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있어요?!>라는 이름으로 펀딩하면서 만든 질문입니다.
3~12월까지 한 달에 두 번 질문을 보내드리고 월 1만원씩 후원을 받았습니다.
후원금은 후원자들이 추천한 곳에 후원합니다.

올해는 <아이와 배워요>라는 이름으로 펀딩합니다.
신청은 이곳에서. 
https://forms.gle/M1fhAe3X9KYCtwcF6

1. 토론 도서로 정한 까닭

문학동네 어린이문학상 대상을 받은 작품입니다. 판매지수와 평점이 높습니다. 일반 독자들이 좋아하는 책입니다. 인터넷 서점에서 구매자의 2/330~40대 여성이라고 하네요. 자녀를 위해 산 분도 있지만, 직접 읽는 분도 많은 것 같아요.

그런데 읽은 분들 평가가 좋다, 나쁘다 둘로 확 나뉩니다. 감동받아 울었다, 책을 잔뜩 사서 지인들에게 나눠주었다는 분도 있습니다. 반대로 대상이라니 말도 안 된다는 분도 많네요. 설득력 없고, 개연성이 부족하고, 내용이 단순하고, 아무런 감동이 없고, 인위적인 느낌이 강해서 몰입이 안 된다고 합니다. 정치적인 내용이 아니고서야 어찌 반응이 이렇게 극단으로 치우칠까요?

지난해에 긴긴밤을 읽고 작가가 문장을 잘 쓰려고 노력한 모습이 너무 많이 드러났다. 이야기에 빠져들 만하면 그럴듯하게 쓴 문장이 가로막았다. 독자에게 이건 꼭 알아야 해. 이게 중요해.’ 하며 지나치게 설명한다. ~” 라고 써놓았어요. 질문을 만들려고 다시 읽는데도 같은 느낌이에요. 제리 스피넬리가 쓴 하늘을 달리는 아이와 문체가 비슷합니다. 과장된 내용을 툭 내뱉으며 객관적으로 표현하는 듯한 문장이에요. 이 책이 대상을 받은 까닭을 모르겠어요.

<빠삐용>이나 <쇼생크 탈출>처럼 자유를 향한 열망을 드러냈기 때문일까요? 자유를 얻기 위해 고통을 견디고 절망을 이겨내면서 진짜 친구를 만났기 때문일까요? 멸종 위기에 빠진 코뿔소가 펭귄을 길러내는 이야기가 특별한 의미를 주나요? 그렇다고 해도 제겐 인위적인 문장, 자연스럽지 않은 전개, 의도가 보이는 내용이 더 생각납니다. 작가가 힘을 줘서 쓴 게 느껴져서 이야기에 몰입하기 어려웠습니다. 마당을 나온 암탉이나 푸른 사자 와니니와는 크게 달랐습니다. 좋은 책은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독자가 이야기에 몰입하면서) 등장인물을 통해 말(또는 문장)이 들려야 하는데 이 책은 작가가 직접 말하는 게 느껴졌습니다.

긴긴밤에 대한 평가가 첨예하게 달라서 두 가지 방향으로 질문을 만들었습니다. 보통 독서 토론처럼 질문을 만든 뒤에 책을 비판하는 질문을 추가했습니다. 비판하는 질문 내용은 학생들 수준과 마음을 살펴보고 토론할지 결정하세요.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학생도 있을 거예요. 질문을 만들면서 책이 더 좋아지긴 하지만 그래도 정말 좋은 책이라고 칭찬할 정도는 아닙니다. 책은 누가 읽느냐, 같은 사람이라도 언제(기쁠 때, 슬플 때) 읽느냐, 어디에서 읽느냐에 따라 느낌이 달라집니다. 아이들과 토론하면 마음이 어떻게 달라질까요?

2. 『긴긴밤』 내용

코뿔소는 멸종 위기 동물입니다. 밀렵꾼들이 코뿔소를 죽이고 뿔을 잘라가기 때문이지요. 코뿔소 노든은 부모를 잃고 혼자 남았습니다. 보호소(동물원이 아니라)에서 자라다가 야생으로 돌아갔어요. 책에는 나오지 않지만, 야생 적응훈련을 받았을 거예요. 야생에서 암컷 코뿔소를 만나 새끼를 낳으며 행복하게 지냈지만, 밀렵꾼이 아내와 새끼 코뿔소를 죽입니다. 다행히 노든은 사람들에게 발견되어 동물원에 갑니다. 동물원에서 노든은 분노한 코뿔소로 지냅니다. 여기서도 좋은 친구를 만나지요. 또한 불행도 겼습니다.

얼마 뒤에 일어난 전쟁으로 동물원에 폭탄이 떨어져 많은 동물이 죽습니다. 이 와중에 노든은 펭귄알을 떠맡습니다. 처음엔 펭귄 치쿠와 함께 알을 돌보지만, 부화한 뒤에는 혼자 펭귄을 기릅니다. 노든은 펭귄이 야생에서 살아가도록 가르치며 바다에 데려가려 합니다.

어려움을 겪고, 친구를 만나고, 다시 어려움을 겪으며 코뿔소로 살아가는 이야기입니다. 짧은 분량에 많은 이야기를 넣어서 내용이 단순해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작가가 주제를 직접 드러내려고 개입했다고 생각합니다.

3. <참 좋은 책이야> 버전의 질문

. 가장 좋아하는 동물을 소개해보자.

-1. 기르고 싶은 동물이 있나요? 왜 그 동물을 기르고 싶어요?

-2. 코뿔소 노든은 멸종 위기 동물입니다. 멸종 위기 동물이 무엇일까요?
(개체수가 매우 적거나 서식지 파괴, 기후변화 등으로 인해 멸종의 위험이 있는 동물)

-3. 동물이 멸종 위기를 맞는 원인을 말해봅시다.
(도로 건설, 농경지 개발, 도시 개발 등 인간의 개발, 기후변화로 인해 서식지가 파괴되고 먹이사슬이 깨져서 멸종 위기를 맞이함.)

-3-1. 긴긴밤에는 동물이 멸종 위기를 맞는 까닭을 알려주는 예시가 나옵니다. 멸종 위기와 관련된 사례를 말해봅시다.
(밀렵꾼들이 코뿔소 뿔을 차지하려고 암컷 코뿔소를 죽임, 밀렵꾼들이 동물원에서 앙가부를 죽이고 뿔을 가져감, 밀렵꾼에게 부모를 잃은 코끼리들이 구조되어 코끼리 고아원에 모임)

-4. 긴긴밤에는 동물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만 나오는 건 아닙니다. 동물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들을 말해봅시다.
(코끼리 고아원 운영자들, 노든을 초원으로 데려간 사람들, 다친 노든을 치료해준 사람들)
(동물원 사람들은 도움을 주기도 하고 피해를 주기도 한다.)

-5. 멸종 위기를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해봅시다.
  가) 멸종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서식지를 확보하고 먹이사슬을 회복해야 한다. 코끼리와 코뿔소가 안전하게 살아갈 서식지가 필요하다. 펭귄이 바다에서 살아야 하는 것처럼.
  나) 밀렵꾼들이 이익을 얻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 노든 아내와 딸이 죽지 않도록 밀렵꾼 단속 및 처벌 강화, 밀렵 금지, 유통 및 판매 금지, 밀렵 동물이나 관련 물건을 소유만 해도 처벌해야 한다.
  다) 동식물 보호의 중요성을 교육하고 캠페인을 강화해야 한다.
  라) 잉가부가 동물원에서 뿔이 잘리고 죽지 않도록 동물원 관리 철저하게 해야 한다. 코끼리 고아원처럼 멸종 위기 동물을 보호하고, 야생에 다시 보내는 일도 해야 한다.
  마) 밀렵을 통제할 정도로 국가가 안정되어야 한다. 밀렵꾼이 안정된 직장을 가지면 밀렵이 줄어들므로 경제 발전도 필요하다.
  바) 전쟁이 나면 사람을 보호하거나 전쟁에 신경 쓰느라 동물에 관한 관심이 줄어들어 동물이 위기에 처한다. 분쟁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도 멸종 위기를 막는다.

. 노든의 삶을 인생 곡선으로 그려보자.

행복








5








4








3








2








1








-1








-2








-3








-4








-5








불행









코끼리
고아원
가족
이룸
가족
죽음
동물원 잉가부
죽음
탈출 치쿠
죽음
펭귄
기름
헤어짐

(학생들이 자유롭게 인생 곡선을 그리고 언제 행복하고 불행했는지 이야기한다.)

-1. 책 앞부분에서 코뿔소 노든이 말년에 극진한 대우를 받았다고 했다. 어떤 대우를 받았나요?
(사람들이 노든을 졸졸 쫓아다니며 노든이 언제 무엇을 먹는지 확인하고, 노든의 기분을 살피고, 노든이 기운이 없을 때는 다시 기운이 나도록 약을 주었다. 춥거나 덥지 않게 해주었다. 허기질 일도 없고 위험과 마주칠 일도 없다.)

-1. 이런 대우를 받으면 어떤 생각이 들까?

-2. 이런 대우를 받는 코끼리 가운데 몇은 바깥세상으로 돌아가고 싶어 했다. 여러분이 코끼리나 노든이라면 이곳에서 계속 살까, 바깥세상으로 나갈까?
(안정을 원하는 성향과 도전하는 성향, 의존하는 성향과 독립하는 성향에 따라 의견이 달라진다.)

-3. 동물원에서 살던 동물이 야생으로 돌아가면 어떤 어려움을 만날까?
(먹이를 찾고 물을 구하고, 천적을 피하고, 무리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익히고, 사람을 만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면 살아남기 어렵다.)

-3-1. 동물원에서 살던 동물이 어려움을 이겨내고 야생에서 생존할 수 있을까?
(야생 적응훈련을 받으면 생존 가능하다.)

-3-2. 노든은 어떻게 야생에서 생존할 수 있었나?
(코끼리 고아원에서 야생 적응훈련을 받았을 것이다. 또한 야생에서 살았던 경험이 있었다.)

-4. 코뿔소 노든이 살았던 장소를 순서대로 말해보자.
(코끼리 고아원에서 코끼리들과 - 야생에서 혼자 지내다가 아내를 만났다. - 파라다이스 동물원에서 앙가부와 치쿠와 함께 동물원 탈출 아기 펭귄을 데리고 야생에서 노든은 인간의 보호를 받고 아기 펭귄은 바다로)

-4-1. 야생에서 아내를 만나 딸을 낳았을 때 가장 행복했을 것이다. 이때를 제외하면 노든은 사람들의 보호를 받으며 갇혀 있거나(코끼리 고아원, 파라다이스 동물원, 펭귄과 헤어질 때 간 곳) 야생에서 위험하게 살았다(야생에서 치쿠를 잃고, 아기 펭귄을 힘들게 돌보고). 안전하게 갇혀 있는 게 나을까, 위험을 무릅쓰고 야생에서 살아가는 게 나을까?

-5. 노든은 안전하게 지내는 곳에서는 자유롭지 못했다. 자유롭게 살 때는 안전하지 않았다. 안전한 삶과 자유로운 삶 중에서 무엇이 더 중요할까? (찬반토론)

-6. 노든이 자신에게 일어날 일(아내와 딸의 죽음, 친구들의 죽음)을 알았다면 코끼리 고아원을 떠났을까? 차라리 아내를 안 만나는 게 낫다고 생각하고 동물원에 남아있었을까?
(아내와 딸을 잃고, 친구도 계속 죽었지만 그래도 떠나는 게 나았다고 선택하면 : 어린 펭귄을 바다로 돌려보낸 건 뜻깊은 일이다. 한 생명을 구했으니 괜찮은 선택이었다. 또한 노든이 슬픔과 고통을 많이 겪었지만, 가족을 이루었고 친구를 만났다. 마음을 나누는 가족과 친구를 만났다는 건 축복이라 생각한다.)
(아내와 딸을 잃고 친구가 계속 죽었으니 고아원에 남는 게 나았다고 선택하면 : 앞으로 벌어질 고통을 알면 감당하기 어렵다.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를 계속 잃는 것보다 코끼리들과 우정을 나누며 사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 파라다이스 동물원에 갔을 때 노든은 어떻게 행동했을까?
(아내와 딸을 잃고 노든은 화가 나서 사람을 공격하려 했다. 사람에게 복수하려고 했다. 눈에 보이는 인간은 다 죽이겠다고 했다.)

-1. 노든은 너무 화가 나서 악몽을 꾸었다. 이때 잉가부가 제시한 해결 방법은 무엇일까?
(아내, 딸과 함께 행복하게 살던 행복한 기억을 말하고, 앞으로 탈출 계획을 세움)

-1-1. 잉가부가 제시한 해결 방법이 현실에서 효과가 있을까?
(행복했던 과거를 기억하고, 탈출한 뒤의 미래를 기대하면 현재의 어려움을 이겨내기도 한다. 효과가 있다.)

-2. 너무 화가 나면 그것만 생각난다. 너무 화가 나서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던 적이 있나?

-2-1. 화를 가라앉히는 자기만의 방법을 소개해보자. (먹기, 쉬기, 화풀이하기 등)

-3. 노든이 치쿠와 함께 다닐 때 치쿠가 악몽을 꾸지 않게 해주는 최고의 길동무라고 했다. 노든은 왜 치쿠가 있으면 악몽을 꾸지 않았을까? (치쿠와 이야기하고 잠들면 악몽을 꾸지 않았다. 이야기는 고통스러운 기억을 치유한다.)

-3-1. 여러분에게 이런 길동무가 있나?

