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책

2019년에 읽은 책(182권)

책뜰안애 2022. 4. 9. 22:24

2019년 내가 읽은 책

 

182권 오만 쪽을 읽었다.

서재에 있는 책은 거의 다 읽었는데, 올해엔 책이 쌓인다.

책 읽는 속도도 느려지고, 이해하는 능력도 줄어든다.

책 읽기를 줄일 때가 됐다는 생각도 든다.

 

12월에 읽은 책 3912(누적 50105)

 

182. Bible 1754

1년에 한 번씩 읽는다. 읽을수록 새롭다. 그래서 또 읽고 싶어진다.

 

181. 주님은 나의 최고봉 (오스왈드 챔버스, 401)

하루 한 쪽씩 읽는 묵상집이다. 15년 전에 감탄하며 읽고 몇 년 동안 해마다 읽었다. 십 년 만에 다시 읽는 데도 좋다. 성서 말씀을 온 몸으로 받아들인 분의 기록을 읽는 느낌이다.

 

180. 오즈의 마법사(프랭크 바움, 200)

우리반 아이들에게 읽어주었다. 좋은 책이다.

 

179. 독립운동가 말꽃모음 (설훈, 199)

독립운동가들이 한 말을 소개하는 책이다. 말이 생각이고, 생각이 행동을 나타내므로 독립을 위해 삶을 바친 분들의 행동이 자연스레 드러난다. 안중근, 안창호, 이회영처럼 자료가 풍부한 분들의 말꽃이 많고, 저자가 관심을 둔 김산도 자주 인용했다. 이름을 처음 본 분들도 많다. 교보교육재단 책갈피 편지쓰기에 응모한 청소년들은 홍범도 장군의 말을 좋아했다.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 사람은 없다. 잘못을 깨닫지 못하는 것, 그것이 가장 큰 잘못이다.> 안중근 의사가 정말 큰 분이라고 느꼈다.

 

178. 소소한 일상의 대단한 역사 (그레그 제너, 465) / 역사

아침에 일어나, 화장실에 갔다가, 아침을 먹고, 샤워를 하고, 옷을 입고, 산책하고 ~ 이를 닦고 침대에 누워, 자명종을 맞추고 잔다. 이 모두의 역사를 집요하고 자세하게 조사했다. 아침 식사의 역사, 샤워의 역사, 옷의 역사, 산책의 역사온갖 역사를 조사했다. 식탁과 의자의 역사, 포도주의 역사온갖 역사를 이렇게까지 찾아내다니 조사 능력이 정말 대단하다. 참 재미나게 썼다.

<숫자 13에 대한 공포를 가리키는 트리카이데카포비아>

윌리엄 파울러라는 남북전쟁 참전 군인은 미신을 타파하기 위해 뉴욕에 13클럽을 세웠다. 파울러와 훗날 미국 대통령이 되는 다섯 사람을 포함한 회원 12명은 113일 저녁 713분을 시작으로 파티를 개최하고 13가지 음식과 13번의 축배롤 제공하기로 계획했다. 파티에서 클럽 회원들은 사다리 밑으로 지나가고 소금을 쏟으며 거울을 깨고 실내에서 우산을 펼치며 방안을 해골 그림으로 장식하고 "곧 죽을 우리들이 당신께 경배드리나이다."라는 문구가 적힌 휘장을 다는 등 일부러 금기 행동을 하면서 합리주의를 찬양했다. ~ 자신들이 죽더라도 산송장이 된 암살자가 휘두르는 낫에 죽기보다는 지나치게 먹고 마시고 놀다가 심장마비로 죽을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308

 

177. 무지개가 뀐 방이봉방방 (김창완, 96) / 동시

가수 김창완 씨가 쓴 동시 모음집이다. 좋다는 평이 많다. 그러나 난 아이가 직접 쓴 시를 만나는 사람인지라, 아이를 생각하며(또는 아이를 흉내 내어) 쓴 글은 어색하다. 그래도 이분 마음이 순수한 건 알겠다.

 

176. 망나니 공주처럼 (이금이, 87) / 3 이상

1월에 좋은교사아카데미 강의를 하려고 읽었다. 몇 번 읽었지만 새로운 게 또 보인다. 참 좋은 책이다.

 

175. 산책하는 마음 (박지원, 301) / 수필

여기저기 어슬렁거리면서 걷는 마음을 썼다. 산책에 대한 내용을 이렇게나 많이 쓰다니 정말 산책을 좋아하는 분이다. 출판계에서 일하면서 자기 글을 책으로 내고 싶었다고 한다. 주위 분들이 말렸는데도 글을 썼다는데, 그 말을 들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글이 나빠서가 아니라 책값을 내고 사기에는 매력이 적다.

초조함은 죄다. (카프카)

 

174. 레기, 내 동생 (최도영, 96) / 3학년 이상

동생이 미워 수첩에 쓰레기라고 계속 적었더니 동생이 진짜 쓰레기가 되었다. 나만 이 사실을 안다. 쓰레기에서 동생으로 되돌릴 방법을 찾아 이리저리 헤맨다. 자매, 남매, 형제의 관계는 다툼의 연속이다. 기발한 아이디어로 이를 잘 드러냈다. 다만 내용이 더 복잡하고 문장이 멋지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동화를 보며 소설을 기대하는 것인 줄 알면서도.

 

173. 마음이 살짝 기운다. (나태주, 219) /

나태주 시인이 좋아서 샀다. 글이 좋다. 하나씩 천천히 읽으면 좋겠다. 그래도 내가 만난 아이들이 쓴 시가 더 좋다.

 

172. 피프티 피플 (정세랑, 394) / 소설

한 명이 주인공이 아닌 이야기를 쓰고 싶어서 50명의 이야기를 썼다고 한다. 실제로는 51명이다. 병원에서 일어나는 일이 많다. 병원을 잘 아는지, 조사를 잘한 건지 글이 정말 실감난다. 글을 정말 잘 쓴다. 한 사람 한 사람 이야기를 내 이웃 이야기인 것처럼 읽었다. 주위 사람들도 이런 이야기를 가졌을 텐데 어떻게 들을 수 있을까?

 

11월에 읽은 책 4938(누적 46193)

 

171. 체리새우:비밀글입니다. (황영미, 199) / 중등

다현이는 아람이네 그룹에서 교우관계를 나눈다. 그러나 따돌림을 받을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전전긍긍한다. 아람이는 하고 싶은 말을 다 하지만 다현이는 이렇게 말하면 오해하지 않을까?’ 하며 말을 아낀다. 친구가 한 말이 이런 뜻일까, 저런 뜻일까 고민한다. 그러다가 아람이네가 싫어하는 아이와 모둠활동을 하게 된다. 직접 만난 은유는 아람이네 무리에게 들은 아이와 달랐다. 여학생들의 관계와 심리를 잘 나타낸 책이다. 결말도 마음에 든다. 중고등학교 여학생을 만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책이다.

 

170. 일수의 탄생 (유은실, 123) / 어른을 위한 책

연수를 위해 다시 읽었다. 여전히 좋다. 유은실 작가는 아이를 위해 썼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엔 어른을 위한 책이다. 가훈, 간첩, 학교 모습, 사람들 생활모습이 1980년대를 나타낸다. 어른은 우리 이야기로 읽겠지만 아이는 재미없다고 하겠다.

 

169. 빨강 연필(신수현, 207) / 5학년 이상

다른 학교 아이들과 수업해달라고 해서 다시 읽었다. 열 번쯤 읽은 것 같다. 그래도 좋다. 특히 소재가 글쓰기여서 더 좋다. 아빠와 엄마가 싸우는 환경에서 상처받은 아이가 자라는 과정을 담아서 또 좋다. 신수현 작가와 이메일을 주고받았는데 생각보다 더 좋은 분이었다. 강력추천한다. 검정 연필 선생님과 같이 읽어도 좋겠다.

 

168. 검정 연필 선생님 (김리리, 143) / 2학년 이상

단편 세 편이 실렸다. 오줌 싸며 구박 받는 첫째 딸의 고민을 담은 <이불 속에서 크르륵>에는 도깨비가 나온다. 시험 점수 걱정을 덜어주는 <검정 연필 선생님>에는 검정 연필이 나온다. 할머니의 잔소리가 지겨운 사랑이는 <할머니를 훔쳐 간 고양이>에게 할머니 기억을 가져가 달라고 부탁한다. 가정에서 일어나는 아이들 마음을 잘 다룬 책이다.

빨강 연필검정 연필 선생님의 확장판 같은 느낌이다. 검정 연필이 먼저 나왔으니 신수현 작가가 검정 연필을 읽고 빨강 연필을 썼을 수도 있다. 김리리 작가에게 빨강 연필에 대한 생각을 들었다. 딱 알맞은 대답을 해주었다. 두 작가 모두 참 좋은 분들이다.

 

167. 우리 사부님이 되어 주세요. (김리리, 92) / 1학년 이상

축구 클럽에 다니는 세 아이가 클럽에 다니지 않는 세 아이와 시합을 한다. 클럽 아이들은 코치에게 배우지만 다른 세 아이는 그럴 처지가 아니다. 그래서 찾아낸 사부가 동네 형이고, 아빠다. 형과 아빠는 과연 훌륭한 사부일까? 축구 시합 이야기에 따뜻한 결말을 담았다. 참 좋은 책이다. 남자 아이들이 좋아하겠다.

