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고 싶은 글/아이들 이야기
경쟁, 우리
책뜰안애
2023. 9. 2. 06:11
새로운 교감 선생님이 오셔서 아이들과 만나 인사했다.
인사가 끝난 뒤에 교장 선생님이 수상 소식을 알렸다.
우리 반 아이가 제22회 대한민국 독서토론/논술대회 장려상 받았다고.
체육관 뒤에 아무 생각 없이 섰는데 교장 선생님 안내를 듣고 우리 반 아이들이 열렬히 소리쳤다.
소리를 지르고 박수하며 폴짝폴짝 뛰었다.
열흘 전에 친구가 상 받았다는 말을 듣고
“난 꼴찌 했을 거야. 틀림없이 꼴찌야!” 한 아이도
“내년에는 대회 안 나갈 거야. 절대 안 가!” 한 아이도
정말 열렬히 박수하며 환호했다. 우리 반 환호 분위기에 취해 전교생이 같이 축하했다.
교실에서 들은 수상 소식은 친구를 승자로, 자신을 패자로 느끼게 했다.
“얘는 상 받고 나는 못 받아서 기분 나쁘다!” 하는 마음이었다.
전교생이 모인 자리에서 들은 수상 소식은 ‘우리 반이 상을 받았다. 너희는 없지!’ 하는 마음이었나 보다.
우리나라에서 경쟁을 피하지는 못한다.
그래도 똑같은 결과를 받고도 ‘내가 졌다.’가 아니라 ‘우리가 이겼다’ 하는 마음을 가지면 좋겠다.
어떻게 해야 이렇게 될까? 생각이 많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