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01권(55544쪽)을 읽었다.
월간지와 그림책을 합하면 57000쪽 정도 읽은 셈이다.
글을 쓰지 않아서 책을 더 많이 읽었다.
폭발하는 아이들과 지내며 힘들었지만, 책 덕분에 회복되었다.

12월에 읽은 책 12권 5469쪽

201. 성경 (1754쪽)
해마다 한 번씩 읽는다. 나를 만들어준 책이다. 내가 가장 많이 읽고, 좋아하고, 많이 알면서도 모르는 책이다. 내 나이보다 몇 번 더 읽었다.
 
200. 전략가 잡초 (이나가키 히데히로, 224쪽) / 생태
나는 들꽃을 좋아한다. 사람들이 잡초라고 부르는 식물이다. 하지만 밭에 나는 풀은 싫어한다. 농사지을 때 내 노동력의 1/3이 잡초 제거에 들어간다. 잡초라면 지긋지긋하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어보고 생각이 달라졌다. 잡초의 전략이 정말 놀랍다. 잡초 제거가 아니라, 잡초가 나지 않게 하려고 생각한 방법이 잡초의 전략을 무력화하는 방법이었다니~! 그래도 나보다 잡초의 전략이 더 뛰어나다. 수천 년 이어온 전략을 (기계를 쓰지 않는) 내가 이기긴 어렵다. 새로운 관점을 보여준 재미난 책이다.
 
199. 우치무라 간조, 신 뒤에 숨지 않는 기독교인 (양현혜, 475쪽) / 기독교
우치무라 간조의 생애를 소개하고, 생각이 변하는 과정을 설명한다. 위인전보다 평론에 가깝다. 우치무라는 일본이 청나라를 이기고 러시아를 이기고 승승장구하던 때에 일본 국민의 생각에 매였던 인물이다. 또한 전쟁에 반대하며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일본을 꿈꿨던 사람이다. 제도화된 교회를 반대하고 무교회를 시작하였으며, 죽을 때 후계자도 임명하지 말라고 했다. 단점도 있으나 장점이 훨씬 많은 신앙 위인이었다. 470쪽이나 되는 긴 책이라 읽기 어렵겠지만,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다.
 
198. 미들마치 (조지 엘리엇, 1413쪽) / 소설
책을 읽다가 인용한 내용이 좋아서 무턱대고 읽었다. 긴~ 분량답게 앞부분 전개가 느리다. 인물이 많아 관계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읽으면서 조금씩 재미있어졌고 천 쪽을 넘으면 이어질 내용이 계속 궁금해진다.
미들마치는 영국의 특성이 잘 드러난 마을이다. 이 마을에서 결혼으로 시작한 이야기가 결혼으로 끝난다. 『오만과 편견』이 주인공들이 서로를 바라보는 인상과 마음의 변화를 중심으로 썼다면, 『미들마치』는 미들마치라는 사회가 바라보는 결혼, 개인하는 사람에 대한 생각을 드러낸다. 개인의 감정도 다루지만 사회적 위치와 역할, 사람들의 평가, 평판에 따른 변화를 잘 보여준다. 내용이 길고 인물관계가 복잡해서 추천하기가 망설여진다. 19세기 영국 모습을 알고 싶은 분이나 책벌레에게 추천한다.

 

197. 우리가 몰랐던 1세기 교회 (박영호, 264쪽) / 기독교
성경을 해설하는 좋은 작가가 계속 나온다. 내용이 참 좋다. 1세기 교회 상황을 설명하며 성경이 어떤 뜻인지 알려준다. 우리가 생각한 이상적인 모습으로서의 초대 교회가 아니라 실제로 그들이 모인 곳, 예배 형식, 교회의 문제, 사회에서의 영향, 당시 사회의 반응을 드러내어 밝혀준다. 서신서를 읽을 때 참고하면 도움이 많이 되는 책이다. 박윤만, 송민원, 박영호 세 분 책이 정말 좋다.
 
196. 운동장 아래 100층 학교 4 (최은옥, 150쪽) / 초 2 이상
아이들이 검은 안개를 이기고 드디어 100층 학교를 완성했다. 그런데도 문제가 생긴다. 아이들이 아니라 어른들 때문에. 과연 어른들에게 무엇이 필요할까? 바로 101층에 해답이 있다. 101층은 어른들의 00이 모인 학교다. 무얼까?
 
195. 운동장 아래 100층 학교 3 (최은옥, 134쪽) . 초 2 이상
100층 학교를 기대하는 아이들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가가 '검은 안개'를 만들었다. 아이들이 살아가면서 부딪치는 어려움을 '검은 안개'가 유혹하는 내용이다. 게임에 빠진 아이, 존재감이 없는 아이, 부모가 시키는 대로 하는 아이가 친구를 만나고 자신의 꿈을 꾸는 모습으로 바뀐다. 가볍게 생각하고 이야기하기에 좋다.
 
194. 비밀의 숲 테라비시아 (캐서린 패터슨, 247쪽) / 중학생 이상
1978년 뉴베리상을 받은 동화다. 40년 전 이야기라 아이들은 배경을 이해하기 어렵다. 그러나 내겐 최고의 책이다. 뻔해 보이는 문장을 탁월한 번역이 덮어준다. 단순한 구조, 갑자기 바뀌는 플롯도 괜찮게 만드는 이야기이다. 초등, 중등, 어른, 교사들 모임에서 토론했는데 모두 좋아했다. 참 좋은 책이다.
 
193. 책모임 이야기 (박미정, 430쪽) / 독서교육
책 표지에 나온 <특별하고 거창한 독서교육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독서가 삶이 된 이야기> 그대로다. 저자는 책 모임을 한다. 동네 아이들과 함께 모이고, 아이들끼리 모이게 도와주고, 지금은 교사들과도 모이고, 좋아하는 사람 손 들라고 해서 모인다. 이 책은 책 모임을 어떻게 시작했는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걱정하며 시작한 책 모임이 어떻게 자랐는지, 엄마가 이끌던 모임에서 아이가 이끄는 모임으로 어떻게 바뀌었는지 차근차근 보여준다. 또한 아이들이 모여서 이야기하던 책 모임이 깊어지고 넓어져 고전을 읽는 모임이 된 과정도 보여준다. 책을 읽으면 어떤 책을 읽어야 하는지, 왜 함께 읽어야 하는지, 모여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게 된다.
‘이렇게 하면 된다.’ 하며 거창한 비법을 말하는 책들 사이에서 수줍게 자기 이야기를 하는 책이다. 비법서보다 더 따뜻하고 책 냄새가 나는 책이다. 비법을 말하는 책보다 더 좋다. 정말 이렇게 하면 될 것 같다. 책벌레가 추천한다.
 
192. 운동장 아래 100층 학교 2 (최은옥, 136쪽) / 초 2 이상
아이들이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100층 학교에 들어간다. 지난번보다 층수가 두 배나 늘어 50층 넘게 만들어졌다. 한 번 위기를 해결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더 재미나게 지낸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어려움이 다가오는데~ 이 문제 역시 현실을 잘 반영했다. 이야기 구조는 비슷하나 내용과 위기가 달라져서 1층과 다른 느낌을 준다.
 
191. 운동장 아래 100층 학교 1 (최은옥, 128쪽) / 초 2 이상
운동장 아래에 학교가 또 있다. 아이들의 상상력으로 지어지는 학교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상상하면 학교가 계속 지어진다. 운동장 아래 100층 학교에 들어간 아이들이 상상력을 발휘하며 즐겁게 노는 가운데 위기가 다가온다. 현재 아이들이 겪는 일을 반영한 문제이다.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학교가 계속 지어진다. 어떻게 할까?
 
190. 우투리 하나린 (문경민, 214쪽) / 4학년 이상
우리나라 전통 설화인 <아기 장수 우투리>를 문경민 작가가 다시 썼다. 우투리 하나린 1권으로 다새쓰(다시 새롭게 쓰는) 방정환 문학상 대상을 받고 이어지는 이야기를 계속 쓰는 중이다. 작가가 초고를 보내줘서 읽었는데 책으로 나온 내용은 깔끔하게 다듬어졌다. 악은 거대하고 교묘하고 위압적이다. 선은 작고 약하고 순진하다. 누가 이길까?

 

 

11월에 읽은 책 15권 3414쪽 (2021년 50075쪽)

189. 지혜란 무엇인가? (송민원, 244) / 기독교  
  9월에 혼자 읽고 저자의 강의를 찾아 들었다. 책이 좋아서 추천했는데 읽은 분들도 좋다고 해서 같이 나누자고 했다. 모임에서 나누려고 다시 읽었다. 참 좋은 책이다.

188. 김교신, 거대한 뿌리 (박찬규, 352) / 기독교
  참여하는 모임에서 김교신을 공부했다. 날카롭고 단단하게 살았던 한국무교회운동의 아버지 같은 분이다. 월간 <성서조선>을 만들고, 인쇄하고, 배부하고, 수금하는 모든 일을 혼자 했다. 하나님 말씀을 들려주기 위해 애썼다. 형식과 권위에 물든 기독교 조직에 대고, 개인이 하나님 말씀을 묵상하고 서로 말씀을 나누어야 한다고 외친 셈이다. 기독교인이라면 김교신에 대한 책은 한 번씩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187. 김교신의 신앙과 저항 (니이호리 구니지, 169) / 기독교
  김교신 선생의 삶을 <한국무교회주의자의 전투적 생애>라는 주제로 소개한다. 김교신의 삶을 태어날 때부터 돌아가실 때까지 20가지 주제로 나눠 썼다. 김교신이 본 교회가 지금 교회가 다를 바 없고, 무교회주의가 그때 받았던 평가도 여전하다.
함석헌은 죽을 때까지 이 걸음으로에서 이렇게 술회하고 있다.
  우리는, 적어도 나는, 처음부터 교회에 가지 말잔 것은 아니었다. 방학에 집에 오면, 될수록 교회에 나갔다. 그러나 갔다가는 늘 실망했다. 조금도 심령의 소생하는 것이 없고 낡아빠지고 껍데기 돼버린 교회 형식만 되풀이하는 데 견딜 수가 없었다. 우리가 알기로는 신앙은 첫째 자유여야 하는데 거기는 자유가 없다. 참이어야 하는데 형식이요, 수단적이다. 심령의 문제인데, 나와 하나님 사이는 직접적인 문제인데 항상 교회란 우상이 그 중간에 선다. 이것이 견딜 수 없어 더러 말을 하면 처음엔 독선이라, 고답이라 하다가 그 다음엔 교회를 부인한다고 차차 멀리했다.

186. 토닥토닥 걷기 학교 (이병주, 237) / 관계, 자녀, 교육
  이병주 선생은 학생과 함께 걷는다. 건물과 도로, 자동차와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한적한 길을 따라 천천히 걷는다. 둘이 함께 걸으려면 서로에게 맞추어야 한다. 속도를 맞추어 걷다 보면 서로에게 귀를 기울이고, 이야기를 듣다 보면 공감되고, 마음이 맞는다. ‘저분이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구나!’나를 온전히 받아주는구나!’로 바뀐다. 그러면 힘들고 아픈 마음이 조금씩 괜찮아진다. 함께 걷는 어른도 회복의 경험을 누린다.
  『길 위의 희망, 토닥토닥 걷기 학교는 이병주 선생이 학생들과 함께 걸었던 걷기 학교로 초대하는 내용이다. 1부는 작가 자신이 걷기에 빠져든 과정, 직접 걸은 경험, 걸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소개한다. 걸으면서 우연히 친구를 만난 이야기, 슬픈 일과 힘든 일이 몰려들 때 걸으면서 어떻게 회복되었는지 소개한다. 산티아고 순례길, 우리나라 여러 둘레길을 걸었던 분들이 쓴 마음과 비슷했다. 이는 외국의 이국적인 길, 유명한 길이 아니더라도 걷기 학교의 유익을 누릴 수 있다는 뜻이다.
  2부에서는 <걷기 학교 이야기>를 소개한다. 걷기 학교가 무엇인지, 무얼 준비하고 무엇을 하는지, 어떻게 하는지 안내한다. 그리고 다섯 가지 걷기 학교 사례를 소개한다. 강릉 바우길 걷기(23), 인제 곰배령 걷기(23), 순천 송광사~선암사 걷기(23), 파주 평화누리길(12) 걷기, 강화 나들길 걷기(12) 학교이다. 걷기 학교라고 걷기만 하는 건 아니다. 걷기와 함께 중요한 활동으로 서클 대화모임, 공동생활이 있다. 서클 대화모임으로 마음을 열고, 공동생활을 하며 여러 사람 가운데 스며드는 과정이 있기에 걷기가 더 귀한 활동이 된다.
  걷기를 좋아하고, 걸어야 하는 이유를 아는 분이라면 2부부터 봐도 좋겠다.
  3부는 <걷기 학교를 위한 자료들>을 모았다. 서클 대화를 위한 질문 목록, 마음 열기 활동(내 삶의 질문, 맨발 걷기, 그림이나 사진으로 말하기, 보드게임, 동전은 누구 손에, 바람이 붑니다. 비폭력대화 카드 놀이), 함께 나누기에 좋은 글과 노래 모음이다. 부록으로 초대장, 신청서, 서약서, 평가지, 일정표가 실렸다.
  『길 위의 희망, 토닥토닥 걷기 학교에서 아픔을 들여다보는 저자의 눈길이 가장 좋았다. 자신이 아플 때 걸으면서 회복된 분이, 아픈 학생과 함께 걸으며 학생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모습이 참 좋았다. 이런 마음을 가진 어른이 많아진다면 자녀들이 더 건강하게 지낼 것 같다. 회복하려면 우선 아픈 마음을 알아주어야 하니까!

185. 살아내고 살려내고 (백소영, 222) / 기독교
  좋은 작가가 참 많다. 성경을 공동체로 읽는 해석이라니! 전체 4부로 썼다. 1<성경, 사이-공동체의 신앙고백>은 성경을 위줄과 경줄로 설명한다. 고정된 세로() 사이를 위줄이 오가며 옷감을 짠다. 저자는 경줄을 기준으로, 위줄은 우리의 역량이라고 설명한다. 말씀과 사람이 함께 살아내는 공동체 읽기를 보여준다. 2부는 구약 공동체의 신앙고백, 3부는 신약 공동체의 신앙고백이다. 저자가 보고 겪고 관찰하며 해석한 우리네 삶의 이야기(위줄)를 바탕으로 성경(경줄)을 해석한다. 4<오늘, 여기에서 다시 교회로 살기>는 우리가 살아가는 시간을 혼자인 시대, SNS 시대, 육체 문화, 기술 혁명 시대로 설명한다. 기독교 사회윤리학자요 여성 학자의 눈으로 본 모습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좋은 책이다.

184. 초등학생의 꾸물거림에 대하여 (정은진 외, 214) / 양육
  아이들을 양육하는 단체 소장님들이 월드비전과 함께 만든 책이다. 꾸물거리는 아이를 지도하는 방법을 기질과 행동에 따라 자세하게 안내한 책이다. 아이들 살피고, 하나씩 차근차근 알려주고, 아이가 바르게 행동하도록 이끌어간다. 감정으로 대응하지 말고 차분하게 안내하는 게 핵심이다. 좋은 어른이 참 많아졌다.

183. 밤에 드리는 기도 (티시 해리슨 위런, 319) / 기독교
  나는 낮보다 밤에 관심이 많다. 긍정의 힘을 믿고 자기를 계발하여 성공한 소수보다는 고통으로 힘겨워하면서도 말하지 못하는 다수의 이웃에게 마음이 갔다. 밤에 드리는 기도라? 고통과 죽음을 다른 책을 꽤 많이 읽었는데, 이 책은 그 중에서도 깊은 편이다. 한 문장 한 문장 천천히 읽어야 한다. 프레드릭 비크너(부흐너) 여성 버전이다.
  → 우리는 엉망진창이다. 우리는 우리에게 무엇이 최선인지 알지 못한다. 내가 가장 무서워하는 것이 나를 자유롭게 해주는 바로 그것인 경우가 많다. 내가 가장 피하고 싶어 하는 내 삶의 황폐한 장소들은 하나님이 나를 만나기 위해 기다리시는 곳이다. 내가 가장 원하는, 그리하여 손가락 마디가 하얘질 정도로 꽉 쥐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운 개입이 아니라면 나를 축소시키고 심지어 죽일 수도 있는 것일 경우가 많다. 내 생명을 구하는 길은 그것을 잃는 것이다(195).

182. 청소년을 위한 AI 최강의 수업 (김태년, 김진형, 205) / 인공지능, 로봇
  대학 교재로 쓰인 AI 최강의 수업을 청소년용으로 다시 썼다. 1장은 인공지능과 관련된 이슈를 다루어서 재미있다. 토론하면 좋을 내용이다. 2~3장은 인공지능을 설명하는 전문적인 내용이라 사전 지식이 없으면 이해하기 어렵다. 짧은 4장은 토론하기 좋을 내용이다. 청소년이 혼자 읽으면 어렵고, 잘 아는 사람과 함께 읽으면 좋겠다.

181. 세상에서 가장 귀한 화물 (장 클로드 그럼베르그, 109) / 소설
  참으로 귀한 책을 만났다. 아우슈비츠로 가는 기차에 할아버지가 타고 떠난 지 넉 달 뒤에 아버지가 또 기차를 탔다. 이때 저자는 4살이었다.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작가들 책을 좋아했다. 수기도 있었고, 심리학이나 철학을 다룬 책도 있었다. 소설은 처음이다. 독특한 문체로, 예측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썼다. 저자는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는 모든 걸 말할 수 있다.”고 한다. 이 문장 그대로다. 홀로코스트에 관해 모든 걸 말해주는 책이다. 대단한 능력이다. 강력 추천한다.

180. 교육, 그 자체 (권재원, 529) / 교육
  책 읽으면서 교육대학에서 교재로 쓰면 좋겠다!’ 생각했다. 교육에 대한 갖가지 통찰을 담은 책이다. 정말 <교육, 그 자체>를 담았다. 교육에 대한 책을 여럿 읽고, 꽤 고민했는데도 우와~!’ 하는 부분이 많았다. 내년 1월에 이삼일 작정하고 다시 읽어야겠다. 이번에는 점심시간에 도서관에 온 아이들 곁에서 조금씩 읽어서 전체를 정리하기 어렵다.

