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들이 글쓰기 지도를 어려워한다.
<시 쓰기>를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다.
초등학교 저학년은 시인이라 그나마 쉽다.
5~6학년이 되면 감성이 메마른 형님들처럼 된다.
그리고 지들이 세상 꼭대기에 있는 줄 안다.
그럼 고등학생은?
수능에, 경쟁에, 돈벌이에 치인 학생들이 시를 쓴다고?
『국어 시간에 시 써 봤니?』 요거 걸작이다.
초등 저학년들이 재잘재잘 이야기한다.
부모의 비리까지 촤라락 말한다.
그러나 글을 쓰라 하면 힘들어한다.
“참 재미있었다.” 끝!
나이가 들수록 비밀이 많아지고, 상처에 대해 입을 다문다.
그럼 고등학생은?
고등학생이 소설 같은 삶을 살았고,
상처 가득한 경험을 소설처럼 쓴다고?
우리반(6학년) 아이들에게 읽어주고 싶은 글이 참 많다.
『국어 시간에 소설 써 봤니?』
책벌레 이름을 걸고 강력 추천한다.
 
책 소개합니다.
『너도 하늘말나리야』, 『소희의 방』, 『숨은 길 찾기』
세 권은 시리즈이다. 세 권 모두 열흘 전에 개정판이 나왔다.
 
즐겁고 쿨하게 사는 사람, 진지하게 고민하며 사는 사람이 있다.
둘은 읽는 책, 표현 방식, 생활 태도가 많이 다르다.
나는 진지하게 고민하며 사는 쪽이다.
 
20대에는 재미 위주로 살았는데, 실수를 참 많이 했다.
40대가 되면서 의미 쪽으로 기울었고, 아이들 마음을 살폈다.
꽤 재미나게 지냈는데 올해는 눈높이가 맞지 않는 아이들을 만났다.
성향이 다른 아이들 마음을 여는 게 참 힘들다.
 
소개하는 책의 주인공 소희, 미르, 바우는 마음을 닫았다.
바우는 엄마가 돌아가신 충격에 마음을 닫고 선택적함묵증이 생겼다.
미르는 부모가 이혼하고 엄마 따라 시골에 왔다.
- 아빠가 엄마와 자기를 버린 것도, 시골에 내려온 것도 다 싫어한다.
소희는 할머니와 산다. 아빠가 죽고 엄마가 재혼했기 때문이다.
- 할머니가 돌아가신 뒤에는 친척 집에 갔다가 엄마에게 돌아간다.
 
내가 세 아이를 만났다면 함께 글을 썼을 것 같다.
바우와 소희는 어렵지 않았을 것 같고 미르는 좀 어려웠을 것 같다.
우리반 아이들은 돈, 게임, 편안한 삶을 찾는다.
기분 나쁘면 그 자리에서 내뱉는다. 마음에 담아두지 않는다.
관계가 힘들 때 견디고 넘어서는 과정을 알려주고 싶은데
지금 당장 편하게 사는 것만 생각한다.
몇 년 뒤에 아이들이 관계 때문에 힘들어할 것이다.
 
세 아이가 겪은 새가족과의 관계로는 고민하지 않겠지만
진로 문제, 이성 문제, 부모와의 생각 차이로는 고민할 것이다.
그때 곁에서 미르, 소희, 바우를 기억하며 도와주고 싶다.
그러나 그때는 아이들 곁에 다른 선생님이 있을 것이다.
중고등학교 선생님들이 이런 책을 읽으며 도와주면 좋겠다.
 
부모들이 이런 책을 읽으며 아이 마음을 들여다보면 좋겠다.
『소희의 방』은 서울로 간 소희가 엄마와 함께 새아빠, 처음 보는 동생 둘과 낯선 곳에서 사는 이야기다. 『숨은 길 찾기』는 달밭마을에 남은 미르와 바우가 자신의 앞날을 고민하며 진로를 찾는 과정을 담았다. 또한 가정을 이루어가는 이야기와 중학생들의 사랑도 같이 담았다. 『너도 하늘말나리야』도 좋았지만 중학생들에겐 『소희의 방』과 『숨은 길 찾기』가 더 좋겠다. 진로에 대한 고민, 부모와의 관계, 가정의 의미를 생각하기에 좋은 책이다.
1학기에 내게 힘을 준 책을 소개합니다.
(블로그를 몇 달 동안 잃었다가, 늦게나마 다시 찾아서 이제야 올립니다.)
1. 부서진 사람 (피터 맘슨, 543쪽) / 평전
- 『부서진 사람』은 올해 최고의 책으로 꼽을 만하다.
- 어리석어 보이는, 답답한, 그래서 예수님을 닮은 사람의 이야기
- 폭발하는 아이 때문에 힘들 때 나를 살려준 책
- 요즘 출판 경향에 반대되는 책이다.
- 예수님 믿는 사람에게 강력~ 추천한다.
2. 주기율표 (프리모 레비, 383쪽)
- 홀로코스트를 겪은 작가이며 화학자가 쓴 이야기
- 놀라운, 신기한, 예측할 수 없는 이야기를 한 사람이 겪다니~
- 아우슈비츠에서 돌아온 과정을 쓴 『이것이 인간인가』의 저자
- 주기율표에서 21가지 원소와 관련된 21가지 이야기를 담았다.
- 주기율표 23번 바나듐에 얽힌 이야기만으로도 책값을 했다고 본다.
3. 순례 주택 (유은실, 248쪽) / 중 2 이상
- 폭발하는 아이들이 주는 압력을 낮춰준 책이다.
- 너무 재미있어서 낄낄대며 읽다가 어느 순간 마음이 따뜻해진다.
- 이런 주택이 어딘가에 있을 것 같다.
- 나 때문에 이 책 산 여러 사람이 강력하게 추천한 책이다.
4. 교사, 함께 할수록 빛나는 (김종훈, 244쪽) / 교육
- 교사학습 공동체에서 선생님들이 함께 쓴 책이다.
- 글을 쓰고 나누고, 다시 글로 살아내는 모습을 책으로 냈다.
- 아이들을 사랑하고, 돌보고, 견디고, 아파한 과정이 그대로 느껴졌다.
- 함께할수록 빛나는 게 공동체임을 몸으로 보여주는 책이다.
- 서론에 해당하는 85쪽까지 내용이 지루할 수도 있다.
5. 그 틈에 서서 (박윤만, 430쪽) / 기독교
- 누워서 설렁설렁 읽으려다가 ‘어이쿠!’ 놀라 밑줄 그으며 읽었다.
- 저자가 자신의 눈으로 성경을 설명한다.
- 프레드릭 뷔크너를 볼 때처럼 새로웠다.
- 성경 전체를 4부로 나눠 해설한다.
- 성경을 알고 싶은 분에게 추천한다.
6. 책벌레가 쓴 책도 사랑해주세요^^
- 아이들과 글을 쓴 이야기를 담은 책을 가장 좋아합니다.
- 바로 『선생님의 숨바꼭질』과 『학교에서 외계인을 만나다』
- 지난주에 『울리는 수업』이 나왔답니다.

