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에 읽은 책 16권 3892쪽 (합계 64권 18014쪽)
64. 믿는다는 것 (강영안, 188쪽) / 기독교
『강영안의 공부한다는 것』과 『믿는다는 것』을 같은 사람이 썼다니 신기하다. 『강영안의 공부한다는 것』은 어렵고 『믿는다는 것』은 쉽다. 학문의 세계의 깊이를 다채롭게 보여주신 분이 신앙의 세계를 단순하게 소개한다. 질문하는 믿음, 응답하는 믿음, 실천하는 믿음, 앎을 추구하는 믿음. 묻고 답하고 실천하고 알아가는 과정이 공부하는 것과 비슷해 보이지만, 완전히 다르다. 『믿는다는 것』은 하나님 말씀을 믿는 사람이 믿음을 바탕에 두고 쓴 책이다. 설명이나 설득이 아니라 믿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담백하게 말한다. 『강영안의 공부한다는 것』을 어렵게 읽고 나서『믿는다는 것』이 단순하고 쉬워서 놀랐다.
63. 십자군 이야기 2 (시오노 나나미, 340쪽) / 역사
첫 번째 십자군이 예루살렘을 차지한 건 지도자의 차이 때문이었다. 고드푸르아 드 부용과 탄크레디, 보에몬드와 보두엥. 지도자들이 다투기도 하고 길이 나뉘기도 했지만, 가야 할 곳이 예루살렘이라는 점에서는 목적이 같았다. 이슬람 측에서는 지도자들이 영토 다툼 때문에 분열되었다. 그러나 유럽 기사와 병사들에게 익숙해진 뒤에 이슬람 세력에 누레딘, 살라딘 같은 훌륭한 지도자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때 유럽은 분열을 맞았고, 예루살렘을 지키는 십자군은 수호의 시대로 돌아섰다. 템플 기사단과 요한 기사단이 분투했으나, 에데사가 함락되고 결국 예루살렘도 무너졌다. 보두앵 4세, 발리앙 이벨린 같은 훌륭한 지도자가 분투해도 기 드 뤼지냥, 르노 드 샤티옹 같은 사람을 막지 못했다. 지금도 그렇다. 훌륭한 사람들이 이루는 것보다 나쁜 지도자 한둘이 일으키는 해악이 너무 크다.
62. 아버지의 해방일지(정지아, 268쪽) / 소설
다시 읽어도 너무 좋다. 두 번째 읽으면서 책이 왜 『아버지의 해방일지』인지 알게 되었다. 빨치산이었던 아버지는 좌우가 하나 되는 세상, 빈자와 부자의 거리가 없어지는 세상, 너나 없이 같이 먹고 즐기는 세상을 바랐다. 아버지의 바람이 장례식장에서 이루어졌다. 빨치산 동지들과 베트남 참전 용사가, 군수와 베트남 엄마의 딸이 같은 자리에 참여했으니 아버지는 죽으면서 비로소 해방되었다.
아버지는 사회주의자라는 신념을 지키려고 목숨을 걸었다. 자신이 살려준 경찰이 찾아와 받아달라고 하자 빨치산이 곧 실패할 거라고 알려주면서도 아버지는 그 길에 남았다. 민중을 위해 산다는 마음을 끝까지 유지하다가 손해도 많이 보았다. 그래도 손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자신의 신념에 삶을 바친 아버지의 모습이 진짜 그리스도인의 모습과 같다고 생각했다. 나는 목숨을 걸지도 않고, 손해 보는 것도 싫고, 나도 돌보며 살아야 한다는 말에 마음이 점점 기운다. 진짜 그리스도인이 되려면 멀었다고 생각한다.
61. 라일라 (매릴린 로빈슨, 504쪽) / 소설
60. 길리아드 (마릴린 로빈슨, 310쪽) / 소설
『길리아드』가 명작이라는 말을 듣고 읽었을 때 멍했다. 서술과 묘사가 가득한데 줄거리를 정리하기 어려운 책이라! 두 번째 읽으면서 따뜻하다는 느낌이 커졌다. 난 문장이 좋다거나 묘사가 뛰어나다는 게 뭔지 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며 ‘따뜻한 문장’을 실제로 느낀 적은 없었다. 그래서 따뜻한 문장이라는 말이 묘사를 따뜻하게 했다는 뜻일 거로 생각했다. 『길리아드』를 읽으며 문장이 따뜻하다는 게 느껴졌다.
주인공 존 에임스 목사가 40대에 아내에게 편지를 쓰거나, 50대에 아이에게 편지를 썼다면 따뜻하게 느껴지지 않았을 것이다. 할아버지로부터 이어진 상처는 에임스 목사의 생각을 냉소와 열정의 극단으로 몰아갔을 것이다. 에임스 목사는 아내와 자녀를 한꺼번에 잃고 혼자 지내다가 노인이 되어 뒤늦게 젊은 아내를 맞았고, 생각지도 않았던 아이를 선물로 받았다. 그렇기 때문에 문장이 따뜻한 글을 썼다고 본다.
『라일라』는 존 에임스 목사의 젊은 아내 라일라가 쓴 글이다. 길리아드처럼 서술과 묘사 위주로 이야기를 끌어간다. 라일라가 과거에 겪은 일과 현재가 뒤섞여서 읽기 어렵다. 또한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라 다른 책보다 시간이 더 걸린다. 작가가 생각하는 방식이 보통 사람과 다르다고 느꼈다. 특히 교회에 반감을 가진 라일라가 에스겔 말씀을 읽고 나름대로 이해하는 방식이 신선했다.
라일라는 부모의 무관심 속에 비참한 유아기를 보냈고, 달이라는 여자에게 구조(혹은 납치)를 당해 떠돌이 무리를 따라다녔다. 대공황 시대에 사람들은 입에 풀칠도 하기 어려웠고, 라일라는 힘겹게 살아야 했다. 전반부를 읽으며 출애굽기가 생각났다. 이스라엘 백성은 노예로 살다가, 지금까지 살던 곳과는 완전히 다른 곳에서 스스로 살아가야 했다. 라일라는 가족과 함께 한 지역에서 오랜 시간 사는 보통 사람과 완전히 다르게 살았다. 존 에임스 목사와 가치관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목사의 아내로 한곳에 정착해서 살아간다. 불안과 방황이 기본값으로 주어진 상황에서 무엇이 라일라를 안정시킬까? 라일라가 한 곳에서 정착해서 살아가려면 무엇이 있어야 할까? 이걸 보여주는 책이다.
읽으면서 생각이 많아진다. 그러나 무엇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찾기 어려운 소설이다. 매릴린 로빈슨은 다시 읽고 싶은 소설가다. 천천히 읽으며 제대로 글을 쓰고 싶어진다.
→ 누군가 어느 구석에서 너를 발견하겠지. 그때 너는 이미 세상을 떠나서 그들이 아이고, 불쌍해라, 하는 것도 못 듣겠지. 그런데 그게 도움을 청하는 것보다 더 나아 보이는 거고. 라일라고 말했다. “이해한다. 정말 이해해. 네가 낯선 사람들 옆에 있을 때 어떻게 느끼는지 난 알고 있어. 나도 똑같이 느끼거든. 그러니까 나는 믿어도 돼.”
