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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첫 도덕 수업

학생들은 3월에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습니다. 나이 먹는 1월보다 새로운 교실에 들어가는 3월에 더 긴장합니다. 3학년은 교과서도 낯섭니다. 2학년까지 배우던 즐거운 생활, 슬기로운 생활이 아니라 도덕, 사회, 과학, 영어, 음악, 미술, 체육을 배우거든요.

개학하는 날 제가 맡은 3학년 아이들 기분을 글로 들었습니다. 남자아이들은 기분을 간단하게 썼습니다. 여자아이는 다짐을 쓰기도 했네요.
집에 가고 싶다. 공부가 더 어려워졌다. 3학년 되면 6교시 해야 한다. 교실에 책이 많다. ()
기쁘다. 3학년 올라가서. 체육 시간이 좋다. 도덕을 배워서 좋다. ()
3학년 공부가 어려울까 봐 긴장된다. 3학년이 되니까 후배가 한 학년이 더 생겨서 신이 난다. 새해 다짐, 공부 열심히 하기를 꼭 지키고 싶다. ()

도덕을 배워서 좋다고 쓴 아이는 무얼 생각했을까요? 처음으로 한 도덕 수업이 기대대로 되었을까요? 3학년 아이들이 만난 인생 첫 도덕 수업입니다. 개학 다음날 했습니다.

1단원 나와 너, 우리 함께소주제 1. 친구는 왜 소중할까요?
사람은 서로 다르다. 다르면 다툴 수 있다. 혼자 지내면 외롭기 때문에 친구가 있어야 하고, 친구와 잘 지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먼저 손병오 게임을 했습니다. 손가락을 다섯 개 펴고, 문장을 하나씩 말할 때마다 자기에게 해당하는 내용이면 손가락을 하나 접습니다. 첫 번째 주제는 우리 모두에게 해당하는 것 말하기!” 한 사람도 빼지 말고 모두 손가락을 접으면 성공입니다. 아이들이 돌아가며 말합니다.
올해 3학년이 된 사람 접어!
내년에 4학년 되는 사람 접어!
하하! 얘네들 응용력이 있네요. 첫 번째 게임하면서 우리가 서로 비슷하다고 느낍니다.

두 번째 주제는 다른 사람에게 해당하는 것 말하기!” 끝까지 손가락을 남겨야 이깁니다. 3월이 생일인 아이가 말합니다.
3월이 생일 아닌 사람 접어!
검은 옷 입은 사람 접어!
검은 옷을 입지 않은 아이가 이렇게 말해서 자기 손가락도 접었습니다. 하하하! 이럴 수 있죠. 아직 3학년이니까요.

두 번째 게임하면서 무얼 알았어?”
우리는 서로 달라요.”
그렇지? 비슷한 게 많아서 친구가 됐는데 다른 게 많으면 어떻게 될까?”
다퉈요.”
다투지 않고 잘 지내려고 개학날 학급 규칙을 함께 만들었지? 어떤 규칙이 있어?”
따돌리지 말고 친구와 같이 놀기, 욕하지 않기, 양보하기……
잘 알고 있구나! 너희는 정말 훌륭하네.”

다음으로 교과서를 읽었습니다. 영화 <퀘스트 어웨이>를 소개하는 내용이어서 영상을 잠깐 봤습니다.
이 사람은 왜 배구공을 친구로 만들었을까?”
혼자 있으니까요. 심심해서요. 친구가 없어서요.”
한 아이가 외로워서요!” 라고 하기에 곧바로 물었습니다.
“00, 너는 언제 외로워?”
아이들에게 언제 외로운지 한두 줄 써보라고 했습니다. 남자아이는 대부분 외롭지 않다고 썼습니다. 엉뚱한 걸 쓴 아이도 있네요. 이제 막 3학년이 됐으니까요.
학교에서 외롭지 않다. ()
나는 외로울 일이 없다. ()
나는 학교에서 외롭지 않다. ()
게임할 때 형아랑 싸우다가 압수당했다. ()

두 아이는 친구가 없었을 때와 놀렸던 때를 떠올립니다.
친구가 없어서 혼자 놀 때 외롭다. ()
유치원에서 아토피 심하다고 놀려서 외로웠다. ()

외롭다고 쓴 여자아이가 남자보다 많습니다. 여자아이가 외로움을 더 크게 느끼는 것 같습니다.
나는 학교에서 안 외롭다. ()
외로운 게 기억이 안 났다.외롭다. ()
나는 외로울 일이 없다. 여자 친구들도, 남자 친구들도 모두 즐겁고 재미있다. 너무너무 즐겁다. ()

두 아이는 예전 기억을 떠올립니다. 한두 줄만 쓰면 되는데 쉬는 시간에도 씁니다. 한 아이는 점심시간까지 씁니다.
누리 유치원에서 김민지가 있었다. 김민지는 날 때리고 따돌렸다. 힘들고 계속 날 따라왔다. 화장실까지 날 따라왔다. 머리도 잡아당기고 장난감도 빼앗고. 난 그래서 외로워졌다. 그다음에 단짝이 왔다. 놀았다. 기분이 좋았다. ()

단짝이 없을 때 단짝이 날 맨날 지켜줘서 좋았다. 그런데 단짝이 없으면 김민지가 때린다. 아프고 괴로웠다. 그리고 속상하다. 민지가 무섭다. 화장실 갈 때도 가만히 두지 않는다. 나도 사실 때리고 싶었다. 누리유치원에서는 힘이 없어서 친구들을 지켜주지도 못했다. 민지랑 같은 반 하늘반이 되었다. 너무 무섭고 괴로웠다. 단짝은 감기 걸려서 안 왔다. 민지는 나를 중심으로 때렸다. 아팠다. 사과할 때는 꼬집기도 한다. 너무 괴로웠다.
  하지만 학교가 달라지면서 좋았다. 1학년은 선생님도 좋고 친구도 만나서 좋았다. 1학년은 재미있다. 어느덧 2학년이 되었다. 선생님은 이쁘셨다. 2학년 방학이 되었다. 놀이터에서 눈감술을 하고 있었다. ★★이가 밀었다. 순간 깜짝 놀랐다. 3학년인 지금도 괴롭힌다. 무섭다. 지금 쓰는데도 괴롭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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