 누리는 동안에는 그것의 가치를 알지 못하고 그것이 부족하거나 사라지게 된 뒤에야 그 가치를 깨닫게 되며, 그제야 우리가 그것을 갖고 있을 때 미처 보지 못한 미덕을 발견하게 된다.

3) 햄릿은 아무래도 잘못된 장소에서 자기 자신을 찾으려 했던 것 같다. 아니면 그에게 자기 자신을 찾을 필요가 없다고 말해 줄 사람을 만나지 못했거나. 햄릿은 자기 자신을 찾으려고 애쓸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자기의 본모습을 발견하도록 내버려 두어야 했다.

4) 베이커 선생님은 나를 보았다. 나는 알았다. 선생님이 혼자 있으려고 나를 교장실로 보내지 않으리라는 것을. 함께 촛불을 켠 사람을 떠나보내는 일은 없는 법이다.

5) 우상은 죽을 때 아주 힘겹게 죽는다. 그냥 조용히 사라지거나, 곱게 늙어 죽거나, 편하게 잠드는 식이 아니라, 불에 타 죽는 식으로 고통스럽게 죽는다. 그리고 우상이 떠나면 우리의 가슴은 숯덩이가 된다. 무엇보다도 괴로운 것은 우상이 떠난 빈자리를 다른 우상이 채울지 확실치 않다는 점이다. 아니면 아예 우리가 다른 우상이 빈자리를 채우기를 바라지 않게 될 수도 있다. 몸속에서 불길이 빠져나가는 고통을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

192. 엑시트 (황선미, 270) / 중학생 이상
황선미 작가의 진가를 다시 확인한 책이다. 등장인물을 이해하기 위해 작가가 인터뷰를 얼마나 했을까? 청소부를 통해 장미의 삶에 개입하고 싶었을 텐데 참는다. 장미를 폭행하고 괴롭힌 J를 응징하고 싶은 마음도 참는다. 사람은 대부분 자신이 뭔가 해주어야 한다고, 해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대상이 있다(주로 가족). 그 대상에게 필요 이상으로 다가가고 간섭한다. 청소부는 안 그런다. 그래서 장미를 도와주는 거리를 유지한 것 같다. 엑시트로 책나눔하며 참 좋았다. 장미가 처한 어려움을 생각하며 출구 없는 막막함을 나누었다. 역시 혼자 읽을 때보다 훨씬 좋다. 아픈 마음을 이야기했다.

191. 한성이 서울에게 (이현지, 196) / 5학년 이상
한 성은 2천 년 전 백제에 살았던 8살 남자아이다. 서 울은 현재 서울에 사는 여자아이다. 울이 마을은 아파트 건설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그런데 문화재가 발견되어서 아파트 건설이 중단되었다. 동네에는 울이네와 순이 할머니만 남았다. 울이 엄마는 울이 오빠가 죽은 뒤로 우울증에 빠졌다. 이때 울이에게 성이가 나타난다. 귀신인 성이는 울이에게만 보인다. 그리고 이곳에 문화재 도굴꾼이 찾아온다. 도굴꾼은 과거 흔적인 문화재를 돈으로만 본다. 성이의 기억이 담긴 물건을 훔치려는 도굴꾼에 맞서 울이는 어떻게 할까? 역사적 사건을 다루지 않고도 역사의 가치를 잘 드러냈다. 참 좋은 책이다.

190. 길러지지 않는다 (탁동철, 165) / 5학년 이상
속초에 아바이 마을이 있다. 625 전쟁 때 북한에서 내려온 분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다. 저마다 아픔을 가진 분들이 사는 동네에서 아이들은 신나게 논다. 스스로 놀거리를 찾고, 스스로 결정하며 살아갑니다. 은서와 해주가 새끼 고양이를 구한다. 교실에 가져와 기르려고 하는데 선생님이 반대한다. 우여곡절 끝에 고양이를 기르게 되지만, 사료를 살 돈이 없다. 그래서 아이들은 돈을 벌자고 한다. 돈을 버는 방법을 찾고, 돈을 벌려고 나선다. 곱게 길러진 아이들이라면 부모에게 돈을 받아 쓰겠지만, 아바이 마을 아이들은 그렇게 하면 반칙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어떻게 돈을 벌까? 돈을 벌면서 누구를 만나고,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갈까?

189. (브리타 테큰트럽, 95) / 5학년 이상
볼로냐 라가치 상을 받았다. 알의 중요성과 아름다움을 설명한다. 알 모양, 종류, 위장, 내부, 큰 알부터 작은 알까지, 둥지, 곤충과 파충류 등 여러 생물의 알, 인간의 역사에서 알의 쓰임까지 자세하게 알려준다. 이 책을 보면 알에 관심이 생긴다. 깨지기 어려운 둥근 모양에 다양한 색깔까지 아름답다.

188. 대왕고래 (안드레아스 셰른샤우겐, 88) / 5학년 이상
아름답다. 7미터나 되는 크기로 태어나 30미터로 자라 대양을 누비며 다니는 거대한 생명체 대왕고래. 고래 기름 때문에 멸종당할 위기를 맞았으나, 대왕고래의 아름다움을 뒤늦게나마 사람들이 알아서 살아남았다. 지구온난화가 대왕고래를 죽이지 않기를 바란다.

187. 휴먼카인드 (뤼트허르 브레흐만, 536) / 인문
나는 삶을 비극에서 탈출하는 과정으로 본다. 인간의 본성은 이기적이고, 삶에서 고통이 기본값이라 생각한다. 아이들은 사랑스럽지만, 바르게 행동하도록 끊임없이 규칙을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타고난 성향과 어릴 적 경험 때문에 부정적인 생각이 강화되었다는 사실을 안다. 그래서 내 생각을 뒷받침하는 것들을 더 빨리 받아들였을 것이다. <팩트풀니스>가 내 생각을 돌아보게 했고, <휴먼카인드>는 생각에 균열을 일으켰다. 저자는 인간의 본성은 선하며, 공감과 연대를 원한다고 주장한다. 내 생각을 강화했던 공유지의 비극, 방관자 효과 같은 실험 과정이 의도되었음을 밝힌다. 대부분 사람이 명백한 사실로 받아들이는 내용을 파고들어 본질을 드러내 보이며 '이게 과연 옳은가?' 묻는다. 누구나 당연하다고 받아들인 개념을 깊이 생각해보고 결정하라는 내용이 좋았다. 악의 평범성도, 선의 보편성도 마찬가지다. 감탄하며 읽었다. 이 책은 내 어두운 생각과 마음을 조금 밝게 해주었다.

186. 천하제일 치킨 쇼 (이희정, 170) / 4학년 이상
황금도깨비상 수상작이다. 나는 사람 마음과 본성, 현실적인 갈등을 다루는 책을 좋아한다. 이 책은 그렇진 않다. 닭으로 만든 요리에 현실을 담은 아이디어가 좋다. 닭 요리를 설명하는 문장을 많이 고민한 것 같다. 양념치킨-꿈은 달콤하지만, 현실은 매콤하다. 윙봉-퍽퍽살이 없으면 쫄깃살이 맛있는지 알 수 없다. 가볍게 읽으면서 경쟁, 우정, , 동물의 권리를 이야기하기에 좋다.

185. 신을 구한 라이프보트 (미치 앨봄, 357) / 소설
램버트라는 부자가 2억 달러짜리 호화 요트를 만들어 기술, 산업, 정치, 연예계의 선구자들을 태운다. 램버트는 서로 자극하며 세상을 바꾸려면 아이디어맨끼리 모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램버트는 그 무엇도 자신의 계획을 가로막지 못하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요트는 가라앉고 램버트는 겨우 살아나 구명보트에서 구조를 기다린다. 이때 구명보트에 자신이 신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나타난다. 그러자 사람들이 묻는다. 자기들이 사랑하는 누구는 왜 죽어야 했느냐고!
  소설은 세 가지 이야기가 번갈아 나온다. 구명보트에 탄 사람들 이야기, 1년 뒤 구명보트가 발견된 곳에서 진실을 찾는 형사, 방송 뉴스. 신이라 주장하는 사람이 탄 구명보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느낌이 난다. 작가가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에서 전한 이야기를 소설로 전하려 했지만, 이야기에 몰입되지는 않았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을 먼저 읽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신을 구한 라이프보트를 먼저 읽고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을 읽으면 괜찮을 것 같다.

184. 교회답지 않아 다투는 우리 (홍동우, 254) / 기독교
  교회를 생각하면 필립 얀시가 쓴 책 제목 교회, 나의 고민 나의 사랑이 떠오른다. 한때는 교회가 최고의 공동체라 생각했다. 좋아하는 사람들이 교회에 있었다. 교회를 배경으로 한 아름다운 추억이 참 많다. 그때는 참 행복했다. 나이가 들고 교회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알면서 점점 실망이 커졌다. 목사에 대한 실망이 가장 컸고, 몇몇 장로와 집사도 실망스러웠다.
  강원도 시골에서 몇 되지 않는 성도를 섬기는 좋은 목사님이 있다. 그러나 그분들보다 더 많은 목사가 성도를 실망시켰다. 밀리고 밀려서 시골까지 온 목사 중에 사기꾼도 있었고 알콜 중독자도 있었다. 법적인 처벌을 받은 범죄자도 있었다. 잠언의 기준으로 보면 그들은 멸망 받을 악인이었다. (내 서재에서 묵어가는 분 중 절반은 목사님이다. 어떤 분은 일찍 일어나 책을 읽고 계셨고, 어떤 분은 설거지를 다 하셨다. 그분들을 만나면서 목사에 대한 실망이 희미해졌다.)
  사람이 싫어서 교회가 싫어졌다. 교회답지 않아 다투는 우리의 첫 인물 김호준처럼 지냈다. 그때 나는 잠언의 세계가 전부라고 생각했다. 목사는 목사다워야 하고, 직분자는 직분자다워야 한다고. 그렇지 않으면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교회에는 두 번째 인물 박세직 집사 같은 사람도 있었다. 2000년이 되면서 박세직 같은 사람의 목소리가 교회에서 점점 커졌다. 교회를 사업체처럼 운영하고, 목사가 리더십을 발휘해서 강하게 이끌어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었다. 주로 중요한 역할을 맡은 사람과 목사들이 그랬다. 성공했다는 교회의 방법을 시골 교회에 적용하고 자기 뜻을 무조건 따라야 한다고 했다.
  나는 박세직 집사 같은 사람이 있으면 찾아가서 말렸다. 비난하지 않고 차분하게 설득했지만, 그분들은 내가 비난한다고 느끼기도 했다. 현지우 권사 같은 분은 드물었다. 지금까지 자신의 헌신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었다고 생각하는 분을 만나지 못했다. 언젠가 그런 분을 만난다면 마음이 어떨지 모르겠다.
  『교회답지 않아 다투는 우리는 참 잘 쓴 책이다. 실망한 30대 교인, 열심히 하려는 50대 교인, 지난날을 돌아보는 70대 교인을 통해 교회답지 않은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분들의 고민을 성경 말씀으로 대답한다. 실망한 30대 교인은 믿음이 바뀌는(자라는) 과정이라고, 비전과 성공을 내세우는 50대 교인에겐 교회다움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라고, 삶을 돌아보는 70대 교인에겐 큰 자가 작은 자를 섬기는 곳이 교회라고 말한다. 욥기, 바울 서신, 마태복음을 새롭게 풀어가는 과정에 매료되었다. 주위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있다.
  다만, 목사를 주인공으로 한 장을 더 썼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교회답지 않아 다투는 곳에서 목사의 책임도 크니까. 그러나 목사인 저자가 목사를 대상으로 삼기엔 고충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래도 저자가 폭넓은 독서와 깊은 성서 해석으로 의미있는 책을 쓴 분이라 CHAPTER 4가 있으면 좋겠다고 기대한다.

183. 복음과 상황 11월호 (159) / 기독교 잡지
  꼼꼼하게 읽는 월간지. 좋은 기사가 많다. 공인중개사 박진영 님이 글을 참 잘 쓴다. 이분 글을 <글쓰기 연수>에 써야겠다.

 10월에 읽은 책 17권 4235쪽 (전체 182권 43997쪽)

182. 지켜야 할 세계 (문경민, 254쪽) : https://bookyard.tistory.com/352

181. 로마서 강해 (존 스토트. 542쪽) / 기독교
  로마서를 공부하며 천천히 읽었다. 전에 그냥 읽을 때는 ‘왜 존 스토트지?’ 라고 했는데 공부하며 다시 읽으니 ‘역시 존 스토트네!’ 하게 된다. 참 좋았다.