→ 내가 보기에 축복이나 행복은 그때그때에 따라 아주 다른 의미를 품고 있을 수 있다는 거예요. ‘기쁨이 상실에 대한 보상이라는 말을 하려는 것이 아니고, 기쁨과 상실 각자가 그 나름의 이유를 가지고 존재하고 있으며 그 자체로 인정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슬픔은 아주 현실적인 감정이며 상실은 우리에게 끝이라는 감정을 맛보게 합니다.~’
→ㅋ 사실 예수님이 한 해 중 어느 시기에 태어나셨는지는 아무도 몰라요. 하지만 사람들에겐 가끔 발산해야 하는 일정한 양의 활력이 있거든요. 기독교인이든 이교도든 전부 다.
59. 천사를 미워해도 되나요 (최나미, 183쪽) / 5학년 이상
『진휘바이러스』, 『정의로운 은재』 중 <손톱 끝만큼의 이해>를 읽으며 최나미 작가를 알게 되었다. 새로운 관점으로 글을 쓴다. 『천사를 미워해도 되나요』는 단편 다섯 편을 모았다. 인간관계에서 일반적으로 알려진, 누구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모습을 뒤집는다. 늘 양보하며 착하게 행동하는 아이가 사실과 다르다는 걸, 내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지 않으며, 내가 아는 친구가 다른 사람일 수도 있다는 것 등. 제목으로 쓰인 <천사를 미워해도 되나요>는 천사 같은 친구를 미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보여준다. 토론하기 좋은 책이다.
58. 십자군 이야기 1 (시오노 나나미, 345쪽) / 역사
딸이 방학 때 요르단을 여행하고 오더니 케락 성채에 갔다고 조잘댄다. 십자군 시대에 만든 성채로 시작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고드푸르아 드 귀용, 탄크레디로 이어졌고 보두앵 4세와 발리앙 이벨린까지 나왔다. 이쯤 되면 책을 읽을 수밖에 없다. 서너 번 읽었는데도 역시 재미있다. 크릭 데 슈발리에도 다시 생각나고 고드푸르아와 탄크레디가 조금만 더 오래 살았으면 하는 마음이 또 생겼다. 참 재미있다.
57. 읽다 행하다 (온상원 진행, 205쪽) / 기독교
『읽다 살다』에 이어 『읽다 행하다』가 나왔다. 『읽다 살다』는 하나님 뜻대로 살아가려고 분투하며 성경을 묵상한 평신도 다섯 명을 인터뷰했다. 『읽다 행하다』는 성경 말씀에 사로잡혀 행동한 평신도 다섯 명을 소개한다. 이름이 널리 알려진 천종호 판사, 책 좀 읽는다는 사람은 아는 서점 기쁨의 집 김현호 대표, 가난한 사람들 곁을 지킨 최영아 의사, 아이들에게 놀이를 돌려주려고 노력하는 아동놀이문화 오명화 전문가, 남과 북을 잇는 데 학문을 사용하는 정진호 교수이다.
말은 쉽고 행함은 어렵다. 말 잘 듣는 아이가 아니라 가지 말아야 할 길을 가는 청소년들에게 꾸짖음으로 사랑을 보이는 일,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진 부산에서 책을 권하고 모임을 이루어가는 일, 도움을 귀찮아하거나 아픔을 되풀이하는 사람을 계속 돕는 일, 놀이보다 공부가 중요하다고 말하는 어른이 많아지는 시대에 아이들에게 놀이의 기쁨을 알려주는 일, 화해의 실마리도 보이지 않는 관계를 이으려고 꿈을 꾸는 일 모두 얼마나 힘든지! 그러나 다섯 분은 하나님의 말씀을 붙잡고 계속 행한다.
나는 읽는 게 쉬웠다. 사는 건 어려웠다. 『읽다 행하다』에는 읽는 게 힘들다거나 행하는 게 힘든 모습이 나오지 않는다. 하나님이 들려주신 말씀 한 구절에 사로잡혀 힘든 줄 모르고 행한 분들이 참으로 놀라웠다. 나는 묵상한 말씀을 실제로 살아내면서 나 자신이 고갈된다고 느꼈는데 이분들은 그러지 않았다. 말씀을 살아내는 자체가 힘이 되는 것 같다.
56. 인생의 허무를 어떻게 할 것인가 (김영민, 297쪽) / 수필집
『공부란 무엇인가』는 내 성향에 맞았는데 이 책은 다르다. 짧게 쓴 수필을 모았다. 인생의 허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려주는 내용인지 알았는데 아니었다. 허무를 말하지 않는 것 같으면서 허무를 말한다. 허무가 문제가 되는 시대 상황을 말하고, 허무를 일으키는 부, 명예, 미모를 이야기한다. 인용문과 그림을 통해 시간, 나이듦, 일상, 관점, 정치를 이야기하는데 허무와 관련된 내용이다. 그러나 짧게 소개하고 다음 그림, 다음 주제로 넘어가서 아쉬웠다. 한 가지를 깊게 이야기하면 더 좋았을 것 같다. 특히 당나라 시인 소식에 관한 내용이 많았다. 나도 왕안석을 반대하고 소식을 옹호한다. 그래서 더 자세하게 소개하기 바랐는데 아쉽다.
55. 복음과 상황 (151쪽) / 월간지
꼼꼼하게 읽는 월간지다. 가끔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도 있지만, 마음이 느슨해지지 않게 해준다.
54. 돈 주운 자의 최후 (이여민, 105쪽) / 3학년 이상
다른 사람 물건을 주웠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려고 쓴 걸로 보인다. 주제를 한정해서 쓴 책이 비룡소 문학상을 받았다. 세분화해서 처방하는 게 요즘 추세인가? 돈을 주웠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부모나 교사가 자연스럽게 알려주었는데 이젠 행동 지침을 알려주어야 하나? 내용 전개나 문장이 자연스럽지만, 문학상을 받은 건 의외였다.
53. 안녕이라 그랬어 (김애란, 317쪽) / 소설
어딜 가나 돈 얘기가 빠지지 않는다. 의식주가 돈이고, 삶의 질을 돈이 결정한다. 일하는 목적도, 공부하는 까닭도 돈으로 설명하는 사회가 되었다. 돈이 세상을 바꾸고 사람들 생각을 바꾸었다. 돈이 새로운 신분 제도를 만들었다. 돈이 계층이다. 이런 사회를 점점 변한다. 우리가 허용한 사회에서 돈이 우리 마음을 분열시키는 걸 본다. 이웃에게 베풀며 살던 마음이 ‘이웃’이나 ‘사랑’ 때문이 아니라 시혜자라는 의식 때문인 줄 알면 베풂이 어떻게 바뀔까?
읽으면서 많이 불편했다. 현실이 실제로 책 내용과 비슷할 텐데 자꾸 외면하고 싶었다. 내가 사는 곳에도 돈이 점점 사람을 나눈다. 돈 때문에 담이 생긴다. 이런 모습이 보기 싫어 사람이 적은 시골에 사는 건지도 모르겠다. 권정생 선생님은 마음이 불편한 책이 좋은 책이라고 했다. 이 책은 좋은 책이다.
52. 이 세상에 태어나길 잘했다 (박완서, 150쪽) / 4학년 이상
학부모 독서 모임에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 세상에 태어나길 잘했다』는 어머니들이 이야기를 쏟아내게 했다. 자녀를 바라보는 불안한 마음, 자신의 말과 진심이 자녀에게 전해지지 않는 답답함, 의지나 의도와 다르게 자라는 자녀를 바라보는 혼란을 고백했다. 톨스토이는 『안나 카레리나』를 <행복한 가정은 서로 비슷한 이유로 행복하고, 불행한 가정은 각기 다른 이유로 불행하다.> 하는 문장으로 시작했다. 그러나 자녀를 바라보는 부모 마음은 비슷했다.
