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책/일반독자
청와대의 모든 것
책뜰안애
2022. 5. 17. 05:47
대통령이 바뀌면서 청와대가 개방되었다. 때에 맞춰 청와대를 소개하는 책이 나왔다. 청와대 출입기자가 청와대 곳곳을 찍은 사진에 설명을 더했다. 청와대의 역사를 간략하게 소개하고(1장), 청와대 건물을 전통과 관련해서 자세하게 설명한다(2장). 청와대 본관(3장)과 건물들(4장)을 소개하고, 청와대 앞길(5장)과 주변(6장)을 소개한 뒤에 마지막으로 국가 행사(7장)를 설명한다.
뒷장부터 거꾸로 읽었다. 특별한 까닭은 없다. 후기부터 읽는 습관이 있는데, 마지막에 국가 행사를 소개한 내용을 읽다가 자연스럽게 한 장씩 앞으로 읽었다. 국가 행사를 보고, 청와대 바깥에 있는 성곽과 산을 둘러보고 청와대 앞길을 지나 청와대로 들어가는 모습을 상상하며 읽었다. 청와대 주변 건물을 살펴보고 청와대 본관을 살펴본 셈이다. 청와대에서 먼 곳부터 차례차례 읽으며 ‘청와대가 어떤 곳일까?’ 기대하게 되었다.
2015년에 펀딩 ‘곁에.서.’의 주인공들(가스폭발 관련 아이들) 데리고 청와대에 갔었다. 아이들과 함께 갔기 때문에 나는 편안하게 둘러봤다. 엄중하게 지키는 국가기관이라 해도 초등학생에게는 관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많이 긴장했다. 꼼짝하지 않고 선 경비원과 경찰을 보며 말소리를 줄였고 장난도 치지 않았다. 국가 지도자가 일하던 장소가 주는 무게감을 아이들도 느꼈나 보다.
지금은 국민 누구나 둘러보도록 개방되었다. 대부분 대통령이 일하던 곳을 보고 싶다는 호기심에 찾을 것 같다. ‘지붕 선이 아름답다, 그림이 멋지다, 가구가 의외로 소박하다, 전통 방식으로 지은 건물이 하나밖에 없다, 청와대에 주목이 있구나……’ 하겠지.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이 책을 읽고 가면 더 많이 보일 것이다.
3장, 4장, 6장이 마음에 들었다. 청와대 본채를 소개하고 그림과 가구를 설명한다. 그림이 참 멋졌다. 가구가 소박하고 정갈해서 좋았다. 정원에 관심이 많아서 4장 청와대 정원 녹지원과 전통 한옥 상춘재가 좋았다. 6장 칠궁(왕후가 되지 못한 왕의 어머니를 모신 곳)은 새로웠다. 왕의 어머니인데도 양반이 아니라고 왕후라고 불리지 못한 분들을 모신 곳이다. 또한 사진이 좋았다. 기자가 찍은 사진이라 전체부터 부분까지 잘 보여주었다. 사진이 ‘청와대 안 건축과 그림과 문화의 아름다움에 빠지다’라는 부제를 잘 드러냈다. 개인 의견이 적고 객관적인 설명이 많아서 지루할 수 있는데 그때마다 사진이 보여서 괜찮았다.
앞으로 청와대가 어떤 역사를 이어갈지는 모른다. 대통령이 일하는 역할을 다시 한다면 한동안 국민에게 개방한 기간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