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마다 한일전』 저자가 쓴 책이라 반가웠다. 『날마다 한일전』 저자라면 문장, 글의 흐름, 주제 모두 기대할 만하다. 『유령스팸』은 2045년 10월 10일~12일까지 일어난 사건을 다룬다. 스펨은 2045년에 작동하는 인공지능 로봇을 일컫는다. 청소하고 심부름하는 것부터 차를 만들고 위험한 일까지 해낸다. 사람이 할 일을 로봇이 빼앗아간다.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은 시위를 벌인다. 그러나 일자리와 시위는 책의 배경일 뿐, 핵심 내용이 아니다.
스펨을 부리는 사람들은 도심부에 산다. 스펨에게 일자리를 빼앗긴 사람들은 주변부로 밀려난다. 주변부는 재개발 지역으로 지정된 곳처럼 사람들이 떠나고 생활이 어려워진다. 이때 주변부 건물이 붕괴하는 사고가 잇따라 일어난다. 『유령 스펨』은 주변부에 남은 학생들이 주인공이다. 성구는 자율주행차가 일으킨 교통사고로 엄마가 돌아가셨다. 신우는 할아버지와 다투던 아빠가 죽는 일을 겪었다. 할아버지는 도심부에 산다. 신우는 할아버지 곁에 가기 힘들어한다. 정연은 성구 엄마가 사고를 당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동혁도 스펨과 연관된 묘한 경험을 하면서 생각이 바뀐다.
작가가 시간을 이용해서 내용을 이끌어간다. 1장과 2장은 시간이 반대로 되었다. 2장이 1장보다 시간이 앞선다. 4,5장부터는 시간이 제 순서이다. 3의 배수로 된 장은 1년 전 이야기다. 암에 걸린 유이와 주인을 떠난 로봇 이야기다. 쉽게 이해하려면 3장, 6장, 9장……을 먼저 읽고 다른 장을 순서대로 읽어도 좋다. 그러나 저자가 전하려는 바를 알려면 처음부터 차례로 읽어야 한다. 인공지능 로봇이 유이를 통해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 알아가는 과정을 읽으며 1년 뒤에 일어나는 사건을 바라봐야 하기 때문이다. 차례에 나오는 시간 순서를 확인하며 읽으면 내용도 이해할 수 있다.
1년 전 이야기가 중요하다. 주인을 떠난 로봇이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 유이에게 계속 질문한다. 유이는 로봇에게 일삼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질문에 대답한다. 둘의 대화가 1년 뒤, 성구와 친구들이 겪는 일의 배경이다. 유이와 일삼이 없다면 상구와 친구들은 폭발 사고에서~ (더 말해주면 책이 재미없어지겠지!)
인간이 무엇인지, 인공지능 로봇이 미래에 어떤 모습일지 보여주는 좋은 책이다. 청소년과 토론하기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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