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내가 읽은 책(180권)
12월에 읽은 책
180. 고고학의 즐거움 (이바르 리스너, 594쪽) / 고고학
고고학에서 반드시 풀고 싶은 지역을 소개한다.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석기 문화로 성벽을 쌓은) 예리코(성경에서는 여리고)부터 그리스를 지나 중국, 인도, 페르시아, 나아지리아를 거쳐 마야 문명까지 소개한다. 일반 독자는 결코 읽지 않을 책이다. (2008년에 초판인데 아직도 초판!!) 내겐 재미있었다.
179. 역사 속을 달리는 서울 지하철-1호선 여행 (김용인, 113쪽) / 초등 고학년
지하철 1호선과 관련된 조선시대 역사를 소개한다. 최부가 <표해록>을 쓴 청파역(서울역 근처), 중국 사신을 접대한 태평관(시청역), 조선 상업의 중심지 운종가(종각역) …… 일제의 침략에 대항하여 일어난 의병의 길 왕산로(신설동역) 등 10가지를 소개한다. 지하철역이라는 접근 방식이 새롭다. 초등학생이 조선시대에 관심을 갖도록 꼬드기게 만드는 책이다.
178. 아하! 자연에서 찾은 비밀, 이익의 관물편 (조경구, 170쪽) / 초등 3학년 이상
성호 이익의 <성호사설>과 <성호전집> 중에서 관물편(사물-주로 동식물을 관찰하고 쓴 글)에 나오는 77편의 글을 초등학생이 읽기 편하게 엮었다. 초등학생이 세상을 보는 관점을 배우는데 도움을 주는 책이다.
177. 고도를 기다리며 (사무엘 베게트, 175쪽) / 극본 (고등학생 이상)
내용이 어지럽다. 무얼 말하는지 모르겠다. 저자가 글을 쓴 의도를 못 찾겠다. 우왕좌왕 갈팡질팡하는 마음을 읽어내기에 내 마음은 너무 질서가 잡혀있다. 중학생 독서반에서 토론할 책인데 학생들은 이해하려나?
176. 밀가루 아기 키우기 (앤 파인, 277쪽) / 동화(초 6 이상)
공부, 예의, 침착함과는 거리가 먼 4c 반이 과제로 ‘밀가루 아기 키우기’를 시작한다. 학생들이 밀가루를 넣은 볼품없는 인형을 대하는 태도가 서로 다르다. 친구 아기를 대신 맡아주고 돈을 받는 학생, 며칠 데려다나다가 아기가 얼마나 귀찮은지 아는 학생, 방치하는 학생이 생긴다. 자기가 태어난 지 1008시간 만에 아빠가 떠나버린 사이먼은 밀가루 아기를 키우기 시작하면서 아빠가 왜 떠났는지 고민한다. 참 좋은 책이다. 두 번째 읽었다.
175. 만화 성경개관 (백금산, 269쪽) / 기독교 만화
구약성경을 만화로 개관했다. 만화이지만 성경 각 권의 구조와 내용을 제대로 담았다. 성경공부를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하는 훌륭한 책이다. 만화이지만 깊이가 있는 좋은 책이다.
174. 마태복음 뒷조사 (김영화, 230쪽) / 기독교 만화
마태복음이 쓰인 배경(복음서의 순서, 저자, 연대, 독자)와 내용을 만화로 설명한 책이다. 나는 만화보다 자세하게 설명한 글이 더 좋지만 평신도에게는 만화라서 쉽고 재미있겠다. 마가복음 뒷조사가 더 좋았다.
171-173. 유대인의 역사 (폴 존슨, 378쪽, 548쪽, 362쪽) / 역사
<2천년 동안의 정신>을 읽고 대단하다 생각했는데 유대인의 역사는 더하다. 저자인 폴 존슨은 시대의 흐름뿐만 아니라 유대인 사상가도 다 이해하고 쓴 것 같다. 자료를 어떻게 찾아서 정리했는지 놀랍다. 대단한 작가이다.
169-170. 해리포터와 저주 받은 아이 (248, 232쪽)
극본 형식이다. 해리 포터의 아들과 말포이의 아들 이야기이다. 둘 다 아버지와 잘 지내지 못한다. 캐드릭 디고리를 살리기 위해 해리와 디고리가 참가한 트리위저드 시합할 때로 시간여행을 한다. 과거를 바꾸면 현재가 없다는 것, 현재를 바꾸려면 현재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 자녀의 인생은 부모와 다르다는 것을 알려준다. 주제는 좋지만 극본으로 쓰여서 설명과 묘사가 줄어들었기 때문에 이야기와 문장의 묘미가 줄어들었다.
168. 서촌 홀릭 (로버트 파우저, 235쪽) / 한옥마을 이야기
우리나라와 일본 문화(특히 집과 음식)에 대해 잘 아는 미국 사람이 한옥과 거리에 대해 쓴 책이다. 일본과 우리나라에서 오래 살았던 미국인의 눈으로 본 집에 대한 인식이 새롭고 명쾌하다. 북촌만 알았는데 서촌, 익선동에 가보고 싶다. 우리 국민의 장점과 단점을 새롭게 알게 되는 책이다. 다만 오타가 여럿 있고 편집이 잘못된 부분이 있어 불편하다.
167. 거짓말 학교 (전성희, 223쪽) / 동화(초 5 이상)
정부에서 학교를 세워 인재 중의 인재를 뽑아 가르친다. 외부의 간섭이 없는 섬에서 기숙생활을 하는 학생들이 배우는 건 바로 ‘거짓말’이다. 최고의 대우를 해주고 미래를 보장해주는 대신 학교에 대한 비밀을 지키는 서약을 해야 한다. 국가 발전을 위해 거짓말을 배우는 학생들이 결국 아무도 믿지 못하는 지경에 이른다. 재미도 있고 생각할 점도 많은 좋은 책이다.
166. 가족이라는 병 (시모주 아키코, 235쪽) / 대학생 이상
올해 102번째로 읽었는데 끝까지 읽은 기억이 없어 다시 읽었다. 알고 보니 이미 읽었다는…… 늙는다. ㅠㅠ
165.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셰익스피어, 555쪽) / 중학생 이상
중학생 독서반과 토론하기 위해 읽었다. 학생들과 “무엇이 인간을 존엄하게 만드는가?” 라는 주제로 토론했다. 햄릿은 복수심, 오셰로는 질투와 의심, 맥베드는 욕심, 리어왕은 말만 듣고 판단하는 어리석음 때문에 비극을 맞았다. 셰익스피어는 인간의 실수에도 불구하고 비극에 숨어있는 인간의 존귀함을 보여주려 한 것 같다. 마음을 흔들어대는 복수, 질투와 의심, 욕심, 어리석음이 낳은 결과를 후회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통해, 그들 주위에서 일을 바르게 처리하려는 사람들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을 드러내려 한 것 같다.
164. 호두까기 인형 (E. T. A. 호프만, 175쪽) / 3학년 이상
학교 아이들과 서울에 호두까기 인형을 보러 가려고 읽었다. (책을 읽으면 50% 할인이라서)
163. 유진과 유진 (이금이, 285쪽) / 초등 6학년 이상
두 유진이(큰 유진, 작은 유진)가 같은 유치원에서 원장에게 성추행을 당한다. 큰 유진 가족은 아이의 잘못이 아니라며 사랑해준다. 작은 유진이 가족은 부모 자신을 위해 사건을 회피한다. 아이의 기억을 부정하고 덮어버린다. 작은 유진의 부모도 상처 받고 힘들어서 그랬지만 회피는 상처를 더 아프게 할 뿐이다. 둘이 한 반이 되고 작은 유진이 자기가 겪은 일을 알아가면서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이다. 사람들이 상처를 어떻게 대하는지 이야기하며 읽으면 좋겠다.
11월에 읽은 책
(C. S. 루이스가 11월에 태어나고 11월에 죽었다. 그래서 11월에는 루이스를 많이 읽는다.)
162. 루이스와 잭 (조지 세이어, 469쪽) / 전기문
C. S. 루이스에게 배운 조지 세이어가 쓴 루이스의 전기문이다. 루이스의 삶과 책을 연결시켜 설명하고 있다. 루이스를 아는 사람에게는 재미있지만 루이스를 모르는 사람이 읽기엔 낯설다. 내겐 참 재미있는 책이다. 두 번째 읽었다.
161. 우리가 얼굴을 찾을 때까지 (C. S. 루이스, 365쪽) / 소설
루이스가 자기 책 중에 이 책을 가장 좋아했다고 한다. 루이스 책 중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이기도 하다. 왕의 첫째 공주 오루알은 이성과 합리성으로 신비와 영의 세계를 이해하려 든다. 둘째 공주 레디발은 본능에 충실하다. 셋째 공주 프시케는 어리석은 군중의 요구에 따라 신에게 재물로 바쳐진다. 너무 아름다웠기 때문에 구원자로 추앙받았고, 같은 이유로 신의 아내가 되어야 했다. 나는 오루알처럼 이성으로 이해한다. 영원의 세계까지 이성으로 분석하려 한다. 그러나 신비와 영을 이성으로 분석하면 쪼개진 소망의 파편만 남을 것 같다. 두고두고 곱씹어 읽을 책이다. 그러나 읽으라고 추천하지는 않는다. 쉽게 해석하기 어려운 책이다.
160. 시편 사색 (C. S. 루이스, 146쪽) / 기독교
루이스가 시편을 묵상하면서 쓴 글이다. 시편을 하나씩 해설하는 책은 아니다. 시편 전체에 나타난 심판, 저주, 죽음, 주님의 아름다움, 달콤한 말씀, 묵인, 자연, 찬양을 설명한다. 루이스의 설명에는 내가 따라가기 힘든 논증 과정이 들어있다. 그래서 어렵게 느껴진다. 몇 번 더 읽으면 이해가 되려나?
159. 스크루테이프의 편지 (C. S. 루이스, 230쪽) / 기독교 변증
고참 악마가 신참 악마에게 기독교인들을 믿음에서 떠나게 하기 위한 조언을 해주는 형식으로 쓰인 편지글이다. 루이스는 이 글로 대중의 인기를 받게 되었다. 고개를 끄덕이는 구절이 많다. 루이스 특유의 논증을 담았기 때문에 쉽게 읽을 책은 아니다. 그러나 한 번 빠지면 헤어나기 어려운 매력이 있는 책이다.
158. 운명아, 덤벼라 (김민경, 124쪽) / 역사동화, 초등 5학년 이상.
박제가와 이덕무의 우정을 그린 책이다. 대부분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참 좋았다. 내가 이덕무를 워낙 좋아하기 때문이고, 정조가 다시 생각났기 때문이다.