<복동이>를 낳으며 엄마가 돌아가셨다. 아빠는 아내를 잃은 상실감이 너무 커서 복동이를 놔두고 한국을 떠났다. 견딜 수 없었던 아빠의 마음을 엄마들은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했다. 엄마의 사랑과 아빠의 사랑이 다르다. 아이를 낳고 엄마가 식물인간이 된 분의 이야기를 해드렸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아이가 세 살이 되었다.” 하는 그분의 고백을 소개했더니 ‘아빠 마음이 그렇구나!’ 하며 복동이 아빠를 이해하는 마음이 생겼다고 하셨다.
『이 세상에 태어나길 잘했다』에서 복동이를 이모가 길렀다. 복동이는 영어를 배우려고 미국에 가서 한동안 아빠 가족과 지냈다. 어머니 한 분은 외가쪽 조카를 몇 년 길러준 이야기를 하며 눈물을 글썽이셨다. 최선을 다했지만, 아이에게 상처가 남지 않았을지 걱정하셨다. 다른 분은 남편과 사별하고 혼자 두 자녀를 기른 이야기를 하셨다. 아이들이 결핍을 느끼지 않게 해주려고 무척 노력하셨다. 슬픔을 누르고 씩씩하게 사셨는데 엄마가 슬픔을 감춘다는 걸 아이들이 다 알더라고, 아이들도 자기감정을 감추는 걸 보고 힘들었다고 하셨다.
결국 부모가 자기 자신으로 행복하게 살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학교를 나서면서 어머니들은 계속 이야기를 나누셨다. 한 분이 “다들 신우회 같아서 마무리 기도해야 할 것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하고 문자를 보내주셨다. 학부모 독서 동아리 참 좋다. 나도 마음이 환해졌다.
세 분이 후기를 보내주셨다.
♥ 주인공 복동이를 핑계 삼아(?) 우리의 삶과 가슴 속 이야기들을 내뱉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혼자 읽는 책보다 같이 나누는 재미가 참 쏠쏠합니다!
♥ 누군가의 관심과 사랑으로 오늘의 내가 있고, 그 사랑을 흘려보낼 수 있는 누군가가 나에게도 있기에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이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툴고 어려운 순간에도 늘 사랑 안에 머무를 수 있기를 바라며 오늘도 하루를 살아갑니다.
♥ "책모임하며 나의 삶도 비춰보고 서로의 삶을 나누며 가까워져서 좋았습니다. 운산 아이들처럼 우리 학부모들도 하나의 띠앗이 된 것 같아 모임 내내 따뜻하고 좋았습니다. 감사합니다!"
51.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룰루 밀러, 276쪽) / 인문
흥미로운 책이다. 저자는 과학자인 아버지에게 인간은 혼돈의 결과로 탄생했으며, 인간의 삶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말을 들으며 자랐다. 이 말이 저자의 삶에 기쁨이나 동력이 되지 못했다. 부모의 가르침(과 잔소리)이 자녀의 가치관이 되기도 하지만, 반면교사가 되기도 한다. 저자는 아버지의 생각에 맞서 혼돈에 질서를 찾으려 했다. 그러다가 평생 물고기를 찾아 분류하고 이름을 붙인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라는 학자를 알게 되었다.
데이비드 조던은 저자와 달리 부모가 청교도였다. 데이비드는 혼돈에 맞섰으며 자신의 노력이 의미가 있다고 여긴 사람이다. 저자는 보이는 것 뒤에 담긴 질서를 찾아다닌 데이비드의 삶에 매료되었다. 데이비드는 세계를 돌아다니며 물고기를 찾아 표본을 만들었다. 지진으로 수천 종의 표본이 모두 깨져 그동안의 수고가 물거품이 되었는데도 포기하지 않았다. 데이비드는 혼돈을 허용할 수 없었고, 끝까지 물고기에 이름을 달아주고 질서를 만들려고 했다.
그러나, 결국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물고기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무슨 뜻인지는 후반부에 나온다.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 분류한 체계에 따르면 물고기는 가장 낮은 단계에 속한다. 물고기는 척추가 있지만, 서로 다른 조상에서 진화하여 단일 분류로 묶을 수 없다고 한다. 그러므로 생명을 분류해서 종 간의 질서를 나무 모양으로 설명한 체계에 따르면 어류는 존재하지 않는다.
데이비드의 수고가 결국 방향을 잃는다. 데이비드는 자신이 찾아내어 체계를 세운 과정에 의미를 지나치게, 편협하게 부여했으며 확대해석해서 우생학으로 빠졌다. 우월한 유전자와 열등한 유전자를 가진 생물을 구분하였으며 열등한 유전자를 도태시키기 위해 강제 불임 등 반인륜적 행위를 지지했다. 저자는 데이비드 조던이 우생학자로 행한 일을 비판했다. 데이비드를 우러러보다가 우생학자인 줄 알고 놀라는 과정으로 책을 썼지만, 저자는 이미 알았던 것 같다. 우상학자로 알려졌는데도 여전히 존경받는 데이비드를 비판하기 위해 그를 부각시켰다가 비판하는 구조로 책을 쓴 것 같다. 책이 나온 뒤에 몇몇 대학이 데이비드의 이름을 붙인 건물 이름을 바꾸거나 바꾸려 한다.
50. 오늘도 호라는 라라라 (김선정, 115쪽) / 2학년 이상
『순례주택』 옆에 있을 것 같은 행운빌라에 호라와 동동이가 산다. 호라는 2학년 동동이는 유치원에 다닌다. 호라가 겪은 일 여섯 가지가 실린 동화책이다. <울음 그치면 말해>는 똑같이 우는데 선생님이 다르게 대할 때 어떻게 할지 생각하는 내용이다. <선택이 중요해>, <소원이 살랑>, <이상한 인사>, <새로운 이웃> 모두 아이 눈으로 사건을 이끌어간다. 아이를 순진하게 표현해서 실제 아이 모습과 다르기도 하다. 어떻게 다른지 아이들과 이야기하면 재미있겠다.
49. 사순, 시편을 마주하다 (송대선, 152쪽) / 기독교
송대선 목사님이 부활을 기다리는 사순절, 성탄을 기다리는 대림절 묵상집을 계속 보내주신다. 하루 한 편씩 40일 동안 읽었다. 송대선 목사님은 한문 공부를 깊이 했다. 당신 이름으로 책을 낼 수도 있는데 묵상집만 내신다.
3월에 읽은 책 13권 3618쪽 (합계 48권 14122쪽)
최고의 책 : <스카이다이빙>, <자존가들>, <편안함의 습격>, <까라마조프의 형제들>
48. 그림책이 나를 키워줄 거야 (김진향, 167쪽)
그림책이 자신의 삶에서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었는지 소개하는 책이다. 그림책은 저자가 엄마로 살면서 자녀를 사랑하는 마음을 느끼게 했고, 급할 때 기다리도록 도왔으며, 자녀로 이름 지어지는 존재이며 동시에 자기 자신으로 살아야 함을 알려주었다. 일하는 엄마로 완벽하게 살고 싶을 때 지금 모습으로 충분하다는 마음도 심어주었다. 구구절절 그림책이 얼마나 좋은지 소개하는 내용 같지만, 사실은 자신의 삶이 얼마나 위태했는지 고백하며 그림책 덕분에 한 걸음 멈추고, 숨 한 번 내쉬고,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내게도 이런 책이 참 많다. 책들이 나를 키웠다. 그림책 덕분에 자기 자신으로 살아온 사람도 많겠지! 위태한 것 같은 삶을 자세히 살펴보면 참 아름답다. 사람은 참 멋지다.