 

166. 뻥이오, (김리리, 91) / 2학년 이상

순덕이는 말귀를 알아듣지 못한다. 말귀를 알아먹는 귓구멍이 조그마하게 뚫려서이다. 뻥 크게 뚫으면 어떻게 될까? 너무 잘 알아듣는다면, 상대가 말하기 전에 이미 안다면? 그러면 순덕이는 친구들에게 사랑을 받을까? 재미있는 책이다. 못 알아듣는 아이가, 잘 알아듣는 아이가 되더니 이야기꾼으로 바뀐다. 작가의 이야기 같다. 특히 옛이야기를 새롭게 해석하는 내용이 마음에 든다. 좋은 책이다.

 

165. 문익환 평전(김형수, 722) / 평전

초등 교사들과 독서토론을 했다. ‘평전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찬양위주로 썼다. 문익환 목사님이 훌륭한 분이지만 반대 관점도 소개하면 좋을 것 같다. 대학생일 때 문익환 목사님 활동을 방송으로 들었다. 대부분 빨갱이라고 비난하는 내용이었다. 이 책은 정반대로 말한다. 나도 목사님이 통일을 위해 노력했다고 생각한다. 빨갱이는 당치 않은 말이다.

목사님도 훌륭하지만 사모님도 정말 대단하다. 아버지와 할아버지, 아들까지 가문 전체가 이렇게 뛰어날 수가 있을까! 우리가 감당하지 못하는 분들이어서 빨갱이 소리를 듣나 보다. 목소리만 큰 사람이 아니라 삶이 큰 사람이 많아지면 좋겠다.

 

164. 난 밥 먹다가도 화가 난다. (이선이, 216) / 청소년 소설

처음 읽을 때는 장점만 보였는데 다시 읽으니 단점이 보인다. 선생님 말투(설명하는 말투), 상윤이가 쓴 글이 상윤이와 어울리지 않는다. 그래도 이 책을 추천한다. 중학생 모습을 정말 잘 묘사했다. 분노 폭발하는 문제를 가진 학생에 대한 해결 방법도 참 좋다.

 

163. 아몬드(손원평, 233) / 청소년 소설

청소년 토론대회 논제를 내려고 다시 읽었다. 참 좋다. 굉장한 책이다. 1228, 동해시 중고등학생들이 어떤 생각들을 꺼낼지 기대된다. 책 좋아하는 사람에겐 책과 관련된 내용이 쏙 들어온다.

-> 할멈의 표현대로라면, 책방은 수천수만 명의 작가가 산 사람, 죽은 사람 구분 없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인구 밀도 높은 곳이다. 그러나 책들은 조용하다. 펼치기 전까지 죽어 있다가 펼치는 순간부터 이야기를 쏟아낸다. 조곤조곤, 딱 내가 원하는 만큼만.

 

162. 7일간의 리셋(실비아 맥나콜, 271) / 청소년 소설

중요한 순간을 다시 한 번 겪는다면, 실수를 만회할 기회를 얻는다면, 내게 일어나는 일을 바꾸지는 못하지만 그 이외의 것은 바꿀 수 있다면? 페이지는 친구를 위해 7일을 리셋한다. 다시 살게 된 7일 동안 오직 친구만을 위하는 마음에 대해 학생들이 얼마나 현실성을 가질지 궁금하다. 살아가면서 어떤 결정을 내리고, 어떤 과정을 겪으며 살아갈지 생각하게 만든다. 소녀들이 읽으면 좋겠다.

 

161. 스토너(존 윌리엄스, 395) / 소설

지난달에 읽은 책을 다시 읽었다. 이번에 읽을 때는 더 몰입했다. 밑줄 그은 부분도 많다. 독서토론하면서 김은남 선생님이 스토너가 권일한 비슷하다고 말해서 감정 이입이 됐나보다. 괴롭히는 아내와 동료가 없는 것을 빼면 난 스토너와 비슷한 부분이 많다. 참 좋은 책이다.

 

160. 달리기의 맛(누카가 미오, 333) / 고등학생 이상

책을 읽고 나서 요리하고 싶어졌다. 달리기도 하고 싶다. 오른쪽 무릎을 다친 소마가 달리기를 포기하고 요리를 한다. 형의 등을 보면서 뛰었던 동생, 소마와 함께 뛰었던 친구, 요리를 가르치는 여학생의 관계를 다룬 책이다. 요리와 달리기가 잘 어우러졌다. 작가가 글을 참 잘 쓴다. 다만 중간으로 가면서 글이 늘어진다. 앞서 일어난 일을 나중에 알려주는 구조로 글을 썼기 때문에 조바심 내면서 읽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159. 똥시집 (박정섭, 135) / 4 이상

연주하는 그림책 작가 박정섭 님이 쓴 시 모음집이다. 그림이 재미나다. 미로찾기도 있고 그림에서 달라진 부분 찾기도 있다. 아이들이 좋아하겠다. 시를 쓰려고 찾아다닌 흔적이 보인다. 난 삶이 드러난 자연스런 글을 좋아하기 때문에 내겐 별로였다. 그냥 유치한 말장난 같았다.

 

158. 동동이 실종사건 (안미란, 55) / 2학년 이상

개가 주인공이다. 1-2학년은 가 주인공인지 모를 수도 있겠다. 자매 사이의 관계와 착한 아이가 누구인지 말한다. 이야기가 재미있고 여운도 있다. 짧지만 좋은 책이다.

 

157. 카이사르 1-3(콜린 매컬로, 371, 475, 399) / 로마사

(정치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1-카이사르가 갈리아에서 로마가 생각하는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일한다.

2-갈리아가 연합하여 로마에 대항하자 카이사르가 맞서 싸운다. 로마에서는 보니파가 폼페이우스를 앞세워 카이사르를 무너뜨리려 한다.

3-카이사르가 루비콘 강을 건너자 폼페이우스와 보니파 원로원이 도망한다. 폼페이우스가 숫자 싸움을 하는 동안 카이사르는 폼페이우스를 쫓아간다. 폼페이우스가 이집트에서 허망하게 죽는 사건으로 끝난다.

 

156. 아름다운 아이 (R. J. 팔라시오, 478) / 5학년 이상

필립 얀시의 책에 엘리펀트 맨이 나온다. 코끼리를 닮은 이상한 생김새 때문에 서커스 단에서 사람들 구경거리로 살았던 실존 인물이다. 존 메릭은 다발성신경섬유종이 만든 기형 때문에 갖은 학대를 당했다. 나라면 하나님을 원망하고 사람을 미워하며 분노로 미쳐버렸을 것이다. 그러나 존 메릭은 빼어난 지성을 가졌으며 섬세한 감성으로 인간임을 드러냈다. 이 책은 안면기형인 어커스트 풀먼이 학교에 가서 겪는 이야기다. 올해 최고의 성장동화다.

 

10월에 읽은 책 3451(누적 41255)

 

155. 저 청소일 하는데요? (김예지, 223) / 읽은 쪽에 포함하지 않음

만화책이다. 저자 김예지는 대학을 졸업한 뒤에 직장을 구하지 못해 엄마 따라 청소 일을 하러 다닌다. 젊은 여성이 청소 일을 하면서 만난 편견과 위축감이 크다. 청소 일을 하면서 겪은 일을 만화로 그리면서 견딘 것 같아 보인다. 책이 잘 팔리는 것 같은데 여전히 청소 일을 한다. 그래서 더 좋아 보인다. 중고등학생들과 토론하기에도 좋겠다. 내용은 좋고, 읽긴 쉬우니까.

 

152-4. 풀잎관(마스터스 어브 로마 시리즈) 1, 2, 3 (콜린 매컬로, 530, 595, 406)

<마스터즈 어브 로마> 1편 로마의 일인자에 이어 시리즈 2편이 풀잎관이다. 마리우스를 보좌하던 술라가 풀잎관을 받고 로마에 영향력을 넓혀가는 이야기이다. 어린 카이사르가 등장하는데 술라가 떡잎을 알아본다. 마리우스는 아예 싹을 잘라버리려 한다. 참 재미나다.

 

151. 팔레스타인은 누구의 땅인가 (개리 버지, 554) / 기독교

성경, 그리고 땅을 쓴 분이다. 걸작인데 절판됐다. 이분은 진짜 이스라엘을 알기 때문에 어설프게 아는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는다. 진짜 이스라엘에는 팔레스타인들이 사는데, 이분들의 삶을 알면 이스라엘이 다르게 보인다. 난 팔레스타인 교회에서 예배를 드렸고, 팔레스타인 호텔에서 잤고,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아랍어로 인사한다. 팔레스타인 분들이 강제로 쫓겨난 이야기를 쓴 피를 나눈 형제를 정말 좋아한다. 올해 읽은 최고의 책 베스트 5에 꼽는다. 꼭 읽어보라 권한다.

 

150. 나에게 시가 왔습니다 (국어생활연구원 엮음, 289) / 생활시 모음

국어생활연구원은 공무원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삶과 글프로그램에 1300여 명이 참여했고, 참가자들이 쓴 시 가운데 223편을 가려서 묶었다. 1장 뺨 맞을 소리, 2장 이보세요, 여러분! - 공무원으로 겪는 일을 썼다. 3장 그때의 온기는 엄마, 4장 아버지 발바닥은 아빠를 생각하며 쓴 시이다. 5장 처음 해 보는 것들 6장 아들은 모른다 7장 남은 연락처 8장 커피, 너를 붙들고 모두 일상에서 나온 시다. 괜찮다.