180. 비밀 편지 소동 (송미경, 156쪽) / 5학년 이상
  교실에서 아이들이 친하게 지내게 하려고 <마니또>를 했었다. 지금도 하는 선생님이 있지만, 많이 줄었다. 송미경 작가가 <마니또>를 소재로 아이들 마음을 보여준다. 금요일에 마니또를 시작해서 다음 금요일까지 하루에 한 장씩 편지를 보내야 한다. 아이들 편지를 보여주며 쓴 사람과 받는 사람 마음을 드러낸다. 여러 등장인물이 편지로 얽혀서 누가 누군지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179. 반전이 있는 베트남사 (권재원, 165쪽) / 청소년 이상
  나는 역사를 좋아한다. 쯩자매가 한나라에 대항해서 독립운동을 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1000년 동안 중국의 지배를 받으며 맞섰고, 프랑스와 미국을 물리친 나라도 알았다. 그러나 디엔비엔푸 전투에서 베트남이 어떻게 이겼는지, 프랑스에서 독립한 이후 미국이 공격하기 전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제대로 몰랐다. 아오자이가 베트남 전통 의상이 아니고, 베트남 정치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도 이 책을 읽고 알았다. 베트남에 대해서 간단하면서도 중요한 사실을 알려주는 책이다. 여행으로 다녀온 지역에서 무엇을 더 봐야 하는지, 내가 가본 그곳이 어떤 곳인지 뒤늦게 알았다. 특히 베트남 사람들이 우리나라, 미국, 프랑스, 중국과 역사 문제를 따지지 않고 현재를 중시하며 지내는 마음을 알게 되었다. 좋은 책이다.

178. 라인 비트윈 경계위에 선 자 (토스카 리, 422쪽) / 소설
  읽었는지 기억나지 않아서 또 읽었다. 한참 읽으면서도 영화로 본 내용인지, 읽어서 내용이 익숙한지 몰랐다. 내가 좋아하는 <토스카 리>의 책을 읽었는지 안 읽었는지도 모르다니~ 절반 정도 읽고 이미 읽었다는 게 기억났다.
  이 책은 세 가지 소재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매그너스가 만든 엘클라베가 핵심이다. 엔클라베는 다가올 재앙을 피하려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공동체다. 매그너스는 미래를 내다보는 예언자이며 엔클라베를 이끌어가는 지도자다. 윈터는 7살에 엔클라베에 들어가 22살에 쫓겨난다. 두 번째는 윈터가 엔클라베 밖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다. 15년간 사회에서 분리되어 살면서 가진 가치관으로 사회에서 살아가면서 불안과 두려움을 느낀다. 엔클라베 안과 밖의 삶을 이어주는 세 번째 내용이 '전염병'이다. 영구동토층에 묻혀있던 순록 사체를 돼지가 먹고 병에 걸려 죽는다. 돼지고기를 먹은 사람들이 같은 병에 걸리고 점점 전염된다. 공포가 사람들을 덮치고 도시는 혼란의 도가니로 빠져든다. 윈터가 가족을 찾아, 해결책을 찾아 다니며 따뜻한 사람도 만나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만난다.
  전염병 이야기를 사이비 단체와 연결해서 쓸 생각을 하다니 대단하다. 토스카 리는 이야기를 만드는 재주가 뛰어난 작가다.

177. 백점백곰 (김유, 83쪽) / 2학년 이상
  부모님과 할머니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태어난 백고미. 힘이 세고 공부도 잘한다. 공부 잘하면 최고라고 생각하며 늘 백점을 받는다. 그러나 친구들에게 친절하진 않다. 전학생 최고봉은 공부도 잘하고 친절하다. 고미는 최고봉이 친구들에게 친절한 모습을 보면서 고민한다. 친구 말숙이가 고개 너머 어딘가에 갔다 오더니 바뀐 걸 보고 고미도 장롱 귀신을 만나러 간다. 어떻게 될까?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재미난 책이다.

176. 안읽어 씨 가족과 책 요리점 (김유, 123쪽)
  재미난 아이디어로 글을 썼다. 아빠 안읽어 씨는 책을 안 읽는다. 보여주기 용도로 들고 다닌다. 엄마 산만해 여사도 책을 안 읽는다. 라면 받침 등 다른 용도로 책을 쓴다. 딸 안봄도 책을 안 읽는다. 개 왈왈이 책을 읽을 리가 없다. 책 주변을 맴돌면서도 책을 읽지 않는 가족 이야기를 재미나게 썼다. 결국 책을 읽겠지만, 과정이 재미있어서 아이들이 좋아하겠다. 책을 읽으라고 강요하며 잔소리하지 말고 이런 책을 한 권 읽어주면 어떨까?

175. 씽씽 달려라, 허벅지 (우성희, 120쪽) / 4학년 이상
  영찬이와 시아는 6년째 친구다. 같은 반인 데다가 강아지 산책도 같이하고 떡볶이도 같이 먹는다. 그런데 영찬이가 좀 달라졌다. 자꾸만 빛나를 쳐다본다. 빛나는 여우 짓을 하며 영찬이 마음을 훔친다. 화가 난 시아는 빛나가 잘하는 피겨 스케이팅을 배우기 시작하는데 영 안 된다. 친하게 지내던 영찬이가 빛나를 따라다니면서 기분도 안 좋다. 피겨 스케이팅도 잘 안 된다. 영찬이가 빛나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하는 모습을 보고 화가 나서 집에 간 날, 가족들이 피겨 같은 거 잊고 스피드 스케이팅을 해보라고 한다. 시아에게 딱 어울리는 운동이라고. 과연 시아는 스피드 스케이팅을 할까? 건강한 자아상을 갖게 해주는 내용이다. 좋다.

174. 재민이의 특별한 점(김경미, 87쪽) / 3학년 이상
  잘 모르는 작가인데 글을 참 잘 쓴다. 책을 읽으며 아이들의 행동과 마음을 잘 안다고 느꼈다. 오랫동안 어린이 책을 만들었다고 해도 아이를 잘 모를 수 있는데, 책 내용에 아이들 심리가 제대로 묘사되었다. 슬쩍슬쩍 선생님께 덤비며 자기 뜻대로 하려는 아이의 말투와 행동이 딱 맞다. 놀리는 친구의 말에 선생님이 하는 대답도 좋다. 아이마다 재능이 있으며, 재능을 찾는 책 내용도 참 좋다.

173. 백제 최후의 날 (박상기, 212쪽) / 5학년 이상
  교사이며 작가인 박상기 선생님이 쓴 역사 동화다. 석솔과 도해는 웅진성 밖에 산다. 두 아이는 아픈 동생을 위해 먹을 것을 구하러 다닌다. 신라와 당나라 군대가 공격해올 때 옹진성에 들어갔다가 나오지 못한다. 다칠 뻔한 공주를 우연히 도와주고 왕자와 친해진다. 그러나 당나라 군대가 쳐들어오고 첩자까지 성 안에 들어온다. 석솔은 왕자와 친해지고, 첩자인 줄 모르면서 첩자와 만난다. 더군다나 궁궐에 모아둔 보석을 훔친다. 백제 최후의 날 석솔은 무얼 볼까? 아이 눈으로 본 백제 최후의 날이 슬프다.

172. 복음과 상황 10월호 (175쪽)
  한 글자, 한 글자 꼼꼼하게 읽는 월간지다. 먼저 읽는 <정원 이야기>는 늘 좋고, <예와 아니오>라는 글이 참 좋았다. 프레드릭 비크너의 문장을 인용하며 시작해서 비크너의 문장으로 끝나는 글이다. 진짜 좋았다. <대중문화를 향한 기독교의 시선은 달라져야 합니다.>는 연재를 마친 두 기고가와 대담한 내용인데 참 좋았다. 이 두 기사가 올해 읽은 모든 기사보다 좋았다.

171. 지와 사랑 (헤르만 헤세, 346쪽) / 고전
  생각 많은 사람과 감정이 앞서는 사람. 인간관계에서 맞지 않은 조합이다. 생각 많은 사람은 느리고 답답해 보인다. 감정이 앞서는 사람은 성급하고 신중하지 않아 보인다. 지식과 감정이 극점으로 치달으면 어떻게 될까? 나르치스는 감정을 누르고 수련하는 수도사를 대표한다. 골드문트는 수도원을 떠나 방탕하게 산다. 나르치스는 꾸준히 수도사의 길을 간다. 골드문트는 방탕한 삶의 경험을 뛰어난 예술미로 표현한다. 그러나 현실성이 없다. 헤세가 순진하게 썼다고 생각한다. 지(知)를 추구하며 충만해진 사람이 사랑(방황과 방탕)의 경험으로 예술미를 완성한 사람을 인정하고 그 사람에게 자극을 받는다. 헤세가 수도원에서 공부를 강요받은 게 싫어서 방황과 방탕을 좋게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독서 모임에서 둘이 너무 극단으로 표현되었다고 의견을 나누었다. 자신의 성향, MBTI에서 지식 쪽(TJ), 감정 쪽(FP)으로 나누기도 했다. 생활 모습에 흠이 있는 사람의 작품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 이야기하고, 자신과 다른 성향의 사람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나누었다. 감정 표현을 말하다가 욕을 일상 표현으로 쓰는 요즘 아이들 이야기까지 다양하게 이야기했다. 답답하게 읽은 책이 토론하면서 재미난 책이 되었다.

170. 세계는 왜 싸우는가 (김영미, 309쪽) / 사회+역사
  저자는 80여 나라에 취재하러 갔던 국제분쟁전문 PD다. 저자가 제네바 게스트하우스에서 청년들이 토론하는 가운데 우리나라 학생들이 토론에 참여하지 않는 걸 보았다. 1년 중 평균 9개월을 해외에서 보내는 엄마로 아들과 친구들에게 엄마가 보았던 나라가 분쟁한 까닭과 현재 상황을 알려주려고 책을 썼다. 여러 나라 학생들과 토론하기를 바라며 지금 전쟁하거나, 최근에 전쟁했던 13개 나라를 소개했다. 지금 다투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도 다루었다. 좋은 책이다.

169. 네 다리는 초콜릿 다리야! (박선아, 222쪽) / 교육 에세이
  다문화 학교가 있다. 다문화 아이들이 꽤 많은 곳이다. 부모 모두 국외 출신, 부모 중 한 분만 국외 출신도 있다. 우리말을 못 하는 아이도 있다. 이곳에서 1학년을 2년 동안 가르친 이야기다. 아직 학교 규칙을 잘 모르는 1학년인데, 아프리카 출신 아이들은 흥이 많아 뛰어다닌다. 특수교육 대상 아이도 있고, 집이 멀어 혼자 오기 어려운 아이도 있다. 이 아이들과 지낸 이야기를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묶었다.

168. 싸울 때마다 투명해진다 (은유, 295쪽) / 에세이
  학부모 독서동아리에서 읽었다. 엄마들이 어려워하면서도 공감했다. 직장에서 집으로 들어가면 옷을 갈아입지 않고 곧바로 집안일을 코스 따라가듯 한다고 했다. 여성이며 엄마로 사는 게 쉽지 않다. 은유 작가가 예민하다고, 좀 지나치다고 말하기도 했다. 책 후반부로 가면서 나도 지나치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공감할 부분이 참 많았다. 우리나라에서 여성으로, 엄마로 사는 게 쉽지 않다. 여성을 위한다고 하는 말조차 생각없이 하는 말일 때가 많다고 느꼈다.

167. 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480쪽) / 문학
  처음 읽을 때보다는 괜찮아졌지만, 그래도 조르바는 나랑 안 맞다. 내 멋대로 사는 거 별로다. 조르바는 여성과 잠자리를 하는 게 존중이라고 말하는데 참 웃긴다. 그래도 두 번째 읽으니 좋은 문장이 많이 보인다. 따르는 전형이 고상하면 고상할수록 우리가 묶이는 노예의 사슬이 길어지는 것은 아닐까? 문장. 어린아이처럼 그는 모든 사물과 생소하게 만난다. 이런 문장. 그래도 이 책은 별로다.

166. 쉽게 읽는 천로역정 (존 번연, 344쪽) / 기독교 고전
  순례자가 좁은 길을 따라 하늘나라로 가는 여정에서 일어나는 일을 썼다. 20대에 읽었을 때보다 지금 더 좋다. 먼지(죄) 가득한 방에서 청소하려고 비질하다가 먼지만 일으키는 걸 율법으로 설명한 점이 눈에 띈다. 고난의 산을 지나고 또 넘는 과정도 그리스도인의 삶을 잘 나타낸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너무 편안하게 사는 거 아닌가 생각했다.


9월에 읽은 책 17권 3985쪽 (전체 165권 39762쪽)

165. 자유 (박영선, 404) / 기독교
  박영선 목사님은 최애 설교가 중 한 분이다. 30년 전에 하나님의 열심을 읽고 반해서 이분 책을 많이 읽었다. 설교도 자주 들었다. 책과 설교에서 목사님은 실력을 기르라고 말씀하셨다. 자유는 자유를 주제로 한 설교를 모은 책이다. 박영선 목사 설교 선집 마지막 책이다. 이 책에서도 실력을 기르라고 하신다. 하나님은 우리 고생보다 크신 분이고, 겁내지 말고 하나님을 믿고 따르라고 하신다. 30년 내내 같은 이야기를 하시는데 30년 동안 이 말씀을 찾아다닌 것 같다.