47.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톨스토이, 453쪽) / 단편 모음
톨스토이가 쓴 단편을 모았다. <바보 이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처럼 잘 알려진 글부터 <두 형제>, <세 은자>처럼 알려지지 않은 글도 있다. 톨스토이 특유의 권선징악이 드러나는 글을 연이어 읽으며 착하게 살자는 마음이 들었다. 이분법 구조의 단순한 내용이라 반박할 수도 있는데 톨스토이가 쓴 글은 왠지 마음을 열고 읽게 된다.
46. 까라마조프의 형제들 3 (도스토예프스기, 488쪽) / 고전
1~3월까지 한 달에 한 권씩 독서 모임에서 까라마조프의 형제들을 나누었다. 혼자 읽을 때는 힘들었는데 함께 나누는 시간은 너무 좋다. 나눌수록 이 책이 고전인 까닭이 늘어난다. 1권보다 2권이, 3권은 더욱 좋았다. 4월에는 글을 쓴다. 아침마다 조금씩 쓰는 중이다. 어떤 글이 나올지 기대가 된다.
45. 편안함의 습격 (마이클 이스터, 437쪽) / 인문
1. 아이 손에 거스름이 일었다. 떼준다고 하니 발발 떤다. 확 떼주고 싶지만, 아이가 두려워하니 놔둔다.
2. 아이가 뛰다가 넘어졌다. 허물이 살짝 벗겨졌는데 울면서 약 발라달라고 한다. 괜찮다고 해도 울기에 보건실에 보냈다.ㅋ
3. 옷에 흙이 튀었다. 옷을 갈아입겠다고 말한다. 그냥 입고 지내도 될 텐데 어쩌랴, 아이가 원하니 갈아입으라고 했다.
4. 아이가 배고프다고 간식을 달라고 한다. 간식을 줘도 안 먹을 때가 있다. 간식이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다. 내 기준으로는 배가 고픈 게 아니다.
『편안함의 습격』의 저자는 거스름을 떼버리라고 할 것이다. 약 바르지 말고, 옷을 그냥 입고, 배고픈 상태를 느끼라고 할 것이다. 인간은 편안해지면 편안해질수록 몸과 마음에 문제가 생긴다고 주장한다. 고행하라는 말은 아니다. 우리가 점점 더 편안함을 추구한 나머지 능력이 줄었다고 주장한다. 병과 싸워 이기는 능력, 문제에 맞서 분투하는 능력, 건강하게 지내는 능력……
『편안함의 습격』은 북극에서 한 달 동안 지낸 이야기를 바탕으로, 편안함의 세계를 벗어나라고 주장한다. 개인의 경험에 뒷받침하는 자료를 다양하게 제시한다. 북극에서는 마음껏 먹지 못한다. 쇼핑센터도 헬스장도 없다. 편안한 의자나 침대가 없다. 씻을 수 없다. 한 번은 순록을 잡았는데 50kg이나 되는 고기를 메고 5시간 이상 걸어야 했다. 힘들고, 따분하고, 배고프다.
편안함을 찾기 어려운 북극에서 저자가 계속 버틴다. 편안함에 잠식될 기회조차 없다. 마음껏 먹지 못한다. 아무 소리가 들리지 않고, 아무 빛도 보이지 않는 상태가 지속된다.
저자는 이곳에서 건강해진다. 삶을 충만하게 느낀다. 도시에서 살 때 무엇을 잃어버렸는지 깨닫는다.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편안함은 인간의 능력을 약화시킨다고 주장한다. 힘들어도 괜찮다, 따분함을 즐겨라, 배고픔을 느끼고, 몸을 움직여라…… 그리고 죽음을 생각하라. 그러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거라고.
기억에 남은 문장
→ 더 적은 문제를 경험할수록, 더 만족스러워지는 것이 아니다. 단지 무엇을 문제라고 여기는지에 대한 기준점이 낮아질 뿐이다(44~45쪽).
→ 외롭다는 느낌을 풍요로운 고독의 느낌으로 변환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야말로 모든 사람이 지녀야 할 목표입니다(133쪽).
→ 저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을 하거나, 새로운 것을 시도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기존에 하던 것 위에 계속 새로운 요소를 추가하려고 하거나 어색하게 새 것을 계속해서 실험하는 건 절대로 답이 되기 어려워요. 스트레스와 혼란만 가중되죠. 저는 오히려 사람들이 하던 것을 줄이고, 진짜 성장을 가로막는 걸림돌을 제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행동과 사고 패턴을 수정하는 편이 더 효과적이라는 거죠(232쪽).
→ 우리의 편안한 세상은 위대하다. 하지만 편안함으로 기울어진 결과, 우리의 신체는 도전받을 일이 거의 없고, 그 대가로 건강과 강인함을 잃어가고 있다(358쪽).
44. 복음과 상황 3월호 (월간지, 167쪽) / 기독교
꼼꼼하게 읽는 월간지다. 좋은 책이다.
43. 그리스도교란 무엇인가? (로완 윌리엄스, 115쪽) / 기독교
성공회 주교인 로완 윌리엄스가 그리스도교를 소개하는 책이다. 그리스도교가 무엇인지(1장), 신앙이 무엇인지(2장), 어떻게 달라지는지(3장) 썼다. 그리스도를 믿는 기쁨과 변화를 확신하는 내용이다. 73쪽부터 함께 읽어 볼 만한 책을 소개하는데 읽고 싶은 책이 많다.
42. 환대의 신학 (김진혁, 286쪽) / 기독교
환대를 얼마나 고민하면 이런 책이 나올까? 신학자는 환대를 이렇게 깊게 생각하는구나! 꽤 많은 각주에 나오는 책을 모두 읽고 자기 것으로 소화해서 글을 썼다. 선물이 환대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환대에서 경계가 어디인지, 환대와 성령과의 관계 등 여러 가지를 다루었다. 특히 삼위일체 하나님의 관계를 환대로 생각한 부분이 인상깊었다. 삼위일체 하나님을 사랑하고 사랑받고 사랑이신 분으로, 이 사랑을 주고받으며 사랑이 충만해지는 분으로 설명했다. 내가 지금까지 본 삼위일체 설명 중에 가장 좋았다.
내가 만나는 아이들을 예수님이라 생각하고 섬기려고 했던 때가 생각났다. 이 마음이 줄어서 미안해졌다. 우리 집에 찾아오는 분들을 환대하고 싶은데 잘 안 되는 상황도 고민이다. 이 책은 깨달음과 고민을 안겨준다.
41. 최소한의 윤리 (이권우, 250쪽) / 고전
이 시대를 두려움의 시대라고 평가하고, 두려움의 시대에 맹자의 필요성을 말하는 책이다. 맹자와 관련된 일화를 바탕으로 맹자의 생각을 알려준다. 깊이가 있는 내용이라 쉬운 듯하다가도 어렵다. 맹자를 사회주의자라고 비판하는 사람들에게 반박하는 내용, 장례 논쟁 등 재미있는 내용이 많다. 반면 개념을 정의하며 논하는 부분은 어렵다. 맹자는 제자가 격렬하게 반박하는 걸 권장했다고 한다. 일부분을 확대해석하거나 개념을 다르게 적용해서 질문한 내용에 대해 맹자는 팩트를 내세우며 반박했다. 재미있으면서도 일부분은 어려웠다.