중고등학생(과 그들을 가르치는 분)을 위한 책 두 권 소개합니다.

1. 『앤의 오두막으로 오세요』 (이남석, 247쪽)

이남석 작가는 청소년 진로 관련 책을 쓰는 작가다. 몇 권 읽었는데 다 좋았다. 이번 책은 <앤의 오두막>이라는 특별한 곳에서 학생들이 고민을 해결하는 과정을 소설 형식으로 알려준다. 스킨십과 자위행위부터 자해와 무기력, 상처와 두려움, 감정 다루기, 인간관계까지 중고등학생이 고민할 내용을 솔직담백하게 알려준다. 단순히 고민 해결 방법을 알려주는 수준을 넘어, 고민하던 학생이 친구의 고민을 들어주고 함께 해결하는 과정을 담았다. 특히 <앤의 오두막>이 도시를 건강하게 바꿔가는 복합문화공간의 역할을 하는 모습까지 담았다. 작가가 이런 공간을 꿈꾼다는 생각이 들었다. 읽으면서 『토요일의 심리클럽』이 생각났다.

2.『기차를 기다리는 소년』 (다니엘 에르난데스 참베르, 83쪽)

기예르모는 말이 없는 소년이다. 기차역에서 아빠를 기다린다. 이사벨은 아빠가 우편물을 가지러 기차역에 갈 때 따라갔다가 기예르모를 본다. 말하지 않는 친구 기예르모는 누굴 기다릴까? 이사벨이 우표 이야기를 하며 기예르모에게 다가간다. 기예르모가 마음을 열기 시작할 때 친구들이 기예르모를 괴롭힌다. 80쪽밖에 안 되는 짧은 소설에 가족과 친구 이야기를 담았다. 『앤의 오두막으로 오세요』 는 직접 알려주는 방식이고, 『기차를 기다리는 소년』은 은근히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중학생들과 수업하면 좋을 거라 생각한다. 양철북 출판사에서 나온 책은 따뜻하다.


지금까지 읽었던 진로 관련 책 더 소개합니다.

1. 이남석 작가의 책

가. 뭘 해도 괜찮아 (이남석, 사계절) / 중등 진로소설
성적과 경쟁이라는 쳇바퀴에 갇힌 학생들은 미래를 성적으로 판가름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보라거나 자기만의 계획을 가지라는 말이 신기루처럼 여겨지는 입시 체제에서 정말 뭘 해도 괜찮은지 대답해준다.
나. 이대로 어른이 되어도 괜찮을까요? (이남석, 172쪽) / 청소년 상담, 진로
이남석 작가는 청소년을 위한 글을 쓴다. 이번 책도 좋다. 청소년이 고민하는 질문을 골라 답을 한다. 자신이 누군지 몰라, 앞으로 어떤 길을 가야 할지 몰라 외모, 진로, 공부, 가족, 친구로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대답한다. 학생의 감정을 잘 알고, 논리에 맞게 대답하고,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차근차근 말한다.
 
2. 여러 사람을 소개하거나 여러 사람이 쓴 책
가. 21세기 청소년 인문학 (김고연주 외, 267쪽+267쪽) / 중고등
청소년에게 좋은 말을 해주고 싶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줄 사람들을 모았다. 전문 분야가 다른 14명(2권에서는 15명)이 각자 걸어온 길을 이야기한다. 학자, PD, 번역가, 수학자, 과학자, 엔지니어, 디자이너 … 젠더 자문관(청소년 성매매 관련 글을 쓴 분)이 쓴 글을 모았다. 1권은 진로를 안내하는 책 같고 2권은 인문학 책 색깔이 강하다. 무엇보다 이 시대를 잘 이해하고 그에 맞는 길을 가라는 안내서이다. 청소년이 단번에 읽을 글도 있고, 힘겹게 읽을 글도 있다.
 
나. 꿈꾸는 십대를 위한 직업 멘토 (박소정, 232쪽) / 초 6 이상, 진로, 위인
자기 일을 기뻐하며 최선을 다하는 14명을 소개하며 어떻게 그 일을 하게 되었는지 알려준다. 힐러리 클린턴, 마크 저커버그 외에 모두 우리나라 사람이다. 아덴만의 여명 작전에서 총상을 입은 석해균 선장을 수술한 이국종 의사를 비롯해서 작곡가, 국제공무원, 항공기조종사, 지구물리학자, 사회적 기업가(공부의 신 김성태), 건축가 등을 소개한다. 실제 인물의 이야기를 들으며 진로에 대해 알아보는 좋은 책이다.
 
3. 기타
가. 소녀, 적정기술을 탐하다. (조승연, 190쪽) / 중학생 이상
중앙기독중학교에서 적정기술에 마음을 빼앗긴 조승연 학생이 적정기술을 소개하는 이야기, 진로를 찾아가는 이야기를 썼다. 가난하고 어려운 형편에서 살아가는 이웃을 위한 나눔기술, 섬김기술인 적정기술을 소개하는 부분도 좋지만 중학생이 진로를 찾아 교수님께 메일을 보내고, 몽고까지 찾아가며 좌충우돌 발로 뛰는 모습이 더 좋았다.
 
나. 십대를 위한 진로 콘서트 (권순이, 오홍빈, 은혜정, 꿈결) / 중등 이상
가볍고 읽기 편하며, 진로에 대한 고민을 잘 담았다. 자기가 누구인지 알고, 무얼 하고 싶은지 찾고, 어떻게 이루는지 계획을 세워 차근차근 나아가라고 권한다.
다. 공학자의 시간 여행 (서승우, 191쪽) / 중 1 이상
공학자가 하는 일을 시간 여행하는 이야기로 소개한다. 자율주행자동차를 중심에 두고 공학과 인간의 관계를 설명한다. 청소년 진로, 로봇과 인간의 공존, 인공지능에 대해 알고 싶은 분에게 추천한다.
 
4. 교사를 위한 책
MBTI 활동을 통해 사회 속 나의 역할을 생각하는 진로 수업 (이보경, 223쪽)

색다른 진로 책을 만났다. 진로는 개인의 미래를 찾아주는 일이다. ‘미래’나 ‘찾다’에 초점을 둔 책이 많은데 이 책은 ‘개인’에 초점을 둔다. 『뛰어라 메뚜기』라는 책으로 자의식을 탐구한 수업을 소개하며 책을 시작한다. 이어서 독서 토론 수업을 소개하는데 ‘이 분, 독서에도 전문가구나!’ 감탄했다. 이제 진로교육이 왜 필요한지 설명하고, MBTI를 아이들에게 소개한 수업을 소개한다. MBTI 대표 유형으로 진로 유형을 나누고, 각 유형의 강점과 단점을 알아간다. 마지막 장 제목은 <공동체를 생각하는 진로 설계>이다.

