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애들을 울리기 위해 독서 수업을 한다. 목표가 애들 울리기다.
다른 학교에서 수업해도 애들을 울린다.

상처는 사람을 아프게 하고, 때론 병들게 한다.
마음에 상처가 난 사람은 아픔을 잊으려고 다른 사람을 아프게 한다.
다른 사람을 아프게 할 만큼 모질지 못하거나 용기가 없는 사람은 자기 자신을 아프게 한다.
적극 나서건 소극적으로 피하건 사람은 누구나 아픔을 피하려고 무언가를 한다.
그러나 아주 많은 사람이 ‘무언가’에서 잘못 선택한다.
아픈 상태에서 결정하기 때문이다.

슬프다.
아파서, 아픔을 이기려고 무언가를 하는데 아픈 상태에서 선택하기 때문에 치료에 도움이 안 된다.
특히 상처 주는 대상이 가족일 때는 아픔의 미로가 펼쳐진다.
상대가 자신의 일부인 가족이기 때문이다.
상처 받아도 아프고, 상처 줘도 아프고, 상처 준 사람을 아프게 해도 아프고, 이래저래 계속 아픈데
날마다 보고 살아야 하니, 빠져나가지 못하는 미로와 같다.

『진짜 가족』에서 엄마 아이코는 딸 하요리가 싫다.
싫어하는 게 아니라 그냥 싫다.
하요리는 엄마의 사랑을 바라지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아빠는 아내와 딸 사이에서 피해다닌다.
저자 이토 미쿠가 쓴 『어쩌다 보니 영웅』이 참 좋아서 추천했는데
『진짜 가족』도 못지않게 좋다.

#가까운_사람이_주는_상처_때문에_아픈_분을_위해_덧붙이는_글
(책벌레 선생님의 행복한 책놀이 내용 중에서)
몇 년 전에 대안학교 5-6학년 40여 명과 1박 2일 독서캠프를 했다.
그때 아이들이 가족 중에 누군가가 정말 싫다고 했다.
<만유 인력의 법칙>으로 가족의 상처가 크게 느껴지는 까닭을 설명했다.
만유 인력의 법칙은 인력, 즉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힘을 나타낸다.
인력은 두 물체의 질량에 비례하고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
두 물체가 가진 질량, 즉 영향력이 아무리 커도 거리가 멀면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
태양의 지름이 달의 지름보다 400배 크지만 달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
달이 태양보다 지구에 400배 더 가까이 있기 때문이다.
길거리에서 지나가던 사람이 욕하면 재수 없다고 말하면 된다.
관계의 거리가 멀기 때문에 상처가 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가까운 가족이 욕하면 재수 없다는 것만으로는 해결이 안 된다.
너무 가깝기 때문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이를 설명하고 아이들에게 말했다.
“가까이 있는 사람과 잘 지내야 한다. 물론 무조건 양보하고 참으라는 말이 아니다. 싫어하고 짜증 내는 건 자기를 보호하는 행동이다. 그러나 가족은 너무 가까운 사이이기 때문에 자기를 보호하는 행동이 상대를 찌르고 아프게 하는 경우가 많다. ~”

가족 때문에 힘들어하는 분들에게 『진짜 가족』을 추천한다.

* 상대를 깊이 파고들려면 자신도 상대에게 속내를 드러낼 각오가 돼 있어야 한다.(10쪽)
* 부모라서 상처 주는 일도 있는 거라구요. 남이라면 상관없는 것도 부모라서 상처받기도 한다구요. (157쪽)

(보물섬, 산호섬, 15소년 표류기 그리고 파리대왕, 멋진 신세계)

코로나 19로 개학이 5주나 연기되었다. 보물섬을 꿈꾸던 아이들이 15소년 표류기를 맞은 셈이다.
어떤 나라는 통제로(멋진 신세계처럼), 어떤 나라는 방임으로(파리대왕처럼) 대처했다.
이럴 때 아이들은 집에서 무얼 할까?
책을 읽으면 좋겠는데 부모가 책으로 자녀를 이끌지 모르겠다.

Thanksbook(2015년 11월호)에 기고한 글이다.

모험이 이렇게 끝나면 좋겠지만~

어릴 때 텔레비전에 나오는 만화 <보물섬>을 빠지지 않고 봤다. 짐 호킨스가 아슬아슬하게 위기를 벗어나 보물을 찾아 돌아오는 모습을 보며 행복했다. <보물섬>은 모험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잘 나타냈다. “끝이 좋아야 한다!!”

로버트 밸런타인이 쓴 <산호섬>은 모험 이야기 공식에 맞게 행복하게 끝난다. 세 소년이 폭풍을 만나 산호섬에 표류하지만 절망하지 않고 어려움을 함께 이겨낸다. 세 젊은이는 원주민 부족의 해묵은 갈등을 해결하고 원주민을 기독교인으로 교화한 뒤에 돌아온다. 그야말로 행복하게 살았더래요.’이다.

모험 이야기 하면 쥘 베른이다. 쥘 베른은 모험 소설의 수준을 높인 작가이다. <해저 2만리>, <80일간의 세계 일주>, <15소년 표류기> 제목은 대부분 들어봤을 것이다. 해저 2만리(원제목은 해저 20만리)는 네모 선장이 노틸러스 호를 타고 바다 속을 종횡무진 다니는 이야기이다. 네모 선장은 물고기와 해저 괴물이 득실대는 곳에서 사는 것이 인간 사회에서 사는 것보다 좋다고 생각한다. <80일간의 세계 일주>에서 필리어스 포그는 80일 동안 세계 일주를 하겠다며 내기를 한다. 80일 만에 돌아왔지만 조금 늦어 실패했다고 생각한다. 다음날 날짜변경선을 지나면서 하루를 앞당겼다는 걸 알고 내기에서 이긴다.

소개한 책은 모두 1800년대 후반에 쓰였다. 과학기술이 인류에게 희망을 불어넣을 때였다. 당시 사람들은 인류가 끝없이 진보할 것이며 과학기술이 이를 확실하게 뒷받침할 것이라 생각했다. <15소년 표류기>는 이런 분위기를 잘 드러낸 작품이다. 중학생 15명을 무인도에 보내면 어떻게 될까? 쥘 베른의 ‘15소년은 어른도 하지 못할 일을 해낸다. 표류했지만 총과 탄약과 각종 물건을 잔뜩 건져낸다. 배에 있는 도르래를 끌어내 물건을 산 위로 올린다. 동굴을 파서 집을 만들고 밭을 개간한다. 야생동물을 잡아 키우고 바다표범을 사냥해서 기름을 만들어 불을 피운다. 해적과도 싸워 이긴다. 곰과도 싸운다. 그러나 한 명도 죽지 않는다. “모두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현실은 이렇게 끝나지 않는다.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모험이다. 폴 투르니에는 우리의 삶을 <모험으로 사는 인생, IVP>이라고 불렀다. 우리가 겪는 모험이 19세기 후반에 쓰인 이야기처럼 끝난다면 얼마나 좋을까! 자기개발서가 꾸준히 인기를 끄는 까닭은 자기를 잘 개발하면 행복한 결말을 만들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자기개발로 성공하는 사람이 적다. 자기개발서를 요약하면 성실성+통찰력을 갖추라는 말이다. 둘 다 책 몇 권 읽고 마음을 다잡는다고 되지 않는다. 현재 자신이 어떤 모습인지 모르면서 미래만 바라보면 절망하기 쉽다.

