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풀기 (2020. 9. 18. 동아리 시간)
3학년 수학, (몇십 몇) X (몇십 몇), 2차시 분량
1. 목요일, 40분 분량의 내용을 100분 동안 가르쳤다. 끝까지 남은 아이가 자랑스레 말했다.
"얘들아, 내가 선생님한테 몇 번 간 줄 알아? 32번이야~!"
똑같은 걸 32번이나 설명했다. 침착하게, 웃으며... '너도 답답하지? 너도 힘들겠다.' 생각하며...
이렇게 생각해야 견딘다. 안 그러면 화를 내게 된다.
2. 금요일, 40분 분량을 다시 100분 동안 가르쳤다. 시골 아이들, 수학 때문에 미치려고 한다.
'나는 미치지 말아야지. 애들 때문에 정신을 잃지 말아야지!'
이틀 동안 똑같은 내용을 여러 가지 쑈를 해가며 200분 동안 되풀이했다.
한 아이에게 60번이나 설명하고 또 설명했다.
다른 아이에게 '넌 그냥 포기하는 게 낫겠다' 하지 않고 참았다.
가르치고 또 가르쳤더니 이젠 안다. (주말 지나면 또 잊을까? ㅠㅠ)
내 마음이 임계점에 다다르는 것 같아, 애들 데리고 강으로 나갔다.
"너네도 수학 때문에 힘들지? 힐링하러 가자."
태풍이 강 모습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풀밭이 자갈밭으로 변했다. 보기만 해도 좋다.
애들과 물에 들어갔더니 곱셈 스트레스가 풀린다. 애들이 애들다운 모습을 보면 나도 힘이 난다.
다음주에 또 곱셈을 해야 한다. 아이가 또 32번 물어보면, 장난을 핑계 삼아 '이놈'을 물에 던져버려야겠다.
그리고 나도 시원하게 물에 빠져서 웃고는 잊어야겠다.
어쩔 뻔 했어? 강물 없었으면 곱셈 어떻게 하냐구?
'도시 애들은 강이 없어서 곱셈을 그냥 잘하나 보다.' 으이구 진짜~
동영상 첨부하려다 실패했다. 카카오 로그인을 하라는데... 난 카카오 회원이 아니다.
첨부할까 말까 고민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