164. 동래성에 부는 바람 (박미경, 200) / 4학년 이상
  임진왜란 때 동래성에서 있었던 일을 상상해서 쓴 동화다. 송상현 부사는 잠깐 나온다. 부사를 따라온 작은아씨와 덕순이가 주인공이다. 덕순이가 가족과 함께 살다가 작은아씨를 만난다. 아씨와 친해졌는데 왜군이 쳐들어와서 일본으로 잡혀간다. 고향으로 돌아갈 날을 기다리며 오사카성에서 지내던 이야기도 나온다. 서재에서 우연히 집었다가 단숨에 읽어버렸다.

163. 하트 쿠키 (우성희, 95) / 3학년 이상
  하트 쿠키 빵집 앞에 프랜차이즈 빵집이 생긴다. 손님이 줄어들면서 아빠가 택시 운전을 시작한다. 단골 손님도 프랜차이즈 빵집에 가고, 가장 친한 친구도 다른 빵집에서 빵을 산다. 엄마는 건강한 빵, 생명을 살리는 빵을 개발하려고 하다가 쓰러진다. 예나와 아빠는 새로운 레시피를 개발해서 빵집을 살리려 하는데~ 사회 수업, 진로 수업에 이야기하면 좋겠다.

162. 달려가기는 처음 (우성희, 99) / 3학년 이상
  기독교 가치를 담은 단편 4편이 실렸다. 아가페 사랑이 무엇인지 보여주려는 목적으로 쓴 동화다. 아빠와 사는 아이, 엄마가 돌아가신 집에 남은 강아지, 부모의 사랑과 관심을 받지 못한 아이, 부모가 이혼해서 할머니와 사는 아이가 사랑을 만나는 이야기다.

161. 천사동물병원의 수상한 사람들 (우성희, 70) / 3학년 이상
  반수대(반달이를 수호하는 대원들) 친구들이 사라진 유기견 반달이를 찾아낸다. 쓰레기 봉투에서. 과연 누가 반달이를 쓰레기 봉투에 버렸을까? 마녀 아줌마? 수상한 아저씨? 범인은 의외의 인물이었는데 과연 누구일까? 동물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알려주는 책이다.

160. 마당을 나온 암탉 (황선미, 205) / 5학년 이상
  20년 전에 마당을 나온 암탉을 읽었습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우리나라에 이런 동화가 나오다니!’ 했지요. 학교에서 아이들과 읽었고, 집에서 자녀와 같이 읽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실망했던 건, 책에서 받은 감동이 컸기 때문이었습니다. 기독교 세계관으로 가르쳤고, 부모의 역할을 생각하며 독서 모임을 하기도 했습니다. 2010년이 지나면서 우리나라에 좋은 책이 연이어 나왔습니다. 그분들 책을 읽으면서 마당을 나온 암탉을 다시 읽어야 하는데~’ 생각했어요. 그때마다 다른 책에 빠져 읽어야 하는데~’만 되풀이했습니다.
  펀딩 설문에 마당을 나온 암탉으로 질문을 만들어달라는 글을 보았습니다. 교사로 지내며 독서 모임을 시작하던 때에 빛이 되어준 책을 다시 읽으면 어떤 마음일까 궁금해졌습니다. 자녀를 책으로 기르면서 마당을 나온 암탉이 주었던 추억이 떠올랐습니다. 다시 읽은 마당을 나온 암탉은 자신을 찾는 이야기로 다가왔습니다. 참 좋은 책입니다.

159. 고양이 인간이 된 선생님 (임소영, 98) / 2학년 이상
  <고양이 인간이 된 선생님><214번째 비상 상황> 두 편의 동화가 나온다. 선생님이 고양이로 변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는 상상을 자극한다. 214번째 비상 상황은 병정개미들이 첫 전투에 나서는 과정을 보여준다. 약한 병정개미가 제 역할을 해내는 이야기다. 우리 반 아이들에게 읽어줬다. 반응은 보통!

158. 아이샤의 돌멩이 (조종순, 196) / 4학년 이상
  에티오피아에는 80개 넘는 부족이 산다. 갈등이 생기면 79개 부족이 적으로 변한다. 부족에서 누군가 해를 입으면 보복이 시작된다. 아이샤의 아버지도 갑자기 잡혀가서 열흘 뒤에 돌아왔다. 돌아온 아버지는 많이 달라졌다. 총을 구해 가족(과 부족)을 지키려 한다. 총을 구하려고 코끼리를 죽여 상아를 판다.
  아버지가 죽인 코끼리에겐 새끼 두 마리가 있었다. 엄마 코끼리가 죽고 코코로와 오코로는 보호를 받지 못한 채 살아간다. 어린 코끼리들이라 위기를 자주 만난다. 다른 동물이 도와주지 않으면 살기 어렵다.
  아이샤는 갈등과 분열을 계속 본다. 코코로와 오코로도 갈등과 위기를 만나지만 동물들의 도움을 받으며 이겨낸다. 그러다가 아이샤와 코끼리가 서서히 가까워진다. 그리고 만난다. 좋은 책이다.

157. 함께 사는 기적 (신한열, 319) / 종교
  프랑스 떼제 공동체에서 살아가는 신한열 수사가 떼제를 소개한다. 떼제에서 만난 사람, 떼제 수사가 되었던 과정, 떼제에서 한 일을 소개한다. 특히 분열과 갈등 관계에 있는 사람들과 지내는 모습이 부러웠다. 이슬람 난민을 받아들이고, 다툼과 분열의 역사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함께한다. 이야기하고, 먹고, 노래한다. 지금은 공격적인 전도는 역효과를 일으킨다. 떼제에서 하듯 함께 이야기하고 노래하고 이야기하는 모임이 필요하다. 부러웠다.

156. 이십 년 만에 지킨 약속 (전형일, 263) / 교사, 선교
  전형일 선생님이 교사로 지내는 기간 중에서 1/10은 선교지에서 보내고 싶다는 마음을 실천한 이야기다. 선생님은 공립학교에서 가르치다가 중앙기독중학교로, 다시 필리핀 Faith Academy로 간다. 선생님은 다양한 국적을 가진 MK(선교사 자녀)들을 가르치는 학교에서 새로운 문화를 만나 새로운 교육을 펼쳐간다. 교육기자재가 준비되지 않은 곳에서 과학 실험을 하고, 교직원이 함께 준비하고 노력하며 학교를 이끌어간다. 체험 학습, 수업, 식사, 예체능, 학부모 만남 등 새로운 것 일색인 곳에서 노력하고 협력하는 모습이 좋았다. '나는 이렇게 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쉽지 않겠다. 필리핀에서 사는 자체도 어려운데 영어로 수업하며, 예상치 못한 일을 해나가는 모습이 참 좋았다.

155. 아몬드 (손원평, 314) / 중학생 이상
  학부모 독서동아리에서 나누려고 다시 읽었다. 처음 읽었을 때 느꼈던 울림과는 다른 깊이가 느껴졌다. 운이 세상에 일으키는 조화가 많다는 문장(34), 엄마가 자식을 위해 해주는 게 사랑이라기보다는 엄마 마음이 아프지 않으려는 몸부림에 가깝다는 문장(43), 평범함에 대한 생각(97), 아무것도 느끼지 않으면 상처 받을 일이 없다는 문장(174), 가족은 손을 잡고 걸어야 한다는 문장(184)이 눈에 띄었다. 아무것도 느끼지 않으면 상처 받지 않는다는 문장은 다른 책에서 봤다. '그러나'로 이어지는 문장이 멋있다고 생각했었는데 기억나지 않는다. 언젠가 그 문장을 읽으면서 '비슷한 문장을 어딘가에서 봤는데~' 하며 <아몬드>인 줄 모를 것 같기도 하다. 창비에서 다즐링으로 출판사가 바뀐 뒤에 작가는 한 꼭지를 더 넣었다. 윤재와 도라가 나오는 택배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읽으며 작가들이 참 재주가 많다고 생각했다.

154. 중급 한국어 (문지혁, 263) / 소설
  작가가 겪은 일을 가볍게 쓴 수필을 소설 형식으로 썼다. 서울에서 동해안 어느 대학(아마 강원대학교 삼척캠퍼스)으로 1주일에 한 번씩 글쓰기 강의를 하러 온 이야기 + 아내 + 자녀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다. 글쓰기 과정과 기술도 쓰고, 아이를 갖기 어려웠던 때의 마음과 노력도 쓰고, 대학생에게 국문학을 가르치는 내용도 썼다. 문장이 참 좋다. 내용이 가벼운데 문장에 멈춰 생각하게 된다. 독서 모임에서 읽었는데 초급 한국어보다 중급 한국어가 좋다고 했다. 이 책은 다시 읽을 책이다.

153. 복음과 상황 9월호 (163) / 기독교 잡지
  개인주의를 주제로 다루었다. 개인주의를 주제로 한 좌담, 요즘 세대가 개인주의를 보이는 까닭과 현상, 우정과 공동체를 다루었다. 가장 먼저 읽는 <정원 이야기><책 소개>는 물론 하나하나 좋은 글이다.

152. 시간은 기억을 추억으로 만든다 (정진영, 200) / 수필
  32년차 초등학교 선생님이 쓴 수필 모음이다. 어린 시절 살았던 울진, 교원대학교에 다니던 청주, 교사로 지내던 양평과 주변 지역, 몇 번씩 이사하며 살았던 곳들, 기억에 남은 도로와 장소들 이야기를 가볍게 썼다. 소소한 일상 이야기를 글로 써서 기억하는 모습이 좋다.

151. 조선 전쟁 생중계 (정명섭 외, 343) / 역사
  조선 500년 역사를 뒤흔든 10번의 전투를 소개한다. 탄금대, 행주산성, 칠전량, 명량, 노량 전투를 안다고 생각했는데 자세히 보니 모르는 면이 많았다. 신립이 조령에 방어선을 구축하지 못한 까닭을 알게 되었다. 행주산성이 생각보다 방어하기 더 어려웠다는 점, 칠전량은 그야말로 함정에 스스로 들어갔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파저강 야인정벌, 사르후 전투, 쌍령 전투, 광교산 전투, 손돌목돈대 전투는 새롭게 알았다. 전쟁은 지도자들이 일으키고, 고통은 백성이 당하며, 전쟁 후에도 지도자들은 백성을 안중에 두지 않았다는 게 안타깝다. 지금 전쟁이 나도 그럴 것 같아 두렵다.

150. 열왕기 (존 올리, 532) / 기독교
  전성민 교수님 열왕기 강의를 듣고 열왕기 강해서를 다시 읽었다. 처음 읽었을 때는 집중하지 않고 읽었는데, 포인트를 듣고 읽으니 달라 보인다. 줄을 그으며 재미나게 읽었다. 어릴 때 읽었던 열왕기와 많이 달라졌다. 왕들(특히 다윗과 솔로몬)의 잘못이 보인다. 열왕기가 많이 인간적으로 다가왔다. 또한 하나님께서 오래 참으신다는 걸 느꼈다.

149. 소년을 읽다 (서현숙, 221)
  서현숙 선생님을 알기 전에 이 책은 감동을 주는 독서 수업으로 읽었다. ‘역시, 아이들 경험과 잇닿는 책을 주어야 해!’, ‘책은 소년원에 갇힌 학생에게도 의미를 만들어줘!’라고 생각했다. 서현숙 선생님을 알고 난 뒤에는 달라졌다. 우선 문장을 읽으며 표현들이 깔깔거리며 다가온다고 생각했다. 재미를 좋아하는 선생님이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며 보고 겪고 느낀 마음을 재미나게 들려주는 느낌이었다. 나는 선생으로 살면서 아이를 가르치고, 동료와 학부모에게 설명하기를 되풀이하다 보니 재미보다는 의미로 치우쳤다. 그래서 내 표현은 좀 무겁고 흐릿해졌다. 듣고 딱 이해하거나 반응하는 말이 아니라, 한 번 더 생각하고 천천히 깨닫고, 시간이 지난 뒤에 , 그런 말이었구나!’ 하게 되는 말들. 이게 좋다고 생각했는데 소년을 읽다를 읽으며 맑고 선명한 표현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다. 물론, 소년을 읽다때문만은 아니다. 10년 전에 읽었으면 이렇게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은 서현숙 선생님의 재미나고 담백한 표현이 좋다.

