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이의 글을 사랑했다.


(하긴, 내가 사랑한 글이 얼마나 많았나!)

옆집 할아버지 돌아가시자 고무줄을 때려친 아이다.
(고무줄 하는 거 봐주는 사람이 없어서)

아이가 겨울 방학 때 나한테 편지를 썼다.
(이 편지 찾으려고 몇 번이나 주변을 뒤졌다.)

눈이 온 날, 나 주려고
눈사람 만들어 냉동실에 넣어놓았다고 했다.
(오늘도 편지 찾으려고 편지함 뒤졌는데 못 찾았다.)

 

오늘 아내가 우연히 내 책에서 찾았다며 엽서를 줬다.
(찾던 편지가 아닌 다른 편지다.)
와~ 7년이면 지영이가 고 2학년일 때인데,
내가 지영이에게 무얼 했는지, 어떻게 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
(아마 이때 지영이 만나서 무언가 한 것 같은데... 어렴풋이...)

내가 무얼 했기에 자기를 기억해줬다고 하는 걸까?

지영이는 오늘 어떤 크리스마스를 기다릴까?

언젠가 퇴직하면 아이들 글 읽으며 그리워하면서 시간 보내겠지.

#여러분_모두_즐거운_성탄_맞으시기를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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