<상처를 다루는 상담, 강의에 쓸 내용> 공손추가 시경에 있는 <소반>이라는 시를 두고 소인이 지은 작품이라고 했는데, 이유는 부모를 원망해서라고 했다. 이 시는 백기가 지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사연이 있다. 백기의 아버지 윤길보가 후처를 들여 백방을 낳았다. 그런데 그 후처가 백기를 모함하니, 아버지가 후처를 편들고 백기(전처의 아들)를 쫓아냈다. 아버지를 원망하는 시를 지을 만했다. 저간의 사정을 아는 맹자가 고자를 일러 답답하다고 평가했다. 만약 월나라 사람이 활을 당겨 자신을 겨눈다고 치자. 그러면 웃으면서 타이른다. 관계가 먼 탓이다. 그런데 형이 활을 당겨 자신을 겨눈다면 울부짖을 것이다. 형은 절친한 사이여서다. 이 시에 원망이 배어 있는 것은 어버이를 사랑하여서다(197쪽).
147 관점을 대표적인 사례이다. -> 관점이
40. 따숨 강릉 (권정희 외, 109쪽)
강릉 지역 주무관, 교사, 장학사가 강릉을 소재로 글을 썼다. 순두부, 지누아리, 안반데기, 월화거리, 월화정, 오죽헌, 선교장, 순포 습지, 강릉대도호부관아, 경포대, 정동진 레일바이크 등을 배경으로 쓴 글을 읽으면서 강릉을 알아가게 썼다. 경포대에는 다섯 개의 달이 뜬다는 이야기도 글로 풀어 썼다. <하늘에 뜬 달, 바다에 비친 달, 호수에 비친 달, 조개껍데기 속 물에 비친 달(술잔에 비친 달), 친구 눈에 비친 달>
아마추어가 쓴 글이지만, 완결성을 갖추었다. 아이들에게 강릉을 알리는 책이 되기를 바란다.
39. 자존가들 (김지수, 348쪽) / 인터뷰집
김지수 인터뷰집이라는 말만으로도 읽을 가치가 있다. 인터뷰할 사람에 관해 충분히 시간을 들여 조사하고 그 사람에게 어울리는 질문을 한다. 오랜 친구가 묻고 답하듯 자연스럽다. 상대를 묘사하는 문장이 멋드러진다. 우리 시대의 어른, 우리 시대를 빛내는 분들을 찾아가 잘 모셔왔다. 참 좋은 책이다.
가. 인터뷰한 사람들이 쓴 책
『꽃으로도 때리지 마라』(김혜자), 『백 살까지 유쾌하게 나이 드는 법』(이근후), 『나의 까만 단발머리』(리아 킴), 요스타케 신스케 그림책들, 『지문 사냥꾼』(이적), 『기다릴게 기다려 줘』(이적), 『전유성의 구라 삼국지』(전유성), 『당신이 옳다』(정혜신), 『당신이 내게 말하려 했던 것들』(정혜신), 『오늘, 내일, 모레 정도의 삶』(임상철),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유성호), 『우상의 추락』(이어령)
나. 책에 언급한 책
『백년을 살아보니』(김형석),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프루스트), 『토지』(박경리),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볼테르),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까라마조프의 형제들』, 『악령』, 『죄와 벌』(도스토예프스키), 『여수의 사랑』(항상), 『희랍어 시간』(한강), 『예루살렘의 아이히만』(한나 아렌트), 『인간의 조건』(한나 아렌트), 『존과 조지』(돌란)
다. 인터뷰에 나오는 문장
- 인생의 슬픔은 일상의 작은 기쁨들로 회복된다.
- 성공은 높이가 아니라 넓이다.
- 목표가 꿈이 될 수는 없어요. 제게 꿈은 어떤 사람으로 어떻게 살고 싶은지 찾아가는 거예요.
- 한 사람의 탁월한 아웃라이어가 되기 위해서 1만 시간의 노력이 필요하다지만, 어쩌면 그 1만 시간 또한 오롯이 혼자만의 소유가 아니다.
- 모든 인간은 개별적인 존재고, 감정은 날씨처럼 움직이죠. 존재의 개별성에 주목하지 않으니 소외가 생기는데, 의사들은 핵심을 외면하고 세로토닌 약만 처방해줘요.
- 신은 인간의 모든 선택을 사랑하신다.
- 현대인들은 외롭긴 싫어하는데 우정 능력은 더 떨어져서 안타깝다.
- 희망은 막연한 기대와는 다릅니다. 바람을 잘 정화하고 조형해야 희망이 되죠. 그리고 그것을 반드시 지켜 가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합니다. 평범하게 들리겠지만 우리는 꿈을 믿어야 해요.
나치 치하에서도 살아남은 유대인 시인 힐데 도민 여사를 만난 적이 있어요. ‘희망의 시인’으로 유명한 분이지요. 100세 가까운 나이에도 총명한 목소리로 그러시더군요. 장미꽃을 가꾸듯 희망을 지키라고. 희망을 지키는 사람은 자기 안에 조용히 기적을 간직한 사람이라고요.
- 성공한 아버지를 둔 자식들은 공통으로 자기 소멸의 위기를 겪어요.
- 모두의 인생은 위대하다. 산다는 것 자체가 위대하다.
- 신은 생명을 평등하게 만들었어요. 능력과 환경이 같아서 평등한 게 아니야. 다 다르고 유일하다는 게 평등이지요.
- AI 시대엔 생산량이 이미 오버야. 물질이 자본이던 시대는 물 건너갔어요. 공감이 가장 큰 자본이지요. BTS를 보러 왜 서양인들이 텐트 치고 노숙하겠어요? 아름다운 소리를 좇아온 거죠. 그게 물건 장사한 건가? 마음 장사한 거예요. 돈으로 살 수 없는 삶의 즐거움, 공감이 사람을 불러 모은 거지요.
38. 기록한다는 것 (오항녕, 131쪽) / 역사
우리나라 기록 역사를 소개하는 책이다. 단순한 사실 나열이 아니라 저자의 생각을 드러내어 좋다. 기록이 말과 글로 질서를 유지하는 품격있는 장치라고 하며 칠판에 이름 적는 경험으로 예를 든다. 기록하는 목적과 이유, 기록의 역사, 의미를 찾아간다. 특히 기록된 내용을 우리 가치관으로 판단하지 말고, 당시 사람들 눈으로(문화로) 살피자고 한다. 간단하게 읽으며 생각하게 하는 책아다.
37. 우리에게 주어진 것들에 관하여 (메릴린 로빈슨, 469쪽)
우리가 살면서 만나는 사람들의 생각과 통념, 사상과 문화를 바라보며 쓴 글을 모았다. 에세이라고 하는데 과학과 신앙, 개인과 사회, 현상과 실존, 과거와 현재를 바라보는 날카로운 통찰이 깊다. 가벼운 에세이는 아니다. 천천히 읽어야 하며, 때로 이해하려고 끙끙대야 하는 책이다. 가볍고 단순한, 직관적으로 받아들이는 이야기들 사이에 서서히 빛을 내는 책이 나왔다.
저자는 『길리아드』를 쓴 소설가다. 미국을 대표하는 소설가로 꼽히며 소설을 자주 내지도 않는다. 책은 인문주의와 종교개혁으로 시작한다. 대각성 운동까지 미국 역사를 말하다가 형이상학, 신학으로 이어진다. 마지막에는 은총을 경감으로 설명한다. 은총은 죄책감, 이기심, 부담이 경감되는 거라고. 소수의 부자, 소수의 악인을 바라보지 말고 우리 주위에 살아가는 은총을 보라고 말한다.
참 좋은 책이다. 독서모임에서 한 장씩 읽으며 함께 이해하면 좋겠다.
