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이 달린다.
2020년부터 사무엘상하를 묵상하다가 2022년 3월 압살롬의 반역 부분을 묵상하며~
다윗이 달린다.
골리앗을 죽이려고 달려들고, 사울을 피해 달아난다.
동굴로, 들판으로, 국토 최남단으로 도망다닌다.
아무리 급해도 그렇지, 자신이 죽인 골리앗의 고향으로 달아난다.
왕이 된 뒤에는 사방으로 전쟁하러 다니며 달렸다.
우리도 빠르게 달린다. 대한민국은 달리는 나라다.
아이들이 학원으로 달린다. 학생들이 성적 높이려고 달린다.
청년도, 장년이 되어도 계속 달린다. 편안하게 쉴 미래를 향해 달리느라 제대로 쉬지 못한다.
쉬지 못하는 사람에게 여유가 생기면 어떻게 쉴까?
쉴 줄 알까? 편안하게 쉬면서 평안을 누릴까?
사울이 죽었을 때 요나단도 죽었다.
원수가 죽으면 영웅이 함께 사라진다고 했다.
다윗이 위협에서 벗어났지만, 마음을 나눌 친구도 사라졌다.
다윗은 늘 반대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외롭게 지냈다.
형들이 무시했고, 사울이 죽이려 했다.
사울에게 쫓길 때 다윗 곁에 있던 사람들도 다윗과 의견이 달랐다.
사울을 죽일 수 있을 때 살려주는 다윗을 이해하지 못했다.
전투에 참여한 사람만 전리품을 나누자고 주장했다.
시글락에 있던 가족이 잡혀갔을 때는 부하들이 다윗을 죽이려 했다.
헤브론에서 왕이 되었을 때도 갈등이 끝나지 않았다. 사울의 아들 이스보셋과 싸워야 했다.
이스보셋이 죽고, 예루살렘을 점령하며 나라가 안정되었다.
그럼 다윗이 평안하게 살았을까?
다윗은 달리던 사람이라 멈췄을 때 허전했을 것이다.
외로움, 이해받고 받아들여지고 싶은 마음이 거절당할 때 드러나는 현상
가만히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사람을 만나야 하는데
다윗은 일찍 왕으로 지명되었고, 일찍부터 도망 다녔고 많은 사람을 책임지면서 늘 문제에 얽혀 살았다.
다윗이 쓴 시편으로 보건대, 다윗은 감상적인 사람이었다.
하프 연주하던 목동이 왕이 되어서 좋은 것만은 아니다.
예루살렘에서 안정을 누리게 되자 다윗이 무기력해졌다.
사방의 적을 모두 평정하자, 아들들이 문제를 일으켰다.
아들이 딸을 강간했고, 아들이 아들을 죽였다. 그런데도 다윗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이미 온갖 일을 겪었고, 너무 많은 일을 했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비슷한 이야기를 가졌다. 자살과 우울증, 폭력과 적대감이 폭발한다.
다윗은 아버지보다 아껴주는 요나단이 있어야 했다.
살살 달래며 잘못을 고쳐주는 나단 선지자가 있어야 했다.
그러나 아들과의 전쟁에서는 요압밖에 없었다.
나단과 아비아달은 어디에 갔을까? 그들은 왜 압살롬과 싸울 때 다윗 곁에 없었을까?
내 곁에 요나단 같은 친구, 나단 같은 사람이 있나?
사랑해주는 사람, 아끼는 마음으로 꾸중하는 사람이 소중하다.
곁에 이런 사람이 있어야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