 

149. 하늘을 달리는 아이 (제리 스피넬리, 248) / 1 이상 동화

내가 정말 아끼는 책이다. 독서토론을 위해 다시 읽었다. 토론하면서 새로운 생각을 많이 했다. 이 책으로 기독교 세계관을 설명하는 책을 쓰고 싶지만 책이 팔리지는 않겠다. 그래서 그냥 아이디어만 갖고 있다.

 

147-8. 죽음 1,2 (베르나르 베르베르, 328, 321) / 소설

10년 전에 베르베르 책을 열다섯 권 정도 읽었다. 기발한 생각을 뛰어난 관찰의 결과와 연결해서 재미나게 글을 쓴다고 생각했다. 죽음에도 작가 특유의 상상력과 해박한 지식을 담았다. 현실을 바라보는 눈도 깊어졌다. 문학계의 현실을 드러내면서 작가가 속한 상상력 그룹을 옹호하지만 단점도 언급한다. 다만 죽은 영혼의 세계가 현실에 영향을 주는 건 지나치다고 생각한다.(이걸 설명하려면 결말을 알려줘야 한다. 그러느니 차라리 입을 다물겠다.) 재미있는 책이다. 그러나 두고두고 읽을 정도는 아니다.

 

146. 나와 조금 다를 뿐이야 (이금이, 180) / 3학년 이상

수아는 장애를 가졌다. 마음대로 행동한다. 아무 때나 사라진다. 수아가 엄마의 고향 시골 학교로 전학 오자, 사촌인 영무가 바빠진다. 선생님은 영무에게 수아를 돌보라 한다. 고모(수아 엄마)의 사랑을 기억하는 영무는 수아를 돌봐야 하지만 쉽지 않다. 아이가 아이를 돌봐야 하니 어려운 게 당연하다. 수아를 무시하고, 미워하고, 이용하기도 한다. 이금이 작가는 아이들 마음을 잘 표현한다. 참 좋은 책이다.

 

9월에 읽은 책 쪽 3947(누적 37804)

 

145. 마음 가는 대로 산다는 것(앤 라모트, 271) / 수필 모음, 인생, 삶에 대해

같은 저자가 쓴 <쓰기의 감각>을 정말 좋아한다. <쓰기의 감각><글쓰기 수업>이라는 제목일 때 읽었고, 그보다 더 오래전에 다른 이름으로 나온 초판도 읽었다. 그 책 덕분에 <마음 가는 대로 산다는 것>을 오래전에 읽었다. 한 달 전에 온라인독서토론 모임에서 마음 가는 대로 산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 책을 추천했다. 내일 마음 가는 대로 산다는 것으로 독서토론을 한다. 원제 Traveling mercies가 더 좋다. 30-40대 여성, 40대 이상의 책 좋아하는 남자가 읽으면 좋아할 책이다.

슬픔을 두려워만 하다간 평생 메마르고 고립된 삶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오직 슬퍼하는 것만이 슬픔을 치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슬픔을 정면으로 겪어내지 않고서는 시간이 아무리 흐른들 치유되지 않는다. 우리가 치유되는 길- 다시 말해, 진정한 의식과 폭넓은 시야, 마음의 평화를 통해 삶을 경험하게 되는 길-은 발가벗은 몸으로 직접 슬픔의 바다에 뛰어드는 방법뿐이라고 확신한다. (81-82)

 

유진 오닐 : 인간은 금이 간 채로 태어나, 수선하며 살아간다. 신의 은총이 그 접착제다.

 

용서하지 않는 것은 자기가 쥐약을 마시고 쥐가 죽기를 기다리는 것과 같다.

 

144. 나의 책 읽기 수업 (송승훈, 316) / 독서교육

참 좋은 책을 만났고, 책을 읽으며 참 좋은 사람을 만났다. 1교시(수업 실패기), 2교시(학생들이 글쓰기까지 과정)는 내가 쓴 글을 읽는 것 같았다. 특히 글쓰기 과정은 내 것과 거의 비슷했다. 초등과 고등, 강원도 동쪽과 경기도, 이 외에도 차이가 많은 두 사람이 학생들과 글 쓰는 방법이 거의 똑같아서 놀랐다. (내 글쓰기 방법이 공식 검증을 받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3-5교시(3-5) 내용은 배우고 싶은 내용이다. 선생님은 평가를 꼼꼼하게 한다. 고등학교에서는 평가를 잘해야 하기 때문이지만, 선생님 성격인 것 같다. 수업이 촘촘하게 잘 짜되, 학생들에 대해서는 여유를 보인다. 본받고 싶다. 다른 교과의 독서교육 방법에 대한 내용을 읽으며 고등학교에서 다른 과목 독서교육에 대해 너무 잘 알아서놀랐다. 독서에 대해서는 하나도 빼지 않고 다 아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아는게 아니라 학생들과 부딪치면서 알게 된 사람의 고백서를 읽는 기분이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독서 교육의 목적이다. 선생님은 학생들이 똑똑해지게 하려고 독서 수업을 한다. 또한 착하게 만들고 싶어 하신다. 참 좋다. (이 책은 목차를 정하고, 하나, 둘 설명하는 방식이 아니다. 선생님이 앞에서 설명하는 말투로 썼다. 송승훈 선생님 말투나 표정, 몸짓을 안다면 책이 훨씬 생생하게 다가오겠다.)

 

143. 한 학기 한 권 읽기 어떻게 할까? (김주환 외, 320) / 독서교육

중학교에서 한 학기 한 권 읽기를 어떻게 하는지 궁금해서 읽었다. 서론, 수업 시간에 책 읽기, 시 경험 쓰기 수업, 서평 쓰기 수업, 청소년 문학상 선정 수업, 프로젝트 수업을 다루었다. 시 수업은 초등 고학년과 해보고 싶다. 서평 쓰기도 선생님들에게 도움이 많이 되겠다. 청소년 문학상 프로젝트는 독서의 종합예술 같은 느낌이었다. 웬만한 애정 없이는 못하겠다. 독서 프로젝트 수업 내용에서는 선생님의 열정과 마음이 얼마나 큰지 보였다. 과목을 넘나드는 수업이라, 다른 과목 선생님들과 협력해야 한다. 이 어려운 걸 해낸다. 무엇보다 가장 좋았던 부분은, ‘맺는 글이다. <질문이 있는 독서를 위하여>라는 맺는 글이 참 좋았다. 몇 가지 수업은 송승훈 선생님이 쓴 책에 나오는 내용과 겹친다. (책에서 송승훈 선생님께 배웠다고 쓴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142. 책 가지고 놀고 있네 (박영옥 외, 411) / 독서교육

학교도서관 사서와 교사가 책 관련 놀이와 독서활동, 독서캠프, 책 축제. 미션 독서활동을 소개한다. 초중등을 막론하고 다양한 활동이 나온다. 간단하게 설명하고 사진으로 보여줘서 따라 하기 쉽다. 또한 활동 대부분 쉽다. 독서활동을 하고 싶다면 이 책 한 권이면 되겠다. 다만 깊이 있는 활동을 하고 싶다면 다른 책을 찾아야 한다. 독서 활동 아이디어를 원하는 분께 추천한다.

 

141. 내가 있는 곳(줌파 라히리, 199) / 수필

영국 런던의 벵골 출신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줌파 라히리가 쓴 이탈리아어 산문집이다. 자신이 주로 다니는 46군데 장소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편안하게 썼다. 마음을 가볍게 툭 건드리고 간다. 여성 독자가 좋아하겠다. 난 조금만 더 무거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두 달 만에 5쇄를 찍었는데, 가볍게 공감하는 내용이어서 그런가 보다. 아무튼 난 더 무거운 내용이 좋다.

 

140. 스토너(존 윌리엄스, 395) / 소설

올해 최고의 책으로 꼽는다.

스토너(Stoner)를 읽는 내내 폭풍우 치는(Stormy) 날씨가 생각났다. 일생에 한 번 만나는 거대한 폭풍우가 아니라, 끝없이 불어오는 바닷바람이나 모래바람 같은 날씨. 스토너의 인생은 바람 잘 날 없었다. 괴롭히는 학과장을 이겼을 때 딱 한 번, 태풍이 지나간 뒤에 맑은 하늘이 보였다. 그러나 잠깐 태풍의 눈에 들어갔을 때의 고요함이었을 뿐, 바람이 계속 몰아쳤다. 부모는 점점 척박해지는 땅에 매여 꼬부라졌다. 아내는 메마른 사람이었다. 아이와 누리던 친밀함도 아내가 아이를 붙잡으면서 사라졌다. 이혼하는 게 나은데도, 같은 공간에서 다른 마음으로, 관찰하듯 살았다. 그는 가정에서 평안함을 누리지 못했다. 사랑도 위안도 없었다. 기대도. 자신이 아끼는 것들을 빼앗길 때 덤덤히 견뎠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스토너는 학자였다. 학과장 자리를 제안받았지만 양보했다. 이후에 학과장이 된 교수가 총애하는 학생의 무능함을 보고, 학생에게 학점을 주지 않았다. 학과장은 좋은 강의를 스토너에게 주지 않았고, 강의 시간마저 이상하게 바꿔버렸다. 학자로 이름을 날릴 수 있는 기회가 사라졌다. 학생들에게 존경 받을 기회도 사라졌다. 보람도 만족도 사라져갔다. 그래도 스토너는 어깨 한 번 으쓱하고 자기 일을 성실하게 한다.