<산호섬>에 표류한 세 사람 이름이 랄프, , 피터이다. 공교롭게도 윌리엄 골딩은 <파리대왕>에 랄프와 잭을 다시 등장시킨다. 파리대왕의 아이들은 산호섬 아이들과 완전히 다르다. 몇 명이나 표류했는지도 파악하지 못한다. 바람과 비를 피할 임시 오두막도 완성하지 못한다. 구조를 위해 봉화를 피우자는 랠프에 맞서 잭은 멧돼지 사냥에 마음을 빼앗긴다. 주도권 다툼 하면서 친구를 죽이고도 죄책감을 내보이지 않는다. 아이들이 처한 상황을 가장 잘 파악한 사이먼을 죽이고 랄프까지 죽이겠다고 단체로 인간 사냥을 벌인다.

과학이 인류에게 멋진 미래를 선사할 것이라는 꿈은 1차 대전과 함께 깨졌다. 2차 대전은 인간 자체에 대한 소망도 깨버렸다. 인간에게 정말 아름다운 미래라는 게 있을까 의심하게 만들었다. 윌리엄 골딩은 이런 분위기에서 <파리대왕>을 썼다. <산호섬>에서 행복하게 살았던 랠프와 잭이 맞서 싸우게 만들었다. 2차 대전이 끝나고 70년이나 흐른 지금, 우리는 미래를 어떻게 바라볼까? 도와줄 사람, 이야기 나눌 사람 없이 홀로 남은 것만으로도 견디기 어려운데 호랑이 한 마리가 웅크리고 있는 모습일까? 얀 마텔은 <파이 이야기>에서 우리를 두렵게 하는 존재와 함께 표류하는 소년의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호랑이 덕분에 오히려 절망하지 않았다고 한다. 생각이 다른 사람과 한 배에 탔다면 오히려 견디기 더 어려웠을 것이다.

멋진 신세계와 유토피아

토머스 모어는 500년 전에 <유토피아>를 썼다. 모어가 생각한 유토피아는 사유재산이 없는 국가를 보여준다. 신분의 구별이 없어 모두 평등하게 살아간다. 당시엔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각자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며 이웃의 물건을 탐내지 않는다. 이것 역시 현실성이 없다. 모든 국민이 규칙과 질서를 지키며 평안하게 살아간다. 어림도 없다. 유토피아가 맞다. 이루어질 수 없는 꿈속의 나라이다.

토머스 모어는 괜찮은 인문학자였다. 윌리엄 틴들에게 협력하는 사람들을 죽이고, 루터교 신도를 죽이고 감옥에 보냈다. 나는 틴들과 루터를 좋아하지만 이들을 반대한 토머스 모어도 좋아한다. 그래도 유토피아에 대한 그의 기대는 그저 마음에 그리는 상상, 이루어질 수 없는 소망이라 생각한다. 500년이 지난 지금, 우린 여전히 불평등한 세상에서 살아간다. 탐욕은 더 커졌고, 사람들은 여전히 정의에 굶주려 있다. 모어가 꿈 꾼 유토피아를 여전히 꿈꾸고 있다. 앞으로 500년이 더 지나면 어떻게 될까?

<멋진 신세계>는 올더스 헉슬리가 1932년에 쓴 책이다. 포드 기원 141년에 9년 전쟁이 일어나 세상이 바뀌고 다시 500여 년이 지난 뒤의 세상을 말한다. ‘포드 기원은 아마 컨베이어 벨트를 이용한 대량생산 시스템을 만든 헨리 포드가 태어난 해(1863)일 것이다. 포드 기원 632, 지금보다 480년 뒤에 어떤 일이 일어날까? 올더스 헉슬리는 인류가 유토피아를 이루지 못할 거라 생각했다. 올더스 헉슬리가 생각한 <산호섬>이 아니라 <파리대왕>이었다.

유토피아가 이루어지지 않은 까닭, 멋진 신세계가 전혀 멋지지 않은 까닭이 무엇일까? 중학생들과 토론하면서 5가지를 찾았다. 첫째, 계급제도 때문이다. 헉슬리는 모어가 꿈꾼 계급 없는 세상이 이루어지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계급제도를 유지하되, 모두 자기 계급에서 만족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어떻게 다른 계급을 부러워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 차라리 호랑이와 한 배에 타는 것이 생각이 다른 사람과 지내는 것보다 쉽다.

둘째, 세뇌이다. <멋진 신세계>는 정해진 계급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세뇌를 이용한다. 세뇌당했기 때문에 다른 계급을 부러워하지 않는다. 사회 질서에 의문을 품지 않고 성실하게 일하는 국민만 모인다면 행복하게 살 것이다. 지도자의 명령에 아무도 반대하지 않고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며 행복해 한다면 정말 유토피아다. 플라톤이 원한 철인정치가 이렇지 않을까?

셋째, 소마가 있다. 정해진 계급에서 정해진 일을 하도록 세뇌되었지만 <멋진 신세계> 주민도 사람이다. 기쁨과 슬픔, 분노와 우울함을 느낀다. 힘들고 어려울 때, 원하는 걸 얻지 못할 때 소마를 먹는다. 기본으로 하루 반 알, 기분이 나쁠수록 더 먹는다. 현재에 만족해서 사회에 의심을 품거나 불만을 갖지 않게 만드는 마약이다. 소마는 대가를 치르지 않는 기쁨을 약속한다. 원주민 공동체에서 멋진 신세계로 들어온 존은 대가를 지불한 것만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레니나는 그저 하룻밤 상대로 존을 원했지만 존은 레니나를 위해 대가를 치르지 않았기 때문에 거부한다.

넷째, 그러나 사회 체제를 의심하면 죽인다. 멋진 신세계에서 다름은 틀림이다. ‘촉감영화보고 방향오르간으로 만족하고 장애물 골프즐기지 않으면 위험인물로 간주한다. 멋진 신세계에서 혼자 지내며, 생각하고, 남들과 다르게 행동하는 것은 금기사항이다. 소마를 의지하고 않고 옛날 책을 보면 섬으로 보내버린다.

