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50대 남자 교사로 남학생에게 페미니즘을 알려주기 위해 『맨박스 페미니즘』을 썼다. 남자 교사가 짊어져야 할 페미니즘 교육은 여자들에게 “깨어나라” 하고 외치는 것이 아니라 남자들에게 “좀 들어라” 하고 외치는 것(10쪽, 서문)이라며. 나보다 선배인 50대 남자 교사가 페미니즘 교육을 어떻게 말할지 궁금했다. 권재원 선생님이 쓴 책을 세 권 읽었는데 모두 참 좋았다. 선생님 글은 균형 잡힌 생각을 하게 도와준다. 그래도 ‘페미니즘이라니?’ 하며 읽었다.
“감탄했다!” 권재원 선생님은 평소 균형 잡힌 정보를 제공하고, 정당한 논리를 내세워 사람들의 편견과 인식을 깨는 글을 자주 썼다. 이 책은 더욱 그랬다. 나도 글을 쓰는 사람이라 어느 정도 책 내용을 예상한다. 『맨박스 페미니즘』은 처음부터 끝까지 예상을 벗어났다. 트럼프 당선을 성 대결로 해석한 내용,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서 떠오른 이대남, 이대녀, 페미 사냥 등을 해석한 내용이 참으로 놀라웠다. ‘난 왜 이렇게 생각하지 못했을까?’
저자는 여성이 지금까지 줄곧 희생하며 살았다고 한다. 스스로 삶을 선택할 자유를 누리지 못한 여성들이 균형을 잡으려고 하는 걸 남성이 양보하고 심지어 빼앗기는 걸로 받아들인다고 설명한다. 한두 문장으로 쓴 내 요약은 설득력이 없다. 책을 읽어야 한다. 책을 읽으면 남자다움으로 포장된 상자를 깨뜨리는 것보다 훨씬 더 나아가야 한다는 걸 인정하게 된다.
공감하는 내용이 너무 많아 일일이 소개하기 어려울 정도다. 특히 남성이 분노하기 전에 감정을 배워야 한다는 부분이 크게 다가왔다. 내가 분노를 참으려 해도 안 되었는데 감정을 살피면서 분노를 다스리게 된 경험이 있다. 하나 더, 공산당 선언으로 본론을 시작한 부분을 읽으며 깜짝 놀랐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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