157. 사사기, 룻기 큐티 모음 (권일한, 289쪽) / 큐티모음집
나는 아침마다 40분가량 컴퓨터로 글을 쓰며 큐티 한다. 내가 정한 본문으로 내가 정한 순서로 한다. 이 큐티 모음은 2004년 2-8월까지 6개월 정도 한 내용이다. 교회에서 사사기 공부를 하면서 읽었다.
156. 사사기 강해 (마이클 윌코크, 220쪽) / 성경 강해
IVP에서 낸 BST(Bible Say Today) 시리즈이다. 성경을 자세하게 알고 싶다면 이 시리즈를 읽으라고 권한다.
155. 대기하여라-사사기 강해 (워렌 위어스비, 230쪽) / 성경 강해
성경 묵상의 눈을 새롭게 뜨게 해준 워렌 위어스비 강해서이다. 설교집을 읽는 게 유익이 있다면 강해서는 그보다 열 배나 더 유익하다. 특히 워렌 위어스비는 강추!! 안타깝게도 이 시리즈는 절판되었다.
154. 순전한 기독교 (C. S. 루이스, 283쪽)
C. S. 루이스가 기독교를 변증한 책이다. 평신도 작가의 눈으로 글을 썼기 때문에 기독교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성경도 거의 인용하지 않는다. 자연 상태의 정신과 마음에서 출발해서 하나님의 존재를 증명한다. 세 번째 읽을 때까지는 어렵긴 하지만 이해할 만하다고 생각했는데 네 번째는 많이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특별히 ‘온전하라.’는 말씀이 우리가 해내야 할 율법 같은 말씀이 아니라 우리가 온전하도록 하나님이 인도하신다는 말씀이 마음에 와닿았다.
153. 순례자의 귀향 (C. S. 루이스, 390쪽)
C. S. 루이스 자신이 회심한 과정을 풍유로 지어낸 이야기이다. 루이스가 관심을 가졌던 사상의 흐름을 모르면 이해할 수 없는 책이다. 세 번째 읽었는데 이젠 안 읽어도 되겠다.
- 젊은이 나이에 모든 일을 명확히 하려는 건 정말 굉장히 위험한 일이랍니다. 바로 그것이 제가 과거에 저질렀던 큰 실수지요. 모든 일을 공식에 넣어서 답을 찾으려고 했어요. 시를 이론으로, 은유를 정설로 바꾸려고 했답니다.
152. 갈림길 (윌리엄 폴 영, 426쪽) / 기독교 소설
오두막의 후속편이다. 두 번째 읽었다. C. S 루이스가 잭이라는 이름으로 삶과 죽음 사이의 세계에서 안내자 역할을 맡았다. 살건 죽건 자유로운 자신을 찾아야 하건만 우리는 어딘가에 매여 살아간다. 하나님 앞에서의 진짜 모습을 찾을 수 있을까?
151. 오두막 (윌리엄 폴 영, 431쪽) / 기독교 소설
세 번째 읽었다. 읽을수록 좋다. 하나님 사이의 연합, 인간과의 연합을 대화로 풀어나간다. 처음 읽을 때는 삼위일체의 신비를 이해하려 애썼다. 두 번째 읽었을 때는 상처가 치유되는 과정에 대해 읽었다. 세 번째에는 ‘연합’이 마음에 들어왔다. 다시 읽을 책이다.
10월에 읽은 책
150. 제사장 나라 하나님 나라 (조병호, 371쪽) / 기독교
나에겐 쉬운 책이지만 일반 성도에겐 도움이 되는 책이다. 성경 역사 전문가답게 성경을 역사 이야기로 풀어가면서 설명한다. 그러나 우리가 생각하는 하나님 나라보다는 그냥 성경을 해설하는 내용에 가깝다. 그래도 성경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책이다.
149. 한국중장편소설 12 Vol 1 (이미륵 외, 420쪽) / 중학생 이상
압록강은 흐른다, 엄마의 말뚝, 일락서산 등을 실은 소설 모음집이다. 외국 소설은 의미를 따지며 읽었는데 우리 소설은 그냥 느껴졌다. 독서반 학생들과 토론하면서 우리 이야기를 많이 해서 좋았다. 이제 외국소설 줄이고 우리 소설에 빠져야겠다.
148.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 왕대 (김탁환, 240쪽) / 동화, 초 4 이상
일제강점기에 인왕산에서 잡힌 호랑이 왕대는 창경원에 잡혀간다. 일본이 우리나라에서 호랑이, 표범, 늑대의 씨를 말릴 때 마지막 남은 호랑이의 자식인 왕대가 동물원에서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창경궁이 창경원이 된 이야기, 일본이 호랑이와 늑대를 모두 죽여버린 이야기를 나누기에 좋은 책이다.
147. 너희도 신처럼 되리라. (에리히 프롬, 267쪽) / 종교 철학
「소유냐 존재냐」에서 프롬이 시편을 해설한 부분이 마음에 들어 원작을 샀다. 부제가 ‘급진적 휴머니스트의 혁명적 구약 읽기’인데 구약성경을 나와는 전혀 다른 눈으로 읽는다. 세계관이 다르면 해석을 다르게 내릴 수밖에 없다. 돈 주고 살 정도는 아니었는데……
146. 책벌레들의 비밀후원작전 (힐러리 메케이, 315쪽) / 동화, 초 5 이상
수다스런 네 자매의 이야기가 처음에는 잘 읽히지 않겠지만 100쪽을 넘어서면 손을 떼지 못하는 책이다. 네 자매가 아프리카 아이를 돕기 위해 매달 10파운드를 구해야 한다. 부모님 몰래. 돈을 벌기 위해 벌이는 소동이 재미나다. 나는 다섯 번쯤 읽었고, 첫째 딸은 50번쯤 읽었다.
145. 산적의 딸 로냐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314쪽) / 동화, 초 6 이상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상상력이 돋보이는 책이다. 서로 못 잡아먹어 으르렁대는 두 산적의 아들과 딸이 서로를 좋아한다. 로냐는 친구를 붙잡아 협박하는 아버지를 배신하고 친구를 구해낸 뒤에 집을 떠나야 할 처지에 놓인다. 아름다운 이야기다.
144. 난설헌 (최문희, 다산책방, 383) / 소설
슬프고 마음이 아프다. 어둠의 시대가 아름다움과 고귀함을 짓밟고 어둠과 절망을 남겼다. 허난설헌과 허균은 수백 년의 시간을 앞선 마음을 가졌기 때문에 꽃을 피우지 못하고 꺾였다. 지금도 이런 분들이 있다. 그들은 얼마나 아플까? 나도 시대의 흐름을 보면 화가 나고 아픈데……
143. 수일이와 수일이 (김우경, 우리교육, 220쪽) / 동화(4학년부터)
고성 죽왕초등학교 아이들과 독서수업을 하기 위해 읽었다. 공부와 학원에 지쳐 놀지 못하는 아이들의 현실을 잘 보여준다. 살짝 살짝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아픔도 들어있다. 그러나 기독교 세계관에는 좋지 않은 책이다.
142. 제국과 천국 (브라이언 왈쉬 부부, IVP, 462쪽) / 기독교
기독교 세계관에 대한 탁월한 저자인 브라이언 왈쉬가 쓴 골로새서 강해이다. 마치 현대 사회의 실체를 파헤치는 세계관 책인 것 같다. 성경에서 큰 자는 작은 자를 섬기기 위해 존재하지만 역사에서는 늘 큰 자가 작은 자를 짓눌렀다. 작은 자를 짓누르지 않고 만들어진 제국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또한 이 책은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한 반박을 담고 있다. 평신도가 읽기엔 딱딱하고 조금 어렵지만 평소에 내가 가진 생각을 명쾌하게 정리해서 보여주고 있다. 좋은 책이다.
141. 여행이 그대를 자유롭게 하리라. (쨍쨍, 북로그컴퍼니, 335쪽) / 여행 에세이
27년간 교사로 지내며 방학마다 여행을 떠나다가 작정하고 교사를 관둔 뒤에 여행을 떠난 이상한 아줌마의 여행기이다. 여행하는 방법은 하나도 없다. 이름난 여행지도 안 나온다. 모두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과 신나게 먹고 노는 이야기이다. 이렇게 여행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저자 같은 성격을 가진 사람은 거의 없다고 확신한다. 그래서 선뜻 추천하기 어려운 책이다.
137-140.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 조앤 롤링
스네이프가 멋졌다. 그럴 줄 알았지만 다시 읽어도 멋지다. 이렇게 자신을 철저하게 숨기고 선을 위해 악을 가장하기도 어려운데 스네이프는 선의 승리를 위해 자신을 내던졌다. 죽음의 성물을 해리가 다 해치우지 않고 친구들이 하나씩 파괴하는 모습을 보면서 조앤 롤링이 공동체를 아끼는 모습을 보았다. 좋은 책이다.
132-136. 해리포터와 혼혈왕자 / 조앤 롤링
계속 놀라고 있다. 정말 재미있다.
127-131.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 조앤 롤링
참 좋다. 나는 사람보다 책을 더 좋아해서 탈이다.
123-126. 해리포터와 불의 잔 / 조앤 롤링
조앤 롤링의 실력이 점점 늘어나는 것 같다. 문장에 줄을 그으며 읽을 걸 하는 후회가 생긴다.
121-122.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 조앤 롤링
재미있다. 멍 때리며 시간 잘 보내고 있다.
9월에 읽은 책
117-120 해리포터(비밀의 방, 아즈카반의 죄수) / 조앤 롤링
식탁 위에 있던 비밀의 방을 읽다가 아즈카반의 죄수까지 읽었다. 처음 읽을 때도 이랬는데 아무래도 끝까지 갈 것 같다. 이걸로 기독교 세계관을 설명하는 책을 쓰면 제정신인 걸까?
116. 데몬 (토스카 리, 414쪽) / 소설
악마의 하수인이 출판사 편집자에게 ‘악마의 자서전’ 출판을 권유하며 소설 내용을 불러준다. 루시퍼의 반란, 하와의 타락부터 십자가까지 성경의 핵심내용을 악마의 관점에서 설명한다. 기가 막히다. 천천히 다시 읽거나, 기독교사들과 토론해보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다. 그리스도인에게 강력 추천한다. 대박이다.
115. 글자전쟁 (김진명, 343쪽) / 소설
우리나라 역사가 중국을 능가한다는 내용의 소설이다. <천년의 금서>가 고구려사가 중국 역사를 능가한다는 이야기였고, 글자전쟁은 한문이 우리나라에서 나온 거라는 얘기다. 나는 이 얘기보다 흥미를 위해 시작부분에 넣은 북한 관련 분석 내용이 더 재미있었다. 몇 가지 한자 정보로 이런 소설을 썼으니 능력이 대단하다.