이승원(부구중학교 3학년, 멋진 신세계 독서토론 후기)

오늘 수업을 하면서 내가 우리나라 사회에 세뇌되어 있다는 생각이 물씬 들었다. 처음 내가 받았던 질문인 현대 사회를 계급으로 나누어야 한다면 무엇으로 계급을 나눌까?’ 라는 질문에서 당연할 지도 모르는 성적이라는 대답을 했다. 근거로 시험이 사람의 능력을 평가하는 가장 객관적인 기준이다라고 하였는데 혹시 내 대답이나 근거마저 내가 어릴 때 교육 받으면서 세뇌된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계급사회일까?” 라는 질문에서는 성공한 자와 성공하지 못한 자가 누리는 혜택이 다르다고 대답했는데 이것마저도 성공해야 우리나라에서 어깨 펴고 살 수 있다는 말을 수없이 들었기 때문에 이렇게 대답한 것 같아 나는 세뇌된 인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어쩌면 이것이 우리나라 교육의 모순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게 하는 수업이었다. 상당히 재미있었다.

<멋진 신세계>는 인간의 인간됨을 귀하게 여기는 사회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승원 학생처럼 자신의 생각이 어디에 근거하고 있는지 짚어봐야 한다. 자신의 생각이 어디에 뿌리를 두고 있는지 살펴보는 생각이 귀하다. 얄팍한 생각으로 유토피아를 꿈꾸는 것은 헉슬리가 생각한 <멋진 신세계>를 만들 뿐이다. ‘다름틀림으로 생각하면 <산호섬><파리대왕>이 된다.

<파리대왕>을 만들지 않기 위해,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를 무너뜨리기 위해 무얼 할 수 있을까? 나는 인간의 힘으로 유토피아를 이룰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가 상상도 못한 순간에 갑자기, 외부의 혁명적인 간섭으로 하루아침에 격변이 일어나는 게 더 쉽다고 생각한다. 그때가 될 때까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성실하게 하려고 한다. 학생들이 깊이 생각하도록 돕는 게 내 일이다. 학생들이 정답 찾는 기계에서 벗어나 생각하는 인간으로 자란다면 조금이라도 유토피아에 가까워지지 않을까?

 

1. 함께 읽으면 좋은 책

- 기억전달자, 로이스 로리, 비룡소

- 이방인, 알베르 까뮈

- 사이렌, 전성현, 문학과지성사

 

2005년 4월 29일, 산골 마을 아이가 글을 썼다.
동생과 개울 따라가다가 새알을 보고 쓴 일기다.
전국대회에 보냈는데 초등부 최우수상을 받았다.

이 학교는 벽지 나급지인 산골이다. (나급지는 아주 산골이란 뜻이다.)
뒷문으로 나가 스무 발 거리에 까치독서와 불독서가 일광욕을 한다.
겨울, 퇴근할 때는 부엉이가 다리 난간에 앉은 모습이 보인다.
이런 곳에서 형과 동생이 개울 따라 집에 가는 모습이 아름답다.
이듬해에는 동생 강길이가 초등부 우수상을 받았다.

강 따라 집에 가는데
땅강아지 잡아
사람들이 버린 종이컵에 넣고 오다가
동생 강길이가 갑자기 멈칫했다.
밑에 보니 새알 4개가 있다.
“빨리 가자!”
“형, 새알 한 개만 가지고 가자!”
“안 된다.”

조금 가다가 강길이가 새알 한 번만 더 보고 가자고 했다.
새알 있던 곳으로 갔다.
그런데 새알이 없다.
자갈이 많아서 찾아내기 힘들었다.
새알이 없다고 가자 하는데 강길이는 새알을 계속 찾았다.

강길이는 가는 척하다가 다시 가서 찾아보았다.
그리고 집에 갔다.
강길이는 가면서 자꾸 뒤돌아보았다.

해를 보니 산을 넘어가고 있었다.

온라인 독서모임에서 『기이하고도 거룩한 은혜』를 나누고 쓴 글이다.
쓰지 않으려고 버티다가, 어제 30분만에 휘리릭 썼다.
빨리 썼기 때문에 내 마음을 더 잘 담은 것 같다. 오늘 아침에 몇 문장 고쳤다.

난 인생이_무거운_짐이라_생각한다. 삶이란 저만치 보이는 수렁으로 빠져들어 가는 거다. 얽매이고 얽매여 어찌하지 못한 채 견디는 게 인생이다. 즐거움도 있다. 기쁨도 있다. 좋은 사람도 만나고 웃는 날도 많다. 돌아보면 감사가 넘친다. 지금도 나쁘지 않다. 앞으로 즐거운 기억을 만들며 괜찮은 삶을 살 거라 기대한다. 그래도 삶은 무겁다. 죽음의 순간이 기다려지는 건, 인생의 무거운 짐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죽을 때 고통스럽지 않으면 참 기쁠 것 같다.

삶을_가볍게_대하는_사람을_보면_답답하다. 고민이 없나? 걱정되지 않나? 생각은 할까 싶다. 단순해서 잘못 선택하고, 한쪽 면만 보고 판단해서 일을 그르친다. 그런데 부럽다. 그들은 인생의 짐을 가볍게 진다. 잘 웃고 얼굴이 환하다. 상처를 덜 받고, 아픈 기억을 남겨두지 않는다. 지금 겪는 고통이 오래가지 않으며, 과거의 고통을 어두운 기억으로 붙잡아 놓지도 않는다. 과거보다 지금이 중요하며, 미래를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난 아니다.

비크너는_고통의_좋은_청지기로_살았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을 지면서. 기쁨과 감사를 잃으면 쉼을 누리지 못한다. 그러면 좋은 청지기가 아니다. 인생을 고통이라 생각하면서도 이웃에게 쉼을 주고, 그만치 고통을 겪었지만 위로하고 치유한다. 고통을 되새기고 되새기고 되새기다 씁쓸함을 즐기게 놔두지 않는다. 고통을 달란트 삼아 제대로 열매가 맺히게 한다. 인생을 가볍게 생각하지 않으면서 삶을 즐긴다고 생각한다. 벼랑 사이에 난 좁은 길을 제대로 가는 사람이라는 느낌이 든다.
(책에 나온 문장 3개 간접 인용함)

난_안다. 고통이 하는 일, 고통을 다루는 방식, 고통을 당한 사람의 마음에서 일어나는 일, 그들이 하나님에 대해 하는 말 … 내 기억이 남겨놓은 것, 내가 넘어서야 할 기억도 안다. 고통에 대한 책을 닥치는 대로 읽으며 배웠다. 내가 왜 인생을 짐이라 생각하는지 이해했고, 고통에 갇힌 사람을 도와주기도 했다. 그런데도 난 여전히 기억에 갇혀, 과거를 만날까 봐 현재에 매달린다. ‘그래, 알아! 나도 알아.’ 하며 기억을 수면 아래 그대로 잠기게 하지만 불쑥불쑥 올라와 나를 불안하게 한다.