-4. 책에 나온 동물 중에서 최고의 길동무(친구)를 정한다면 누구를 뽑을까?
(자유롭게 의견을 말하게 한다.)

-4-1. 그런 친구가 있다면 소개해보자. 앞으로 이런 친구를 만나게 될까?

 

. 치쿠와 윔보가 어떤 펭귄인지 말해보자.
(태어날 때부터 동물원에서 자람, 치쿠는 오른쪽이 잘 보이지 않음, 윔보가 치쿠 오른쪽에 서서 중심을 잡고 다니도록 도와줌, 버려진 알을 둘이 같이 품음)

-1. 노든이 치쿠와 함께 다닐 때 서로 어떤 도움을 주었을까?
(노든은 풀과 열매를 찾아주었다. 먹는 것과 먹지 못하는 걸 구분하는 방법도 알려주었다. 치쿠는 이야기를 들려주어 노든이 악몽을 꾸지 않게 해주었다.

-2. 노든과 아기 펭귄은 서로 어떤 도움을 주었을까?
(노든은 펭귄에게 먹이와 잠자리를 주었다. 사는 법을 가르치고 돌봐주었다. 펭귄이 있었기 때문에 노든은 악몽을 꾸거나 외로움에 사로잡히지 않았다.)

-3. 노든과 치쿠, 노든과 아기 펭귄 외에도 서로 도와준 모습이 더 나온다. 누가 어떻게 도와주었을까?
(노든이 혼자 남았을 때 코끼리들이 노든을 도와주었다. 노든이 가족을 잃었을 때는 앙가부가, 앙가부를 잃었을 때는 치쿠와 윔보가, 윔보와 치쿠마저 죽었을 때는 아기 펭귄이 노든에게 희망이 되어주었다.)

-4. 동물이 서로 도와주면 먹이를 쉽게 얻거나, 천적을 피한다. 생물이 서로 돕는 관계를 공생이라 한다. 공생 관계인 동물을 찾아보자.
(하하호호 공생 티격태격 천적참고)

-5. 여러분이 도와주거나 도움을 받은 사람을 소개해보자. 그때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말해보자.

-6. 긴긴밤에 나오는 동물을 예시로 제시하여 <사람은 서로 도와주며 살아야 한다>를 주제로 글을 써보자.

. 치쿠가 죽은 뒤에 노든은 아기 펭귄에게 살아남는 법을 가르치며 힘든 일을 많이 겪었다. 그런데도 포기하지 않았던 까닭을 펭귄에게 말한다. 노든은 왜 안간힘을 써서, 죽을힘을 다해 살아남으려 했을까?
(노든이 친구들 덕분에 살아남았으므로 친구들 몫까지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1. 노든과 아기 펭귄이 겪은 어려움을 말해보자.
(먹이 부족, 서식지 없음, 펭귄이 죽을 위험 등)

-2. 아기 펭귄이 노든에게 배운 것과 스스로 배운 것을 말해보자.
(살아남는 법-먹이를 구하고 먹는 법, 깃털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목욕하는 법, 다니기 편한 길, 건드리면 안 되는 식물, 위험할 때 똥을 뿌리고 도망가는 법 등을 노든에게 배웠다. 무엇보다 바다에 가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호수에서 수영하는 방법은 혼자 깨달았다.

-3. 만약 사람들의 위협을 받지 않는다면, 아기 펭귄이 계속 노든과 사는 게 나을까 바다에 가는 게 나을까? (어떤 의견이건 논리에 맞게 말하면 된다.)

-4. 노든은 어떻게 되었을까? 시간이 흐른 뒤에 펭귄과 다시 만났을까?

-5. 부모가 자녀를 돌보며 기른다. 자녀는 부모의 도움으로 자라난다. 그렇다고 부모와 자녀가 계속 함께 살지는 않는다. 자녀가 언제 독립하면 좋을까? 독립할 시기를 의논해보자.
(사회자는 학생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말하도록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6. 코끼리 고아원에서 노든은 보살핌을 받았다. 그리고 노든은 아기 펭귄을 돌본다. 코끼리가 노든을 입양했다고 봐도 될까, 노든이 아기 펭귄을 입양했다고 봐도 될까? (그렇다.)

-7. 선진국, 특히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입양이 활발하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에서는 입양이 활발하지 않다. 입양에 관한 생각이 다른 까닭을 의논해봅시다.
(미국과 유럽은 개인의 선택과 권리를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입양을 개인의 선택으로 받아들인다. 반면 동양에서는 혈연을 중요하게 여긴다. 또한 개인보다 집안, 마을, 공동체의 의견을 중요하게 여겼다. 지금은 입양 가족이 늘어나지만,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도 아직 많다.)

. 긴긴밤은 자신에게 이름이 없다는 내용(7, 저작권 때문에 쪽만 표시)으로 시작한다. 나는 누구이고 아버지는 누구일까?
(나는 펭귄, 아버지는 노든, 치쿠와 윔보)

-1. 노든, 치쿠와 윔보는 모두 수컷이다. 펭귄 엄마는 왜 나오지 않을까?
(책에는 이유가 나오지 않는다. 상상하거나 추론해서 말해야 한다.)

-2. 노든은 코끼리 고아원에서 자기가 코끼리가 아니라는 걸 알았다. 얼마 뒤에는 자신이 코뿔소의 겉모습을 가진 코끼리라고 생각했다. 노든은 왜 이렇게 생각했을까?
(겉모습으로는 코끼리와 많이 다르다. 그러나 코끼리와 지내면서 코끼리를 알고 코끼리처럼 생각하므로 코끼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3. 고아원에서 노든은 엄마 아빠 없이 살았다. 야생에 살던 노든은 아내와 딸을 잃었다. 동물원에서는 친구와 뿔이 없어졌다. 부모가 없이 자랐고, 가족을 잃고 혼자 남았고, 뿔까지 없어졌는데 어떻게 훌륭한 코뿔소로 자랐을까?
(부모가 없을 때는 코끼리가, 아내와 딸을 잃은 뒤에는 친구가, 친구가 죽고 뿔이 없어졌을 때는 펭귄이 곁에 있었다. 그래서 노든은 훌륭한 코뿔소로 자랐다.)
(‘하와이 카우아이 섬 종단연구를 검색해서 자료를 읽어보세요.

-4. 펭귄이 호수에서 수영을 배운 뒤에 노든이 부르면 대답할 수 있도록 이름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러자 노든은 이름이 없었을 때가 훨씬 행복했다고 했다. 펭귄의 특징(냄새, 말투, 걸음걸이)으로 충분히 알 수 있다고 했다. 노든에게 이름이 없었을 때는 언제인가?
(노든이 아내와 딸을 잃고 불행해졌다. 그전에는 코끼리 고아원, 야생에서 가족을 만났다. 코끼리 고아원에 있을 때도 노든으로 불렸다. 그러나 그때는 코끼리 사이에서 유일한 코뿔소였으므로 이름이 중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내를 만났을 때는 노든이라기보다는 남편이나 아빠였다.

-4-1. 노든은 이름이 없었을 때 행복했다고 말했다. 노든의 경험을 기준으로 펭귄에게 이름을 지어줄지 말지 정해도 될까?

-4-2. 펭귄에게 이름을 지어주는 게 나을까, 이름이 없어도 될까?

-5. -4의 대화에 이어 다른 펭귄이 자기(펭귄)를 알아볼지 묻자 노든은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관찰하다가, 점점 눈여겨보고, 특징을 알아가면서 귀 기울이게 된다고 했다. 누군가를 이렇게 알아간 적이 있나? 소개해보자.

-5-1. 위와 다른 방법으로 누군가를 알게 된 적이 있다면 소개해보자.

-6. 누군가를 제대로 알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여행, 고통을 함께 겪는 것, 오랜 시간 동안 사귐?)

-7. 노든은 훌륭한 코뿔소가 되기 위해 코끼리 고아원을 떠났다. 노든이 훌륭한 코뿔소가 되었을까? 근거를 들어 주장해보자.

. 긴긴밤에는 긴긴밤이라는 표현이 여러 번 나온다. 어떤 처지에서 긴긴밤이라고 표현하는지 찾아봅시다. 긴긴밤이 무엇을 의미할까?

1) 57: 노든과 치쿠가 폭탄이 터진 동물원에서 탈출한 뒤에도 긴긴밤이 계속되었다는 부분

2) 71: 노든이 치쿠와 동물원에서 나와 바깥에서 다니면서 힘들어할 때 긴긴밤이 이어졌다고 했다.

3) 76: 치쿠가 죽은 뒤에 노든이 외로워하며 오늘도 긴긴밤이 될 거라고 했다.

4) 104: 노든과 펭귄이 긴긴밤을 넘어 살아남았다고 했다.

5) 108: 긴긴밤 덕분에 노든이 어리석게 분노하지 않았다고 했다.

6) 109: 사막을 지나던 저녁에 노든이 신음하며 몸이 뜨거울 때 펭귄에게 긴긴밤이었다.

7) 125: 바다를 눈앞에 두고 바다에 들어가서 홀로 긴긴밤을 견뎌낼 거라고 했다.

(힘들고 고통스러운 밤을 뜻하다가 긴긴밤을 지나 살아남았고, 긴긴밤 덕분에 화를 가라앉혔다. 여기까지 긴긴밤은 고통을 견디며 성장하는 시간이었다. 이어서 노든이 아플 때 긴긴밤 곁에서 걱정해주는 펭귄이 생겼고, 긴긴밤을 견뎌낼 능력이 생겼다. 긴긴밤은 노든뿐만 아니라 펭귄이 자기 자신으로 살아갈 힘을 준 시간이었다.)

-1. 한 사람이 진정한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해 긴긴밤이 필요할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영성가들이 공통으로 영혼의 깊은 밤은 말합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도 도와주는 이 없고, 오직 절망만 보일 때 진정한 자기 자신을 만난다고 합니다. 긴긴밤은 한 사람이 성장하고, 진정한 자기 자신을 만나고, 제대로 살아가게 합니다.)

-2. 긴긴밤은 노든이 <코끼리들 사이에서 혼자인 코뿔소>로 시작해서 <펭귄을 떠나보내는 아빠>로 이야기가 끝난다. 코끼리 고아원에서 펭귄을 떠나보낼 때까지 성장하면서 배운 것들을 찾아보자.
(분노에 휩싸이지 말고, 분노에 휩싸이더라도 자신을 잃지 말고, 외로움을 견디고, 과거를 잊지 말고, 곁에 있는 존재의 소중함을 기억하며, 친구를 떠나보내야 할 때 떠나보내고, 미래를 꿈꾸고~)

-3. 앞에서 찾은 내용 중에 기억하고 싶은 원리를 세 가지 말해보자.

 

<<<비판하는 질문>>>

1. 좋은 이야기 책(동화, 소설)은 독자가 느끼고 생각하고 깨닫게 도와줍니다. 긴긴밤에는 작가가 힘을 줘서 쓴 문장이 많습니다. 등장인물을 통해 작가가 직접 말한다. 아래에 소개하는 문장을 어떻게 생각하나요? (저작권 때문에 쪽만 소개합니다.)

. 12눈이 멀어~” : 45쪽 치쿠와 윔보의 관계도 12쪽과 비슷하게 설명함. 57쪽도 비슷함.
(작가가 그럴듯하게 보이기 위해 이렇게 썼다는 생각이 든다.)

. 13쪽 노든은~

. 4쪽 사람들은~ : 어릴 때 줄에 매여서 생활한 코끼리는 건장한 코끼리가 되어도 작은 줄로 묶어서 통제한다. 코끼리가 줄을 끊지 못한다고 생각해서 도망가지 않기 때문이다.

. 18훌륭한~”

. 63쪽 우리라고 말해서 기분 좋다고 느끼는 부분, 우리라고 부르는 게 당연한지 몰랐다는 부분.

. 81그런데~”

. 83~ 마음이 놓였다.

. 115쪽 펭귄이 코뿔소로 살겠다는 부분.

. 124쪽 펭귄이 코뿔소, 노든 아내, 치쿠, 윔보, 앙가부, 노든의 마음을 이해할 것 같다고 했다.

 

1-1. 책에 감동을 주는 지점이 있습니다. 코끼리 고아원에서 삶을 시작한 코뿔소가, 야생에 적응하고 가족을 이룹니다. 감동이죠. 밀렵 때문에 가족을 모두 잃었는데도 동물원에서 또 밀렵을 당했으니 얼마나 힘들까요? 그래도 친구를 만나 다시 탈출해서 새끼 펭귄을 돌보니 또 감동이에요. 이렇게 볼 수 있어요.
  그러나 설득력과 개연성이 부족합니다. 작가가 생각하는 감동 포인트를 나열하며 좋은 문장으로 채워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소설은 이야기가 이끌어가야 하는데 의도적인 문장으로 이끌어가는 것 같아요. 긴긴밤을 읽으며 어색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읽으셨나요?

 

2. 생태 관련 내용

. 코끼리는 낮에 생활하고 밤에 잔다. 코뿔소는 늦은 오후에 일어나 생활하고 낮에 잔다. 코끼리는 암컷을 중심으로 무리 지어 생활한다. 생태가 다른 코끼리와 코뿔소가 같은 무리에서 살아갈 수 있을까?

. 펭귄은 밤에 앞을 거의 보지 못한다. 코뿔소는 주로 밤에 다닌다. 펭귄과 코뿔소가 양동이에 알을 담아 낮에 같이 다니는 게 가능할까?