읽으면서 화가 나고, 슬프고, 답답했다. 스토너가 아무 말 하지 않고 당하는 게 싫었다. 잠깐 학과장에게 이겼을 때는 통쾌했다. 그러나 잠시일 뿐 스토너는 다른 사람이 휘두르는 매서운 바람에 떠밀려 다니기만 했다. 자기가 하고 싶어 하는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정년을 앞두고 자기 뜻을 내세워 학과장을 이기는 듯 보였다. 그 부분을 읽으며 잠깐 기분이 좋았는데 갑자기 암이라는 폭풍이 또 불어닥친다. 주위 사람들과 환경이 스토너를 가만 놔두지 않는다. 그래도 스토너는 불평하지 않는다. 마지막 순간에 자기 책을 안고 침묵 속으로 사라진다.

존 윌리엄스가 저자 인터뷰에서 스토너가 진짜 영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소설을 읽는 많은 사람들이 스토너의 삶을 슬프고 불행한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그의 삶은 아주 훌륭한 것이었습니다. (역자 후기 인용)” 라고 했다. 사람들은 저자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 1965년에 출간되고 50년이 지난 뒤에 유럽에서, 가치를 다시 인정받은 것만 봐도 그렇다. 우리나라에서 이 소설의 가치가 인정받으려면 얼마간의 기간이 더 필요할 것이다. 독자들의 수준이 높아져야 하고 무엇보다, 돈과 명예와 권력을 향한 성공 지향의 삶을 우러러보는 생각이 달라져야 하니까.

마음만 먹으면 몸에서 의식을 분리시킬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는 자신을 지켜보았다. 잘 모르는 사이인데도 묘하게 친숙한 누군가가 자신이 해야 하는 묘하게 친숙한 일들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254)”

나도 이렇게 생각한 적이 많다. 스토너처럼 묵묵히 자기 일을 하는 태도를 좋게 본다. 그래서 이 소설이 마음에 든다. 슬픔과 외로움 가운데서 자기 일생을 묵묵히 살아나가는 이야기가 곧 우리 삶이 아닐까 싶다.

 

139. 천재가 될 수밖에 없었던 아이들의 드라마 (엘리스 밀러, 218) / 상담

어릴 때 감정(상처, 두려움 등)이 사슬처럼 한 사람을 묶어, 어른이 되어서도 왜곡된 모습을 보이게 만든다는 내용이다. 상담 책에서 많이 본 내용인데, 내용을 산만하게 펼쳐놓은 것 같다. 1-2장 목차를 바꿔서 짜임새 있게 쓰면 나았겠다. 내가 비슷한 책을 많이 읽어서 그런 지도 모른다. 처음 읽는 사람은 그렇구나!’ 하면서 읽을지도 모르겠다.

 

138. 웃음을 선물할게(김아설 외, 192) / 청소년 소설

웃음을 주제로 10명이 단편소설을 썼다. 따뜻한 글들이 많다. 김이설의 <저스트 댄스>는 청소년의 생기발랄함이 느껴진다. <망나뇽의 눈물>은 청소년기에 느낄만한 자의식을 잘 드러냈고, <배꼽>은 따뜻하고 좋다. <보건실의 화성인><마음을 함께해 준다면>도 너무 좋다. 이어지는 몇 편이 슬프고 우울하지만 우리가 꼭 생각해야 할 감정을 다룬다. 참 좋은 책이다.

 

137. 한 학기 한 권 깊이 읽기에 빠지다 (박정순 외, 243) / 교육

좋다. 실제 수업한 사례이고, 수업 내용도 좋다. 1장은 한 학기 한 권 읽기에 대한 설명이다. 교사가 관심 가질 내용을 간단하고 쉽게 썼다. 2장 동화책, 3장 그림책, 4장 동시집을 깊이 읽는 내용이다. 동화책과 그림책 내용은 아주 좋고, 동시집도 꽤 좋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학년별 추천도서에서 몇 권이 내 생각과 다르다. 약간 어려운 책을 추천한다.

 

136. 로마의 일인자 1-3 (콜린 매컬로, 491, 335, 555) / 대학생 이상

시오노 나나미가 쓴 로마인 이야기를 모두 읽었다. 시오노 나나미에 견주면 가시나무새의 저자 콜린 매컬로는 진짜 진짜다. 로마 역사를 문학으로 풀어냈다. 13년 동안 고증하고, 20년 동안 쓴 책이다. 시작하면 끝을 봐야 한다. 다만 당시 역사를 모르면 한참 헤맨다. 로마사를 읽었는데도 앞부분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1-3권 모두 3장이다. 1권은 기원전 110, 109, 108년이다. 3권은 102년에서 끝난다. 2부 풀잎관, 3, 포르투나의 선택, 4부 카이사르의 여자들, 5부 카이사르, 6부 시월의 말, 7부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까지 20권 정도 되겠다. 다 읽어야겠다.

<<로마의 권력은 부 위에 세워졌다. 로마는 부와 권력에 이끌렸고, 자연스레 쾌락이 뒤따랐다. 당시에 그들과 다르게 사는 사람들이 있었다. 부유하지 않고 권력도 없었지만 로마를 끌어당기는 매력에 빠지지 않았다. 그들은 로마가 주지 못하는 것을 원했다. 다른 권위에 복종했기 때문이다. 로마는 부, 권력, 쾌락 대신 다른 가치를 쫓는 그들을 이기지 못했다. 지하에서 지상을 전복시킨 사람들, 그리스도인들이다. 그러나 지금은 기독교가 부, 권력, 쾌락을 쫓는다. 쾌락은 아니라고 말하지 마시라. 기독교인이 쫓는 그들만의 쾌락이 있다. 교회 건물은 로마의 신전이 되었고, 목사와 장로는 원로원처럼 변했다. 교인들은 로마 시민처럼 떡고물만 떨어진다면 눈 감는 수준이 되었다. 개혁이 다가온다. 개혁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교회의 역사도 로마멸망사처럼 될 것이다.>>

 

8월에는 책과 살았다. 20, 5765쪽을 읽었다.

풀 뽑고, 책 읽고, 또 풀 뽑고 책을 읽었다.

좋은 책이 많아서 무얼 추천해야 할지 모르겠다.

20권 중에 10권 추천이니 참~!

독서 : 117, 동화 : 121, 123, 125, 129, 133

기독교 : 118, 122, 132, 인문 : 119

 

8월에 읽은 책 5765(33857)

 

135.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 (류시화, 255) / 에세이

한 줄로 평하면, <표현이 빼어나지만 내용은 세옹지마> 온라인 독서토론 모임에서 다른 분의 추천으로 읽었다. 시인이 쓴 글이라 문장이 빼어나다. 알맞은 예화로 내용을 맛깔나게 담아냈다. 그러나 예쁜 장식과 조명, 아름다운 그릇에 담긴 내용은 제목 그대로다.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 세옹지마란 말씀. 좋은 내용이 여기저기 많았다. 그러나 전체 느낌은 좋지 않았다. 책에 나타난 가치관, 세계관이 싫다.

 

134. 성경 속 노마드 (배경락, 247) / 기독교

베드로전후서를 해설했다. 같은 저자의 <성경 속 왕조 실록>이 워낙 좋았다. 이 책은 그만큼은 아니었지만 괜찮다. 베드로전후서를 소개한 책이 드물다. 이 책을 소개한 까닭은 베드로전후서가 나그네된 사람들에게 쓴 편지이기 때문인 것 같다. 1장에서 나그네로 흩어진 역사를 다루고, 2장에서 베드로서의 배경을 다룬다. 본문을 다루기 전에 배경을 설명해서 본문을 이해하기 쉽게 도와준다. 3장은 베드로전서, 4장은 베드로후서를 설명한다.

 

133. 병태와 콩 이야기 (송언, 152) / 4 이상

다섯 편의 단편 모음집이다. <제비야 제비야>는 집 없는 설움을 제비집으로 표현했다. 참 좋다. <줄무늬 다람쥐>는 할머니의 죽음을, <오늘 재수 똥 튀겼네>는 월급을 받지 못하고 직장까지 잃은 아빠 이야기를, <할아버지 새>는 자폐 아이의 설움을 그렸다. 슬픈 이야기들을 너무 잘 썼다. <병태와 콩 이야기>만 분위기가 다르다. 따뜻하고 훈훈하다. 송언 작가님 참 글을 잘 쓰신다.

 

132. 영광의 무게 (C. S. 루이스, 221) / 기독교

루이스가 했던 설교 모음집이다. 당시 대학생 수준이 무척 높았나 보다. 루이스의 논리를 따라가기가 쉽지 않지만 이 정도 수준을 이해하다니~! 이분의 논리는 완전 예상 밖이다. 천천히 따라가며 읽어야 한다. 그래도 한 순간 놓치면 무슨 말인지헤매게 된다. 그러나 이해하면 대박이다. 정말 좋은 논리에 정말 좋은 내용을 담은 글이다. 루이스 책 중에서도 아주 마음에 든다.

