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책/기독교

결국엔 사랑

책뜰안애 2024. 8. 14. 06:43

손양원 목사 막내딸이 썼다. 저자는 막내딸로 손양원 목사에게 무척이나 사랑을 받았다. 목마를 태워주고 사랑을 표현하던 아빠가 4살에 죽었다. 사람들은 순교자라고 했지만, 저자는 두 오빠도 데려가고 아빠도 데려간 하나님을 용서할 수 없었다. 정양순 사모님은 남편 손양원 목사가 예수님을 부인하고 사는 것보다 순교하는 걸 바랐다. 타협하지 않는 믿음을 가졌기 때문에 손양원 목사님이 돌아가신 뒤에 교회 일에도 타협하지 않았다. 아이를 돌보는 것보다 교회를 세우는 일에 마음을 더 쏟았다.

광복하고 나서 신사참배를 두고 교회가 분열되었다. 신사참배하지 않고 고통당한 분들이 신사참배한 사람들을 비난하며 교회로 인정하지 않았다. 정양순 사모님은 신사참배하지 않은 소수 고려파에 속했다. 옳은 길을 따르다 고통을 당한 소수가 가는 길이 편할 리가 없다. 저자는 엄마와 같이 살지 못하고 친척 집, 친구 집에서 지내야 했다. 저자는 하나님께서 아빠와 오빠를 데려가고, 엄마까지 빼앗아갔다고 생각했다. 절망감, 상실감을 피아노에 쏟아부었으나 마음의 상처는 치료되지 않았다.

책은 3부로 쓰였다. 1부는 저자가 본 가족들 모습이다. 손양원 목사님과 두 오빠의 죽음을 지켜본 분들을 만나면서 완성한 기록이다. 2부는 어머니 정양순의 삶을 소개한다. 아버지가 죽음으로 순교했고, 어머니는 삶으로 순교했다. 지금 시대에는 이해할 수 없는 믿음이다. 3부는 저자가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썼다. 치유가 없었다면 이 책은 하나님을 원망하는 내용이 되었을 것이다.

나는 점점 힘을 빼고 산다. 중요하게 여기는 게 줄어든다. 여유가 많아져서 좋다. 그러나 믿음에도 힘이 빠진다. 그래서 온 힘을 다해 믿었던 분들 이야기를 읽으면 심란해진다. ‘어떻게 이렇게 살 수 있지?’가 아니라 이렇게 사는 게 맞나?’ 생각한다. 책 내용이 1940~70년대 일어난 일이라 지금 시대와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 그러나 부모의 헌신 때문에 상처 받은 자녀, 상처가 준 결핍을 다른 것으로 채우려고 발버둥치는 모습, 하나님 은혜로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은 똑같다. 우리의 삶은 결국 사랑을 찾는 발버둥 아니던가!

책이 새로운 이름으로 다시 나왔습니다.
쿰란출판사 - <손양원의 유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