36. 스카이다이빙 (문경민, 207쪽) / 중학생 이상
자녀가 아프면 부모는 마음이 탄다. 곁을 지키며 밤을 지새운다. 부모가 들인 시간과 마음을 먹고 자녀가 자란다. 장애가 있는 자녀는 천천히 자란다. 그래서 힘들다. 눈을 맞추는 데 얼마나 오래 걸리는지~ 이름을 불러주기를 기다리고, 울지 않고 말하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진다. 사회에도 찬바람이 분다. 특수학교를 짓기로 한 곳에 특수학교를 짓지 못하게 막는다. 사람들 눈초리가 매서운 것도 싫지만, 동정하는 눈빛도 마음을 짓누른다.
작가가 겪은 일이 생각나서 읽다가 멈추어야 했다. 몇 번 작가에게 연락하려다가 참았다. 작가가 책으로 자기 이야기를 썼으니 읽고 느끼면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자꾸 작가 생각이 났다. 『지켜야 할 세계』, 『훌훌』, 『브릿지』 등 문경민 작가의 책에는 작가가 살아온 흔적이 스며있다. 내가 가장 진하게 느낀 책은 두 권이다. 『나는 언제나 말하고 있었어』는 소달 마을과 제자들 이야기가 스며있다. 『스카이다이빙』은 작가의 이야기가 스며있다. ‘문경민 작가가 자신의 이름을 담은 책을 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2월에 읽은 책 16권 4723쪽 (합계 35권 10504쪽)
최고의 책 : <가재가 노래하는 곳>, <김교신 백년의 외침>
35. 가재가 노래하는 곳 (델리아 오언스, 467쪽)
자연 묘사, 심리 이해가 탁월하다. 2월 최고의 책이다. 따로 글을 썼다.
→ 목숨이 걸린 궁지에 몰리면 사람은 무조건 생존본능에 의존한다. 생존본능은 빠르고 공정하다. 온유한 유전자보다 훨씬 강력하게 후세대로 물려 내려가는 생존본능은 언제나 필승의 패다. 윤리가 아니라 단순한 수학이다. 비둘기들도 자기네들끼리 싸울 때는 매와 다를 바 없다. (19쪽)
→ 상상력은 깊디깊은 외로움에 뿌리를 내리고 자란다(46쪽).
→ 포식자처럼 행동하면 상대도 먹잇감처럼 행동한다(58쪽).
→ 갈 수 있는 한 멀리까지 가 봐. 저 멀리 가재가 노래하는 곳까지(140쪽).
→ 그때 한 줄기 바람이 거세게 휘몰아쳐 수천 장의 노란 시카모어 낙엽이 생명줄을 놓치고 온 하늘에 흐드러져 떨어지기 시작했다. 가을의 낙엽은 추락하지 않는다. 비상한다. 시간을 타고 정처 없이 헤맨다. 잎사귀가 날아오를 단 한 번의 기회다. 낙엽은 빛을 반사하며 돌풍을 타고 소용돌이치고 미끄러지고 파닥거렸다(155쪽).
→ 바다는 늘 습지보다 크게 분노한다. 깊은 만큼 할 말도 많다(261쪽).
→ 저기 가재들이 노래하는 곳에서는 이렇게 잔인무도해 보이는 행위 덕분에 실제로 어미가 평생 키울 수 있는 새끼의 수를 늘리고, 힘들 때 새끼를 버리는 유전자가 다음 세대로 전해져. 그렇게 계속 끝없이 이어지는 거야. 인간도 그래. 지금 우리한테 가혹해 보이는 일 덕분에 늪에 살던 최초의 인간이 생존할 수 있었던 거라고. 그런 짓을 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지금 여기 없을 거야(295쪽).
→ 강인한 수컷과 강인한 척하는 수컷의 차이
34. 조용한 마음 느린 발걸음 (이인희 엮음, 147쪽) / 아동 창작 문학
이인희 선생님이 대구 월성초 6학년 아이들을 지도해서 나온 동화 모음집이다. 요즘 여러 학교에서 아이들이 책을 내도록 지도한다. 몇 권 읽었는데 아이들 실력이 괜찮다. 어른이 손을 댄 흔적이 있는 책은 깔끔한데 좋아 보이진 않았다. 이인희 선생님은 꾸준히 지도하며 가르쳤을 것이다. 아이들 글이 자연스럽다.
33. 어린이 마음 (이인희 엮음, 123쪽) / 동시
이인희 선생님이 대구 월성초등학교 아이들과 쓴 시를 엮었다. 이인희 선생님은 해마다 전교생에게 시 수업을 하는데 아이들이 참 좋아한다. 놀면서 쓰기 때문이다.
32. 태초에 질문이 있었다 (송민원, 223쪽) / 기독교 인간의 본성에 맞는 종교가 있다. 사람들은 인과응보, 권선징악, 이원론 같은 내용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그렇다면 기독교는 인간의 본성에 맞는 종교인가? 아니다. 기독교는 거스르는 게 많다. 7년마다 빚을 면제해줘라, 고아와 과부를 돌봐라……
본성에 비춰볼 때 기독교는 어긋나는 게 많다. 하나님이 햇빛을 악인과 선인에게 똑같이 주신다고? 이게 마음에 들지 않아 하나님 말씀을 교묘하게 바꾼다. 재물이 축복이고, 하나님 은혜를 받으면 이 땅에서도 잘 되고~ 이렇게 해석한 시간이 쌓이면서 바벨탑은 하나님께 대항하려고 높이 쌓아서 무너졌다는 식의 통념, 고정관념이 생겼다.
성경 공부가 가치관의 반영이 아니다. 사회 문화와 상호작용하며 해석이 이루어져야 한다. 일부 시대에 이루어진 해석의 결과가 계속 이어지는 건 옳지 않다. 이젠 통념처럼 받아들여지던 말씀을 새롭게 봐야 한다. 시작점은 ‘질문’이다. 이 책은 성경 말씀을 새롭게 질문하는 눈을 갖게 해준다.
31. 사라진 시간과 만나는 법 (강인욱, 335쪽) / 고고학
고고학을 소개하는 책이다. 발굴 과정, 고고학자가 하는 일뿐만 아니라 관련 내용을 자세하게 소개한다. 발굴에서 보존, 유물과 유적으로 문화와 역사를 이해하는 과정, 식물 흔적과 동물 뼈로 이야기를 찾아내는 과정, 가짜 고고학과 복제품도 설명한다. 방송 출연 작가답게 설명을 재미있게 한다. 재미와 의미를 다 잡았다. 또한 중고등학교에서 배운 40년 전 역사 지식이 많이 바뀌었다는 걸 알았다. 더 오래 되고 깊어졌다.
103쪽 들고 가지고 -> 들고
113쪽 모국와 외국어를 -> 모국어와 외국어를
120쪽 변화한다는점이 -> 변화한다는 점이
127쪽 -> 길이의 되는 -> 길이의 또는 되는
128쪽 돌날으로 -> 돌날로
231쪽 파괴자‘으로 -> 파괴자’로
275쪽 이루어지 -> 이루어지지
30. 강영안의 공부한다는 것 (대담 최종원, 388쪽) / 기독교, 철학
최종원 교수님이 묻고 강영안 교수님이 대답한 내용이다. 걸으며, 마주 보며, 둘러앉아 질문하면 AI가 알려주듯 대답하셨다. 책 내용 전체가 머리에서 술술 흘러나왔다. 공부가 좋아서 공부에 빠져 살다 보니 11개 국어를 하고 낱말을 유래와 의미를 백과사전처럼 읊으셨다. 입이 떡 벌어져서 뭐라 말하기 어렵다.