 

131. 그래도 괜찮아 (안오일, 102) / 청소년 시집

청소년 시집 <난 빨강>은 청소년이 쓴 것 같았는데 이 책은 어른 냄새가 난다. 청소년의 생각을 담으려고 애를 썼지만 영 어색하다. 어른이 보는 눈으로 사물을 보고, 거기에 청소년의 생각을 슬쩍 담았다. 속이 보이는 시랄까! 그렇다. 예를 들어 <80원의 말>이라는 시이다. 공중전화 부스 전화기에 / 남아 있는 80// 다 하지 못한 / 무슨 말이 남은 걸까 // 부끄러워 못한 말 / 자존심에 못한 말 / 마음 약해 못한 말 // 생각은 말이 아니라고 / 80원이 말한다. // 내일은 성화에게 말해야겠다 / 네가 좋다고, 친구 하자고. 아이고, 오글거린다. 청소년이 읽으면 책 내던지겠다. 그러나 이 시는 눈에 띈다. <헛짓거리를 했다> 야자 시간에 /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고 있었다 // ! 등짝을 맞으며 얻어들은 말 / =네가 지금 헛짓거리 할 때야? // 책은 인생을 공부하는 거라고 하던데 / 지금 세상에선 헛짓거리가 되고 말았다

 

130. 나이듦의 신학 (폴 스티븐스, 261) / 기독교

20대에 폴 스티븐스를 읽으며 평신도 신학을 품었다. 책 제목으로는 내가 사지 않을 책이지만, 폴 스티븐스가 써서 샀다. 아직 내가 읽을 나이(또는 수준)이 아닌가보다. 하지만 9장만으로도 책값은 했다고 생각한다. ‘끝은 또 다른 시작이라는 제목의 9장은 죽음을 다룬다. 난 죽음에 대해 관심이 많아 고통이나 죽음을 다룬 책을 많이 읽었다. 이 책은 그런 책에 견주어 부족함이 없다. 9장이 참 좋았다.

 

129. 수평선 학교 (김남중, 224)

김남중 작가의 책을 열 권쯤 읽었다. 모두 좋았다. 김남중 작가는 참 글을 잘 쓴다. 요즘은 여행, 모험 관련 글을 쓴다. 불량한 자전거 여행은 자전거로, 나는 바람이다와 수평선 학교는 바다로 간다. 엔진을 쓰지 않고 바람의 힘만으로 가는 범선 셰클턴 호는 우리나라 대표 범선이다. 일본 이치방, 중국 등펑, 러시아 막심 호와 독도를 돌아오는 시합을 한다. 지면 배에 현수막을 달아야 한다. 셰클턴 호가 지면 <다케시마는 읿본 땅>, 일본 이치방 호가 지면 <독도는 대한민국 땅>, 중국과 러시아도 영유권 분쟁이 있는 곳이 타국 땅이라고 써야 한다. 그런데 태풍이 온다. 이 시합, 어떻게 될까?

 

128. 홍길동전 (김탁환 번역, 172) / 6 이상

소설가 김탁환이 풀어 쓴 홍길동전이다. 어려운 낱말이 있어서 중학생도 쉽진 않겠다. 하지만 내용이 쉽고 문장에 군더더기가 없어 괜찮다. 중앙기독초 독서반 학생들이 강릉에 온다고 해서 <허균 독서기행> 대상도서로 읽었다. 홍길동전 완판본, 경판본 두 가지 번역과 홍길동전 영인본(원본을 사진으로 인쇄)이 함께 들었다. 관리와 부자들의 횡포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백성들의 마음이 잘 나타난 글이다.

 

127. 바나나 가족 (임지형,145) / 4학년 이상

기러기 가족 이야기이다. 엄마와 딸은 미국에, 아빠는 한국에 산다. 아빠가 돈 벌다가 잠깐 미국에 온다. 딸은 아빠가 어색하다. 가끔 보니까. 엄마는 딸을 위해 지금 생활을 유지하기 원하고, 아빠는 힘들다며 한국으로 돌아오라고 한다. 셋이 여행을 간다. 같은 날에 딸은 친구들과 수영장 딸린 친구 할머니 집에 놀러 가기로 했었다. 가족에 대해 생각하려고 2학기 시작하면서 이 책으로 <한 학기 한 권 읽기> 수업을 했다.

 

126. 방과후 사냥꾼 (김선희, 159) / 4학년 이상

지오는 모범생이다. 선생님인 엄마 얼굴에 먹칠 하지 않아야 한다. 그래서 이중생활을 한다. 낮엔 모범생이지만 밤에는 몰래 게임에 빠져든다. 그러다가 세상에서 가장 짜릿한 게임에 참여한다. 살아있는 걸 진짜 죽이는 장면을 찍어서 동영상으로 올리는 게임이다. 여기에 참여하면서 지오의 현실이 무너진다. 돈을 훔치고, 동생과 싸우고, 속이고, 속이고 또 속인다. 그래도 계속 게임에 빠져든다. 지오는 어떻게 될까? 토론할 내용이 많은 책이다.

 

125. 신기한 방귀 가루 (요 네스뵈, 242)

노르웨이 국민 작가라 한다. 북극권에 가까운 스칸디나비아 3(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 국민들은 차분하고 조용하다고 들었다. 그래서일까, 내가 읽은 이쪽 나라 책들은 모두 장난끼가 넘친다. 황당하다 못해 괴상하다. 방귀가루를 먹으면 우주까지 날아간다. 감옥에 갇힌 아이가 변기로 들어가 탈출하고, 하수구에 사는 아나콘다에게 잡아먹힌다. 이건 뭐~! 로알드 달도 비슷하게 쓴다. 달의 부모가 노르웨이에서 영국으로 이민 왔는데 같은 정서 같다. 남자애들이 좋아하겠다. 황당무계한 이야기 가운데 적당한 교훈도 넣었다. 재미난 책이다.

 

124. 바울과 선물 (존 바클레이, 969) / 기독교

먼저 굉장히 어렵다. 신학을 배우지 않으면 못 읽는다. 1/3쯤 이해했다. 내용이 어려워서 자꾸 전체 내용이 뭔데 이걸 설명하나?’ 살폈고, 그래서 전체 흐름은 알지만 세부내용이 무엇을 말하는지는 모르게 되었다. 내용이 재미있는 책을 즐겁게 읽고, 전체 내용을 잘 모르는 경우가 있는데 완전 반대이다.

바울이 말한 선물(은혜)를 이해하기 위해 먼저 선물이 어떤 뜻으로 쓰였는지 찾는다. 그리스와 로마 문화를 중심으로 선물(은혜)6가지 뜻을 설명한다. 이어서 은혜를 서로 다르게 본 사람들을 소개한다. 마르키온, 어거스틴, 루터, 칼뱅, 바르트와 이후의 현대 학자들(새 관점 학자)까지 소개한다. 또한 제 2 성전 시대 유대교에서 선물을 어떻게 설명하는지 따진다. (솔로몬의 지혜서, 알렉산드리아의 필론, 쿰란 호다요트, 위필론의 성서고대사, 에스라 4서를 소개한다. 그런 뒤에 갈라디아서와 로마서를 주석한다. 쉬운 말로 쓸 수도 있는데 왜 어렵게 썼는지 모르겠다. 오랜만에 전형적인 학자 말투를 만났다.

 

123. 밉스 가족의 특별한 비밀 (인그리드 로, 272) / 1 이상 동화

후배가 (수원에 사는 두 가족과 함께) 강릉에 왔다. 관광이나 휴가 때문이 아니다. 책벌레와 독서토론을 하고 싶다고 한다. 아이들 특징을 말하며 독서토론을 부탁한다. 5 남자 한 명, 6 여자 두 명, 1 남자 한 명이다. 잠깐이면 될 줄 알았는데 3시부터 930분까지 토론했다.

아이들 특징을 들으면서 밉스 가족의 특별한 비밀이 떠올랐다. 후배에게 먼저 읽어보라 했다. 울었나 보다. 아이들 처지에 이 책이 잘 맞다고 한다. 오죽헌한옥마을 방에서 나, 처음 본 엄마 한 분, 아이 넷과 토론했다. 엄마는 주로 들었다. 잠깐 내용을 확인하고 배가 고플 때까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저녁 먹은 뒤에는 좀 어려운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글을 썼다.

책 한 권으로 생각지 못한, 깊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관찰한 엄마와 아들이 가장 좋아했다. 엄마와 아이가 책을 읽고 자주 이야기를 나눈다고 한다. 하지만 늘 비슷한 내용을 나누어서 아이가 토론에 굶주렸다고(?) 한다. 아이 얼굴이 맛난 거 실컷 먹은 것처럼 웃음꽃이 피었다. 다른 아이 셋도 열심히 글을 썼고, 즐거웠다고 한다.

집을 짓고 서재를 만들었다. 북스테이를 하려고 서재에 방과 화장실, 간이주방을 갖추었다. <책뜰안애>에 오는 분들에게 쉼과 회복을 주고 싶다. 책벌레가 책으로 아이를 기른 이야기를 들으면서, 함께 독서토론하면서, 비슷한 또래 서넛이 함께 오면 아이들과 독서토론하면서, 부모는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밤에는 옥상에 올라가서 별을 봐야지! 인기 있는 강사보다는 따뜻함을 전해주는 책벌레로 살아야지!

 

122. 성경 속 왕조 실록 (배경락, 303) / 기독교

배경락 목사님이 썼는데 이분 굉장하다. ~! 그냥 와~! 하는 책이다. 성경 열왕기상하는 읽기 어렵다. 남 유다와 북 이스라엘의 왕 50여 명을 번갈아 소개하기 때문에 혼란스러운 미로를 헤매는 기분이 든다. 그런데 이 책에서 읽는 열왕기상하 기록이 재미있다. 나는 내용을 거의 안다고 생각했는데 미처 생각하지 못한 내용이 많다. 밑줄을 한가득 그었다. 정말 대박이다. 이건 강력 추천한다. 이스라엘 왕조실록을 제대로 만났다.

난 책을 많이 읽는다. 성경은 내 나이보다 많이 읽었다. 성경 강해, 성경 해설, 성경 관련 책도 많이 읽었다. 내가 읽은 이스라엘 왕들의 역사 중에 이 책이 최고다. 우리나라 저자가 쓴 책이라 더 반갑다. 제목을 보고 둘째가 탐내는데 첫째에게도 읽으라고 해야겠다. 이 책을 읽으면 다윗이 나라를 부강하게 할 때부터 망할 때까지 이스라엘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흐름을 쫘악 이해할 수 있다. 꼭 읽어보시라.