강원도 동해 지역 초등학교에 근무하면서 독서 토론반을 했다. 1학기가 끝나갈 즈음 6학년 여학생이 전학 왔다. 5년 반 동안 동해의 북쪽에 있는 초등학교에서 다니다가 마지막 한 학기를 남겨두고 남쪽에 있는 우리 학교로 왔다. 북쪽에 있는 학교에 다니면 실력이 낮다고 알려진 중학교에 가야 한다. 괜찮다고 알려진 중학교에 가기 위해 그동안 사귄 친구를 떠나 낯선 곳으로 왔다.

우리 학교에 오자마자 기말고사에서 월등한 점수로 1등을 했다. 말수가 적었다. 시간 날 때마다 공부를 했고 교육청 영재교실에 다녔다. 2학기에 독서 토론반에 들어왔을 때 공부만 하는 아이라고 생각했다. 열심히 듣지만 말은 잘 하지 않아서 원래 말수가 적은 아이구나!’ 생각했다. 1940년 열두 살 동규를 토론하면서 동규처럼 외로운 적이 있는지 물었다. 외로움을 말하는 도중에 1등 한 아이에게 물었다.

넌 어때?”

사람들이 공부 잘한다고……

첫 마디도 끝내지 못하고 울었다. 나도, 아이들도 깜짝 놀랐다. 아무 말 없이 공부만 하는 아이가 주위의 기대를 부담스러워 하며 고민하는 줄은 상상도 못했다. 독서토론 끝나고 아이에게 친구가 생겼다. 외로워 힘들어하는 다른 아이와 함께 이야기하며 걸어갔다.

학교에서 독서반을 하던 학생들이 졸업하고 나서 계속 토론하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일요일에 중고등 독서 토론반을 시작했다. 딸들의 제국을 토론할 때 몇 년 동안 독서반에 꾸준히 나온 학생이 전교 2등이라서 너무 좋다고 말했다. 학생이 공부를 잘하는지 처음 알았다.

! 너 공부 잘하는구나. 그런데 2등이 좋다니 무슨 말이야?”

“1등은 부담스러워요. 힘든 자리예요. 2등이 더 좋아요.”

몇 년 뒤에 전교 1등하는 다른 고등학생이 독서반에 왔다. 2가 되더니 공부하기 싫다고 한다. 그냥 짜증나고 싫다고 한다. 엄마가 공부하라고 하는데 그 말을 들으면 더 하기 싫어진다고 위로를 구한다. 이 학생은 고등학생이 되면서 독서반에 들어왔다. 엄마가 논술에 도움이 된다고 보낸 모양이다. 다른 학생들이 의견을 말할 때 학생은 정답을 찾으려 했다. 1년 반쯤 지난 뒤에 갑자기 공부하기 힘들다고 한다. 이 말을 듣고 독서반에 오래 다닌 학생들이

그거 독서반 때문이야. 여기 오면 생각을 해야 돼. 왜 공부하는지 생각하면 암기만 하는 공부가 힘들어져! 너 이제 큰 일 났다.” 하며 웃었다.

무조건 달리기만 하면 안 된다.

대한민국 학생들은 대학을 향해 달린다. 성적이라는 줄에 옭아 매여 옴짝달싹 못하고 앞만 보고 달린다. 처음에는 고등학교 3년만 아무 생각하지 말고 달리자.” 하더니 좋은 고등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중학교 3년도 달리라고 시킨다. 좋은 중학교에 들어가려면 초등학교 6년도 달려야 하고, 결국 유치원 때부터 달려야 한다. 동화작가인 배유안이 앞만 보고 달리는 학생들에게 스프링 벅이라는 책으로 묻는다.

아프리카에 사는 스프링벅이라는 양 이야기 아니?”

스프링벅이 평소에는 작은 무리로 평화롭게 지낸다. 계속 작은 무리로 지내면 평화가 유지된다. 그러나 풀을 뜯다가 큰 무리가 되면 이상한 행동습성을 보인다. 무리가 커지면 뒤쪽에서 따라가는 양들이 뜯어 먹을 풀이 없어진다. 그러면 앞으로 나아가서 풀을 뜯으려 한다. 다른 양들이 풀을 다 뜯기 전에 먼저 풀을 먹으려 한다. 무리가 움직이면 앞서 가는 양과 뒤처지는 양이 반드시 생긴다.

뒤처진 양들이 앞으로 가려하고, 앞선 양들이 뒤처지지 않으려고 하면 무리에 이상한 기운이 감돈다. 무리 전체의 속도가 서서히 빨라진다. 앞에 있는 양, 뒤처진 양 할 것 없이 모든 양들이 앞서 가려고 뛴다. 뛰는 속도가 기준을 넘으면 풀을 뜯어 먹겠다는 생각을 잊고 오로지 다른 양보다 앞서려고 한다. 한번 뛰기 시작한 수천 마리의 양은 멈추지 못한다. 전체 무리를 멈춰 세울 만한 장애물을 만날 때까지 계속 뛰기만 한다.

계속 뛰어. 계속. 여기가 어딘지도 몰라. 풀 같은 건 생각지도 않아. 그냥 뛰어야 해.(47)”

우리 아이들 이야기이다. 힘들고 지쳐 쉬고 싶어도 뒤처지지 않기 위해 계속 앞으로 나아가야만 하는 대한민국의 아이들이 바로 스프링 벅이다. 앞서 가는 양은 따라잡히지 않으려고 발버둥치고, 뒤따르는 양은 앞으로 치고 나가려고 발버둥치는 이상한 경쟁에 떠밀려 날마다 열두 시간 넘게 의자에 앉아 문제만 푸는 아이들.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면서 무얼 하고 싶을까? 뚜렷한 목표라도 있으면 다행이다. 학생들은

공부 잘해?”

그 성적으로 대학 가겠어?”는 당연하고

넌 꿈이 뭐야?”도 듣기 싫어한다. 학생들이 꿈을 꾸지 않는다. 꿈이 없어서 부모가 시키는 꿈을 쫓아간다. 돈 많이 벌기만 하면 꿈같은 건 없어도 된다고 한다. 꿈이 없는데도 자기소개서에는 이 꿈을 이루기 위해 이러저러하게 노력했다고 쓴다.

강원도 시골 학생들이 도움 받을 곳이 없어 나한테 자기소개서를 갖고 왔다. 독서반 학생을 빼고 모두 그냥 열심히 했다고, 뽑아만 주면 열심히 하겠다고 썼다. 어떤 꿈을 꾸고, 꿈을 이루기 위해 무얼 했느냐 물으니 그런 거 없다고 한다. 그냥 시키는 대로 공부만 했다고 대답한다. 안타깝다. 학생들은 왜 꿈을 꾸지 못했을까?

 

경쟁에서 이기려고만 하지 말고 자기 이유를 찾아라.