48시간 동안 잠을 자지 않고 논문을 쓴 이야기며, 눈에 보이는 게 책밖에 없는 사람처럼 지낸 이야기며 정말 놀라웠다. 이렇게 공부한 까닭을 ‘굶주림, 결핍’에 두셨다. 할아버지가 농사꾼으로 기르시려고 1년 동안 학교에 가지 못했는데 공부를 너무나 하고 싶었다고 했다. 군대에서 3년 동안 책은 읽을 수 있었지만, 학문에서 손을 놓게 되어 갈증이 심했다고 했다. 이런 갈증 때문에 학문을 파고들었다고 한다.
놀랍고 멋졌다. 좋아서 하셨겠지. 좋아하는 건 누가 말려도 하니까 말이다. 이 대담은 책뜰안애에서도 이루어졌다. 2023년 6월 18일에 강영안 교수님과 최종원 교수님이 우리 집에서 몇 시간 동안 나눈 이야기도 책에 포함되었다. 교수님이 부추를 맛나게 드신 기억이 난다.
29. 까라마조프의 형제들 2 (도스토예프스키, 562쪽) / 고전
도스토예프스키는 러시아의 가난한 사람들을 사랑했다. 쉽게 흥분하고, 기웃거리며 몰려다니고, 남의 집 잔치에서 떨어진 콩고물을 찾아다니는 사람들 모습을 부정적으로 묘사하지 않았다. 이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는 처지를 이해하고 즐겁게 보여준다. 『가난한 사람들』이라는 책 제목만으로도 도스토예프스키가 민중을 얼마나 좋아했는지 알 수 있다.
2권은 1권보다 재미있다. 존경받던 수도사가 죽은 뒤에 시체에서 냄새가 나는지, 파 한 단을 준 선행이 어떤 의미인지, 한 사람의 호의가 사람의 행동을 어떻게 바꾸는지 보여주는 장면만으로도 읽을 가치가 있다. 특히 2권은 과연 누가 표도르 까라마조프를 죽였는지 찾는 부분이 흥미롭다. 아들 드미트리가 강력하게 반발해서 드미트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독서 모임에서 “누가 가장 나쁜 사람인지” 물었다. 드미트리, 스메르탸코프, 이반, 그루셴카, 상점 주인, 마부 등 여러 사람이 언급되었는데 공통으로 고른 사람은 표도르 까라마조프다. “그 사람이라고 말할 줄 알았어요. 개과천선의 여지가 없는 사람이죠. 그래서 표도르만 죽어요. 다른 사람은 모두 누군가에 의해 마음이 바뀌고 좋은 모습을 보이죠. 선의로 대하는 한 사람만 있으면 사람이 달라진다는 걸 도스토예프스키가 말하고 싶었다고 생각해요.” 라고 말했다. 정말 재미있었다.
→ 인생이 너에게 많은 불행을 안겨 주겠지만, 그로 인해 행복해질 것이고 인생을 축복할 것이며 결국 다른 사람들의 인생도 축복하게 될 테니 그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이지. 너는 바로 그런 사람이란다.
→ 주변에 있는 하느님의 선물을 살펴보십시오. 맑은 하늘, 신선한 공기, 부드러운 물, 새들, 아름답고 순진무구한 자연을 말합니다. 하지만 우리만은 하느님을 믿지 않은 채 어리석음에 빠져 있으며, 인생이 천국임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그것을 이해하려고만 한다면 자연은 당장이라도 아름답게 단장한 모습으로 나타날 것이고, 우리는 서로 포옹한 채 눈물을 흘리게 될 것입니다.
→ 다른 사람의 불행은 이해하지 못하는 법이니까요.
→ 권리를 주었으되 욕구를 충족시키는 방법을 미처 가르쳐 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세상은 날이 갈수록 하나로 합쳐지고, 이로써 거리를 줄여 나가고 허공을 통해 사상을 전달하는 형제적 관계를 형성해 나갈 거라고 사람들은 믿고 있습니다. 아아, 인류의 그 같은 결함을 믿지 마십시오. 자유를 욕구의 증대와 신속한 충족으로 이해함으로써 자신의 본성을 왜곡할 뿐입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수많은 무의미하고 어리석은 욕망과 관습과 비합리적인 망상을 탄생시켰기 때문입니다.
→ 당시 게네사렛 호수 주변과 그 일대에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가난한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고 역사학자들은 기록하고 있잖아. 마침 그곳에 있던 다른 위대한 존재인 예수의 어머니께서는 예수께서 두렵고 위대한 자신의 행적만 이루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들의 빈한한 결혼식에 예수를 정성껏 초대했던 무지한, 무지하고 순박한 사람들의 소박하고 평범한 즐거움을 위대한 마음속에서 헤아리고 계셨던 거야.
→ 나리, 그리스도는 십자가에 매달려 돌아가셨을 때 십자가에서 내려와 곧장 지옥으로 가셔서는 고통받고 있는 죄인들을 풀어 주셨지요. 그래서 지옥은 이제 죄인들이 더 이상 자기에게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여 신음 소리를 내며 괴로워했다죠. 그때 하느님께서는 지옥에게 “괴로워하지 말라, 지옥이여. 모든 고관 대작들, 고위 재판관들, 부자들이 너에게 찾아오리니 내가 다시 찾아올 때까지, 수많은 세월에 걸쳐 그랬듯이, 그곳은 가득 차게 되리라” 라고 했답니다.
28. 묵상을 다시 생각하다 (권연경 외, 262쪽) / 기독교
묵상을 주제로 매일성경에 연재한 내용을 한 권으로 묶었다. 18명 대부분 신학을 배운 목사, 교수이다. 이분들은 묵상의 원리와 방향을 설명했다. 대부분 어려운 말로 원론적인 내용을 설명했다. 신학을 하지 않은 필자가 3명이다. 옥명호, 김주련 님은 기독교 출판 대표를 했다. 쉽고 공감이 가게 썼다. 나는 성경과 아이들 이야기로 읽기 쉽게 썼다.
27. 참 잘하셨습니다 (박상철, 245쪽) / 기독교
대학 다닐 때 이 교회, 저 교회 다니다가 3학년 때 춘천제일성결교회에 정착했다. 그때 이상한 목사님을 만났다. 지금까지 알던 목사님 모습이 아니었다. 교회에 정착하는 교인을 만들지 않고 몇 년 뒤에 떠날 학생들을 제자로 훈련했다. 대학생이 대부분인 교회에서 목사님은 학생들을 사랑하며 철저하게 훈련했다. IVF 대표로 섬기면서 여유가 많지 않았는데 교회에도 마음을 기웃거리게 되었다.
나와 달리 대부분 청년들은 교회에 헌신했다. 사랑에 취한 후배들이 졸업하고도 이곳과 목사님을 그리워하며 주일마다 춘천에 올 것 같았다. 홀로서기를 하라고 말했지만, 받은 사랑이 커서 주일마다 춘천으로 오가는 후배들이 꽤 많았다. 지금은 저마다 자기 자리에서 그리스도의 제자로 살아가는 것 같다.
목사님과 헤어지고도 가끔 목사님 소식을 들었다. 여전히 청소년과 청년을 바라보며 사역하신다고 들었다. 삼척 청소년 집회에 강사로 오셔서 만났다. 그때 책을 받았다. 『참 잘하셨습니다』는 박상철 목사님이 쓴 칼럼 112개를 모았다. 14년 전 내용인데 34년 전에도 이 모습이었고, 지금도 이렇게 사신다. 책을 읽으며 34년 전이 생각났다.