-1. 펭귄은 부화 기간이 35~55일이다. 펭귄은 35~55일 동안 알을 발 위에 올려놓고 몸으로 덮어 따뜻하게 한다. 둥지를 짓는 펭귄 종류도 있다. 책에서는 치쿠가 양동이에 알을 담아서 탈출한다. 그리고 낮에는 양동이에 알을 담아 걷고 밤에 알을 품는다. 알이 부화할까?

. 노든이 치쿠에게 풀과 열매를 먹인다. 치쿠는 낮에는 알을 물어 옮기고 밤에는 품는다. 이게 너무 힘들어서 알이 부화할 때 죽는다. 펭귄이 풀과 열매를 먹으며 양동이를 물고 사는 게 가능할까? 소설에서는 동물이 양동이를 들고 다니는 설정이 가능하지만, 양동이 안에 있는 알이 부화하는 건 개연성이 부족해 보인다.

. 갓 부화한 펭귄은 어미가 게워놓은 먹이를 먹고 자란다. 노든이 데리고 다니는 펭귄 새끼는 무얼 먹고 자랐나?

-1. 펭귄은 물고기를 먹는데 초원에서 풀 먹고 살 수 있을까? 65쪽에서 치쿠가 먹는 풀, 부드러운 풀을 구분했다고 하는데 가능할까?

-2. 갓 태어난 펭귄이 물이 없는 육지에서 몇 달 동안 걸을 수 있을까?

. 펭귄은 보통 태어나고 한 달 지나면 공동육아를 하고, 다시 한 달이 지나면 털갈이를 한다. 새끼 펭귄이 털갈이하는 내용이 나오므로 노든과 두 달 이상 야생에서 살아남았다는 뜻이다. 사막을 건너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생존이 가능할까?

3. 이야기의 배경이 어느 나라인지 찾아보자. 동물원에 펭귄, 코뿔소, 코끼리가 사는 나라, 호수가 있고 펭귄 서식지가 있는 나라는 어디일까?
(펭귄은 남극, 남아메리카, 남아프리카, 오스트레일리아나 뉴질랜드, 남반구 섬들에 서식한다. 코끼리와 코뿔소가 동물원에 있는 곳은 남아메리카, 남아프리카,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일 것이다.)

3-1. 전쟁이 나서 동물원에 폭탄이 떨어졌다. 위의 나라 중에서 전쟁이 일어났던 나라는 어디일까?
(남아프리카 가능함. 다른 곳은 가능성 희박)

3-2. 노든이 탈출한 뒤에는 전쟁과 관련된 사건이 사라진다. 코뿔소를 돕는 사람들도 여유롭기만 하다. 아빠가 아이를 데리고 다니는 장면(112)도 나온다. 작가는 왜 노든이 탈출하는 계기로 전쟁을 썼을까?

<질문 있어요?!>라는 이름으로 펀딩하면서 만든 질문입니다.
3~12월까지 한 달에 두 번 질문을 보내드리고 월 1만원씩 후원을 받았습니다.
후원금은 후원자들이 추천한 곳에 후원합니다.

올해는 <아이와 배워요>라는 이름으로 펀딩합니다.
신청은 이곳에서. 
https://forms.gle/M1fhAe3X9KYCtwcF6

1. 토론 도서로 정한 까닭

1970~1980년대 활발하게 활동한 전상국 작가의 중편소설입니다. 이문열 작가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과 견주어 읽으면 좋은 작품이지요. 학교에서 친구들 위에 군림하며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는 학생(엄석대, 기표)이 친구들과 지내며 일어난 일이에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배경이 초등학교이고 우상의 눈물이 고등학교라는 점이 다르지만 엄석대와 기표는 많이 닮았어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엄석대와 우상의 눈물의 기표는 폭력을 써서 친구들을 괴롭혀요. 둘 다 또래보다 나이가 많고 또래가 보이는 모습과 견줄 수 없을 정도로 악랄해요. 학교폭력을 다룬 <더 글로리>의 가해자들과 비슷합니다. 친구들은 엄석대와 기표 때문에 힘들어하면서도 그저 참기만 해요. 자기가 당할까 봐 두렵기 때문이에요. 학교폭력의 가해자와 피해자의 모습을 잘 보여줍니다.

<더 글로리>가 나오기 전부터 학교폭력은 사회적 이슈였어요. 연예인과 가수 등 방송에 나오는 사람뿐만 아니라 운동선수, 작가, 정치인도 학교폭력 가해자로 드러나면 모든 활동을 그만둬야 해요. 학교폭력은 용서받지 못하는 행위라고 생각하거든요. 가해자는 편하게 지내는데 피해자가 눈물을 흘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분노가 폭발합니다. 그런데 우상의 눈물은 우상이 눈물을 흘려요. 우상이 누구일까요? 왜 눈물을 보일까요?

저는 초등학교 교사입니다. 새 학기 시작할 때마다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해요. 학교폭력으로 힘들어하는 아이가 없는 교실을 만들려고 노력해요. 학교폭력을 다룬 책을 읽기도 합니다. 그런데 학교폭력만 다룬 책보다는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학교폭력 내용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책이 좋아요. 학교폭력에만 초점을 두면 뻔한 이야기로 읽히거든요. 용기 없는 일주일처럼 학교폭력을 다루면서도 탐정 스타일의 책이라면 괜찮아요.

우상의 눈물은 학교폭력을 다루는 것 같지만, 우리 사회의 구조를 보여주는 뛰어난 소설입니다. 우상의 눈물이 출판된 1980년에는 학교폭력이란 말도 없었어요. 작가의 의도가 학교폭력이 아니란 뜻이죠. 우리 학생들과 학교폭력을 이야기하면서 사회에서 일어나는 보이지 않는 폭력을 이야기하고 싶어서 우상의 눈물을 골랐습니다. 해와 달이 된 오누이가 쉬운 내용이어서 이번에는 어려운 내용이에요. 4월에도 쉬운 책과 어려운 책을 하나씩 다루겠습니다.

2. 『우상의 눈물』 내용

기표가 고등학교에 다니던 때(1970~1980)는 지금과 많이 달랐어요. 한 반 학생이 66명이고, 반장을 투표로 뽑지 않고 담임이 임명했어요. 교사가 학교에서 담배를 피우고, 토요일에도 학교에 나왔어요. 담임이 가정방문을 하면서 촌지를 받기도 했어요. 점심 도시락을 가져가야 했는데 기표는 가난해서 도시락을 가져가지 않았죠. 기표는 친구들 도시락을 꺼내 먹었고, 아무도 뭐라 하지 않았어요. 기표는 아무도 건드리지 못하는 학생이거든요.

당시에는 성적이 나쁘면 같은 학년을 다시 다녔어요. 유급이라고 하는데 재수와 같은 뜻이에요. 소설의 화자인 유대가 다니는 학교에도 고 1학년을 2년 동안 다녔던 재수파가 있었어요. 66명인 한 반에 한두 명은 영향력이 크지 않아요. 다만 재수파의 우두머리가 기표여서 문제죠.

유대는 고 2학년이 되고 첫 번째 토요일에 학교에서 끔찍한 폭력을 당해요. 기표를 기분 나쁘게 했기 때문이에요. 유대를 걱정하는 형우에게 유대는 먼저 당했기 때문에 오히려 편안하다고 생각해요. 언제 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없거든요. 기표는 누구 하나를 집요하게 괴롭히는 학교폭력을 하진 않았어요. 자기 마음에 안 드는 행동을 하는 학생을 단번에 응징할 뿐이었죠. 그래서 유대는 오히려 형우를 걱정합니다.

형우는 반장이에요. 기표가 있는데도 학급을 잘 이끌어갑니다. 담임도 형우에게 힘을 실어주죠. 약간의 갈등이 있지만, 큰 문제가 생기진 않았어요. 그러다가 시험 기간에 형우가 친구들에게 기표를 도와주자고 해요. 기표가 2학년을 다시 다니게 하지 말자며 정답 쪽지를 보냅니다. 이 일로 형우는 기표에게 크게 당합니다. 그리고 반전이 일어나지요.

우상의 눈물은 번역소설이 아니라서 판본이 똑같아요. 책을 출판한 곳이 몇 군데지만, 문장과 낱말이 모두 똑같습니다. 분량이 길지 않아서 요약본을 만들지도 않았어요. 작가가 살아있기 때문에 내용을 편집해서 출판할 생각을 하지 않았을 거예요. 그래서 어느 출판사 책을 읽어도 내용이 같습니다. 저는 선생님과 함께 읽는 우상의 눈물을 골랐어요. 전국국어교사모임 선생님들이 우상의 눈물을 설명했거든요.

저는 우상의 눈물을 읽고 질문을 만든 뒤에 선생님과 함께 읽는 우상의 눈물을 읽었어요. 해설하는 책을 먼저 읽으면 저만의 생각이 막히거든요. 여러분도 제 질문이나 해설(인터넷이나 책에서 소개하는 해설)을 읽지 말고 우상의 눈물을 먼저 읽어보세요.

 

3. 질문

이번 책은 질문이 어렵습니다. 초등학생에겐 어울리지 않아요. 린치, 조인트, 전정, 저의, 알쪼 등 학생들에게 낯선 낱말이 나옵니다. 중학생도 어려워할 거예요. 낱말 해설을 보면서 읽으라고 하세요. 또한 토론할 때는 아래 질문 중에서 학생 수준이나 관심에 맞는 부분만 사용하세요.

<학급>

. 첫날, 담임 선생님이 한 해 동안 함께 지내는 시간을 항해라고 말한다. 그러자 유대가 우리가 탄 배의 선장이 누구인지묻는다. 선생님이 뭐라고 대답했을까?
(리유대 학생을 반장으로 임명하며, 일주일 동안 선장이라고 했다.)

-1. 2학년이 된 첫날, 담임 선생님의 말을 듣고 유대는 담임 선생이 자율이라는 낱말로 요술을 부려 우리를 묶고 있었다.’ 하고 생각해요. 그래서 선장이 누구인지 묻지요. 유대는 왜 선생님에게 선장이 누구냐고 물었을까요?
(유대는 권위를 싫어했다. 자율을 중시한다고 말했지만, 담임의 태도가 유대의 눈에는 전체주의로 보였다. 학교 일에 관심을 보이는 엄마에 대해서도 아들 허벅지에 난 상처를 모른다면서엄마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래서 담임이 선장이냐고 되물었다.)

-2. 여러분은 학급의 선장이 누구라고 생각하나요?
(학생, 교사, 우리 모두 등 모든 대답을 인정한다. 학급이 꼭 배여야 하는지, 선장이 있어야 하는지 말하는 학생이 있다면 질문에 매이지 않은 대답이라고 칭찬한다.)

-3. 13반 담임 교사는 1년 동안 순탄한 항해를 하자고 호소했다. 한 학급이 잘 운영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자유롭게 의견을 나눈다.)

<선생님>

. 우상의 눈물의 배경인 1980년에 학급 운영은 교사의 역할이 컸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서 엄석대가 군림한 것도 담임 교사의 묵인과 무능력 때문이었다. 우상의 눈물에 나오는 담임 교사는 어떤 사람인가?
(학생을 잘 알고 관심이 있으며, 학생 관리 능력이 뛰어나다. 학생들을 자기 뜻대로 이끌어가려는 욕심이 크다. )

-1. 학생에게 관심이 없지만 잘 가르쳐서 성적 향상에 도움이 되는 교사, 학생을 사랑으로 가르치지만 성적 향상에 도움이 안 되는 교사 중에서 한 명을 담임으로 선택하라면 누구를 고르겠나?

-2. 유대는 자기들이 교사들을 존경하지 않는 것처럼 교사들도 우리를 사랑으로 가르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여러분의 경험으로 판단한다면 유대의 생각은 사실일까, 아닐까?
(사실인지 아닌지 밝히는 게 중요하지 않다. 학생들 의견을 들어주는 태도가 중요하다.)

-3. 선생님이 가정방문 왔을 때 유대는 좋은 선생이란 조건 없이 아이들의 입장을 이해한 다음 그것을 가볍게 입 밖으로 내지 않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여러분은 어떤 사람이 좋은 선생이라고 생각하나?

-4. 가정방문을 마치고 다른 집으로 가면서 선생님이 유대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반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려달라고 했는데 담임은 협조라고 했고, 유대는 고자질이라고 생각했다. 협조일까, 고자질일까?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어도 되고, 찬반을 묻고 토론해도 된다.)

 

<학교 폭력>

. 우상의 눈물45년 전을 배경으로 썼다. 부모님이 학교에 다니던 때보다 과거이다. 부모님이 중고등학생일 때 이야기를 들은 적 있나? 이야기해봅시다.

-1. 부모님이 학생일 때 이야기를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2. 우상의 눈물은 기표가 유대를 폭행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그 시대에 정말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요? (드물지만 가능성이 있다.)

-3. 기표와 재수파가 유대를 폭행한 까닭을 자세하게 말해보자.
(메시껍게 놀아서. 개학 첫날, 담임의 엄숙한 말을 듣는 동안 모두 조용한 가운데 유대가 선생님에게 선장이 누구인지 질문해서 기표 눈에 띈 것)

-4. 이런 일을 겪는다면 기분이 어떨까?

-5. 지금까지 겪은 일 가운데 가장 무섭고 두려웠던 일은 무엇이었나?
(학생 스스로 말하면 경청한다. 교사가 말을 덧붙이거나 설명하지 말고 1~2분 기다린다. 아무도 말하지 않아도 학생을 지목해서 묻지 않는다. 교사가 자신의 경험을 말한다. 그리고 다시 1분 정도 기다린다. 여전히 아무도 말하지 않으면 다음 질문으로 넘어간다.)

