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생 문집 2호를 냈다.
이번 호엔 한 가지 주제로 쓴 전교생 시가 실렸다.
지난해에 가르친 아이가 <남편의 조건>을 써왔다.
그러자 그의 연인이 <아내의 조건>을 써왔다.
두 글을 보여주며 <조건>으로 전교생 글쓰기를 했다.
------- 남편의 조건
2학년 남
1. 일단 집을 사야 한다.
2. 돈을 벌어야 한다.
3. 프로포즈 할 반지를 사야 한다.
4. 결혼식장을 구한다.
5. 표현을 잘해야 한다.
6. 뭐든 같이 한다.
남편이 되는 것은 어렵다.
------- 아내의 조건
2학년 여
아내의 조건은 많은 거 같다.
남편의 조건이랑 아내의 조건은 다르다.
1. 집안일을 어느 정도 해야 한다.
2. 아이를 키울 힘이 있어야 한다.
3. 반지를 사야 한다.
4. 남편이랑 같이 있어 줘야 한다.
5. 아이랑만 있지 말고
남편이랑도 있어야 한다.
6. 어디든 같이 가야 한다.
7. 요리를 잘해야 한다.
아내가 되는 것도 힘들다.

“주제를 정하고 조건을 생각해 봐.
생각나는 조건을 몇 가지 쓰고 한 문장으로 정리해.” 했다.
------- 수학책의 조건
5학년 남
수학책의 조건을 알려주겠다.
말도 안 되는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
책에 나오는 아이들은 무식해야 한다.
무조건 이상한 이유로 문제를 내야 한다.
캐릭터가 스토리와 뜬금없어야 한다.
표지에 있는 캐릭터는 가끔 나와야 한다.
설명은 대충, 이해 안 되게 해야 한다.
이름은 무조건 이상하거나 특이해야 한다.
길이를 잴 때 쓸데없는 걸 구하고
안 잰 곳을 재라고 한다.
스토리에선 다 도와달라고 한다.
문제를 풀면 모든 게 다 해결된다.
대체 왜 그럴까?
딸이 수업 20분이 남을 것 같다고 해서 이걸 하라고 했다.
“아빠, 애들 글이 대박이에요. 엄청난 아이디어였어요.”
교직원 사이에선 아래 글이 최고였다.
------- 차은우 되는 방법(조건)
6학년 남
안 된다. 불가능하다.
불가능하다.
완전 불가능하다.
다시 태어나야 한다.
태어나는 것도 불가능하다.
잘 생겨야 한다.
못 생기면 안 된다.
불가능하다.
불가능하다.
당연히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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