8월에 읽은 책 17권 3437쪽 (전체 147권 35777쪽)

147. 알록달록 빛나는 내 마음 키우기 (어유경 외, 240쪽) / 교육
  부제가 <부주의하고 산만한 아동을 위한 인지행동 프로그램>이다. ADHD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세 분이 책을 썼다. 나는 이야기를 좋아해서 이론이나 대응책을 설명하는 책을 잘 읽지 않는다. 이 책을 읽으며 부주의하고 산만한 아이를 대한 내 태도를 돌아보았다. 잘한 것도 있지만, 다르게 반응했어야 하는 기억도 많다.
  이 책에는 부주의하고 산만한 아동의 마음을 키우는 37가지 활동이 나온다. 스노볼을 보며 마음을 살피고, 마음을 날씨로 말하는 등 아이와 직접 해볼 활동을 소개한다. 부주의하고 산만한 아이에게 이런 활동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 확인하고 싶다. 아이 마음을 살피고 반응하는 길을 찾는 분에게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146. 오즈의 링키팅크 (프랭크 바움, 236쪽) / 4학년 이상
  123년 전, 오즈의 마법사를 읽은 아이들이 작가에게 편지를 보냈다. 후속편을 만들어 달라는 요청에 <환상의 나라 오즈>가 나왔다. 강아지 토토는 어떻게 되었느냐, 오즈의 마법사는 또 안 나오느냐 하는 질문에 답하면서 14권까지 썼다. 오즈의 링키팅크는 10권이다. 오즈의 마법사 주요 인물은 마지막에 잠깐 나올 뿐, 대부분 새로운 이야기다. 흥겹고 밝은 링키팅크 왕이 말하는 염소 빌빌과 함께 모험하는 이야기다.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조금씩 읽어주었다.

145. 기다려, 오백원 (우성희, 78쪽) / 3학년 이상
  연세 많은 이웃집 할머니가 강아지를 맡기려 한다. 한 시간에 500원! 도경이는 강아지와 친해질까? 단편 <기다려, 오백원> 외에 세 편이 더 있다. 모두 가족과의 관계를 다룬 책이다. 읽으면서 느낌이 참 좋았다. 책에 여백이 있어서 좋았다. 아이들 책은 교훈이나 설명을 직접 말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책은 그렇지 않다. 생각하게 느끼게 썼다. 짧은 분량이라 금방 읽었는데 느낌이 오래 남는다. 참 좋은 책이다. 작가님이 10월에 학교에 온다. 어떤 분일지 궁금해진다.

144. 거인 부벨라와 지렁이 친구 (조 프리드먼, 103쪽) / 3학년 이상
  커다란 거인과 아주 작은 지렁이가 만나면 어떻게 될지 상상하며 작가가 글을 썼다고 했다. 3학년은 상상력이 좋다. 교과서 공부할 때도 부벨라 이야기 부분은 더 즐거워했다.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진 존재가 친구가 되어 우정을 나누는 모습이 좋았다.

143. 모든 삶은 서툴다 (에밀 졸라 와, 261쪽) / 에세이 모음
  에밀 졸라, 조르주 상드, 루소, 파스칼, 조지 버나드 쇼 등 여러 작가가 쓴 에세이 모음집이다. ‘삶의 지혜와 깨달음을 주는~’ 이라는 부제에 맞는 에세이들을 모았다. 잠언이나 경구를 해설한 내용이 많고 단편소설도 몇 편 있다. 동네 서점에서 책을 훑어보다가 좋은 문장이 보여서 샀다.

142. 로지나 노, 지나 (이란주, 279쪽) / 중학생 이상
  이란주 작가는 이주노동자, 이주민 관련 글을 쓴다. 『로지나 노, 지나』는 르포소설이다. 로지나는 방글라데시에서 5살까지 살다가 우리나라에 왔다. 아빠가 먼저 와서 일하다가 엄마도 오게 됐다. 브로커 비용을 많이 써서 왔는데 돈벌이가 여의치 않다. 이주노동자가 겪는 어려움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로지나는 친구 없이, 혼자 놀면서, 학교에 가지 못한다. 학교에 가도 로지나가 아니라 지나로 불린다. 그래서 제목이 『로지나 노, 지나』이다. 이주노동자들이 겪는 일들이 실감나게 나타났다. 르포소설이라 현장감이 있다. 그러나 소설의 느낌은 적다.
  우리나라에선 비교, 평가가 많다. 그래서 비슷하지 않으면 틀렸다고 비판한다. 이주노동자는 피부 색깔, 말투, 출신국, 음식과 문화가 달라서 비난을 많이 받았다. 다른 게 뭐라고?

141. 오늘도 수줍은 차마니 (강인송, 99쪽)
  6학년 아이들 이야기 네 편이 실렸다. 주인공은 모두 남자아이다. 구오슬은 지독한 곱슬머리다. 말 한마디 잘못해서 권초아를 진짜 싫어하는 아이가 돼버렸다. 사실은 아닌데~ // 차마니는 수줍음이 많은 얌전한 남자아이다. 뛰는 것, 땀냄새 나는 걸 싫어한다. 그런데 힘이 너무 좋다. 그만 운동부 감독 눈에 띄어버렸다. 어찌하나~ // 김루아와 친구들은 학교에서 똥을 누면 한동안 놀림을 받는다. 아침에 소보로 빵과 우유를 먹고 김루아는 화장실에 가야 하는 위기에 처한다. 도저히 참지 못해서 몰래 가다가~ // 서화영은 꽃을 좋아하는 남자아이다. 꽃꽂이 수업하는데 꽃을 잘 모르는 짝이 더 잘 만든다. 화영이는 생각이 많아진다.
  음~ 모순되는 상황을 잘 묘사했다. 아이들에게 읽어주기 좋다.

140. 너를 위한 B컷 (이금이, 167쪽) / 중학생 이상
  B컷은 편집에서 잘려 나간 부분입니다. SNS와 유튜브에 올리지 못한 자투리 영상입니다. B컷에 실재가 들어있다는 걸 보여주려고 이금이 작가가 『너와 나를 위한 B컷』을 썼다고 생각합니다. 삭제된 부분에 드러난 현실은 멋지거나 아름답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의도적으로 보여주는 부분보다, 보여주기 싫어서 삭제한 B컷에 우리의 실제 모습이 더 담깁니다.
  선우는 우연히 영상 편집을 시작했다가 서빈이 눈에 띕니다. 서빈이는 문화상품권을 주면서 자기 유튜브에 올릴 영상을 선우에게 편집해달라고 합니다. 선우는 공부에 관심이 없고 시간도 남아서 동의합니다. 유튜브 운영자인 서빈이를 돋보이게 편집합니다. 욕하는 장면을 잘라내고, 자막과 음악을 넣습니다. 서빈이 계정 구독자가 많아지면서 선우도 뿌듯합니다. 선우는 서빈이가 준 영상을 편집하면서 포카리스(공부잘하고 인기 많은 네 친구)를 알아갑니다. 그러다가 일이 생깁니다. 그 일 때문에 잘라낸 B컷을 살펴보지요. B컷에는 뭐가 있을까요?

139. 우리는 책 모임 하러 학교에 갑니다 (박미정, 299쪽) / 독서교육
  박미정 선생님 책 모임에 참여하고 싶었다. 너무 재미있어 보였다. 아이와, 어른과, 제자와, 학교에서, 집에서, 온라인에서, 아마 까페에서도 모이는 것 같았다. 아침 6시에 모이는 모임도 있고, 밤늦게 모이기도 하는 것 같다. 얼마나 재미있으면 시간, 장소, 대상을 가리지 않고 계속 모일까?
  이 책은 <책 모임> 하라고 등 떠미는 책이다. <책 모임> 좋다고 말하고(1장), 책 모임을 어떻게 하는지 알려준다(2~3장). 교실에서 선생님이 학생을 모두 이끌어가는 큰 모임(4장)과 아이끼리 책으로 이야기하는 작은 모임(5장)을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책 모임에서 궁금한 내용을 더 설명한다. 어떤 책을 읽어야 할까 궁금하면 부록을 보면 된다. 책을 읽고 어떻게 질문할지 궁금하면 3~5장을 보면 된다. 무엇보다 책 곳곳에서 아이를 대하는 태도를 알려준다.
  나도 독서동아리, 책 읽어주기, 독서 수업, 작가와의 만남 등 독서 활동을 많이 한다. 그러나 박미정 선생님처럼 이 정도로 하지는 않는다. 선생님은 책 모임으로 학급을 이끈다. 인생에 책 모임뿐인 사람처럼 아이들과 책으로 모이고 모인다. 그래서 아이들이 책에 빠져들고, 책을 읽으며 자라고, 책 모임에서 이야기하며 건강해진다. 부럽다. 내 아이가 선생님 반이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상상한다. 참 좋다.
  박미정 선생님이 책 모임에서 활짝 웃는 모습이 보기 좋다. 선생님이 책과 사람을 연결하며 계속 행복을 느끼기를 바란다.

138. 점과 선 (노턴 저스터, 66쪽) / 중학생 이상
  처음 봤을 때 깜짝 놀랐다. 점과 선으로 도형의 아름다움을, 인간관계를 표현한 책이라니! 그림책보다 내용이 길지만, 동화나 소설은 아니다. 선은 점을 좋아한다. 그러나 점은 선이 고지식하고 융통성이 없다며 싫어한다. 점은 자유분방한 헝클이(마구잡이로 그린 선)를 좋아한다. 선은 자신의 장점을 생각했다가, 다시 좌절한다. 그리고 점을 생각하며 노력한다. 그러다가 선을 꺾는 능력을 찾아내서 각을 만든다. 선이 만들어내는 도형과 디자인이 참 아름답다. 여기 나오는 그림은 모두 작가가 직접 그렸다고 들었다. 점과 선의 로맨스가 어른들의 마음을 울릴 것이다. 참 좋은 책이다.

137.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수학 가게입니다 (무카이 쇼고, 354쪽) / 중학생 이상
  수학 가게 시리즈 두 번째 책이다. 수학으로 세상을 구하겠다고 다짐하고 수학에 빠져든 소라가 미국으로 갔다. 수학 전문가가 사라진 뒤에 하루카는 혼자 수학을 공부한다. 그리고 수학 가게를 계속 이어간다. 하루카는 수학 천재가 아니어서 혼자 해결하지는 못한다. 친구들과 함께 학교 축제에서 일일 매점을 할지 연극을 할지 수학으로 결정한다. 축제에 쓸 아치를 황금비율로 만든다. 학교에 나오지 않는 친구가 어떻게 하면 학교에 나올지 계산하고 축제에 소라를 등장시킨다. 수학 계산이 나오긴 하지만 흥미를 끄는 요소가 많아 학생들이 재미있게 읽을 거라 생각한다.

136. 화씨 451 (레이 브래드버리, 279쪽) / 소설
  70년 전(1953년)에 바라본 디스토피아 세상을 썼다. 저자는 사람들이 점점 책을 읽지 않고 영상에 빠져들 거라고 봤다. 책을 읽는 사람이 줄어들다 못해 국가에서 책을 읽지 못하도록 전략을 세운다. 거짓 방송을 내보내어 세뇌하고 국민을 우둔하게 만든다. 그래야 국가에서 하는 말을 그대로 믿을 테니까.
  대부분 국민이 책이라곤 본 적이 없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숨어버렸다. 책을 간직하다가 들키면 방화수들이 가서 책을 태워버린다. 집을 불이 나지 않는 소재로 만들어서 소방관들이 할 일이 없어지고, 오히려 불을 지르는 직업이 생겨났다. 책 제목인 『화씨 451』도는 책이 타기 시작할 때 온도다.
  몬테규는 방화수다. 책을 태우러 갔다가 책과 함께 죽는 사람을 보고 충격을 받는다. 도대체 책이 뭐라고 책과 함께 죽는지 궁금해서 책을 한 권씩 숨겨온다. 책을 좋아하던 사람을 찾으려 한다. 그러다가 발각되고, 자신이 모은 책을 스스로 불태워야 하는 처지가 된다. ……
  사건이 많지 않고 몬테규의 생각과 서술이 많아 읽기 쉬운 책은 아니다. 그래도 70년 전에 이런 생각을 하다니 대단하다. 책보다 영상을 좋아하는 세상이 될 줄 어찌 알았을까! 책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참 좋은 책이다.