114. 엄마가 떠난 뒤에 (킴벌리 윌리스 홀트, 255쪽) / 초등 6학년 이상
몇 년 전에 처음 보았을 때 정말 놀랐던 책이다. 은은한 풍경을 바라보다가 문득 눈물이 주르륵 흐르는 느낌이었다. 엄마를 잃은 뒤에 위기를 맞은 가정이 회복되는 과정을 그렸다. 문체가 독특하다. 별 것 아닌 일을 툭툭 내뱉는데 여운이 길게 남는다. 이번에 읽었을 때는 첫 느낌이 사라졌다. 가슴이 차가워지고 머리가 커진 것 같다.
113. 솔로몬과 스바의 전설 (토스카 리, 462쪽) / 소설
스바의 여왕이 솔로몬을 찾아왔다는 이야기를 소설로 각색했다. 성경과 코란에는 기록이 짧게 나오지만 에티오피아 솔로몬 왕조의 탄생 이야기를 다룬 <왕들의 영광>에는 낯선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이런 책을 참고해서 썼다. 그저 감탄이 나올 뿐이다. 그냥 소설로, 성경을 이해하는 배경으로, 신을 찾아가는 철학서로 정말 좋은 책이다. 강력 추천한다.
112. 화평케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장 바니에, 스탠리 하우어워스, 113쪽) / 기독교
장애인들과 서로 도와주며 살아가는 공동체 라르쉬를 세움 장 바니에, 타임지가 미국 최고의 신학자로 뽑은 스탠리 하우어워스 ‘폭력적인 세상에서의 온유함’에 대해 번갈아가며 쓴 4편의 글모음이다. 평화주의자 두 분의 말은 들을 가치가 있다.
→ 사람이 누군가를 경멸하지 않고 살기란 너무나 어렵다. 우리는 실제로 누군가를 경멸하며 살아간다. 누군가에게 속아서 경멸하며 미워하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를 경멸하지 않으면 자신의 내면을 더 깊이 들여다보게 되고 결국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면을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111. 달려라, 탁샘 (탁동철, 450쪽) / 교단일기, 에세이 모음
존경하는 탁동철 선생님이 쓴 교단일기, 에세이 모음이다. 처음 읽을 때보다 마음을 더 울린다. 자연이 알려주었을까, 원래 착한 사람일까,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다. 대한민국 어른들 모두에게 최강력 슈퍼파워로 추천한다.
110. 소녀, 적정기술을 탐하다. (조승연, 190쪽) / 중학생 이상
중앙기독중학교에서 적정기술에 마음을 빼앗긴 조승연 학생이 적정기술을 소개하는 이야기, 진로를 찾아가는 이야기를 썼다. 가난하고 어려운 형편에서 살아가는 이웃을 위한 나눔기술, 섬김기술인 적정기술을 소개하는 부분도 좋지만 중학생이 진로를 찾아 교수님께 메일을 보내고, 몽고까지 찾아가며 좌충우돌 발로 뛰는 모습이 더 좋았다. 중고등학생과 교사에게 강력 추천한다.
109. 모모 (미하엘 엔데, 367쪽) / 중학생
강력 추천하는 책이다. 여유를 잃고 쫓기듯 살아가는 우리 현실을 굉장한 이야기로 다시 표현했다. 토론할 내용이 많다. 우리 현실을 어떻게 이런 이야기로 표현하는지 정말 상상력이 대단하다.
108. 누구나 꿈꾸는 희망의 나라 모어의 유토피아 (연효숙, 118쪽)
책벌레 선생님의 행복한 독서토론 중등편을 쓰면서 미래 사회에 대한 부분 - 파리대왕, 멋진 신세계, 기억전달자 –을 쓰다가 참고자료로 읽었다. 모어의 유토피아를 해설한 책이다. 재미있었다.
107. 천년의 금서 (김진명, 327쪽) / 소설
중국이 동북공정을 주장하며 역사를 왜곡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 학자를 살인하고, 살인범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썼다. 작가의 상상력이 뛰어나다. 그러나 핵심 내용은 주류 역사학계가 인정하는 우리나라 역사보다 1000년 이상 더 오래된 역사가 있다는 주장이다. <환단고기>를 언급했다면 황당한 이야기라 취급받았겠지만 <단군세기>에 나타난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삼국사기, 시경, 잠부론을 든다. 고조선의 역사에 대해 관심을 불러일으키지만 학술적인 내용이 적어서 생각을 바꿀 정도는 아니다.
106.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의 기이한 사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220쪽) / 소설
「지킬박사와 하이드 씨」의 원문 번역본에 <마크하임>과 <시체도굴꾼>이라는 단편소설이 함께 들어있다. 편집본과 확실히 다르다. 더 어렵고 더 깊이 생각하게 만든다. 읽으면서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하게 만든다. 선과 악이라는 측면보다는 인간의 내면이 얼마나 기만에 능한지 보여준다. 좋은 책이다.
8월에 읽은 책
105. 한나의 아이 (스탠리 하우어워스, 544쪽) / 회고록
타임지에 의해 미국 최고의 신학자로 뽑힌 스탠리 하우어워스의 회고록이다. 자신이 기독교 윤리학과 신학에 관심을 가진 흐름을 이야기하는 부분이 많아서 배경지식이 없는 사람은 읽기 어렵다. 내게도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 그러나 24년 동안 정신병을 앓는 아내와 사는 모습을 읽으며 위로를 받았다. 어디에서 어떻게 끝날지 모르는 길을 묵묵히 가는 게 그리스도인의 삶이 아닌가 생각했다.
104. 사자 크리스티앙 (앤서니 에이스 버크, 존 렌달, 148쪽) / 실화
존과 에이스가 아기 사자를 사서 키운다. 사자가 점점 자라서 아프리카에 보내 야생에게 적응하게 만든다. 1년 뒤에 아프리카에 가서 사자를 불렀을 때 어른 사자 크리스티앙이 두 사람에게 다가오는 영상으로 유명해진 이야기를 책으로 만들었다. 재미있었다.
103. 세상의 마지막 밤 (C. S. 루이스, 151쪽) / 변증 에세이
탁월한 기독교 변증가 루이스가 서로 다른 곳에 발표한 에세이 7편을 모았다. 효과 만점의 능력 기도가 있을까? 믿음의 근거는? 악마는 인간의 어떤 약점에 환호하는가? 외계인이 존재한다면 기독교 신앙이 무너질까? 등에 대해 순전한 기독교에서 철학으로 기독교를 변론하는 방식으로 대답한다. 내가 생각하는 방식과 완전히 다르게 생각하기 때문에 새롭고 놀랍다. 대신 논거를 따라가려면 천천히 읽어야 한다.
102. 가족이라는 병 (시모주 아키코, 235쪽) / 에세이 모음
일본에서 굉장히 많이 팔린 책이라고 한다. 일본에서 이름난 아나운서, 작가, 평론가, 수필가인 저자가 자신의 가족 이야기를 바탕으로 가족의 아픔과 상처를 말한다. 감수성이 예민한 아버지가 시대의 흐름에 따라 군인으로 살다가 패전하고 쫓겨난다. 아버지를 닮아 감수성이 예민한 작가의 눈에 단단한 척하는 여린 아버지와 아버지에게 끊임없이 매달리는 어머니, 여기에 오빠와 할머니까지 얽힌 관계는 가족을 병으로 읽게 만들었다. 가족 관계로 고민하는 분에게 추천한다.
101. 성경과 함께 읽는 성지답사 (이문범, 180쪽) / 이스라엘 지리
기독교사대회에서 양영기 선생님 덕분에 얻은 책이다. 성경 지리를 사진과 함께 설명한다. 이 책을 미리 읽었다면 이스라엘 갈 때 몇 군데 더 들렀겠지. 다음에 이스라엘 갈 때 이 책을 갖고 가야겠다.
100. 로테와 루이제 (에리히 캐스트너, 232쪽) / 동화(5학년 이상)
<하늘을 나는 교실>을 쓴 에리히 캐스트너 동화. 쌍둥이 로테와 루이제는 부모가 이혼하면서 각각 뮌헨과 빈으로 헤어졌다. 아빠와 사는 루이제는 활발하고, 엄마와 사는 로테는 얌전하다. 우연히 여름캠프에서 만나 서로 자매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로테는 아빠에게, 루이제는 엄마에게 돌아간다. 이혼의 아픔을 이겨내는 해피엔딩이다.
99. 소유냐 존재냐 (에리히 프롬, 237쪽) / 철학
나는 소유양식에 매달리는 현대사회가 싫다. 존재양식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미 소유양식에 젖어든 우리에게 존재양식이 보일까? 프롬은 이미 40년 전에 지금 사회의 모습을 예측했지만 정작 우리는 우리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는지 보지 못하며 관심도 두지 않고 있다.
98. 그 이름, 예수 (브래넌 매닝, 141쪽) / 기독교
마이클 스미스가 불러(?) 도브상을 받은 Above All의 가사에 대한 생각을 풀어놓은 책이다. 내가 좋아하는 찬양에 좋아하는 작가의 글이어서 좋았다.
97. 신뢰 (브래넌 매닝, 223쪽) / 기독교
뭐라 말하기 어렵다. 그냥 좋은 책이다.
96. 프랑크푸르트 (이기식, 살림, 95쪽) / 도시 소개
프랑크푸르트의 역사, 문화, 전통, 박물관 등을 소개하는 책이다. 가볍게 읽을 분량이지만 관광 안내서보다 묵직한 책이다.
95. 거짓말하는 어른 (김지은, 문학동네, 242쪽) / 동화 평론
처음으로 동화 평론을 읽었다. 평론이라 하면 어려운 말을 뿜어내서 헷갈리게 하는 거라 생각했는데 아니다. 동화에 담겨진 뜻을 잘 찾아주었다. 동화가 무엇을 말하는지 알고 싶다면 읽어보시라. 특히 교사에게 추천한다.
94. 모든 것이 은혜다. (브레넌 매닝, 261쪽) / 기독교
프란체스코회 사제였다가 결혼하고, 알코올 중독에 빠지고, 이혼하고, 그러면서도 모든 것이 하나님 은혜라고 선포한다. 탁월한 글 솜씨와 강연 능력을 갖고 있지만 안쓰럽기도 하고 ‘뭐, 이런 사람이 있나!’ 싶기도 하다. 이런 사람도 용서하시는 게 하나님 은혜이고, 이 사람도 마땅히 용서 받아야 하지만 술독에 빠졌다가 다음날 모든 것이 은혜라고 말하는 모습을 받아들이기 어렵기도 하다. 저자를 싫어하고 싶지만 전하는 메시지가 너무 좋아서 저자가 고마우면서도 안쓰럽다.
