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기독교사대회 주제 강의 관련 책 소개 2
박영선 목사님과의 만남 (2009-1월 좋은교사 책 소개글)
참고 : 아브라함이 우르를 떠나 하란을 거쳐 가나안에 가는 이야기는 『하나님의 열심』에 나옵니다.
종교개혁자들은 우리에게 성경을 돌려주었건만……
내년(2010년)은 칼빈이 태어난 지 500년이 되는 해입니다. 칼빈 500년을 기념하기 위해 여러 행사와 학술대회가 준비되고 있습니 다. 종교개혁을 한 마디로 말한다면 무엇일까요? 사람들은 대부분 면죄부를 생각합니다. 면죄부가 가장 큰 이유였을까요? 종교개혁의 핵심은 면죄부를 없앤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성경을 돌려준 일입니다. 사제들만, 그것도 라틴어로만 읽던 성경을 모든 하나님의 백성에게 돌려준 게 가장 큰 공로입니다. 에라스무스가 외쳤죠!
“아낙네들이 밭을 매면서 자신들 모국어로 된 성경을 흥얼거리며 피로를 잊는 날이 올 것이다!”
하나님의 은혜로 종교개혁가들은 우리에게 성경을 돌려주었습니다. 말씀이 우리를 세웠고 말씀이 우리를 인도했습니다. 태초에 계신 말씀이 지금도 우리와 함께 계셔서 생각나게 하시고 이끌어 가십니다. 그런데 칼빈 탄생 500년을 맞는 지금, 수없이 많은 성경 번역본이 팔리는 지금, 원하기만 하면 - 어쩌면 원하지 않아도 저절로 - 말씀이 들려지는 지금, 우리는 그 성경을 몇몇 전문가들에게 다시 돌려줍니다. 교회 다니는 사람들이 성경을 모릅니다. ‘해석과 적용은 우리가 다 해줄 테니 잘 듣고 따라하기만 하면 된다.’는 쉬운 복음을 따라갑니다. 『긍정의 힘』은 잘 팔리지만 『강해설교집』을 누가 삽니까?
말씀을 듣는 수준에 그치니 교인만 있고 성도는 없다.
기독교가 실컷 욕을 먹습니다. 강단에서 전해지는 설교의 질도 떨어졌다고 합니다. 방송을 통해 전해지는 설교 중에 몇몇은 ‘저 말씀이 과연 성경 말씀에 맞나?’ 할 정도입니다. 성경 한 번 안 읽고도 권사, 장로가 되는 세상입니다. 말씀이 아니라 상식이 교회를 지배합니다. 하나님은 상식의 하나님이시지만 상식을 뛰어넘는 하나님이시기도 합니다. 상식만이라도 지켜지면 다행이지요.
2008년 11월 18일, 국민일보에서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이슬람과 기독교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두 종교가 이름만 다를 뿐 서로 같은 신을 섬긴다는 응답이 24.3%였습니다. 기독교인 중에 같은 응답을 한 사람은 22.4%였습니다. 이 응답이 24.3%가 되려면 일반인 48.6%에 기독교인 0%가 합쳐져서 24.3%가 나와야 정상입니다. 하지만 교회 다니면서 이 차이를 모르는 사람이 22.4%입니다. 이슬람교도와 결혼해도 된다는 응답은 58.3%였다고 합니다. 이 중 얼마나 많은 교인이 있을까요? 자기 생각으로 교회를 다닙니다. 그래서 교회간 신자 이동률이 점점 높아집니다. 내 마음에 안 들면 교회 옮기면 그만입니다. 하나님 말씀이 뭐라고 하시는지는 묻지도 않습니다. 내 맘에 안 든다면 하나님이라도 바꿀 겁니다. 교회 다니는 사람들이 하나님 말씀을 모릅니다. 교인은 될지 몰라도 성도는 아닙니다. 『긍정의 힘』, 『잘 되는 나』를 좋아하면서 여전히 자기 자신에게 초점을 맞츱니다. 자기 삶에 하나님이 축복을 내리시면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말씀과 씨름해야 합니다. 지금 읽은 부분 다음 구절을 읽고 싶어 날밤을 세운 기억이 있어야 합니다.
박영선목사님과의 첫 만남
대학교 2학년 마치고 겨울 방학 때 성경을 깊이 보는 수련회를 참가해서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하루에 한두 시간만 자고 20시간씩 5일 동안 성경만 봤습니다. 잠도 전혀 오지 않고 피곤하지도 않았습니다.
“여호와를 경외하는 자는 피곤치 아니하며 곤비치 아니하며……”
이 말씀이 성취되는 걸 느꼈습니다. 성경은 제가 읽은 책 중에 가장 많이 읽은 책이고 가장 모르는 책입니다. 그렇게 말씀에 빠졌고 그때부터 기독교 서적도 읽기 시작했습니다. 한참 하나님 말씀에 빠졌을 때 『구원, 그 이후』라는 책을 후배 자취방에서 우연히 봤습니다. 저는 다른 사람 집에 가면 꼭 책장을 기웃거립니다. 친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염치불구하고 책장은 살펴봅니다. 아마 『구원, 그 이후』라는 책을 보게 된 것도 이런 제 습관을 고착시킨 원인일 겁니다. 처음엔 이름도 낯설었고 제목도 식상했습니다. 『구원, 그 이후』라면 구원받았으니 그리스도인으로 책임을 다하자는 내용이겠지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은 제 예상을 완전히 뒤엎었습니다.