179. 내 인생의 한 구절 (김기현 외, 237) / 기독교
  17명이 <내 인생의 한 구절>을 소개한다. 돈 많이 번 사람,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정도로 성공한 사람이 뽑은 한 구절과 다르다. 자기계발서나 긍정주의 책에는 나오지 않을 구절이 많다. 자신을 절망에서 일으킨 하나님 말씀 한 구절이 많았다.
  불같은 은혜를 받은 사람도 깊은 좌절을 맛보았고, 공동체를 잘 일으켜 세우던 분도 좌절을 맛보았다. 잘 가르치던 분도, 다른 사람을 돕던 분도 낙심하고 절망했다. 그때 하나님께서 세미한 음성으로 하신 말씀이 이분들을 일으켜 세웠다. 저물어 해가 진 뒤에 예수님을 찾아오던 사람들 같았다. 참 좋은 책이다. 삶의 의미를 찾는 분, 외로움과 좌절 가운데 힘들어하는 분에게 추천한다.

178. 어쩌다 부모 (마상욱, 247) / 부모교육
  학원에 보내지 않고, 아이들과 즐겁게 놀며, 책과 여행으로 아이들을 길렀다. 그 과정을 책으로 내려고 글을 쓴 지 2년이 지났다. 자녀 교육 방법을 알려주는 내용을 가볍게 쓸지, 철학을 말하는 내용으로 무겁게 쓸지 결정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어쩌다 부모를 만났다. 나는 공교육 교사라 자녀를 공교육에 맡겼고, 저자는 홈스쿨로 아이를 길렀다. 저자와 내가 자녀를 기른 모습이 비슷하다. 공감하는 내용이 많았다.
  부모는 자녀를 처음 기르고, 자녀도 자신의 삶을 처음 살아간다. 실수하고 오해하기 마련이다. 여기서 출발한다(1). 저자가 중요하게 여기는 자녀 교육의 원리를 자녀에 중점을 두어(2) 말한 뒤에, 부모의 역할에 중점을 두어 말한다(3). 4장은 심리를 다루고 5장은 부모의 유형을 다룬다. 5장을 3장 앞에 두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1-2-4-5-3장 순서도 괜찮았을 것 같다. 오타가 몇 군데 있다.

176. 앤의 오두막으로 오세요 (이남석, 247) / 청소년 상담
  이남석 작가는 청소년 진로 관련 책을 쓰는 작가다. 몇 권 읽었는데 다 좋았다. 이번 책은 <앤의 오두막>이라는 특별한 곳에서 학생들이 고민을 해결하는 과정을 소설 형식으로 알려준다. 스킨십과 자위행위부터 자해와 무기력, 상처와 두려움, 감정 다루기, 인간관계까지 중고등학생이 고민할 내용을 솔직담백하게 알려준다. 단순히 고민 해결 방법을 알려주는 수준을 넘어, 고민하던 학생이 친구의 고민을 들어주고 함께 해결하는 과정을 담았다. 특히 <앤의 오두막>이 도시를 건강하게 바꿔가는 복합문화공간의 역할을 하는 모습까지 담았다. 작가가 이런 공간을 꿈꾼다는 생각이 들었다. 읽으면서 토요일의 심리클럽이 생각났다.

176. 기차를 기다리는 소년 (다니엘 에르난데스 참베르, 83) / 청소년 소설
  기예르모는 말이 없는 소년이다. 기차역에서 아빠를 기다린다. 이사벨은 아빠가 우편물을 가지러 기차역에 갈 때 따라갔다가 기예르모를 본다. 말하지 않는 친구 기예르모는 누굴 기다릴까? 이사벨이 우표 이야기를 하며 기예르모에게 다가간다. 기예르모가 마음을 열기 시작할 때 친구들이 기예르모를 괴롭힌다. 80쪽밖에 안 되는 짧은 소설에 가족과 친구 이야기를 담았다. 중학생들과 수업하면 좋을 거라 생각한다. 양철북 출판사에서 나온 책은 따뜻하다.

10월에 읽은 책 20권 3933쪽 (2021년 46661쪽)

한 학기 한 권 읽기 수업, 작가와의 만남 활동을 위해 최은옥 작가 책을 14권 읽었다.

175. 1968 밤섬 수비대 (방민경, 191) / 4학년 이상
  1968년 한강 개발을 위해 밤섬에서 쫓겨난 분들의 이야기이다. 당시 정부는 밤섬을 폭파해서 홍수를 예방하고 밤섬의 바위로 여의도를 개발하겠다고 했다. 보상을 약속하고 밤섬에 살던 주민을 강제 이주시켰다. 세 아이가 밤섬 폭파를 막기 위해 밤섬에 들어가는 이야기이다. 개발과 보존에 관한 내용을 배울 때 함께 읽으면 좋은 책이다. 읽으며 마음이 울렁인 부분이 두 곳 있었다.

174. 예술, 교육에 스며들다 (이다정, 331) / 예술, 교육 
  다시 읽고 싶은 책이다. 다시 읽을 거다. 어렸을 때 나는 잘 모르면서 아는 척했다. 렘브란트가 어쩌고, 고흐가 저쩌고 하며 진지했다. 다른 사람에게 들은 말을 내가 생각한 것처럼 말하기도 했다. 그래서 내가 돋보이는 걸 좋아했다. 지금은 아는 건 안다, 모르는 건 모른다고 한다. 제대로 알지 못하는 걸 내 것처럼 말하면, 상대가 내 말을 듣고 동의하거나 때로 감동했다 해도 나중에는 알게 된다. 내가 생각한 예술은 깊이가 없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 그렇구나!’ 많이 느꼈다. 중고책 사던 이야기에서 세잔을 소개하는 가장자리이야기가 특히 좋았다.

173. 지금은 없는 이야기 (최규석, 199) / 우화집
  만화가 최규석이 쓴 우화집이다. 정말 좋은 대안을 버리고 간편한 술수를 찾고, 편을 나눠 분열시키고, 눈앞의 이익만 좇다가 중요한 걸 잃어버리는 모습을 비판했다. 읽으며 씁쓸하고 안타깝고 그랬다.

172. 완벽에 대한 반론 (마이클 샌델, 192) / 인문
  생명공학이 발달한 시대에 윤리학을 다루는 책이다. 유전공학 기술로 인간의 신체를 강화하고, 나아가 부모가 원하는 성별의 아기를 선택하거나 특정한 능력을 갖춘 맞춤 아기를 설계해서 낳는 일에 대해 어떤 윤리를 가져야 하는지 말한다. 중학생들과 토론했는데 학생들이 아주 좋아했다. 샌델 책은 토론하기 좋다.

171. 푸른 눈, 갈색 눈 (윌리엄 피터스, 255) / 사회+교육
  1968년 마틴 루터 킹이 살해당하는 걸 보고 교사 엘리어트가 색다른 수업을 시도한다. 차별을 직접 겪어보는 수업. 3 아이들을 푸른 눈과 갈색 눈으로 나누고 한 집단이 더 우월하다고 인식하게 만들어 다른 집단을 차별하는지 살피는 수업이다. 백인 아이들이 눈 색깔이 다르다고 서로 신랄하게 비난하며 차별한다. 이 수업은 다큐멘터리로 제작되었고, 엘리어트는 성인을 대상으로 똑같은 실험을 한다. 이 실험을 바탕으로 차별의 본질과 양상, 인간이 서로를 차별하는 과정과 모습을 설명한다. 참 좋은 책이다.

170. 사라진 축구공 (최은옥, 99) / 3학년 이상
  최은옥 작가 책 중에 이 책과 우산 도서관이 가장 마음에 든다. 남자아이들이 운동으로 경쟁하는 모습에 우정, 이웃, 가족 관계를 잘 담았다. 축구에서 이기려는 마음, 공을 잃어버린 뒤의 마음, 친구와 이웃에게 다가가는 모습이 좋다. 참 좋은 책이다.

169. 내 멋대로 행운 뽑기 (최은옥, 93) / 3학년 이상
  준우가 불행을 잔뜩 만난 날, 사물함에서 행운을 가져다주는 주사위를 발견한다. 주사위를 사용해서 행운을 거머쥐지만, 행운이 계속 이어지는 건 아니다. 얻은 만큼 잃어야 하는데~ 일상에서 누리는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려주는 책이다.

168. 우산 도서관 (최은옥, 187) / 4학년 이상
  비가 오는 날 우산이 없어 난감한 아이들을 위해 우산 도서관을 만들려고 한다. 아이들이 잘할 수 있을까? 교장 선생님이 반대하고, 담임 선생님이 도와주지 않는데도? 따뜻한 이야기이다. 참 좋은 내용이다.

167. 튀김이 떡볶이에 빠진 날 (최은옥, 91) / 3학년 이상
  아름이 엄마는 떡볶이를 잘 만든다. 한아름 분식 옆에 아름이 친구 다운이 아빠가 분식점을 연다. 다운이 아빠는 튀김을 잘 만든다. 아름이와 다운이가 서로 자기네 가게가 낫다고 싸우는데 새로운 분식점이 들어선다. 대형 체인점과 구멍가게는 경쟁이 안 된다. 기업 활동, 공정 거래 관련 내용을 배울 때 참고할 책이다.

166. 잔소리 붕어빵 (최은옥, 79) / 2학년 이상
  잔소리 듣기 싫어하는 병찬이가 엄마에게 잔소리 붕어빵을 준다. 잔소리 붕어빵을 먹으면 잔소리를 거꾸로 한다. 엄마는 병찬이에게 게임해라, 학원 가지 마라, 놀아라 말한다. 병찬이는 어떻게 될까?

165. 책 읽는 강아지 몽몽 (최은옥, 82) / 3학년 이상
  강아지가 책을 읽는다. 정작 주인인 영웅이는 게임만 한다. 책을 선물 받으면 영웅이는 싫어하고 몽몽이가 좋아한다. 어떤 일이 일어날까? 책으로 똥을 닦는 돼지처럼 책 읽자는 내용을 색다르게 썼다. 기발하다.

164. 똥으로 책을 쓰는 돼지 (최은옥, 83) / 3학년 이상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책을 쓰고 싶어 한다. 이 마음을 잘 나타냈다. 글을 어떻게 쓰는지 알려준다. 늑대를 통해 말하는 글쓰기 방법. 1. 쓰고 싶은 걸 쓴다. 2. 잘 아는 것이나 잘하는 것을 쓴다. 책으로 똥을 닦는 돼지와 시리즈다.

163. 책으로 똥을 닦는 돼지 (최은옥, 97) / 3학년 이상
  최은옥 작가의 책을 몇 권 읽으면서 이분이 글을 어떻게 쓰는지 알겠다. 책을 읽자는 마음을 전하려고 책을 읽지 않는 마을을 보여준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다.

162. 내 멋대로 반려동물 뽑기 (최은옥, 85) / 3학년 이상
  마음에 드는 반려 동물을 뽑아 기분이 좋지만, 시간이 지나면 단점이 드러난다. 다시 바꾸고, 또 바꾸다가 정이 들었던 반려동물을 다시 품는 이야기다.

161. 내 멋대로 친구 뽑기 (최은옥, 91) / 3학년 이상
  마음에 드는 친구를 뽑아 기분이 좋지만, 시간이 지나면 단점이 드러난다. 친구를 다시 바꾸고, 또 바꾸다가 진짜 친구를 만나는 이야기다.

160. 내 멋대로 아빠 뽑기 (최은옥, 91) / 3학년 이상
  마음에 드는 아빠를 뽑아 기분이 좋지만, 시간이 지나면 단점이 드러난다. 아빠를 다시 바꾸고, 또 바꾸다가 진짜 아빠에게로 돌아가는 이야기다.

159. 내 멋대로 나 뽑기 (최은옥, 93) / 3학년 이상
  친구를 부러워하는 아이들 마음을 소재로 삼아 자기 자신을 인정하고 살아가는 마음을 담았다. 사람은 누구나 좋은 점과 감추고 싶은 점이 있다는 점을 드러냈다. 재미있다.

158. 칠판에 딱 붙은 아이들 (최은옥, 134) / 3학년 이상
  최은옥 작가는 나누고 싶은 마음을 담아내는 소재를 잘 찾는다. 오해하고 다투지 말고 이야기하며 관계를 풀어가라는 마음을 칠판에 붙은 아이들로 표현했다. 재미있다.

157. 스크루테이프의 편지 (C. S. 루이스, 202) / 기독교
  루이스가 악마 흉내 내며 쓴 반전 편지다. 고참 악마가 신참 악마에게 기독교인을 꼬드겨서 타락시키는 방법을 편지로 알려주는 내용이다. 70년 전에 살았던 영문학 교수가 쓴 편지라 은근 어렵다. 나한테는 아주 재미난 책이다.

156. 보름달 숲에서 생긴 일 (최은옥, 175) / 4학년 이상
  가족이 서로 관심을 갖고 사랑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재미나게 풀어 썼다. 진지한 내용은 거의 없고 흥미와 재미난 내용이 많은 책이다. 내용이 가벼워서 아이들이 쉽게 읽을 책이다. <한 학기 한 권 >읽기를 이 책으로 한다.

155. 그리고 바람이 불었어 (마리아 바사르트, 174) / 청소년 문학
  열다섯 소녀 아나는 가정 폭력을 당하다가 아빠를 공격한다. 아나는 보호 센터로, 엄마는 병원으로 간다. 아나는 아빠가 싫고, 아빠를 공격한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혼란스럽고, 친구들이 사실을 알까 걱정한다. 이모네 집에 가서 조금씩 안정을 찾아갈 때 아빠가 다시 찾아오겠다고 한다. 잊고 싶지만 잊히지 않는 과거, 갑자기 달라진 환경에서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라 혼란스러운 현재 사이에서 흔들리는 소녀의 마음을 잘 나타냈다. 마드리드에서 있었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쓴 글이다.

154. 죽음의 수용소에서 (빅터 프랭클, 244) / 인문, 심리
  빅터 프랭클은 유대인 정신과 의사이다. 아우슈비츠와 다하우 수용소에서 무려 3년 동안 견디며 살아남았다. 하루하루 살아남기 위해 애쓴 사람들, 살아갈 의미를 잃고 무너진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야 할 의미를 생각하다가 살아남았다. 수용소에 가기 전에 쓰기 시작한 원고를 다 빼앗기고, 수용소에서 겪은 경험을 더해 새로운 글을 써냈다. 원고를 다시 쓰겠다는 목표가 살아남는 힘이 되었다고 말한다. 심리 상담이 문제의 원인을 찾을 동안 빅터 프랭클은 문제를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는 방법을 제시한다. 로고테라피라 부르는 정신분석(또는 심리분석) 방법이다. 책을 읽으며 가장 놀랐던 건, 비극 속에서도 낙관하는 저자의 마음이다. 난 낙관적인 상황에서도 비극을 생각하며 사는 사람이라 이해하기 어려우면서도 부러웠다. 참 좋은 책이다.

153. 당신의 삶은 충분히 의미 있다 (김미라, 343) / 인문, 인간 이해, 심리
  빅터 프랭클이 만든 로고테라피를 배우고 적용한 심리상담 책이다. 아우슈비츠와 다하우 수용소에서 3년을 지내고 살아남은 분이 긍정적인 인간관을 갖고 희망을 주는 일을 한다는 게 놀라웠다. 희망을 잃지 않고 의미를 찾는 태도는 어디에서 생겼을까? 책은 빅터 프랭클이 가르친 내용과 이를 적용한 사례를 소개한다. 실제 사례가 많아 이해하기 좋고, 어떻게 적용하는지 알겠다. 삶의 의미를 찾으며 흔들리는 분에게 좋은 책이다. 다만 같은 내용을 되풀이하는 단점이 있다.

152. 나는 혁신학교 교사입니다 (배정화, 262) / 교육
  혁신학교에서 중학생들과 지내며 행복했다고 말하는 선생님의 기록이다. 1장에서 혁신학교 교사로 사는 법을 소개하고, 5장에서 우리 교육이 어떤 길을 가야 하는지 제시한다. 보고서처럼 나열하지 않고, 성공 경험만 쓰지 않아 좋다. 2~3장은 저자가 혁신학교에서 겪은 일을 교단 일기처럼 썼다. 2장은 학생들과 지내는 이야기, 3장은 수업, 4장은 학교에서 의미를 만들어가는 교사 활동(수업 공개, 모임, 회의, 독서, 학부모와의 관계 등)을 소개했다. 선생님이 학생들을 아끼고 존중하며, 수업을 잘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참 좋았다. 학생들과 지내는 이야기 읽으며 밝고 행복한 분위기가 전해지는 것 같았다. 이분이 말하는 학생 중심의 활동을 혁신 학교가 아닌 곳에서 해도 학교가 더 좋아지리라 생각한다.

9월에 읽은 책 15권 4280쪽 (2021년 42728쪽)

151. 페인트 (이희영, 228) / 중학생 이상
  아이를 기르기 어려워하는 부모가 국가에 아이들을 맡기면 국가에서 아이를 관리한다. 미래사회에 일어날 법한 일을 다룬 소설이다. 센터에 맡겨진 아이들은 가디(교사 겸 보호자 역할)의 도움을 받으며 생활한다. 13살이 되면 자녀를 입양하고 싶어 하는 부모와 면접을 시작한다. 부모가 자녀를 원해야 하지만, 동시에 자녀도 부모를 선택할 수 있다. 부모와 자녀 관계를 생각하기에 좋은 책이다.
부모는 예행 연습 없이 부모가 된다.
모든 어른의 가슴 속에는 자라지 못한 아이가 살고 있다.

150. 아나뱁티스트 성서해석학 (스튜어트 머레이, 353) / 기독교
  아나뱁티스트(목회자 없이 공동체를 이루는 그리스도인)들이 성서를 해석하는 원리를 소개하는 책이다. 성서해석 원칙은 일곱 가지다. 1. 스스로 해석한다. 2. 그리스도 중심으로 해석한다. 3. 구약보다 신약을 중시한다. 4. 성령의 역할을 중시한다. 5. 공동체가 함께 해석한다. 6. 해석에서 순종을 중시한다. 박사학위 논문을 번역한 책이라 쉽게 읽히지 않는다. (특히 대장간 책은 맞춤법, 띄어쓰기 틀린 곳이 많아 불편하다.) 관심 있는 분만 읽으라고 권한다.