93. 하늘을 달리는 아이 (제리 스피넬리, 248쪽) / 청소년 성장소설
정말 좋은 책이다. 강력 강력 추천한다. 한 문장 한 문장 깊이 묵상할 내용이 많다. 2016 겨울연수, 충남 IVF 대학생 수련회에서 나누었다. 전북연수원에서 15시간 동안 이 책으로 독서활동했다. 이 책으로 기독교 세계관에 대해 책을 쓰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언젠가는 써봐야겠다. (중등 교사에게 추천)
92. 뜻밖의 회심 (로자리아 버터필드, 아바서원, 287쪽) / 기독교
레즈비언이었고, 동성애자들을 옹호하는 연구로 이름을 떨치던 교수가 예수님을 믿고 쓴 회심기이다. 과거의 죄에서 극적인 변화를 겪어 다시는 그 길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식의 이분법적 사고가 전혀 보이지 않아 좋았다. 회심이 무엇인지, 하나님께로 돌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묵상한 내용이 마음에 와닿았다. 영문학자답게 글에 깊이가 있다. 읽으며 위로받았다. 참 좋은 책이다.
91. 통쾌한 희망사전 (프레드릭 뷰크너, 복있는 사람, 198쪽) / 기독교
내가 좋아하는 작가 뷰크너. 이름만으로도 무조건 책을 사야 하는 작가이다. 이 책은 이상한 사전이다. 기독교 용어를 설명하는데 기가 막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1. 의(RIGHTEOUSNESS) :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은 악보대로 연주하고 있었다. 율법의 어떤 음표도 틀리지 않았다. 그러나 옳은 연주가 아니었다. 의는 옳게 연주하는 것이 아니다. 어떻게 연주해야 하는지 생각하고 그렇게 연주하면 사람들이 흥겹게 발을 들썩이며 박자를 맞출 것이다.
2. 교회 : 눈에 보이는 교회는, 하나님의 이름으로 정기적으로 모이는 회중이다. 그들이 누구누구인지는 교회에 가면 알 수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교회는, 하나님이 이 세상에서 당신의 손과 발로 사용하시는 모든 사람들이다. 그들이 누구누구인지는 하나님만 아신다. 문장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감탄하며 읽을 것이다.
3. 가장 좋은 것은 바로 이것! 소명 : 마음 깊은 곳에서의 기쁨과 세상의 절실한 요구가 만나는 지점.
7월에 읽은 책
90. 바울 2 (월터 왕게린, 살림, 460쪽) / 소설
고린도 교회와 갈라디아 교회에서 일어난 일을 상상해서 실감나게 표현했다. 실제로는 다를 수도 있지만 저자의 상상력 덕분에 바울의 마음이 많이 이해가 되었다. 당시 상황과 분위기를 실감할 수 있어서 성경을 묵상하는데 도움이 되겠다.
89. 바울 1 (월터 왕게린, 살림, 461쪽) / 소설
바울의 행적을 소설로 썼다. 사도행전과 서신서를 잘 모르는 사람은 이해하기 어렵다. 나도 처음 100쪽이 더디게 넘어갔다. 그러나 일단 빠져들면 사도행전이 살아서 움직인다. 디도, 에라스도, 디모데, 뵈뵈……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생생하게 다가온다. 맞다. 성경은 살아 움직이는 이야기이다. 참 좋은 책이다.
88. 분별력 (존 맥아더 외, 엔크리스토, 358쪽) / 기독교
존 맥아더 목사님과 함께 사역하는 분들이 2000년 이후에 미국 교회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분별’의 관점으로 비판했다. 강단 초청, 찬양음악, 교회 쇼핑에 대해서는 동의했다. ‘목적이 이끄는 삶’에 대한 비판은 어느 정도 수긍이 갔지만 바울의 새 관점에 대해서는 내가 잘 몰라서 판단을 못했다. 10년 동안 ‘분별’이 기도제목이었고 분별에 힘썼는데도 잘 모르겠다. 하나님 뜻을 안다는 건 정말 어렵다.
87. 책벌레 선생님의 행복한 독서토론 (권일한, 아침독서운동, 262쪽) / 교육
내가 쓴 독서토론 책이다. 아이들과 독서토론 할 때가 생각났다. 뿌듯하면서 덤덤하다. 고치면서 너무 많이 읽어서 그럴까? 잘 모르겠다.
86. 아버지 월급 콩알만 하네 (임길택, 보리, 159) / 아이들 시 모음
탄광마을에서 가난을 겪으며 힘겹게 살던 아이들이 지금은 잘 살고 있을까? 왜 그리 힘들게 살았을까?
85. 지금쯤 몽실언니도 잘 거야. (임길택, 보리, 215쪽) / 아이들 글모음
30년 전, 임길택 선생님께 배운 나와 비슷한 나이의 아이들이 쓴 글모음이다. 내가 문집을 만들고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칠 때가 생각난다. 지금은 이런 일기를 만나기 어려워졌다. 그때 아이들은 잘 참고 생각이 깊었는데……
84. 성경 (1754쪽)
1년에 한 번은 읽어야 하는 책이다. 읽고 또 읽어도 새롭다. 성경을 모르는 사람들은 무슨 재미로 살까! 끝없는 이야기, 무한한 세계가 펼쳐져 있다.
83. 개똥은 가만히 누워 잠을 잔다. (이호철, 보리, 184) / 아이들 글모음
이호철 선생님이 가르친 2학년 어린이 시를 모았다. 자세하게, 길게, 생각을 담아 잘 썼다. 그림도 자세하게 표현했다. 내 글쓰기 지도에 불을 밝혀준 한 분이다. 2학기에 아이들에게 읽어주어야겠다.
82. 샬그락 샬그란 샬샬 (이무완, 159쪽) / 아이들 시 모음
친구가 2009년에 가르친 2학년 아이들 시를 모았다. 어린이다운 글이다. 내가 가르친 아이들이 쓴 시와 약간 다르다. 친구 만나 시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은 게 있다. 만나러 가야겠다.
81.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 (요나스 요나손, 541쪽) / 소설
베스트셀러 <창문 너머 도망친 100세 노인>이 내겐 별로였다. 기발한 이야기이지만 마음에 전해주는 내용이 없어서 허황되게 보였다. 같은 저자의 이 책은 훨씬 나았다. 과장하면서 툭툭 내뱉는 문체가 남아공 출신 놈베코에게는 더 어울려 보였다. 남아공 핵무기를 스웨덴에 가져갔다가 중국에 보내는 황당한 이야기지만 재미도 있고 생각할 거리도 있다.
80. 세계를 바꾸는 착한 식탁 이야기 (박소명, 북멘토, 191쪽) / 사회
「식탁 위의 세계사」 초등 고학년 버전이다. 감자, 블루베리, 카망베르 치즈, 토마토, 연어, 올리브, 콩이 건강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역사 이야기와 함께 들려준다. 이야기와 함께 간단한 역사를 소개한다. 대한민국 독서논술․토론대회 사회를 맡아서 읽었다.
79. 하이델베르크, 낭만적인 고성의 도시 (곽병휴, 살림, 92쪽) / 인문
독일 하이텔베르크를 소개하는 책이다. 단순히 여행가이드는 아니다. 역사와 문화를 교양인의 관점에서 썼다. 내게 딱 맞는 책이다. 적당히 묵직하고 내가 모르는 이야기를 함께 들려준다. 하이델베르크에 다시 가고 싶다.
78. 기억 전달자 (로이스 로리, 비룡소, 310쪽) / 청소년
「1984」, 「멋진 신세계」와 함께 읽으면 좋을 책이다. 미래 사회의 어두운 면을 탁월하게 보여준다. 안정을 위해 나쁜 기억을 제거해 버리고 선택의 자유를 포기한 미래 사회에 딱 한 사람만이 과거를 기억한다.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날 때 현명하게 선택할 사람! 그는 인류의 고통스런 기억을 모두 간직하며 단 한 사람에게만 기억을 전달해준다. 두 번째 읽었는데 여전히 좋다.
77-78. 시간 여행자의 아내 1, 2(오드리 니페네거, 살림, 427쪽, 377쪽) / 소설
헨리는 시간 여행을 한다. 과거로 가서 어릴 적 아내를 만나고 미래로 가서 나이 든 아내를 만난다. 처음엔 그저 그런 이야기에 읽기 지쳤는데 2편을 읽으면서 미래의 나와 과거의 나가 만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성숙한 내가 미성숙한, 순수한 나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 베스트셀러라는데 내겐 그냥 그랬다.
76. 허니문 인 파리 (조조 모예스, 살림, 255쪽) / 소설
「원 플러스 원」, 「미 비포 유」의 글 솜씨가 잘 드러난 소설이다. 갓 결혼한 남녀 사이에 사랑과 오해 때문에 생기는 긴장과 갈등을 잘 표현했다. 서로 기대하고 오해하고 티격태격 다투는 남녀가 함께 읽으면 좋겠다. 나는 아내를 오해하지 않기 때문에 읽을 때 별로 긴장감이 없었다.
6월에 읽은 책
75. 담바고 문화사 (안대회, 문학동네, 450쪽) / 인문
담배의 역사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을 조사하여 소개하는 책이다. 김득신, 이덕무, 정약용이 등장하고 왕부터 농부까지, 예술과 문학을 넘나든다. 자료 조사가 엄청나다. 담배로 역사를 들여다보는 관점이 탁월하다.
74. 뭘 써요, 뭘 쓰라고요? (김용택, 한솔수북, 149쪽) / 글쓰기
김용택 선생님이 글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소개하는 책이다. 글을 쓰는 마음가짐을 시처럼 짧고 여운이 남게 썼기 때문에 설명이 아니라 소개라고 했다. 이 책을 읽고 글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알긴 어렵다. 책 내용에는 동의하지만 이렇게 쓰면 독자들이 무얼 하라는 건지 알아듣지 못한다. 돈 주고 사기 아깝다. 150쪽에 12800원이나 하니 그냥 도서관에서 한 번 훑어 읽으라고 권한다.
73. 소설처럼 (다니엘 페나크, 문학과지성사, 226쪽) / 독서
책을 읽는다는 것에 대한 최고의 책이다. 처음은 조금 어려울 수 있지만 50쪽을 넘어가면서 점점 재미있어진다. 3부는 그야말로 걸작이다. 교수가 대학생들에게 책을 읽어주며 수업하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기가 막힌다. 세 번째 읽는데 여전히 킥킥거리며 감동 받았다.
72. 모두 깜언 (김중미, 창비, 330쪽) / 중등 소설
우리나라 농촌의 안타까운 현실과 그 속에서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는 시골 사람들의 소망을 담은 책이다. 시골 농부들이 땀 흘려 일해도 먹고 살기 힘들다. 광수 아버지는 구제역 때문에 아끼던 소를 죽여야 했다. 구제역에 걸리지도 않았는데 두 번씩이나. 언청이로 태어난 유정이는 마을 사람들의 수군거림 때문에 엄마가 떠나버렸다. 고난과 슬픔이 이어지는 가운데 어떻게든 소망을 품고 살아가려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담하게 드러나 있다. 참 좋은 책이다.