“행여나 과거를 만날까 봐 현재에 매달립니다.
수면 아래 숨어 있는 것이 두려운 나머지
수면 위로 나온 것에 매달립니다. (본문 85쪽)”

기억을_치유하는_사람(『주목할 만한 일상』에 나오는 표현)이 되고 싶었다. 지금도 그렇다. 가끔 치유하기도 했다. 사람들이 내 반응에 위로를 받는다고 한다. 난 돈보다, 인기보다 한두 사람의 기억을 치유하는 게 더 좋다. 아이들이 글을 쓰다 울면, 나도 울면서 기뻐한다. 내 일을 잘 해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여전히 내 기억은 치유되지 않는다. 인생이 무거운 짐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짐을 지듯 일을 한다. 목표를 정하고 열심히. 주로 책 읽기, 문집 만들기였다. 지금은 정원 만들기, 나무 심기가 더해지면서 글쓰기가 줄었다.

다행인_건_책이_내_기억을_꽤_치유해주었다. 다른 사람의 삶을 살피면서 나를 살피고, 고통받는 이웃을 살피게 해주었다. 아이들이 글을 통해 기억을 치유하기 바랐다. 아픈 기억이 상처를 남기듯, 아이들을 돌보고 치유한 기억이 독특한 나이테를 만든 모양이다. 아이들이 내게 아픔을 내보였다. 글을 쓰며 울었고 독서 활동하면서 울었다. 그럴 때면 고통의 청지기가 된 것 같았다. 그렇게 살았고, 앞으로도 같은 일을 하며 살려고 준비한다. 1문단에 쓴 무거운 짐의 무게가 10년 전, 20년 전보다는 가벼워졌다. 책 덕분이고, 아이들 덕분이고, 가족 덕분이다.

다만_한_가지_걱정이_된다.
내 기억을 치유하기 위해 열심히 사느라 지쳐버리는 건 아닌지,
어느 순간 한꺼번에 무너져내리지는 않는지~

각_문단을_300자로_쓰다가_이런_모습을_깨뜨리려고_마지막_문단을_짧게_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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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어떻게 바뀌나? (바보 온달/ 이현주 / 우리교육)
2014년 6월, Thanksbook 기고 글

바보 온달을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면 어떨까? 약아빠진 술수에 염증이 난 현대인은 순수한 바보에게 대리만족을 느낄 것이다. 온달이 성공한 뒤에 평강을 버리는 삼류드라마, 온달의 성공을 자기 계발로 접근한 성공담, 한 사람의 삶이 바뀐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역사적 사실을 부각시킨 역사드라마, 평강의 헌신과 희생을 보여주는 연애 드라마도 가능하다. 바보가 한 사람의 희생과 교육에 의해 나라를 구하는 장군이 되었다가 장렬하게 전사하는 이야기, 정말 멋지다.

평강은 온달을 멋진 남자, 용감한 장군, 위대한 사람으로 바꾼 아내로 칭송받았다. 온달은 관에 들어가서도 평강이 오기까지 꼼짝도 하지 않을 정도로 평강을 사랑했고 평강에게 감사했다. 바보 온달 이야기를 아는 사람은 누구나 평강을 훌륭한 아내, 헌신하는 여성으로 칭찬한다. 이현주님은 달리 해석한다. 그냥 바보 온달로 살게 두는 게 낫지 않았을까 묻는다. 자연에서 동물과 어울려 욕심 없이 살아가는 사람을 전쟁터에서 분노하며 싸우는 사람으로 만든 게 잘한 일일까 묻는다. 정말 잘한 일일까?

20여 년 전에 한 아이가 학교에도 가지 못할 정도로 첩첩산골에 살았다. 아빠와 단둘이 문명이라곤 라디오 하나뿐인 곳에서 긴 긴 날 홀로 지냈다. 라디오에서 청취자가 보낸 편지를 읽어주는 걸 듣고는 도시라는 곳에선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묻는 편지를 보냈다. 세상에 이런 아이가 있나 싶어 라디오 방송에 사연이 나가고 텔레비전 방송도 드나들었다. 책 읽고 싶다고 해서 책도 보내주고 돈도 좀 보내줬나 보다. 수도권에 사는 강도가 강원도 골짜기까지 찾아 들어와 아빠를 죽이고 20만원도 안 되는 돈을 가져갔다.

그때 아이 담임을 했던 선생님은 아이가 학교에 안 오기에 주변 사람에게 물었더니 걔는 원래 안 온다고 했단다. 아이가 안 오면 한 번이라도 찾아가야지, 누가 찾아간 적이 있는지 물었더니 아무도 없다는 말을 듣고 찾아갔다. 그때 선생님 사랑과 관심을 받으며 자랐다면, 외롭고 쓸쓸하더라도 아빠와 산에서 그냥 살았다면 언젠가 전기도 들어가고 도로도 생겼을 텐데…… 아빠 잃고 경찰서로, 어른들 손에 이리저리 다니다 절에 맡겨지지 않았을 텐데 안타깝다. 선생님은 내가 가르치는 아이 촬영하겠다고 오면 말린다.”고 했다.

바보 온달을 문명화된 세상에 잘못 내보내면 안타까운 일이 생긴다. 촌놈이 서울에 가서 코 베어간 이야기가 어디 한둘인가! 이현주님은 <바보 온달>이 평강공주 만나 장군이 되는 게 과연 좋은 일인지 묻는다. 책 가장 앞에 고장 나거나 아픈 별을 고치는 어린 영혼이 나온다. 오래도록 아픈 별이 없어 심심하던 어린 영혼은 하늘을 향해 돌을 던지는 바보를 보고는 저 아이라도 고쳐야겠다생각한다. 평강공주로 태어나 온달을 찾아간다.

어린 영혼 외에 중요한 인물로 고승 장군이 나온다. 고승 장군은 뛰어난 능력을 가진 저돌적인 사람이다. 앞길을 가로막으면 깨부수고 지나간다. 고승 장군이 나서면 모두 비켜서야 한다. 바보인 온달은 비켜서지 않아 채찍으로 맞는다. 다른 사람이라면 잘못했다고 빌거나 납작 엎드리지만 온달은 맞으면서도 계속 일어선다. “채찍을 휘두르는 장군은 누군가에게 쫓기는 사람처럼 보였고 반대로 온달은 누군가를 쫓는 사람처럼 보였다.” 고승 장군이 당황한다. 비굴하게 빌지 않고, 덤비거나 욕하지도 않고, 때리는 대로 맞으면서도 굴복하지 않는 순수한 바보의 도전에 어찌할 바를 모른다. 바보 버전의 마틴 루터 킹이랄까~

바보 온달은 맞기만 하면서도 때리는 사람을 쫓기게 만들었다. 장군은 잘 교육 받았고 높은 지위에 올랐으며 거칠 것이 없었지만 바보를 이기지 못한다. 고승 장군은 평강공주와 결혼하겠다고 발버둥 치지만 평강은 바보 온달을 찾아간다. 그러나 평강을 만난 온달 고승 장군처럼 때리고 죽이고 돌파하는 사람이 돼버린다. 여유 없이 쫓기듯 살아가는 사람으로 바뀐다. 고승장군 같은 사람과 결혼하느니 바보 온달과 살겠다며 궁궐을 박차고 나갔지만 온달을 고승 장군과 똑같은 사람으로 바꿔 버린다.