-6. 기표와 재수파에게 당한 일을 형우가 물었을 때 유대가 빙그레 웃었던 까닭은?
(이미 엄청난 것을 겪어냈다는 우월감 같은 오만. 언젠가 한 번 겪을 수도 있는 일을 이미 겪었으므로 안심하는 마음)

-7. 반 친구들과 재수파는 기표에 대해 좋지 않게 말하지 않았다. 피해를 직접 받은 애들도 기표에 대해 나쁘게 말하지 않았다. 왜 그럴까?
(악에 대한 공포 때문만은 아니다. 린치를 당할 때는 공포스럽지만, 무언가 헤아릴 수 없는 힘을 느꼈기 때문이다. 재수파가 한 아이를 계속 괴롭히거나 무턱대고 폭행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8. 기표의 행동은 학교폭력이다. 기표가 유대를 때리는 걸 2023년에 여러분이 본다면 어떻게 하겠나?

 

<문장 나누기>

. 책에 나오는 문장들이 무엇을 뜻하는지 의견을 나눠보자.

-1. 최기표의 이름은 알고 있으면서도 최기표가 어떤 아이인지를 진정 모르는 어른들에 대해서 내 상처를 내보이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었다.

-2. 선생님이 기표를 부반장에 임명하면 어떨지 물었을 때 유대는 허벅지의 상처를 결코 격하시키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무슨 뜻일까?

-3. 남을 다스리는 그런 자유보다 남에게 다스림을 받는 데서 얻는 마음의 평화가 내게는 더 좋았다. 무슨 뜻일까?

-3-1. 이런 기분을 느낀 적 있나?

-4. 남 앞에 나서는 일, 남들보다 한 발짝 높은 데 선다는 일이 얼마나 외롭고 번거로운 일인가를~

 

<기표의 약점>

. 담임이 추리닝을 사지 못한 기표에게 추리닝을 줬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기표가 추리닝을 잘라버리고, 학급 아이의 추리닝을 빼앗았다.)

-1. 기표는 왜 추리닝을 찢었을까? 이 사건은 기표가 어떤 사람임을 보여주는가?
(다른 사람의 동정으로 보이는 도움을 싫어한다. 가난하기 때문에 이런 도움이 더 싫었을 것이다.)

-2. 시험 기간에 친구들이 기표를 위해 일을 계획했으나 기표가 거절했다. 무슨 일인가?
(시험지 정답을 적어 기표에게 전달했다.)

-2-1. 형우가 친구들에게 기표를 도와주며 동정심이 아니라고 했다. 동정심 때문이 아니라면 왜 도와주자고 했을까? (이유를 말하지 않고 돕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2-2. 여러분이 형우의 요청을 받았다면 도와주겠나, 거절하겠나?

-3. 기표는 왜 도움을 거절했을까? (기표는 고등학교 졸업에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그냥 하루하루 지나가기를 기다렸을 것 같다.)

-4. 선생님이 기표를 부반장에 임명하자고 할 때 유대는 우리에 갇힌 사자를 떠올렸다. 기표를 부반장에 임명하는 것이 왜 사자를 우리에 가두는 것이라 생각했을까?
(기표는 야생성이 강한 사자 같은 아이다. 부반장은 학교 조직 체계에 순응하며 역할을 해야 한다. 기표를 부반장에 임명하는 건 야생 사자를 순응하게 만드는 것과 같으므로 우리에 가두는 거라고 생각했다.)

-5. 형우는 기표가 도움을 거절하리라는 걸 알았을까, 알고도 일부러 도와주려고 했을까?
(형우는 똑똑한 학생이다. 기표를 잘 알고 반을 이끌어간다. 자존심 강한 기표가 도움을 받지 않으리라고 알았을 것이다. 기표가 추리닝을 찢은 걸 보면 충분히 예상했을 것이다. 기표를 도와주면 기표가 형우에게 폭력을 가하리라고 예상했을 것이다.)

-6. 담임이 시험지 채점을 위해 세 명을 불렀을 때 형우는 오지 않았다. 담임 교사는 형우가 기표에게 폭력을 당하는 줄 알았을까?
(담임은 기표가 문제를 일으키는 줄 안다. 학생들을 밀고 당기며 잘 이끌어간다. 채점할 때 유대와 정수가 불안한 반응을 보인다. 그렇다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았을 것이다. 담임이 하는 말(학급 자랑))

 

<형우>

. 책에 나온 내용을 바탕으로 형우가 어떤 아이인지 말해보자.

-1. 여러분은 형우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2. 학생주임이 형우를 때린 가해자를 찾으려고 형우에게 기표가 그랬느냐고 물었다. 형우는 아니라도 대답했다. 왜 그랬을까?

-3. 형우가 학교에 돌아왔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형우가 영웅 대접을 받았다.)

-3-1. 유대도 같은 일을 당했는데 왜 영웅 대접을 받지 않았을까? (아무도 몰랐기 때문에. 가해자가 누구인지 말하라는 압박을 받지 않아서. 반면 형우는 사건이 크게 알려진 상황에서 가해자를 말하지 않았다. 즉 의리를 지킨 셈이다.)

-4. 형우가 끝까지 가해자를 말하지 않자 친구들은 물론 재수파까지 형우를 좋게 보았다. 그런데 유대는 다르게 생각한다. 왜 그랬을까?
(기표를 꺾기 위해 형우가 담임과 미리 계획하고 일으킨 일인 줄 알았다. 형우가 밝히지 않은 의도를 알았기 때문이다. 권위를 싫어하는 유대의 눈에 담임과 형우가 좋게 보일 리 없다.)

-5. 형우가 학교에 돌아온 뒤에 기표를 대하는 태도가 어떻게 달라졌을까?
(고개가 약간 숙여졌다거나 기표에 대한 친구들의 두려움이 줄어든 모습이 보였다.)

-4-1. ? (가해자를 밝히지 않음으로 기표의 약점을 잡은 셈이다. 더구나 의리를 지켰으니까)

-5. 형우가 기표에게 주눅 들지 않았던 마음은 어디에서 왔을까? (기표를 구원해주고 싶었다. 기표가 가난한 처지에 있다는 걸 알고 실체를 알았다고 느꼈을 수도.)

-6. 형우가 병원에 있을 때 재수파들이 기표 몰래 사과하러 갔다. ? (형우는 반장이고, 공정했으며, 기표를 도와주려고 했고, 의리를 지켰으므로)

-7. 형우는 기표의 사과는 받고 싶지 않다고 했다. 무슨 마음일까?

-8. 형우가 기표의 처지를 반 아이들에게 이야기할 때 우의와 신뢰 가득한 말로 기표를 미화했다. 작가는 형우의 말을 왜 이렇게 표현했을까?

 

<우상의 눈물>

. 형우가 기표에게 형이라 부르며 라면을 먹자고 했을 때 기표는 거절하며 국어책에 나온 글을 읽었다. 어떤 글인가?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1.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은 이렇게 시작한다.
  "울음 우는 아이들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초가을 햇살이 내리쬐는 정원 한 모퉁이에서 오색영롱한 깃털의 작은 새의 시체가 눈에 띄었을 때. 대체로 가을철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이를테면 비 내리는 잿빛 밤, 소중한 사랑하는 이의 발자국 소리가 사라져갈 때. 그러고 나면 몇 주일이고 당신은 다시 홀로 있게 되리라."

여기서 울음 우는 아이는 누굴 말할까?

-2. 이는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을 암시하는가?

-3. 기표 같은 애들이 누리는 지배욕 그 안쪽에 몸을 뒤틀고 있는 고독의 그림자를 나는 어렴풋하게나마 본 것 같았다. 무슨 뜻일까?

-3-1. 지배욕이 채워지면 만족스럽지 않을까? 기표가 고독을 어떻게 느꼈을까?

-4. 기표가 체육부실에 갔을 때 담임과 형우가 학급 친구들에게 밝힌 내용은?
(중풍병자 아버지, 심장병 어머니, 버스 안내원하는 여동생)

-5. 기표가 친구들과 재수파에게 휘두른 폭력은 어떻게 미화되는가?
(배고파서 라면을 먹었다. 용돈을 빼앗기고, 피까지 팔아야 했던 가학 행위가 친구를 위한 고귀한 행동으로 탈바꿈했다. 언론의 미화과정. 사회에서 구원받지 못한 가난을 우정으로 구원하려 했다는 미화)

-6. 형우가 기표를 불쌍한 친구로 만들어버리자 기표가 어떻게 반응할까?
(조용히, 독기를 잃어버리고~

-6-1. 기표는 왜 힘을 잃었을까?
(이런 과정은 도움 받는 사람을 뭉개버린다. 기사는 기표에게 가난한 아이, 도움이 필요한 아이라는 낙인을 찍어버렸다.)

-7. 담임과 형우가 미리 약속했을까? 이런 식으로 기표를 무너뜨리기로.)
(병원에서 보인 반응으로 보면 담임은 이런 일이 일어날 줄 몰랐다.)

 

<사회>

1. 우상은 누구인가? (유대가 생각하는 기표)

2. 유대는 왜 기표를 우상으로 생각했을까?

3. 기표는 <무섭다. 나는 무서워서 살 수가 없다>고 했다. 무엇이 무서웠을까? 자신을 보호하던 덮개가 사라지고 실체가 까발려진 것

4. 눈에 보이는 폭력을 말해보자.

5. 눈에 보이지 않는 폭력을 말해보자.

6. 기표가 보인 ‘눈에 보이는 폭력’과 담임과 형우가 휘두르는 ‘눈에 보이지 않는 폭력’  중 어떤 게 더 무서운가?

7. 2학년 13반이 대한민국 사회라면 기표와 형우는 누구를 상징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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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토론 도서로 정한 까닭

옛이야기는 옛날에 할머니가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라고 해요. 그런데 이상해요. 저는 할머니에게 옛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어요. 할머니는 농사일하느라 바쁘셨어요. 저녁이면 지쳐서 일찍 주무셨어요. 가끔 할머니가 들려주신 이야기는 대부분 미신 같은 풍습이었어요. 친구들도 비슷했어요. 부모님과 선생님도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았어요. 저는 옛이야기를 책으로 읽었어요. 옛이야기 한 권쯤은 집에 있었고, 몇몇 이야기는 교과서에 나왔지요. 옛이야기를 들어도 얼마나 가치 있는지 몰랐어요. 누구나 다 읽는 이야기였어요.

나이가 들면 옛이야기가 좋아진다고 들었는데 그렇지 않았어요. 어릴 때 들어서 아는 이야기일 뿐이었어요. 다만 옛이야기에 담긴 뜻을 사람들과 나누면 달라졌어요. 상대가 아이라도 말이에요. 아이들과 이야기하면서 옛이야기가 무엇을 말하는지 깨달았어요. 저는 우와~’ 하며 놀랐는데 아이는 무덤덤했어요. 지금 아이들은 옛이야기를 잘 몰라요. 들려주는 사람도 적어요. 지금은 옛이야기를 읽지 않아요. 그래서 옛이야기가 낯선 이야기가 되었어요. <질문있어요?!> 첫 책으로 옛이야기를 골랐어요. 옛이야기의 가치를 뒤늦게 알았거든요.

2학년 국어 시간에 <개미와 베짱이>로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개미가 베짱이를 도와주잖아요. 다음날, 그 다음날에도 베짱이가 개미를 찾아가면 개미가 도와주어야 할까요? 개미가 얼마나 도와주어야 하는지 이야기하면서 베짱이가 난민으로 보였어요. 배가 너무 고파서 베짱이가 개미네 집에 찾아갔다고 이야기하면서 개미가 유럽 사람들로, 베짱이가 시리아 난민으로 보였어요. 난민들은 게을러서가 아니라 배가 고파서 개미네 집을 찾아갔어요. 유럽에 식량이 있다고 하니까 작은 배에 가족과 희망을 싣고 지중해를 건넜지요. 개미를 찾아간 셈이에요. 놀라웠어요. 이야기에 빠져들면 그 이야기가 곧 지금 우리 이야기로 바뀌는 경험 말이에요.

이야기는 힘이 세다고 하죠. 특히 옛이야기는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사람 입을 오르내리며 살아남은 이야기예요. 이야기를 듣고 말하며 전한 사람들의 마음과 소망이 담겨있어요. 그래서 첫 책으로 <해와 달이 된 오누이>를 골랐어요.

2. 해와 달이 된 오누이 내용

산골 마을에 한 엄마가 아이 셋(대부분 책에서는 둘)을 데리고 살았어요. 엄마는 가난해서 이곳저곳을 다니며 일했어요. 어느 날 엄마가 이웃 마을에서 일하고 돌아오다가 호랑이를 만났어요. 호랑이는 떡을 빼앗아 먹고, 엄마까지 잡아먹었어요. 그러고는 엄마 옷을 입고 아이들을 찾아왔어요. 엄마라고 속여서 아이까지 잡아먹으려 했지요. 아이들은 꾀를 내어 도망친 뒤에 나무 위로 올라갔어요. 호랑이는 몇 번이나 실패하고도 포기하지 않고 나무에 오르는 방법을 알아내요. 호랑이에게 잡아먹힐 위험에 처하자 아이들은 동아줄을 내려달라고 빌어요. 하늘에서 동아줄이 내려와서 아이들을 데려가는 걸 보고 호랑이도 동아줄을 내려달라고 해요. 하늘에서 동아줄이 내려와서 호랑이가 붙잡고 올라가는데 썩은 동아줄이어서 호랑이는 떨어져 죽었대요. 하늘로 올라간 오누이는 해와 달이 되어 온 세상을 비추고 있대요.