149. 지혜란 무엇인가? (송민원, 244) / 기독교
  잠언-욥기-전도서를 연결해서 완전히 새로운 관점으로 해설했다. 30년 전, 박영선 목사님의 책 하나님의 열심을 읽고 눈이 번쩍 뜨였던 때의 느낌이 다시 생각났다. 이분이 신학교 교수가 아니라 일반인을 만나는 강사로 살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참 멋지다.
  잠언-욥기-전도서를 규범적 지혜와 반성적 지혜로 설명한다. 잠언은 규범적 지혜를 보여준다. 잠언을 읽는 방법과 문법을 소개하고 몇 구절에 대한 해석을 다룬다. 잠언은 전체를 읽는 관점을 찾기 어려운 책이다. 그래서 히브리어 해석분량이 많다.
  욥기와 전도서 해설이 굉장하다. 욥기 전체를 규범적 지혜와 반성적 지혜의 대립으로 해설한다. 이것만으로도 정말 탁월하다. 특히 욥기 1~2, 38~42장 해설이 특별하다. 책값이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이 부분 읽으며 책값 다했다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설명하던 방식을 완전히 뒤집는다.(궁금하면 읽어보시라!) 읽는 부분마다 좋아서 줄을 너무 많이 그었다.
  전도서도 정말 탁월하다. 내 나이만큼 성경을 읽었고, 꾸준히 공부하고 묵상했는데도 어떻게 이런 질문을 할까?’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잠언과 전도서를 비교하는 부분은 상상도 못 한 내용이 계속 나와 계속 감탄하며 읽었다. 정말 최고다!

148. 숨은 길 찾기 (이금이, 207) / 중학생 이상
  『너도 하늘말나리야에 이어 소희의 방이 나왔고 숨은 길 찾기가 마지막 편이다. 세 권 개정판이 나왔다. 소희의 방은 서울로 간 소희 이야기이고, 숨은 길 찾기는 달밭마을에 남은 미르와 바우 이야기다. 3인 미르와 바우가 자신의 앞날을 고민하며 진로를 찾는 과정을 담았다. 또한 가정을 이루어가는 이야기와 중학생들의 사랑도 같이 담았다. 너도 하늘말나리야도 좋았지만 중학생들에겐 소희의 방숨은 길 찾기가 더 좋겠다. 진로에 대한 고민, 부모와의 관계, 가정의 의미를 생각하기에 좋은 책이다.

147. 소희의 방 (이금이, 313) / 중학생 이상
  『너도 하늘말나리야에 나오는 소희가 엄마와 함께 새아빠, 처음 보는 동생 둘과 낯선 곳에서 사는 이야기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소희는 친척 집에 살다가 엄마 집에 들어간다. 새로운 학교에서 친구를 사귀고 적응하지만 집에서는 여전히 낯설다. 엄마는 차갑고, 동생 우혁이는 대놓고 덤벼든다. 막내 우진이와 새아빠는 편안하게 대해주지만, 마음을 터놓지는 못한다. 우진이는 어리고 새아빠는 바쁘다. 학교에서는 공부 잘하는 부잣집 아이로 알려져서 속마음을 터놓지도 못한다. 학교에서의 소희, 집에서의 소희가 다르다. 또한 할머니와 살던 때의 소희, 친척 집에서 살던 때의 소희, 엄마를 다시 만나 사는 지금의 소희가 다르다. ‘할머니는 엄마가 소희를 버렸다고 했는데 지금은 왜 다시 데려왔을까?’ 궁금하지만 물어보지 못한다. 소희는 상처를 드러내고 자신을 찾을 수 있을까? 참 좋은 책이다.

146. 한밤을 걷는 기도 (필립 얀시, 280) / 기독교
  존 던은 자신이 흑사병에 걸려 죽어간다고 생각하며 <비상시의 기도문>을 남긴 시인이다. <인간은 아무도 섬이 아니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로 이름난 시인이다. 유명 작가인 필립 얀시가 존 던의 시를 묵상하고 기도문을 남겼다. 20대에 필립 얀시를 많이 읽었고, 필립 얀시를 통해 존 던의 책도 몇 권 읽었다. 둘 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다. 한밤을 걷는 기도는 얀시의 이전 작품과 많이 다르다. 설명이 줄고 감상이 많아졌다. 천천히 읽으며 참 좋았다.
태양이 떠오를 때 누가 바라보지 않으며, 유성이 하늘을 가로지를 때 누가 올려다보지 않겠는가? 종소리가 날 때 무슨 일인가 하여 귀 기울이지 않는 이가 있는가? 내가 듣는 이 종소리는 내 자신의 일부가 이 세상에서 사라짐을 의미한다. 인간은 아무도 고립되고 독자적인 섬이 아니다. 흙덩이 하나가 바닷물에 씻겨 내려가면 유럽이 그만큼 작아진다. 곶이 쓸려 나가든 친구나 내 소유의 영지가 쓸려 나가든 마찬가지다. 나는 인류의 일부이기 때문에 어느 누구의 죽음에도 나는 그만큼 줄어든다.
  그러니 누구를 위해 종이 울리는지 알려고 하지 말라. 종은 그대를 위해, 나를 위해 울리는 것이다.

145. 리페어 컬처 (볼프강 헤클, 251) / 인문
  리페어 컬처는 수리해서 쓰는 문화를 말한다. 저자는 새로운 제품을 바꾸지 말고 계속 고쳐 쓰자고 한다. 그래야 자원을 아끼고 지구를 살리기 때문이다. 실제로 책에는 저자가 물건을 고쳐 쓰는 이야기가 가득하다. 고쳐 쓸수록 지구가 살아난다. 나도 물건을 잘 사지 않는다. 가능하면 고쳐 쓰려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이 책에 공감하는 사람이 적을 것이다. 개발과 생산 중심의 소비가 주류 문화가 되었기 때문이다. 고쳐 쓰는 문화가 이루어지면 좋겠다.

144. 그 가공할 힘 (C. S. 루이스, 669) / 공상 소설
  루이스는 지구 밖에 <그 가공한 힘>이 있다고 정말 믿었을까? 우리가 모르는 능력이 우리에게 영향을 준다고 생각했을까? 이 책은 C. S. 루이스가 쓴 우주 3부작 마지막 편이다. 1, 2편은 논증이 많았다. 논증이 너무 재미있어서 쏙 빠져들어 읽었다. 3편인 그 가공할 힘1, 2편과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선의 세력과 어둠의 세력이 세인트 앤이라는 공동체와 국가공동실험연구소라는 집단으로 나뉘어 싸운다. 싸움이 이루어지는 과정은 현실을 잘 반영해서 좋았지만, 결정적 장면에서 마음이 끌리지 않았다. 나도 나름 루이스 마니아인데 이 책은 별로였다. #루이스에_미친_정인영은_좋다고_했다.

143. 청소년을 위한 장준하 평전 (신명철, 208) / 청소년
  3년 전에 장준하 탄생 100주년 기념으로 나온 민주주의의 등불 장준하을 읽고 마음이 울렁였다. 이 책은 문체가 묵직하고 깊어 마음이 더 움직였다. 오랫동안 장준하 선생님을 마음에 품고 살았던 저자의 마음이 느껴졌다. 장준하 선생은 나라를 위해 눈에 불을 켜고자신을 내던졌다. 선생은 옳은 일이라 생각하면 앞뒤 가리지 않고 나섰다. 일본군 학병으로 지원, 츠카다 부대를 탈출하여 6000리나 떨어진 임시정부를 찾아갔다. 광복군으로 OSS(CIA의 전신)에 소속되어 훈련을 받았지만, 광복이 되어 김구 선생과 함께 개인 자격으로 고국에 돌아왔다. 이승만을 비판하다가 정치에 나섰고, 박정희를 비판하다가 돌아가셨다. 백성이 주인 되는 세상을 위해 자신을 내던진 분의 삶을 읽으며 잘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142. 죽음준비교육 20(김옥라 외, 384) / 인문
  <삶과죽음을생각하는회>에서 죽음을 준비하는 교육 20강을 소개한 책이다. 죽음과 관련한 내용을 다루는 교수, 협회, 의사, 상담소장 20명이 한 꼭지씩 썼다. 죽음에 대한 다양한 자료를 찾는 분에게 알맞은 책이다. 도움이 되는 내용이 꽤 있는데 단순하게 자료를 정리한 분도 두세 명 보인다.

141. . . 마음입니다. (박혜선 외, 138) / 동시
  초청할 작가를 찾다가 이묘신, 박혜선 두 분의 책을 읽었다. 두 분이 쓴 동시는 나와 안 맞다. 두 분이 쓴 이야기책은 괜찮은데 시는 역시 아이들이 솔직하게 쓴 시가 더 좋다.

140. 강아지 시험 (이묘신, 78) / 3학년 이상
  선후가 친구 미나네 강아지를 얻으려면 시험에 통과해야 한다. 미나가 강아지를 주기 싫어서 시험 보는 줄 알았는데 사실은 강아지를 기르기 위한 기본 지식을 알아보는 시험이었다. 아이들이 좋아할 내용이다.

139. 호빗 (톨킨, 387) / 중학생 이상
  우리반 아이에게 권했는데, 앞부분 읽다가 관뒀다. 좋은 작품은 앞부분에 설명과 묘사가 많아서 읽기 어렵긴 하다. <북이십일>이라는 출판사에서 톨킨 판권을 모두 사들여 새롭게 낸 책이라 다시 읽었다. 호빗은 다시 읽어도 재미있다. 물론 책 많이 읽지 않은 분은 묘사가 많아서 읽기 어려울 수도 있다.

138. 공룡별에 놀러 와 (백은석, 유혜린, 140) / 3학년 이상
  공룡을 주인공으로 삼아 배려, 용기, 우정 등의 가치를 알려주는 책이다. 공룡이 나오는 책이고, 가볍게 이야기가 이어져서 아이들이 쉽게 읽겠다. 가볍고 편안한 책이다.

137. 어떻게 죽을 것인가 (아툴 가완디, 400) / 인문
  나는 장기 기증을 했다. 시신도 기증했다. 시신을 돌려받지도 않겠다고 했다. 실습용이나 연구용으로 마음대로 쓰라고 했다. 부모님도 장기와 시신을 기증했고 시신을 돌려받지 않기로 했다. 부모님이 돌아가셔도 장례식을 하지 않고, 묘지나 납골당도 만들지 않는다. 이 땅에서 아름답게 살려고 노력하다가 깔끔하게 사라질 것이다. 부모님이 많이 아파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오더라도 심폐소생술, 항암치료 등을 받지 않기로 약속했다. 우리 가족은 <죽음>을 부정하거나 미루지 않고 먼저 생각했다. 어떻게 죽을 것인지 의논하고 결론을 내렸다. 대부분 사람은 그렇지 않은가 보다.
  이 책은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을 다루었다. 우리 가족이 미리 생각한 내용이다. 그런데도 거의 40쇄가 팔렸다. 저자가 사는 미국에서도 죽음을 준비하는 사람이 적나 보다. 의사에게 맡기고, 회복 확률이 적은 수술을 하고, 인생을 마무리할 기회를 갖지 못한 채 의료기기에 매여 죽어가는 사람이 훨씬 많다. 저자가 인도 출신 의사라서 인간다운 죽음을 주장하는 글을 쓴 것 같다.
  죽음을 의사가 결정하게 할 수 없다. 그러면 안 된다. 실낱 같은 희망을 붙들기보다 죽음을 준비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가족과 마지막 시간을 갖고, 인간답게 떠나는 게 낫다. 살아나려고 버티는 것보다 깔끔하게 떠나는 게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이 책이 내게는 도움이 되지 않았지만,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책뜰안애 오는 분께 이 책을 드려야겠다.

8월에 읽은 책 4681쪽 (2021년 38448쪽)

136. 기억전달자 (로이스 로리, 310) / 중학생 이상
  정말 정말 좋아하는 청소년 책이다. 청소년이 꼭 읽어야 할 책이라 생각한다.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과 함께 읽으면 더욱 좋다. 기억전달자에 대해서는 자주 소개했기 때문에 더 소개하지는 않겠다. 꼭 읽어보시라!!

135. 어느날 구두에게 생긴 일 (황선미, 118) / 4학년 이상
  말이 없고 소심한 아이가 친구들에게 조금씩 다가가며 용기를 내는 이야기다. 황선미 작가 책을 참 좋아하는데, 이 책은 어른의 시각이 드러나는 책이라는 생각이 많았다. 아이 눈높이에 맞게 쓰면 진지함과 교훈이 사라지고,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을 쓰면 눈높이에 맞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참 좋은 내용인데, 왜 다르게 받아들였는지 모르겠다.

134. 천 개의 파랑 (천선란, 374) / 고등 이상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대상을 받은 책이다. 과학문학상이라? 과학 소재로 쓴 문학인지, 이야기로 과학을 말하는 건지 궁금하다. 책을 읽어보니 작가는 문학가라기보다는 과학자이다. , 문장을 쓰는 능력은 확실히 문학 쪽이다. 정말 문장을 잘 쓴다. 특히 여성이 관계에서 느끼는 마음을 정~말 잘 표현했다. 문장을 읽는 것만으로도 책값을 했다고 본다.
  그러나 문학의 눈으로 보면 부족한 점이 있다.
  첫째, 인물의 개연성이 부족하다. 주요 인물이 고2 정도의 학생들인데 너무 성숙한 모습을 보여서 비현실적이다. 인물의 성격, 행동, 만남이 툭툭 끊어진다. 인물 아이디어를 준비해놓고 책 한 권에 다 넣었으나, 잘 연결하지는 못했다. 조금 더 익혀서 책을 냈다면 정말 좋은 책이 되었을 것 같다.
  특히, 여성의 관계를 표현하는 능력이 탁월한 반면 남성의 중요도가 떨어진다. 남성을 주변화시켰다. 핵심 인물로 등장하는 보경(어머니)의 남편은 죽는다. 연재를 고용했던 점장은 연재를 해고할 때와 나중에 연재가 부탁할 때 한 번만 나온다. 남성 기자는 연재와 은혜의 부탁에 몇 달이나 고생하며 준비한 기사를 포기한다. 지수의 아빠는 지수에게 부품을 주는 역할로만 나온다. 대기업 사장 부인인 지수 엄마가 연재네 엄마와 함께 밥 먹자고 말할 정도가 되는데도 아빠는 나오지 않는다. 말 관리자도 잠깐 큰소리치다가 쭈그러든다. 작가가 여성으로 살아오면서 느낀 마음을 표현하려 한 것 같다. 남성이 나오지 않거나, 중요한 역할을 맡지 않아도 괜찮다. 그러나 이 책은 작가가 여성을 다룰 능력이 탁월한 반면, 남성을 표현할 능력이 없어서 남성을 뺐나?’ 하는 마음이 들게 해서 아쉽다.
  둘째, 주제의식이 탁 드러나게 썼다. 주제가 빤히 들여다보여서 문학성이 부족해 보인다. 인간의 자리를 기계가 대신하는 것, 빈부 격차가 가져오는 우월감이나 박탈감, 장애, 이익을 위해 동물을 괴롭히는 것, 점점 더 자극적인 것을 찾는 모습을 드러낸다. 여러 주제를 담았으나, 제대로 다루지는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 인물의 성격과 사건을 툭툭 끊어지게 표현한 것처럼 주제도 툭툭 끊어진다.
  조금 더 익었으면 좋았을 소설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앞에서도 말했듯이 문장만으로도 읽을만한 책이다. 특히 승마 로봇으로 나오는 콜리가 매력적이다. 콜리는 등장인물이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로봇이다. 그래서 선입견 없이 마음을 털어놓는 대상이 된다. 콜리를 만나는 사람은 자신을 들여다보게 된다. 콜리는 조정자, 중재자 역할을 한다.
  나는 나이가 들면 이런 사람이 되어야지~ 했던 모습이 있다. 내가 생각한 모습이 콜리와 비슷하다. 찬찬히 이야기를 들어주고, 담담하게 툭 문장을 던져주는 사람. 상대가 그 말을 듣고 고민하게 하며, 때로는 깨닫게 하는 사람! 천 개의 파랑에서 콜리가 사람을 대하는 모습, 콜리가 하는 말을 읽는 것만으로도 읽을 가치가 있다.

133. 아나뱁티스트의 역사 (코넬리우스 딕, 620) / 기독교
  아나뱁티스트(재세례파)의 역사를 소개하는 책이다. 국가교회, 권력이 된 교회의 명령보다 하나님의 명령을 귀하게 여긴 분들의 역사를 보았다. 각 지역의 역사를 읽는 게 지루하기도 했지만, 진리를 위해 생명을 아끼지 않은 분들의 삶이 참 귀했다. 힘들고 어려웠을 텐데 어떻게 맞섰는지! 공동체를 먼저 생각하고, 자연에 어울려, 시대에 뒤서는 모습으로 살았던 분들이다. 다만 오타가 지나치게 많다. 대장간 책은 오타가 많아서 거슬린다.

132. 오늘을 위한 레위기 (김근주, 639) / 기독교
  김근주 교수가 쓴 레위기 해설이다. 구조를 분석하고, 성경학자들의 의견을 정리하고 반박하며, 원어의 뜻을 풀이하여 설명한다. 레위기를 공부하기에 정말 좋은 책이지만, 꼼꼼하게 해설한 책을 읽지 않았던 분들에겐 힘들 수 있다. 이런 책을 읽는 그리스도인이 많아지면 좋겠다. 그동안 내가 알던 레위기가 다르게 다가왔다. 이미 끝나버린 제사 제도를 써놓은 책이 아니라 오늘도 영향을 주는 은혜의 말씀이다.

131. 천 개의 찬란한 태양 (할레드 호세이니, 577) / 고등학생 이상
  아프가니스탄 여성이 겪었던, 이제 다시 겪을 수도 있는 삶을 이야기한다. 르완다 내전을 겪은 소녀의 이야기 천 개의 언덕이 생각났다. 전쟁, 죽음, 난민, 절망을 다룬 두 책이 <천 개의>라는 말로 시작한다. 르완다에 있는 천 개의 언덕, 아프가니스탄에 있는 천 개의 태양이 왜 피로 물들어야 했을까? 슬프다. 어릴 때의 찬란한 꿈이 무너지며 겁에 질린 피해자로 살아야 하는 여성들의 삶이 참으로 안타깝다. 내가 아이 몇 명 도울 힘밖에 없어서 슬프다. 진짜 힘 있는 사람은 가난하고 약한 사람에게 관심이 없을까?

130. 박완서 (유은실, 69) / 4 이상 위인전
  유은실 작가가 박완서 작가를 소개하는 위인전을 썼다. 참고도서 16권 대부분 박완서 작가가 쓴 글이다. 두 권은 박완서 작가의 딸이 쓴 책이다. 참고도서를 읽으며 준비하는 동안 유은실 작가가 기뻤을 것 같다. 그립기도 했을 테고. 작가가 좋아하는 작가를 위인전으로 쓰는 마음이 어떨지 궁금하다.

129. 낭비하지 않는 기도 (정기원, 252) / 기독교
  해군군종목사가 기도하자고 말하는 책이다. <기도>에 대한 40가지 생각을 담았다. 기도하자는 내용이다. 내용이 쉬워서 초신자, 기도하려는 분에게 맞겠다. 다만 예수님이 습관처럼 기도하셨다는 내용을 설명하며 감람산을 큰 맘 먹고 가야 하는 산(50)이라 한 건 틀린 내용이다. 감람산은 안식일에 가기에 알맞은 거리(1:12, 900m)에 있는 산이다.