71. 왕의 십자가 (팀 켈러, 두란노, 323쪽) / 기독교
팀 켈러가 마가복음을 ‘왕이신 예수’와 ‘십자가’로 해설한 책이다. 좋다. 천천히 다시 읽어야겠다.
70. 수요일의 전쟁 (게리 슈미트, 주니어 RHK, 392쪽) / 초 6 이상
몸이 피곤하고 마음이 무거우면 이런 책을 읽어줘야 한다. 재미있는 부분을 소리 내어 읽었더니 가족이 모두 웃느라고 난리가 났다. 그렇다고 누구나 이 책을 읽고 읽는 건 아니다. 이 책을 읽고 몇 번 울고 웃으면 책벌레이다. 우리 가족에게는 최강의 책이다.
69. 하리하라의 음식 과학 (이은희, 살림, 259쪽) / 중등 과학
‘하리하라’라는 필명으로 이름난 이은희 씨의 음식 관련 과학 책이다. 우리나라 12가지 명절에 먹었던 음식에 숨은 과학 원리를 소개한다. 중학교 과학 공부에 도움을 준다. (난 여전히 진화에 대한 내용을 읽는 게 불편하다. 살림출판사에서 진화에 대한 책을 내는 게 이상하다.)
68. 눈으로 하는 작별 (룽잉타이, 양철북, 327쪽) / 에세이 모음
67번 책과 마찬가지로 앞서 읽은 책이 더 좋았다. 그러나 일반 독자에게는 이 책이 더 좋을 거라 생각한다. 아버지가 늙고 병들어 돌아가시는 과정을 보고 느낀 감정을 담은 에세이 모음이다. 일상의 작은 일에 마음을 담는 솜씨가 뛰어나고 정말 박학다식하다. 책을 읽으면서 중국에서 쫓겨 온 대만 사람들도 우리가 남북 관계에서 아픔을 겪은 것과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아버지를 사랑하는 마음도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참 좋은 책이다.
→ 남미에는 비나무가 있다. 비나무는 큰 종처럼 커다랗고 둥글게 생겼는데, 한쪽 끝에서 다른 끝까지가 삼십 미터나 된다. 나뭇잎이 그토록 무성하고 빽빽한데도 비나무 밑에서는 작은 풀도 잘 자란다. 날이 흐리거나 어두워지면 비나무의 가는 잎이 오므라들면서 잎 사이로 비가 그대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형제는 영원히 평행선을 달리는 선로라기보다는 한 그루 비나무에 달린 가지나 잎이 아닐까. 비록 삼십 미터나 떨어져 있지만 같은 뿌리를 가지고 있고, 밤에는 잎을 오므리고 땅바닥으로 곧장 떨어지는 비를 함께 보면서, 나무와 비와 함께 늙어가는 것이다. 어찌 아니 좋겠는가! (61쪽)
→ 우리는 백 미터 달리기를 성공적으로 완주하기 위해 죽어라 공부했지만, 넘어졌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배우지 못했어. 무릎이 까져 피가 흐를 때 상처를 소독하고 싸매는 법은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어. 상처가 참을 수 없이 고통스러울 때 어떤 표정을 지어 보여야 하는지, 무릎 못지않게 피가 줄줄 흐르는 마음의 상처는 또 어떻게 치유해야 하는지, 마음 속 깊은 곳의 평화는 어떻게 얻을 수 있는지, 깨진 조각처럼 마음이 산산조각 났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67-68쪽)
67. ONE Plus ONE (조조 모예스, 살림, 551쪽) / 소설
제스는 싫은 소리 못하고 짐을 떠안는 성격이다. 양육비를 보내주지 않는 남편을 이해하며 쉼 없이 일하지만 늘 가난하다. 돈에 발목 잡혀 힘겹게 살아간다. 에드는 잘나가는 CEO이지만 가족 사이에 문제가 실타래처럼 엉켜있다. 갑자기 다가온 위기에 어쩔 줄 몰라 하면서도 가족에게조차 말하지 못한다. 둘이 우연히 여행을 같이 하게 되면서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3월에 읽은 34번 책 <미 비포 유>가 워낙 좋은 책이라 이번에는 조금 흥미가 떨어졌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에게는 이 책이 더 좋을 거라 생각한다.
66. 식탁 위의 세계사 (이영숙, 창비, 187쪽) / 역사(중학생 이상)
아직 책에서 다루지 않은 주제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역사에 대한 책을 쓰려면 새로운 관점이 필요하다. 이영숙 작가는 음식, 옷장, 주택을 매개로 역사책을 썼다. 재미있다. 감자, 소금, 후추, 돼지고기, 빵, 닭고기, 옥수수, 바나나, 포도, 차에 대한 역사를 썼다. 그런데 역사는 왜 슬픈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 걸까?
65. 사람을 찾는 하느님 (아브라함 요수아 헤셸, 한국기독교연구소, 512쪽) / 기독교
3월에 아브라함 요수아 헤셸을 읽었을 때 못 읽은 책이다. 유다이즘 철학을 1부 하느님, 2부 계시, 3부 응답으로 나눠 설명하는데 어렵다. 이해가 될 때는 참 좋은데 한 번 흐름을 놓치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64. 누가 민주주의를 훔쳐갔을까 (김은식, 이상한 도석관, 189쪽) / 사회
민주주의의 역사를 짧게 소개하고 우리나라가 민주주의 국가가 된 과정을 소개한다. 어느 나라나 안정된 기반 위에 서려면 여러 독재자에 맞서서 슬프고 원통하게 죽어간 국민들의 힘을 보여주어야 하나 보다. 그러나 독재자가 여전히 존경의 대상이 되고 있으니 한숨이 나온다.
63. 지식채널 e 1 (북하우스, 351쪽) / 방송 소개
지식채널에 소개된 내용을 글로 옮긴 책 1번이다. 세상의 불의와 불평등, 모순을 알려주는 지식채널에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읽으면서 솟아오르는 분노는 해결하기 어렵다. 세상 참 더럽다.
5월에 읽은 책
5월에는 꽂아두고 읽지 못한 책을 몰아서 읽었다.
62. 윤선도 평전 (고미숙, 한겨레출판, 268쪽) / 평전
2월에 윤선도 기념관, 녹우당에 다녀와서 산 책을 이제야 읽었다. 쓴소리 하다 귀양 다니며 우리말로 시조를 읊은 모습이 멋졌다. 고미숙님은 이름만으로도 읽을 만한 책을 쓰시는 분이니 두말할 필요가 없지만 시대 순으로 쓴 글이 아니어서 읽기 불편한 점이 있다. 나는 즐겁게 읽었지만 추천하기엔 만만찮다.
61. 중동의 눈으로 본 예수 (케네스 베일리, 새물결플러스, 663쪽) / 기독교)
5월에 읽고 너무 좋아서 천천히 내용을 정리하며 다시 읽었다. 예수님이 살았던 문화 배경을 모르고 성경을 읽으면 오해가 많아진다. 성경을 깊이 읽고 싶다면 이 책을 강력 추천한다.
60. 요리 인류사 (권은중, 철수와 영희, 248쪽) / 역사, 중등 이상
옷장 속의 세계사, 지붕 밑의 세계사처럼 음식을 소재로 역사를 설명한다. 불, 손, 물, 식물, 곡식, 물고기, 빵, 술, 후추, 고기, 국수, 설탕, 커피, 차, 감자, 곰팡이, 콜라, 피자와 햄버거, 전투식량은 책을 쓴 컨셉이고 역사 이야기가 더 많다. 인간의 탐욕을 경계하는 점,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이 나와 비슷하다. 그러나 진화론적 가치, 불교 가치가 많아 불편했다. 지붕 밑의 세계사보다 내용이 어렵다. 그래서 내겐 더 좋았다.
59. 지붕 밑의 세계사 (이영숙, 창비, 213쪽) / 역사, 중등 이상
세계사의 중요 사건 중에 건물과 관련된 이야기를 뽑아서 소개한다. 프랑스 정치가인 마라가 욕실에서 살해당한 사건으로 프랑스 혁명을 소개하고, 꾸찌 터널(지하실)로 베트남 전쟁을 설명한다. 이 외에도 지붕, 서재, 방, 부엌, 다락, 발코니, 담벼락, 정원이 있다. 쉽고 재미있는 책이다.
58. 내가 어렸을 때에 (에리히 캐스트너, 시공주니어, 289쪽) / 자서전(초 6 이상)
「하늘을 달리는 교실」의 저자인 에리히 캐스트너가 쓴 어린시절 이야기이다. 로알드 달은 과장된 표현으로 이야기를 재미있게 하고, 에리히 캐스트너는 자기 이야기를 제 3자가 바라보듯 쿨하게 쓴다. 진즉 읽었다면 드레스덴에 갔을 때 그의 기념관이나 박물관을 찾아보는 건데 아쉽다.
57. 선하신 하나님 (마이클 리브스, 복있는사람, 205쪽) / 기독교
삼위일체 하나님이 사랑 안에서 하나 된 관계라고 설명한다. 다시 읽어야겠다. 내가 경험하지 못한 관계를 설명하기 때문에 잘 모르겠다.
56. 소년이 온다. (한강, 창비, 215쪽) / 소설
1980년 5월 광주에서 일어난 일을 쓴 소설이다. 난 이 나라가 싫다. 죄악과 고통의 신음소리를 더 이상 듣고 싶지 않다. 빨리 하나님이 오시면 좋겠다. 터져버릴 것 같다.
55. 천국에서 온 첫 번째 전화 (미치 앨봄, arte, 383쪽) / 소설
사랑하는 가족, 친구, 이웃을 잃은 사람에게 어느날 천국에서 전화가 걸려온다. 개인적인 경험이 방송을 타게 되자 마을은 성지가 되어 순례객으로 들끓는다. 대부분 사랑하는 사람이 천국에 있는지, 천국에 갈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온 사람들이다. 관제사의 실수에 방송의 포장 때문에 억울한 일을 겪은 주인공이 천국 현상이 거짓임을 밝히지만 정작 자신은 천국에서 온 전화를 받는다. 미치 앨봄은 정말 천재다. 토론하기 좋은 책을 또 내놓았다.
54. 모양순할매 쫓아내기 (살림어린이, 이은재, 159쪽) / 동화 (4학년 이상)
바쁜 엄마, 엄마역할까지 하려는 아빠를 돕기 위해 모양순할매가 집에 들어왔다. 예전에 선생님이어서 공부를 도와줄 수 있다는 이유로 들어와서 공부를 가르치고, 식습관도 바꾸려고 했지만 마음대로 안 된다. 모양순할매를 쫓아내기 위해 일부러 시험을 틀리고 사고를 치기 때문인데...... 좋은 책이다.