경쟁에서 이기려고 쉼 없이 달리면 꿈을 꾸기 어렵다. 다른 사람보다 앞서려는 목적으로 앞만 보고 달리면 꿈이 보이지 않는다. 꿈을 꾸려면 쉬어야 한다. 잠에 깊이 빠져들면 꿈을 꾼다. 쉬면서 자신이 누구인지 생각해야 한다. 무얼 할 때 기쁜지, 무엇에 가슴이 뛰는지 알아야 꿈을 꾼다. 앞서 간다고 꿈에 한 발 가까이 가는 건 아니다.

독서반 학생들은 꿈을 이루려고 노력한다. 독서, 토론과 거리가 먼 꿈을 꾸면서도 일요일 아침마다 독서반에 나온다. 친구들이 문제를 풀 동안 책을 읽고 생각을 가다듬어 글을 썼다. 왜 사는지,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이곳에서 자신이 무얼 할 수 있는지 토론했다. 친구들이 스프링 벅 무리에 섞여 앞만 보고 달리는 동안 왜 뛰어야 할까? 뛰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 어디로 방향을 바꾸어야 할까? 지식이 아니라 지혜를 추구하면 어떨까?’를 고민했다.

내 딸이 고등학생이 되고 모의고사를 봤다. 전국에 있는 고1 학생들을 열 개의 등급으로 나눠 과목별로 몇 등급인지 적어놓았다. 모의고사 끝난 뒤에는 중간고사가 다가왔다. 마음이 점점 복잡해졌다. 지금까지는 시험 기간에 편히 쉬며 놀았다. 그런데 이젠 그럴 수 없다. 좋은 대학에 가려면 친구를 이겨야 한다. 자유롭게 살아온 새를 새장에 가두고 “3년 동안은 어쩔 수 없다. 지금까지 부르던 노래 그만 두고 새로운 노래를 부르도록 연습하자.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참아야 한다.” 라고 말해야 할까 고민하는 처지가 되었다.

아이를 닦달하며 공부시키는 건 내 가치를 거스르는 행동이다. 지금까지 아이와 함께 추억을 쌓고 생각을 나누며 살아온 과정을 뒤집어야 한다. 대학이라는 필요는 아이를 기르면서 유지한 가치를 무시하고 내가 싫어하는 길을 가라고 강요한다. 한 번도 억지로 공부를 시키지 않았는데 이제부터는 공부해야 한다고 말하며, 아이가 공부하기 원하는 대한민국의 학부모가 되었다.

딸은 자기 속도로 공부하기 원했다. 친구들을 한 줄로 세우고 더 좋은 등급을 받기 위해 공부하는 건 싫다고 했다. 모의고사는 학교 석차를 알려주지 않아서 그나마 편안했지만 중간고사, 기말고사는 힘들어했다. 그래서 아이가 공부하기를 원하면서도 겉으로는 괜찮은 척, 공부 적당히 하라고 말했다. 시험 잘 치라고 스트레스 주지 않았지만 아이는 시험이라는 말만 들어도 싫어했다. 친구를 이겨야 하는 시험이라니~

뛰어, 뛰어. 정신없이 뛰어. 그러다가 마지막으로 해안 절벽에 다다르면…… , 절벽! 하지만 못 서지. 수천 마리의 양 떼는 굉장한 속도로 달려왔기 때문에 앞에 바다가 나타났다고 해서 곧바로 멈출 수가 없는 거야. 가속도, 알지? 설 수가 없어. 어쩔 수 없이 모두 바다에 뛰어들게 되는 거지. 그렇게 해서 한 번에 수천 마리의 양이 익사하는 사태도 발생한다니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 아니니?(47-48)”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은 계속 꿈을 꾼다. 어제는 요리사가 되겠다던 아이가 오늘은 기술자가 되고 싶다고 한다. 농부, 선생님, 디자이너도 넘본다. 계속 꿈을 꾸는 게 귀엽고 멋지다. 얘들은 운동장에서 실컷 뛰고 나면 또 새로운 꿈을 꾼다. 경쟁하지 말고 누군 천천히, 누군 빨리, 자기만의 속도로 꿈을 꾸며 제 길을 걸어가면 좋겠다. 꿈이 계속 바뀌는 초등학생을 응원한다. 방황하는 중학생, 지친 고등학생도 응원한다. 모두 함께 쉬고 이야기하며 천천히 꿈을 꾸는 날을 기대한다.

대학 4학년 때 학과 친구들 모두 지능검사를 했다. 우리나라 사람 몇이 모이면 IQ가 높아서 천재 소리를 들었다는 사람 하나쯤은 나온다. 우리가 IQ 검사에 대한 추억을 내놓으며 설레발을 치자 교수님이 이 검사는 평균이 100 나온다. 너희도 평균 100 나올 거야. 검사 끝난 뒤에 보자.” 하셨다. ‘교육대학 학생이면 IQ가 꽤 높은데 평균 100이라니~’ 생각했다.

검사 결과가 나왔다. 20명 평균이 거의 100이었다. 가장 높은 친구가 118이었고, 가장 낮은 친구가 82였다. IQ가 가장 높은 친구와 가장 낮은 친구가 고등학교 동창이고, 같은 하숙집에 살아서 더 재미있었다. 둘이 같이 다녀야 IQ 100이라며 놀려댔다. 졸업할 때 학점은 IQ 82인 친구가 더 높았다. IQ 118인 친구는 지금 아이들을 열심히 가르치고 있고, IQ 82인 친구는 교감으로 성실하게 교사들을 도와주고 있다. IQ는 그저 숫자에 불과했다.

중간만 하면 될까?

IQ학습준비도 검사이다. 고정된 학습 능력을 측정하는 도구가 아니다. 지능 이론의 대표 학자는 비네와 웩슬러이다. 두 사람은 지능을 다르게 정의했다. 사실 지능검사가 일반화된 건 미국이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전쟁에 참여할 정도의 인식 능력을 가진 사람을 가려내기 위해 검사하면서부터이다. 한 사람이 얼마나 인식 능력이 있는지, 창의적인지, 합리적으로 선택하는지 등을 재는 건 처음부터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지능검사가 한 사람의 능력을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도구가 되어갔다.

일단 검사를 실시하면 평균을 계산한다. 우리나라는 상대평가의 기반이 견고해서 평균을 따질 일이 많다. 평균보다 낮으면 무언가 해서 평균에 이르려 한다. 평균보다 높으면 평균으로 내려가지 않으려 한다. 평균은 되어야 하고, 기왕이면 평균보다 높아야 하고, 결국 평균 수준의 사람들이 따라오지 못하는 정도가 되고 싶어 한다. 평균에 만족하는 사람이 적다. 지능의 획일성, 단순성을 깨뜨린 하워드 가드너의 다중지능 이론조차 학원 광고에 이용할 정도로 뛰어나고 싶은 욕망이 크다. 이런 사회에서 평균은 중간이 아니라 최소한의 기준이 된다. 그럼 평균 이하의 사람을 무시하거나 얕보는 분위기가 커진다.

