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벌레 가족 책
2010년, 다른 반에서 우연히 보고 읽은 책이다.
그 우연 덕분에 『수요일의 전쟁』은 책벌레 가족 책이 되었다.
좋은 문장이 많아서 읽을 때마다 멈춰 생각하게 만든다.
나와 두 아이가 읽은 횟수를 더하면 25번 넘는다.
우린 『수요일의 전쟁』에 나오는 문장으로 농담했다.
『수요일의 전쟁』 문장을 패러디해서 문자를 주고받았다.
햄릿, 리어왕, 맥베스, 오셀로 등 세익스피어 작품을 읽었다.
독서감상문 쓰는 법을 이 책으로 가르쳤다.
카이사르에 관한 책도 많이 읽었다.
(내전기, 갈리아 원정기, 로마인 이야기, 콜린 매컬로가 쓴 책 등)
『수요일의 전쟁』은 다시 읽고 또 읽어도 좋다.
처음 읽을 때와 달라진 점이라고는
웃고 우는 횟수가 조금 줄어든 거.
처음에는 열 번쯤 웃고 다섯 번쯤 눈물이 났는데
몇 번 읽으니 다섯 번쯤 웃고 한두 번쯤 눈물이 났다.
이번(2023년 11월 20~21일)에 읽을 때는
일곱 번쯤 웃고 세 번쯤 눈물이 났다.
몇 년 전에 나와 두 아이가 가장 많이 읽은 책을 정리했다.
『책벌레들의 책 없는 방학』이 1등이다. 70~80번쯤 읽었다.
40번 『사자와 마녀와 옷장』, 『해리포터 시리즈』
30번 『샬롯의 거미줄』
25번 『수요일의 전쟁』, 『삐삐』. 『작은 아씨들』, 『밉스 가족의 특별한 비밀』
20번 『반지의 제왕』, 『호빗』
10번 읽은 책은 안 세봤다. 주로 우리나라 작가들 책이 많다.
『수요일의 전쟁』에 나오는 문장
1) 아빠는 다른 사람들이 아빠한테 기대했던 모습의 사람이 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아빠한테 선택의 기회가 있었는지 궁금했다. 아빠는 뭔가 덫에 걸린 느낌을 가져 본 적이 있는지, 아빠가 단 한 번이라도 다른 삶을 꿈꾸어 본 적이 있는지.
이 계약을 따 냄으로써 아빠는 상공 회의소가 뽑은 올해의 기업인이 유력해졌다. 어쩌면 그게 모든 사람들이 기대하는 바였을 것이다.
처음으로 나는 그것에 아빠가 진정으로 원하던 것인지가 궁금했다. 아니면 아빠가 뭔가 다른 것을 바랐던 때가 있었을까?
2) (누나가 집을 떠난 뒤에) 나는 집이 텅 빈 느낌이 드는 가장 큰 이유는 누나가 없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뭔가를 좋아하는 것을 처음 알게 되는 때는 바로 그 뭔가가 있던 장소에 없게 된 것이 처음으로 신경 쓰일 때 같다. 그리고 여러분도 알다시피, 아주 잘 알다시피, 텅 빈 느낌은 바깥보다는 마음 속의 느낌이다.
이와 같이 우리는 우리가 가진 것을 누리는 동안에는 그것의 가치를 알지 못하고 그것이 부족하거나 사라지게 된 뒤에야 그 가치를 깨닫게 되며, 그제야 우리가 그것을 갖고 있을 때 미처 보지 못한 미덕을 발견하게 된다.
3) 햄릿은 아무래도 잘못된 장소에서 자기 자신을 찾으려 했던 것 같다. 아니면 그에게 자기 자신을 찾을 필요가 없다고 말해 줄 사람을 만나지 못했거나. 햄릿은 자기 자신을 찾으려고 애쓸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자기의 본모습을 발견하도록 내버려 두어야 했다.
4) 베이커 선생님은 나를 보았다. 나는 알았다. 선생님이 혼자 있으려고 나를 교장실로 보내지 않으리라는 것을. 함께 촛불을 켠 사람을 떠나보내는 일은 없는 법이다.
5) 우상은 죽을 때 아주 힘겹게 죽는다. 그냥 조용히 사라지거나, 곱게 늙어 죽거나, 편하게 잠드는 식이 아니라, 불에 타 죽는 식으로 고통스럽게 죽는다. 그리고 우상이 떠나면 우리의 가슴은 숯덩이가 된다. 무엇보다도 괴로운 것은 우상이 떠난 빈자리를 다른 우상이 채울지 확실치 않다는 점이다. 아니면 아예 우리가 다른 우상이 빈자리를 채우기를 바라지 않게 될 수도 있다. 몸속에서 불길이 빠져나가는 고통을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