135. 우리가 만난 통일, 북조선 아이 (마석훈, 293쪽) / 통일, 수기, 탈북청소년
  탈북청소년들과 20년 동안 함께 살면서 뒤치다꺼리한 이야기다. 1월에 읽고 너무 좋아서 마구마구 추천했었다. 방학 동안 독서 모임에서 작가와의 만남을 하려고 다시 읽었다. 다시 읽어도 최고다. 작가와의 만남은 글보다 더 좋았다. 작가님이 북한 아이들 뒤치다꺼리 그만하고 편하게 살고 싶다는 말에 응원을 보냈다. 자세한 책 소개는 https://bookyard.tistory.com/313

134. 프런트 데스크 (켈리 양, 347쪽) / 중학생 이상
  켈리 양이 부모님과 200달러를 갖고 미국에 가서 버티던 이야기다. 세 가족이 주인 대신 모텔을 운영하면서 주인에게 돈을 뜯기고 겨우겨우 버틴다. 그래도 켈리 양은 계속 노력해서 하버드 로스쿨에 갔다. 이 책을 성공 이야기나 자녀 교육서로 쓸 수도 있었는데 켈리는 모텔에서 겪은 이야기로 썼다. 그때 만난 사람들에게 느낀 사랑과 우정이 성공이나 자기계발보다 훨씬 컸을 것이다.
  가난한 이민자가 직장을 얻기 힘든 현실을 이용해서 주인이 괴롭히는데도 세 가족은 버티고 또 버틴다. 켈리는 부모님을 도와주려고 모텔 프런트 데스크를 맡는다. 찾아오는 중국 이민자를 주인 몰래 재워주다가 위기를 겪고, 똑같은 옷을 입고 다닌다고 친구들에게 손가락질당하고, 모텔에서 생기는 문제들을 처리하며 힘들어한다. 그런데 켈리는 받아들이거나 회피하지 않는다. 문제를 해결하려고 글을 쓴다. C-를 받은 작품 실력에 좌절하기만 하지 않고 사전을 빌려서 글을 쓴다. 자기를 위해서도 쓰지만, 이웃을 도와주기 위해 편지를 보낸다. 연이어 닥치는 문제 앞에서 어린아이가 문제를 피하지 않고 이웃의 도움을 받아 계속 노력하고 도전하는 모습이 멋졌다.
  실제로 켈리 양이 겪은 일을 바탕으로 쓴 글이다. 실화에 바탕을 둔 글은 어른들에게 더 알맞다. 학생들은 실화보다 이야기 자체의 흡입력이 더 중요하다. 현실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이야기라면 『밉스 가족의 특별한 비밀』이 더 좋다. 삶에서 만나는 문제들을 글쓰기로 직면하는 이야기라면 『프리덤 라이터스 다이어리』가 좋다. 그러나 실화가 주는 현실감과 뭉클함이 크다는 장점을 무시하기 어렵다. 이 책은 참 좋은 책이다. 추천한다.

133. 우리에게 펭귄이란 (류재향, 115쪽) / 3학년 이상
  재미있게 읽었던 『욕 좀 하는 이유나』를 쓴 작가의 단편 모음이다. 편부모이거나, 재혼했거나, 별거하는 가정에서 아이들이 어떤 마음으로 지내는지 썼다. 일상에서 아이가 느끼는 마음을 잘 나타냈다. 좋은 책이다.

132. 수학특성화중학교 (김주희, 이윤원, 221쪽) / 중학생 이상
  수학을 주제로 가볍게 쓴 청소년 소설이다. 정해진 소수만 참여하는 수학 캠프에 도전하고, 참가해서 일어나는 일이라 흥미롭다. 중학생들이 좋아할 등장인물(아이돌, 금수저, 썸 타는 사이 등)이 사건을 이끌어가기 때문에 학생들이 재미나게 읽을 것 같다. 수학 내용이 많지는 않다. 가볍게 읽을 책이다.

7월에 읽은 책 16권 3926쪽 (전체 131권 32340쪽)

131. 물총새에 불이 붙듯 (유진 피터슨, 644) / 기독교
  유진 피터슨이 7가지 주제(모세, 다윗, 이사야, 솔로몬, 베드로, 바울, 밧모섬의 요한)를 일곱 번씩 설교한 원고를 책으로 냈다. 설교 49편 모두 참 따뜻하다. 일상에서 겪은 일을 차분하게 들려주며 성경 말씀으로 이어간다. 성경 말씀 역시 이야기로 해설하고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런 설교라면 1주일을 기다리겠다.

130. 어서 오세요! 수학 가게입니다(무카이 쇼고, 334) / 중학생 이상
  일본 작가는 독특한 소재를 찾아내서 글을 쓴다. 이 책은 수학으로 일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이야기다. 다섯 가지 이야기가 나온다. 무한을 증명하는 내용, 운동장을 이등분하는 내용, 연애부등식 등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을 수학으로 증명한다. 재미있다. 수학 싫어하는 중학생은 어떻게 읽을지 궁금하다. 2014년부터 3년 연속으로 시리즈 세 권이 출판되었다.

129. 시간을 보는 아이 모링 (김상미, 182) / 중학생 이상
  모링은 아빠가 죽은 뒤에 회색 인간이 보인다. 그들은 시간을 옮기는 요정이다. 그들이 보이면서 모링은 이상한 아이 취급을 받으며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는다. 학교에 다니지 않고 엄마와 시골로 이사하면서 반고 할아버지를 만난다. 반고 할아버지는 시간을 옮기는 요정이었다. 여기까진 이야기를 전개하기 위한 기본 장치다. 반고 할아버지는 수학자들의 시간을 옮겼고, 모링 아빠는 수학을 좋아했고, 모링은 어릴 때부터 아빠에게 수학 이야기를 들었다. 이 책은 소설 형식으로 수학자를 소개한다. 재미있다.

128. 광인 수술 보고서 (송미경, 127) / 중학생 이상
  광인(미친 사람)을 수술하고 쓴 보고서 형식의 소설이다. 봄날의 곰, 학교 가기 싫은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가 아니라 돌 씹어 먹는 아이쪽 소설이다. 같은 말을 되풀이하고, 아주 작은 일을 계속 말하는 연희를 김광호 박사가 수술한다. 왕따를 당한 연희가 수술하면서 일상생활이 어느 정도 가능해진다. 연희의 말과 행동을 볼 때 수술보다 위로가 필요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연희에게 의사가 아니라 친구가 필요하다는 걸 저자가 말하려는 것 같다.

127. 땅에서 하늘을 산 사람들 (배덕만, 226) / 기독교
  신학교에서 배덕만 교수님이 하나님 나라가 이 땅에 실현된 적이 있느냐?’ 하는 질문을 받고 쓴 책이다. 하나님 나라를 이루려고 땅에서 하늘을 살았던 12명을 소개한다. 20대에 이런 책을 참 좋아했다. 이 책을 읽으며 마틴 루터 킹과 만델라를 읽던 때가 기억났다. 그때는 하나님 나라를 이루겠다는 소망이 참 컸다. 지금은 소망보단 평안하게 쉬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다. 이 책은 그때 마음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126. 믿는다는 것 (강영안, 188) / 기독교
  강영안 교수님이 믿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강의하고 정리한 내용이다. 그리스도인의 믿음은 질문하는 믿음, 응답하는 믿음, 실천하는 믿음, 앎을 추구하는 믿음이어야 한다고 썼다. 내 주위에는 질문하는 분, 말씀에 응답하는 분, 실천하는 분, 분별하려고 발버둥 치는 분이 많다. 그분들은 이 책에서 말한 대로 살면서도 교회에서 목사님 말씀 잘 듣고 순종하며 살지 않는다는 것으로 걱정했다. 믿는다는 게 뭔지 고민했다. 이 책을 추천해야겠다.

125. 유나 아빠의 애도 일기 (김동선, 247) / 기독교
  76개월을 산 유나가 갑자기 뇌출혈로 쓰러져 24시간이 되기 전에 죽었다. 유나 아빠는 유나를 기억하며 애도 일기를 썼다. 열 살 아들이 상주가 되어 장례를 치르고, 유나를 관에 넣고, 화장하고, 사망신고를 하면서 애도하는 글을 썼다. 유품을 정리하면서, 유나가 죽은 1년이 되기까지 계속.
  『상실 수업의 저자 퀴블러 로스는 상실의 단계가 부정, 분노, 타협, 절망, 수용으로 나아간다고 했다. 이때 충분히 슬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젊은 교사가 스스로 삶을 마감한 안타까운 상황에서 애도 일기를 읽으며 우리가 슬플 때 슬퍼하지 않고 잊거나, 분노하거나, 어설픈 위로로 때우려 했다는 사실이 새삼 안타깝다. 내게도 슬픔이 많았다. 글로 쓰며 이겨냈다고 생각했는데, 많이 울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124. 복음과 상황 7월호 (156)
  기독교 월간지다. 꼼꼼하게 읽었다.

123. 성도의 공동생활 (디트리히 본회퍼, 217) / 기독교
  성도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려준다. 1<성도의 교제>가 무엇인지, 2장 말씀과 기도와 찬양과 공동기도로 <함께하는 날>3장 함께하는 날만큼이나 <홀로 있는 날>4장 성도가 어떻게 <섬김>을 보여야 하는지 말한다. 이 부분이 특별히 좋았다.
  “공동체 안에서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빚지고 있는 첫 번째 섬김은 다른 사람의 말을 들어주는 것입니다. 하나님에 대한 사랑이 그분의 말씀을 듣는 데서부터 시작되듯이, 형제에 대한 사랑도 형제의 말에 귀를 기울여 듣는 것을 배우는 데서 시작됩니다.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사랑은 우리에게 당신의 말씀을 주실 뿐 아니라, 당신의 귀도 빌려주신다는 사실에서 나타납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형제에게 귀를 기울여 듣는 법을 배우면, 우리가 형제에게 행하는 그 일이 바로 하나님의 역사가 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들, 특히 설교자들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면 언제나 그들에게 무엇인가를 제공해야 한다고 여기며, 그것이 그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섬김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들은 귀를 기울여 듣는 것이 말하는 것보다 더 큰 섬김이 될 수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자신에게 귀를 기울여 들어줄 사람을 찾지만, 그리스도인 가운데서도 들을 귀를 가진 사람을 찾지만, 그리스도인 가운데서도 들을 귀를 가진 사람을 찾기란 그리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들어야 할 때도 입을 열어 말하려고만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형제에게 귀를 기울이지 않는 사람은, 머지않아 하나님께도 귀를 기울이지 않을 것이며, 하나님 앞에서도 항상 말만 하려고 들 것입니다. 여기서 영적인 죽음이 시작되며, 결국 남는 것은 영적인 수다뿐입니다. 그곳에는 경건한 말 속에서 질식해 버린 성직자 냄새를 풍기는 자기 낮춤이 있을 뿐입니다. 오랜 시간 인내심을 품고 귀 기울여 들을 수 없는 사람은, 항상 다른 사람의 귀에 들어가지도 않는 말만하면서도 그 사실을 전혀 깨닫지 못합니다. ~”

122. 정의로운 은재 (진형민 외, 164) / 5학년 이상
  여섯 명이 단편을 썼다. <정의로운 은재>(오하림), <살아있는 맛>(전성현), <그날 밤, 홍이와 길동이(진형민), <손톱 끝만큼의 이해>(최나미)가 좋았다. <골목이 열리는 순간>(황선미)은 쓴 까닭은 알겠는데 보통이었다. <바이, 바이>는 마음에 들었지만, 좀비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아서 보통이 되었다. 아이들은 좋아할 것 같다.

121. 에이 아이 내니 (박미정, 163) / 4학년 이상
  주인공 별이는 고아다. 18살까지 AI 내니의 도움을 받으며 산다. 내니만 있어도 별이는 외롭지 않다. 내니를 만든 사람은 찬우 아빠다. 그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별이는 찬우네 가족과 친하게 지냈다. 찬우 부모님의 관심이 소홀한 틈을 타서 찬우가 호수로 내려갔고, 김별과 찬우 동생이 따라갔다. 그러다가 별이와 동생이 물에 빠졌고, 뒤늦게 온 내니가 별이를 구했다. 찬우 아빠가 만든 AI가 찬우 동생이 아니라 별이를 구했으니 찬우 아빠와 엄마는 찬우와 AI를 보고 싶어 하지 않았다. 찬우도 별이를 싫어하며 왕따를 시킨다. 별이와 내니는 어떻게 될까?
  AI와 인간의 관계를 토론하기 좋은 책이다. 초등, 중등 모두 토론할 수 있다.

120. 가정 통신문 시 쓰기 소동 (송미경, 127) / 4학년 이상
  동시에 빠진 선생님 몇 분이 추천해서 읽었다. 비둘기초등학교에 땡땡이 선생님이 왔다. 조용하고 말이 없어서 소문만 무성한 분이다. 땡땡이 선생님이 전교생에게 보내는 가정 통신문을 맡게 되었는데, 대뜸 시를 쓰자고 한다. ‘무슨 시야?’ 하며 걱정했는데 의외로 반응이 괜찮다. 가족과 이웃까지 모두 시에 조금씩 젖어들며 시를 쓰는 과정을 이야기로 썼다.
  공감하는 내용도 있지만, 책 내용에 빠져들지는 않았다. 나는 동시보다 아이들이 쓴 글을 시인 듯 시가 아닌, 시가 아닌 듯 시인 글 좋아한다. 아이들이 쓴 글은 자연의 맛이고, 동시는 인공감미료가 든 것 같다. 내겐 그렇다.그래도 글 쓰는 태도를 알려줘서 좋다.

119. 얼음이 빛나는 순간 (이금이, 250) / 중학생 이상
  지오는 아버지가 시키는 대로 살아야 한다. 엄마는 지오와 지윤이 유학 뒷바라지하러 갔다가 캐나다에 눌러앉았다. 남편의 족쇄에서 해방되어 아이들보다 더 열심히 공부하고는 이혼했다. 지오는 의리(?)로 아버지께 돌아왔지만, 아버지의 압박을 참지 못한다. 그래서 명문대 입학을 보장한다는 기숙고등학교를 선택한다. 그곳에서 부모님의 응원을 받으며 온 석주를 만난다. 석주 부모는 따뜻하게 응원하는 듯하지만, 지오 아빠와 다를 바 없다. 지오는 이를 모르고, 석주도 잘 모른다. 둘은 부모 품을 벗어날까? 서로 친구가 될까?
  두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지오는 현재에서 과거로, 석주는 과거에서 현재로 진행되다가 둘이 만난다. 읽으면서 낯설었다. 뒷이야기를 예상할 수 없었다. 결말은 참 좋았다. 자기 인생을 자기가 선택하는 모습이 좋았다.

