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책/아동

진짜 가족, 이토 미쿠 지음

책뜰안애 2020. 3. 29. 17:38

난 애들을 울리기 위해 독서 수업을 한다. 목표가 애들 울리기다.
다른 학교에서 수업해도 애들을 울린다.

상처는 사람을 아프게 하고, 때론 병들게 한다.
마음에 상처가 난 사람은 아픔을 잊으려고 다른 사람을 아프게 한다.
다른 사람을 아프게 할 만큼 모질지 못하거나 용기가 없는 사람은 자기 자신을 아프게 한다.
적극 나서건 소극적으로 피하건 사람은 누구나 아픔을 피하려고 무언가를 한다.
그러나 아주 많은 사람이 ‘무언가’에서 잘못 선택한다.
아픈 상태에서 결정하기 때문이다.

슬프다.
아파서, 아픔을 이기려고 무언가를 하는데 아픈 상태에서 선택하기 때문에 치료에 도움이 안 된다.
특히 상처 주는 대상이 가족일 때는 아픔의 미로가 펼쳐진다.
상대가 자신의 일부인 가족이기 때문이다.
상처 받아도 아프고, 상처 줘도 아프고, 상처 준 사람을 아프게 해도 아프고, 이래저래 계속 아픈데
날마다 보고 살아야 하니, 빠져나가지 못하는 미로와 같다.

『진짜 가족』에서 엄마 아이코는 딸 하요리가 싫다.
싫어하는 게 아니라 그냥 싫다.
하요리는 엄마의 사랑을 바라지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아빠는 아내와 딸 사이에서 피해다닌다.
저자 이토 미쿠가 쓴 『어쩌다 보니 영웅』이 참 좋아서 추천했는데
『진짜 가족』도 못지않게 좋다.

#가까운_사람이_주는_상처_때문에_아픈_분을_위해_덧붙이는_글
(책벌레 선생님의 행복한 책놀이 내용 중에서)
몇 년 전에 대안학교 5-6학년 40여 명과 1박 2일 독서캠프를 했다.
그때 아이들이 가족 중에 누군가가 정말 싫다고 했다.
<만유 인력의 법칙>으로 가족의 상처가 크게 느껴지는 까닭을 설명했다.
만유 인력의 법칙은 인력, 즉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힘을 나타낸다.
인력은 두 물체의 질량에 비례하고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
두 물체가 가진 질량, 즉 영향력이 아무리 커도 거리가 멀면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
태양의 지름이 달의 지름보다 400배 크지만 달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
달이 태양보다 지구에 400배 더 가까이 있기 때문이다.
길거리에서 지나가던 사람이 욕하면 재수 없다고 말하면 된다.
관계의 거리가 멀기 때문에 상처가 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가까운 가족이 욕하면 재수 없다는 것만으로는 해결이 안 된다.
너무 가깝기 때문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이를 설명하고 아이들에게 말했다.
“가까이 있는 사람과 잘 지내야 한다. 물론 무조건 양보하고 참으라는 말이 아니다. 싫어하고 짜증 내는 건 자기를 보호하는 행동이다. 그러나 가족은 너무 가까운 사이이기 때문에 자기를 보호하는 행동이 상대를 찌르고 아프게 하는 경우가 많다. ~”

가족 때문에 힘들어하는 분들에게 『진짜 가족』을 추천한다.

* 상대를 깊이 파고들려면 자신도 상대에게 속내를 드러낼 각오가 돼 있어야 한다.(10쪽)
* 부모라서 상처 주는 일도 있는 거라구요. 남이라면 상관없는 것도 부모라서 상처받기도 한다구요. (15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