53. 빈곤의 광경 (소노 아야코, 리수, 175쪽) / 사회 (중 2 이상)
일본 NGO 구호단체에서 일하면서 겪은 아프리카의 빈곤 상황을 낱낱이 보여준다. 가난의 배후에 있는 불평등한 계급구조, 아프리카 특유의 정서가 낳은 도둑질과 게으름과 운명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말한다. 나는 빈곤의 원인을 가진 자의 부도덕함에만 두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있다고 인정하게 되었다. 안타깝고 슬프다.
52. 13층의 슈퍼히어로 (테레사 토튼, 블랙홀, 375쪽) / 중등 소설
엄마는 물건을 버리지 못한다. 에덤은 문을 열고 들어갈 때 자기만의 정화의식을 해야 한다. 때론 숫자를 세야 한다. 짝수로 된 장소에서는 증상이 심해진다. 강박증에 시달리는 친구들과 치료모임을 하면서 친구들이 호전되지만 에덤은 점점 힘들어진다. 자기를 방어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면서 자신을 안으로 가두기 때문이다. 친구들은 거짓을 이겨내고 좋아지지만 엄마와 에덤은 악화되기만 한다. 내 안에 있는 상처와 직면해서 두려움을 맞서야 이기는데 그럴 수 있을까? 평소에 접하거나 공감하던 내용이 아니어서 앞부분을 읽기 힘들었다. 좋은 책이다.
51. 빅스톤갭의 작은 책방 (웬디웰치, 책세상, 439쪽) / 인문
미국 빅스톤갭에서 중고서점을 열면서 상담소, 문화공간으로 자리잡아가는 이야기이다. 책 이야기도 좋지만 서점을 찾는 사람들과 만나면서 울고 웃었던 경험이 너무 좋다. <서재 결혼시키기>와 비슷하다. 일상에서 일어난 일을 재미있고 독특한 관점으로 쓴 수필 모음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낄낄대며 공감하며 읽을 책이다. 책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읽기 힘들다.
→ 소비자들이 맥도널드를 찾는 이유는 이스탄불에서든 미국 아이오와에서든 똑같은 맛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중고 책방을 부러 찾는 이유는 거기서 무엇을 발견할지 전혀 모르기 때문에다. 요즘 세상에 보물찾기에 뛰어들 기회가 몇 번이나 있겠는가? (250쪽)
4월에 읽은 책
50. 중동의 눈으로 본 예수 (케네스 베일리, 새물결플러스, 663쪽) / 기독교
성경을 묵상하는 기쁨을 잃어가던 중에 새 마음을 심어준 책이다. 중동 문화를 바탕으로 당시 사람들이 느꼈을 마음을 전해준다. 성경 내용을 새롭게 이해하도록 도와준다. 교차대구와 같은 표현법을 알면 이해하기 쉬워진다. 약간 어려운 책이다. 강력 추천한다.
49. 일단 질러 (에릭 월터스, 탐, 231쪽) / 중등 소설
이안은 패스트푸드가 몸에 얼마나 나쁜지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고 거대기업 프랭키스에 맞서 금요일 불매운동을 벌인다. 오즈월드는 시장의 정책에 반대해서 그래피티를 그린다. 이안은 프랭키스의 법률자문회사로부터 고소하겠다는 메일을 받는다. 오즈월드는 시장에게 붙잡혀 수업시간에 경찰관에게 불려나간다. 둘은 어떻게 될까? 현실성 있는 주제, 빠른 전개, 속 시원한 결말 모두 좋다. 중학생과 교사에게 추천한다.
48. 어둠 속의 비밀 (프레드릭 비크너, 포이에마, 519쪽) / 기독교
「통쾌한 희망사전」의 저자 프레드릭 비크너가 쓴 책은 무조건 다 읽어야 한다. 뛰어난 이야기꾼이 들려주는 설교라서 전혀 설교 같지 않다. 쉽게 읽으면서도 깊이 생각해야 하는 멋진 이야기이다. 강력 추천한다.
47. 무엇이 행복한 경제를 만들까? (박세진, 이상한도서관, 230쪽) / 중학생
중학생들과 토론하기 위해 읽었다. 자본주의 경제학 이론과 개념(1-3장), 세계화의 흐름과 장단점(4-7장), 경제 영역이 만들어지고 운영되는 과정(8-10장), 시장 경제가 발생시키는 문제 해결 방안(11-12장)을 다룬다. 저자는 세계화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나도 동의한다.
46. 심리학 교실을 부탁해 (양곤성, 우리교육, 326쪽) / 교육상담-교사
학생들이 좋지 않은 행동을 할 때 “하지 마!”, “무슨 일 있어?” 중에 어떤 말을 해야 할까? 아직까지 풀지 못한 고민이다. 이 책은 “무슨 일 있어?”라고 말해야 하는 이유를 사례와 함께 소개한다. 아이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는 책이다. 그러나 진화상담학의 관점, 지나친 “무슨 일 있어?” 위주의 접근은 동의할 수 없다. 그래도 참 좋은 책이다. (우리교육 책 치고는 오타가 많다.)
45. 생각 키우기 (이어령, 푸른숲주니어) / 초등 인문
생각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호기심, 관찰, 추리, 고정관념 깨기, 상징 등을 설명한다. 초등 6학년, 중등 2학년 교과서에 수록되었다. 생각하는 방법을 알기 위해 한 번쯤은 읽어야 할 책이라 생각한다.
44. 돌 씹어 먹는 아이 (송미경, 문학동네, 165쪽) / 동화
기가 막힌 동화다. 무얼 말하는 이야기이지? 하며 읽다가 이야기가 말하는 힘에 마음이 울렁인다. 오랜만에 정말 좋은 동화를 만났다. 특히 ‘혀를 사 왔지’와 ‘돌 씹어 먹는 아이’가 정말 좋다. 강력 추천한다.
43. 북풍의 등에서 (조지 맥도널드, 현대지성사, 421쪽) / 동화
C. S. 루이스가 스승으로 생각한 작가. 판타지의 아버지로 불리는 조지 맥도널드의 대표작이다. 북풍의 등에 다녀온 소년이 가족과 이웃에게 선한 영향을 끼치는 이야기이다. 북풍의 등은 죽음을 뜻한다. 읽기 쉬운 글은 아니지만 읽으면서 기분이 묘해지는 좋은 책이다. 일반 독자는 100쪽을 넘어가기 어려울 것 같다.
42. 채식주의자 (한 강, 창비, 247쪽) / 소설(성인 대상)
맨부커상 후보에 오른 책이다. 질문을 많이 던지는 책이다. 상처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나 자신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고민하는 중이어서 더 깊게 다가왔다. 10년쯤 전에 읽었다면 그냥 사악한 책이라고 치부했을 것이다.
41. 친애하는 악몽도둑 (이민혜, 문학동네, 166쪽) / 동화(6학년 이상)
저자가 근무하는 학교 아이들과 독서활동하기 위해 읽었다. 7살에 자신에게 너무나 잘해주었던 언니가 죽은 충격 때문에 강박증에 걸려 악몽을 꾸고 왕따를 당하는 주인공이 자신의 모습을 이해하고 극복하는 이야기이다. 현실보다 환상 안에서의 이야기가 많고, 무거워서 읽기 편한 책이 아니다. 그런데도 하장초등학교 아이들은 잘 읽어냈다.
40. 너는 나의 달콤한 □□ (이민혜, 문학동네, 230쪽) / 동화(5학년 이상)
점잖고 생각이 깊은 우리반 회장 일진이와 공부만 잘하는 욕쟁이 깡패 서지혜가 서로를 바라보며 각자의 관점으로 쓴 글이다. 일진이의 글은 앞에서, 서지혜의 글은 뒤에서부터 읽어야 한다. 사실 어디가 앞이고 뒤인지 알기 어렵다. 서로의 입장이 되어야 비로소 사람을 이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책이다.
39. 쫄쫄이 내 강아지 (이민혜, 문학동네, 240쪽) / 동화(5학년 이상)
강아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편하게 읽을 책이다. 나는 강아지를 좋아하지 않아서 그냥. 이민혜 선생님은 두 시점으로 글을 잘 쓴다. 강아지에게 꼬맹이라 불리는 아이가 강아지 쫄쫄이를 보고 쓴 글, 강아지 쫄쫄이가 꼬맹이를 보고 쓴 글이 연이어 나온다.
3월에 읽은 책
(아브라함 요수아 헤셀을 집중해서 읽었다.)
38. 하느님을 찾는 사람 (아브라함 요수아 헤셀, 한국기독교연구소, 268쪽) / 기독교
‘기도와 상징주의’에 대해 쓴 책이다. 최강이다. 말이 필요 없다. 책 전체에 줄을 그을 기세로 줄을 긋다 멈추다 하며 읽었다. 어찌나 좋은지 당분간 해마다 읽겠다. (책을 많이 읽지 않은 독자에겐 어려운 책이다. 그래도 읽을 가치가 있다.)
→ 동반자에 대한 갈증은 우리를 너무 자주 잘못과 모험 속으로 몰아넣지만 그 갈증은 우리가 겪고 있는 지독한 외로움을 보여준다. 우리는 심지어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도 혼자 있다. 사람들 사이의 피상적인 관계는 공감에 대한 우리의 욕구를 만족시키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사람의 눈은 거품을 볼 수는 있지만 바닥에서 끓어오르는 것은 볼 수 없다. 지독한 고뇌의 시간에 우리는 혼자다. 이런 외로움이 가슴으로 하여금 하느님과의 동행을 추구하도록 촉구한다. 그분만이 우리 행동의 동기를 파악하신다. 그분만을 참으로 신뢰할 수 있다.
기도는 자신감으로서 우리의 속내를 하느님께 내어 보이는 믿음이다. 사람은 혼자서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고칠 수 없으며 위로받을 수 없는 외로움은 우리로 하여금 아직 얻지 못한 무엇, 아직 알지 못하는 누군가를 찾도록 만든다. 사람은 흔히 어떤 미끼를 뒤쫓지만 조만간 거짓된 만남 혹은 허약한 관계에 실망해서 물러난다. 이런 물러남 뒤에 기도가 뒤따를 수도 있다. (80쪽)
→ 예루살렘 성전이 파괴된 이래로 기도가 희생제사의 자리를 차지했다는 말은 희생제사 제의가 사라졌을 때 희생제사가 폐지되었다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기도는 희생제사의 대체물이 아니다. 기도가 희생제사이다. 변한 것은 희생제사의 내용이다. 즉 짐승을 잡아서 바치는 대신에 자기를 바치게 된 것이다. 그 정신은 똑같다. (151쪽)
이것 외에도 명문장이 가득하다.