118. 변두리의 마음 (서현숙, 207) / 에세이
  서현숙 선생님이 삼척으로 근무지를 옮겼다. 외부인의 눈으로 삼척을 거닌 이야기를 SNS에 올릴 때마다 신기하게 읽었다. 삼척 토박이인 내 눈에는 선생님이 느끼는 마음이 신기했다. ‘수십 년째 그 자리에 있는 우체국이 예쁘다고?’, ‘저 집은 내가 아는 집인데 저런 느낌이었나?’, ‘저긴 볼 게 없는 곳인데 저런 집이 있다고?’하며 읽다가 알게 됐다. ‘내가 본 삼척은 서현숙 선생님이 본 삼척과 다르구나. 난 삼척을 너무 내 눈으로만 봤구나!’ ‘여러 사람이 책을 읽고 나누면 풍성해진다고 말했는데 지역도 그렇다는 걸 모르다니~ 여러 사람이 여러 가지로 보면 더 다양해진다는 걸 이렇게 느끼다니!’
  참, 가보고 싶은 곳도 생겼다. 동네마다 여러 사람이 본 모습이 나오면 좋겠다.

117. 10대 언어보감 (따돌림사회연구모임, 239) / 인문
  10대가 가치 있게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좋은 말을 소개한다. 채근담을 위주로 우리나라 위인들이 남긴 좋은 말을 뽑아서 좋은 생각을 갖고 살아가라고 조언한다. 따돌림없는사회연구모임에서 만들었는데, 중학생이 이런 내용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

116. 준주(조양희, 456) / 소설
  작가는 어릴 때 엄마와 외할머니가 징병으로 잡혀가서 돌아오지 않은 외삼촌 이야기를 들었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작가가 외삼촌 나이의 아들을 둔 나이가 되어서 비로소 외삼촌 이야기를 엄마에게 물었다. 그리고 소설에서나마 외삼촌이 행복하게 사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서 <준주>를 썼다고 했다. 준주는 작가의 엄마, 외삼촌은 오빠로 등장한다. 대구에서 살다가 일본에 공부하러 가고, 인연들이 만나고 헤어지고 가슴 저리게 그리워하다가 다시 만난다. 작가의 의도가 해피엔딩이기 때문에 긴장감이 적다. 일제 강점기 이야기 중에 가장 편안하게 읽었다. 위험도 겪지만 행복하게 끝나서 현실성이 떨어진다. 나는 슬픔과 친하기 때문에 이렇게 느꼈지만, 이런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이 많을 것 같다. 고등학생들과 토론하려고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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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토론 도서로 정한 까닭

수학을 주제로 토론할 책을 정하려고 여러 책을 읽었습니다. 박사가 사랑한 수식은 널리 알려진 데다가 내용도 좋았습니다. 수학특성화중학교, 수학 가게입니다시리즈처럼 학생들이 쉽게 읽을 책을 소개할까 고민했습니다. 시간을 보는 아이 모링으로 수학자들을 소개할 생각도 했습니다. 수학 관련 책을 읽다가 문득 예전에 읽었던 점과 선이 생각났습니다. 부제가 <쉬운 수학으로 로맨스를>입니다. 이 책은 41년 전에 나왔습니다. 점과 선을 읽었을 때 깜짝 놀랐습니다. 점과 선만으로 책을 만들다니요! 게다가 점과 선을 연결한 그림(도형)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41년 전에 출판된 점과 선2013년에 새로운 출판사에서 재출간했습니다.

그림책 인기가 높습니다. 그림책으로 수업하는 선생님이 많아집니다. 그림책 모임도 늘어납니다. 어른들이 그림책을 읽으며 눈시울을 붉힙니다. 짧아서 읽기 쉬운데 내용이 깊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림책으로 수업하지 않습니다. 그림책을 읽고, 수업하고, 나누는 분이 많아질수록 책벌레는 글이 많은 책을 읽고 수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늘 분량이 어느 정도 있는 책을 아이들과 읽었습니다. 펀딩에 참여한 몇 분이 그림책으로 질문을 만들어달라고 하셨습니다만, ‘그림책을 소개하는 분이 많으니 다른 책을 소개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수학 교과서를 집필한 적이 있는 선생님께 수학 관련 책을 소개받아 읽다가 문득 점과 선이 떠오른 겁니다.

점과 선을 다시 읽으면서 처음 읽었을 때의 놀라움이 여전히 느껴졌습니다. 이야기에 수학 계산 과정을 넣은 책, 수학자를 자연스럽게 소개하는 책도 좋지만, 도형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책도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점과 선으로 인간관계를 다룬 책이라면 소개해도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점과 선은 그림책보다 분량이 많지만, 동화책에 견주면 짧습니다. 독서 토론 질문 책으로 그림책을 기다린 분께 아주 작은 선물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2. 『점과 선』 내용

직선은 점을 사랑합니다. 점과 친해지려 합니다. 그러나 점은 직선이 고지식하고 뻣뻣하다며 싫어합니다. 자유분방한 헝클이(마구잡이로 그린 선)를 사랑합니다. 점이 헝클이를 따라 떠나자 선은 실망합니다. 자신이 잘하는 걸 떠올리며 스스로 위로해도 소용없습니다. 점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그러자 자신이 아무것도 아니라고 절망합니다. 그래도 힘을 내서 자신이 무얼 할 수 있는지 알아보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다가 알게 되지요. 선을 꺾어서 각을 만들 수 있다는 걸. 그때부터 선은 아름다운 직선을 그립니다. 규칙을 찾아내어 멋진 선을 만듭니다. 신비하고 재치있고 다양한 선을 그리며 자신감을 회복합니다. 그래도 행복하진 않습니다. 혼자니까요. 그래서 점을 찾아갑니다. 그동안 터득하고 길러온 재주를 보여줍니다. 선이 만든 아름답고 능란하고 기묘한 모습을 보고 점이 마음을 바꿉니다. 점이 쫓아다닌 헝클이의 모습이 품위가 없어 보였거든요. 선의 조화를 보며 무엇이 아름다운지 깨닫습니다.

3. 독서토론 질문

 

. 규칙과 자유로움

1. 아래 두 가지 중 더 마음에 드는 표현을 골라보자. 왜 그걸 골랐는지 말해보자.

1) 규칙을 지키는, 정해진 갈을 따라가는, 감정을 조절하는

2) 규칙에 얽매이지 않는, 새로운 곳을 찾아가는, 자유롭게 표현하는

2. 성격을 알아보는 도구로 MBTI를 말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여러분의 MBTI를 소개해보자.

3. 1번 질문에서 1)T 성향이 높고 J 성향도 있다. 2)F 성향이 높고 P 성향도 있다. 여러분이 좋다고 선택한 것과 여러분의 MBTI가 일치하는가?

3-1) 일치하거나 일치하지 않는 까닭을 찾아보자. 왜 일치하거나 일치하지 않을까?
(일치한다면 비슷한 유형의 사람에게 끌리는 것이고, 일치하지 않는다면 다른 유형의 사람에게 관심이 크다. 그러나 MBTI는 성향을 간단하게 분석해서 보여주는 도구일 뿐이다. 마음은 더 복잡하게 작용한다.)

4. 여러분은 누가 정해주는 일을 하는 게 좋은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자유롭게 하는 게 좋은가?

5. 규칙과 자유 중에서 무엇이 더 중요할까?
(물론 규칙과 자유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그러나 토론은 쟁점을 내세워 장단점을 찾아보고 이해하여 협력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규칙과 자유 중 한 가지를 골라 주장을 내세우며 상대의 의견을 듣기를 권한다.)

6. 내 인생의 주인은 나다. 동의하나?

 

. 점을 좋아하는 직선

1. 또렷한 직선은 점을 좋아한다. 직선이 왜 점을 좋아할까?
(직선은 점들이 이어진 선이다. 직선은 한 점에서 시작해서 점으로 끝난다. 그래서 직선은 점에게 시작이고 끝이요, 모든 것의 중추이며 골자라고 고백했다.)

2. 들뜬 점은 왜 또렷한 직선에게 관심이 없었을까?
(점은 직선이 막대기처럼 뻣뻣하고 둔하고, 외골수인데다가 감정을 억누른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생각이라고는 없는 것 같은 거칠고 단정치 못한 헝클이한테 마음을 빼앗겼다. 헝클이는 자유로워 보였고, 직선은 규칙에 매인 것처럼 보였다.)

3. 헝클이와 또렷한 직선의 차이는 무엇인가?
(직선은 한 방향으로 곧게 나아간다. 이게 규칙이다. 직선은 규칙을 따른다. 헝클이는 규칙 없이 마구잡이로 선을 그린다.)

3-1. 직선과 비슷한 특징을 가진 사람은 누구일까?
(규칙을 지키는 사람, 모범생, 책임감있고 성실한 사람 등)

3-2. 헝클와 비슷한 특성을 가진 사람은 누구일까?
(규칙을 어기거나 규범에서 벗어나는 사람, 자유롭게 행동하는 사람, 나쁜 행동을 하는 사람 등)

4. 여러분은 직선과 비슷한가, 점과 비슷한가?
(규칙과 자유가 아닌 다른 기준으로 직선과 점을 구분해서 자신을 설명해도 좋다.)

4-1. 여러분은 자신의 성격이 마음에 드나? 아니면 성격을 바꾸고 싶나?

5. 들뜬 점은 헝클이를 어떻게 생각했을까?
(쾌활하고 자유롭고 거리끼는 게 없다. 항상 기쁨이 넘쳐흐른다.)

6. 점이 직선의 요청을 거절하자 직선은 자신이 믿음직하고, 갈 길을 알며, 위엄이 있다고 말했다. 동의하나? 점이 말한 것처럼 직선은 융통성이 없고 경직된 것 아닌가?

7. 여러분에겐 어떤 장점이 있나? 점을 닮은 장점인가, 선을 닮은 장점인가?

7-1. 여러분은 장점이 많다고 생각하나, 단점이 더 많다고 생각하나?

8. 사람의 성격은 인간관계에서 드러난다. 한 사람의 성격은 만나는 사람에 따라 좋게 보이기도 하고 나쁘게 보이기도 한다. 성격이 좋다는 건 무슨 뜻일까?

8-1. 외향적인 성격이 좋다거나 내성적인 성격이 좋다고 말할 수 있을까?

 

. 거절당하면~

1. 점이 직선의 말을 무시하고 떠나버리자 선은 어떻게 반응했을까?
(침울해져서 먹지도 않고 자지도 않고 안절부절못했다.)

1-1. 점이 거절했을 때 선이 보인 반응을 어떻게 생각하나?

1-2. 여러분이 선처럼 반응한 적이 있나? 무슨 일 때문에 힘들어했나?

2. 선이 점에게 거절당해서 마르고 울적해지자 친구들은 선에게 점이 어떻다고 했을까?
(점을 깎아내렸다. 안 어울린다고, 깊이가 없다고, 점은 다 거기서 거기라고 했다.)

2-1. 거절당해서 좌절하는 선에게 친구들이 보인 반응을 어떻게 생각하나?
(이런 위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렇게 위로하는 사람이 많다.)

3. 친구들이 선을 위로하기 위해 해준 말을 듣고 선은 마음을 바꾸었나?
(계속 점에게 관심을 가졌다. 친구들이 그런 말을 해도 선의 눈에 점은 완전하게 보였다.)

4. 점은 떠났고, 친구들의 위로는 통하지 않았다. 혼자 남은 선은 무엇을 했을까?
(점이 감탄하리라 생각할 만한 자신의 힘찬 모습을 상상했다.)

4-1. 이러한 선의 반응은 자기 합리화일까, 자신감일까?

5. 점이 떠난 뒤에 선은 자신의 힘찬 모습을 상상했다. 점과 선에서 그림을 찾아보며 어떤 모습인지 이야기해보자.
(높이뛰기 대, 적도, 차선, 화가 그림의 지팡이, 줄다리기 밧줄)

5-1. 앞에서 말한 다섯 가지 선 그림에서 무엇이 느껴지나?

5-2. 선은 점에게 거절당했을 때 자신의 좋은 면, 긍지를 생각했다. 이렇게 하면 거절당한 감정을 이겨낼 수 있을까?

5-3. 여러분은 거절당할 때 어떻게 반응하나? 또한 어떻게 이겨내는지 말해보자.

