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책/기독교

JYP 박진영, 무엇을 위해 살죠

책뜰안애 2021. 12. 16. 19:34

박진영이 지금까지 살아온 과정을 썼다. 박진영은 똑똑하게 타고났고, 한 번 꽂히면 미친 듯이 열중했다. 타고난 성격이다. 이성에 대해서도 자신이 온몸과 마음으로 사랑할 대상을 찾아다녔다. 또한 자신이 누리는 게 자기 실력만으로 된 것이 아니라 운인 줄 알 정도로 통찰력과 겸손함을 갖추었다. 돈이나 권력에 집착하지 않고 진리를 찾아다녔다.

책의 60%는 하나님과 성경 내용이다. 한 번 꽂히면 끝장을 보는 성격인지라, 2년 동안 날마다 열 시간 이상씩 성경을 붙들고 씨름했다.(고 썼다.) 두 달 동안 핸드폰을 꺼놓고 이스라엘 박물관, 도서관, 현장을 찾아다니며 성경 내용과 역사 자료를 비교했다. 그리고 복음을 받아들이고, 거듭난 그리스도인이 되었다고 한다.

자신이 거듭났으며, 거듭남을 올바로 가르치는 교회가 적다고 썼다. ‘나는 옳고 다른 사람은 그르다는 투는 아니다. 물론, 자신이 깨달은 진리가 진짜 성경이 말하는 바라고 되풀이해서 주장하며, 자신의 설명을 듣고 거듭난 사람도 여러 차례 묘사한다. 교회, 거듭남과 구원, 믿음, 참교회를 설명하면서도 자신이 깨달은 바가 옳다고 주장한다. 워낙 열정 넘치고 확신이 강한 사람인지라 존 파이퍼 목사에게 자신이 깨달은 바를 설명하는 편지도 썼다. 존 파이퍼 목사가 악의 근원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고 한 영상을 보고 악은 어둠에서 온다고 썼다. 어둠은 상징적인 표현이 아니라 실존하는 힘이라 설명한다. “나는 빛도 짓고 어둠도 창조하며~ (이사야 457)”를 인용하며 어둠이 사탄과 연결된 힘이라 한다. 이 말이 맞다면, 하나님이 왜 어둠을 만드셨는지도 설명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진 않는다.

교회가 욕먹는다. 정치에 이어 코로나19도 교회의 민낯을 드러냈다. 그동안 교회가 복음을 설명하고, 하나님 말씀이 뜻하는 바를 알려주는 일에 소홀했다. 그저 사교모임, 인맥을 쌓는 곳, 하나님 이름을 빙자하여 자신의 감정을 해소하는 곳, 하나님을 노래한다면서 자기들이 즐기는 곳으로 만들었다. 오랫동안 교회에 다녔으나 그리스도가 무슨 뜻인지도 모르는 신자를 만들어냈다.

사람들은 복음을 적당히 알고 믿는다. 복음과 십자가를 제대로 설명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나! 목사들 비리가 방송을 덮는 까닭 중 하나는, 그들 곁에 있는 사람들이 하나님과 복음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목사만 바라봤기 때문이다. 그러자 박진영 같은 사람이 나온다. 나쁜 뜻으로 하는 말이 아니다. 복음이 진짜 무엇일까 찾는 사람들. 나도 목사 수준에 갇힌 신도가 되기 싫어 읽고, 찾고, 고민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중심성이 강하다. 박진영이 설명하는 복음과 성경도 그런 면이 있다.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는 근거로 성경 구절을 드는데, 맥락 없이 문장만 골라냈다. 교회에 다닌다 해도 온전히 믿지 않는 사람에게는 평강이 없다 하면서 예레미야 614절 말씀을 든다. “그들이 내 상처를 가볍게 여기면서 말하기를 평강하다 평강하다 하나 평강이 없도다.(예레미야 614)” 상처를 가볍게 여기며 평강을 말하는 사람은 당시 선지자와 제사장이었다. 그들이 말하는 평화는 거짓이며, 바벨론에게 잡혀간다는 내용이다. 이런 내용을 설명하지 않고 진짜 믿음을 갖지 못하면 평강을 누리지 못한다고 말한다. “내 형질이 이루어지기 전에 주의 눈이 보셨으며, 나를 위하여 정한 날이 하나도 되기 전에 주의 책에 다 기록이 되었나이다. (시편 13916)”를 들어, 예수님은 나란 사람이 언제 태어날지, 그리고 평생 어떤 죄들을 지을지 다 알고 계셨다(174)고 주장한다. 운명론이나 결정론이 아니라 우리 선택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은 옳다. 그러나 시인의 표현을 진리로 받아들이는 오류를 범했다. 우리는 도종환 시인이 쓴 담쟁이를 읽으며, 담장을 절망의 벽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시에서는 비유와 상징, 과장과 은유를 사실로 읽으면 안 된다. 해석해서 뜻을 찾아야 하지 않나?

그래도 이 책을 읽으라고 추천한다. 책 내용에 반대하는 주장을 썼지만, 박진영이 지나치게 나간 건 아니다. 목사들 설교보다 나은 면이 많다. 구원받았음을 한 순간의 변화만으로 한정하는 게 불편하지만 복음을 확실하게 믿는 마음이 귀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박진영의 설명을 들으려고 그가 시작한 교회에 가겠지. 신천지와는 전혀 다르며, 구원파와도 다르다. 구원받았으니 편안하게 살라고 하지 않는다. 올바른 행실로 모범을 보이라 말한다.

한 가지가 걱정스럽다. 박진영은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사랑을 찾아다녔다. 소확행이 아니라 완영행(완전하고 영원한 행복)’을 추구했다. 4학년 때 첫사랑, 6학년 때 짝사랑, 중고등학교 때 바라본 누나에 이어 저 여자라면 평생을 같이 살아도 질리지 않을 것 같은여성과 결혼했다. 그녀는 박진영이 생각한 것보다 더 훌륭했고, 더 겸손했고, 더 고귀한 인품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완영행을 채워주지는 못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혼했다. 첫사랑에 열병을 앓고, 짝사랑에 몸부림치고, 그 여성을 만났을 때 박진영은 완전하고 영원한 행복을 이루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난 뒤에 이혼했다. 시간이 얼마 지난 뒤에, 무엇을 위해 살죠?에서 말한 내용이 완영행을 만족시키지 못한다고 말하지 않을까? 지금까지 이런 패턴으로 살았는데 또 그러지 않을까 이게 걱정이다.

신중한 사람은 실수가 적으나 크게 이루지 못한다. 열정 넘치는 사람은 실수가 많으나 크게 이룬다. 진리를 추구하는 사람은 자신의 전부를 불살라야 하겠지만, 자신의 관심사에 자신의 전부를 쏟아부었다가 이게 아닌가봐!’ 할까 두렵다. 박진영이 끝까지 하나님을 잘 믿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