37. 안식 (아브라함 요수아 헤셀, 복 있는 사람, 207쪽) / 기독교
헤셸은 안식일을 시간의 성소라고 본다. 논증이나 설명이 아니라 그렇다는 사실을 절절히 느끼는 사람으로 선포하고 있다. 읽으면서 안식일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느낀다. 서술 방식도, 내용도 신선하다. 정말 좋은 책이다.
36. 사람은 혼자가 아니다. (아브라함 요수아 헤셀, 한국기독교연구소, 351쪽) / 기독교
‘표현 불가능한 것’으로 시작해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 유대인의 관점에서 설명한다. C. S. 루이스를 읽는 것 같지만 덜 논리적이고 더 신비롭다. 천천히 씹으며 읽어야 한다. 정말 좋은 책이다.
→ ‘하느님 보는 것을 두려워하여’ 얼굴을 가리는 사람, 환상이 그에게 임할 때에 “나는 이제 망했구나… 이 눈으로 왕을 뵈었으니!”라고 말하는 사람에게만 해석의 권리가 부여된다.
35. 어둠 속에 갇힌 불꽃(아브라함 요수아 헤셀, 한국기독교연구소, 351쪽) / 기독교
유대교 신비주의인 하시디즘을 일으킨 바알 셈 토브와 코츠커의 사상과 삶을 다룬 책이다. 키르케고르와 비교하는 부분이 많다. 어려워서 천천히 읽었다.
모세가 약속의 땅을 정찰할 사람을 보낼 때 지도자(잃을 것이 많은 사람) 대신 평범한 유대인을 보냈다면 믿음의 능력으로 그 땅을 차지했을 거라고 표현한 부분이 마음에 남는다.
34. 미 비포 유 (조조 모예스, 살림, 535쪽) / 소설
올해 최고의 소설임에 틀림없다. 좋은교사 4월호에 추천했다.
33. 걸리버를 따라서, 스위프트를 찾아서 (박홍규, 들녘, 348쪽) / 인문
조너선 스위프트가 걸리버 여행기를 쓸 당시 영국과 아일랜드 상황을 통해 걸리버 여행기가 무엇을 말하는지 알려준다. 예를 들어 라퓨타는 영국이고 라퓨타 아래에 있는 땅은 아일랜드다. 영국이 아일랜드를 억압하고 착취하는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걸리버 여행기를 토론하거나 깊이 읽고 싶은 사람만 읽으면 되겠다.
32. 걸리버 여행기 (조너선 스위프트, 문예출판사, 408쪽) / 고전문학
걸리버는 소인국에서는 대인이었지만 대인국에서는 소인이었다. 소인국은 형편 없는 나라여서 걸리버가 수준 높은 사람이었고, 대인국이 좋은 나라여서 걸리버가 살았던 영국이 형편없는 나라라는 뜻이다. 나라뿐만 아니라 등장인물, 사회제도, 국민의 모습까지 모두 당시 현실을 풍자한다. 재미있고 흥미롭고 토론하기에도 좋은 책이다.
31. 방랑자호 (샤론 크리치, 보물창고, 334쪽) / 동화, 중학생 이상
뉴베리상 수상작. 시를 읽는 것 같은 느낌이다. 평범하고 지루함마저 느끼게 시작하지만 중반 이후에 슬픔과 격정이 차오르는 기분이다. 그러나 내가 책을 많이 읽어서인지, 예상한 결말이 그대로 이루어져서 조금 실망했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읽을지 궁금하다. 시를 읽는 듯한 오묘한 느낌이 좋았다.
30.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히가시노 게이고, 현대문학, 456쪽) / 소설
단순한 이야기인 것 같지만 마음을 만져주는 이야기이다. 마음을 만져주는 이야기이지만 깊이 있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렇지만 따뜻해서 좋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게 귀하다는 걸 알려줘서 좋다. 책 산 돈이 아깝지 않다.
스웨덴 작가 둘이 출판시장을 평정할 듯 덤비고 있다 해서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과 <오베라는 남자>를 읽었다. 10개월 만에 19쇄를 찍은 <오베라는 남자>는 책 산 돈이 아깝지 않았지만 32개월 만에 121쇄를 찍은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괜히 샀다는 생각이 들었다.
29. 오베라는 남자 (프레드릭 배크만, 다산책방, 451쪽) / 소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을 읽으며 베스트셀러는 역시 수준이 낮다고 생각했는데 이 생각을 바꿔준 책이다. 까칠하지만 남자다운 남자, 자기 일을 자기가 책임지는 성실한 남자, 모든 일을 규칙대로 처리해야 직성이 풀리는 오베라는 남자가 자기 일도 제대로 못하는 이웃을 만나 그들을 돕는 이야기이다. 물론 오베 역시 라디에이터, 환풍기, 자전거를 고치지 못하는 그들에게 도움을 받는다. 따뜻하고 생각할 게 많은 이야기이다. <앵무새 죽이기>에서 에티커스 핀치와 완전히 반대되는 사람이지만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다.
28.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요나스 요나손, 열린책들, 508쪽) / 소설
3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121쇄를 찍은 초대형 베스트셀러다. 다들 왜 이렇게 난리인가 싶어 샀는데, 책값이 아깝다. 이야기를 엮어내는 솜씨는 대단하지만 간직할 만한 책은 아니다. 그냥 도서관에서 빌려서 재미로 읽다가 다시 돌려주어야 할 책이다. 작가가 이야기를 만드는 솜씨가 뛰어나지만 그냥 재미있는 책이다. <수요일의 전쟁>보다 훨씬 덜 웃기고 <오베라는 남자>에 비하면 감동도 없다.
27. 창경궁 동무 (배유안, 생각과 느낌, 197쪽) / 역사 동화
배유안 작가는 역사소설에 솜씨가 있다. 영조의 손자(정조)와 영조의 딸 화완 옹주의 양자 정후겸이 주인공이다. 사도세자가 죽어가는 과정에서 정조를 시기, 질투하는 정후겸의 마음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좋은 책이다.
26. 죽은 시인의 사회 (낸시 클라인바움, 서교출판사, 343쪽) / 소설
영화를 책으로 각색한 책이다. 감동을 주는 이야기이지만 다니엘 페낙은 이 책이 선동, 고답주의, 어리석은 낭만주의를 조장하는 책이라고 비판했다. 키팅 선생에게 대안이 없는 건 맞다. 그래도 들쑤시기라도 해야 하는 우리나라에서는 읽을 만한 책이다.
25. 책 읽는 소리 (정민, 마음산책, 255쪽) / 옛 글
정민 선생이 옛 글에서 가려낸 문장으로 책읽기, 친구, 스승과 제자, 사회에 대한 생각을 들려준다. 쉬우면서도 깊이가 있는 것은 정민 선생의 글솜씨와 생각이 뛰어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정약용, 박제가를 비롯한 옛 선비들의 글이 그만큼 훌륭하기 때문이다. 두고두고 읽어야겠다.
2월에 읽은 책
: 12권(신영복 선생을 집중해서 읽었다.) - 12권 모두 좋은 책이어서 따로 추천하기 어렵다. 신영복 선생의 책을 4권 읽어서 더 기억에 남는다. 3월에는 아브라함 요수아 혜셀을 집중해서 읽어야겠다.
24. 담론 (신영복, 돌베개, 427쪽) / 신영복의 마지막 강의
1부 : 제자백가(노자, 장자, 공자, 묵자, 한비자 등)의 사상을 시대 흐름에 따라 분석하고 우리 사회에 맞추어 적용해주는데 탁월하다. 2부 : 감옥에서 만난 사람들 이야기를 통해 관계의 인간학을 설명한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에 나온 청구회 추억을 보면 신영복 선생님이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했다는 걸 알게 된다. 1960년대에 동네 아이들과 함께 모임을 만들어가는 모습이 정말 따뜻했다. 이 모임을 간첩단이라고 왜곡한 놈들은 떵떵거리며 잘 살고 있겠지.
23.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신영복, 돌베개, 399쪽) / 편지모음
신영복 선생님이 1969년 남한산성 육군교도소에 계실 때부터 1988년 8월 전주교도소에서 풀려나실 때까지 20년 동안 가족에게 쓴 편지이다. 똑같은 현상을 보고도 완전히 다른 시각으로 바라본 생각을 들려준다. 처음 읽었을 때보다 더 좋다. 꼭 읽어보라고 추천한다.
22. 더불어 숲 (신영복, 돌베개, 387쪽) / 해외여행기
사람들은 나무를 본다. 나는 작은 숲을 보는데 선생님은 산맥을 보는 것 같다. 그러면서도 산맥에 자리 잡은 숲과 거기 사는 생명까지 눈여겨보는 태도를 갖고 있다. 사람들이 쉽게 내뱉는 말을 그냥 받아들이지 않고 무엇을 뜻하는지 꼼꼼하게 따져 원래 뜻으로 현상을 바라본다. 또한 작고 연약한 존재의 시각으로 바라본다. 내 생각이 선생님과 여러 모로 비슷해서 좋았고, 또한 여러 모로 다르다는 점에서 부족함을 느꼈다. 좋은 책이다.
21. 나무야 나무야 (신영복, 돌베개, 158쪽) / 국내여행기
신영복 선생님이 우리나라 이곳저곳을 다니고 쓴 글이다. 선생님은 풍경, 나무, 정자, 장소를 나와 다른 방식으로 본다. 시대를 이끌어가는 얕고 천박한 논리로는 예상할 수도 없는 말씀을 하신다.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이 글 곳곳에서 묻어나온다. 물에 얼굴을 비춰보지 말고 사람에게 자신을 비춰보라는 말이 마음에 남는다. 좋은 책이다.
19-20. 장미의 이름 상, 하(움베르토 에코, 열린책들, 상 462쪽, 하 335쪽) / 문학
움베르토 에코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읽었다. 처음 읽었을 때보다 보이는 게 더 많다. 진리를 지나치게 지키려다 진리를 잃어버린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천주교가 그랬고, 지금 개신교도 마찬가지다. 기호학의 대가답게 에코는 기호의 의미와 상징을 소설에 녹여 넣었다. 그걸 읽는 재미도 쏠쏠하고, 진리의 양극단으로 치우친 사람들의 논리를 제대로 드러낸 문장과 이야기를 읽는 재미도 괜찮다. 윌리엄 수도사가 살인자를 찾는 일에 발휘하는 관찰력과 통찰력이 진리를 지키려는 사람들에게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안타까울 뿐이다. 앞으로도 일반 대중이 윌리엄 수도사를 가치 판단의 모범으로 따르기보다는 그저 살인범을 찾는 사람으로만 바라볼 거라서 답답하다. 극단적인 논리에 휘둘리지 않는 분별력을 갖춘 사람은 늘 변두리에서 가슴을 치며 살아가야 하나보다.
