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고 싶은 글/문득문득 든 생각
글쓰기 어떻게 가르쳐요?
책뜰안애
2022. 3. 13. 07:11
며칠 전에 후배가 글쓰기 어떻게 가르치면 되냐고 물었다.
친한 후배여서 편안하게 농담처럼 대답했다.
아이 눈을 바라보며
“얘야, 난 들을 준비가 됐어. 넌 말하고 싶니?
말하고 싶을 때 말해. 난 기다릴 거야! 알았지?”
하면 된다고 말해주었다.
“굳이 비법을 찾는다면 기대하며 기다리는 거야!” 해주었다.
"이렇게 말하면 답답하지?" 했더니 후배가 웃었다.
나를 만나러 책뜰안애에 온 어떤 분이 어제 똑같이 물었다.
“선생님은 글쓰기 어떻게 가르치세요?
선생님은 아이들 마음에 감춰진 이야기를 쓰게 하잖아요. ~ ”
그분 눈을 바라보며 똑같이 대답했다.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고, 아이 눈을 바라보며
얘야, 난 들을 준비가 됐어. 말하고 싶을 때 말해.
내가 들어줄게.” 하면 된다고 알려주었다.
“선생님은 아이 얘기할 때 표정이 달라지네요!” 했다.
내가 당신(처음 만난 여성분) 눈을 바라보며 말했기 때문인가?
아이와 글을 쓰는 내 마음을 전하려면 눈을 봐야 한다.
눈을 보면서 ‘제 마음이 느껴지나요?’ 해야 알려줄 수 있다.
책을 여러 권 썼다.
그러나 책으로는 내 마음을 제대로 알려주기 어렵다.
마음을 전하려 하다가 책 내용이 어렵고, 진지해졌다.
내 마음을 쉽게 전하는 방법이 없을까?
원격연수, 방송출연을 했어야 하나?
뭔가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까?
올해 만난 6학년 아이들에게 글쓰기 방법을 두 가지 알려줬다.
첫째는 ‘자세하게 써라!’
“당연하게 쓴 문장을 설명하고, 설명한 문장을 또 설명해라.”
이것보다 더 자주 말한 방법은 ‘머리로 쓰지 마라!’
“눈으로 써라. 직접 ‘본 걸’ 써라.
머리에만 있는 건 네 것이 아니란다.”
아이들은 눈으로 글을 쓰는 게 뭔지 모른다.
쉽게 가르치는 방법을 많이 알면서도
난 여전히 애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말을 고집한다.
나중에 알 거라고, 언젠가 깨달을 거라고 믿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