평균은 이용하기 편하다. 평균에 맞추면 일을 빠르고 편하게 한다. 평균 치수의 물건을 준비하면 조금 크거나 작아도 적당히 맞춰 쓴다. 각 개인에게 맞추려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서 효율성이 떨어진다. 군대에 갔다 온 사람은 동의하는 내용이다. 오죽하면 군대 가면 중간만 해라.”는 말이 있을까! 그렇다면 과연 평균(중간)만 하면 될까? 중간만 하면 된다는 말이 옳을까?

평균은 기준이 아니다.

평균의 종말은 평균이 허상이라고 주장한다. 재미난 사례가 나온다. 미국 라이트공군기지에서 4063명의 조종사를 대상으로 140개 항목의 치수를 측정해서 평균 치수를 산출했다. 이를 바탕으로 조종석을 설계했다. 평균 치수로 조종석을 만들면 대부분(적어도 다수)의 조종사가 정상분포 내에 포함될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대니얼스 중위가 키, 가슴둘레, 팔 길이 등 조종석 설계상 가장 연관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10개 항목의 평균값을 냈다. 평균값과의 편차를 30%로 넓게 잡은 뒤 평균과 조종사 개인 수치를 대조했다. 10개 항목 전체에서 평균 범위에 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0명이었다. 10개 항목 가운데 임의로 3개를 골라 평균치에 드는 조종사를 찾아봐도 3.5%밖에 안 됐다. 평균에 맞는 조종석은 아무에게도 맞지 않는 조종석이었다. 지금 비행기 조종석은 조종사 각자에게 맞추어 제작된다고 한다.

평균의 종말이 시작되었다.

평균의 종말3부로 쓰였다. 1부에서 평균이 기준으로 자리 잡는 과정을 보여준다. 케틀레가 평균적 인간이라는 개념을 착안했고, 테일러가 표준화 시스템을 만들었다. 기업이 공장식으로 바뀌었고 학교도 평균 수준의 산업 일꾼을 길러내는 시스템의 일부가 되었다. 표준화 시스템은 기업에 이익을 가져다주었고 소비자들은 상품을 저렴하게 구입했다. 그 결과 평균을 바탕으로 한 표준화 시스템은 절대 불변의 진리처럼 받아들여졌다.

평균의 시대는 두 가지 가정 위에 세워졌다. 첫째, 평균이 이상적이라면 개개인은 오류이다.(케틀레의 신념) 둘째, 한 가지 일에 탁월한 사람은 대다수의 일에서 탁월성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골턴의 신념) 평균주의 과학자로 오랜 기간 활동하며 업적을 쌓은 몰레나도 두 가정을 믿었다. 그러나 갑자기 떠맡은 강의 <지능검사의 이론과 방법을 주제로 한 토론식 수업>에서 삶의 방향을 바꿔놓을 순간이자 사회학의 토대를 흔들어놓게 될 순간을 체험한다. 이 체험은 평균주의가 실용적이고 효과적이기 때문에 수용되었지, 옳기 때문이 아니라는 깨달음을 주었다. 몰레나는 개개인을, 가장 중시되는 인간 자질에 따라 살피는 평가 도구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2장은 교육 혁명을 위한 개개인성의 원칙을 설명한다. 평균주의는 개인을 평균에 맞추어 개개인성을 평균으로 가둔다. 이는 다차원적인 인간의 재능을 단순하게 판단하고 측정한다. 저자는 들쭉날쭉의 원리, 맥락의 원칙, 경로의 원칙을 들어 이를 비판한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구글의 인재채용법을 증거로 제시하는데 재미있다. 궁금하면 읽어보시라.

3부는 <평균 없는 세상>이라는 제목으로 개개인성을 바탕에 둔 기업을 소개한다. 월마트는 직원이 200만 명이 넘는 거대기업이지만 이직률이 50%에 달한다. 테일러주의식 효율성으로 기업을 운영하기 때문에 해마다 100만 명의 직원이 바뀌어도 신입 직원이 빈자리를 채운다. 코스트코는 2014일하기 좋은 최고 기업4년 연속으로 뽑혔고 구글에 이어 급여 및 직원 혜택 부문 최고 기업’ 2위에 올랐다. 직원의 88%는 회사가 지원해주는 의료보험에 가입해 있다. 급여는 월마트보다 75% 정도 더 높다. 그런데도 회사가 이익을 남긴다.

코스트코는 월마트와 반대로 개개인성에 관심을 갖고 회사를 운영한다. 직원을 찍어내는 게 아니라 정중하게 대우하고 공정하게 경력을 쌓도록 길을 열어준다. 그러면 뛰어난 성과가 따른다고 한다. 이는 시대가 변한다는 증거이다. 대장간에서 만든 호미가 외국 정원사들에게 팔려나가는 것만 봐도 증명된다. 이제는 테일러주의식 효율성을 앞세운 대량생산이 아니라 한 분야에 능통한 장인이 개성 넘치는 작품을 만들어내는 시대로 바뀔 것이다.

교육은 바뀔까?

평균은 우리나라 교육에서 핵심 위치에 있는 개념이다. 우리나라 교육이 등급 매기기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이는 학생에게 평균, 즉 다른 모든 학생과 똑같이 하되 더 뛰어나야 한다고 강요한다. 평균으로 보여줄 수 있는 획일적인 영역에서 다른 학생보다 뛰어난 결과를 보여주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치르지만 정작 개인의 성장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너무 많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학위 시스템 혁신, 성적 시스템 혁신, 자율 결정형 교육, 새 시대의 교육모델을 제시한다. 평균의 종말은 이 부분에서 아쉽다. 간단하게 슬쩍 이야기하다가 끝난다. 개개인성을 인정하자는 주장이 사회에서 꽃을 피우게 해주는 후속작이 나오면 좋겠다.

 

어느 시대, 어떤 집단을 막론하고 지도자의 중요성은 말할 나위가 없다. 지도자의 수준은 집단의 수준을 보여준다. 부패한 지도자가 많으면 시대가 암울해진다. 종교 지도자가 부패했던 중세 시대는 당연히 암흑기였다. 부패한 왕조는 무너졌으며 무능한 지도자는 백성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과학과 첨단기술이 아무리 발달한다고 해도 지도자가 부패하면 백성은 고통 당한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자신을 목자로 나타내신다. 여호와는 참된 목자이고 이스라엘은 양이다. 하나님은 지도자를 선택하셔서 하나님의 백성을 맡기셨다. 그러나 이스라엘 역사에서 선한 목자보다는 악한 목자가 더 많았다. 선지자들은 양떼를 파멸의 구덩이로 몰고 가는 지도자를 꾸짖고 질책하며 참된 목자이신 하나님께 돌아오라고 외쳤다.