18. 수레바퀴 아래서 (헤르만 헤세, 문학동네, 236쪽) / 문학
헤르만 헤세가 고향 칼브를 떠나 마울브론 신학교에 갔다가 퇴학당한 경험을 바탕으로 쓴 소설이다. “수레바퀴 아래에 깔리지 않으려면 지치지 말고 뛰어야 한다.”는 어른들의 말이 얼마나 가혹한지 보여준다. 경쟁 위주의 교육, 문학을 느끼지 못하고 설명을 외우게 하는 수업, 목적 없이 직업을 선택하게 만드는 우리나라 현실을 생각하게 만든다. 좋은 문장도 많다. 명작이다.
17. 나는 팔레스타인의 크리스천이다. (미트리 라헵, CLC, 185쪽) / 기독교
이스라엘에게 쫓기고 내몰린 팔레스타인 루터교 목사가 이스라엘의 주장이 거짓됨을 밝히고 있다. 가끔 자신이 겪은 일을 소개하는데 너무 안타깝다. 하나님의 택하심은 특정 민족을 향한 것이 아니라 약속을 받아들이는 사람에 대한 것이다. 민족이 초점이 아니라 하나님의 약속이 핵심이라는 걸 알려준다. 한국 그리스도인이 우리 상황에서 성경을 해석하는 편견을 갖기 쉬운데 이를 깨뜨리는 책이다.
16. 초등 따뜻한 교실토론 (이영근, 에듀니티, 284쪽) / 교육
이영근 선생님이 교실에서 토론하는 방법을 설명하는 책이다. 교차질의를 다양하게 응용하고 있다. 쟁점을 두고 토론하는 게 흥미롭지만 내가 형식을 싫어해서 눈에 쏙 들어오지는 않는다. 그래도 교실에서 응용하기 좋은 토론 방법을 많이 알게 되었다.
15. 노벨트에서 평범한 건 없어 (잭 갠토스, 찰리북, 392쪽) / 동화 (6학년 이상)
2012 뉴베리 아너 상 수상작. 중학생들과 독서토론하기 위해 읽었다. 역사(특히 전쟁사)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알려주는 책이다. 재미도 있고 반전도 있다. 토론 과정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14. 밉스 가족의 특별한 비밀 (인그리드 로, 주니어랜덤, 270쪽) / 동화 (5학년 이상)
2009 뉴베리 아너 상 수상작. Thanksbooks에서 3월호 글 주제를 ‘평범함, 비범함’으로 보내왔다. 이 책이 바로 비범한 능력을 가진 가족의 평범한 이야기이다. 자세한 내용은 Thanksbooks 3월호를 읽어주세요.
13.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 (베르나르 베르베르, 열린책들, 610쪽) / 잡학
베르베르가 글을 쓰기 위해 모아놓은 자기만의 지식 모음집이다. 신화와 과학 관련 이야기가 많다. 자기가 좋아하는 이야기만 모아놓았기 때문에 옳고 그름의 문제로 바라보면 안 되지만 책을 읽는 사람들은(특히 청소년은) 이 사람의 생각을 물들 위험이 있다. 특히 기독교인이라면 분별하며 읽어야 한다.
1월에 읽은 책
(집중해서 읽은 작가 : 토머스 머튼) : 신영복 선생님이 지식을 높이기보다 생각을 높이라고 했다. 선생님이 지식을 갖추었기 때문에 하신 말씀이 아닐까? 생각하는 힘이 부족한 사람은 같은 자리에 서도 선생님이 본 것이 보이지 않는다. 나는 책을 읽으면서 생각하는 힘이 자랐다. 그래서 또 읽는다.
12. 칠층산 (토머스 머튼, 바오로딸, 854쪽) / 자서전
토머스 머튼이 천주교에서 엄격하기로 이름난 트라피스트회에 들어가기까지 살아온 과정을 쓴 자서전이다. 2차 대전 이후 인간이 벌이는 전쟁에 환멸을 느낀 사람들에게 ‘영성’으로 어필해서 수백 만 권 팔렸다. 나는 머튼이 쓴 글보다 다른 작가가 머튼을 인용한 내용이 더 좋다. 내겐 다른 작가들처럼 머튼의 삶과 글을 재해석할 능력이 없나보다.
11. 영적 일기(토머스 머튼, 바오로딸, 547쪽) / 영성
머튼이 수도원에서 수사와 사제로 살아가면서 쓴 일기(1946-1952년)다. 나도 소도원에서 조용히 살아간다면, 내가 해야 할 일과 생각을 결정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지금보다 더 거룩한 모습으로 살지 않을까!
- 머튼은 의심하지 않고 받아들인다. 수도원에 머물며 자신의 생각이 점점 약해진다.
- 천주교는 사람을 의지한다는 사실을 많이 느꼈다. 교황, 성인, 주교, 마리아를 높이고 그들을 따른다.
“꽃 중에는 장미도 백합도 있다. 모든 성일 축일은 어떤 면에서 약간 슬프다. 그들이 성령께서 바라시는 대로 되었더라면 그들 가운데 얼마나 많은 사람이 더 위대하고 단순해졌을까 생각하게 되기 때문이다. 의심할 여지없이 많은 사람이 신심 깊은 로봇 같았을 것이며, 그들과 함께 지내는 것이 힘들었을 것이다. (202쪽)”
10. 마음의 기도 (토마스 머튼, 성바오로, 218쪽) / 영성
내가 기도에 대해 몰라서인지, 번역이 이상해서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예: 수동적 정화에서 그 자아는 공으로 환원되어 더 이상 하느님으로부터 분리된 자신을 알지 못하게 되는, 일종의 무화로 여겨지는 멸절을 겪게 된다.) 머튼은 글을 이렇게 안 쓰는데 왜 이렇게 번역했는지 모르겠다. 다른 작가들이 쓴 책에 나오는 머튼의 글은 참 좋던데. 읽지 마시라.
9.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교실 (유진 옐친, 푸른숲주니어, 172쪽) / 6학년 이상
러시아 스탈린 시대에 초등학교 교실에서 일어났을 법한 일을 썼다. 서로 의심하게 만들어 2천만 명 이상이 죽게 만든 당시 상황을 잘 묘사했다. 동물농장과 함께 읽으면 좋겠다.
8. 회복적 생활교육을 만나다. (박숙영, 좋은교사) / 교육
잘못하면 벌을 주는 것이 옳은지, 그른지에 대해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다. 당연히 잘못하면 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렇지만 벌을 주는 것만으로 아이들이 변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자신을 존중하는 사람의 말을 듣고 회복된다. 참 좋은 책이다. 그러나 책만으로는 부족하다. 실습을 해야 제대로 알겠다.
7. 나는 죽고 그리스도만 (워치만 니, 생명의 말씀사) / 기독교
예수님을 믿는 사람은 자신이 결정권을 쥐고 인내하며 겸손하려고 애를 쓰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행동하는 것은 그리스도가 내 안에서 하는 일을 방해하는 거라고 한다. 하나님이 일하시도록 기다리라는 말인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사람은 구원 받지 못했다는 뜻인가? 질문이 여럿 생기면서도 정말 이 사람 말처럼 성화의 노력보다 임재를 기다리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6. 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 한겨레, 409쪽) / 중학생 이상
교사 독서모임에서 나누려고 다섯 번째 읽었다. 역시 재미있고 감동적이다. 다만, 두보스 할머니에게 젬과 스카웃을 보내는 장면, 이웰이 자기를 해칠 거라 말하는 사람들에게 그러지 않을 거라 대답하는 장면에서 이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질문이 떠올랐다. “에티커스가 죄악을 과소평가하는 게 아닐까?” 정말 좋은 책이다.
5. 실학의 꽃 정약용 (우승미, 이룸, 192쪽) / 중학생 이상
정약용에 대한 책을 여러 권 읽었다. 같은 내용을 또 읽어도 좋다. 그리고 슬프다. 권력을 움켜쥐고 자기 배를 불리는 사람들은 아무리 백성을 사랑하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자기들 편을 들지 않으면 죽였다. ‘역적’이라고, ‘천주학쟁이’라고, 지금은 ‘종북, 좌빨’이라고…… 어리석은 백성은 그들이 말하는 걸 곧이곧대로 믿었다. 약아빠진 권력자가 나라를 망치고, 우둔한 백성이 그들을 돕는다.
4. 모비딕 (허먼 멜빌, 작가정신, 718쪽) / 영문학 3대 비극 중 하나
언젠가는 꼭 읽어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드디어 읽었다. 이 시대 사람들이 다 이렇게 글을 쓴 건가 싶을 정도로 ‘빅토르 위고’처럼 온갖 정보를 늘어놓으며 글을 썼다. 박학다식의 극치를 보여준다. 온갖 신화, 도시, 역사, 지리, 어원까지 잡학사전 보는 것 같다. 잘못된 목표를 향해 지나친 열심을 내면 파멸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걸 보여준다. 그러나 나 같은 책벌레가 아닌 사람은 읽기 정말 힘든 책이다.
3. 파리대왕 (윌리엄 골딩, 325쪽) / 중 2 이상
말할 필요가 없는 최고 작품이다. 줄거리만 읽는 독자에겐 재미없는 책으로 보이겠지만 이 책은 정말 명작이다. 네 번째 읽는데 여전히 가슴이 울린다.
2. 학교야, 울지 마! (오채, 문학과지성사, 196쪽) / 3학년 이상 동화
폐교하는 산꽃분교 다섯 아이의 이야기. 자세한 내용은 아침독서신문 2월호를 보세요.
1. 하늘을 달리는 아이 (제리 스피넬리, 다른, 248쪽) / 동화지만 중학생에게 알맞다.
뉴베리상 수상작, 독서토론 연수에서 나누려고 다섯 번째 읽었다. 제프리가 가족을 만나고, 사람들 사이에 나뉜 분리를 깨뜨리고, 상처를 치유하는 성장소설이다. 선생님들과 함께 읽으니 더 좋다. 같이 독서감상문 쓰고, 독서토론하고, 찬반토론도 했다. 주제는 “나를 싫어하는 사람의 악의를 아는 게 나을까? 모르는 게 나을까?”
“이제 노인이 해주는 이야기는 더 이상 야구 이야기가 아니었다. 술에 취해서 언제나 그를 혼자 내버려 둔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였다. 교장에게 “이 아이들은 정지하라는 표지판도 제대로 읽지 못할 거예요.”라고 귓속말을 하던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 선생님의 말을 증명해주려는 듯 그는 바로 그때부터 더 이상 노력하지 않았다.(13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