평강은 바보의 순수함을 가지면서도 용감하고 지혜로운 사람을 목표로 삼았을 것이다. 그러나 평강의 교육 방식은 장군을 만들어냈다. 궁궐에서 자라면서 치열하고도 냉혹한 경쟁의 세계에서나 통하는 교육 방식을 배웠겠지.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순수한 바보에겐 다른 교육 방식이 필요한데 장군이라는 목적만 바라보다가 사람을 놓쳤다. 어린 영혼은 고치는기술은 좋았지만 대상을 바라보고, 대상에게서 시작하는 마음이 없었다.

교사를 기르는 교육대학에서 교육인간 행동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활동이라고 배웠다. 교육은 지금보다 더 나아지게 만들기 위해 활동, 과정을 투입한다. 바보 온달이 별을 따려고 돌을 던지는 행동보다 낫게 하려면 어떤 활동과 과정이 필요할까? 평강은 활을 쏘고, 칼을 휘두르는 방법, 말을 고르고 타는 방법, 글을 읽고 장수답게 행동하는 태도를 가르친다. 그래서 바보 온달을 잃고 관을 받는다.

전교생 5명인 분교에서 3년을 지냈다. ‘바보 온달정도는 아니었지만 정말 순수했다. 아이들은 티 없이 맑은 글을 썼다. 글을 읽는 사람은 미소 짓고 고개를 끄덕이고 때론 울었다. 아이가 쓴 글은 어른들 마음을 부끄럽게 만들었고 어린 시절을 돌아보게 했다. 소 키우는 집에서 짚을 내릴 때면 함께 짚단을 옮기고 던지며 뒹굴었다. 그러나 정부에서 정보화 마을로 선정해서 집집마다 인터넷을 설치하고 컴퓨터를 준 뒤에는 온달이 사라졌다. 아침마다 마을을 달린 뒤에 글을 쓰고, 점심 먹고 나서 개울에 나가 돌 던지며 놀던 아이들이 게임하다가 피곤한 기색으로 학교에 왔다. 농사짓는 노인들에게 정보화가 무슨 대수라고, 바보 온달에게 정보와 기술을 가르치려 했을까?

온달이 별 따려고 돌을 던졌는데 어린 영혼은 돌팔매질을 한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순수함을 잃으면 순수한 행동을 못된 짓이라 판단한다. 산골 아이에게 정보를 제공할 게 아니라 우리가 아이들에게 순수한 마음, 세상을 바라보는 다른 관점을 배워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 경쟁에 찌들고, 좋은 집에서 좋은 차 타고 살게 하려고 아이를 모두 온달 장군으로 만들려 한다. 말 타는 대신 학원에 가고, 활 쏘는 대신 스펙을 쌓으며, 칼 휘두르는 대신 문제집 푸는 것만 달라졌지 여전히 궁궐을 향해 내달린다. 언젠가 아이들이 칼을 휘두르며 경쟁에 앞서나갈 때 아무도 없는 집에 홀로 남아 바보 온달을 그리워하지 않을까?

온달이 죽은 뒤에 어린 영혼은 사람을 바꾸려고 사용한 도구 향기 나는 걸레와 망치를 내버린다. 향기 나는 걸레는 당근을, 망치는 채찍이라 보면 된다. 당근과 채찍은 말을 조련할 때 써야지 인격을 대할 때는 더 신중해야 한다. 우리가 정한 목표를 강요하기 전에 무엇이 아이를 행복하게 만들지 고민해보자. 고승 장군 쫓아가지 말고 별을 따려고 돌을 던지는 바보 곁에서 함께 돌을 던지며 추억을 만들자. 훗날 부모 세대가 고승 장군처럼 된 아이를 보며 후회하지 않을까! 어쩌면 무엇을 잘못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이 되어 있지는 않을까!

 

참으로 독서할 때를 만났구나!

 

밤샘 독서,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는 독서 행사입니다. 6, 어둑어둑해질 때부터 12시까지 책을 읽습니다. 잠깐 간식 먹는 시간을 빼고는, 계속 읽기만 합니다. 책을 좋아하는 아이만 참여해야 가능한 행사일까요? 아닙니다. 엄마가 억지로 보낸 아이, 친구 따라온 아이, 집에 가도 재미없어서 온 아이, 학교에서 하루 자려고 온 아이, ‘설마 책만 읽겠어? 놀기도 하겠지!’ 하며 온 아이도 있습니다.

얘들아, 책 읽자. 12시까지 읽는 거야. 시간이 짧지? 책 읽다 보면 금방 12시가 될 거야!”

책은 지루하지 않습니다. 아이가 책을 지루하게 생각할 거라 걱정하지도 않습니다. “조금만 더 읽어보자. 지루해도 읽다 보면 재미있어질 거야!”라고 하지 않습니다. 기대에 차서, 정말 재미있을 거라는 확신을 내보이며, 내 마음이 아이들에게 전해질 거라 믿고 말합니다. “책은 정말 재미있어. 한 권 읽으면 두 권, 세 권 계속 읽을 거야.” 합니다.

저도 곁에서 책을 읽습니다. 시작할 때의 분위기가 중요합니다. 처음 10분은 아이가 불러도 대답하지 않습니다. 책에 빠져 안 들리는 척합니다. 꼼짝도 안 하고 읽습니다. 그러면 아이들이 서서히 책에 빠져듭니다. 30, 한 시간이 지나면 한 권을 다 읽고 책을 추천해달라고 합니다. 읽은 책을 책상 옆에 쌓아두고 또 읽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책 높이가 높아집니다. 책이 쌓일수록 기분이 좋고 뿌듯합니다. 그러면 채 10분 읽기도 어려워하는 아이가 여섯 시간 동안 책을 읽습니다.

벌써 12시가 되었네. 다음날이 된 거야. 이제 자야 하지 않아?”

선생님, 이렇게 오래 읽은 게 처음이에요. 더 읽어도 돼요?”

2시까지 읽습니다. 할 때마다 놀랍니다. 저보다 아이들이 더 놀랍니다.

제가 이렇게 오랫동안, 이렇게 많이 읽은 건 처음이에요.”

 

코로나의 기세가 어찌나 강한지 전국 초중고 개학이 연기되었습니다. 학교는 물론, 사람들이 모이는 곳은 아무 데도 못 갑니다. 친구를 만나지도 못하고 사람을 피해 다녀야 합니다. 어떤 지역에서는 엘리베이터를 타야 할지 고민할 정도입니다. 아이들이 집 안에 갇혔습니다. 정약용이 유배당해 꼼짝없이 갇혔을 때 이렇게 말했답니다.

드디어 책을 읽을 때를 만났구나!”