128. 차대기를 찾습니다. (이금이, 135) / 4학년 이상
  성은 차, 이름은 대기. 차대기가 일상에서 겪는 이야기이다. 친구 관계, 반려동물 (기르기), 부모와 자녀 사이의 관계를 다루었다. 아이들이 겪는 일상을 세밀하게 잘 드러냈다.

127. 금단현상 (이금이, 127) / 4학년 이상
  이금이 작가 단편 모음집이다. 기존 단편 <꽃이 진 자리>, <한 판 붙어 볼래?>, <금단 현상>, <십자수><임시 보호>를 새롭게 넣어 개정판으로 냈다. 따뜻한 이야기이다. 책 제목으로 쓰인 <금단현상>, 인터넷이 끊긴 뒤에 생기는 금단현상을 해결하는 방식이 좋았다. 2학기에는 단편으로 국어 수업해야겠다.

126. 주기율표 (프리모 레비, 383) / 대학생 이상
  20년 전에 홀로코스트를 겪은 작가를 많이 읽었다. 아우슈비츠에서 돌아오는 과정을 쓴 이것이 인간인가도 읽었다. 주기율표이것이 인간인가를 쓴 프리모 레비가 썼다고 보기 어려운 책이다. 홀로코스트 유대인 생존자가 아니라 화학자로 쓴 책이다. 물론 레비가 겪었던 이야기가 많기에, 1940~1945년 이야기도 있다. 살아서 돌아온 뒤에 먹고살려고 발버둥 친 과정도 담겼다.
  이 책은 구성이 독특하다. 주기율표에서 21가지 원소를 골라, 관련된 21가지 이야기를 단편으로 담았다. 레비가 겪은 일도 남다르고, 글을 쓴 방식도 남다르고, 내용도 남다르다. 겪은 이야기, 다양한 사실, 상상을 엮어 쓴 놀라운 책이다. 특히 주기율표 23번 바나듐에 얽힌 이야기만으로도 책값을 했다고 본다. 추천한다.

125. 다시 찾아간 나니아 (샤나 코히, 437) / 나니아 해설
  나니아 연대기로 수업한 내용을 강의하려고 다시 읽었다. 나니아 연대기 해설서 중에 가장 깊고 어려운 책이다. 다양한 관점에서 나니아 연대기를 해설했다. 그리스도인의 관점 외에도 비그리스도인, 여성의 관점, 동방정교회의 관점 등이 다양하게 들어있다. 내게는 가장 도움이 되는 책이었으나, 다른 분에게는 조금 어려울 것 같다.

124. c. s. 루이스의 눈으로 나니아 읽기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 (크리스틴 디치필드, 128)
  『사자와 마녀와 옷장을 해설한 책이다. 사자와 마녀와 옷장으로 수업하거나, 공부하거나, 더 알고 싶은 분이 읽으면 좋겠다. 괜찮은 책이다.

123. 나니아 나라를 찾아서 (홍종락정영훈, 223) / 중학생 이상
  전문 번역가(홍종락)와 문학평론가(정영훈)가 나니아 연대기를 해설한 책이다. 홍종락 번역가는 아슬란과 나니아를 키워드로 설명했고, 정연훈 평론가는 나니아 연대기 각 권을 차례로 해설했다. 나니아 연대기로 자녀나 학생을 가르치고 싶은 분에게 도움이 되는 책이다.

122. 사자와 마녀와 옷장 (C. S. 루이스, 225) / 4학년 이상
  한때 나니아 연대기 시리즈에 빠져 살았다. 교실에서 읽어주기도 했다. 캠프도 했었는데, 안 읽은 지 5년 넘은 거 같다. 다시 읽었는데 감각이 살아난다. 너무 좋다. 올해 우리 반 폭발하는 아이에게 추천했는데 아이가 재미있다며 다음 책도 꺼내 읽었다. 오랜만에 다시 읽어보니, 역시 루이스가 굉장하다는 생각이 든다.

7월에 읽은 책 3997쪽 (2021년 33767쪽)

121. 성경 지리 주석 (배리 베이첼 편집, 451) / 기독교
  예수님이 태어나고 자라고 다녔던 장소를 중심으로 해설한 주석이다. 지리와 역사를 바탕으로 성경을 사실에 맞게 해설하려고 노력했다. 지도와 사진이 예수님이 살던 당시 현장으로 데려가는 것 같다. 복음서 이야기가 펼쳐진 장소를 알면 예수님이 겪은 일을 사실에 가깝게 이해할 수 있다. 성경 공부에 도움이 되는 책이다. 이런 책을 읽는 평신도가 많아지면 교회가 더 건강해지리라 생각한다.

120. 아홉 살 인생 공부 (원유순, 81) / 3학년 이상
  힘찬이와 당찬이는 아홉 살 쌍둥이다. 늘 싸우기만 하더니 아홉 살이 되면서 조금씩 달라진다. 학교에서 친구와 지내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나타났다. 좋은 책이다.

119. 우주호텔 (유순희, 55) / 4 이상
  짧아서 읽기 쉬운데 빨리 넘기지 못하겠다. 내용이 참 좋다. 폐지 주우며 땅만 보는 할머니가 하늘을 바라보며 친구를 갖는 이야기다. 따뜻하고 사랑스럽다. 아이보다 어른이 읽어야 할 내용을 담았다.

118.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김원영, 317) / 장애
  『장애신학을 읽을 때처럼 새로웠고 충격을 받았다. 나는 장애인을 대하는 태도가 친절하고 그분들의 마음에 민감한 편이다. 책도 좀 읽었다. 그런데도 이 책은 장애에 대해 모르는 내용이 참 많았다. 미처 생각하지 못한 내용, 고민하지 않았던 내용이 들이닥쳤다. 장애인을 실격당한 자들이라 부르는 장애인 학자의 글이 머리와 가슴을 한 대 치는 것 같다. 참 좋은 책을 만났다.
친절한공무원은 사회복지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설계된 질문을 던진다. 그 질문 앞에서 서비스를 받는 장애인은 장애라는 신체적, 정신적 특성으로만 표현될 뿐이다. 그런 신체적, 정신적 특성과 반응하며 수십 년을 살아온 한 사람의 삶은 이 과정에서 삭제된다. (188)

117. 우투리 하나린 (문경민, 246) / 5 이상
  가족을 다 잃은 하나린이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악의 세력은 보기보다 강하고, 선한 사람은 약해 보인다. 그래도 희망을 가져야 할까? 오래전부터 읽은 하나린 시리즈가 한 권씩 나올 때마다 이렇게 이야기가 되는구나!’ 하며 감탄한다. 5권은 언제 나올까?

116. 국어 시간에 소설 써봤니? (구자행, 243) / 중등 글쓰기
  이상석 선생님을 만난 것 같다. 고등학교에서 학생들 마음을 담은 글이라니~ 아무에게도 털어놓지 못할 이야기를 스스로 쓸 마음을 어떻게 일으키셨을까? 가장 좋은 건 친구들의 글, 한 사람이 용기 내면 다른 친구도 용기를 내서 쓴다. 그 과정을 알기에 이 책이 정말 귀하다. 학생들 글을 읽어주기만 해도 자기 이야기를 쓰고 싶은 마음이 들겠다. 정말 좋은 책이다.

115. 국어 시간에 시 써봤니? (구자행, 191) / 중등 시 쓰기
  고등학교 국어를 가르치는 구자행 선생님이 국어 시간에 학생들과 시를 쓴 이야기다. 좋아하는 내용은 자꾸 보게 되는데, 시를 가르치는 책이 그렇다. 고등학생이 쓴 시가 참 좋다. 선생님은 초등학생이 쓴 시를 고등학생에게 읽어주셨는데, 고등학생이 쓴 시를 초등학생에게 읽어줘도 되겠다. 참 좋다.

114. 로마에서 24시간 살아보기 (필립 타티작, 350) / 역사
  2000년 전 로마에서 살았던 24명의 일상을 소개하는 책이다. 서로 다른 직업을 가진 24명이, 다른 시간대에, 로마의 곳곳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위인이나 주요 사건을 나열하는 방식의 역사가 아니어서 새로웠다. 이 책을 읽으면 로마 관련 내용을 이해하기 쉽다.

113. 상페의 어린 시절 (장 자크 상페, 284) / 대담
  프랑스의 이름난 작가 <장 자크 상페>와 대담한 내용이다. 외로운 아이를 감추고 장난꾸러기 아이로 살아간, 부모의 사랑을 거의 받지 못하고 살았던 이야기가 마음에 들어왔다. 150쪽 이후에는 상페가 그린 그림이 쭉 나온다. 바닷가에 홀로 선 아이 그림이 많다. 그림에서 아이 마음이 느껴졌다. 상페가 자신을 그린 것 같았고, 나 같다는 생각도 했다.

112. 환영과 처형 사이에 선 메시아 (애덤 원, 336) / 기독교
  예수님의 마지막 1주일을 쓴 소설이다. 당시 시대 분위기에 맞게 인물을 설정해서 진짜 그때 일어났을 것 같은 일로 썼다. 특히 빌라도와 가야바의 계략이 눈에 확 들어온다. 완전히 새로운 관점인데, 정말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고 복음서를 보면 이해가 잘 되겠다.

111. 깜둥 바가지 아줌마 (권정생, 191) / 동화
  권정생 선생님 동화는 슬프다. 힘겹게 살아간 사람들 이야기다. 요즘 아이들이 공감하기 어려운 내용이다. 나는 공감이 된다. 작고 약하고 힘겹게 사는 분들의 삶이 느껴진다. 권정생 선생님 글을 읽으면 슬픈데 계속 읽게 된다.

110. 부서진 사람 (피터 맘슨, 543) / 평전
  브루터호프 공동체를 섬긴 하인리히 아놀드의 생애를 다룬 책이다. 20년 전에 요한 크리스토프 아놀드(하인리히 아놀드의 아들)가 쓴 책(왜 용서해야 하는가)을 읽고 너무 좋아서 아놀드집안의 책을 몇 권 읽었다. 읽는 책마다 좋았다.
  『부서진 사람은 올해 최고의 책으로 꼽을 만하다. 제목부터 마음에 들었다. 올해 만난 아이들 때문에 마음이 부서졌기 때문이다. 산둥수용소!’ 하고 놀라며, 웃으며 읽었다면, 부서진 사람은 묵직한 마음으로, 아놀드의 겸손과 인내와 헌신에 놀라며 읽었다. 그리스도인이라면 무조건 읽으라고 권한다.

109. 가벼운 공주 (조지 맥도널드, 190) / 3 이상
  판타지 소설의 아버지로 불리는 조지 맥도널드가 쓴 동화이다. 공주가 저주를 받아 몸무게를 잃으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다. 독특한 발상에 아름다운 결론이 돋보인다. 올해 만난 아이들이 워낙 가벼워 이 책을 읽어주었는데, 몸무게를 잃은 공주가 보여주는 모습이 딱 우리반 누구 같아서 아이들이 즐겁게 들었다.

108. 도시의 의미 (자끄 엘룰, 333) / 기독교
  창세기 416~24가인의 후손을 공부하다가 도시의 의미가 생각났다. 가인의 후손이 성을 쌓는 이야기에서 <도시>가 떠올랐고, 자끄 엘룰이 도시를 해설한 책을 다시 읽었다. <도시>를 다룬 1(건축자들)2(도시에 울린 뇌성)은 참 좋았다. 탁월했다. 오래전에 나온 초판이 그대로 절판되어 해석이 껄끄러웠던 점도 있지만, 자크 엘룰이 글을 어렵게 쓰기 때문이기도 하다. 20대에 뒤틀려진 기독교를 읽고 충격을 받아 자크 엘룰 팬이 되었고 그의 책을 일곱 권쯤 읽었다. 꾸준히 읽어야 할 작가이다.

107. 짱구네 고추밭 소동 (권정생, 186) / 동화
  권정생 선생님 동화는 내게 힘을 준다. 가난한 이웃들 이야기가 마음에 들어온다. 아이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좋아하지 않을 것 같은 이야기다. 권정생 동화 좋아하는 아이도 많았는데 지금 학교에서는 만나기 어렵다.

6월에 읽은 책 3443쪽 (2021년 29770쪽)

106. 소녀는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레이철 시먼스, 394) / 고등 이상
  우리 반 여학생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읽었다. 책 읽고 토론하고 고민한 날이 길어서 대부분 아는 내용이었다. 그래도 다시 읽으니 좋다. 내 마음이 여성스럽다는 걸 다시 확인했고, 읽으면서 위로를 받았다. 다른 사람 눈을 의식하고, 그럴듯해 보이는 모습으로 살아가려는 여성들 마음을 아주 조금은 이해했다. 우리 반 소녀들은 몇 년 더 지나야 이 책에서 말한 고민을 할 것 같다.

105. 배추 선생과 열네 아이들 (탁동철, 255) / 교실 동화
  탁동철 형이 교실에서 아이들과 겪은 일을 동화를 냈다. 슬슬 장난치며 아이들을 이끌어가는 형의 모습이 여유롭다. 아이들이 욕하고 싸우거나 재미난 일을 벌일 때마다 아이들과 의논해서 규칙을 정하고, 아이들이 해보게 한다. 형은 아이들 뒤를 슬슬 따르며 어떻게 되나 지켜본다. 아이들을 믿고, 마음에 여유가 있기에 이루어가는 교실 모습이다. 몇 이야기는 이전에 쓴 책에 나온 내용이고, 몇 이야기는 새로운 내용이다. 산에 사는 들개를 잡는 이야기는 뮤지컬로 만들어 공연도 했다고 한다. 이게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니 참 놀랍다!

104. 2015 가족여행기 (책벌레 가족, 237)
  2015년 여름방학에 27일 동안 독일, 스위스, 프랑스를 여행하며 두 아이와 함께 쓴 여행기다. 이곳에도 종교개혁 관련 장소가 있어서 읽었다. 국외여행 그만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걸 읽으니 다시 가고 싶다.

103. 2013 가족여행기 (책벌레 가족, 175)
  2013년 여름방학에 26일 동안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를 여행하며 두 아이와 함께 쓴 여행기다. 공부 모임에서 종교개혁가를 공부하는데 관련 장소를 다녀온 기록이 있어서 읽었다. 기록으로 남겨놓지 않았으면 잊혀질 이야기가 다시 생각났다.

102. 16세기 종교개혁 이전 참교회의 역사 (권현익, 571) / 기독교
  보통 개신교의 역사를 예수님 초대교회 중세 천주교 종교개혁과 그 이후로 본다. 중세 천주교 시대에 대가 끊겼다가 종교개혁가들이 소생시킨 것처럼 설명한다. 이 책은 역사에 제대로 기록되지 않은 교회의 역사를 찾아내어 소개한다. 발도인들, 바울인들, 카타르인들, 알비인들이 초대교회 가르침을 이어받아 참교회 역사를 이어왔다고 주장한다. 대부분 교황과 무리가 마니교 이원론을 믿는다고 이단으로 지목해서 죽이고 쫓아낸 사람들이다. 저자는 이들이 이단이 아니었다는 증거를 제시하며 이들이야말로 참교회의 역사를 이어온 증인이라 한다. 읽고 저자의 주장에 동의했다.

101. 망나니 공주처럼 (이금이, 87) / 4 이상
  몇 번이나 읽은 책, 다시 읽어도 좋은 책. 여름방학 독서 연수를 준비하며 다시 읽었다. 역시 재미있다. 토론할 내용이 많다. 참 좋다.

100.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조너선 사프란 포어, 489)
  200쪽까지 읽기 힘들었다. 300쪽을 넘어서면서 마음에 들기 시작했고 350쪽을 지나면서 너무 좋았다. 갑자기 아빠를 잃은 아이가 슬픔을 이겨내는 이야기이다. 남편을 잃은 엄마가 보여주는 모습이 아름답고도 슬펐다. 이런 엄마가 많아진다면 아이들이 어떤 어려움을 만나도 잘 이겨낼 것 같다. 참으로 좋은 책을 만났다. 다만 길고 지루하게 느껴지는 앞부분을 지나가야 보석을 만난다.

98~99. 거기, 내가 가면 안 돼요? (이금이, 292, 302) / 청소년
  두 여성의 삶을 통해 일제강점기를 살았던 분들의 고통과 소망, 기쁨과 슬픔을 나누는 책이다. 작가의 마음에서 오랫동안 자라난 글이라 했다.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다. 중고등학생들과 읽고 이야기하면 좋겠다. 다만 이금이 작가의 이전 글과 달리 설명하는 말투가 조금 많다. 설명을 묘사로 바꾸면 책이 너무 길어지기 때문인 것 같다. 길게 길게 늘여서 <토지> 같은 작품으로 써도 좋겠다.

97. 왜 동물원이 문제일까? (전채은, 185) / 중등 이상
  <00이 문제일까?>라는 제목으로 펴내는 시리즈 중 한 권이다. <10대에게 들려주는 동물원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었다. 동물원의 역사, 변화 과정, 동물을 대하는 방식의 문제점과 대안을 제시한다. 동물원의 부정적 내용을 많이 다루었다. 학생들이 동물에 관심이 많으므로 함께 이야기하면 좋을 책이다. <삼척시 청소년 독서토론대회>를 위해 읽었다.

96. 울리는 수업 (권일한, 260) / 교육
  곧 나올 책 교정을 봤다. 수십 번 쓰고 고친 원고를 몇 달 만에 다시 낯설게 읽었다. 마음을 울리는 책이 되면 좋겠다.

95. 지하생활자의 수기 (도스토옙스키, 198) / 문학
  중학생 독서동아리에서 읽었다.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학생들과 이야기하다가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다. 장동민 교수님의 실존주의 강의가 도움이 되었다. 10년 전에 읽었으면 실존주의에 관해 공부했을 텐데 지금은 아니다. 열의가 줄어들었다.

5월에 읽은 책 3981쪽 (2021년 26327쪽)

94. 꽃을 보듯 너를 본다 (나태주, 183) / 시 모음
  풀꽃 시인 나태주 선생님의 시 모음집이다. 따뜻한 눈으로 세상을(특히 자연과 사람을) 바라보아서 좋다. 임길택 선생님과 더불어 좋아하는 교사 시인이다.

93. 당나귀 실베스타와 (윌리엄 스타이그, 55)
  당나귀 실베스타는 우연한 기회로 좋은 꿈을 꾸다가, 갑자기 들이닥친 어려움에 놀라 자기 자신에게 갇혀버린다. 한 해가 지나 사람들이 더 이상 실베스타를 기억하지 않을 때, 실베스타의 부모가 우연히 실베스타를 제자리로 돌아오게 만든다. 짧은 이야기에 생각할 내용을 많이 담은 책이다.

