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수업(신을진 외, 410쪽) / 교사 정체성, 수업

30년 전에 교사 연수는 죄다 ‘방법’이었다. 집중시키는 방법, 동기유발에 쓰면 좋은 방법, 특정 주제를 재미있게 가르치는 방법…… 연수할 때마다 어떻게 하면 되는지 방법을 배웠다. 10년쯤 지나자 숲을 보는 연수가 나오기 시작했다. 주제 중심으로 과목을 통합하는 수업, 단원을 디자인하는 방법, 교과 철학을 고민하며 배웠다. 그러나 방법을 배웠던 습관이 배어 있어서 주제 중심 통합 수업 방법, 단원 디자인 방법으로 받아들였다. 무엇보다 가정이 무너진 아이에게 도움이 되는 방법을 알려주는 연수가 없었다. 힘들어하는 교사의 마음을 살피는 방법은 생각도 못 하던 시절이었다.

교사로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나만의 방법이 생겼다. 글쓰기와 독서, 생태 교육으로 학급을 운영하는 모습을 다른 교사가 따라 하기 어렵다. 나와 같은 마음을 가졌다면 가능하겠지만, 그런 사람이 없다. 김 선생님은 김 선생님의 마음으로, 이 선생님은 이 선생님의 마음으로 가르친다. 방법은 옷과 같아서 어울리는 사람이 따로 있다. 이젠 방법을 말하지 않는다. 검색만 하면 좋은 방법과 수단을 간단히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방법이 아니라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의 마음이 중요한 시대이다. 무엇보다 마음이 무너져내리는 교사에게 방법을 내세우는 건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각자도생하는 차가운 시대에 교사는 교단에 홀로 선 존재가 되었다. 방법을 아는 게 도움이 되지만, 방법이 통하지 않는 아이와 학부모 앞에서 누구나 무너질 수 있다. 자신이 교사가 맞는지 고민하며 고립되는 분에게 방법을 알려주고, 소명을 자극하는 게 얼마나 도움을 줄까? 아이들도 점점 혼자가 된다. 부모는 바쁘고 아이는 학원을 돈다. 친구와의 우정도 메시지 하나, 장난 하나에 무너진다. 가벼운 말과 장난이 갑자기 학교폭력이 되기도 한다. 학교가 달라졌다. 교사도 아이도 긴장을 늦추기 어려운 곳이 되었다.

지금 교사에게 필요한 건 방법이 아니다. 방법을 안다고 지친 교사의 마음이 바뀌지 않는다. 오히려 이 방법도 안 되고, 저 방법도 안 되는 상황 앞에서 무능력하다는 생각이 커진다. 아이를 생각하면 힘들고 학부모를 생각하면 두렵다. 이럴 때 교사가 회복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자신감을 잃고 단절된 교사의 마음을 다시 아이와 이어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연결 수업』은 교사의 마음을 교과와, 아이와 연결해서 회복하는 과정을 소개한다. 자신의 내면을 살펴보며 회복하도록 돕는다.

1~3장은 저자와 함께하는 공동체가 지향하는 ‘연결’을 설명한다. 연결 수업이 각자의 자기다움을 발견하도록 돕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4~8장은 신을진 교수님과 공동체가 다섯 명의 교사와 이야기하면서 다섯 교사가 자신의 어려움을 직면하고 극복하는 내용이다. 조마조마 해하며 두려워하던 마음의 밑바닥에 무엇이 있는지 깨닫고, 두려워하던 대상을 다르게 바라보는 과정을 소개한다. 가르치는 게 좋고, 가르치면서 행복했던 시간을 다시 갖고 싶어 하는 교사들에게 도움이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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