하나님은 예레미야를 통해 내 목장의 양 떼를 멸하며 흩어지게 하는 목자에게 화 있으리라(23:1) 말씀하셨다. 양을 먹이고 돌보며 풍성하게 해야 하는 이스라엘 왕과 종교 지도자들은 자기 배를 불리며 양떼를 고통에 빠뜨렸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삯꾼이었다. ”삯꾼은 목자가 아니요 양도 제 양이 아니라 이리가 오는 것을 보면 양을 버리고 달아나나니 이리가 양을 물어 가고 또 헤치느니라(10:12)“

절판되었다. 안타깝다.

목자는 고상하지 않다.

목자는 양을 돌보는 사람이다. 우리는 목자를 아침에 양떼 데리고 풀밭에 나갔다가 저녁에 우리로 데려오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초록빛 풀밭에 양떼가 한가로이 풀을 뜯고 맑은 물이 흐르는 냇가 나무 아래에서 하프를 타는 모습을 떠올린다. 이렇게 양을 돌보는 목자도 있다. 미국에선 넓은 풀밭에 울타리를 하고 양들이 자유롭게 노닌다. 목자가 편안하게 기타 치며 쉴 수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에선 이렇게 하지 못한다. 이스라엘과 주변 지역에서 목자는 전혀 고상하지 않다.

유다 광야와 주변 지역에서 양과 염소를 치는 목자는 우리가 생각하는 이미지가 아니다. 우기에만 잠깐 흐르는 와디는 평소에는 말라 버린다. 비가 쏟아지면 홍수가 난 듯 물이 흐르지만 잠시뿐이다. 광야는 그야말로 광야다. 목자는 양떼를 이끌고 풀을 찾아 계속 움직인다. 푸른 초장을 찾아 떠도는 목자는 해마다 2400km를 옮겨다니기도(94) 한다.

광야에는 이리와 늑대가 호시탐탐 양을 노린다. 목자는 밤에도 깨어 가축을 지켜야 한다. 울타리 없는 광야 한가운데에서 약탈자들에 맞서 싸워야 한다. 목자가 잠들면 이리와 늑대뿐만 아니라 도둑도 양을 훔쳐간다. 저자는 목자가 애써 기른 양떼를 한꺼번에 훔쳐간 이야기를 여러 차례 들려준다. 저자가 만난 80여 세 된 예멘 목자 모쉐는 도둑들이 개들을 독살하고 양떼를 세 번이나 훔쳐 갔다고 말했다.(202) 그중 한 번은 250마리를 한꺼번에 도난당했다. 사법체계가 작동하는 현대사회에서도 이렇다면 성경이 쓰여지던 당시에는 얼마나 더했을까!

목자를 알면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사랑하는 지도자를 목자로 설명하는 까닭을 안다. 진짜 목자가 어떤지 모르고 함부로 상상하면 잘못된 지도자상을 갖게 된다. 홀로 앞서가는 독단을 추진력과 리더십으로 착각하면 양떼는 흩어진다. 잘못된 지도자를 뽑으면 못된 짐승과 도둑이 올 때 양떼는 도적질당하고 죽고 멸망당한다(10:10)

목자가 되는데 필요한 자격조건은 무엇인가?

디모데 래니액은 하나님이 말하는 진짜 목자는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려고 목자를 직접 찾아 나섰다. 21세기를 이끈 지도자에게 있는 자질을 찾아 <양떼를 잘 이끄는 목자의 7가지 특징>을 말하지 않는다. 이스라엘, 요르단, 팔레스타인 주변 지역에서 베두인 목자를 만나 목자에게 필요한 자격조건을 묻는다. 양떼를 몰고 사막과 광야를 오가며 이리와 맞서고 푸른 초장을 찾아다니는 진짜 목자를 만난다.

우리는 양떼를 보지 못한다. 대관령 양떼목장이나 삼양목장에서 방목하는 양떼와 소떼를 본다고 해도 실제를 알지 못한다. 사진에 담을만한 멋진 풍경의 일부로 양떼를 보고 올 뿐이다. 저자는 광야에서 꼴을 찾아다니며 온갖 위험을 이겨내는 진짜 목자를 만난다. 그만큼 당시 문화에 충실하다. 요르단 목자 아부-자말은 목자가 되는데 가장 필요한 자격조건은 목양을 위한 마음을 지니는 것이라고 한다. 저자의 아들이 양떼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걸 보고는 모세가 그랬던 것처럼 여기(광야)에 남겨 두라고 요청한다. 자기가 양 200마리와 아내를 주겠다며(64). 이야기를 들으면 모세가 이드로의 양떼를 치는 모습이 이해가 된다. 이드로는 모세에게서 목양을 위한 마음을 보았던 모양이다.

양은 시력이 나빠서 9-13m정도밖에 보지 못한다. 길을 잃으면 스스로 주인을 찾지 못한다. 불가능하다. 저자는 이런 식으로 현장 경험을 생생하게 전해준다. 광야에서 우물의 중요성을 말하고 지팡이, 막대기, 양떼를 지키는 목양견, 이름을 붙인다는 의미, 약탈자와의 맞대결, 주무시지 않는다는 의미……을 말해준다. 읽으며 , 그랬구나. 이런 뜻이구나!’ 하는 이야기가 많다.

교과서로 배우지 않고 직접 겪어내는 사람이 목자다.

저자는 실제를 경험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추위를 견디며, 굶주린 이리 떼와 싸우며, 졸음을 떨쳐내고 양떼를 지키는 목자를 생생하게 전해준다. 교회 운영 매뉴얼, 지도자 자격시험이나 지도자 양육 프로그램이 아니라 목자를 말한다. 양떼를 이끄는 원리나 지도자가 되는 비결을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목자가 어떻게 양떼를 이끄는지 읽으면서 지도자가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지 깨닫게 해준다.

저자는 목자를 찾아 나섰다가 고대 암몬과 모압 지경을 나누는 산등성이 근처에서 양떼를 찾아냈다. 그때 만난 목자 아부-야스민에게 목양에 관해 배우기 원한다며 내가 댁의 양 일부를 구입하기 원하며 그래서 양떼를 돌보는 데 알아야 할 모든 것을 가르쳐달라고 질문하면~”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아부-야스민은 저자의 질문을 이해하지 못하고 통역사와 판매 흥정을 시작했다. 저자가 자기 입장을 설명해도 목자는 저자가 무얼 원하는지 몰랐다. 이때의 깨달음을 아부-야스민의 세계에서 사람은 목자로서 자라납니다. 베두인은 교과서를 쓰지 않습니다. 그들은 필요가 발생하는 대로, 그리고 저녁 화롯가에서 그들의 풍부한 교훈 가운데서 목양 기술을 전수합니다. 가르쳐 배우기보다는 터득하는 것입니다.(323)” 라고 적었다.

