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왕기 1장 1~4절 / 1주일 동안 묵상

     1장은 초점이 이다. 다윗왕이 9, 왕이 39회 쓰였다. 동사를 포함하면 왕과 관련된 낱말이 70회 나온다. 다윗이 어떤 왕이었는지, 다윗을 이어 누가 왕이 될지 묻는다. 모세의 지도력은 여호수아에게 이어졌으나 사사기 시대의 혼란으로 마무리되었다. 왕조를 시작한 사울은 분열을 초래하고 다윗에게 왕권이 이어졌다. 다윗은 깔끔하게 왕위를 이어줄까?

v1~4 늙은 다윗
    다윗(사랑받는 사람)도 세월을 이기지 못한다. 옷을 겹쳐 입어도 따뜻하지 않다. 신하들이 가장 좋은 것들로 다윗을 보호했을 테지만 삭신이 쑤셨을 것이다. 오죽하면 다윗을 껴안을 젊은 여인을 신하들이 데려와야 했다. 신하들이 주도했고 다윗은 수동적으로 받아들였다. (멜렉)이라는 낱말로 시작한 문장에서 다윗은 스스로 행동하지 못하고 신하들이 해주는 대로 받아들이는 처지가 되었다. 왕들의 기록이 순탄하지 않을 것임을 드러낸다.

v1 다윗 왕이 날이 오래되고 늙어 이불을 덮어도 따뜻하지 않았다.
v2 신하들이 말하기를 우리 주 왕을 위하여, 왕 앞에 젊은 처녀를 데려와서, 왕 앞에 두고, 우리 주 왕을 품게 하자.”
v3 그들이 수넴 여자 아비삭을 데려왔다. 온 이스라엘에서 가려 뽑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그녀를 왕에게 데려갔다.
v4 아비삭이 참으로 사랑스러웠다. 왕을 돌보게 하였으나 다윗이 동침하지(알지, 야다) 않았다.

     다윗의 연약함을 해결하기 위해 찾고 찾다가 선택한 대안이 아비삭이다. 아비삭은 이스라엘 사방 영토를 살펴 찾았던 아름다운 처녀다. “아비삭을 왕에게 데려가서, 앞 앞에 두어 왕을 돌보게 하고, 왕을 품어주게 하자.” ‘다윗을 위해라는 말로 신하들이 한 일에 다윗이 하는 일은 없다. 어느날 한 여인이 나타나 자기를 돕는데 동침하는 관계도 아니다. 그저 받아들여야 했다. 다윗은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연약한 사람이 되었다.

다윗은 왜 약해졌을까?
     한 사람의 인생을 쉽게 판단하지 말자. 누군가에게 들었던 다윗에 관한 정보가 전부라고 생각하지 말자. 인생은 생각보다 복잡하다. 고민하지 않고 한 사람의 삶이 이렇다저렇다 판단하는 건 옳지 않다. 누가 나를 그렇게 판단하면 어떨까? 좌절하거나 분노하는 등 평상시 마음을 잃어버릴 것이다. 다윗을 판단하고 싶으면 다윗을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젊은 날 다윗은 골리앗을 죽이고 이스라엘을 구했다. 사울에게 쫓겨 다니며 목숨을 구걸했다. 사울을 죽일 기회에서 두 번이나 참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래서 더 오랫동안 쫓겨 다니며 고생했다. 하나님 뜻을 따르려다 환난을 겪는 시간을 견뎠다. 나발에게 벌컥 화를 내는 모습은 다윗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음을 보여주는 증거일 수도 있다.

     왕이 된 뒤에도 이스라엘은 다윗을 왕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아브넬과 이스보셋을 물리쳐야 했다. 요압이 제멋대로 하는 걸 계속 봐야 했다. 이스라엘 모든 지파의 왕으로 인정받기까지 20년은 도망다니거나 싸워야 했다. 야곱이 말한 것처럼 험악한 세월을 보냈다. 나라가 안정된 뒤에는 주변 나라들과 싸웠다. 가는 곳마다 이겼지만, 다윗은 엄청난 압박과 피로를 느꼈을 것이다. 죽을 위기를 만나기도 했고 부하들이 전쟁터에 나오지 말라고 다윗에게 간청할 정도였다.

주변 나라들을 정복한 뒤에는 자식들이 문제를 일으켰다. 다투고 서로 죽이기도 했다. 첫째부터 셋째까지 갈등을 일으키거나 병에 걸려 자신이 직접 묻어야 했다. 밧세바가 낳은 아들을 사랑했지만, 최소 1(나단), 최대 3(시므아, 소밥, 나단, 대하 3:5)을 잃었다. 다윗은 내우외환에 시달리며 살았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70살 다윗은 다 그만두고 쉬어야 했다. 쉬고 싶었을 테고, 아무것도 신경쓰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교사로 30년째가 지나갔다. ‘쉬고 싶다하는 마음이 커졌다. 일을 처리하는 속도도 느려졌다. 방학을 기다리는 마음이 커졌다. 가끔은 학교에 가야 한다는 생각에 갑자기 심장이 두근거리며 맥박이 올라갔다. 당황했다. 몸의 반응에 당황했고, 내가 이렇게 반응한다는 게 이상했다. 몸이 지칠 때까지 일할 밭이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10년도 안 되었는데 지쳐서 그만두고 싶다는 교사도 있다고 들었다. 나도, 너도, 우리 모두 삶이 쉽지 않다. 힘들고 지쳤을 때 소명을 앞세워 다시 일어서야 할까, 연약해진 상태를 인정하고 쉬어야 할까? 하나님의 부르심이 있다면 늘 생기있는 모습으로 살아갈 줄 알았다.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든 다시 일어서서 생기를 되찾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막상 내 모습에서 다윗처럼 늙은 상태를 찾으니 내가 소명을 가진 사람인지 의심하게 된다.

     물론 거기서 생각을 멈추었다. 내 소명의 영역을 줄였다. 책을 쓰고 강의해서 많은 사람을 돕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줄였다. 많은 사람이 옳다고 생각하며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생각을 따르지 않고 좁은 길로 가라고 설득하는 일을 했는데 잘 안 된다. 부모는, 심지어 교사 부모도 자녀를 학원에 보내고, 교사는 클릭만 하면 수업하게 해주는 사이트를 의지하고, 사람들은 돈과 외모에 집착한다. 돈을 사랑하는 것이 일만 악의 뿌리라는 말씀을 아는 그리스도인조차.

     다윗 왕이 늙었다. 후계자를 정해서 물려주어야 했다. 다윗이 후계자를 정하고 물러났다면 후계자를 중심으로 역사가 쓰였을 것이다. 그러나 일은 그렇게 진행되지 않았고 우리에게 슬픈 노년을 보여준다. 다윗이 후계자를 정하지 않은 까닭을 모르겠지만, 왕위를 물려주는 걸 한 번도 본 적이 없으니 이해하려는 쪽으로 마음이 기운다. 다윗이 우리 모습이다. 120살까지 강건했던 모세가 예외일 것이다. 나이 드는 게 나쁘진 않다. 50 조금 넘은 나이에 너무 늙은 것처럼 생각하는 것 같아서 정신 차려야겠다고 생각한다. 다시 20대처럼 하는 방식은 아니다. 후계자를 찾는 방식인지도 모르겠다. 뭔가 다른 걸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무엇인지는 알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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