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뜰안애 2022. 6. 24. 19:46
6월 2일 : 교실에 부화기를 설치하고 달걀 20개를 넣었다.
6월 9일 : 5학년 아이 할머니가 달걀 15개를 주셨다.
(부화기 고장 났다며 병아리 다섯 마리를 달라 하셨다.)
부화기 두 대에 달걀이 꽉 찼다.
6월 22일 : 두 마리가 부화했다.
우리 반 태*이가 발견해서 병아리 이름이 ‘태돌이’다.
두 번째 부화한 병아리는 죽었다. 묻어주었다.
(한 아이가 죽은 병아리 생각하며 글을 썼는데 학교에 두고 왔다.)
1학년 애들이 병아리 구경하러 와서 내게 조른다.
“선생님, 병아리 통에 넣어줘요!”
“너를 저기 병아리 통에 넣어달라는 거야? 너무 큰데~”
“아이, 작게 만들어서 넣어줘요!”
“지금 축소 기계를 만드는 중이야. 좀 기다려야 해.”
“제발요. 저기 넣어주세요.~~~”

6월 23일 : 한 마리가 더 부화했다.
알에 금이 가는 걸 재*이가 발견해서 이름이 제민이다.
오후에 한 마리가 또 부화했다.
*민이가 가장 먼저 봤기 때문에 민석이다.
1학년 애들이 또 와서 본다. 너무 귀엽다고~
6월 24일 : 달걀 하나가 금이 가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본 아이가 자기 이름을 붙이겠다고 했다.
점심 시간에 1학년 애들이 병아리 달라고 한다.
가장 귀엽게 삐약 소리내면 주겠다고 했더니
한 줄로 서서 삐약삐약 소리를 낸다.
하여튼 어린 건 다 이쁘다.
요즘 교실 온도가 30도 넘는다.
에어컨 틀려고 하면 애들이 말린다.
병아리 춥다고.
땀 흘리면서도 에어컨 없이 버티는 6학년 아이들도 참 귀엽다.
체육 끝나고 땀 흘리면서 버티는 아이들 위해 에어컨 틀었다. 잠깐~
나는 오후 내내 에어컨 없이 버텼다.
“태돌이, 제민이, 민석이 잘 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