여러 출판사에서 <해와 달이 된 오누이>를 출간했어요. 보리 출판사 책에는 엄마가 아이 셋을 데리고 사는 상황을 설명해요. 엄마가 호랑이에게 떡을 주고, 팔을 내주고, 다리까지 주면서도 집으로 돌아가려고 애쓴 모습이 나와요. 세 아이 중 막내가 호랑이에게 잡아먹혔다고 썼어요. 아이들을 위해 자신을 내어주는 엄마의 모습이 잘 나타났어요. 또한 그림을 부드럽게 그려서 옛이야기 느낌이 나요. 옛이야기 그림책 작업을 많이 하신 홍영우 작가님이 글과 그림을 그렸어요. 그래서 보리 출판사 책으로 골랐습니다.

3. 질문

몇 가지 주제를 정해서 질문을 준비했어요. 쉬운 질문으로 시작해서 점점 어려운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질문을 따라가며 천천히 이야기해보세요. 정답을 알아내려고 하지 말고 이야기를 나누세요. 그럼 아이들이 토론을 좋아할 거예요.

<호랑이>
. 호랑이를 실제로 본 적 있나요? 어디에서 어떻게 보았는지 경험을 말해주세요.

-1. 옛이야기에는 호랑이가 자주 나옵니다. 호랑이가 나오는 이야기를 말해보세요.
(해와 달이 된 오누이, 줄줄이 꿴 호랑이, 호랑이와 곶감, 호랑이 뱃속 구경, 호질. 그림책 팥죽 할머니와 호랑이2004년 볼로냐 라가치상을 받았습니다.)

-1-1. 호랑이가 나오는 이야기 중에서 어떤 이야기를 읽거나 들었나요?

-1-2. 호랑이가 나오는 이야기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이야기는 무엇인가요? 이유를 말해보세요.

-2. 해와 달이 된 오누이에 나오는 호랑이가 한 행동을 모두 말해보세요.
(엄마를 잡아먹는다. 오누이를 잡아먹으려고 속인다. 아이들에게 계속 속는다 등)

-2-1. 호랑이 행동으로 보아 호랑이는 어떤 성격이나 특징을 가졌나요?

-2-2. 옛이야기에 나오는 호랑이가 공통으로 보이는 특징을 말해보세요.
(힘이 세고 사람들을 두렵게 하지만 어리숙한 점이 많다.)

-3. 옛이야기는 사람들이 입에서 입으로 전하면서 지금까지 남았어요. 호랑이처럼 힘이 세고 사람들을 두렵게 하던 대상이 어리숙하게 행동하고 망가지는 이야기를 들으며 백성들이 좋아했어요. 옛이야기를 말하고 들으면서 당시 사람들은 누가 호랑이라고 생각했을까요?
(부자와 관리를 대표하는 양반들)

-3-1. 호랑이는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동물입니다. 우리 조상들은 호랑이를 용맹한 동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옛이야기에는 호랑이가 힘은 세지만 어리숙한 동물로 나옵니다. 이렇게 묘사한 까닭을 의논해봅시다.
(양반으로 대표되는 지배층은 백성들에게 두려운 대상이었다. 백성들은 양반에게 항의하거나 대항하지 못했다. 적어도 이야기에서는 양반을 꾸짖거나 어리석다고 표현할 수 있었다. 그래서 가면이나 탈을 쓰고 양반을 꾸짖거나 비판하는 이야기가 발달했다. 양반들도 백성들이 이야기나 노래로 양반을 풍자하는 것만은 막지 못했다. 그래서 옛이야기에 호랑이가 자주 등장한다.)

-4. 호랑이를 어리숙한 동물로 묘사한 건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와 같은 효과를 냈습니다. 이런 점에서 옛이야기가 어떤 가치가 있는지 의논해봅시다.

 

<엄마와 호랑이의 노력>

. 엄마가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과 장소를 설명해보세요. 엄마가 집으로 돌아가려면 언제, 어떤 곳을 지나야 하나요?
(산을 넘어야 한다. 일을 마치고 늦게 와야 한다. 호랑이가 나타날 수 있다. 아무도 없는 집에 아이들만 기다리기 때문에 마음이 조급하다 등)

-1. 엄마가 일을 마치고 돌아갈 때 호랑이가 나타나서 무엇을 빼앗았을까요? 순서대로 말해보세요.
(대부분 책에서 호랑이가 떡을 빼앗아 먹고, 옷을 빼앗고, 엄마를 잡아먹었다.
 보리출판사 책에서는 호랑이가 떡을 빼앗아 먹고, 엄마 팔을 먹고, 엄마 다리를 먹고, 결국 엄마를 잡아먹었다.)

-2. 떡을 빼앗아 먹고 엄마를 잡아먹고도 호랑이는 욕심을 내서 아이들을 잡아먹으려고 집에 찾아갔습니다. 호랑이가 아이들을 잡아먹기 위해 시도한 일을 나열해봅시다.
(엄마 옷을 입고 엄마인 척함, 목이 쉬었다고 속임, 나무에 올라가려고 참기름을 바르고 도끼로 나무를 찍음, 동아줄을 내려달라고 빌었음.)

-3. 엄마를 위협하고 잡아먹었던 호랑이가 오누이에겐 다른 방법을 씁니다. 속임수(엄마 옷 입기, 반죽이 묻었다고 속이기, 막내를 몰래 잡아먹기(보리 출판사)를 쓰고 동아줄을 내려달라고 빌기도 합니다. 그냥 잡아먹어도 되는데 속임수를 쓴 까닭을 의논해봅시다.
(호랑이가 단순하게 먹이를 찾는 동물이 아니라 무언가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서 아이를 속이는 모습으로 나타냈다.)

-4. 아이를 기르기 위해 엄마가 열심히 일하지만, 호랑이도 아이를 잡아먹기 위해 노력합니다. 엄마와 아이가 백성이라면, 엄마의 노력을 헛수고로 만드는 호랑이는 누구일까요?
(나쁜 관리나 신하들 또는 외적 - 중국, 거란과 여진 등 북방 민족, 특히 일본)

-5. 여러분의 희망을 무너뜨리거나, 여러분을 힘들게 하는 호랑이가 있나요? 소개해주세요.

<어려움>

. 엄마는 왜 아이들만 두고 일하러 갔을까요?
(아이들을 돌봐줄 사람이 없어서. 엄마가 일해야 아이들을 기를 수 있어서)

-1. 옛날에는 대가족이 모여 살았어요. 그런데 <해와 달이 된 오누이>에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아빠가 나오지 않아요. 엄마 혼자 산골 마을에서 아이 셋을 기릅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 아빠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돌아가셨을 것이다. 다른 곳으로 갔을 것이다, 호랑이가 잡아먹었을 것이다 등)

-2. 옛날에는 마을 사람들이 서로 친했어요. 이웃이 가족처럼 가까운 사이로 지냈기 때문에 이웃사촌이란 말도 생겼습니다. 호랑이가 문을 뚫고, 아이들을 잡아먹으려고 나무 아래에서 으르렁대는데도 아무도 나오지 않아요. 사람들이 왜 나오지 않을까요?
(외딴곳에서 산다 떡을 만들기 위해서는 쌀과 노동력이 필요하다. 엄마 혼자 떡을 만들면서 아이를 기르고, 떡을 팔러 다니기 어렵다. 그러므로 외딴곳은 아니다.)
(호랑이가 무서워서 집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이 대답이 더 합리적이다.)

-3. 할아버지와 할머니, 아빠가 없는 집에서 아이들을 기르던 엄마까지 없어졌습니다. 이웃도 도와주지 못하는 처지입니다. 우리 백성이 이렇게 힘든 일을 겪었던 때를 찾아봅시다.
(가뭄과 홍수 자연재해가 일어나면 노약자가 먼저 피해를 당한다. <해와 달이 된 오누이>에서는 아이만 살아남았으므로 가뭄과 홍수는 아니다.)
(전염병이 생겨도 아이와 노인이 먼저 죽는다.)
(호랑이 같은 힘 있는 사람이나 세력이 백성들을 괴롭히던 상황일 것이다.)

-3-1. 엄마가 호랑이를 만났을 때 아무도 도와주지 못했어요. 아이들도 호랑이 때문에 힘들었어요. 여러분도 이처럼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 것 같은일을 겪은 적이 있나요?

-3-2. 그때 어떻게 견뎠나요? 어떻게 이겨냈나요? 이겨내는 비법이 있나요?

-4. 가족도, 이웃도, 나라의 도움도 받지 못할 정도로 어려운 일을 만나면 사람들은 어떻게 했을까요? 우리 조상들이 실제로 했던 일을 찾아봅시다.
(기우제, 산신제, 용왕제, 정화수를 떠놓고 빌기 등의 행위)

<해와 달이 된 오누이 이야기가 전해진 까닭>

. 아이들을 도와줄 가족이 없기 때문에 엄마 혼자 아이들을 기르기 위해 힘겹게 일해야 합니다. 보통 이야기에서는 엄마를 살려줍니다. 그런데 <해와 달이 된 오누이>에서는 엄마가 떡을 다 주고, 팔과 다리까지 내어주고 죽습니다. 역사에서 우리 민족이 이 정도로 어려움을 겪은 적이 언제일까요?
(몽골의 지배를 받던 고려 시대, 임진왜란, 병자호란, 일제 강점기)

-1. 옛이야기는 교훈을 주거나(흥부와 놀부, 심청전 등), 유래를 설명하거나(단군 신화, 설문대 할망 등), 어려운 현실을 비판하거나 통쾌하게 뒤바꾸거나(전우치전, 홍길동전 등) 흥을 돋우려는 목적으로 사람들이 입에서 입으로 전한 이야기입니다. <해와 달이 된 오누이>는 이런 목적에 어울리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사람들이 <해와 달이 된 오누이>를 이야기한 까닭이 무엇일까요?
(힘들고 어려운 현실을 이겨내려고, 소망을 잃지 말라고)

-2.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미래에 하고 싶은 일보다 과거에 했던 일을 이야기하는 사람입니다. <해와 달이 된 오누이>에서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나오지 않는 건 무슨 뜻일까요?
(과거가 사라졌다. 역사를 잃었다.)

-2-1. 아빠는 미래의 주인공이 될 아이들을 뒷받침하는 사람입니다. 아이들이 현재를 행복하게 살아가도록 떠받치는 사람입니다. 아빠가 없다는 건 무슨 뜻일까요?
(현재가 너무 힘들다. 현재가 사라질 정도로 힘든 상황이다.)

-2-2. 엄마는 죽었다는 건 무엇을 뜻할까요?
(아이들을 도와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 희망이 사라졌다.)

-2-3. 과거(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사라지고, 현재(아빠가 없고 엄마마저 호랑이에게 잡아먹힘)도 무너졌습니다. 이웃도 도와주기 힘든 처지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되면 아무 희망이 없습니다. 우리 민족이 과거와 현재를 송두리째 사라질 뻔한 시대가 있었을까요?
(일제 강점기)

-3. <해와 달이 된 오누이>를 일제 강점기 상황에 맞춰 해석해봅시다. 호랑이가 한 짓이 당시 백성들에게 어떻게 다가왔을까요?
(호랑이(일본)가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죽이고, 아빠를 잡아가고, 엄마마저 무너뜨리고, 아이들까지 잡아먹으려 하는 이야기로 다가왔을 것이다.)

-3-1. 일제 강점기 때 할아버지와 할머니, 아빠, 엄마, 아이는 어떤 상황에 처했나요?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과거를 나타낸다. 일제는 우리의 역사를 왜곡하고 짓밟았다. 아빠는 아이들 곁을 지키지 못한다. 일부는 독립운동하러 갔고, 일부는 징용을 당해 전쟁터나 탄광으로 끌려갔다. 이 땅에 남은 사람도 죽은 것과 다름없는 처지였다. 엄마는 아이들을 돌보고 지키려 했지만, 호랑이 앞에서 역부족이었다. 떡을 주면 살려줄 줄 알았지만 착각이었다. 일본은 떡을 빼앗고(식량 공출), 팔과 다리를 빼앗고(우리 민족을 노예로 삼았다), 아이들까지 잡아가려 했다(일본어 교육, 우민화 교육). 우리 민족은 나라를 잃고, 자원을 수탈당하고, 경제가 예속되고. 언어를 잃고, 이름까지 바꾸어야 했다. 미래가 사라졌다. 아이들이 잡아먹힐 지경인데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아이들마저 위안부와 일본을 위한 일꾼으로 전락할 위험에 처했다.)

-4. 엄마가 호랑이에게 떡을 주면 살아남을 줄 알았다. 이 고개만 넘으면 괜찮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고개를 넘을수록 호랑이는 점점 더 요구했고, 결국 엄마를 잡아먹고 아이를 찾아갔다. 호랑이가 집요하게 위협하는 처지에서 무력한 백성은 무얼 기대했을까?
(하늘에서 동아줄이 내려오기를 기다렸다. 언젠가 일본이 패망하고 아이들만은 살아남기를 바란 셈이다.)

-5. 힘들고 어렵게 사는 백성들에게 <해와 달이 된 오누이>는 어떤 이야기로 들렸을까?
(바라볼 대상이 하늘밖에 없다. 천운을 입어 살아남기를 바랐다.)