지금이야말로 책을 읽을 때입니다. 밤샘 독서를 해보세요. 얼마나 오랫동안 책을 읽는지 기록을 재보세요. 자녀가 읽을 책 목록을 구하는 것보다 이게 더 중요합니다. 잔소리하며 강요하지 말고, 억지로라도 읽으면 선물 준다고 하지 말고, 책을 즐기는 시간을 가지세요. 지금이야말로 책의 힘을 보여줄 때입니다.

 

1-2학년을 위한 책 읽기

1-2학년은 상상의 세계를 좋아합니다. 동물 이야기도 좋아합니다. 부모가 보기에 유치한 이야기가 아이들에게 딱 맞는 책입니다. 상상의 세계가 아니어도, 동물이 나오지 않아도, 좀 어려워도 1-2학년 아이들이 책을 좋아하게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부모님이 읽어주는 겁니다. 아이를 곁에 앉히고 책을 읽어주세요. 책 읽는 도중에 아이가 계속 물어볼 거예요. 그때 호기심을 만족시켜주면 스스로 답을 찾는 능력이 높아진답니다. 짜증 내지 말고 대답해주세요. 대답해주고 읽어주세요. 다 읽은 뒤에는 아이가 읽을 기회를 주세요. 강아지나 고양이에게 읽어주라고 하세요. 반려동물이 없다면 친구를 생각하며 읽어보라고 하세요. 전화해서 읽어주면 되겠네요.

 

똥과 오줌과 방귀를 다룬 책을 읽어보세요.

저학년 아이들이 똥과 오줌과 방귀 이야기를 참 좋아합니다. 어른들이 금기 대상으로 삼기 때문이지요. 특히 남자아이들은 더럽고 지저분한 똥과 방귀에 얽힌 이야기가 재미있다고 생각합니다. 교실에서 오줌이 찔끔에 나온 대사를 읊으며 깔깔 웃습니다. 아홉 살 독서수업에서는 똥과 방귀 이야기가 아이들에게 통쾌함과 해방감을 준다고 합니다. 도서관에서 똥과 방귀에 대한 책을 잔뜩 빌려와서 읽어주세요. “이런 책은 화장실에서 읽어줘야지!” 해주세요. 빈 욕조에 누워, 화장실 변기에 앉아 읽는 똥과 방귀 이야기, 아이들에겐 좋은 추억이랍니다. 책을 읽고 나서 찰흙으로 똥과 오줌을 만들면 그 책내 책이 됩니다.

똥을 소재로 한 책 : 강아지똥, 돈벼락 똥벼락, 똥자루 굴러간다, 똥벼락, 마법사 똥맨, 밥 먹을 때 똥 얘기 하지 마, 우리 선생님도 똥 쌌대, 쿵푸 아니고 똥푸

오줌을 소재로 한 책 : 대단한 오줌싸개 대장, 오줌 멀리싸기 시합, 오줌이 찔끔, 오줌을 연구하자

방귀를 소재로 한 책 : 노랑 각시 방귀 소동, 방귀대장 조, 방귀 만세, 방귀 스티커, 절대로 안 씻는 코딱지 방귀 나라

 

딕 킹 스미스가 소피를 주인공으로 쓴 책을 읽어보세요.

딕 킹 스미스는 영화로 만들어진 꼬마 돼지 베이브의 원작자입니다. 소피는 농부가 될 거야는 소피가 농장에서 지내는 이야기입니다. 소피의 작은 농장에서 달팽이와 놀고, 친척과 이웃을 만납니다. 딕 킹 스미스가 글로스터셔의 농장에서 여러 해 동안 농부로 일한 경험을 살려 재미난 이야기로 만들었습니다. 소피가 학교 가는 날에서 소피는 초등학교에 입학합니다. 학교는 어떤 곳일까요? 학교에 가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기대하며 읽다 보면 소피가 겪는 일에 마음을 빼앗깁니다. 우리도 학교에 간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학교에 갈 날을 기대하며 읽으면 좋겠지요. 두 책은 1-2학년이 읽기에 약간 길므로 한 장(chapter)씩 읽어보세요. 15쪽 정도의 짧은 이야기 6-7편이 이어집니다. 소피는 농부가 될 거야를 읽고 가까운 산이나 들판에 가봐도 좋겠네요. 그곳에서는 식물과 곤충과 농부가 봄맞이 준비로 바쁘답니다.

 

3-4학년을 위한 책 읽기

1, 2학년 때 왕성했던 상상력이 현실성을 갖추기 시작합니다. 주변 사회에 호기심을 갖고 관심 분야가 생깁니다. 그림이 없어도 책을 보며 연상력이 생깁니다. 논리적 사고도 발달하여 공감과 비판, 찬성과 반대를 표시합니다. 독서능력의 차이가 가장 많이 벌어지는 때입니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 일어날 법한 일을 다룬 책을 추천합니다. 친구 관계, 학교에서 일어난 일, 부모와의 관계 등을 다룬 책이 좋습니다. 특히 또래 친구들이 쓴 글 모음집을 추천합니다.

또래 친구들이 쓴 글모음, 내 손은 물방울 놀이터, 이빨 뺀 날, 비교는 싫어

()우리교육 출판사에서 1991년부터 학급문집 공모전을 했습니다. 학급 아이들과 글을 쓰고 문집을 만든 선생님들이 학급문집을 보냈습니다. 2000년부터 2010년까지 모은 학급문집 천여 권에서 시와 일기를 골라 책으로 엮었습니다. 내 손은 물방울 놀이터는 시 모음집입니다. 자연을 마음에 담은 시, 동식물이나 작은 생명을 마음에 품은 시, 집안 식구들이나 가까운 사람들하고 마음을 나눈 시, 어린이들이 살면서 마음에 맺힌 말이나 스스로 깨우친 생각을 나타낸 시를 모았습니다.

이빨 뺀 날2-3학년, 비교는 싫어4-6학년 일기 모음집입니다. 전국 각지의 아이들이 겪고 보고 쓴 일기여서 아이들 눈높이에 맞습니다. 일기를 읽으며 올해 학교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생각하면 좋겠지요. 이빨 뺀 날은 조금 유치할 수도 있습니다. 비교는 싫어는 약간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래도 아이들이 쓴 글이라 재미날 겁니다.