6. 선이 점에게 거절당한 좌절감을 이겨내려고 자신의 힘찬 모습을 떠올렸다. 그러나 이런 행동이 자신을 속이는 거라고 생각했다. 동의하는가?
(동의 : 거절감을 이겨내려고 내가 부족한 게 뭐야?’ 하며 자신을 합리화할 때가 있다.
동의하지 않음 : 좌절하면 자신감을 잃는다. 좌절에서 벗어나려면 자신의 힘찬 모습을 떠올려야 한다.)

7. 얼마 지나지 않아 선은 자신을 속이는 일에 싫증이 나서 점(헝클이) 말이 옳은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러자 자신의 부족함이 생각났다. 장점을 생각하다가 단점에 빠져들었는데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날 수 있을까?

(좌절하면 감정이 널뛰기한다. 올라갔다가 내려간다. 올라갈 때는 자신이 괜찮다고 생각하다가 바닥으로 내려가면 스스로 쓸모없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실제로 일어날 수 있다.)

8. 사람에게 거절당하거나 좌절할 때 어떻게 하면 회복(극복)할까? 자신의 장점을 살리려고 노력하는 게 나을까, 단점을 보완하려고 노력하는 게 나을까?
(서로 장단점이 있다. 이야기를 나눠보자.)

 

. 새로운 방향

1. 선이 실패하면서도 계속 노력해서 새로운 사실을 발견한다. 무엇일까?
(원하는 대로 방향을 바꾸고 선을 구부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1-1. 선이 발견한 사실은 선의 삶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선은 새로운 방법을 찾았다. 끝없이 선을 긋지 않고 선을 꺾어서 새로운 길을 만들어냈다. 실패를 이기려면 새로운 생각으로 접근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2. 선이 방향을 바꿔 각을 만드는 능력을 갖추면서 ○○란 무질서의 허용이 아니라고 깨닫는다. ○○은 무엇일까? (자유)

2-1. 자유란 무질서의 허용이 아니라는 말은 무엇을 뜻할까?
(무질서하게 자기 마음대로 하는 것, 즉 방종은 자유가 아니다. 자유는 정해진 질서 안에서 책임을 지키며 행동해야 한다.)

3. 직선이 방향을 바꾸는 재능으로 만든 선과 점을 이은 선(헝클이)는 어떻게 다를까?
(헝클이는 규칙이나 방향성 없이 멋대로 선을 그리고, 직선은 질서에 맞춰 조화롭게 선을 그린다.)

3-1. 직선과 헝클이가 그리는 선은 무엇을 뜻하는가?
(무질서가 자유는 아니다. 자유는 질서를 따르면서 나오는 조화로움이다. 직선은 규칙에 따라 각을 만들어 조화를 이루었지만, 헝클이는 멋대로 움직여서 무질서하다.)

4. 직선이 연습해서 만든 도형들은 무엇인가?
(삼각형, 사각형, 평행육면체, 사면체 등)

5. 직선이 만든 도형 중에 마음에 드는 게 있다면 소개해보자.

6. 얼마 지나지 않아 선은 타원과 복잡한 곡선을 표현할 줄 알게 되었다. 선은 만족했을까?
(아니다. 아무리 성공해도 혼자에게는 의미가 없었다.)

6-1. 이전과 달라진 선은 다시 점을 찾아갔다. 왜 그랬을까?
(새로운 재능을 가졌기 때문에 거절을 당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7. 선은 점을 찾아가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눈부시고 재치있게, 신비롭고 다양하게, 학식있고 능란하게, 심오하고 기묘하게, 복합적이고 힘찬 모습을. 선이 보여준 모습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건 어떤 모습인가?

7-1. 선이 보여준 눈부신 모습, 재치있는 모습, 신비로운 모습, 다양한 모습, 학식있는 모습, 능란한 모습, 심오한 모습, 기묘한 모습, 복합적인 모습, 힘찬 모습은 무엇을 나타낼까? 선이 그린 모습을 보면서 이야기해보자.

8. 여러분이 눈부시고 재치있었던 적, 신비롭고 다양함을 보여준 적, 학식있고 능란하게 행동한 적, 심오하고 기묘하게 반응한 적, 복합적이고 힘찬 모습을 보여준 적이 있다면 소개해보자.

 

. 변화

1. 방향을 자유롭게 바꾸며 새롭게 변한 선을 보고 점은 어떻게 반응할까? (점은 선에게 홀딱 반했다.)

2. 점이 직선에게 반하자 헝클이는 어떻게 반응했나? (점의 마음에 들기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

3. 새롭게 바뀐 선을 본 뒤에 헝클이는 점에게 어떻게 보였나?
(엉망이고 점잖지 않고 품위가 없고 예의가 없게 보였다.)

4. 예전에 점은 왜 선의 가치를 알아보지 못하고 헝클이에게 마음을 빼앗겼을까?
(선의 가능성을 볼 능력이 없었다. 점은 규칙을 어기는 걸 자유롭다고 생각했고, 헝클이의 무질서가 자유롭다고 느꼈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선택이었다.)

4-1. 점이 선의 가치를 제대로 보는 현상을 개안이라고 한다. ‘눈이 열리면생각이 바뀌고 판단이 달라진다. 한순간 가치관, 인생관이 바뀌기도 한다. 여러분 주위에 이 사람은 눈이 열려야 해. 생각이 바뀌어야 해!’ 하는 사람이 있나? 왜 그 사람을 개안의 대상으로 선택했나?

5. 예전에 선은 점을 보면서 자유와 기쁨을 느꼈다. 그러나 점의 모습이 이제는 무질서와 게으름에 지나지 않는다고 깨달았다. 이런 변화가 일어난 까닭은 무엇 때문일까?
(진정한 자유를 맛보면 엉터리 자유를 알아챈다. 질서가 주는 자유로움을 보았기 때문에 헝클이가 무질서하고 게으르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6. 헝클이가 노력하면 품위와 예의, 자유와 조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7. 선을 사랑하다가 헝클이로 마음을 바꾸는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어떤 이야기가 될까?

8. 저자가 점과 선마지막 장에 벡터, 즉 일정한 방향이 있는 힘이라야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하고 썼다. 벡터는 크기와 방향을 가진 양을 말한다. 무언가를 이루고 싶어 하는 사람의 마음이라고 할 수도 있다. 일정한 방향이 있어야 한다는 저자의 의견에 동의하는가?

9. 점과 선을 읽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

 

4. 수학 관련 책

1. 시간을 보는 아이 모링 (김상미, 182) / 중학생 이상
  모링은 아빠가 죽은 뒤에 회색 인간이 보인다. 그들은 시간을 옮기는 요정이다. 그들이 보이면서 모링은 이상한 아이 취급을 받으며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는다. 학교에 다니지 않고 엄마와 시골로 이사하면서 반고 할아버지를 만난다. 반고 할아버지는 시간을 옮기는 요정이었다. 여기까진 이야기를 전개하기 위한 기본 장치다. 반고 할아버지는 수학자들의 시간을 옮겼고, 모링 아빠는 수학을 좋아했고, 모링은 어릴 때부터 아빠에게 수학 이야기를 들었다. 이 책은 소설 형식으로 수학자를 소개한다. 재미있다.

2. 수학특성화중학교 (김주희, 이윤원, 221) / 중학생 이상
  수학을 주제로 가볍게 쓴 청소년 소설이다. 정해진 소수만 참여하는 수학 캠프에 도전하고, 참가해서 일어나는 일이라 흥미롭다. 중학생들이 좋아할 등장인물(아이돌, 금수저, 썸 타는 사이 등)이 사건을 이끌어가기 때문에 학생들이 재미나게 읽을 것 같다. 수학 내용이 많지는 않다. 가볍게 읽을 책이다.

3. 어서 오세요! 수학 가게입니다(무카이 쇼고, 334) / 중학생 이상
  일본 작가는 독특한 소재를 찾아내서 글을 쓴다. 이 책은 수학으로 일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이야기다. 다섯 가지 이야기가 나온다. 무한을 증명하는 내용, 운동장을 이등분하는 내용, 연애부등식 등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을 수학으로 증명한다. 재미있다. 수학 싫어하는 중학생은 어떻게 읽을지궁금하다. 2014년부터 3년 연속으로 시리즈 세 권이 출판되었다.

4.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수학 가게입니다 (무카이 쇼고, 354) / 중학생 이상
  수학 가게 시리즈 두 번째 책이다. 수학으로 세상을 구하겠다고 다짐하고 수학에 빠져든 소라가 미국으로 갔다. 수학 전문가가 사라진 뒤에 하루카는 혼자 수학을 공부한다. 그리고 수학 가게를 계속 이어간다. 하루카는 수학 천재가 아니어서 혼자 해결하지는 못한다. 친구들과 함께 학교 축제에서 일일 매점을 할지 연극을 할지 수학으로 결정한다. 축제에 쓸 아치를 황금비율로 만든다. 학교에 나오지 않는 친구가 어떻게 하면 학교에 나올지 계산하고 축제에 소라를 등장시킨다. 수학 계산이 나오긴 하지만 흥미를 끄는 요소가 많아 학생들이 재미있게 읽을 거라고 생각한다.

프레드릭 비크너

  소제목 한 챕터를 멈추지 않고 읽어야 한다. 중간에 멈추면 이해하기 어려워진다. 1장에 나오는 두 단락 <고통의 문><시간 이후>에는 좋은 문장이 가득하다. 2장은 비크너가 기억하는 할머니, 동생 이야기가 많다. <방 이름, ‘기억하라’>, <기억의 마법>, <기억의 고투>, <기억의 소망> 모두 기억을 다룬다. 내용은 아주 쉽다. 읽기는 쉬운데, 저자가 이걸 왜 썼는지 알기 어렵다. 딸은 2장이 너무 아름답다고 했다. 독서모임에 온 선생님은 2장을 왜 썼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2장은 짧은 단상이 이어진다. 하나하나 음미하기 좋은 내용이다. 소리 내서 읽으면 마음이 충만해진다.

  비크너는 쉬운 듯 어렵다. 원제가 A crazy, holy Grace. 은혜가 은혜로 보이지 않는다. 미친 듯한 모습으로 다가오는데 그 모습 가운데 거룩함이 있다고 한다. 그걸 볼 눈이 있다면 일상은 은혜로 가득하다. 비크너는 할머니와 동생을 기억하며 A crazy, holy Grace를 만난 것 같다. 읽고 또 읽을 책이다.

<<책에 나오는 문장들입니다.>>

잃은 것은 찾은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네.
지금까지 있었던 죽음을 다 더해도
생명 옆에 놓으면 잔 하나 채우기에도 부족한 것일게.

좋은 청지기로 살아오셨네요. 고통의 좋은 청지기로 살아오셨어요.

여러분이 누구이든, 운이 좋든 나쁘든, 부유하든 가난하든, 상황이 어찌됐든, 이 세상에서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수고하고 무거운 짐을 진다는 말이고, 예수님이 말씀하신 쉼이 무슨 뜻이든지 여러분에게는 쉼이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고통을 틀어막고, 쳐다보지 않는 방식으로 처리하는 데는 대가가 따릅니다. 자신의 일부가 자라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어머니 안에 성장하지 못한 부분이 제대로 성장했다면 타인에게 공감할 수 있는 능력으로 자리 잡았을 것입니다.

네가 네 인생을 살지 않으면, 네 고통을 거두어들이지 않으면 이런 일이 일어난다. 너의 삶은 매일 줄어들 것이다.

하나님은 침묵하셨습니다. 제가 들을 수 있는 말씀을 전혀 하지 않으셨습니다. 제가 볼 수 있는 일을 전혀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삶이라는 판 자체를 완전히 날려버리지 않으면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고 계시다는 놀라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세익스피어가 어떻게든 <햄릿> 속으로 들어가 연극의 연극다움을 다 망쳐버리지 않으면서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죄다 하는 방식으로 말이지요. 저는 하나님이 격렬하게 자제하면서 숨죽이고 계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제가 상상하듯이 하나님은 개입해서 상황을 바로잡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십니다. 하지만 어떻게 삶의 본질을 파괴하지 않은 채 그렇게 하실 수 있겠습니까? 하나님이 개입하시고 상황을 바로잡기 시작하시면 우리는 어떻게 될까요? 우리는 인간이 아니게 됩니다. 더는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더는 받은 달란트로 이 일을 하거나 저 일을 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게 됩니다. 체스판의 말이 되는 겁니다. 그러나 저는 하나님의 침묵 속에서 격렬한 자제를 느꼈습니다. 그분의 침묵은 고요했지만 무언의 웅변으로 가득했습니다. (33-34)

망가진 삶의 회복에 관한 한, 종교적 용어로 말하자면, 영혼 구원에 관한 한, 인간의 최선은 거룩하신 분의 최선과 상충하는 경향이 있다. 세상의 잔혹함과 최악의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를 악물고 주먹을 불끈 쥐며 최선을 다해 스스로 뭔가 해 보려는 바로 그 행동 때문에 더 놀라운 역사가 우리를 위해, 우리 안에서 일어나지 못한다. 현실의 가혹함에 맞서 스스로 모질게 무장할 때의 문제는, 삶이 파괴당하지 않도록 지켜주는 그 강철 같은 무장 때문에 생명의 근원인 거룩한 능력이 마음을 열어 변화되게 하는 것까지도 가로막는다는 점이다. 누구나 혼자서 견뎌낼 수 있다. 그러나 아무도 혼자서 인간답게 될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예수님의 슬픈 비유처럼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기는 낙타가 바늘귀를 빠져나가기 만큼이나 어려운 것이다. 부자는 주머니에 들어 있는 신용카드로 자신을 위해 뭐든지 다 살 수 있기 때문에 정작 이 세상에서 자기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선물로 받을 수밖에 없다는 걸 이해하지 못한다. 설령 좋으신 하나님이 도움의 손길을 내미신다고 해도 주먹을 꼭 쥔 손으로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걸 이해하지 못한다.