 

121. 비밀의 숲 테라비시아 (캐서린 패터슨, 247) / 동화, 6 이상

책뜰안애 독서모임에서 토론했다. 책벌레 가족 책이다. 독서모임에 함께 하는 분들이 감동을 쏟아내신다. 7년 전, 이 책을 처음 읽었던 때 앞으로 몇 번 더 읽을까 생각했는데 그대로 되고 있다. 참 좋은 책이다. 추천한다.

 

120. 늑대가 온다 (최현명, 383) / 생태

저자가 중국과 몽골 국경에서 늑태를 관찰하며 쓴 두 달 동안의 일기이다. 늑대를 사랑하여 늑대를 찾아다니지만 보기 어렵다. 사람들이 늑대를 싫어해서 마구 잡아죽였기 때문이다. 늑대가 나온다는 곳을 수소문하고, 찾아가고, 실망하고, 다른 곳을 찾고, 또 실망하고, 발자국 찾아 기대를 걸었다가, 다시 실망한다. 그러다가 늑대를 만나고, 늑대굴을 찾아내고, 늑대 새끼를 통해 어미를 유인하고…… 그러는 중에 안내자와 마음이 맞지 않아 불편하고, 유목민과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다투고, 물과 식량이 부족해서 힘들어한다. 그러면서 늑대 새끼 두 마리를 키운다. 유목민은 늑대를 싫어해서 죽이라고 하고, 저자는 늑대를 살리려 한다. 늑대게에 먹이를 주어야 하는데 먹이는 유목민에게 얻어야 한다. 황량한 고원과 드문드문 이어진 초지의 모습과 함께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가 담담하게 드러난다. 이분, 참 독특하다. 출판기념회에서 저자가 강의하는 사진을 보았는데 거기 갔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119. 유대인 이야기 (홍익희, 654) / 역사, 인문

아브라함이 우르를 떠난 뒤 가나안 땅에 정착해서 이스라엘을 세운다. 다윗과 솔로몬을 지나 두 나라로 갈라졌고, 북쪽 이스라엘이 BC722년에 앗시리아에 남쪽 유다는 BC586년에 바벨론에 멸망당한다. 잠깐 귀환해서 공동체를 이루기도 하고, 왕가라 부를 만큼 세력이 커지기도 했지만 이스라엘 국가가 생기기까지 유대인은 흩어져 나라를 이루지 못했다. 그 뒤부터 유대인의 역사는 경제의 역사이다. 돈 모으고, 쫓겨나고, 다른 나라에서 경제를 장악하고 얼마 뒤에 다시 쫓겨난다. 저자는 유대인이 간 곳마다 발전했다고 썼다. 그러나 유대인이 일으킨 발전은 제국주의, 억압과 착취를 만들었다. 지금도 유대인이 세계 경제를 뒤흔드는 동안 땅에서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들은 점점 더 힘들어진다. 하루만에 10억 달러를 벌었다는 유대인 이야기가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렇지만 세상은 그런 사람들 손에 의해 움직인다. 책의 뒷장이 다가올수록 마음이 점점 답답해졌다.

유대 민족의 저력은 전적으로 유대교에서 기인한다. 유대교의 특징은 계약의 종교다. 그들에게 계약은 목숨 걸고 지켜야 하는 당위다. ~

또한 유대교는 배움을 중시한다. 하느님의 섭리를 이해하려면 하나라도 더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유대교는 배움을 기도와 똑같은 신앙생활로 간주한다. (18)

랍비는 초기부터 오늘날까지 사제가 아닌 평신도다. 그들은 엄밀한 의미에서 아무런 의례도 집행하지 않는다. 설교야말로 랍비들의 주된 기능이지만 본질적으로 교사의 가르침으로 이해한다. ~ 그들의 권위는 종교적으로 주어진 권위가 아니라 학문과 가르침 또는 탁월한 도덕성을 통해 자율적으로 생긴 권위다.

재미있는 것은 고대 유대에서는 랍비를 길러내는 율법학교인 예시바 1학년을 현자라 불렀고, 2학년을 철학자로 불렀다. 그리고 최고 학년인 3학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학생이라 불렀다. 이러한 사실은 겸허한 자세로 배우는 자가 가장 높은 지위에 오를 수 있으며, 학생이 되려면 수년 동안 수업을 쌓지 않으면 안 된다는 발상에서 비롯된 것이다. (203)

 

118. 이야기 청소년 신학 (딘 보그먼과 마상욱 공저, 264) / 기독교

나는 교회에서 중고등부를 20년 동안 섬겼다. 중고등부는 약간의 압력과 뒷담화가 있긴 하지만 내 뜻대로 가르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른들의 압력과 뒷담화는 자기들 경험과 생각을 앞세운 것들인데, 청소년을 안다면 대부분 말하지 말아야 할 내용이다. 저자는 청소년 신학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청소년을 교회의 들러리 정도로 생각하지 말라고 한다. 실제적인 내용이 많아서 좋다. 2장에서 청소년 지도자가 성경, 문화, 자아를 해석하라 한다. 해석하는 방식과 내용이 딱 내 생각과 같다. 청소년 사역을 하지 않는 사람은 모를 내용이다. 3장과 4장은 2장에서 말한 문화와 자아를 해석하는 기준을 말한다. 다양한 스펙트럼을 소개해서 좋다. 5장에서는 청소년 생태계, 6장은 인격과 성, 7장은 디지컬 세대와 소비중심주의를 말한다. 청소년이 만나는 현실과 그들의 생각을 잘 다루었다. 마지막 8장은 예수 중심의 청소년사역이다.

1) 토론하고 싶은 구절

중요한 것은 드럼의 위치가 아니라 방향성입니다. 즉 교회 안에 있느냐 밖에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느냐 바라보지 않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교회 안에 있는 문화라 할지라도 그 문화가 하나님을 바라보지 않는다면 그것은 악한 문화입니다. 교회 밖에 있는 문화라도 하나님을 바라보며 하나님의 뜻을 발현하는 문화는 선한 하나님의 문화입니다.

 

2) 현실을 잘 보여주는 구절

정작 중요한 것은 부모가 아이들과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없다는 것입니다. 부모가 시간이 없는 이유는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부모는 자신의 시공간을 돈을 버는 데 쓰고, 여기서 번 돈을 학원 선생님에게 주며 자신을 대신해 아이들에게 시공간을 써 달라고 합니다. (218)

 

3) 좋은 구절

포스트모던 사회에서는 예수를 믿지 않는 사람도 영적인 것을 믿습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해석되지 않아도 C. S. 루이스의 나니아 연대기에 나오는 나니아같은 세상을 믿습니다. 이와 같은 21세기 영성의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믿음과 행동이 일치되는 실존적 진정성입니다. 사람들은 이론이 아닌 삶으로 믿음을 보여주는 방식을 원합니다.

그런데 21세기 교회는 아직까지도 20세기의 이성적 방식의 접근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하나님의 나라를 기다린다고 하지만 땅 투기를 하고 있고, 나눔을 말하지만 욕심으로 가득 찬 모습을 발견합니다. 저는 교회 쇠퇴에 근본적인 원인은 사회적 변화의 부적응과 실존적 진정성의 결여 때문이라고 판단합니다. (29)

다 먹어도 돼. 하지만 그 중에 하나만 나를 위해 남겨둬. 네가 그 약속을 지키면 네가 나를 사랑한다는 것을 기억할 거야!” ~ 요한복음 1010절 말씀에 따르면 하나님의 의도는 생명을 주고, 그 삶을 더욱 풍성하게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와 같은 의도로 에덴동산을 만드셨습니다. (101)

뇌구조 // 핸드폰 --> 더 브레인연결하여 설명하기

 

3) 오탈자가 네 군데 있어서 아쉽다.

 

117. 책은 최고의 장난감, 기적의 책놀이 멘토링 (정대근, 247) / 독서교육, 육아

나보다 지독한 아빠를 만났다. 초등학교에도 가지 않은 아이가 책을 좋아하게 하려고 책 놀이를 한다. 200권으로 책 터널을 만든다. 책으로 집을 짓는다. 거실 가득 책을 늘어놓고 미로를 만든다. 책으로 도미노를 만들고 볼링을 한다. 책을 따먹고 책으로 트리를 만든다. 내가 책벌레지만 이렇게는 하지 않았다. 난 자연스럽게(, 힘들이지 않고 편하게) 조금씩 책을 내밀었는데 책놀이아빠(저자)는 온 힘을 다해 아이들과 책으로 논다. 존경스럽다.

또한 100일 동안 날마다 책을 읽어주었다. 책 한 권, 5분이 아니라 30, 때론 한 시간 동안이나. 회식을 가면 하루 전에 녹음을 해서 들려주었다. 영상통화로 책을 읽어주기도 했다. 독서기행도 철저하게 준비해서 간다. 나도 별로 준비하지 않고 독서기행을 갔는데. 아내인 이선이 선생님이 쓴 책 난 밥 먹다가도 화가 난다도 굉장했는데 남편이 쓴 책이 더 굉장하다. 이 부부, 만나고 싶다.

저자가 언급하는 책 중에 읽고 싶은 책 리딩 프라미스

→『하루 15분 책 읽어주기의 힘은 다시 읽고 싶다.

