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뜰안애 2025. 1. 13. 09:58

고통은
쉽사리 잊히지 않는다. 자꾸만 곱씹게 된다.
어차피 곱씹는다면, 글을 쓰면서 되새기려 했다.
글을 쓰면 고통에 의미가 생긴다.
의미가 생긴 기억은 고통스러워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

아픔으로 남은 기억을 꺼내 사람들과 나누었다.
펀딩을 시작한 2021년은 교사로 지내면서 가장 힘들었다.
1500만 원을 후원하고도 기쁨보다 우울함이 더 컸다.

2022년에는 자녀를 책으로 기른 이야기를 써서 펀딩했다.
고통스런 기억을 쓸 때는 삶도 고통스러웠는데 아름다운 기억을 꺼내 쓸 때는 삶도 아름다워졌다.
1350만원을 기쁘게 보냈다.

2023년에는 독서토론 질문을 보내는 펀딩을 했다.
책 한 권 질문을 만드는 데 10시간이 걸렸다.
30년 선생 노릇을 하며 지쳤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2024년에는 교실에서 아이들과 지내는 이야기를 보내드렸다.
아이들과 지내는 일상이 이야기가 되었다.
3월에는 힘들게 시작했는데 추억과 아쉬움을 남기고 마무리했다.

올해는 펀딩을 쉰다.
탈북한 아이들 이야기를 쓰고 싶었는데 자료 수집이 안 됐다.
친환경 농사 일기를 쓰려고 하니 허리에 탈이 났다.
<책벌레가 사랑한 글>, <책벌레가 사랑한 문장>, <책벌레가 고른 책이런 건 어떨까 생각하면서도 그냥 쉬기도 했다.
생각을 줄이고, 가지치기하면서 계절을 따라가려 한다.

202467명이 748만 원을 후원했습니다.
800만 원을 네 곳에 보냈습니다.
제 글을 읽고 후원금을 보내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