92. 1세기 교회 예배 이야기 (로버트 뱅크스, 73) / 기독교
  1세기 로마의 가정집에서 그리스도인들이 예배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당시 로마의 생활 모습에 맞춰 인사하고, 음식을 나누고, 이야기하고, 헤어지는 모습을 담았다. 교회가 어떤 모습인지 알려주는 좋은 책이다.

91. 조선의 멋진 신세계 (김양식 외, 288) / 역사
  억압받으며 고통 속에 살았던 민중이 멋진 신세계를 꿈꾼 이야기이다. 미륵불 사상에 빠지거나, 천주학에 빠지거나, 동학으로 세상을 뒤집기 원했던 사람들! 안타깝고 슬펐다. 현실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들이 꿈꾼 세상은 결국 오지 않았다. 마지막 장 <다산이 다스린 사회>가 이루어졌다면 진짜 멋진 신세계일 텐데 다산은 한 명뿐이고, 다산이 고치려 한 대상은 너무나 많았다.

90. 아름다운 아이 크리스 이야기 (R. J. 팔라시오, 143) / 5학년 이상
  어릴 때부터 어기(아름다운 아이 주인공)를 알았던 크리스의 하루이다. 물건을 잘 챙기지 못해서 혼란스럽게 시작한 아침부터 당황스럽고 힘겨운 일이 계속 일어난다. 따뜻하고 재미있지만, 아름다운 아이나 줄리안 이야기보다는 몰입도가 낮았다. 그래도 재미있다

89. 아름다운 아이 줄리안 이야기 (R. J. 팔라시오, 143) / 5학년 이상
  아름다운 아이 시리즈 두 번째 이야기다. 도서관에서 읽다가 갑자기 훅 눈물이 나는 바람에 혼났다. 떠드는 아이들 곁에서 혼자 훌쩍이는 모습이라니~! 전편인 아름다운 아이는 안면 기형인 어기가 아름다운 모습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다. 이번 책은 줄리안이 어기를 받아들이는 과정을 담았다. 줄리안이 어기를 싫어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읽으며, 줄리안의 부모님이 보여주는 고상한 듯 보이지만 이기적인 모습을 보며 '작가가 어떻게 회복을 보여주려나?' 궁금했다. 그런데 갑자기 훅~! 이건 정말 최고다.
과거를 돌아보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하다 보면,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잘 보이지 않는 법이거든. (136)

88. 아름다운 아이, 샬롯 이야기 (R, J, 팔라시오, 208) / 5학년 이상
  아름다운 아이 후속편 중 한 권이다. 어기의 '환영 친구'인 샬롯의 우정을 보여준다. 여학생들의 오묘하고 복잡한 관계를 세밀하게 풀어냈다. 여학생들의 심리가 어떤지 이 책을 통해 조금 더 이해하게 되었다. 참 좋은 책이다.

87. 하늘을 달리는 아이 (제리 스피넬리, 248) / 중학생 이상
  책벌레가 정말정말 진짜로 좋아하는 책이다. 좋은교사 독서 연수 대상 도서로 정해서 다시 읽었다. 역시 대박이다. 어떻게 이렇게 글을 쓰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다만 책에 여백이 많아 단순하게 읽으면 그저 그런 책으로 보일 수도 있다. 내겐 토론거리가 넘쳐나는 책이지만……

86. 그 틈에 서서 (박윤만, 430) / 기독교
  누워서 설렁설렁 읽으려다가 어이쿠!’ 놀라 밑줄 그으며 읽었다. 참으로 좋은 책을 만났다. 그동안 읽은 기독교 서적은 비슷한 내용에 약간씩 다른 설명이 많았다. 이 책은 저자가 자신의 눈으로 성경을 설명한다. 프레드릭 뷔크너를 볼 때처럼 새로웠다. <생명이 틈으로 시작한다>는 프롤로그도 좋았고, <동터 올 나라를 기다리며>라는 제목으로 설명한 구약이 진짜 좋았다. <이미 도래했으나 아직 완성되지 않은 나라>라는 제목의 신약도 좋았다. <이미와 아직, 그 사이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이라는 마지막 장이 그나마 보통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사실 이 부분도 좋았다. 성경에 관심있는 분이라면 꼭 읽으라고 권해드린다.

85. 사이공에서 앨라배마까지 (탕하 라이, 287) / 중학생 이상
  시 형식으로 쓰인 2012 뉴베리상 수상작. 베트남이 북쪽 월맹군에게 무너질 때 주인공 가 베트남을 탈출하여 미국에 정착하는 과정을 썼다. 나라를 잃는 슬픔과 고통, 새로운 곳에 적응하는 두려움과 어려움을 시에 잘 담았다. 처음 읽을 때 참 좋았는데, 다시 읽어도 좋다. 나는 글에 여백이 많은 책을 좋아한다. 참 좋은 책이다.

84. 인간 탐구 수업 (서순범, 299) / 기독교
  저자 소개에 정원국제학교를 설립하고, 비평적 소설 읽기를 가르치는 분이라 한다. 위대한 개츠비,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비롯해 그리스인 조르바, 제인 에어등 고전으로 불리는 책 12권을 비평한다. 문학 해설로 출발하다가 기독교 세계관으로 문학 작품을 비평하는 내용이다. 작품을 이해하는 폭을 넓게 해준다. 책에 소개하는 고전을 읽을 때 함께 읽으면 좋은 책이다. 다만 문학 작품을 검열하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단순하게 성적인 문제죄악에 대한 옹호를 말하지 말고, 더 깊이 다뤄주었으면~ 했다.

83. 산둥수용소 (랭던 길키, 473) / 빛나는 책
  대여섯 번 읽었는데, 또 읽어도 좋다. 굉장하다. 이 책은 무조건 읽어야 한다. 말이 필요없다. 그냥 읽어라. 인간의 존재를 이해하는데 이만한 책이 없다. 최고다.

82. 교사, 함께 할수록 빛나는 (김종훈, 244) / 교육
  정말 좋은 책을 만났다. 교사학습 공동체에서 선생님들이 글을 쓰고 나누고, 다시 글로 살아내는 모습을 책으로 냈다.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사랑하고, 돌보고, 견디고, 아파한 과정이 그대로 느껴졌다. 이 책 읽으며 나도 힘을 낸다. 정말 함께할수록 빛나는 게 공동체이다. 이 책과 함께하는 독자도 함께 빛나게 한다. 적극 추천한다. (서론에 해당하는 85쪽까지 내용이 지루할 수도 있다.)

81. 작품의 고향 (임종업, 396) / 미술, 역사
  이웃에 사는, 조명받지 못한 사람들 곁에서 지내며 그림을 그린 화가 이야기다. 너무 좋았다. 제주에서 그림을 그린 강요배 화가, 태백에서 실제로 광부로 지내며 검은 마을과 검은 얼굴을 그린 화가 황재형, 골목 사진만 30년 이상 찍은 김기찬이 참 좋았다. 전혁림만 알던 분이고 다른 분은 처음 만난 이름이다. 정말 좋은 책을 만났다.

80. 자크 엘륄, 시대를 앞서간 사상가 (이상민, 346) / 기독교 사상
  『뒤틀려진 기독교를 읽고 자크 엘륄에게 빠졌다. 읽으면 좋은데, 무엇을 말하는지 알겠는데, 글로 쓰려면 요약하기 어려웠다. 이번 책은 자크 엘륄의 책과 사상을 설명한다. 주로 기술 사회에 대한 비판을 중심으로 다루는데, 역시나 이번에도 요약하기 어렵다. 참고로, 이 책은 교수(박사)가 썼는데 문장이 논문 말투다. 쉬운 말을 어렵게 써놨다.

79. 누구든지 환영해 괴짜 클럽 (조르디 시에라 이 파브라, 165) / 3 이상
  『한 학기 한 권 읽기하고 싶은 책이다. 친구와 달라서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가 스페인에도 있다는 점이 아이들에게 공감을 일으키겠다. 말을 더듬는 아이 우고와 난독증을 앓는 페르나르도가 서로 의지하며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방식도 아주 좋다. “스스로에 대해 무관심하라는 조언이 우리 반 아이들뿐만 아니라 내게도 도움이 되겠다.
곧 알게 될 거야. 사람들은 네가 상처를 받는다는 것을 알 때만 상처를 줄 수 있어. 네가 기회를 빼앗아 버리면 완전히 제압할 수 있지. 게다가 말을 더듬어서 사람들을 즐겁게 해줄 수도 있고. 웃길 수도 있는 거야. 그런데 왜 말을 더듬는 것을 부끄러워해야 하지? 유머 감각이 부족한 사람도 있긴 있어. 우리 자신을 세상의 중심이자 중요한 인물로 믿는 대신, 스스로에 조금 무관심하면, 더 나은 상황을 만들 수도 있어.”

4월에 읽은 책 3531쪽 (2021년 22346쪽)

78. 순례 주택 (유은실, 248쪽) / 중 2 이상

역시 유은실 작가다. 아파트 가격이 곧 사람의 가치라 생각하는 가족이 이웃과의 정으로 사는 사람들 가운데 이사 가서 일어나는 일이다. 진짜 정말 재미있다. 낄낄대며 읽었다. 이 책 덕분에 폭발하는 아이들 사이에서 긴장의 압력을 낮췄다. 4월 최고의 책이다.

77. 인공지능 시대 사람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할까? (권재원, 310쪽) / 인문, 교육

이해하기 쉽고 좋은 책이다. 목차가 마음에 든다. 전체 내용을 자세하게 알면서 설명도 잘하는 사람(교사)이 차근차근 알려준다. 철학서나 인문서를 읽는 것 같았다. 인공지능뿐만 아니라 역사와 철학까지 잘 아는 분이 귀에 쏙쏙 들어오게 설명한다. 참 좋은 책이다.

→ 학생, 특히 학부모에게 "실력 있다"고 인정받는 교사는 수십 년 전부터 학생들을 인간적으로 만드는 교사가 아니었다. 지식 혹은 문제 풀이 요령을 알기 쉽게 머릿속에 쏙쏙 잘 넣어주는 그런 교사였다. 뭔가 모호함을 남기고 갈수록 고민을 늘어나게 만드는 교사, 기존의 것을 의심하게 하고 새로운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교사는 실력 없는 교사 혹은 문제 교사 취급을 받았다.  
  심지어 이런 입시교육에서 기러지는 능력이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이 매우 큰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버리지 못한다. 그 배후에 '공정성'에 대한 집착이 있다. 오직 공정성 하나 때문에 공교육을 인공지능으로 대체되고 말 영역을 향해 몰고가는 것이다. 자동차가 발명된 다음에도 오직 공정성 때문에 얼마나 빨리 달릴 수 있는 가를 기준으로 시험을 치고 교육하는 꼴이다.
  사실 공정성이야말로 인공지능이 가장 좋아하는 단어다. 공정성에 집착하면 집착할수록 인공지능에 대체되기 딱 좋은 그런 사람을 길러낼 수밖에 없다. ~ (303-304쪽)

76. 잘 산다는 것 (강수돌, 127쪽) / 사회(경제)

중학생들과 토론하려고 읽었는데 학생들이 어려워했다. 현재 주류 경제 논리(아파트 건설 옹호, 낙수효과의 거짓, 대기업 중심, 은행의 역할 등)를 반박한다. 나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내용인데, 학생들은 이런 내용을 처음 듣나 보다. 좋은 책이다.

75. 두 배로 카메라 (성현정, 84쪽) / 초 3 이상

전우치전 현대 버전이다. 가족의 의미를 생각해보게 하는 책으로, 소재가 재미나서 아이들이 좋아하겠다.

74. 교회, 또 하나의 가족 (로버트 뱅크스, 321쪽) / 기독교

교회에서 (또한 교회 밖에서) 가정교회를 이루는 방법을 설명한다. 실제 사례를 들어 차근차근 이야기해서 좋다. 가정교회 관점을 벗어나 한 모임과 공동체가 어떻게 성장하는지 배우기에 참 좋은 책이다. 22년 전에 나온 책이라 편집이 거칠지만, 내용은 정말 좋다.

→ 평범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당신은 단지 죽어 없어질 수밖에 없는 존재에게 말한 적이 결코 없다. 민족, 문화, 예술, 문명 – 이러한 것들은 죽을 수밖에 없는 것들이다. 그것의 생명은 우리의 생명에 비하면 하루살이와 같다. 그러나 우리가 함께 농담하고 일하고 결혼하고 냉대하고 탐구하는 대상은 불멸의 존재들이다. 불멸의 공포가 되든 영원한 광채가 되든 둘 중 하나다. (245)

→ 어떤 사람들은 과도한 책임을 지고 있어 어깨가 무겁다. 취학 전 어린이가 있는 어머니, 직장에서 한동한 집중적으로 바쁜 시기를 겪고 있는 사람들, 또는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환경 때문에 개인적인 혼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생각해보라. 상황이 이럴 때는 가정교회의 다른 구성원들이 이 짐을 어느 정도 져야 한다. 그러나 습관적인 분주함과 장기적인 과도한 헌신으로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사람은 우선 순위를 다시 설정해야 한다. (246)

73. 교육, 거기서 멈추면 안 되니까 (강삼영, 234쪽) / 교육

저자가 강원도교육청에서 여러 직책을 담당하며 쓴 단상 모음이다. 교육청 직원으로 느낀 마음은 잘 느껴지지 않았다. ‘나도 그 자리에 가면 비슷하게 느낄까?’ 2부 뒷부분부터 3부까지 아이들 이야기가 나오는 부분은 참 좋다.

72. 유원 (배온유, 282쪽) / 소설

문경민이 좋다 해서 읽었다. 이런 소재로 글을 쓰다니 작가의 창의성이 뛰어나다. 내용이 참 새롭다. 전개 과정도 매끄럽다. 끊기 힘든 관계를 끊어내야 하는 과정을 다루었다. <회복>을 다룬 책이라 좋았다.

71. 공정하다는 착각 (마이클 샌델, 353쪽) / 인문

<공정하다는 착각>은 능력주의를 비판한다. 능력주의는 능력에 따라 보상이 주어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능력주의는 ‘공정함’을 내세워 신분제를 깨뜨리고 핵심 사상이 되었다. 수능 시험이 가장 공정한 선발 방식이라는 생각의 기반은 능력주의다. 샌델은 신화처럼 된 능력주의의 공정성이 착각이라고 주장한다.

#능력주의는_실패한_사람을_좌절하게_만든다.

#능력주의는_승자에게_우월감을_갖게_만든다.

샌델의 책은 이런 문제 해결에는 도움이 안 된다. 저녁에 고민하고, 자다가도 깨고, 아침에도 고민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참, <공정하다는 착각>은 1/3 정도 줄여 쓰면 더 좋았겠다고 생각한다.

70. 아무것도 안 하는 녀석들 (김려령, 151쪽) / 초 4 이상

현성이 삼촌이 아빠에게 사기를 쳐서 임시로 살던 집에서마저 쫓겨나게 생겼다. 아빠는 삼촌을 찾겠다고 회사를 관두고 집을 나갔다. 현성이 친구 장우는 아빠가 새엄마와 결혼한 뒤로 집에 가기 싫어한다. 현성이와 장우는 아직 철거되지 않은 꽃집에서 아무것도 안 하는 동영상을 찍는다. 힘겨운 현실을 살아가는 두 아이가 카메라를 보고 가만히 앉아 숨만 쉬는 모습을 보며 참 좋았다. 역시 김려령 작가다. 올해 읽은 동화 중 TOP3에 들 것 같다. 최고다.

69. 푸른 사자 와니니 (이현, 214쪽) / 5학년 이상

잘 보고, 잘 듣고, 잘 알아채는 능력을 가진 사자 와니니! 와니니는 작아서 무시 당했고, 무리에서 쫓겨났다. 다리를 저는 숫사자와 용기가 부족한 숫사자를 만나 친구가 되고, 무리에서 사랑을 독차지하던 암사자도 만나 '와니니 무리'를 이룬다. 작고 약하고 보잘것없는 것들이 승리를 이루는 귀한 이야기다.

68. 용서할 수 있을까 (문경민, 211쪽) / 5학년 이상

용서는 모든 사람의 이야기다. 영우와 지우 쌍둥이도 용서에 얽혀있다. 영우는 가해자였고, 지우는 지금 피해를 당한다. 지우를 괴롭히는 민재는 작년에 영우에게 괴롭힘을 당했다. 누가 먼저 용서를 말할까? 잘못을 말하며 용서를 구하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그럴 용기가 있을까? (우리반 아이들에게 일부를 살짝 말했는데 읽고 싶다고 그랬다. 5학년~중학생에게 추천한다.)

67. 『소년과 새와 관 짜는 노인』 (마틸다 우즈, 233쪽) / 중1 이상 소설

알베르토는 관 짜는 사람이다. 이 마을에선 55살이 노인인가 보다. 이야기 시작하자마자 전염병이 알베르토의 가족을 모두 죽인다. 알베르토는 제 손으로 아내와 아이들 관을 짰다. 20년쯤 뒤에 알베르토가 ‘아빠를 피해 도망친 소년 티토를 만난다. 티토의 엄마도 알베르토가 관을 짰다. 알베르토는 전염병이 가족을 데려가는 걸 막지 못했지만, 티토 아빠가 티토를 데려가는 일은 막으려 한다. 슬픔과 고통에 젖은 두 사람이 ~ (스포 방지를 위해 이만.) 중학생이 읽으면 좋겠다.

66. 우리들의 바다에서(김다빈, 138쪽) / 소설

고1 학생이 쓴 소설이다.(지금은 대학생) 중1 수련 활동에서 친구가 바다에 빠져 죽었다. 그때 일을 기억하며 ‘죽음’과 ‘하나님의 뜻’을 마음에 품고 끙끙대다가 소설을 써냈다. 『오두막』을 읽지 않았다는데, 『오두막』을 읽고 쓴 글 같았다. 고 1 학생이 3년 동안 친구의 죽음을 고민하다가 ‘과거를 되돌리는 이야기’를 쓰다니 놀랍다. 더구나 과거를 되돌리려다 하나님의 뜻을 만나는 이야기라 더 놀랍다. 좋은 작가가 태어나기를 기다린다.

65. 무적 말숙 (김유, 84쪽) / 초 2 이상

단순한 이야기라 저학년에게 알맞은 책이다. 천하무적 말숙이가 자기 모습을 깨닫고 변하는 이야기이다. 과장된 표현과 상상의 이야기가 저학년 아이의 흥미를 자극하겠다.