 

116. 한 권을 읽어도 정약용처럼 (이재풍, 244) / 인문

아는 분이 쓴 책이지만 출간 소식을 듣고도 읽지 않았다. 이지성이 쓴 여자라면 힐러리처럼과 비슷했기 때문이다. 부제는 초등 인문고전읽기다. 리딩으로 리드하라에서 이지성이 주장하는 내용과 비슷해 보였다. 그래서 안 읽었다. 저자가 싸인본을 줘서 오늘 읽었다. 정약용의 독서법에 감명을 받아 실천한 이야기를 썼다. 수많은 책과 인용문, 책에서 읽은 내용이 나온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끄는 책이다. 인용도서 100권 중에 나는 20권 읽었다. 나와 책 읽는 방향이 다르다.

부제 <초등 인문고전읽기>에서 인문고전읽기는 충분히 다루었지만 초등 이야기가 적다. 내가 아이들 수준을 낮게 보는 건지 모르겠지만 저자가 소개하는 책을 초등 아이들이 읽을까? 읽을 능력이 있다고 해도 왜 고전일까? 이를 자세하게 설명해주면 좋겠는데 아쉽다. 또한 정보를 너무 많이 담아 초점이 흐려졌다. 이 책에서 다룬 주제를 몇 가지로 나눠 하나씩 자세하게 책을 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저자에게 그만한 능력이 있어 보이는데 말이다.

 

7월에 읽은 책 3458(28092)

 

115. 더 브레인:삶에서 뇌는 얼마나 중요한가? (데이비드 이글먼, 293) / 과학

김병재 선생님이 추천해서 첫째와 함께 읽었다. 인간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원리와 과정을 뇌 과학으로 설명하는데 재미있다. 과학자들이 궁금증을 해결하는 방식이 참 놀랍다. 이상한(?) 걸 생각하고, 그걸 입증할 실험을 한다. 인간의 행동과 생각 기저에 깔린 원리를 뇌 현상으로 설명하다니 놀랍다. 다만 과학자의 접근 방식은 지나치게 실험과 관찰, 입증으로 이루어져 보이지 않는 면을 보이는 모습만으로 해석하려 한다. 영적인 현상이나 마음의 공허, 상처가 남긴 그림자마저 과학으로 해석하려 하겠지!

 

114. 덕과 성품 (스탠리 하우어워스, 215) / 기독교

이분의 삶은 한결같고 고귀해서 뭐라 말할 수 없다. 한나의 아이도 좋지만 덕과 성품은 더 좋다. 친구 새뮤얼 웰스의 아들 로리의 대부가 되어, 로리가 세례를 받는 날부터 15년 동안 같은 날 편지를 보낸다. 그리스도인으로 사는데 중요한 덕 14가지를 해마다 하나씩 다루는 편지이다. C. S. 루이스 책을 읽듯 천천히 읽었다. 줄 그을 곳이 너무 많다. 헨리 나우웬이 쓴 편지가 일상의 마음을 담았다면, 덕과 성품은 고르고 고른 문장, 깊은 사색의 결과를 보는 것 같았다. 해마다 같은 날 읽어볼까? 강력 추천한다.

 

113. 나의 동두천 (김중미, 207) / 고등학생 이상

1970-80년대 동두천에서 살던 사람들의 삶을 보여준다. 미군부대를 곁에 두고 살면서 겪은 일이 작가의 마음에 흔적으로 남았나 보다. 양공주, 튀기(혼혈), 미군부대 음식 찌꺼리를 먹는 아이들, 그걸 못 먹게 하는 아버지와 그래서 더 먹고 싶은 아이들, 가난하고 연약한 이웃들이 얽히고 얽혀 사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미국을 좋아하지만 미국 병사와의 혼혈 아이는 왜 그리 싫어했는지. 우리의 편견과 부족함, 그 속에서 눈물 짓던 어머니와 아이들의 모습이 아프면서도 그립다. 참 좋은 책이다.

 

112. 딸기 우유 공약 (문경민, 190) / 5 이상

작가 문경민이 출판 전에 원고를 보내서 읽고 의견을 보냈다. 출판된 내용을 읽으며 역시 작가가 다르구나!’ 느꼈다. 참 잘 썼다. 마음이 찌릿 하는 부분이 있었다. 고학년 담임이 되면 한 학기 한 권 읽기 해야겠다. 교사 연수 때도 나눠보고 싶다.

 

111. 사랑을 담아, 헨리(헨리 나우웬, 456) / 편지

헨리 나우웬은 편지를 많이 받았다. 친한 사람의 편지도 있지만 독자의 편지가 더 많다. 헨리가 얼마나 답장을 보냈는지 모르지만 책을 보면 대부분 답장을 보낸 것 같다. 간단하게 형식만 갖춘 답이 아니다. 가볍게 적당히 위로하면 될 편지에도 뜻밖의 내용을 썼다. 대놓고 할 이야기를 하는 모습에서 남다른 진실함을 보았다. 기도한다는 말이 많고, 여러 공동체를 다니는 모습이 눈에 띈다.

 

110. 통일한국 제1고등학교 (전성희, 223) / 중등 소설

전성희 작가는 상상력이 뛰어나다. 거짓말 학교가 참 놀라웠는데 이 책도 굉장하다. 통일이 된 대한민국에서 남북한의 화합을 위해 통일시를 만든다. 두 가지 체제를 유지하며 통일시를 시작으로 서서히 통합을 이루려 한다. 통일시에 있는 통일한국 제1고등학교에 회장선거가 열린다. 통일이 되었지만 남북 갈등이 여전한 상황에서, 남측 학생과 북측 학생의 대결이 시작되었다. 통일이 되면 일어날 일을 놀랍게 분석해서 고등학교 학생들 심리와 연결했다. 전성희 작가의 책은 자체로 토론거리가 된다. 참 좋은 책이다.

 

109. 빨강 연필 (신수현, 207) / 5 이상

교보교육대상 수상자와 함께 하는 독서기행에 참가한 분들에게 읽어달라고 했다. 최고의 동화이다. 무조건 읽으라 권한다. 다섯 번쯤 읽었나? 이번에는 위로공감으로 읽었다. 지친 교사들과 이 책으로 글쓰기연수하면 좋겠다.

 

108. 마음으로부터 일곱 발자국(박한선, 359) / 인문

목차가 마음에 들었다. 1부 감정은 불안, 눈물, 부끄러움, 죄책감, 마음, 사랑과 행복, 강박, 외로움, 겸손, 적응과 변화를 다뤘다. 2부는 이성을 설명한다. 감정과 이성을 열 가지 항목으로 나눠 설명하는 방식이다. 각 항목에 대한 접근 방식과 내용이 참 좋다. 3부는 공감이고 4부는 삶이다. 목차 구성이 탁월하다. 감정과 이성, 그리고 공감, 마지막에는 삶!!

한 곳이 의아했다. “일반적인 상식과 달리 평민 출신 합격자가 약 절반에 달했고(과거시험) 노비도 적지 않았습니다. 양반이라도 대를 이어 과거 시험에 계속 불합격하면 평민이 되었습니다. 과거 시험에 대한 사회적 집착은 일종의 문화가 되었습니다. ~ (209) 사실일까? 우리가 경직된 사회 구조라 생각했던 조선이 실제로는 달랐을까? 조선 후기의 이미지를 조선 전체로 배운 걸까?

 

약하고, 변덕스럽고, 종종 추악하기도 한 우리 마음은 사실 어떤 의미에서 마음이 잘 돌아가고 있다는 뜻입니다. 당신이 오늘 느낀 마음의 고통은, 아마도 고장이 나서 그런 것이 아니라 당신의 마음이 튼튼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는 말에 동의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만약 인간이 다른 동물보다 우월한 면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연약함입니다. 인간의 뇌는 어떤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는 강한 의지를 갖추기 위해서 지금처럼 커진 것이 아닙니다. 무조건 강한 원초적 신념을 위해서라면 아마 호두 정도 코기의 뇌로도 충분했을 것입니다. 좌고우면 걱정하고, 고민하고, 슬퍼하고, 기뻐하고, 갈등하고, 미워하고, 싸우고, 후회하고, 좌절하는 기능. 언뜻 보면 왜 있는지 모르겠는 그런 기능을 하기 위해서 지금처럼 엄청나게 커진 것입니다. (9)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는 오세아니아, 유라시아, 이스타시아의 삼국으로 이루어진 미래 세계를 다루고 있습니다. 주인공 윈스턴 스미스는 오세아니아에 살고 있죠. 오세아니아에는 몇몇 부서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진리성입니다. 진실을 다루는 부서입니다. 오세아니아를 지배하는 당의 강령은 전쟁은 평화, 자유는 복종, 무지는 힘입니다. 서로 병립할 수 없는 명제를 함께 받아들이라고 강요합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 뇌가 끊임없이 하는 일입니다. (215)

~ 오세아니아의 국민은 이중사고를 통해서 행복하게 살아갑니다. 아니, 자신이 행복하다고 믿고 살아갑니다. 물자 부족에 허덕이며 배를 곯지만, 동시에 가장 풍족한 환경에서 살아간다고 믿습니다. 외국과의 전쟁은 패배 없이 늘 승리하지만, 동시에 수십 년 동안 왜 최종적인 승리를 거두지 못하는지에 대해서 궁금해 하지 않습니다. 거짓이 진실이고, 진실은 또한 거짓인 세상입니다. (216)

(초경이 빨라지는 현상에 대해 설명하면서) 아버지의 부재도 이른 초경을 유발하는 요인입니다. 심리학자 미셀 설베이는, 친아버지가 없거나 양아버지와 같이 사는 경우 소녀의 초경이 보다 앞당겨진다고 했습니다. 진화적으로 과거 환경에서 식량과 안전을 제공하는 아버지의 부재는 엄청난 위기 상황이었습니다. 사춘기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지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이라면, 일단 최대한 빨리 성숙하는 전략을 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직장에 빼앗긴 소녀의 몸은, 현재를 아버지와 어머니가 없는 위기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107. 당신이 옳다. (정혜신, 315) / 심리, 상담

제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당신이 옳다니~ 너무 잘 팔려서 의심했다. 당신이 옳다는 책을 이렇게나 많이 사다니~ 읽으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진짜를 만났다. <당신이 옳다>는 말이 대책 없이 무조건 응원한다는 말이 아니었다. 사람이 온전하게 회복되기 바라는 저자의 마음이 아름답다. 사람을 회복시키기 위해 애쓴 시간과 노력, 전문성도 돋보인다.