26. 의젓한 사람들 (김지수, 367쪽) / 인터뷰집
김지수 작가는 인터뷰한 내용을 책으로 낸다. 김기석, 양희은, 박정민, 나태주는 아는데 진은숙은 처음이다. 우리나라에서 태어나 프랑스에 입양되어 장관이 된 분, 노년내과 의사라는 특이한 직책으로 소개한 일본 의사, 외국인(경제학자, 작가, 의사결정 전문가, 조직심리학자, 목수, 신경과학자, 부고 전문 기자)은 직업도 이름도 낯설다. 작가는 인터뷰하기 전에 작가의 책, 영화, 작품을 읽고 보고 조사했다. 인터뷰 대상자가 하는 말을 이해하고 알맞게 묻는다. 그래서 김지수 작가가 요청하면 사람들이 인터뷰에 응하나 보다.
가장 먼저 김기석 목사님이 나왔다. 빠져들어 읽었다. ‘우와~’ 굉장했다. 한 문장 한 문장 모두 기억하고 싶었다. 두 번째로 소개한 양희인 인터뷰도 좋았다. 그러나 김기석 목사님 내용이 너무 좋아서 뒤로 갈수록 별로인 것처럼 느껴졌다. 김기석 목사님 인터뷰를 마지막에 실었으면 좋았을 텐데 생각했다.
25. 너의 좋은 날을 살아봐 (정은혜, 313쪽) / 상담, 치료
『싸움의 기술』을 쓴 작가가 제주에 살면서 미술치료사로 지낸 이야기를 책으로 냈다. 『싸움의 기술』이 흥미롭고 재미있었는데 이 책은 공감이 되었다. 아이들 마음을 읽고 위로하며 지낸 시간이 떠올랐다. 캐나다에서 미술과 미술사를 전공하고, 미국에서 미술치료사로 일한 경력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인정받으며 지낼 기회를 잡지 않고 제주도에 터전을 잡았다. 바람이 숭숭 들어오는 집에서 지내기도 하고 돈이 없이 지내기도 했다. 아름다운 자연이 주는 걸 더 좋아했기 때문이다.
작가가 미술치료와 생태예술가로 지내면서 만난 사람, 경험, 생각을 들려준다. 앞부분은 미술치료와 상담 내용이 많고 뒷부분은 생태예술가로 지낸 이야기가 많다. 앞부분에 공감하는 문장이 많았다. 생태예술가로 지낸 내용은 좀 놀랍고 감격스러웠다. 깨진 플라스틱을 주워 작품을 만들고, 전시한 뒤에는 싹 치워버리는 걸 보며 아이들과 해보고 싶어졌다. 뜨개질로 산호를 만드는 것도 신기했다. 마을 사람들의 말을 이해하게 된 과정, 바다 속을 보면서 새로운 세상을 만난 일, 제주에 살면서 자신을 이해하고 넘어서는 과정이 참 좋았다. 여성 독자가 좋아할 책이다.
142쪽 내용만적혀 -> 내용만 적혀
24. 햇살초등학교 3학년 1반 오아리 클럽 (황혜진, 163쪽) / 3학년 이상
현직 교사가 교실에서 병아리와 오리를 기르면서 생긴 일을 동화로 썼다. 3학년을 가르치면서 국어와 과학 교육과정 내용을 프로젝트로 수업했나 보다. 나도 교실에서 아이들과 병아리를 길렀다. 아이들이 참 좋아했다. 『나는 3학년 2반 7번 애벌레』도 현직 교사가 썼다. 이런 책이 많이 나오면 좋겠다.
8쪽 캠프가 -> 캠프 가.
23. 루이스와 톨킨의 판타지 문학클럽 (콜린 듀리에즈, 351쪽) / 문학
잉클링스는 루이스, 톨킨, 찰스 윌리엄스, 오웬 바필드, 휴고 다이슨 등이 모여 시와 문학을 논하던 모임이다. 고지식한 영국 지식인들의 생각과 달리 잉클링스 멤버들은 문학의 경계를 판타지로 넓혔다. 각자 쓴 글을 읽으면 서로 논평하고 의견을 냈다. 칭찬과 격려뿐 아니라 날카로운 비판과 반박도 오갔다. 루이스는 『반지의 제왕』을 극찬했고, 톨킨은 『나니아 연대기』를 비판했다.
콜린 듀리에즈는 루이스와 톨킨의 이야기를 찾아다녔다. 콜린 듀리에즈의 책을 여러 권 읽었는데 이 책 내용이 가장 자세하다. 재미나게 읽었다.
138쪽 칼리지의의 -> 칼리지의
175 예수살렘 -> 예루살렘
202, 231쪽 등에 나오는 <<순례자의 역정>>은 <<순례자의 여정>> 아닌가요?
231쪽 루이스, 톨킨 윌리엄스 -> 루이스, 톨킨, 윌리엄스
22. 김교신, 백년의 외침 (류동규, 337쪽) / 평전
사람들이 교회의 언어를 점점 꺼린다. '잘 모르는 종교 언어'가 아니라 듣기 싫은 말이 돼버렸다. 꼰대 느낌의, 극우 색깔을 띤,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들의 언어로 들린다. 바리새인들의 말이 그랬고, 종교 개혁의 대상이 되었던 카톨릭도 그랬는데 이젠 개신교회가 뒤를 따른다. (언어의 변질은 지금 읽는 책 <우리에게 주어진 것들에 관하여>에도 나온다.)
딱딱하게 굳어버린 교권주의에 예수님이 균열을 냈다. 루터가 뒤를 이었고, 우리나라에선 김교신 선생님이 같은 주장을 했다.
김교신 선생님 관련 책을 꽤 읽었다. 전집도 읽었다. 이 책은 김교신 선생님의 사상과 실천을 잘 묶어냈다. 특히 무교회주의에 관한 내용이 좋았다. 무교회주의는 교회를 거부하고 없애자는 게 아니다. 교회 안에 구원이 없다는 게 아니라 교회 밖에도 구원이 있다고 말한다. 교회의 언어가 아니라 바깥의 언어로 말하자고 주장한다. 저자의 주장처럼 한국 교회엔 김교신의 외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참 좋은 책이다. 저자 강의는 더 좋았다.
21. 정원의 책 (황주영, 271쪽) / 인문
나만의 정원을 만들고 싶어 시간을 들인다. 나무 심고, 잔디 깎고, 꽃 심고 돌을 놓고……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본다. 『정원의 책』이라고 해서 샀다. 부제가 <괴테에서 톨킨까지 26편의 문학이 그린 세상의 정원들>이어서 기대하며 읽었다. 정원을 묘사하거나 정원이 배경이거나 정원을 만드는 내용의 소설을 26편이나 찾아내다니 대단하다.
그러나 내용은 기대와 달랐다. 정원을 묘사하고 소개하는 내용을 바랐는데 소설 내용 설명이 너무 많았다. 나무와 꽃, 정원의 모양은 별로 설명하지 않았다. 아쉽다.
20. 복음과 상황 2월호 (월간지, 169쪽)
꼼꼼하게 읽는 월간지다. 교회개혁실천연대 사무국장 인터뷰가 좋다. 자연에 집을 짓고 사람들을 초대해서 쉬며 글을 쓰는 공간을 제공하는 <언덕 위의 집>도 좋다. 강동석 기자가 쓴 <산만함과 씨름해온 그리스도인들>에서 요한 하리가 날조, 왜곡으로 글을 쓴다고 해서 놀랐다. 『도둑 맞은 집중력』도 연구 결과 축소, 왜곡, 인용 표기 미흡으로 비판받았다고 한다. 복음과 상황을 읽으면 읽고 싶은 책이 계속 생긴다. 이번에는 이상환 교수님 책을 만났다. 읽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