 

우리나라 대표작가 한 분의 책 찾아 읽기

초등 3학년부터 중고등학생까지 모두 <한 학기 한 권 읽기>를 합니다. 한 권을 천천히, 깊이 읽는 수업입니다. 저는 지난해에 34학년과 김리리 작가, 유은실 작가의 책으로 <한 학기 한 권 읽기> 수업을 했습니다. 도서관에 두 작가의 책을 여러 종류 준비했습니다. 김리리 작가의 뻥이오 뻥을 읽은 아이는 검정 연필 선생님, 나는 꿈이 너무 많아, 만복이네 떡집, 엄마는 거짓말쟁이, 우리 사부님이 되어주세요를 계속 빌렸습니다. 유은실 작가의 멀쩡한 이유정을 읽은 아이는 나도 예민할 거야, 나도 편식할 거야, 우리 동네 미자씨, 일수의 탄생을 계속 읽었습니다. 특히 일수의 탄생은 자녀와 부모가 함께 읽으면 좋은 책입니다. 아이의 쓸모를 누가 정하는지, 부모가 자녀를 위해 얼마만큼 해주어야 하는지 이야기하면서 읽어보세요. 고정욱, 김태호, 송언, 이금이, 정연철, 진형민, 황선미 …… 좋은 작가가 참 많아요. 한 작가의 책을 모두 읽어보세요.

 

5-6학년을 위한 책 읽기

독서습관이 양극화되는 시기입니다. 책을 읽는 아이는 엄청나게 읽지만 전혀 손을 대지 않는 아이도 생깁니다. 자기주장이 강해지고 독립적인 인격체로 자리 잡는 시기입니다. 지적 호기심이 높아지고 합리적 사고가 발달하여 어른들의 권위에도 도전하며 비판하는 시기입니다. 책을 읽지 않는 아이라면, 특히 남자아이라면 <로알드 달>이 쓴 책을 추천합니다. 로알드 달은 책을 좋아하는 아이에게도 알맞은 책을 썼답니다.

5-6학년은 영상을 좋아합니다. 유튜브에서 동영상을 찾아보거나 친구와 함께 영화관에 갑니다. 영화로 만들어진 책을 읽고 영화와 비교해보세요. 책을 읽기 싫어한다면 영화를 먼저 보고 책을 읽어보세요. 영화에서는 책 내용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이야기해보세요.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커질 거예요.

 

로알드 달 ()

책을 읽지 않는 아이를 위한 책 : 마녀를 잡아라, 멋진 여우씨, 멍청씨 부부 이야기, 제임스와 슈퍼복숭아, 찰리와 거대한 유리 엘리베이터

책을 좋아하는 아이를 위한 책 : 마틸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 로알드 달의 발칙하고 유쾌한 학교, 우리의 챔피언 대니

영화로 나온 책들 : 내 친구 꼬마 거인, 마틸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로알드 달),

나니아 연대기 시리즈, 마당을 나온 암탉, 삐삐 시리즈, 샬롯의 거미줄, 아더와 미니모이, 오즈의 마법사, 생쥐 기사 데스페로, 해리포터 시리즈

 

정약용이 아들에게 보낸 편지에 나오는 문장을 실천하며 코로나를 이겨내시기 바랍니다.

이제 가문이 망했으니 네가 참으로 독서할 때를 만났구나."

 

예전에 다닌 교회에서 한 분이 신천지에 기웃거렸다.
교회에서 직책도 있고 맡은 일도 있는 분이었다.
아마 이런 마음이었을 거다.
‘이곳에서 채워지지 않는 걸 그곳에서는 채워줄까?’
이렇게 생각하는 건 자연스럽다. 우린 사람이니까.
이곳에서 만족하지 못하면 다른 곳을 찾아다니기 마련이니까.

 

목사님이 설교 시간에 그분을 슬쩍 언급하며 뭐라 하셨다.
그분이 신천지에 발을 끊은 뒤라 씁쓸한 기억 정도로 지나갔다.
그러나 신천지에서 무얼 배우는지, 어떻게 잘못인지 알려주지 않았다.
그냥 거긴 이상하니 가지 말라고만 했다.
미리 알려줬다면 기웃거리며 안달하지도 않았을 텐데
그거 공부하는 게 그리 힘들었을까? 잠깐이면 될 텐데 말이다.
더구나 이곳에서 채워지지 않는 게 무엇인지 알려고 하지도 않았다.

 

또 다른 신천지가 나오면 아마 몇몇은 그리로 갈 거다.
‘아무리 기다려도 채워지지 않는데, 혹시라도 거긴 어떨까?’ 하면서.

 

한때, 나보다 먼저 그 교회에 있던 사람들이 그 교회를 떠났다.
아주 어릴 때부터 그 교회에 다니던 사람들도 다른 곳을 찾아다녔다.
이유는 간단했다.
성경을 알고 싶은데 교회에서는 알려주지 않으니 떠날 수밖에.
우리끼리 모여서 성경을 공부하면 목사들이 못하게 한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가르쳐주지도 않는다.

 

난 성서를 읽다가 책에 빠졌다.
읽고 묵상하고, 쓰고 또 읽고 또 묵상한다.
목사가 알려주기만 기다리지 말고, 우리가 함께 공부하자고 주장한다.
그래서 『성경을 돌려드립니다』를 썼다.

하나님 말씀을 알고 싶어 하는 마음을 목사들이 알아주면 좋겠다.
신자들이 성경을 공부하도록 도와주면 좋겠다.
직접 가르치거나, 스스로 공부하게 놔두면 좋겠다.
그러면 신천지 같은 곳에 덜 기웃거릴 것이다.

망나니 공주처럼, 이금이

꼴뚜기, 진형민

 

초등학교 교과서에 독서감상문을 쓰는 방법이 나온다. 책을 읽은 동기, 책 내용, 책을 읽고 든 생각이나 느낌을 표로 정리해서 쓰게 한다. 독서록에도 동기, 줄거리, 생각과 느낌을 쓰도록 표로 나눠 놓았다. 교사도, 학부모도 이렇게 쓰라고 가르친다. 독서감상문에 동기, 줄거리, 생각과 느낌을 써야 하니 세 가지를 하나씩 찾아 합치는 방식이다. 독서감상문을 쉽고 빠르게 쓰는 방법으로 인정받기 때문에 교과서에 실렸다.

난 다르게 가르친다. 내가 만난 아이들 중에 초등학생뿐만 아니라 중고등학생도- 책을 읽은 동기를 가진 아이가 적었다. 책을 읽고 표현할 만한 생각과 느낌이 있는 아이도 얼마 되지 않았다. 아이들이 책을 읽는 기준은 단순하다. 재미가 있으면 읽고, 재미가 없으면 안 읽는다. 어디에 재미를 두는지는 아이마다 다르지만 책 읽는 기준이 재미인 것만은 틀림없다.

 

이 책을 읽고 무얼 느꼈니?”는 소용없는 질문이다.

우리는 책 읽은 아이에게 어땠니? 책이 괜찮았니? 무얼 느꼈니?” 묻는다. 아이가 책을 읽으며 무언가를 느끼고, 그걸 말해주기 원한다. 아이가 무얼 배웠는지 알고 싶어 한다. 그러나 대부분 아이는 재미있어요.” 또는 재미없어요.”라고 대답한다. 교사와 부모 모두 이 대답에 만족하지 않는다. 또 묻는다.

어디가 재미있었어?” “왜 재미없었어,”

전국 어디서나 아이들이 이렇게 대답한다. “그냥~!”