. 옛이야기는 대부분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흥부는 부자가 되어 형을 돌보고, 심청이는 아버지와 다시 만나 건강하게 살며, 홍길동은 율도국에서 백성이 행복하게 살게 한다. 그런데 오누이는 마을에서 행복하게 사는 이야기로 끝나지 않는다. 어떻게 끝날까?
(오빠는 달이 되고, 누이동생은 해가 되었다. 처음에는 오빠가 해, 동생이 달이었는데 동생이 무서워해서 바뀌었다. 이야기 마지막까지 동생이 무서워하는 내용이 나오는 건 색다르다.)

-1. 오누이는 왜 해와 달이 되었나요?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면 됩니다.)

-2. (-1에서 의견을 말하지 않을 경우) <해와 달이 된 오누이> 이야기를 아는 사람이 힘든 일을 겪을 때 해와 달을 바라보면 어떤 생각을 했을지 물어보세요.

4. 덧붙이는 내용

좋은 독서가는 책 내용을 자기 눈으로 읽습니다. 줄거리가 아니라 자신만의 관점으로 작가의 생각을 해석하지요. 쉽지 않습니다. 학생들에게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에요. 정답을 요구하는 시스템에서 살아남기 위해 정답 찾기만 하기 때문이에요. 책을 읽고 정답을 찾아야 한다면 무얼 읽을까요? 줄거리, 작가의 의도 같은 거지요. 시험에 나올 만한 내용 말이에요.

책은 다양하게 생각하는 도구입니다. 독서 토론은 이를 도와주지요. 여러 사람이 저마다의 생각을 나누면서 생각이 넓어집니다. 토론하면서 다양한 생각을 만나고, 그 생각을 바탕으로 자기 생각을 만들어갑니다. 제가 만든 질문은 호랑이를 일본으로, 엄마와 아이를 일제 강점기에 고통당한 백성으로 해석합니다. 다르게 해석할 수도 있어요. 제 질문에 제한받지 말고 다양하게 생각해보세요.

함께 읽으면 좋은 책

1. 『해와 달이 된 오누이가 태양계를 만들어옛이야기에 나오는 내용을 과학 지식과 연결해서 소개한 책이에요. <해와 달이 된 오누이>에 나오는 해와 달로 태양계를, <토끼전>에 나오는 간으로 소화 기관을, <흥부와 놀부>에 나오는 제비로 새 종류를, <혹부리 영감>에 나오는 노래로 소리를, <요술 맷돌>에 나오는 소금이 짠 까닭으로 바닷물을, <설문대 할망>에 나오는 제주도로 화산을 소개했어요. 그림이 화려해서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아요.

2. 마이너스 스쿨 (이진 외, 195) / 중학생 소설
<학교 폭력>을 주제로 작가 다섯 명이 쓴 단편 모음이다. 정명섭 작가가 쓴 <즐거운 나의 학교>는 참 좋았다. 다른 글은 유치하거나 억지스러웠다. 나한테 유치하면 학생들은 좋아할 것 같다.

3. 용기 없는 일주일 (정은숙, 232) / 중학생 소설
제목을 잘 정했다. 주인공 이름이 용기인데, 용기가 다쳐서 학교에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학교가 <용기 없는 일주일>을 보낸다. 친구들은 용기가 없어서 박용기가 학교 폭력을 당할 때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용기가 다치고 담임 선생님이 학교 폭력 가해자를 찾기 시작한다. <학교 폭력>이 무거운 주제인데 탐정 형식으로 만들어서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다. 좋은 책이다.

4. 우상의 눈물
우상의 눈물저자 전상국 작가를 만날 일이 생겨 읽었다. 읽은 느낌은, 한 마디로 짜릿했다. 엄석대 같은 아이 기표를 무너뜨리는 과정이 놀랍다. 눈에 보이는 폭력보다 보이지 않는 폭력이 더 무섭다. 보이지 않는 폭력의 위험을 외치고 다녔기 때문에 이 소설이 더 마음에 들었다.

5. 연의 노래
네이버 웹툰을 만화로 만들었다. 재미있고 의미도 있다. 만화로 읽기 딱 좋다. 따뜻하고 감상적이다. 학교폭력, 친구 관계를 미스터리 답 찾듯 보여준다. 가볍게 읽기 좋다.

6. 불균형 (우오즈미 나오코, 168)
<불균형>은 일본에서 가장 권위있는 상 중 하나인 고단샤 아동문학 신인상을 수상한 작가의 책이다. 청소년들의 아픔을 잘 드러냈기 때문에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는 초등학교 5-6학년 때 왕따를 당했다. 중학생이 되면서 '쿨하게 살자''친구를 사귀지 말자'고 다짐했다. 교실에 있지만 교실에 있지 않는 상태로 살아간다. 상처 받지 않기 위해. 그러나 아무리 쿨하게 살려 해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게 인생이다. 청소년기의 불안과 고민, 아픔을 잘 드러냈다. 왕따, 학교폭력을 다룬 참 좋은 책이다. 균형을 잃은 관계를 극복하고 균형을 잡아가는 이야기이다.

7. 인디고의 별 (힐러리 매케이, 335) / 6 이상 / 학교폭력, 가족관계, 친구
새피의 천사에 이어지는 내용으로 인디고가 주인공이다. 빨강머리와 일당이 인디고를 괴롭히자 새피와 사라가 빨강머리를 박살낸다. 빨강머리 일당은 인디고 대신 톰을 괴롭히고 인디고는 톰과 친구가 된다. 톰은 아빠가 재혼해서 가족이 된 새엄마와 동생을 받아들이지 못해 잠깐 할머니 집에 온 미국 아이다. 학교폭력 가해자 우두머리와 일당들의 심리, 우정, 가족관계를 다룬 좋은 책이다.

8. 프리덤 라이터스 다이어리 (에린 그루웰, 534) / 글쓰기, 상담, 교육
글을 쓰며 치유된 뒷골목 학생들 이야기다. 중학생만 돼도 갱단에 가입하고, 친구가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동네에서 인종차별, 가정폭력, 학교폭력에 글쓰기로 맞서는 이야기다. 교사 한 명이 150명의 삶을 바꾼(뒤집어버린) 실화이다. 이 책이 나왔을 때 나도 <작은 자유 작가>들과 글을 썼다. 그 이야기를 선생님의 숨바꼭질에 썼다.

프레드릭 비크너

  소제목 한 챕터를 멈추지 않고 읽어야 한다. 중간에 멈추면 이해하기 어려워진다. 1장에 나오는 두 단락 <고통의 문><시간 이후>에는 좋은 문장이 가득하다. 2장은 비크너가 기억하는 할머니, 동생 이야기가 많다. <방 이름, ‘기억하라’>, <기억의 마법>, <기억의 고투>, <기억의 소망> 모두 기억을 다룬다. 내용은 아주 쉽다. 읽기는 쉬운데, 저자가 이걸 왜 썼는지 알기 어렵다. 딸은 2장이 너무 아름답다고 했다. 독서모임에 온 선생님은 2장을 왜 썼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2장은 짧은 단상이 이어진다. 하나하나 음미하기 좋은 내용이다. 소리 내서 읽으면 마음이 충만해진다.

  비크너는 쉬운 듯 어렵다. 원제가 A crazy, holy Grace. 은혜가 은혜로 보이지 않는다. 미친 듯한 모습으로 다가오는데 그 모습 가운데 거룩함이 있다고 한다. 그걸 볼 눈이 있다면 일상은 은혜로 가득하다. 비크너는 할머니와 동생을 기억하며 A crazy, holy Grace를 만난 것 같다. 읽고 또 읽을 책이다.

<<책에 나오는 문장들입니다.>>

잃은 것은 찾은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네.
지금까지 있었던 죽음을 다 더해도
생명 옆에 놓으면 잔 하나 채우기에도 부족한 것일게.

좋은 청지기로 살아오셨네요. 고통의 좋은 청지기로 살아오셨어요.

여러분이 누구이든, 운이 좋든 나쁘든, 부유하든 가난하든, 상황이 어찌됐든, 이 세상에서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수고하고 무거운 짐을 진다는 말이고, 예수님이 말씀하신 쉼이 무슨 뜻이든지 여러분에게는 쉼이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고통을 틀어막고, 쳐다보지 않는 방식으로 처리하는 데는 대가가 따릅니다. 자신의 일부가 자라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어머니 안에 성장하지 못한 부분이 제대로 성장했다면 타인에게 공감할 수 있는 능력으로 자리 잡았을 것입니다.

네가 네 인생을 살지 않으면, 네 고통을 거두어들이지 않으면 이런 일이 일어난다. 너의 삶은 매일 줄어들 것이다.

하나님은 침묵하셨습니다. 제가 들을 수 있는 말씀을 전혀 하지 않으셨습니다. 제가 볼 수 있는 일을 전혀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삶이라는 판 자체를 완전히 날려버리지 않으면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고 계시다는 놀라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세익스피어가 어떻게든 <햄릿> 속으로 들어가 연극의 연극다움을 다 망쳐버리지 않으면서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죄다 하는 방식으로 말이지요. 저는 하나님이 격렬하게 자제하면서 숨죽이고 계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제가 상상하듯이 하나님은 개입해서 상황을 바로잡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십니다. 하지만 어떻게 삶의 본질을 파괴하지 않은 채 그렇게 하실 수 있겠습니까? 하나님이 개입하시고 상황을 바로잡기 시작하시면 우리는 어떻게 될까요? 우리는 인간이 아니게 됩니다. 더는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더는 받은 달란트로 이 일을 하거나 저 일을 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게 됩니다. 체스판의 말이 되는 겁니다. 그러나 저는 하나님의 침묵 속에서 격렬한 자제를 느꼈습니다. 그분의 침묵은 고요했지만 무언의 웅변으로 가득했습니다. (33-34)

망가진 삶의 회복에 관한 한, 종교적 용어로 말하자면, 영혼 구원에 관한 한, 인간의 최선은 거룩하신 분의 최선과 상충하는 경향이 있다. 세상의 잔혹함과 최악의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를 악물고 주먹을 불끈 쥐며 최선을 다해 스스로 뭔가 해 보려는 바로 그 행동 때문에 더 놀라운 역사가 우리를 위해, 우리 안에서 일어나지 못한다. 현실의 가혹함에 맞서 스스로 모질게 무장할 때의 문제는, 삶이 파괴당하지 않도록 지켜주는 그 강철 같은 무장 때문에 생명의 근원인 거룩한 능력이 마음을 열어 변화되게 하는 것까지도 가로막는다는 점이다. 누구나 혼자서 견뎌낼 수 있다. 그러나 아무도 혼자서 인간답게 될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예수님의 슬픈 비유처럼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기는 낙타가 바늘귀를 빠져나가기 만큼이나 어려운 것이다. 부자는 주머니에 들어 있는 신용카드로 자신을 위해 뭐든지 다 살 수 있기 때문에 정작 이 세상에서 자기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선물로 받을 수밖에 없다는 걸 이해하지 못한다. 설령 좋으신 하나님이 도움의 손길을 내미신다고 해도 주먹을 꼭 쥔 손으로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걸 이해하지 못한다.

사람들 말에 따르면, 우리는 사실 아무것도 잊지 않으며, 모든 과거는 그저 우리 내면 깊숙한 곳 어딘가에 도사린 채 자기를 다시 표면에 떠오르게 할 풍경이나 냄새나 자그마한 소리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54)

아버지의 죽음은 내 안에 다른 사람의 고통으로 통하는 문을 열어 주었다. 하나님도 아시지만, 내가 다른 사람을 많이 도와준 것도, 그런 적이 있는 것도 아니다. 나 역시 그러기엔 너무 소심하고, 믿음도 연약하며,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이고, 까다로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 인생에서 알게 된그 고통을 통해 대단한 도움의 손길까지는 아니라고 해도 적어도 내 눈이 열렸다. 그래서 어느 인생에나, 가장 운이 좋아 보이는 인생에도 고통이 있으며, 묻어버린 슬픔과 상처 입은 기억이 모두에게 있다는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
  한 번에 다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나 큰 것들, 단번에 깨닫기에는 너무나 작은 것들, 아마 우연히 일어나지만, 우리가 보게 되는 이러한 순간들. 나는 우리의 눈과 더불어 마음도 열어 주는 이러한 순간들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믿기로 작정했다.
  나는 그것을 기이하고도 거룩한 은혜라고 불렀다. 기이한 까닭은 아무도 그 은혜를 도무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세상의 상실과 고통 한 가운데서, 우리 자신의 내면의 세계에서 솟아오르는 이 기이한 은혜의 방식과 때와 장소를 누가 예견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거룩한 까닭은, 이런 은혜의 순간들이 궁극적으로 오즈보다 더 먼 곳에서, 그리고 운명보다 더 깊은 곳에서 찾아오기 때문이다. 우리를 치유하고 깨끗하게 해 주기 때문이다. ”알려지거나 알려지지 않았거나, 기억되거나 잊혔거나 주님이 베푸신 모든 복에 대해 주님께 감사를 드립니다.“고 하는 옛날 기도문처럼, 거의 알려지지 않는 사람들과 거의 잊힌 사람들을 위해서 우리 인생의 여정을 돌아볼 필요가 있는 이유는, 그들의 존재 덕분에 우리 각 사람의 인생이 거룩한 여정이 되기 때문이다.

행여나 과거를 만날까 봐 현재에 매달립니다. 수면 아래 숨어 있는 것이 두려운 나머지 수면 위로 나온 것에 매달립니다.

사정은 다들 다르겠지만, 저는 심장이 돌로 변하게 만들 만한 슬픔과 고통을 겪었다고 분명히 말할 수 있습니다. 안 그런 사람이 있겠습니까? 저는 잘못된 길을 선택한 적이 많고, 바른 길이라도 잘못된 이유로 선택한 적이 많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그들에게나 저에게나 유익이 되지 않는 방식으로 과하게 사랑한 경우도 많고, 사랑할 수 있었던 사람들을 사랑하지 못하고 잃어버린 경우도 많습니다.