64. A Room in the heart (김**, 170쪽)

아는 누님 딸이 대안학교에서 중2 때 쓴 학습법 책이다. 이 대안학교에서는 자기만의 공부법을 써야 하는데, 학습법을 소설로 썼다. 읽으면서 미하엘 엔데의 『끝없는 이야기』, 랄프 이자우의 『끝없는 도서관』이 생각났다. 공부 방법을 상상의 세계로 풀어내서 재미있다. 우리 반 아이에게 건네니 재미있다고 읽는다.

63. 자기 앞의 생 (에밀 아자르, 371쪽) / 소설

한때 창녀였다가 나이가 들어버린 로자 아주머니는 창녀가 낳은 아이들을 돌보며 돈을 받는다. 모모로 불리는 마흐메트는 로자 아주머니 집에서 사는 아이다. 로자 아주머니는 아우슈비츠에 끌려갔다가 살아남았다. 고통스런 기억이 많은 가운데, 아름답고 행복한 기억이 점점이 박혀있다. 아주머니가 늙고 병들어 점점 추한 모습을 보인다. 마흐메트가 아주머니 곁을 지킨다. 앞부분을 읽으며 『아홉 살 인생』이 생각났고, 뒷부분을 읽으며 『노인과 바다』를 떠올렸다. 모모는 병들고 나이 든 사람을 끌어안고 죽어가는 모습을 바라본다. 나는 이렇게 못 할 것 같다.

참, 작가의 삶은 마음에 꼭 든다. (자살을 빼고) 사람들이 자신을 이미지화하는 게 싫어 신분을 감추고 완전히 다른 사람(필명 로맹 가리)으로 작품을 발표했다.

3월에 읽은 책 3374쪽 (2021년 15532쪽)

62. 할머니, 우리 할머니 (한성원, 185쪽)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기억하는 책이다. 한성원 화가가 연재한 내용을 모은 책이다. 할머니 모습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꿈 많은 소녀가 보이고, 슬픔에 젖은 한 사람이 보인다. 난 그림보다 글씨가 좋은데, 이 책은 그림을 천천히 살폈다. 할머니들을 따뜻하게 그려주어서 고맙다.

61. 달러구트 꿈 백화점 (이미예, 298쪽) / 소설
동네 중학생들과 도서관에서 토론 모임을 만들었다. 첫 책으로 베스트셀러를 골랐다. 편안하게 해주려고 가벼운 책으로 시작한다. 그러나 역시 베스트셀러는 그냥 팔리는 책이지 토론할 정도는 아니다. 토론 질문 만드느라 몇 시간 걸렸다.

60. 30개 도시로 읽는 세계사 (조 지무쇼 편, 349쪽) / 도시의 역사
세계 문명과 역사를 30개 도시로 설명한 책이다. 간단하게 줄인 개요서다. 편하게 읽는 책이다.

59. 파스칼의 실수 (플로랑스 세이보스, 73쪽) / 초 3 이상
파스칼이 엉겹결에 엄마가 죽었다고 선생님에게 거짓말하면서 일어나는 일이다. 우리 반에 거짓말하고 변명하는 아이 생각이 났다. 거짓이 거짓을 만들고, 핑계가 변명을 만들면서 눈덩이처럼 커지는 이야기다. 짧고 강한, 좋은 책이다.

58. 인문학은 성경을 어떻게 만나는가 (박양규, 268쪽)
성경에서 고른 12가지 주제를 해설하는 책이다. 명화(그림) 해설로 말씀에 인문학을 더했다. 신학을 배우지 않은 사람이 읽기에 알맞다. 쉽게 쓴 성경 해설이라 생각하면 된다. 나는 오랫동안 말씀을 묵상하고, 관련 책을 많이 읽어서 평범하게 들렸다. 일반 독자에게는 새로울 거라 생각한다.
→ 성경의 영웅은 선택하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순종이 필요했다.

57. 마당을 나온 암탉, (황선미, 205쪽) / 초 5 이상
『마당을 나온 암탉』으로 6학년 1학기 국어 수업한다. 이 책이 처음 나왔을 때 엄청 감동하며 읽었다. 다시 읽으니 그때보다는 덜하다. 이제는 토론 내용이 막 떠오른다. 아이들과 책 이야기 실컷 해봐야겠다.

56. TV귀신 소파 귀신 (윤정, 127쪽)/ 초 3 이상
지독하게 게으른 아빠와 아들이 나온다. 아들은 TV에, 아빠는 소파에 들러붙었다. 엄마 없이 지내는 동안 어떻게 될까? 지나치게 단순한 책이라 내겐 별로였다.

55. 선생님의 보글보글 (이준수, 229쪽) / 수필
강원도 시골 선생님이 학교에서 겪은 일을 쓴 수필이다. 재미나다. 가볍고 재치 있는 문체로 웃음 나게 썼다. 애들을 예뻐하는 마음이 참 좋다. 학교 구석구석에서 일어나는 일을 재미나게 살펴보고 싶다면 이 책을 권한다.

54. 버스 놓친 날 (장 뤽 루시아니, 119쪽) / 4학년 이상
벵자멩은 늘 똑같은 일을 같은 시간에, 같은 횟수만큼 해야 안정이 된다. 같은 버스를 타고, 같은 자리에 앉고, 같은 시간에 집에 돌아온다. 이 규칙이 깨지면 공황상태에 빠진다. 맞다. 벵자멩은 장애아동이다. 어느날, 벵자멩은 학교 버스를 놓친다. 어떤 아이가 벵자멩을 엉뚱한 버스에 태워 낯선 곳으로 보내버린다. 벵자멩은 어디까지 갈까? 참 좋은 책이다. 낄낄거리게 만드는 문장력도 좋다. 추천한다.

53. 두 번째 산 (데이비드 브룩스, 600쪽) / 인문
『인간의 품격』이 좋아서 읽었다. 전체 5부 중 1부는 잘 이해했다. 사람은 개인으로 자아의 욕구를 채운 뒤에 공동체의 한 사람으로 관계 안에서 헌신하는 산에 올라야 한다고 말한다. 자기 안에 갇히지 않는 걸 ‘더 나은 목표’로 설정해서 좋았다. 2부 <직업>, 3부 <결혼>은 눈에 안 들어왔다. 바쁜 3월에 읽다가 졸다가 쉬다가 하면서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4부 철학과 신앙이 가장 좋았다. 내 관심사를 새로운 관점에서 말해준다. 5부 공동체는 평소 생각하던 걸 비슷한 방식으로 말해서 보통이었다.

52. 양파의 왕따일기 2 (문선이, 170쪽) / 초 4 이상
양파에게 찍힌 정선이가 전학 가고 다솜이가 전학 온다. 지난번과는 달리 아이들이 슬슬 미희를 피한다. 미희는 왕따를 당할까, 전학 갈까, 아니면 다른 모습을 보일까?

51. 양파의 왕따일기 (문선이, 143쪽) / 초 4 이상
전학생 미희가 인기를 끌면서 점점 대장 노릇을 한다. 한 번 만들어진 분위기가 계속 미희를 대장으로, 친구들을 졸병으로 바꾸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미희는 횡포를 부리고 친구들은 어쩔 수 없이 미희를 따른다. 양미희가 이끄는 무리, 양파가 탄생한다. 양파에게 밉보이면 왕따를 피하기 어렵다. 주인공 정화는 양파를 따를까, 친구를 품을까?

50. A하게 하려면 B라고 말하라 (이와시타 오사무, 179쪽) / 교사, 학부모
아이에게 말하는 방법과 원리를 알려주는 책이다. 책으로 내기에는 간단한 내용이지만 책 내용은 좋다. 작은 것을 파고드는 일본인의 성향을 보여주는 책이다. ‘차려’가 아니라 ‘앞을 보세요.’로, ‘앞을 보세요’보다는 ‘배꼽이 이쪽을 향하게 하세요.’라고 말해야 한다고 알려준다. 부제 <아이 마음을 움직이는 말의 원칙>을 잘 알려주는 책이다. 교사와 부모가 읽으면 도움이 되겠다.

49. 무너지지 않기 위하여 (유제프 차프스키, 174쪽) / 프루스트 좋아하는 사람만 읽기
2차 세계대전 때 소련이 폴란드 장교, 판사, 기업가 들을 강제수용소로 보냈다. 이들 중 많은 수가 카틴대학살에서 죽었다. 수용소에 갇힌 사람들은 정신적으로 무너지지 않기 위해 프루스트 강의를 시작했다. 그때의 강의록을 엮어 책으로 냈다. 그러나 프루스트의 시 하나만 겨우 아는 나로서는 옮긴이의 글 외에는 잘 와닿지 않았다. 이 책은 프루스트를 잘 아는 사람이 읽어야한다.

48. 어쩌다 시에 꽂혀서는 (정연철, 215쪽) / 중 2 이상
나는 시를 좋아한다. 슬픔을 좋아한다. 슬픔을 글로 이겨내는 과정도 좋아한다. 시, 슬픔, 슬픔을 글로 이겨내는 과정이 모인 책을 만났다. 정연철 작가의 책을 몇 권 읽었는데 내겐 이 책이 최고다. 문장에서 절제미를 갖춘 시 냄새가 난다. 인용한 시도 좋다. 무엇보다 주인공이 쓰는 시가 참 좋다. 작가가 썼을 텐데 어떻게 썼는지 꼭 물어보고 싶다. 해마다 <교보 책갈피 편지쓰기> 대상도서를 추천하는데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슬플 때, 외로울 때, 시가 그리울 때 딱 좋은 책이다.


2
월에 읽은 책 4580(202112158)

47. 네루다의 우편배달부 (안토니오 스카르메타, 184) / 소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네루다는 칠레 이슬라 네그라에서 살았다. 이슬라 네그라는 지금 유명 관광지가 되었다. 네루다는 아옌데 대통령을 지지했는데, 미국의 사주를 받은 피노체트가 쿠데타를 일으켜 아옌데 대통령을 죽였다. 저자는 네루다에게 존경하는 마음을 표현하면서 칠레의 민주화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이 책을 썼다. 내용이 아름답게 슬프다. 네루다에게 편지를 전하는 우편배달부와 네루다의 우정을 상상해서 썼다. 책에 아옌데 대통령이 언급될 때마다 슬프고 화났다. 미국, 진짜 이 깡패 자식들!!

46. 지하실에서 온 편지 (제행신, 327) / 수필

목사의 아내, 네 아이의 엄마가 책을 내면 어떤 내용일까? 고생한 이야기와 성공한 이야기가 기본일 텐데 이 책은 다르다. 물론 힘겨운 일도 있고, 좋은 일도 있다. 그러나 책 내용은 무얼 했다거나, 무얼 겪었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아이들을 기르며, 평범한 일상에서 살아가며 생각하고 묵상한 글이다. 한때 묵상은 좋은 말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자기 생각을 강화하는 확증편향의 도구로 쓰이는 경우도 많다. 좋은 묵상은 자신을 돌아보고, 일상을 인도하는 하나님께 감사하며, 하나님을 올바로 바라보게 하는 묵상이다. 이 책에는 좋은 묵상이 많다. <자의식의 감옥>에서 저자는 타인에게서 반사되는 수많은 자의식의 거울을 바라보며 라는 감옥에 갇힌 모습을 돌아본다. 조용히, 잠잠히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45. 돈이 필요 없는 나라 (나가시마 류진, 255) / 사회, 고등 이상

놀라운 생각을 담은 책이다. 돈이 필요 없는 나라를 상상해서 썼다. 실제로 실현하려고 노력한다. 지구에 있는 것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닳고 소멸한다. 음식은 상하고, 동식물은 죽는다. 돈만 다르다. 돈은 시간이 지날수록 이자가 생기고 가치가 늘어난다. 그래서 돈이 문제를 일으킨다. 시간이 지날수록 돈의 가치가 줄어드는 실험을 했다. 현재 만 원이 1년 지나면 9500원이 된다. 돈을 오래 간직할수록 손해가 커지므로 써야 한다. 결과가 어떨지 생각해보시라. 이 실험은 책 내용의 작은 일부에 불과하다. 돈에 대한 가치관이 바뀌면 사회 전반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상상한 이야기이다. 설명이 아니라 소설 형식으로 썼다. 우리 사회에서 돈이 필요 없는 사회로 간 사람이 겪는 일, 돈이 필요 없는 사회에서 온 사람이 우리 사회에서 겪는 일을 썼다. 경제를 떠받치는 가치를 이야기하기에 좋은 책이다.

44.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김초엽, 341) / SF 소설, 2 이상

김동식 작가는 짧고 간단하게 글을 썼다. 짧고 간단해서 읽기 편하지만 간단한 이야기가 휙휙 지나가서 생각하기엔 별로였다. 이 책은 김동식 소설보다 길고, 깊고, 좋다. 여성을 주인공으로 삼아 여성이 일상에서 느끼는 마음을 SF 형식에 잘 담아냈다. 여성, 장애인, 이주민, 비혼모를 비롯한 약자와 소수자를 대변하는 소설이라는 해설에 맞는 이야기가 많다. 그러나 나는 이야기 자체가 좋았다.

43. 공부머리 독서법 (최승필, 343) / 독서교육

내가 아이를 기르면서 했던 내용이 이 책에 많이 실렸다. 이분은 설명하고 나는 실행했다. 몇 가지 다른 점이 있다. 이분은 언어능력을 평가하고, 점수로 계산하고, 아이를 가르친 뒤에 얼마나 올랐는지 확인했다. 난 능력 평가, 점수 계산은 생각지도 않았다. 내 아이를 내가 아는데 무슨 평가나 확인이랴! 1년 동안 두 아이와 함께 책을 열심히 써야겠다.

42. 오래된 교회, 가정집 모임 (진 에드워드, 207) / 기독교

지금 교회가 원래 모습을 잃었다고 강력하게 비판한다. 지금은 미국이나 나이지리아나, 도시나 시골이나, 자유국가나 독재에서 금방 벗어난 국가나 교회 모습이 똑같다. 저자는 교회가 생긴 이래 300년까지 한 번도 보지 못한 교회 모습이 왜 전 세계를 덮어버렸는지 안타깝게 비판한다. 파격을 일으키는 책이다. 꼭 읽어보라고 권한다.

당신이 대단한 메시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4개월 동안 메시지를 전할 기회가 당신에게 40번 주어진다면 당신이 그들에게 그 메시지를 전해 주고, 약간의 실질적 도움을 주고는, 그들을 4년 동안 떠날 수 있다고 당신은 정말 믿는가? 그들을 떠나서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고 그들을 남겨둘 수 있는가? 그리고 만약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왜 그렇게 하지 않는가? (119)

복음 전도의 궁극적 목표는 각 지역에 에클레시아를 세우는 것이었다. 복음 전도는 특정한 지역에 에클레시아를 세워 자라나게 하는 것 외에는 다른 큰 목적이 없었다. 복음 전도는 결코 목표가 아니었다. 복음 전도는 에클레시아를 보조했다. (133)

41. 이야기에 관하여 (C. S. 루이스, 289) / 영문학비평

루이스는 나니아 연대기로 유명해진 작가다. 문학성도 뛰어나지만 논리가 강하다. 루이스가 쓴 작품 대부분 논리성을 기반으로 한다. 이야기에 관하여는 이야기 비평 모음이다. 읽지 않은 책에 대한 비평이 많아 이해하기 어려웠다. 호빗, 반지의 제왕, 도로시 세이어즈 비평이 좋았다.

처음 읽을 때는 이야기를 온전히 향유하지 못합니다. 호기심과 순전한 서사적 욕구가 채워지고 잠들고 나서야 작품의 진짜 아름다움을 느긋하게 맛볼 수 있습니다. (35)

요정나라는 알 수 없는 그 무엇에 대한 갈망을 일깨운다고 말하는 것이 좀 더 진실에 가깝습니다. 동화는 그가 닿을 수 없는 무엇에 대한 희미한 감각을 일깨우고 들쑤셔서 그의 평생을 풍성하게 해줍니다. 동화는 현실세계를 따분하게 만들거나 공허하게 만들기는커녕 새로운 차원의 깊이를 더합니다.

저는 누군가에게 맞추기 위해 작품의 수준을 낮추어 쓰지 않았습니다. 유년기에만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은 유년기에도 읽을 가치가 없다는 것이 저의 견해입니다. (83)

40. 책벌레 선생님의 행복한 글쓰기 (285) / 글쓰기 지도

글쓰기 연수를 하면서 천천히 읽었다. ‘내가 이렇게 썼구나!’ 역시 책은 묵혀서 써야 한다. 이때도 수십 번 고치고 출판했는데, 다시 쓰고 싶다.

39. 4천원 인생 (안수찬 외, 303) / 노동일기

10년 전 한겨레21 기자들이 한 달 동안 노동 현장에서 실제로 일하고 기사를 쓰기로 기획했다. 감자탕집, 대형마트, 불법 노동자가 많이 일하는 가구공장, 컨베이어벨트에서 나사 조이는 일을 했다. 시스템이 사람을 외롭고, 괴롭고, 곁에 있는 사람을 미워하게 만드는 구조에서 힘겹게 버티는 분들이 너무너무 안타깝다. 10년 전에 이랬는데 지금도 비슷하다. 이분들에게 욕하고 하대하는 사람들은 왜 그럴까?

38. 자기 결정 (페터 비에리, 107) / 철학

가끔, 때로는 자주 고민하던 내용이다. 고민한 내용은 비슷한데, 표현 방법은 많이 다르다. 어렵게 설명한다. 전에는 이렇게 설명하는 거 좋아했지만, 이젠 싫다. 아이들과 지내서 그런가, 아이들은 쉽게 표현하면서 마음을 울리는데…… 철학책은 이젠 별로다.