사람들 말에 따르면, 우리는 사실 아무것도 잊지 않으며, 모든 과거는 그저 우리 내면 깊숙한 곳 어딘가에 도사린 채 자기를 다시 표면에 떠오르게 할 풍경이나 냄새나 자그마한 소리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54)

아버지의 죽음은 내 안에 다른 사람의 고통으로 통하는 문을 열어 주었다. 하나님도 아시지만, 내가 다른 사람을 많이 도와준 것도, 그런 적이 있는 것도 아니다. 나 역시 그러기엔 너무 소심하고, 믿음도 연약하며,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이고, 까다로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 인생에서 알게 된그 고통을 통해 대단한 도움의 손길까지는 아니라고 해도 적어도 내 눈이 열렸다. 그래서 어느 인생에나, 가장 운이 좋아 보이는 인생에도 고통이 있으며, 묻어버린 슬픔과 상처 입은 기억이 모두에게 있다는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
  한 번에 다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나 큰 것들, 단번에 깨닫기에는 너무나 작은 것들, 아마 우연히 일어나지만, 우리가 보게 되는 이러한 순간들. 나는 우리의 눈과 더불어 마음도 열어 주는 이러한 순간들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믿기로 작정했다.
  나는 그것을 기이하고도 거룩한 은혜라고 불렀다. 기이한 까닭은 아무도 그 은혜를 도무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세상의 상실과 고통 한 가운데서, 우리 자신의 내면의 세계에서 솟아오르는 이 기이한 은혜의 방식과 때와 장소를 누가 예견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거룩한 까닭은, 이런 은혜의 순간들이 궁극적으로 오즈보다 더 먼 곳에서, 그리고 운명보다 더 깊은 곳에서 찾아오기 때문이다. 우리를 치유하고 깨끗하게 해 주기 때문이다. ”알려지거나 알려지지 않았거나, 기억되거나 잊혔거나 주님이 베푸신 모든 복에 대해 주님께 감사를 드립니다.“고 하는 옛날 기도문처럼, 거의 알려지지 않는 사람들과 거의 잊힌 사람들을 위해서 우리 인생의 여정을 돌아볼 필요가 있는 이유는, 그들의 존재 덕분에 우리 각 사람의 인생이 거룩한 여정이 되기 때문이다.

행여나 과거를 만날까 봐 현재에 매달립니다. 수면 아래 숨어 있는 것이 두려운 나머지 수면 위로 나온 것에 매달립니다.

사정은 다들 다르겠지만, 저는 심장이 돌로 변하게 만들 만한 슬픔과 고통을 겪었다고 분명히 말할 수 있습니다. 안 그런 사람이 있겠습니까? 저는 잘못된 길을 선택한 적이 많고, 바른 길이라도 잘못된 이유로 선택한 적이 많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그들에게나 저에게나 유익이 되지 않는 방식으로 과하게 사랑한 경우도 많고, 사랑할 수 있었던 사람들을 사랑하지 못하고 잃어버린 경우도 많습니다.

과거와 미래, 기억과 기대, 기억하고 소망하십시오. 기억하고 기다리십시오. 그분을 기다리십시오. 우리 모두 그분 얼굴을 압니다. 과거 어디선가 그 얼굴을 희미하게 보았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 그분의 생명을 갈망합니다. 과거 어디선가 누군가 그렇게 사는 것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우리가 그렇게 살았던 순간이 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그분을 기억하십시오. 옆에서 죽은 강도를 기억하겠다고 약속하신 그분이 친히 우리를 기억하십니다. 믿음을 갖는다는 것은 우리의 소망함을 통해 소망의 내용이 우리 안에서 실현되기 시작한다는 의미입니다. 하나님을 찬양하십시오.

평화는 전쟁이 없는 시기, 또는 큰 전쟁이 없는 시기를 의미하게 되었다. 우리는 이것저것 가릴 처지가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이런 상태만으로도 만족할 것이다. 그러나 히브리어에서 평화에 해당하는 단어 샬롬은 온전함을 뜻하고, 온전하고 행복하게 자기 자신이 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추었음을 뜻한다.

2010년, 다른 반에서 우연히 보고 읽은 책이다.
그 우연 덕분에 『수요일의 전쟁』은 책벌레 가족 책이 되었다.
좋은 문장이 많아서 읽을 때마다 멈춰 생각하게 만든다.

나와 두 아이가 읽은 횟수를 더하면 25번 넘는다.
우린 『수요일의 전쟁』에 나오는 문장으로 농담했다.
『수요일의 전쟁』 문장을 패러디해서 문자를 주고받았다.
햄릿, 리어왕, 맥베스, 오셀로 등 세익스피어 작품을 읽었다.
독서감상문 쓰는 법을 이 책으로 가르쳤다.
카이사르에 관한 책도 많이 읽었다.
(내전기, 갈리아 원정기, 로마인 이야기, 콜린 매컬로가 쓴 책 등)

『수요일의 전쟁』은 다시 읽고 또 읽어도 좋다.
처음 읽을 때와 달라진 점이라고는
웃고 우는 횟수가 조금 줄어든 거.
처음에는 열 번쯤 웃고 다섯 번쯤 눈물이 났는데
몇 번 읽으니 다섯 번쯤 웃고 한두 번쯤 눈물이 났다.
이번(2023년 11월 20~21일)에 읽을 때는
일곱 번쯤 웃고 세 번쯤 눈물이 났다.

몇 년 전에 나와 두 아이가 가장 많이 읽은 책을 정리했다.
『책벌레들의 책 없는 방학』이 1등이다. 70~80번쯤 읽었다.
40번 『사자와 마녀와 옷장』, 『해리포터 시리즈』
30번 『샬롯의 거미줄』
25번 『수요일의 전쟁』, 『삐삐』. 『작은 아씨들』, 『밉스 가족의 특별한 비밀』
20번 『반지의 제왕』, 『호빗』
10번 읽은 책은 안 세봤다. 주로 우리나라 작가들 책이 많다.

『수요일의 전쟁』에 나오는 문장

1) 아빠는 다른 사람들이 아빠한테 기대했던 모습의 사람이 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아빠한테 선택의 기회가 있었는지 궁금했다. 아빠는 뭔가 덫에 걸린 느낌을 가져 본 적이 있는지, 아빠가 단 한 번이라도 다른 삶을 꿈꾸어 본 적이 있는지.
  이 계약을 따 냄으로써 아빠는 상공 회의소가 뽑은 올해의 기업인이 유력해졌다. 어쩌면 그게 모든 사람들이 기대하는 바였을 것이다.
  처음으로 나는 그것에 아빠가 진정으로 원하던 것인지가 궁금했다. 아니면 아빠가 뭔가 다른 것을 바랐던 때가 있었을까?

2) (누나가 집을 떠난 뒤에) 나는 집이 텅 빈 느낌이 드는 가장 큰 이유는 누나가 없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뭔가를 좋아하는 것을 처음 알게 되는 때는 바로 그 뭔가가 있던 장소에 없게 된 것이 처음으로 신경 쓰일 때 같다. 그리고 여러분도 알다시피, 아주 잘 알다시피, 텅 빈 느낌은 바깥보다는 마음 속의 느낌이다.
  이와 같이 우리는 우리가 가진 것을 누리는 동안에는 그것의 가치를 알지 못하고 그것이 부족하거나 사라지게 된 뒤에야 그 가치를 깨닫게 되며, 그제야 우리가 그것을 갖고 있을 때 미처 보지 못한 미덕을 발견하게 된다.

3) 햄릿은 아무래도 잘못된 장소에서 자기 자신을 찾으려 했던 것 같다. 아니면 그에게 자기 자신을 찾을 필요가 없다고 말해 줄 사람을 만나지 못했거나. 햄릿은 자기 자신을 찾으려고 애쓸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자기의 본모습을 발견하도록 내버려 두어야 했다.

4) 베이커 선생님은 나를 보았다. 나는 알았다. 선생님이 혼자 있으려고 나를 교장실로 보내지 않으리라는 것을. 함께 촛불을 켠 사람을 떠나보내는 일은 없는 법이다.

5) 우상은 죽을 때 아주 힘겹게 죽는다. 그냥 조용히 사라지거나, 곱게 늙어 죽거나, 편하게 잠드는 식이 아니라, 불에 타 죽는 식으로 고통스럽게 죽는다. 그리고 우상이 떠나면 우리의 가슴은 숯덩이가 된다. 무엇보다도 괴로운 것은 우상이 떠난 빈자리를 다른 우상이 채울지 확실치 않다는 점이다. 아니면 아예 우리가 다른 우상이 빈자리를 채우기를 바라지 않게 될 수도 있다. 몸속에서 불길이 빠져나가는 고통을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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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생각하면 필립 얀시가 쓴 책 제목 교회, 나의 고민 나의 사랑이 떠오른다. 한때는 교회가 최고의 공동체라 생각했다. 좋아하는 사람들이 교회에 있었다. 교회를 배경으로 한 아름다운 추억이 참 많다. 그때는 참 행복했다. 나이가 들고 교회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알면서 점점 실망이 커졌다. 목사에 대한 실망이 가장 컸고, 몇몇 장로와 집사도 실망스러웠다.

그분들은 탐구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셨다.

강원도 시골에서 몇 되지 않는 성도를 섬기는 좋은 목사님이 있다. 그러나 그분들보다 더 많은 목사가 성도를 실망시켰다. 밀리고 밀려서 시골까지 온 목사 중에 사기꾼도 있었고 알콜 중독자도 있었다. 법적인 처벌을 받은 범죄자도 있었다. 잠언의 기준으로 보면 그들은 멸망 받을 악인이었다.

(내 서재에서 묵어가는 분 중 절반은 목사님이다. 어떤 분은 일찍 일어나 책을 읽고 계셨고, 어떤 분은 설거지를 다 하셨다. 그분들은 탐구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셨다. 그분들을 만나면서 목사에 대한 실망이 희미해졌다.)

 

사람이 싫어서 교회가 싫어졌다. 교회답지 않아 다투는 우리의 첫 인물 김호준처럼 지냈다. 그때 나는 잠언의 세계가 전부라고 생각했다. 목사는 목사다워야 하고, 직분자는 직분자다워야 한다고. 그렇지 않으면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교회에는 두 번째 인물 박세직 집사 같은 사람도 있었다. 2000년이 되면서 박세직 같은 사람의 목소리가 교회에서 점점 커졌다. 교회를 사업체처럼 운영하고, 목사가 리더십을 발휘해서 강하게 이끌어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었다. 주로 목사들이 그랬다. 성공했다는 교회의 방법을 시골 교회에 적용하고 자기 뜻을 무조건 따라야 한다고 했다.

 

나는 박세직 집사 같은 사람이 있으면 찾아가서 말렸다. 비난하지 않고 차분하게 설득했지만, 그분들은 내가 비난한다고 느끼기도 했다. 현지우 권사 같은 분은 드물었다. 지금까지 자신의 헌신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었다고 생각하는 분을 만나지 못했다. 언젠가 그런 분을 만난다면 마음이 어떨지 모르겠다.

 

교회답지 않아 다투는 우리는 참 잘 쓴 책이다. 실망한 30대 교인, 열심히 하려는 50대 교인, 지난날을 돌아보는 70대 교인을 통해 교회답지 않은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분들의 고민을 성경 말씀으로 대답한다. 실망한 30대 교인은 믿음이 바뀌는(신앙의 여정) 과정이라고, 비전과 성공을 내세우는 50대 교인에겐 교회다움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라고, 삶을 돌아보는 70대 교인에겐 큰 자가 작은 자를 섬기는 곳이 교회라고 말한다. 욥기, 바울 서신, 마태복음을 새롭게 풀어가는 과정에 매료되었다. 주위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있다.

 

다만, 목사를 주인공으로 한 장을 더 썼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교회답지 않아 다투는 곳에서 목사의 책임도 크니까. 그러나 목사인 저자가 목사를 대상으로 삼기엔 고충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래도 저자가 폭넓은 독서와 깊은 성서 해석으로 의미있는 책을 쓴 분이라 CHAPTER 4가 있으면 좋겠다고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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