양떼를 이끌고 가르는 기술은 직접 양떼를 기르면서 배운다. 이 책 역시 양떼 기르는 기술을 말하지 않는다. 박사학위를 가진 사람이 아니라 직접 양을 기르며 목자로서의 마음을 보여준 사람을 말한다. 광야에서 박사학위를 보고 목자를 선택하는 어리석은 주인은 없다. 진짜 목자는 양떼를 돌보는 모습을 통해서 자신을 증명한다. 지도자가 되는 비법이나 기술은 전혀 말하지 않지만 책을 읽으면서 참된 목자가 양떼를 이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한국 교회 지도자를 생각하며 읽자.

이 책은 40개의 장(chapter)으로 되어있다. 이스라엘과 근동 지역에서 양떼를 치는 목자를 찾아다닌 저자가 목자의 모습을 통해 성경이 말하는 지도자를 보여준다. 목자 지도자는 편하고 돈 많이 벌고 박수 받는 자리가 아니라 위험을 무릅쓰고 힘겹게 일하는 사람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양을 사랑하고 함께 하는 귀한 사람이다.

각 장은 관찰-탐구-적용으로 되어있다. 현장에서 관찰한 내용을 성경에서 더 깊이 탐구하도록 이끈다. 성경이 말하는 목자의 뜻과 역할, 하나님이 원하는 목자, 선지자들을 통해 질책하는 목자의 모습……을 말한다. 정확한 관찰에서 나온 탐구내용이어서 깊이 다가온다. 현실을 바르게 이해하고 말씀을 탐구한 뒤에 적용을 실천으로 이어간다. 당장 무엇을 하자는 내용은 아니다. 목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목양을 위한 마음을 지니는 것이라고 말한 것과 마찬가지로 행동이 아니라 마음을 움직이는 내용이다. 현장에서 직접 찍은 사진도 참 좋다.

한국 교회 지도자는 광야에서 진짜 양떼를 이끄는 목자를 닮지 않았다. 그럼 책을 읽으며 한국교회 지도자를 비판하거나 한탄만 해야 할까? 저자는 목자를 담임목사로 한정하지 않는다. 목사, 전도사, 사역팀장에게 멋진 지도자가 되라는 말은 전혀 없다. 우리 모두 목자의 마음을 알라고, 하나님이 우리를 이렇게 돌보신다는 걸 알려주려고 하지 않았을까! 또한 우리가 누군가를 목자의 마음으로 돌보고 사랑하라고 책을 쓰지 않았을까! 그렇지만 책을 읽으며 한국 교회 지도자가 이런 모습이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멈출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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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인격이다.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고 관계가 틀어지면 힘들어한다. 잠깐 스쳐 지나가는 사람이 힘들게 하면 재수 없다고 내뱉으면 그만이다. 그러나 날마다 봐야 하는 사람이라면 어떻게든 해석을 해야 한다. 오래도록 나를 아프게 한 사람이 가족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살을 파고드는 아픔을 견디며 진주로 만들고 싶어도 너무 아프다. 가족이라 더 아프다. 곁에서 봐도 힘들고 멀리 떠나도 괴롭다. 도저히 해석하지 못할 상황이라면 하나님께 해석을 들으려 한다. “왜 이러시느냐고……

아버지와 엄마

저자는 엄마의 모습에서 예수님을 가장 많이 느낀다.(268)”고 말한다. 엄마는 사랑, 희생, 따뜻함을 나타낸다. 아버지는 무뚝뚝하고, 있으나 마나 한 느낌이 많다. ‘끔찍한 괴물, 차라리 없어지면 좋을 사람일 때도 있다. 잊고 돌아서면 그만인 남남이 아니기 때문에 어떻게든 해석하려 한다. 조금 떨어져서 보면 이해한다. “힘들고 어렵게 살아서 그럴 거야! 그럴 수도 있겠다.” 그러나 가까이 대하면 힘들고 어렵게 산 게 무슨 대수야? 왜 나를 힘들게 하는데……한다.

부모세대와 자녀세대가 비슷한 상황에서 살았다면 갈등이 적을 것이다. 서로를 이해하기 쉬울 테니까. 그러나 부모가 살아온 시대와 자녀가 사는 시대는 다르다. 부모세대는 가난을 몸으로 겪어냈다. 사랑을 표현하는 세대도 아니었다. 밥만 먹여줘도 좋다고 생각했다. 자녀세대는 밥이 아니라 이해와 존중을 원한다. 말로 해도 이해하는데 왜 소리 지르고 때리는지 몰라 답답해한다. 주려는 것과 받으려는 것이 다르니 다툼이 생긴다.

대화로 다툼을 해결하면 좋겠지만 아버지는 대화를 어려워한다. 가난을 몸으로 부딪쳐 이겨내며 자식을 위해 희생했는데 머리 컸다고 또박또박 말대꾸 한다고 받아들인다. 집안의 기둥에서 점점 뒷방어른으로 바뀌어 가면서 화를 낸다. 자책하다가 자녀에게 폭발한다. 자기를 무시한다고 분노한다. 세파를 견디며 묻어둔 분노를 자녀에게 쏟아버린다. 소리치고 윽박지르고 때리고 집 밖으로 쫓아낸다. 이해하려고 시작한 대화는 분노와 좌절로 끝나기 일쑤다. “하나님, 왜 이러세요?”

무작정 떠나다.

인생은 하나님 안에서 나를 찾아 떠나는 단 한 번의 여행이다.” 표지 귀퉁이에 적힌 말이다. 자전거 타고 세계를 돌거나 히말라야 구석진 곳을 여행하고 쓴 책 같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여행기 같기도 하지만 저자는 다른 여행을 한다. 23살 아가씨가 아버지를 피해 옷장 안에 숨었다가 들켜 두들겨 맞고 한밤중에 맨발로 쫓겨나서 시작한 여행이다. 무조건 한국을 떠나려고 비자 없이 갈 수 있는 나라 찾다가 태국에 간다. 아는 사람도, 잘 곳도 없으면서 아버지 싫다고 비행기에 오른다. 아무리 화가 나도 그렇지 가난하고 무더운 태국에 덜컥 가서 어쩌자는 건지……

머물 곳도, 아는 사람도 없다는 말에 여행사 직원이 전화번호를 하나 준다. 비행기를 처음 타는 지라 늦게 가서 놓치고 태국에서는 전화도 안 된다. 우연히 만난 한국 사람이 저자가 가진 번호를 안다고 한다. 그렇게 찾아간 곳은 태국 우돈타니 선교사 집이다. 바쁜 여름 동안 선교사 자녀 둘을 돌봐줄 보모 겸 한국어 선생으로 지낸다. ‘우연일까? 극적인 안내원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놀라운 하나님의 기적으로 병이 낫거나 실패에서 오뚝이처럼 일어선 이야기가 아니다. 가정폭력에 시달린 아가씨가 태국으로 도망가서 버티며 지낸 이야기다. 하나님이 안내원을 보내지 않았다면 비극으로 끝났을 수도 있다. 하나님 안에서 나를 찾는 단 한 번의 여행이 맞다. ‘하나님의 놀라운 우연을 보여주기 위한 책이 아니다. 상처와 위로가 부딪치며 생각에 생각을 낳는 이야기다.

