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이해, 장애 인권에 관한 책
2022년에 읽은 책(앞으로 계속 추가하겠습니다.)
1. 복희탕의 비밀 (김태호, 153쪽) / 4학년 이상
김태호 작가는 독특한 아이디어로 글을 쓴다. 『복희탕의 비밀』은 장애를 다룬 책 중에 가장 재미있다. 장애를 다룬 책 대부분이 장애인이 등장하거나, 조금만 읽어도 ‘장애인을 다른 사람으로 보지 말라는 내용이군!’ 하는데 이 책은 아니다. 아이들이 읽으면 장애를 다룬 책인지 모를 정도이다. 그래서 장애를 주제로 토론하기 좋다. 재미난 모험 이야기를 실컷 이야기한 뒤에 “짜잔~ 이건 장애에 관한 이야기야!” 하면 아이들 마음에 많이 남겠다.
올해 6학년을 또 맡았는데, 한 학기 한 권 읽기로 이 책을 해볼까?
1. 슈퍼 깜장 봉지 (최영희, 131쪽) / 초 3 이상
초등학생이 쓴 추천글
<주인공은 과다 호흡 증후군이 있는 3학년 남자아이입니다. 이름은 ’석아로‘ 인데요. 아로에게 과호흡증이 찾아올 때면 누워서 검정 봉지를 입에 댄 후 검정 봉지에 대고 자기가 내뱉었던 숨을 들이마시며 호흡하면 다시 괜찮아져요. 그래서 항상 검은 봉지를 들고 다니다 보니 별명도 깜장봉지가 됐어요. 돌아가신 아빠에 대한 그리운 마음과 아픔 때문에 마음의 병이 생겨 과호흡증을 갖게 된 거 같아요.
아로의 엄마는 힘들게 클수록 훌륭한 사람이 된다고 말해요. 위인들도 그랬다며 말이에요. 아로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그래서 작고 약했던 아로는 어느 날부터 용기를 내서 영웅처럼 용감해지기로 해요. 친구들을 괴롭히는 기태에게 그러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대신 맞서서 나서주기도 해요. 아로의 이런 변화를 보고 반 친구들도 달라지기 시작해요. ~>
2. 진짜 투명인간 (레미 쿠르종, 32쪽) / 3학년 이상
프랑스 어린이와 청소년이 직접 뽑는 아동청소년 문학상 엥코 티블 수상작. 이런 책을 뽑은 아이들 수준에 놀랐다. 시각장애를 바라보는 마음에 편견이 없어 좋았다. ‘불쌍하다’도 없고, ‘따뜻하다’고 표현하기도 알맞지 않다. 좋은 책이다.
3. 나와 조금 다를 뿐이야 (이금이, 180쪽) / 3학년 이상
수아는 장애를 가졌다. 마음대로 행동한다. 아무 때나 사라진다. 수아가 엄마의 고향 시골 학교로 전학 오자, 사촌인 영무가 바빠진다. 선생님은 영무에게 수아를 돌보라 한다. 고모(수아 엄마)의 사랑을 기억하는 영무는 수아를 돌봐야 하지만 쉽지 않다. 아이가 아이를 돌봐야 하니 어려운 게 당연하다. 수아를 무시하고, 미워하고, 이용하기도 한다. 이금이 작가는 아이들 마음을 잘 표현한다. 참 좋은 책이다.
4. 손으로 보는 아이 카밀 (토마시 마우코프스키, 148쪽) / 3학년 이상
일곱 살 카밀은 앞이 보이지 않아 불편하지만 불행하지 않다. 약간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수영하고, 자전거 타고, 학교에도 잘 다닌다. 장님, 장애인, 불구라고 말하는 사람도 카밀을 만나면 달라진다. 20개의 에피소드 모두 즐겁고 밝다. 좋은 책이다.
5. 병태와 콩 이야기 (송언, 152쪽) / 초 4 이상
다섯 편의 단편 모음집이다. <제비야 제비야>는 집 없는 설움을 제비집으로 표현했다. 참 좋다. <줄무늬 다람쥐>는 할머니의 죽음을, <오늘 재수 똥 튀겼네>는 월급을 받지 못하고 직장까지 잃은 아빠 이야기를, <할아버지 새>는 자폐 아이의 설움을 그렸다. 슬픈 이야기들을 너무 잘 썼다. <병태와 콩 이야기>만 분위기가 다르다. 따뜻하고 훈훈하다. 송언 작가님 참 글을 잘 쓰신다.