우리는 현실에서 일어나는 사건에서보다 허구의 이야기 속에서 인간의 내면세계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는 현상을 봅니다. (58)

자신에게 주어진 문화의 문법에 대해 말하는 법을 배우고 그것을 더 큰 문맥에서 이해하고 나면 그 문화가 복수의 가능성 가운데 하나님을 알게 되는 것이지요. (97)

37. 나는 내가 왜 살아야 하는지 몰랐습니다 (고요, 255) / 우울증, 치유, 자기 찾기

-- 지독한 우울증의 압력에 짓눌려 살았던 분의 고백이 깊다. 적당한 우울을 다룬 책, 우울증을 심각하게 앓았지만 글로는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책을 여럿 읽었다. 괜찮은 책도 있었지만 그다지 깊진 않았다. 이 책은 다르다. 우울증이 무엇인지 몸으로 보여준다.
-- 우울증에서 벗어난 과정도 예사롭지 않다. 좋은 직장 사직하고 배낭여행을 떠났다가 1주일 만에 교통사고가 났다. 가난한 나라 라오스에서 일어난 사고라 처리도, 치료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버스에 짓눌려 몇 시간 동안 구조대를 기다리며, 말이 안 통하는 병원에서 떠밀리며 느낀 감정들이 또한 깊다. 이분을 위해 어렵사리 휴가를 내서 함께 여행길을 시작한 친구가 사고에서 죽었다. 자신만 살아남은 죄책감과 살고 싶은 마음이 거대한 버스 무게만큼이나 무겁게 짓눌렀다. 이걸 쓰면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 그렇지만 이분 곁에는 좋은 분들도 참 많았다. 같은 버스에 탔던 여행객은 버스에서 부상 당한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안아주었다. 자기들 여행 계획을 바꿔서라도. 아는 사람 전혀 없는 외국 병원에서 혼자 내버려진 기분으로 떠는 사람을 찾아와 고향 음식을 해주며 돌봐준 분도 있다. 함께 걸으며 아픔을 들어주고, 자기들 아픔을 이야기해준 분도 있다. 그런 분들 덕분에 짓눌리는 무게가 조금씩 가벼워졌으리라!
-- 나는 인간의 고통, 고통을 대하는 감정에 관심이 많았다. 20대와 30대 내내 홀로코스트를 겪으며 포로수용소에서 견뎌낸 분들의 책을 읽었다. 하나님이 왜 고통을 그냥 보기만 하시는지 논하는 책을 읽고 또 읽었다. 내가 만난 아이들 마음에도 같은 고통이 숨어있는 걸 보았고, 아이들 마음을 회복시키려고 아이들과 글을 썼다. 그때 참 마음이 아팠는데, 이 책은 그보다 더 무거웠다. 우울함에 눌리는 분들, 우울함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만나야 하는 분들(교사도)에게 추천한다.
-- 더불어 걷기 좋아하는 분에게도 추천한다. 저자가 우울증을 이겨내려고 여행길에 나섰고, 여행에 나섰기 때문에 끔찍한 사고를 당했다. 이를 이겨내려면 다시 여행길을 걸어야 했고, 안전하게 돌아와야 했다. 그래서 혼자 산티아고를 걸었다. 산티아고 걷고 쓴 책을 몇 권 읽었는데 모두 별로였다. 그래서 산티아고 걷기 원하는 분들에게 거기 아닌 다른 곳도 괜찮지 않냐?’ 물었다. 이 책을 읽고는 산티아고 걷는 거 괜찮겠다생각한다.

36. 프리덤 라이터스 다이어리 (에린 그루웰, 534) / 글쓰기, 상담, 교육

글을 쓰며 치유된 뒷골목 학생들 이야기다. 중학생만 돼도 갱단에 가입하고, 친구가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동네에서 인종차별, 가정폭력, 학교폭력에 글쓰기로 맞서는 이야기다. 교사 한 명이 150명의 삶을 바꾼(뒤집어버린) 실화이다. 이 책이 나왔을 때 나도 <작은 자유 작가>들과 글을 썼다. 그 이야기를 선생님의 숨바꼭질에 썼다.

35. 무엇을 위해 살죠? (박진영, 307) / 박진영 자서전

박진영이 지금까지 살아온 과정을 썼다. 박진영은 똑똑하게 타고났고, 한 번 꽂히면 미친 듯이 열중했다. 타고난 성격이다. 이성에 대해서도 자신이 온몸과 마음으로 사랑할 대상을 찾아다녔다. 또한 자신이 누리는 게 자기 실력만으로 된 것이 아니라 운인 줄 알 정도로 통찰력과 겸손함을 갖추었다. 돈이나 권력에 집착하지 않고 진리를 찾아다녔다.

책의 60%는 하나님과 성경 내용이다. 한 번 꽂히면 끝장을 보는 성격인지라, 2년 동안 날마다 열 시간 이상씩 성경을 붙들고 씨름했다.(고 썼다.) 두 달 동안 핸드폰을 꺼놓고 이스라엘 박물관, 도서관, 현장을 찾아다니며 성경 내용과 역사 자료를 비교했다. 그리고 복음을 받아들이고, 거듭난 그리스도인이 되었다고 한다.

자신이 거듭났으며, 거듭남을 올바로 가르치는 교회가 적다고 썼다. ‘나는 옳고 다른 사람은 그르다는 투는 아니다. 물론, 자신이 깨달은 진리가 진짜 성경이 말하는 바라고 되풀이해서 주장하며, 자신의 설명을 듣고 거듭난 사람도 여러 차례 묘사한다. 교회, 거듭남과 구원, 믿음, 참교회를 설명하면서도 자신이 깨달은 바가 옳다고 주장한다. 워낙 열정 넘치고 확신이 강한 사람인지라 존 파이퍼 목사에게 자신이 깨달은 바를 설명하는 편지도 썼다. 존 파이퍼 목사가 악의 근원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고 한 영상을 보고 악은 어둠에서 온다고 썼다. 어둠은 상징적인 표현이 아니라 실존하는 힘이라 설명한다. “나는 빛도 짓고 어둠도 창조하며~ (이사야 457)”를 인용하며 어둠이 사탄과 연결된 힘이라 한다. 이 말이 맞다면, 하나님이 왜 어둠을 만드셨는지도 설명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진 않는다.

교회가 욕먹는다. 정치에 이어 코로나19도 교회의 민낯을 드러냈다. 그동안 교회가 복음을 설명하고, 하나님 말씀이 뜻하는 바를 알려주는 일에 소홀했다. 그저 사교모임, 인맥을 쌓는 곳, 하나님 이름을 빙자하여 자신의 감정을 해소하는 곳, 하나님을 노래한다면서 자기들이 즐기는 곳으로 만들었다. 오랫동안 교회에 다녔으나 그리스도가 무슨 뜻인지도 모르는 신자를 만들어냈다.

사람들은 복음을 적당히 알고 믿는다. 복음과 십자가를 제대로 설명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나! 목사들 비리가 방송을 덮는 까닭 중 하나는, 그들 곁에 있는 사람들이 하나님과 복음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목사만 바라봤기 때문이다. 그러자 박진영 같은 사람이 나온다. 나쁜 뜻으로 하는 말이 아니다. 복음이 진짜 무엇일까 찾는 사람들. 나도 목사 수준에 갇힌 신도가 되기 싫어 읽고, 찾고, 고민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중심성이 강하다. 박진영이 설명하는 복음과 성경도 그런 면이 있다.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는 근거로 성경 구절을 드는데, 맥락 없이 문장만 골라냈다. 교회에 다닌다 해도 온전히 믿지 않는 사람에게는 평강이 없다 하면서 예레미야 614절 말씀을 든다. “그들이 내 상처를 가볍게 여기면서 말하기를 평강하다 평강하다 하나 평강이 없도다.(예레미야 614)” 상처를 가볍게 여기며 평강을 말하는 사람은 당시 선지자와 제사장이었다. 그들이 말하는 평화는 거짓이며, 바벨론에게 잡혀간다는 내용이다. 이런 내용을 설명하지 않고 진짜 믿음을 갖지 못하면 평강을 누리지 못한다고 말한다. “내 형질이 이루어지기 전에 주의 눈이 보셨으며, 나를 위하여 정한 날이 하나도 되기 전에 주의 책에 다 기록이 되었나이다. (시편 13916)”를 들어, 예수님은 나란 사람이 언제 태어날지, 그리고 평생 어떤 죄들을 지을지 다 알고 계셨다(174)고 주장한다. 운명론이나 결정론이 아니라 우리 선택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은 옳다. 그러나 시인의 표현을 진리로 받아들이는 오류를 범했다. 우리는 도종환 시인이 쓴 담쟁이를 읽으며, 담장을 절망의 벽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시에서는 비유와 상징, 과장과 은유를 사실로 읽으면 안 된다. 해석해서 뜻을 찾아야 하지 않나?

그래도 이 책을 읽으라고 추천한다. 책 내용에 반대하는 주장을 썼지만, 박진영이 지나치게 나간 건 아니다. 목사들 설교보다 나은 면이 많다. 구원받았음을 한 순간의 변화만으로 한정하는 게 불편하지만 복음을 확실하게 믿는 마음이 귀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박진영의 설명을 들으려고 그가 시작한 교회에 가겠지. 신천지와는 전혀 다르며, 구원파와도 다르다. 구원받았으니 편안하게 살라고 하지 않는다. 올바른 행실로 모범을 보이라 말한다.

한 가지가 걱정스럽다. 박진영은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사랑을 찾아다녔다. 소확행이 아니라 완영행(완전하고 영원한 행복)’을 추구했다. 4학년 때 첫사랑, 6학년 때 짝사랑, 중고등학교 때 바라본 누나에 이어 저 여자라면 평생을 같이 살아도 질리지 않을 것 같은여성과 결혼했다. 그녀는 박진영이 생각한 것보다 더 훌륭했고, 더 겸손했고, 더 고귀한 인품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완영행을 채워주지는 못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혼했다. 첫사랑에 열병을 앓고, 짝사랑에 몸부림치고, 그 여성을 만났을 때 박진영은 완전하고 영원한 행복을 이루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난 뒤에 이혼했다. 시간이 얼마 지난 뒤에, 무엇을 위해 살죠?에서 말한 내용이 완영행을 만족시키지 못한다고 말하지 않을까? 지금까지 이런 패턴으로 살았는데 또 그러지 않을까 이게 걱정이다.

신중한 사람은 실수가 적으나 크게 이루지 못한다. 열정 넘치는 사람은 실수가 많으나 크게 이룬다. 진리를 추구하는 사람은 자신의 전부를 불살라야 하겠지만, 자신의 관심사에 자신의 전부를 쏟아부었다가 이게 아닌가봐!’ 할까 두렵다. 박진영이 끝까지 하나님을 잘 믿으면 좋겠다.

34. 쓰레기 거절하기 (산드라 크라우트바슐, 250) / 환경

환경 책 중에 이렇게 매력 넘치는 책을 본 적이 없다. 한 가족이 플라스틱 제로 실험을 하다가 일상 곳곳에서 쓰레기 줄이기에 도전한다. 가전제품, , 음식까지 온통 환경을 오염시키는 물건으로 가득하다. 이걸 모조리 줄이다가 자동차까지 없앤다. 스스로 불편함을 선택한 부모와 자녀 사이의 갈등을 대화와 토론으로 이어가는 과정도 참 깊다. 고등학생과 교사, 일반인 모두 읽고 토론하면 좋겠다. 이분에 견주면 우린 문제의식조차 없다.

33. 안톤 체호프 대표 단편선 (안톤 체호프, 343) / 소설

결론이 이상하다. <골짜기>는 나쁜 며느리가 집안을 장악한 채 몰락한다. <약혼녀>는 파혼하고~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은 유혹에~ <함정>은 함정인 줄 알고도 빠져나오지 못하는 이야기다. 개가 주인공인 <누렁이> 외에는 모두 희망 없이 끝난다. 책 뒤에는 인간과 근로에 대한 애정을 북돋우어 밝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독자의 가슴에 심어준다.”고 쓰였는데, 책을 읽고 쓴 건가 싶다. 누가 해설해주면 좋겠다.

32. 교실을 엿보다 (김성효 외 14, 250) / 교사 수필

선생님들이 쓴 수필 모음집이다. 아이들에게 실수한 이야기, 아이에게 감동한 이야기, 아이에게 사랑받고 사랑한 이야기를 썼다. 아이를 바라보고 아이를 사랑하며 아이에게 기대하는 모습이 참 아름답다. 이런 분들이 많으면 우리 학교 걱정없겠다.

 

 1월에 읽은 책 7578쪽 (2021년 7578쪽)

방학하고 내내 읽기만 했다. 두 방향으로 읽었다.
1. 거의 모든 것의 경제학을 읽고 인용한 책을 따라 읽었다.
2. 글쓰기(특히 시) 지도에 관한 책을 읽었다.

31. 나는 언제나 말하고 있었어 (문경민, 220) / 6 이상

상처 입은 아이들 다독이던 소달초와 마을이 동화의 배경이다. 석탄산, 산사태, 함묵증 아이, 자갈 많은 골짜기 모두 생각난다. 작가가 내 마음에 들어와 내가 겪은 일을 쏙 빼내어 쓴 글 같다.

 

30. 어느 난민 가족의 여행 징검다리 (마그리트 루어스, 44) / 3 이상

시리아에 살던 가족이 난민이 되어 고향을 떠나 새로운 곳을 찾아가는 이야기이다. 돌로 그린 그림이 깊다. 네덜란드 작가가 돌로 작품을 만드는 시리아 작가와 연락한 과정, 배우 정우성의 해설이 부록으로 들어있다. 부록을 먼저 읽고 책을 보면 좋다.

 

29. 황금글똥의 비밀 (김미형, 108) / 2 이상

나도 동화책을 써볼까?’ 하는 마음을 일으킨 책이다.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치는 과정과 비슷한 점이 많다. (글똥 누기는 하지 않지만) 떠오르는 등장인물도 몇 있다. ‘위기가 있어야 재미있을 텐데 어떤 위기를 써야 하나?’ 생각하며 책을 읽다가 동화 쓰기를 포기했다. 작가가 플롯을 너무 잘 만들었다. ‘역시 작가는 작가다.’ 이 책 참 좋다. 아이들과 뭔가 해봐야겠다.

 

28. 쓸 만한 인간 (박정민, 263) / 산문

작가가 영화배우라 한다. 인기에 힘입어 책 내는 사람은 아니다. 글을 참 잘 쓴다. 가볍게, 살짝 과장해서 툭툭 내미는 문체여서 읽기 편하다. 무엇보다 글에 착한 마음이 담겨있다. 앞으로 영화나 드라마를 본다면(거의 불가능한 이야기지만) 박정민 배우를 기억하겠다. 남다른, 자기만의 눈을 가진 배우를 만났다.

 

27. 소설처럼 (다니엘 페나크, 234) / 무조건 읽어!

독서를 다룬 책 백 권을 읽었다. 가장 아끼는 세 권 중 하나다. 책 읽으면 이렇게 저렇게 좋다느니 하는 말이 없다. 부모가 자녀에게 질러대는 잔소리와 압박을 깨알 같이 묘사한다. 시작부터 강력하다. “부디 이 책을 강압적인 교육의 수단으로 삼지는 말았으면 합니다.”

 

26. 우투리 하나린 3 용마의 마지막 임무 (문경민, 200) / 4학년 이상

우투리 하나린 시리즈 3권이다. 재미있다. 창룡이의 변화가 보기 좋다. 1권을 읽으면 2, 3권까지 읽어야 한다. 4, 5권도 곧 나오겠지?

 

25. 시가 있는 바닷가 어느 교실 (최종득, 206) / 시 지도

아이를 만나고, 이야기하고, 가르치는 모습이 나랑 비슷하다. 아이 한 명의 사연을 시와 함께 설명한다. 시 쓰기를 가르치는 과정을 안내하면 더 좋았겠다. 따뜻한 이야기가 담긴 좋은 책이다.

 

24. 달려라, 탁샘 (탁동철, 450) / 산골 학교 이야기

저자 탁동철은 천연기념물 같은 사람이다. 살아가는 가치관이 다르다는 말로는 설명이 안 되는, 요상괴상 오묘 신기한 사람이다. 처음 읽었을 때 !’ 했고, 두 번째 읽었을 때 또 ~!’ 했는데 세 번째 읽으니 이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형처럼 살지는 못한다. 멀리서 형 그림자 끝자락이라도 따라가야겠다. 좋은 마음으로 뭐 이런 인간이 있나!’를 느끼고 싶다면 읽어보시라.

 

23. 얘들아 모여라 동시가 왔다 (탁동철, 206) / 동시 수업

아이들이 쓴 시를 아주 좋아한다. 글쓰기 수업을 시작한 까닭도 아이가 쓴 시에 반했기 때문이다. 시 수업을 많이 했고, 시 수업 책을 많이 읽었다. 시 수업하면 바로 <탁동철>이다. 탁동철 형은 기인이다. 형이 쓴 책을 읽으면 무릎을 탁 치면서 ,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지? 굉장한걸!” 한다. 올해는 얘들아 모여라 동시가 왔다에 나온 내용으로 형을 따라 해야겠다.

 

22. 시를 아는 아이 (문인곤, 191) / 청소년

저자가 출판사에서 10년가량 국어 교과서를 편집했다. 좋은 시라도 시험으로 출제하기 어려우면 교과서에 싣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청소년에게 소개하고 싶은 시를 골라 해설했다. 그림과 영화도 소개했다. 문학에 대한 잡다한 지식을 모았다. 문학 입문서(또는 읽고 싶은 책을 찾는 용도)로 쓰면 유용하다.

 

21. 까만 손 (탁동철, 223) / 어린이 시 모음

기인 같은 교사, 탁동철 선생님이 강원도 산골에서 만난 아이들이 쓴 시를 모았다. 설악산자락에 있는 오색초등학교 아이들이 20년 전에 쓴 시다. 산골과 자연 내용이 많아 요즘 아이들이 공감할지 모르겠다.

 

20. , 지금 똥개 훈련시켜요? (이무완, 231) / 교단일기

친구 이무완이 쓴 교단일기. 처음 읽었을 때보다 더 재미있다. 글을 참 맛나게 쓴다. 2년 동안 쓴 교단 일기를 <아침독서신문>에 냈고, 책으로 엮었다. 아이들과 글쓰기하는 과정을 주로 담았다. 시 쓰기 가르칠 때 참 좋은 책이다.

 

19. 개똥은 가만히 누워 잠을 잔다 (이호철, 184) / 2학년 어린이 시집

이호철 선생님이 경산 성암초등학교 2학년 아이들 가르치며 만난 시 모음집이다. 2학년이 6학년처럼 글을 쓴다. 한 해에 시 몇 편 만나기 어려운데 선생님은 책 한 권을 만났다. 이호철 선생님은 어린이 시에서 눈에 띄는 분이다.

 

18. 시 수업을 시작합니다 (한국글쓰기교육연구회, 338) / 시 교육

이오덕 선생님 글쓰기 정신을 이어받으려는 열여섯 분이 시 수업을 보여준다. 둘은 친구고, 셋은 선배다. 아이들 마음에서 시가 터져 나오게 하는 과정을 담았다. 10~20년 전 내용이 많다. 나도 이분들과 같은 마음으로 글을 썼는데 지금은 생각이 약간 달라졌다. 이분들이 아이들 생각을 다 좋아하는 반면, 나는 아이들 생각이 다 좋은 건 아니라고 본다. 전체 5장 중 4, 5장이 가장 좋았다.