여행과 사람

가슴에 암덩어리가 있는 사람도 피부에 가시가 박히면 가시와 씨름하느라 암을 잊는다. 가시가 빠지면 암이 느껴진다. 저자는 아버지와 함께 있을 때는 상처를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이제 더 이상 가시에 찔리지 않아도 되는 곳에 오자 암덩어리가 느껴진다. 고통스러운 지난날이 자꾸만 생각난다. 힘들어하는 엄마, 어색해진 동생과의 관계를 되짚는다.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로 단번에 막힌 담이 뚫어지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게 낫지 않는다.

여행은 한 번에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는다. 문제에서 떠나 생각하게 한다. 여행하면서 계속 아픈 상처를 떠올린다. 공항에서 비행기를 놓치고는 태어나던 때를 생각한다. 아이 지우고 아빠와 헤어지라며 병원까지 데려간 고모를 피해 도망간 엄마가 남해 어느 시골에서 방바닥을 긁으며 수 시간의 산고를 견디고 자기를 낳았다. 홍콩 게스트하우스에서 미친 사람처럼 몸부림치며 운다. 태국에서 달을 보며 아빠와 가족 여행한 일을 기억한다. 행복했던 날 지나고 아빠가 사업에 망하고 쫓기고 도망하고…… 20살 되면 자살하기로 결심하고 수면제를 모았는데, 예수가 죽음을 이겼다는 말이 좋아 열심히 교회에 다녔는데, 다시 절망하고…… 아파하고 떠올리고 쏟아내고 무작정 걷고 사람을 만난다.

이보다 더한 아픔을 겪은 사람도 있다. 이만큼은 아니지만 버티고 견뎌내며 살지 않은 사람 없다. 그러나 낯선 타국, 자신의 존재가치를 인정받거나 시험 받는 공간에서 벗어나, 완전히 새로운 곳에서 자신을 돌아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저자는 돌아보고 또 돌아보며 과정을 기록한다. 내면의 변화 과정을 기록한 글을 만나서 반갑다.

하나님은 사람을 보내셨다. 기가 막힌 때에 만난 안내원 외에도 저자를 일으켜 세운 사람들이다. 상처와 아픔을 갖고 있으면서도 맑은 웃음을 보이며 사는 아이들! 베트남전에서 미국을 도왔다가 라오스에서 쫓겨나 태국에 난민으로 쫓겨 온 몽족 난민을 만난다. 오갈 데 없는 그들은 돌아가면 죽는 곳으로 다시 쫓겨 간다. 태국이 그들을 추방하기 때문이다. 방콕의 유명한 매춘거리에서 만난 16살 까니카! 에이즈 고아원에서 죽어가는 아이, 기차에서 만난 사람들…… 견뎌내기 어려운 현실 앞에서 밝은 웃음을 잃지 않는 사람들을 보며 일어선다. 과거의 굴레를 벗어버리고 일어나 현실을 직면할 용기를 얻는다. 딱 한 명을 고르라면 여행사 직원을 최고의 안내원으로 뽑겠다. 무작정 떠나는 상처 받은 영혼에게 선교사 전화번호를 줬다. 다시 돌아올 줄 알았는지 비행기 티켓도 왕복으로 끊어줬다. 저자가 돌아올 때를 딱 맞춘 6개월 오픈 티켓!

변화

저자는 지금 태국에서 산다. 우돈타니에 선교활동 하러 온 정환(저자의 이름처럼 가명일 것이다.)과 결혼하고 태국에 왔다. 남편은 번역하고, 저자는 인터넷 소설을 쓰고 있다. 정환과 결혼하고 아빠 곁을 도망쳐 나온 건 아니다. 한 대 칠 것 같은 분위기 견디며 싸우고 싸웠다. 아버지가 윽박지르고 소리 지르면 예전처럼 옷장에 숨지 않고 맞섰다. 또 때리면 그 길로 나가버릴 거라고도 했다. 자기 생각만 하며 안으로 가라앉을 때는 아빠에게 맞서지 않았다. 그러나 안으로 들어간 상처는 곪아 자신을 죽이고 상대에게도 악취를 풍겼다. 아버지를 무서워하지 않고 생각을 말하면서 오히려 아버지를 더 이해하게 되었다. 의견이 달라 싸우지만 미워하진 않는다. 다시는 아버지 만나지 않으면서 나는 용서했다. 안 보니 편하다하거나 나는 용서 받았다. 당신도 용서 받아라.’라고 해도 사실은 용서하지 못해서 끙끙대는 거다. 영화 밀양에서 아이를 죽이고도 태연히 하나님이 나를 용서하셨다고 말하는 용서는 용서가 아니다. 혼자 적을 쓰러뜨리거나 적 앞에 엎드리는 용서는 용서가 아니다. 용서는 십자가를 대가로 치러진 선물이다.

이 책은 <복음과 상황>에 연재되었다. 잡지 받을 때마다 빠지지 않고 읽었다. 책으로 읽을 때보다 좋았다. 다음에 어디에서 누구를 만나 어떤 생각을 할지 두근거리며 한 달을 기다렸다. 책 한 권으로 단숨에 읽으니 긴장감이 덜하다. 저자가 오래도록 견디며 진주로 만든 고민을 단숨에 읽어서 그런가 보다. 영화 한 편으로 한 사람의 인생을 휘리릭 본 것 같다. 천천히 읽어야 한다. 소설 읽듯 읽지 말고 나라면 어땠을까?’ ‘나도 이런 생각 하는데……’ ‘, 이랬구나!’ 하면서 읽어야 한다.

용서를 고민하는 분에게 추천한다. 믿고 의지하고 사랑하는 존재에게 상처 받고 배신당하고 관계가 깨져 몸부림치는 분에게 추천한다. 맞서 싸우지 못해서 속으로 끙끙대며 괴로워하는 문제를 가진 분에게 추천한다.

글은 억울한 사람이 쓰는 거다. 무서워서 말할 수 없었던 사람, 두려워서 숨어야만 했던 사람, 감정이 체한 사람, 가슴이 곪아 고름을 품고도 뽑아내지 못했던 사람이 기어이 쓴다!’”(202-203)

누군가를 용서한다는 건, 그가 한 일을 잊어주거나 덮어주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건 일그러졌던 관계를 다시 바로 세우는 과정이다. 포기하지 않고, 뒤돌아서지 않고, 사랑을 향해 같이 걸어가는 일이다.

아버지와 씨름한 만큼 나도 변했다. 우리 사이에 억눌린 분노가 서로를 괴물로 만들었다면, 상처를 이야기하고, 아프고 화난 만큼 울어버리고, 다시 사랑하고 싶다고 말한 순간들이 서로의 가슴 안에 박혔던 독기와 가시를 하나씩 빼주었다.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아버지도 나도 고집스럽고 한심한 인간들이다.” (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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