6. 버스 놓친 날 (장 뤽 루시아니, 119쪽) / 4학년 이상
벵자멩은 늘 똑같은 일을 같은 시간에, 같은 횟수만큼 해야 안정이 된다. 같은 버스를 타고, 같은 자리에 앉고, 같은 시간에 집에 돌아온다. 이 규칙이 깨지면 공황상태에 빠진다. 맞다. 벵자멩은 장애아동이다. 어느날, 벵자멩은 학교 버스를 놓친다. 어떤 아이가 벵자멩을 엉뚱한 버스에 태워 낯선 곳으로 보내버린다. 벵자멩은 어디까지 갈까? 참 좋은 책이다. 낄낄거리게 만드는 문장력도 좋다. 추천한다.
7. 아름다운 아이 (R. J. 팔라시오, 478쪽) / 5학년 이상
필립 얀시의 책에 엘리펀트 맨이 나온다. 코끼리를 닮은 이상한 생김새 때문에 서커스 단에서 사람들 구경거리로 살았던 실존 인물이다. 존 메릭은 다발성신경섬유종이 만든 기형 때문에 갖은 학대를 당했다. 나라면 하나님을 원망하고 사람을 미워하며 분노로 미쳐버렸을 것이다. 그러나 존 메릭은 빼어난 지성을 가졌으며 섬세한 감성으로 인간임을 드러냈다. 이 책은 안면기형인 어커스트 풀먼이 학교에 가서 겪는 이야기다. 올해 최고의 성장동화다.
8. 아름다운 아이 줄리안 이야기 (R. J. 팔라시오, 143쪽) / 5학년 이상
아름다운 아이 시리즈 두 번째 이야기다. 도서관에서 읽다가 갑자기 훅 눈물이 나는 바람에 혼났다. 떠드는 아이들 곁에서 혼자 훌쩍이는 모습이라니~! 전편인 아름다운 아이는 안면 기형인 어기가 아름다운 모습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다. 이번 책은 줄리안이 어기를 받아들이는 과정을 담았다. 줄리안이 어기를 싫어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읽으며, 줄리안의 부모님이 보여주는 고상한 듯 보이지만 이기적인 모습을 보며 '작가가 어떻게 회복을 보여주려나?' 궁금했다. 그런데 갑자기 훅~! 이건 정말 최고다.
9. 조막손 투수 (리광푸, 200쪽) / 5학년 이상 동화
아창은 오른손이 조막손이다. 손이 작아서 물건을 잡거나 던지지 못한다. 아창은 야구 선수가 되고 싶다. 왼손으로 공을 잘 던진다. 그러나 오른손이 불편해서 야구 선수가 되지 못한다. 그러나 손이 불편하다고 야구 선수가 되지 못한다는 법은 없다. 메이저리거 짐 에보트처럼.
10. 나는 언제나 말하고 있었어 (문경민, 220쪽) / 초 6 이상
상처 입은 아이들 다독이던 소달초와 마을이 동화의 배경이다. 석탄산, 산사태, 함묵증 아이, 자갈 많은 골짜기 모두 생각난다. 작가가 내 마음에 들어와 내가 겪은 일을 쏙 빼내어 쓴 글 같다.
11. 해바라기 카짱 (니시카와 츠카사, 215쪽) / 어른을 위한 동화
일본 작가인 니시카와 츠카사가 초등학교 시절에 겪은 일을 쓴 자전적 동화이다. 그는 자기만의 질문과 생각에 빠져 읽고 쓰지 못한다. 특수학급 아이들과 노는 걸 더 좋아한다. 4학년 때까지 1+1도 제대로 몰랐는데 4학년이 끝나면서 모리타 선생님을 만난다. 개학하기 전 2주일 동안 선생님과 공부하면서 자기가 바보가 아니라고 깨닫는다. 자신의 질문에 대답하는 선생님을 만나면서 니시카와 츠카사는 공부하는 아이가 된다. 아이를 대하는 태도, 질문, 격려 모두 본받고 싶다. 실제로 이런 선생님이 있다니 부럽다.
최고봉 선생님(그림책 전문가)이 고른 장애인권 그림책
조던 스콧, <나는 강물처럼 말해요>, 책읽는곰
정진호. <위를 봐요!>. 현암주니어
존 버닝햄. <깃털 없는 기러기 보르카>. 비룡소.
차이자오룬. <보이지 않는다면>. 웅진주니어.
에이다 바셋 리치필드 글/ 김용연 그림. <흰 지팡이 여행>. 사계절.
로리 앤 톰슨 글/ 션 퀄스 그림. <달려라 왼발 자전거>. 씨드북.
조원희. <동구관찰>. 엔씨문화재단.
이소라. <빨간사자 아저씨>. 넷마블문화재단
고정욱 글/ 박재현 그림. <목 짧은 기린 지피>. 맹앤앵.
진보경. <조금 특별한 내 친구>. 넷마블문화재단.
이기규 글/ 윤정주 그림. <좀 다르면 어때?>. 웅진주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