 

17. 똥 누고 가는 새 (임길택, 96) / 시집

삶이 아름다운 시인, 임길택 선생님 시집이다. 선생님이 돌아가신 뒤에 사모님이 글을 모아 냈다. 윤구병 선생님이 16쪽 발문을 써주셨다. 사실 시가 잘 느껴지지는 않았다. 선생님의 삶이 어렴풋이 보이는 시가 대부분이다. 그래도 좋다.

 

16. 플랫폼 제국의 미래 (스콧 갤러웨이, 403) / 사회 분석, 미래 예측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은 플랫폼 제국을 이루었다. 네 개의 거인 기업의 특징과 성장 과정, 장단점을 분석했다. 칭찬만 하는 게 아니라, 도둑질과 사기로 이익을 챙긴 과정을 잘 보여준다. ‘이렇게 돈 버는 줄 몰랐네!’ 그 세계에서 살아도 분석하는 힘이 없으면 이렇게 보기 어렵다. 새롭게 눈을 뜬 느낌이다.

하버드 대학교에서 실시한 연구조사 프로젝트 그랜트 스터디(Grant Study). 역사상 연구 조사 기간이 가장 긴 그랜트 스터디는 하버드 대학교 2학년 남학생 268명을 1938년과 1944년 사이에 추적을 시작한 프로젝트다. ‘인간적 성숙에 가장 크게 기여하는 요인이 무엇인지 알아보고자 진행한 이 연구는 무려 75년 동안 대상을 추적해 심리적인류학적신체적 특성의 다양한 요소를 측정했다. 결국 이 연구조사는 어떤 사람이 맺고 있는 인간관계의 깊이와 의미가 행복 수준을 결정하는 가장 강력한 요인임을 확인했다. 75년이라는 세월과 2000만 달러를 투입한 이 연구조사의 결론은 세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

Happiness is love.

신은 죽었다고 했던 니체의 선언은 승리의 함성을 노래한 것이 아니라 도덕적 잣대의 상실을 탄식한 것이었다.

 

15. 작은 소리로 아들을 위대하게 키우는 법 (미츠나가 노부후미, 208) / 자녀 교육

딸 둘을 강하게 키운 타이거 마더와 정반대다. 아들을 부드럽게 키우는 방법을 소개한다. 타이거 마더보다 공감이 많이 되었다. 그러나 내용에 비해 너무 많이 팔렸다고 생각한다. 제목의 힘이 컸고, ‘고추의 힘을 살리라는 장 제목 때문인 것같다. 아들의 특징을 설명하고 교육 방법을 안내하는 1, 2장은 괜찮았다. 3장은 비약이 심한 내용도 있다. 거짓말을 꿰뚫어볼 줄 알면 객관식에 강하다 같은 내용에는 헛웃음이 나왔다. 자녀 교육에 도움이 되는 책이지만 너무 많이 팔렸다. 타이거 마더와 같이 읽고 자녀교육에 대해 토론하면 좋겠다.

나는 아이들, 특히 남자아이의 학습 능력을 높여주는 것은 어린 시절에 충분히 놀아본 경험이지 절대 조기교육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놀이란 혼자서 텔레비전을 보거나 컴퓨터 게임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 속에서 온몸을 던져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것을 뜻한다.

아이의 질문에 부모가 대답해주어야 할까?

궁금증이 생긴다 부모가 가르쳐준다. 이해했다. 우리 아빠 대단해 같은 과정이 반복되면 부모를 존경하는 마음은 길러줄 수 있을지 몰라도 아이의 호기심은 키워줄 수 없다.

 

14. 타이거 마더 (에이미 추아, 274) / 자녀 교육

저자 에이미 추아(중국계)는 예일대 교수이다. 남편(유대계)도 예일대 교수다. 미국사회에서 딸 둘을 중국 방식으로 길렀다. 자녀를 호랑이처럼 대한다. 날마다 5~6시간씩 악기 연습을 시키고 모든 성적을 A만 받으라 요구한다. 해외여행 가서도 예외가 없다. 피아노 연습장을 빌려서라도 연습한다. 이 책이 많이 팔린 까닭은 두 아이가 탁월한 능력을 보이며 성공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난 이런 방식에 동의하지 않는다. 두 아이에게 남는 건 지독한 연습, 지독한 악담으로 자녀를 다그친 엄마의 욕심뿐이다. 에이미 추아처럼 할 능력을 가진 부모도 거의 없다. (누가 자녀에게 그 부분은 포르티시모로 연주하다가 활의 속도를 약간만 더 빠르게 해서 끝내야 하거든. 그리고 오른손 엄지는 구부리고 왼손 약지를 뻗지 않게 조심해.” 라고 말하겠나! 개를 기르려고 개에 관한 책을 엄청나게 사들이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부모가 예일대 교수여서 아이들도 능력이 뛰어났고, 그래서 엄마 요구대로 했다. 보통 가정이라면 어림도 없다.

 

13. 괴짜경제학 (스티븐 레빗, 269) / 사회

경제학자가 남들이 관심을 두지 않는 분야를 경제학으로 분석한다. KKK와 부동산 중개업자의 닮은 점, 미국에서 범죄가 줄어든 까닭(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원인, 낙태를 말한다.)도 재미있지만 완벽한 부모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설명이 흥미로웠다. 자녀를 강하게 키우는 타이거 마더일까, 작은 소리로 아들을 위대하게 키우는 법일까?

한 해에는 긴밀한 유대가 핵심이라고 하고, 다음 해에는 출생 순서가 중요하다고 한다. 아니다. 진정 중요한 것은 자극이라고 한다. 태어나서 처음 5년이 가장 중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면, 그 다음엔 3년이 중요하다고 하고, 어떤 이는 중요한 시기가 태어나서 1년뿐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젠 또 유전자가 전부라고 하니!

부모가 아주 중요하다는 사실은 명백하다. 그런데 여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녀 양육 책을 집어 드는 그 시기는 이미 너무 늦은 상태라는 점이다. 사실 중요한 것 대부분은 이미 오래전에 결정되어버리는 것이다. 당신이 어떤 사람이며, 누구와 결혼을 했으며, 어떤 삶을 이끌어나가고 있는가 하는 것 말이다. ~ 당신이 부모로서 무엇을 하는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아 보인다. 다시 강조하지만, 중요한 것은 당신이 어떤 사람인가 하는 점이다.

 

12. 비즈니스 위즈덤 (피터 크라스, 263) / 경영, 성공법칙

세계에서 이름난 CEO를 간단하게 소개하고 인생철학을 요약했다. CEO의 철학이 반대되기도 했지만 비슷한 내용이 많았다. 정직, 고객관리, 성실, 판단력 등이다. 실패한 사람들의 인생 법칙을 모으면 이들과 다를까? 어느 정도는 비슷하지 않을까?

사람이 보유할 수 있는 가장 커다란 자산 중 하나는 괴벽에 대한 명성이다. 당신이 만일 이런 명성을 가지고 있다면 당신은 여러 가지 일을 할 수 있다. 심지어 다른 사람들의 원한을 사지 않고도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평범한 사람들이 하면 분노와 증오, 반감을 일으키는 많은 행동들을 괴상하기로 명성이 난 사람들이 하면 즐거운 흥분이나 기껏해야 동정심만을 일으킬 뿐이다.

 

11. 거의 모든 것의 경제학 (김동조, 263) / 사회 분석

편견으로 가득 찬 책, 상식에 도전하고 고정관념을 파괴하는 책을 쓰고 싶다는 저자의 말로 시작하는 책이다. 편견으로 가득 차지는 않았지만, 상식에 도전하는 내용은 맞다. 금융 분석가라는 직업 특성이 잘 드러난다. 차별과 불평등, 범죄, 정치, 성매매, 결혼, 교육 등을 경제 관점으로 분석한다. 2부가 가장 재미있었다. 결혼, 사랑, 이혼, 교육, 양육, 직업 선택 분석이 흥미롭다. 경제 즉 돈으로 본 관점이어서 전략적 선택이 많다. 난 시대 흐름보다 나 자신의 철학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반대하는 부분이 많다. 그런데도 새로운 논리에 증거를 잘 들어 그럴 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토론하기 좋은 책이다.

 

괴짜경제학 내용 인용

아이의 학교 성적과 강력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 : 부모의 교육 수준, 부모의 사회 경제적 지위, 엄마가 첫 아이를 출산한 나이가 30살 이상일수록, 부모가 학부모회 활동할수록, 집에 책이 많을수록~

눈치 빠른 사람이라면 알아차렸겠지만, 아이의 성적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대부분 부모가 어떤 사람인지를 묘사하고 있고, 영향을 주지 않는 요인은 부모가 아이에게 해주는 일을 묘사한다. 즉 교육 수준이 높고 사회적으로 성공했으며 건강한 아이는 자녀를 어떤 방식으로 키우거나 상관없이 학교 성적이 높은 경향이 있다. 반면, 아이를 박물관에 데려가든, 아이를 처벌하든, 아이에게 자주 책을 읽어주든, 아이가 TV에 빠져 있든, 이런 것은 자녀의 성적과 별로 상관이 없다. ~

사실 중요한 것은 이미 오래전에 결정되어버리는 것이다. 당신이 어떤 사람이며, 누구와 결혼했으며, 어떤 삶을 이끌어가는가 하는 것 말이다.

아이에게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는가 하는 것보다 부모가 어떤 사람인지 자체가 더 중요하다. 부모의 말이 갖는 무게와 아이의 자발성이 깊게 엮여 있기 때문이다. 아이가 무엇이든 자발적으로 자기 주도성을 갖고 사물을 대하는 것과 수동적으로 대하는 것은 큰 차이가 난다.

부모와 자식 관계의 본질이 무언가 하는 문제이다. 에이미 추아 양육법이 성공하려면 자식이 부모를 바라보는 눈길이 긍정적이어야 한다. 즉 부모의 원칙이 자기를 위한 것이라는 확신이 없다면, 자식이 부모를 신뢰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 그리고 원칙을 정하고 거기에 자신을 맞추는 생활방식이 기질적으로 맞아야 한다. 만약 부모가 세운 방침과 원칙 때문에 아이와 사사건건 충돌한다면 일방적으로 강요할 것이 아니라 아이의 자기 주도성을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반면 박혜란 양육법이 성공하려면 부모의 방임이 방치가 아니라 자율에 맡기는 것임을 자식이 알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이 가진 기회와 비용이 어떤 것인지 깨달을 수 있을 만큼은 지적인 능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런 능력이 없다면 자율은 방종이 되기 쉽고, 자기 주도성을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지적인 자극도 받지 못한 채 방치되고 만다. 따라서 양육 방식을 결정하기 전에 부모와 자식의 관계부터 잘 설정해야 하며, 부모가 아이의 기질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부모와 자식의 관계 그리고 아이의 기질에 따라 원칙을 잘 고르고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든 아이의 자발성과 자기 주도성을 확보하는 것이 최종 목표가 되어야 한다.

아이가 자발적으로 책을 읽느냐? 성적은 지능보다 동기(자발성)과 더 강한 관계가 있다.

브라이스 코트나이는 1933년 요하네스버그에서 태어났다. 보어족과 남아공원주민이 대부분인 고아원에서 유일하게 영어를 쓰는 백인 아이로 자랐다. 7살부터 복싱을 배웠다. 맞는 것을 피하는 좀더 그럴듯한 방법을 깨닫게 된 내가 살아가는 유일한 방법. 장학생으로 영국 기숙학교에 들어갔다. 방학이 되면 공원 벤치에서 잤다. 55살부터 소설을 서서 <파워 오브 원>을 쓰고 20권을 더 썼다. 그는 새벽 4시 반에 일어나 한 시간 반 동안 개를 데리고 산책한 뒤,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여섯 시 반부터 그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날마다 12시간씩 글을 썼다고 한다.

 

10. 우리가 간신히 희망할 수 있는 것 (김영민, 273) / 논어 에세이

같은 작가가 쓴 공부란 무엇인가가 좋아서 읽었다. 논어를 소재로 신문에 연재한 글을 모았다. ‘그렇구나!’ 하며 읽었지만 그렇지!’까지는 아니었다. 공부란 무엇인가는 내가 관심을 두는 글쓰기 내용이라 좋았는데, 이 책은 관심이 적은 분야가 많아서 그런가 보다. 대학교수인데 비유를 들어 설명을 잘한다. 어려운 내용을 쉽게 설명하는 재주가 있다. 1. <침묵의 함성을 들어라>가 가장 좋았다.

 

9. 살인자의 정석 (김동식, 335) / 소설

김동식 작가 책 네 권 중에 이 책이 가장 좋다. 인기가 좋았던 글 위주로 모아서 그런가 보다. 김동식 작가는 다시 기회를 갖는다면(악마의 거래이든 다른 형태든) 어떻게 할까?’를 자주 쓰는데 살인자의 정석은 따뜻한 내용이 많다.

 

8. 정말 미안하지만, 나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김동식, 333) / 소설

몇 편의 따듯한 단편이 눈에 띈다. 역시 비슷한 소재와 구조이다. 마음먹고 쓰면 나도 쓸 것 같지만, 실제로 쓰면 쉽지 않겠지!

 

7. 성공한 인생 (김동식, 175) / 소설

김동식 소설을 두 권째 읽으니 자주 쓰는 소재와 글 쓰는 패턴이 보인다. 분량이 조금 긴 단편도 소재와 구조가 비슷하다. 짧고 재미있고 반전이 있어서 학생들이 읽기 편하겠다. 사회를 적당히 비판하는 내용이어서 토론하면 좋겠다. 다만, 두고두고 읽을 글은 아니다.

 

6. 치유-최고의 힐러는 내 안에 있다 (켈리 누넌 고어스, 282) / 자기계발(건강)

인체에는 초자연적 본성이 있으며, 우리는 모두 놀라운 치유 능력을 가졌다고 주장한다. 자기 안의 능력을 깨닫고 사용하면 불치병도 낫는다고 주장한다. 다큐멘터리로 방영된 내용을 책으로 만들었다. 사람들이 이런 내용을 얼마나 좋아하기에 다큐멘터리도 성공하고 책도 나왔을까? 0.1%도 성공하지 못한 이야기를 일반화시켰다고 생각한다. 예수님, 불교, 무속을 모두 끌어와서 자신을 위해 사용하는 모습이 영 별로였다. 사람들은 왜 이런 책에 열광할까?

 

5. 양심 고백 (김동식, 295) / 소설

김동식 소설을 처음 읽었다. 우리 사회를 잘 반영하면서 재미와 반전을 갖추었다. 점수, 외계인, 계약, 젊음 등의 소재를 많이 썼다. 첫 단편 <인간 평점의 세상>은 내가 자주 생각한 내용이라 좋았다. 마지막 단편 <자살하러 가는 길에>도 좋았다. 마지막에 쓴 <작가의 말>이 가장 좋았다. 재미나게 읽었다.

 

4.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나쓰메 소세키, 554) / 문학, 고등 이상

고양이가 집주인과 찾아오는 몇몇 손님을 관찰한 내용이다. 고양이를 화자로 내세워 인간의 허위를 드러낸다. 작가의 관찰력과 묘사가 굉장히 뛰어나다. 역시 일본 작가들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답다. 신문에 연재한 글인데, 인기가 많아서 분량이 늘어났다. 120년 전에 쓴 글인데 지금 이야기처럼 읽힌다. 무능하면서 잘난 척하는 사람, 말만 앞세우는 사람, 박사라는 이름표 따려는 사람, 재산 내세워 박사 사위 보려는 사람 들이 나온다. 마지막 장이 가장 재미있다. 인간을 바라보는 눈이 바뀌는 부분(11)을 먼저 읽고 책을 읽어도 좋겠다.

한가해 보이는 사람들도, 마음속을 두드려보면, 어딘가 슬픈 노래가 난다.

 

3. 나도 편식할 거야. (유은실, 55) / 1 이상

반전 있는 재미난 이야기. 편식하는 아이들뿐 아니라 아이, 어른 모두 재미나게 읽을 책이다. 유은실 작가는 잔잔하고 슬픈 이야기를 많이 쓰는데, 이 책은 완전 다르다.

 

2. 슈퍼 깜장 봉지 (최영희, 131) / 3 이상

책 좋아하는 친구들이 좋은 책이라 해서 읽었다. 페친 자녀가 쓴 내용으로 책을 소개한다.

<주인공은 과다 호흡 증후군이 있는 3학년 남자아이입니다. 이름은 석아로인데요. 아로에게 과호흡증이 찾아올 때면 누워서 검정 봉지를 입에 댄 후 검정 봉지에 대고 자기가 내뱉었던 숨을 들이마시며 호흡하면 다시 괜찮아져요. 그래서 항상 검은 봉지를 들고 다니다 보니 별명도 깜장봉지가 됐어요. 돌아가신 아빠에 대한 그리운 마음과 아픔 때문에 마음의 병이 생겨 과호흡증을 갖게 된 거 같아요.

아로의 엄마는 힘들게 클수록 훌륭한 사람이 된다고 말해요. 위인들도 그랬다며 말이에요. 아로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그래서 작고 약했던 아로는 어느 날부터 용기를 내서 영웅처럼 용감해지기로 해요. 친구들을 괴롭히는 기태에게 그러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대신 맞서서 나서주기도 해요.

아로의 이런 변화를 보고 반 친구들도 달라지기 시작해요. ~>

1. 공부란 무엇인가 (김영민, 271) / 공부 (+글쓰기, 독서)

<추석이란 무엇인가?>라는 칼럼을 쓴 분이다. 문장, 문단, 단락을 모두 잘 쓴다. 간결한 문장에 명확한 비유로 귀에 쏙 들어오게 설명한다. 알맞은 자리에 알맞은 과장과 익살스러운 표현을 맛깔나게 쓴다. 작가가 성실하고 끈질기게 공부하고 가르치는 분 같다. 대충 자리나 지키면서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 사람을 싫어한다. 슬쩍 꼬아서 재미나게 비판한다. 오랫동안 글을 썼고, 잘 쓰려고 노력한 분 같다.

책은 공부(특히 글쓰기)에 관한 내용이다. 1부 공부의 길. 언어(낱말)를 정확하게 사용하자는 내용이다. 늘 생각하던 이야기라 반가웠다. ‘이런 생각하는 분이 또 있구나!’2부 공부하는 삶. 수업 첫 시간 학생들에게 하는 이야기로 시작하는데, 맛깔나다. 핵심을 정확하게 말하면서 위트가 있다. 공부하기 위한 몇 가지 조건(일반화와 섬세함, 나이에 따른 공부, 체력, 유학)을 소개한다. 3부 공부의 기초에선 능동성과 창의성을 설명하고 독서, 서평, 자료 정리, 질문법을 말한다. 4부 공부의 심화는 주제, 연구계획서, 문체, 토론, 발제, 세미나 등 더 깊은 공부를 다룬다. 모두 재미있고 유용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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