당시 책은 대부분 서술형으로 쓰여졌습니다. 그런데 목사님은 말하는 것처럼 적어놓았습니다. 그러면서 계속 따지는 겁니다. “원수를 사랑하라”고 했는데 공감하십니까? 왜 공감하십니까? “부모님을 사랑하는 게 옳습니까?” 윤리로서 당연히 옳은 게 아니냐 묻지 말고 성경을 근거로 답변하라고 합니다. 특히 구원받는다는 게 무엇인지 계속 묻습니다. 교회에서 여러 번 들은 이야기라 당연하다고 여기는 게 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질문을 받으면 딱히 대답할 말이 없어 ‘믿으면 다 알게 돼!’ 할 수밖에 없는 내용입니다. 이걸 목사님이 꺼내고 있었습니다. 정확하게 설명하기 전에는 절대 못 넘어간다는 말투로 꼬치꼬치 캐묻습니다.
우리는 성경에 대답이 있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성경이 어떻게 대답하는지 찾지 않습니다. 내 생각에 맞는 성경 구절 몇 개를 골라 나를 합리화시키는 게 고작입니다. 그래서 설명할 수 없는 믿음, 확신할 수 없는 구원, 목숨 걸고 실행할 수 없는 계명을 붙들고 살아갑니다. 그렇기 때문에 말씀과 현실이 부딪치면 현실을 선택하고 어쩌다 떠오르는 말씀을 배경으로 깔아버립니다. 말씀을 바탕으로 심각한 질문을 하지 않습니다.
박영선 목사님은 이런 ‘왜’에 대한 대답을 찾고 있습니다. A=B이다로 공식화해서 지식으로 전달하지 않고 계속 질문을 던지면서 함께 찾아가게 합니다. 그래서 이 책은 좀 딱딱하고 어렵습니다. 잠시 문장을 놓치면 내용이 떠다닙니다. 그래도 이 책이 너무 좋았습니다. 특히 가사와 가드와 아스돗에 남겨둔 작은 무리가 결국 이스라엘을 뒤흔드는 적이 되었다고 설명하는 부분이 기억에 남습니다. 말씀을 말씀으로 풀어가며 말씀을 가르치려는 모습이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말씀에 대한 집중이 필요한 때
『구원, 그 이후』가 너무 좋아서 당시에 출간된 박영선 목사님 책을 거의 다 샀습니다. 읽으면서 너무 행복했습니다. 하나님 말씀이 주는 오묘함과 달콤함이 너무 좋았습니다. 성경을 보는 눈도 넓어지고 기초를 다지게 되었습니다. 아브라함의 믿음이 아브라함의 것인지 하나님의 은혜인지 꼼꼼히 따져보았습니다. 구원이 과연 어떤 의미인지 다시 생각했습니다. 출애굽 사건이 이스라엘과 나에게 무엇을 말하는지 고민했습니다. 목사님이 언제 새 책을 내나 기다렸습니다. 이동원 목사님, 김서택 목사님의 강해집도 참 좋았지만 알려주고 전달하는 형식이라 박영선 목사님 책이 제겐 맞았습니다. 다만 목사님의 최근 책은 조금 바뀌었습니다. 책이 많이 팔리지 않아서인지, 목사님이 말씀을 깊이 살피면서 더욱 성숙하셔서 변한 건지 잘 모릅니다. 그래도 여전히 말씀을 그냥 받아들이라 말하기 전에 이유를 찾아 설명하려고 합니다. 또 하나 좋은 점은 외국작가의 책을 한국상황에 맞게 재해석했다는 걸 꼭 밝히십니다. 설교로 유명한 목사님 중에 외국 작가의 강해설교집을 마치 자기 것처럼 설교하는 분이 많습니다. 마치 당신이 그걸 알아낸 것처럼 말합니다. 정직하지 못한 거죠! 박영선목사님은 책 내용을 자신이 시작하지 않았음을 정직하게 밝힙니다.
박영선 목사님의 책이 다시 읽혀져야 합니다. 상대주의가 ‘왜’라는 질문을 몰아내고 있기 때문에 더욱 ‘왜’에 집중해야 합니다. 목사님이 15년 전에 쓴 책에도 ‘기독교는 왜 욕을 먹는가?’, ‘우리는 왜 영향력이 없는가’를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목사님 말씀을 들었다면 지금 같은 소리를 듣지 않겠지요!
지금 우리는 개독교라는 말을 듣고도 화를 내지 않습니다. 하도 들어서 ‘그 사람들은 그래!’하며 잊으려고 합니다. 우리는 왜 변하지 않았을까요? 목숨 걸고 우리에게 하나님 말씀을 들려준 칼빈 탄생을 축하하는 행사를 하면서도 스스로 성경을 읽고 그 말씀이 무슨 뜻인지 고민하지 않을까요? 큐티 안내 책자가 없으면 큐티도 못하는 수준이 되었을까요? 하나님의 말씀은 살아있고 능력이 있어 관절과 골수까지 쪼개는데 그걸 느껴본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됩니까? ‘예수 믿으면 장사도 잘 되고 아이들도 바르게 크고 다 좋더라!’는 수준에 발을 올려놓고 따라가기만 합니다.
2009년, 칼빈 500년을 기념하는 해의 첫 달에 박영선 목사님을 소개합니다. 목사님이 아닌 다른 분이라도 괜찮습니다. 정말 말씀에 대한 고민, 그 고민에서 말씀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주는 책이 있다면 꼭 읽어보세요. 무엇보다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 완성하신 하나님 말씀을 꼭 읽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