<그냥~!>이 솔직한 반응이다. 알맞은 반응이기도 하다. 가끔 자기만의 생각과 느낌을 말하는 아이가 있지만 소수다. ‘책을 읽었는데 그냥 재미있더라!’는 말은 아이들 수준에 딱 맞는 표현이다. 실망하거나, 따져 물어도 소용없다. 아이들이 책 읽는 기준이 재미이기 때문이다.

다른 학교에 독서 수업을 하러 가서 무얼 느꼈는지 물으면 99% ‘재미를 말한다. 책 내용을 알아보는 게임을 하면 책이 조금 더 재미있어진다. 책에 나온 문장으로 토론하고, 등장인물의 행동에 질문하고 대답하며, 우리에게도 비슷한 일이 일어나는지 찾으면 책이 점점 재미있어진다. 그리고 책을 읽을 때는 하지 않았던 생각이 떠오른다. 헤어질 때는 이렇게 쓴다.

 

책을 처음 읽을 때 글밥도 적고, 글씨 크기도 커서 저학년이나 보는 책을 왜 대화 주제로 선택했을까?’ 생각했다. 책을 읽을 때도 무슨 이야기를 책에서 하고 싶은지 잘 이해가 안 됐다. 하지만 이번 시간 선생님과 함께 이야기와 토론하면서 책에서 하고 싶은 말들이 여러 가지인 것을 알며 이해하고 말하니 책의 내용이 이해가 잘 되었다. ~ 이 책이 내가 어른이 되어서도 기억날 수 있을 만한 책이라는 걸 선생님이 알려주기 위해 우리에게 글을 적으라고 하신 것 같다.”

대구에서 5-6학년 10명과 망나니 공주처럼으로 독서 수업을 하고 6학년 아이가 쓴 후기다. 교사도 마찬가지다. 책을 좋아하는 교사가 아니라면 책을 읽어도 가치를 모를 때가 많다. 책벌레들의 책 없는 방학독서캠프에 참가한 교사의 후기이다.

처음 책을 읽을 때는 초등 여자애들이 좋아하는 별로 가치 없는 소설책인 줄 알았다. ~ 독서퀴즈, 독서 토론을 시작으로 내가 찾지 못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고 생각할 시간을 갖게 되었다. ~ 조별 모임에서 네 자매의 미래 모습을 그림으로 표현해 봤는데 그들의 미래를 상상하는 것이 즐거웠다.~”

 

 

여백이 많은 책, 여백이 적은 책

선생님들이 독서 수업하기 좋은 책을 추천해달라 한다. 그러나 독서 수업에 좋은 책목록을 만들기 어렵다. 사람마다 책을 다르게 보기 때문이다. 또한 독서 수업을 처음 하는 분, 몇 번 한 분, 자주 한 분에게 맞는 책이 다르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하면, 경험이 적으면 여백이 적은 책을 골라야 한다.

꼴뚜기는 여섯 개의 단편이 실린 동화책이다. <꼴뚜기>는 왕따 문제를 다루었다. <사랑 사랑 누가 말했나>6학년 아이들이 사귀는 이야기다. <축구공을 지켜라>는 고학년이 저학년 공을 빼앗아 차는 이야기다. 일정한 주제를 다루는 내용이라 명확하다. 한마디로 여백이 적다. 망나니 공주처럼은 여백이 많다. 꼴뚜기보다 짧지만 이런 이야기다라고 정리하기 어렵다. 사랑 이야기지만 자아를 찾는 이야기다. 품위를 다루지만 슬픔에 대한 이야기다. 옛이야기를 다루는 방식을 토론하고, 공부에 지친 현실을 토론할 수도 있다.

여백이 적은 책은 토론하기 쉽다. 주제가 명확하다. 글을 쓰기도 쉽다. 무얼 써야 하는지 알기 때문이다. <꼴뚜기>를 읽으면 왕따를 토론하고 왕따에 대해 글을 쓰는 아이가 많다. 어떤 아이는 왕따 생각하라고 선생님이 꼴뚜기읽으라 하셨네!’ 한다. 이런 책은 독서감상문을 쓰기 쉽다. 다만 아이들이 비슷한 내용으로 글을 쓴다. 대부분 왕따를 주제로 읽고 왕따를 주제로 글을 쓴다. 그래서 독서 수업 경험이 적은 분에게 추천한다.

여백이 많은 책은 주제를 잡기 어렵다. 토론하기 어렵다. 글을 쓰기도 어렵다. 도대체 무얼 말하는지 모르겠다는 분도 있다. 앞에서 후기를 쓴 아이처럼 저학년이나 보는 책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여백이 많은 책을 더 좋아한다. 토론하면서 다양한 생각을 나누기 때문이다. 또한 아이들이 자기 색깔을 드러내어 글을 쓰는데 좋기 때문이다. 여백이 많을수록 자기 생각과 경험을 채워 넣어야 한다.

 

책을 느끼는 과정을 겪어야한다.

아이들은 분석하며 읽지 않는다. 공감하며 읽는 아이도 적다. 경험을 바탕으로 책을 읽는 아이도 적다. 삶의 경험이 적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책을 실제와 연결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학교에서는 정답 찾는 활동, 과정 없이 결과를 보여주어야 하는 활동을 많이 했다. 이렇게 배우면 교과서 지문 읽듯 책을 읽는다. 평소 태도가 책 읽을 때도 영향을 준다. 부모나 교사에게 읽어라!”, “읽었니?”만 들은 아이는 그냥~! 재미로~! 읽는다. 느끼는 게 별로 없으니 독서감상문에 쓸 게 없다고 한다.

독서 수업은 아이가 내용을 아는지 확인하는 게 목표가 아니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을 표현하는 것도 힘들다. 아이가 느끼도록 이것저것 하는 거라 생각해야 한다. 아이는 활동하면서 느낀다. 새벽에 일어나 축구경기를 보는 아이는 축구를 하면서 재미를 느꼈기 때문에 생활 습관을 바꾼다. 그러므로 아이가 책을 읽고 느낌을 표현하게 하려면 과정을 겪게 해주어야 한다. 책을 읽고 느낀 점을 그리거나 쓰기 전에, 무언가를 느끼도록 활동해야 한다.

여백이 적은 책은 무얼 느끼고 알아야 하는지 정해진 책이다. 주제 파악이 쉽고, 내용을 쉽게 이해한다. 그래서 독서감상문 쓰기도 쉽다. 여백이 많은 책은 느끼고 이야기할 내용이 많다.

2020년 새 학기를 시작한다. 한 학기 한 권 읽기를 해야 한다. 독서 관련 내용이 교육과정 곳곳에 들어있다. 학생들에게 의견을 말해라” “느낀 점을 써라하기 전에 과정을 겪게 해주시라 권한다. 과정을 겪는 독서 수업을 몇 번 하면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책 읽은 느낌과 생각을 말할 것이다. 독서 감상문도 달라질 거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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