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책/일반독자
지켜야 할 세계(2023년 혼불문학상 수상작)
책뜰안애
2023. 10. 29. 13:59
‘30년 전에 야학에서 가르친 학생들은 지금 어떻게 살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왜 이 생각이 났을까?
자전거 타고 가다가 비를 맞은 날, 학생들이 걱정해주던 기억이 났다.
야학에서 가르친 기억이 옛사람을 불러왔다.
‘그 사람은 어떻게 지낼까?’ 생각하다가 『지켜야 할 세계』를 읽었다.
이틀 동안 20쪽 정도 읽다가 멈춘 부분을 찾았다.
책벌레가, 더구나 친한 후배가 쓴 책인데 손에 잡히지 않았다.
우리 반 아이들은 착하고, 선생님들도 참 좋다. 집에서도 평안하다.
그런데도 불안한 일 앞둔 마음으로 지냈다.
왠지 『지켜야 할 세계』를 읽으면서 조마조마해질 것 같았다.
그래서 조금 읽다가 멈추고, 다시 읽다가 멈추었다.

30쪽, 40쪽을 넘어가면서
'작가가 무슨 말을 하려는 걸까?' 궁금했다.
50쪽, 학교 이야기는 진척이 없는데
장례식장으로 넘어간다.
현재 이야기를 과거로 풀어가려나 했는데 그것도 아니다.
‘작가가 무얼 지키고 싶어서’
문장에 감정을 싣지 않았을까?
이야기 흐름에 개입하지 않으려는 듯
무심한 듯한 문장을 간결하게 썼다.
‘작가가 지금까지 쓴 글과 다르다.’ 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2부에 야학 이야기가 나온다.
『지켜야 할 세계』를 읽기 전에
야학에서 가르친 기억이 떠올랐는데 뭐지?
아이들에게 동네 할머니 인터뷰시켰던 기억도 났다.
할머니는 빨래하고 동생 돌보다가 4학년이 돼서 학교에 갔다고 했다.
할머니 고생한 이야기 들으며 아이들도 할머니와 같이 울었다.
윤옥(등장인물)의 엄마가 할머니와 비슷하다.
2부(170쪽)까지 읽고 책을 덮었다. 더 읽을 수 있지만, 생각하고 싶었다.
누웠는데 기도가 나왔다.
‘가자 지구에서 고통받는 팔레스타인을 불쌍히 여겨주세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도와주세요. 이 땅에 평화를 주세요.’
오늘 아침에 3부를 마저 읽었다.
‘아~’
3부에서 현재와 과거가 만난다.
조마조마한 순간을 만날까 봐 책을 읽다가 두 번이나 멈췄는데 3부를 읽으며 마음이 시원해졌다.
특히 엄마의 편지가 압권이었다.
“결국, 사람은 혼자다.
젊을 때는 옆에 사람이 북적이다가도
하나 둘 떠나고, 곁에 있는 마지막 사람마저 보내고,
그리고 나도 훌쩍 떠나면 그만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