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난 책벌레다. 책을 본다. 이웃집에 가도 책을 찾는다.
책이 많은 집에 가면 우와!’ 하며 책을 살핀다.

2. 이상하다. 책이 참 많은데, 주인이 책을 참 좋아하는데 책꽂이가 별로다. 책장 칸 높이가 35cm나 된다
  책을 꽂으면 10cm 이상 남아서 ~’ 하다. 책장이 깊어서 두 줄로 꽂아도 될 정도다.
  책꽂이가 높으면 생활 먼지가 책 위에 내려앉는다.
  내 책장은 책꽂이 높이가 딱 맞아서 먼지가 책과 책장(나무판) 사이로 잘 들어가지 못한다.

3. 처음 산 책장은 칸이 너무 높고 깊어서 책을 많이 꽂지 못했다. 400권을 꽂을 공간에 300권도 못 꽂았다.
   가구점에서는 자리만 차지하고, 책이 알맞게 꽂히지도 않은 책장을 팔았다.

4. 책장을 싱크대 업체에 주문했다. 가로, 세로, 높이, 깊이를 표로 만들어 보내면 그대로 만들어줬다.
   자르고 연결하기만 하면 되므로 인건비가 많이 들지 않았다.

5. 그래도 실수를 몇 번 했다. 너무 깊었고, 받침대를 조금 세워 가운데가 내려앉기도 했다.
  몇 번 실수하며 책장 만드는 방법을 터득했다.

6. 책뜰안애 서재 책장을 편백나무로 만들었다. 오신 분들이 책꽂이 보며 좋아하신다.
  책꽂이를 이렇게 만들어야겠다고 방법을 물어보신다.

책꽂이 만드는 방법은

1. 책 규격에 맞춰 책꽂이 높이를 정해야 한다.
  보통 책(동화, 소설)은 가로 15cm, 세로 21cm이다. 양장본도 비슷하나, 세로가 23cm까지 큰 경우도 있다.
  내 책 90%15cm, 21cm이므로 책꽂이를 여기에 맞춰야 한다.

2. A4(21cm, 30cm) 파일이나 문집을 넣는 공간이 일부 필요하다.

3. 그림책(가장 큰 그림책)을 넣는 공간도 일부 필요하다.

4. 빅북(:40cm×50cm)을 보관하려면 한쪽 구석에 따로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5. 책뜰안애 서재 책꽂이 규격은 이렇다.
 가. 가로 35cm×3= 105cm이지만 실제 길이는 111cm이다. 나무 두께(1.5cm×4)를 계산해야 한다.

 나. 세로 25×6 + 27 + 32 = 209cm이지만 실제 길이는 224cm이다.
   나무 두께(1.5cm×9+ 밑바닥 1.5cm 한 장 추가)를 계산해야 한다.

 다. 키가 170cm인 사람은 200cm가 넘는 곳에 있는 책을 꺼내기 어렵다. 책꽂이 가장 위는 잘 읽지 않는 책을 넣어야 한다.

6. 정말 중요한 건 깊이다.
  가. 책장이 너무 깊으면 책을 밀어 넣어야 하고, 앞에 남은 공간에 먼지가 쌓인다.
   보통 책을 꽂고 책 앞에 책을 쌓아두거나 장식품을 놓기도 하는데 이러면 먼지를 계속 닦아내야 한다.
   책을 앞으로 당겨서 꽂고 책을 꽂은 안쪽을 비워두면 보기 좋고 먼지가 덜 앉는다.
   다만, 책 안쪽 공간을 버리는 셈이어서 아깝긴 하다.
  (정확한 규격으로 책장을 만들면 공간이 절약된다. 책장 두께가 줄면 방도 더 넓게 쓴다.)

 나. 깊이를 17cm면 가장 깔끔하다. 보통 책(15cm×21cm)을 넣으면 앞에 2cm가 남는다. 이 정도 깊이가 가장 보기 좋다
   다만 A4 크기의 책을 넣으려면 깊이가 최소한 22cm는 되어야 한다.

 다. 내 책장은 깊이가 22cm이다. 책을 앞으로 당겨서 꽂고 책이나 자로 톡톡 밀면서 줄을 맞추었다.
   (
물론, 서재 오는 분들이 내 의도를 모르고 계속 책을 넣었다 뺐다 하며 들쑥날쑥하게 해놓는다.)

** 한글로 표를 만들어서 붙였더니 아래 표에서 왼쪽 칸이 오른쪽 칸보다 많이 넓어졌다. 
   왼쪽 칸이 오른쪽 칸과 같은 넓이라고 생각하고 봐주세요.

    35cm
25cm(세로)

35cm



35cm



55cm
25cm(세로)

55cm



35cm
25cm(세로)

35cm



35cm



55cm
25cm(세로)

55cm



35cm
25cm(세로)

35cm



35cm



55cm
25cm(세로)

55cm



35cm
27cm(세로)

35cm



35cm



55cm
32cm(세로)

55cm



 

7. 책을 다 꽂으면 읽어야 한다. 책은 읽기 위해 사는 거 아닌가?
  나는 서재에 있는 책 95%를 읽었다.

8. 마지막으로 책벌레(나 말고 진짜 벌레!)
  책벌레는 그야말로 책벌레다. 없는 곳이 없다.
  편백나무 책장, 벽난로 피우면서 훈증 소독, 벽에 규조토를 발라 습기와 냄새 조절까지 신경 썼지만, 책벌레가 산다.
  어쩔 수 없다. 볼 때마다 손으로 꾹 눌러 죽이는 수밖에.

“자, 이제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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