과거와 미래, 기억과 기대, 기억하고 소망하십시오. 기억하고 기다리십시오. 그분을 기다리십시오. 우리 모두 그분 얼굴을 압니다. 과거 어디선가 그 얼굴을 희미하게 보았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 그분의 생명을 갈망합니다. 과거 어디선가 누군가 그렇게 사는 것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우리가 그렇게 살았던 순간이 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그분을 기억하십시오. 옆에서 죽은 강도를 기억하겠다고 약속하신 그분이 친히 우리를 기억하십니다. 믿음을 갖는다는 것은 우리의 소망함을 통해 소망의 내용이 우리 안에서 실현되기 시작한다는 의미입니다. 하나님을 찬양하십시오.

평화는 전쟁이 없는 시기, 또는 큰 전쟁이 없는 시기를 의미하게 되었다. 우리는 이것저것 가릴 처지가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이런 상태만으로도 만족할 것이다. 그러나 히브리어에서 평화에 해당하는 단어 샬롬은 온전함을 뜻하고, 온전하고 행복하게 자기 자신이 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추었음을 뜻한다.

독서토론 질문

1. 책을 읽은 느낌을 말해보자.

2. 재미로 하는 토론 : 니노가 잡지에서 오려낸 그림을 액자에 넣어서 니콜라에게 팔았다. 니콜라는 라디오를 살 가격을 지불했다. 나중에 니콜라는 액자 뒤에 라디오 가격에 해당하는 돈을 발견했다.(29) 돈은 누가 가져야 할까?

3. 모모는 이 세상 모든 것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 고양이, 귀뚜라미, 두꺼비, 심지어는 빗줄기와 나뭇가지 사이를 스쳐 지나가는 바람에도 귀를 기울였다. 그러면 그들은 각각 자기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모모에게 이야기를 했다. (31) 들은 적이 있는가?

3-1. 여러분은 주로 누구(또는 무엇)의 이야기를 듣는가?

3-2. 여러분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음성은 무엇인가?

4. 그들의 말을 온 마음으로 들어주는 사람, 말하다 보면 저절로 분별이 생기고, 화해하고 싶은 마음이 들고, 기분까지 좋아지는 그런 사람(96)이 있나?

4-1. 어떤 친구를 만나고 싶은가?

5. 예전에 자네는 가난뱅이 기기의 탈을 쓴 기롤라모 왕자였지. 하지만 지금은 어떻지? 기롤라모 왕자의 탈을 쓴 가난뱅이 기기인 거야. (237) 무슨 뜻일까?

5-1. 기기의 탈을 쓴 기롤라모, 기롤라모의 탈을 쓴 기기 중에 어느 쪽이 나을까?

5-2. 선택할 수 있다면 누구의 모습으로 살고 싶은가?

6. 회색 신사에 대해 알아보자.

1) 활동지역 :
2) 특징 :
3) 출생과 사망 :
4) 하는 일 :

6-1. 회색 신사가 나타난 뒤에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6-2. 베포가 청소부 일을 하는 모습은 어떻게 바뀌었나? (회색신사를 만나기 전과 후)

6-3. 기기가 이야기를 하는 방식은 어떻게 바뀌었나? (회색신사를 만나기 전과 후)

7. 모모가 가진 재주를 찾아보자.

7-1. 회색 신사가 나타나기 전에 원형 경기장에서 일어난 일을 묘사해보자. 무엇을 상징할까?

7-2. 모모가 기기, 아이들에게 준 변화는 무엇인가?

7-3. 모모가 사람을 변화시키는 모습은 무엇을 상징하는가?

8. 끝까지 회색 신사에게 넘어가지 않았던 사람은 누구인가? (아이, 모모)

8-1. 아이들은 우리의 천적이에요. 아이들이 없었다면, 우리는 벌써 오래 전에 전 인류를 수중에 넣을 수 있었을 겁니다. 아이들에게는, 그 어떤 사람보다도 시간을 아끼게 하기가 힘이 들어요.(160) 아이들은 왜 회색 신사가 유혹하기 힘들까?

9. <모모>는 어떤 점에서 우리 이야기인가?

10. 진정한 시간이란 시계나 달력으로 잴 수 있는 것이 아니다.(291) 뒤에 이어질 문장을 써보자.

11. 이 세상에는 다른 사람과 나눌 수 없으면, 그것을 소유함으로써 파멸에 이르는 그런 보물이 있다는 사실을.(290) 이 보물은 무엇일까?

12. 가슴으로 느끼지 않은 시간은 모두 없어져 버리지. 장님에게 무지개의 고운 빛깔이 보이지 않고, 귀머거리에게 아름다운 새의 노랫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과 같지. 허나 슬프게도 이 세상에는 쿵쿵 뛰고 있는데도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눈 멀고 귀 먹은 가슴들이 수두룩하단다. (217) 무슨 뜻일까? 왜 이런 생각을 했을까?

13. 미하엘 엔데가 모모를 쓴 까닭은 한 문단으로 써보자.

<<교사들이 만든 질문>>

1. 모모는 마을 사람들에게 더욱더 필요한 존재’(p.21)가 되었습니다. 모모가 다른 사람의 말을 들어 주는 재주’(p.22)를 가졌기 때문인데요. 그녀는 가만히 앉아서 따뜻한 관심을 갖고’, ‘온 마음으로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여러분은 모모의 이런 재주를 어떻게 보았나요?

2. 회색 신사는 사람들에게 인생에서 중요한 건 뭔가를 이루고, 뭔가 중요한 인물이 되고, 뭔가를 손에 쥐는 거”(p.130)라는 생각을 심어 줍니다. 사람들을 바쁘게 일하게 하고, 성공을 향해 달려가게 만들지요. 호라 박사는 회색 신사들은 진짜 주인으로부터 떨어져 나온시간을 먹고 살고, “사람들이 기회를 줄 때마다 생겨”(p.208)난다고 말하는데요. 여러분은 회색 신사들을 보며 어떤 생각을 했나요?

3. 나는 모모와 얼마나 비슷한가요? 왜 그렇게 생각하나요?

4. 전 옮긴이의 질문이 딱 제가 들었던 질문과 비슷해서.. 옮긴이의 말을 옮깁니다

5. 한 순간 한 순간의 과정을 즐기며 목표에 이르는 길은 어떤 것일까?

6. 모모는 사람들 말을 잘 들어줍니다. 모모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없었을까?

7. 130"인생에서 중요한 건 딱 한 가지야. 뭔가를 이루고, 뭔가 중요한 인물이 되고, 뭔가를 손에 쥐는 거지... 에 대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8.  "너희들은 시간을 느끼기 위해 가슴을 갖고 있단다. 가슴으로 느끼지 않은 시간은 모두 없어져 버린다(p.217)"고 했는데요. 가슴으로 느끼지 못하고 허비한 것처럼 느낀 시간이 있다면 언제였나요? 반대로 가슴속에 깊이 남은 시간은?

9. 여러분에게는 모모같은 존재가 있나요?

10. 109p 자기 발견과 자기 잊음을 평소 어떤 식으로 하나요?

11. 모모, 카시오페이아, 호라 박사는 어떤 관계일까요?

12. 기기의 말. "그 사람들은 모모에게 이야기를 하면서 자기자신을 발견했던거야...그 사람들은 내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기 자신을 잊었던 거야." 이야기를 통해 자신을 발견하고, 또 자신을 잊었던 경험이 있나요(109쪽)?

 

모모를 읽고 쓴 글

권일한

  나는 전교생이 8명뿐인 학교에서 4학년 학생 둘을 가르친다. 4학년은 사회 시간에 촌락과 도시의 모습을 배운다. 온통 산으로 둘러싸인 곳에서 도시가 어떻게 발달하며 변하는지, 어떤 문제가 있는지 나누려니 답답하다. 그래서 서울에 있는 선생님과 학교 사진, 마을 정보를 주고받아 공부했다. “우리 학교는 전교생이 8명인 산지촌에 있습니다. 보호자는 탄광 광부 6, 농부 1, 페인트공 1명입니다. 1500년 된 은행나무까지 산책을 하고, 시냇물에서 물고기 잡기, 개울에 소형댐 만들기, 인동초 꿀 따먹기 등을 하며 놉니다.”라고 보냈다. 서울 선생님은 우리 학교는 서울 잠실에 있고 전교생은 약 900명입니다. ~ 도시라서 놀이공원 가서 놀기, 올림픽공원 산책하기, 지하철 타고 할머니댁 가기, 롯데리아에서 햄버거 먹기를 합니다.”라고 답을 보내왔다.

  우리 아이들은 현장체험학습으로 1년에 한 번 놀이공원에 간다. 올림픽공원은 물론, 지하철을 타본 적도 없다. 롯데리아에 가려면 가끔 오는 버스 타고 30분 가서 또 걸어야 하기 때문에 1년에 한 번 갈까 말까다. 마을에는 아이들이 누릴 문화시설이 없다. 논과 밭, 수로, 개울, 게이트볼장 하나, 그리고 앞산, 뒷산, 옆에도 산이다. 서울 아이들이 즐기는 활동을 잠시 부러워하면서도 서울에 가서 살고 싶지는 않다고 한다. “왜 도시에서 살고 싶지 않아?”

도시에 살면 여유가 없어요. 밤늦게까지 학원 다니고 힘들어요. 놀지도 못해요.” 한다.
도시 아이들도 놀지 않을까?”
스마트폰 들고 놀거나 PC방에 가겠죠.”

   요즘 아이들은 놀지 못한다. 운동장에 풀어놓아도 공이 없으면 할 게 없다고 한다. 운동장 구석에서 핸드폰 들여다보는 걸 놀이라고 한다. 연예인들이 자기들끼리 노는 걸 구경하는데 빠져 직접 놀 생각은 안 한다. 아직 아이의 마음이 남아있어 놀이터에서 뛰어다니기도 하고 모래 구덩이에서 무언가 만들기도 하지만 점점 드물어진다. 머리 좋아지게 한다는 교구놀이나 공부에 도움이 된다는 창의성 놀이교실에 가고 영어유치원과 학원에 가느라 놀 시간을 빼앗긴다.

  아이는 현재를 충실하게 살아가는 존재이다. 무당벌레, 잠자리 한 마리만 있어도 시간을 잊고 빠져드는 존재가 바로 아이다. 아이는 몰입하며 논다. 아이가 무언가에 몰두해서 정신을 놓은 듯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되는 건 아이가 몰입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몸으로 느끼며 몰입을 배운 아이는 정말 집중해야 할 순간에 온 힘으로 몰입한다. 현실을 충만하게 살면 다가오는 미래가 현실이 될 때도 충만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뜻이다. 부모는 불안해서 아이를 닦달한다. 시간을 아끼라고, 쓸데없는 일-무당벌레, 잠자리 들여다보며 모래 구덩이에서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어 가는 일- 하지 말고 공부하라고 한다.

  <모모>를 비롯해서 <끝없는 이야기, 프린들 주세요, 마법의 설탕 두 조각, 마법의 수프> 등을 쓴 미하엘 엔데는 부모가 욕심을 부려 아이 시간을 빼앗는 게 걱정이 되었나 보다. 우리 삶에서 시간을 빼앗아가는 도둑(회색신사)을 물리치라고 <모모>를 썼다. 시간 도둑은 시간을 몰래, 불법으로 훔쳐가지 않는다. 잘 관리해서 시간을 아끼면 나중에 훨씬 더 여유롭게 쓸 수 있다고 꼬드긴다. 평소에 부모가 자식에게 하는 말이다. “지금 고생하면 나중에 편해!!” 친구와 노는 대신 미래를 위해 공부에 투자하라고 한다. 우리가 스스로 시간을 아껴 쓰도록 마음을 바꾸게 만든다. 힘들어하는 동료 이야기 들어주는 시간에 자신에게 도움이 될 일을 하라고 한다. 경제성, 효율성을 내세워 사람을 관리한다. 그렇게 저축한 시간을 금고에 넣어두고 자기들이 쓴다.

  어린 소녀 <모모>는 폐허로 방치된 원형극장 터에서 혼자 산다. 서로 도와주고 정을 나누는 이웃이 있는 곳이어서 집도 생기고 음식 걱정도 하지 않는다. 모모와 함께 있으면 재미난 이야기를 만들고 신나게 놀 수 있어서 아이들이 모여든다. 자기들끼리 있으면 요란한 소리를 내는 장난감(지금은 스마트폰) 따위로 노는 아이들이 모모와 함께 있으면 스스로 놀이를 만들어 몰입한다. “상자 몇 개, 찢어진 식탁보, 두더지가 쑤셔 놓은 흙더미, 조약돌 한 줌만 있으면 되는 옛 놀이로 다시 돌아오게 된다.” “그런 놀이를 할 때면 모든 것을 상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102)”

  시간 도둑은 이런 모습을 끔찍하게 여긴다. 아이들이 시간에 매이지 않고 여유롭게 놀면 시간을 빼앗지 못하게 되고, 그러면 자기들이 쓸 시간이 없어진다. 사람들이 시간을 아끼려고 발버둥 칠수록 시간 도둑은 여유로워진다. 사람들이 시간을 저축하지 않으면 시간도둑은 생기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게 활동하는 것이었다. 그들은 이미 어느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고 대도시와 대도시 사람들의 삶에 깊이 뿌리를 내렸다. 그들은 한 걸음 한 걸음 진격해 들어와 사람들을 손아귀에 넣었다. 하지만 그 사실을 눈치 챈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78)” 바쁘게 움직일수록 시간을 빼앗기고 있다는 걸 모른다.

