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수업 사례

책벌레가 좋아하는 독서 활동 1

책뜰안애 2022. 7. 16. 13:43

얼마 전 수업 시간에 『소년을 읽다』 내용을 말했다.
“이 책에 소년원 형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나오거든. 어떤 형이 선생님한테 문신하라고 말해.
문신하면 수영장에서 사람들이 길을 내준다고 말이야.”
방학 맞이 <달빛 독서 캠프>를 하는데 책 좋아하지 않는 남자아이가 『소년을 읽다』를 읽는다.
어려울 텐데 왜 읽느냐 하니 문신 나오는 이야기 때문이라고 한다.
<달빛 독서 캠프>는 자정까지 책을 읽고 도서관에서 자는 추억 만들기다.
지난 학교에서 자정까지 책만 읽었는데 아이들이 참 좋아했다.
너무 좋아해서 '도전 2시'를 즉석에서 만들었는데도 아이들이 끝까지 버텼다.
학교에서 잔다는 건 아이들에게 버킷리스트 같은 로망이다.
준비물은 이불, 컵라면, 책 읽으려는 의지다.
'좀 놀겠지! 설마 계속 책 읽기만 하겠어?' 하는 마음으로 왔다가 계속 읽기만 하는 분위기에 놀라 그냥 읽는다.
12시까지 꾸역꾸역 읽다가 책이 재미있다는 걸 알고, 다음에 또 참여하겠다고 한다.

이번 학교 아이들은 책보다 놀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12시까지만 했다.
학부모들에게 '책이 주는 즐거움'을 알려주려고 책놀이도 두 시간 넣었다.
4시~6시 : 책 읽기 (아이들이 진지하게 열심히 읽었다.)
6시~7시 : 저녁 식사 (짜장, 짬뽕, 군만두 먹고 놀았다.)
7시~9시 : 책 놀이 (엄마 몇 명이 함께했다.)

 

9시~9:30 : 간식 (통닭에 음료수)
9:30~11:40 : 책 읽기
~12시 : 후기 쓰고 자기.

7시 30분~8시 : 아침 식사(컵라면)
 
8시 이후 : 씻고 체육관에서 놀기

책 잘 읽는 아이들과는 2시까지 읽는데, 얘들은 12시면 충분하다.
흐린데도 달빛이 보였다. 별을 찾아낸 아이가 좋아했다.
 
문신 이야기 때문에 『소년을 읽다』를 읽은 아이가 쓴 글이다.
 
처음에 『소년을 읽다』라는 멋진 책을 읽었다. 
원래는 거기에 나오는 고등학교 형이 소년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한테
“등에 호랑이 문신을 박으면 호텔 수영장에서 사람들이 다 길을 내준다.”
하는 내용이 보고 싶어서 그 책을 읽었는데 읽다 보니 재미있어서 계속 읽었다. ~~~
『소년을 읽다』는 책은 아주 재미있었다. 녀석이 재미있다며 『소년을 읽다』를 친구에게 줬다.
 
 
베트남 다문화 아이가 베트남 다문화 친구에게 소년원 형들이 책 읽는 이야기가 재미있다며 『소년을 읽다』를 권했다.
친구가 『소년을 읽다』를 읽는 동안 녀석은 김동식 작가 책을 꺼냈다.
나도 모르게 문신 이야기로 애들을 꼬신 셈이다.
아무튼 어떻게 해서라도 책 읽는 시간을 주면~ 책이 책을 부른다.
 
방학식 할 때 교감 선생님이 물었다.
“방학해서 좋은 사람?”
우리 반 아이 몇이 손을 안 들었다.
그 중 한 아이가 쓴 글이다.
 

  오늘 저녁은 최고였다. 오후 4시부터 밤 12시까지 독서 활동을 했다. 난 지금까지 읽은 것 중 역시 설민석 한국사 대모험이 가장 좋았다. , 4권이랑 4권을 읽었는데 4권에 가장 슬픈 장면이 떠올랐다. 구석기 시대에 살던 6살 꼬마애가 죽은 것이다. 어린 나이에 하고 싶은 것도 못 하고 죽은 것이 너무 안타까웠다. 그림을 보니까 그 인물이 더 불쌍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슬픈 장면이 있다면 행복 장면도 있어야 하는 법! 주인공들이 여행하는데 사랑 싸움이 시작됐다. 그 장면이 참 웃겼다.
 부모님이 오시고 나서 우리는 게임을 했다. 엄마랑 한 팀이 됐다. 너무 기뻤다. 그리고 우리 팀이 2등도 해서 더욱 좋았다. 우리는 맛있는 음식도 많이 먹었다. 마치 캠핑 온 것 같았다. 기분이 좋았다. 할머니 생각도 났다. 그 풍경도 이랬는데. 엄마도 같이 잤으면…… 그런데 나는 이 시간이 멈추면 좋겠다. 그러면 내일 학교가 안 끝나기 때문이다. 지금 아마 12시쯤? 그런데 자기 싫다. , 방학이 없었으면……

가장 기억나는 장면은 어제 읽다 만 책 다 읽겠다고 아침 6시 30분에 책 읽는 모습이다.
책벌레가 가장 좋아하는 독서활동을 끝내고 한 마디 하자면

“우리 학교 닭을 잡아버려야겠다!”

닭이 2시~5시까지 내내 운다.
나한테만 들린다. 정말 질렸다. (애들은 잘 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