“  시간은 삶이며, 삶은 가슴 속에 깃들여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시간을 아끼면 아낄수록 가진 것이 점점 줄어들었다.(366)” 도시뿐만 아니라 시골에서도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바쁘다. 존재하지 않는 존재가 불안을 틈타 우리를 치열한 경쟁세계로 몰고 간다. 엔데는 우리가 시간을 아끼면서 잃어가는 마음의 여유, 이웃과의 정, 아이들이 누려야 할 몰입의 순간을 빼앗아가는 시간도둑이 사실은 실체가 없는 두려움이라고 말한다. 대한민국 부모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미래를 담보로 잡고 아이가 현재에 몰입하지 못하게 한다. ‘다 너를 위해서야!’ 하며 학원을 돌고 돌게 만든다.

  내가 가르친 아이가 쓴 글이다. “오늘은 엄마, 아빠가 밤늦게 밥 먹고 있는데 싸웠다. 계속 싸운다. 엄마 눈에서 결국 눈물이 나왔다. 지난번에 또 싸웠는데 언제는 물건들을 막 던지면서 싸웠다. 그리곤 컴퓨터를 했다. 아침에는 피아노를 갔다. 그리고 텔레비전을 보고 시험지랑 복습노트, 일기를 쓰고 또 텔레비전을 보고 또 싸우고 있다. 학원비 때문이다.~” 아이 학원비 대주려고 맞벌이하면서 지친 부모가 아이 앞에서 싸운다면 아이가 무얼 배울까?

  “가슴으로 느끼지 않은 시간은 모두 없어져 버리지. ~ 슬프게도 이 세상에는 쿵쿵 뛰고 있는데도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눈 멀고 귀 먹은 가슴들이 수두룩하단다. (217)” 엄마, 아빠가 싸울 동안 열심히 학원 다닌 대가로 받은 컴퓨터로 게임하며 홀로 버티는 아이는 어떻게 될까? “학원만 잘 다니면 더 좋은 거 사준다.” 하지 말고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 얼마나 좋을까! 이걸 쓴 아이는 초등 2학년이다.

  우리 학교 아이들은 도시 아이보다 공부를 못한다. 시간을 아낄 줄도 몰라서 친구 얼굴 보고 웃느라 시간 다 보낸다. 얼마나 여유로운지 도시에서 학교폭력 가해자로 권고전학 당한 아이를 순진한 아이로 바꿔버린다. 우리 아이들은 미래의 주역이 될 것이다. 10, 20년 뒤에는 점수가 높은 아이가 아니라 마음이 넓은 아이, 경쟁해서 이기려는 사람이 아니라 어깨 두드리며 함께 이끌어가는 사람이 대접 받는 시대가 될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 학생들에게 필요한 건 경쟁이 아니다. 아이들은 피난처를 찾고 있다. 현실을 충만하게 사는 아이는 점수로 계산할 수 없는 능력을 갖춰가고 있다. 아이들에게 시간을 돌려주자. 미래를 담보로 아이의 현재를 회색 빛깔로 칠해버리지 말자.

2010년, 다른 반에서 우연히 보고 읽은 책이다.
그 우연 덕분에 『수요일의 전쟁』은 책벌레 가족 책이 되었다.
좋은 문장이 많아서 읽을 때마다 멈춰 생각하게 만든다.

나와 두 아이가 읽은 횟수를 더하면 25번 넘는다.
우린 『수요일의 전쟁』에 나오는 문장으로 농담했다.
『수요일의 전쟁』 문장을 패러디해서 문자를 주고받았다.
햄릿, 리어왕, 맥베스, 오셀로 등 세익스피어 작품을 읽었다.
독서감상문 쓰는 법을 이 책으로 가르쳤다.
카이사르에 관한 책도 많이 읽었다.
(내전기, 갈리아 원정기, 로마인 이야기, 콜린 매컬로가 쓴 책 등)

『수요일의 전쟁』은 다시 읽고 또 읽어도 좋다.
처음 읽을 때와 달라진 점이라고는
웃고 우는 횟수가 조금 줄어든 거.
처음에는 열 번쯤 웃고 다섯 번쯤 눈물이 났는데
몇 번 읽으니 다섯 번쯤 웃고 한두 번쯤 눈물이 났다.
이번(2023년 11월 20~21일)에 읽을 때는
일곱 번쯤 웃고 세 번쯤 눈물이 났다.

몇 년 전에 나와 두 아이가 가장 많이 읽은 책을 정리했다.
『책벌레들의 책 없는 방학』이 1등이다. 70~80번쯤 읽었다.
40번 『사자와 마녀와 옷장』, 『해리포터 시리즈』
30번 『샬롯의 거미줄』
25번 『수요일의 전쟁』, 『삐삐』. 『작은 아씨들』, 『밉스 가족의 특별한 비밀』
20번 『반지의 제왕』, 『호빗』
10번 읽은 책은 안 세봤다. 주로 우리나라 작가들 책이 많다.

『수요일의 전쟁』에 나오는 문장

1) 아빠는 다른 사람들이 아빠한테 기대했던 모습의 사람이 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아빠한테 선택의 기회가 있었는지 궁금했다. 아빠는 뭔가 덫에 걸린 느낌을 가져 본 적이 있는지, 아빠가 단 한 번이라도 다른 삶을 꿈꾸어 본 적이 있는지.
  이 계약을 따 냄으로써 아빠는 상공 회의소가 뽑은 올해의 기업인이 유력해졌다. 어쩌면 그게 모든 사람들이 기대하는 바였을 것이다.
  처음으로 나는 그것에 아빠가 진정으로 원하던 것인지가 궁금했다. 아니면 아빠가 뭔가 다른 것을 바랐던 때가 있었을까?

2) (누나가 집을 떠난 뒤에) 나는 집이 텅 빈 느낌이 드는 가장 큰 이유는 누나가 없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뭔가를 좋아하는 것을 처음 알게 되는 때는 바로 그 뭔가가 있던 장소에 없게 된 것이 처음으로 신경 쓰일 때 같다. 그리고 여러분도 알다시피, 아주 잘 알다시피, 텅 빈 느낌은 바깥보다는 마음 속의 느낌이다.
  이와 같이 우리는 우리가 가진 것을 누리는 동안에는 그것의 가치를 알지 못하고 그것이 부족하거나 사라지게 된 뒤에야 그 가치를 깨닫게 되며, 그제야 우리가 그것을 갖고 있을 때 미처 보지 못한 미덕을 발견하게 된다.

3) 햄릿은 아무래도 잘못된 장소에서 자기 자신을 찾으려 했던 것 같다. 아니면 그에게 자기 자신을 찾을 필요가 없다고 말해 줄 사람을 만나지 못했거나. 햄릿은 자기 자신을 찾으려고 애쓸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자기의 본모습을 발견하도록 내버려 두어야 했다.

4) 베이커 선생님은 나를 보았다. 나는 알았다. 선생님이 혼자 있으려고 나를 교장실로 보내지 않으리라는 것을. 함께 촛불을 켠 사람을 떠나보내는 일은 없는 법이다.

5) 우상은 죽을 때 아주 힘겹게 죽는다. 그냥 조용히 사라지거나, 곱게 늙어 죽거나, 편하게 잠드는 식이 아니라, 불에 타 죽는 식으로 고통스럽게 죽는다. 그리고 우상이 떠나면 우리의 가슴은 숯덩이가 된다. 무엇보다도 괴로운 것은 우상이 떠난 빈자리를 다른 우상이 채울지 확실치 않다는 점이다. 아니면 아예 우리가 다른 우상이 빈자리를 채우기를 바라지 않게 될 수도 있다. 몸속에서 불길이 빠져나가는 고통을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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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뜰안애 찾아온 아이 중 넷이 여학생이다. 3, 4, 2, 3이다.
고등학생은 자매다. 엄마와 같이 들어왔다. 그런데 엄마가 자매를 직접 탈북학생 그룹홈에 맡겼다.

아이들을 보면 그놈생각이 나서 아이에게 해코지해요.”

엄마는 중국에서 강간당했고, 팔렸던 적도 있다고 한다두 자매 아빠는 엄마를 강간한 중국 남자다.
자매를 보면 그놈이 생각나서 자기도 모르게 해코지했다고 한다.
갑자기 달려들어 목을 조르기도 하는데 이러다가 큰일 낼 것 같아서 자매를 맡겼다.
말이 없고, 잘 먹지 않고,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자매에게 다가가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초등학생인 두 아이는 활발하다서재를 둘러보다가 말을 건다.
저기 위에 있는 건 뭐예요?”
그건 문집 상패와 교보교육대상 상패야네가 물었으니까 너한테만 알려줄게.”
하며 귀에다 작은 목소리로 상금 액수를 알려줬다4학년이 ?” 하며 놀라는데 그걸 보고 모두 웃었다.

학교에서 와니니 읽었는데 1권과 6권을 못 읽었어요.”
그래? 여기 있는 책 중에 마음에 드는 거 골라봐. 줄게!”
푸른 사자 와니니1권을 골라 읽는다.

3학년은 여자답게? 나답게!를 골랐다.
중학생이 읽는 책을 골랐네. 어려울 텐데 다른 책 고르지?”
이거 읽을 거예요.”
마음대로 해. 읽다가 어려우면 다른 책으로 바꿔!”
이 책이 마음에 든다면서 책을 읽는다.

몇 분 뒤에 초 3학년이 갑자기 대화에 끼어들며 말한다.
, 남친 있어요. 100일 축하도 했어요.”
진짜?”
그런데 이제 헤어질 거예요.”
?”
전학 간대요. 간다고 했다가 안 간다고 했다가 그래요.”
그럼 전학 안 갈 것 같은데?”
정말요? 안 간다 그러더니 또 간다고 했는데.”
너희 정말 사귀는구나! 사귀는 이야기 책도 있는데.”

4학년까지 관심을 기울인다.
꼴뚜기라는 책에 <사랑 사랑 누가 말했나> 라는 이야기가 있어. 둘이 사귀며 10, 20일 그런 기념일을 챙기는 이야기야와니니 책과 여자답게 책 다 읽으면 나한테 연락해. 꼴뚜기작가님 싸인해서 책을 보내줄게.”
진짜요?”
그럼. 책 다 읽으면 꼭 연락해라.”

이렇게 아이들을 꼬드겼다.

아이들이 떠날 때 학교에서 외계인을 만나다를 읽은 남학생에게
다시 와라. 여기 풀 많다. 땀 좀 흘려야지!” 하니 좋아한다. 초등 두 아이에게
잘 가~ 책 꼭 읽어라!” 했다.


고등 자매에게는 웃으며 인사만 했다. 다음에 누가 오건 두 자매가 같이 와서 쉬고 가면 좋겠다.

사진) 『학교에서 외계인을 만나다』 읽어줄 때 초등 두 아이가 나왔다.
왼쪽 아이 앞에 『여자답게? 나답게!』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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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뜰안애 온 탈북 학생 중 가장 마음에 남는 아이는 방송에 몇 번 나왔다.
부모가 자신을 돌보지 않는다는 걸 알고 7살에 북한을 떠났다고 한다.
꽃제비로 살다가 5000km를 이동해서 9살에 <우리 집 공동체>에 왔다.

<우리 집>에 왔을 때 키가 98cm였다고 한다. (2학년 남자아이는 평균 128cm이다. 2019년 기준)

“와~! 집 좋다.”
책뜰안애 들어서면서부터 몇 번이나 집 좋다고 소리쳤다.
“여기에서 살면 서울대학교 가겠어요” 한다.

아이는 어릴 때 제대로 먹지 않아 심리적인 장애가 있다. 공부를 어려워한다. 공부에 관심이 없다고 한다.
탈북해서 도망다니느라 몇 년 동안 공부하지 않았고, 모든 것이 다른 나라에서 적응하느라 공부하지 못했다.
“00이가 책 읽는 거 본 적이 없는데……” 선생님 말씀에
“저도 WHY 책은 읽었어요.” 하고 대답했다.
“책뜰안애에서 WHY 책은 책이 아니야.” 했더니 웃는다.
이 방, 저 방 다녀보더니 “여기 살고 싶다.”고 한다.

집 구경한 뒤에 아이들과 함께 둘러앉았다. 아이들을 위해 말을 해달라 하는데 내가 무슨 말을 하랴!
강원도 시골 아이들이 쓴 글을 읽어주었더니 좋아한다.
『학교에서 외계인을 만나다』를 꺼내 몇 편 더 읽어줬다.
아이가 좋아하기에 책에 사인해서 선물로 줬다. 엄청 좋아한다.


책 선물 받고 좋아하는 걸 보고 함께 온 분들이 깜짝 놀랐다.
“게임이 아니고 책인데 00이가 좋아하다니 우와~!”

다음날 아침, 아이 머리맡에 『학교에서 외계인을 만나다』가 있다.
깨워도 안 일어난다. 다 일어났는데 혼자 계속 잔다.
“얘가 책 읽다가 늦게 자더니 안 일어나네~” 하시는데 한참 뒤에
“어제 127쪽까지 읽었어요.” 하며 일어난다. 함께 온 분들이 기적 일어난 것처럼 놀라워한다.

어쩌면 아이가 제대로 읽은 첫 책일 수도 있다.
『학교에서 외계인을 만나다』가 탈북 학생 코드에 맞아서 다행이다.
강원도 시골 아이들 글이 탈북 아이에게 무언가 말하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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