토론 연수에서 찬반토론을 하려면 우리의 국민정서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한다. 상대의 반박을 나 자신에 대한 반대라 생각해서 감정 다툼을 하지 않아야 찬반토론이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저자가 말하는 당신이 옳다도 비슷하다. 한 사람과 그 사람이 보이는 반응(또는 그 사람에게 보이는 반응)을 분리해서 봐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약으로 치료하는 방식을 바꾸자는 의견도 좋았다. 우울증을 약으로 치료하지만 비슷한 증상을 모두 약으로 치료하면 안 된다고 한다. 동의한다. 이것말고도 평소에 내가 생각한 내용을 많이 다루었다. 강력 추천한다. 아래 내용만으로도 책 한 권을 살 가치가 있다.

마침내 세월호를 육지로 끌어올린 힘도 무력감과 죄의식의 연대들이 만들어낸 분노가 근본 동력이었을 것이다. 박근혜 정부와 언론들까지 가세해 참사 피해자들의 상처에 소금을 뿌려댔는데도 피해자들이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시민들의 그 거대한 무력감과 죄읫기의 공기가 수호천사처럼 그들을 감싸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 외에 우리가 가진 건 아무것도 없었지만 그 힘은 무도한 정권을 끌어내리는 힘의 결정적인 일부였을 것이다.

죄의식과 무력감은 겉보기엔 자신만 갉아먹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감정으로 보이지만 그렇지 않았다. 유사 이래 가장 강한 사회적 힘을 이끌어냈다. 죄의식과 무력감의 연대가 해낸 일이다.

우리가 살면서 겪는 모든 감정들은 삶의 나침반이다. 약으로 함부로 없앨 하찮은 것이 아니다. 약으로 무조건 눌러버리면 내 삶의 나침반과 등대도 함께 사라진다. 감정은 내 존재의 핵이다. (92~93)

악의가 없어도 얼마든지 타인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 그래서 공감은 배워야 할 수 있는 것이다. 미투 운동을 지지한다면서 자신도 모르게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하는 사람이 많은 것도 그래서다. 배워야 하는 고통, 배워야 공감할 수 있는 고통이 세상에는 더 많다. 그래야 최소한 그런 고통을 겪는 사람에게 의도치 않게 상처를 주지 않을 수 있다. (125)

C의 부모뿐이랴. 대다수 부모들의 마음이나 반응도 한국부모협회에서 지침을 받은 듯 비슷하다. “아이에게 상처를 주려고 그랬겠느냐, 아이를 바로잡아 주고 싶고 제대로 가르쳐야 할 의무가 부모에게 있으니 그랬지.” (305)

 

106. 폭력이란 무엇일까요? (오스카 브르니피에, 97) / 초등 철학

글이 거의 없고 그림에 질문 몇 개를 써놓았다. 예를 들어 1장은 <언제 화가 나거나 폭력적으로 변하나요?>이다. 몇 가지 사례가 나온다. ‘사랑받지 못한 감정이 들 때나 날 업신여길 때 화가 나요.>라는 내용에는 그림과 네 가지 질문뿐이다. 화는 낸다고 사람들이 사랑해 줄까요? 폭력적으로 변하면 자신이 더 형편없다고 느껴지지 않나요?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을 수 있을까요? 자신을 사랑하는 법부터 배워야 하지 않을까요? 이다. 질문이 논리에 맞는다. 생각하지 않은 부분을 묻는다. 질문 만들기 공부할 때 좋겠다.

 

105. 그림책이 마음을 불러올 때 (이숙현, 239) / 교사, 부모

그림책을 수필처럼 소개한다. 그림책을 알면 더 좋겠지만 몰라도 괜찮다. 저자는 유치원에서 일한다. 자녀가 아팠다. 세상을 따뜻하게 바라본다. 이런 눈길로 그림책을 소개하고, 유치원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줄 때 모습과 아이들 반응을 함께 쓴다. 가끔 자녀 이야기도. 따뜻한 책이다. 소개하는 그림책 72권 중에 너 왜 울어? 바실리스 알렉사키스가 가장 눈에 띈다.

 

104. 내 이름을 불렀어. (이금이, 63) / 3 이상

동준이는 방학 교실에 가기 싫다. 친구도 없고 재미도 없어서. 하지만 가야 한다. 유일한 보호자인 할머니가 아프기 때문. 가난한 남자 아이의 마음을 잘 나타냈다. 눈썰매를 처음 타기 때문에 창피를 당한다. 자존심 상하느니 안 타고 말지~! 방학 교실 아르바이트 온 총각 선생님이 그 마음을 알고 다가온다. 따뜻한 책이다.

 

103. 라면은 멋있다. (공선옥, 77) / 중등

중고등학생이 책을 읽게 하려고 기획한 <소설의 첫 만남> 시리즈 1권이다. 짧지만 좋은 내용을 소개하며 작가의 다른 책이나 시리즈의 다른 책을 읽게 한다. <라면은 멋있다>는 가난한 두 고등학생이 데이트하는 이야기이다. 재미있다. 만남이 예쁘다. 이 시리즈를 세 권 읽었는데 다 재미있었다.

 

102. 문학 속에 핀 꽃들 (김민철, 325) / 인문

주위에서 자주 보는 꽃을 문학 작품에서 찾았다. 김유정의 동백꽃이 생강나무인 줄은 알았지만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나 <압록강은 흐른다>, <관촌수필> 등에 나온 꽃은 몰랐다. 33개의 소설에서 100개의 꽃을 찾아 설명한다. 내가 꽃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아는 내용이 많았다. 그래서 더 흥미로웠다. 문학작품을 이해하고 꽃도 알게 되어 좋았다. 괜찮은 책이다.

 

101. 판소리 소리판 (정혜원, 192) / 5학년 이상

판소리를 소개하는데 색다르다. 저자가 귀명창이다. 판소리를 잘 듣는 사람이다. 문학을 전공하다 판소리에 빠져 글도 잘 쓴다. 6회 우리교육 어린이책 작가상 수상작이다. 우리나라 판소리에 크게 영향을 준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구전되는 판소리를 정리한 하은담(과 김처사), 양반으로 판소리에 빠진 권정, 아픔을 계기로 진양조를 만든 김성옥, 귀곡성에 눈을 뜬 송홍록(동편제), 명창 모흥갑과 제자 주덕기, 신재효가 판소리를 정리한 내용까지. 재미나게 읽었다. 아이들이 우리 소리에도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

 

6월에 읽은 책 (4101, 24634)

 

추천 : 고전잡담(장희창), 얘들아 다시 불을 켤 시간이야(이대윤), 창배야 우리가 봄이다.(이상석), 콩가면 선생님 시리즈(윤여림), 중근동의 눈으로 본 성경(김동문), 어쩌다 보니 영웅 (이토 미쿠), 망나니 공주처럼(이금이)

 

 

100. 고전잡담 (장희창, 275) / 인문

고전이 된 책을 읽고 쓴 독서수필이다. 재미나다. 내가 읽은 책을 이렇게 보다니, 탁월하다. 이 책 저 책 넘나드는 솜씨가 보통 아니다. 문장이 짧고 맛깔나다. 진짜를 만났다. 이 책은 읽어야 한다. 굉장하다. 해마다 읽고 또 읽을 것 같다. 이런 소개가 무슨 필요가 있으랴! 읽어보시라. 그럼 작가가 책에서 소개하는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확 생긴다. 파우스트, 노인과 바다, 돈키호테, 데카메론을 다시 읽고 싶어졌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 귄터 그라스, 이솝을 읽고 싶어졌다. 그 외에도 또 많다. 진짜 최강이다.

 

99. 마법의 지팡이 (장세련, 137) / 4학년 이상 동화

경주에 강의하러 갈 때 묵을 집을 검색하다 작가의 집을 찾아냈다. 민박집 주인이 동화를 여러 편 썼다. 경북 지역에서 활동하는 장세련 작가이다. 책 내용은 좋은데, 판형이 크고 글씨가 작다. 출판사를 잘 만났다면 더 나은 대접을 받았겠다. 밖에서는 왕따, 집에서는 동생을 괴롭히는 오빠! 오빠한테는 지지만 밖에서는 똑부러지는 동생! 동생이 우연히 오빠를 괴롭히는 친구들을 혼내주는 이야기이다. 묘사가 뛰어난 반면 여백의 미가 부족하다. 대화체를 잘 쓰지만 좋은 문장이 보이지는 않는다. 약간 부족하지만 생각보다 내용이 좋았다.

 

98. 모든 것의 가장자리에서 (파커 팔머, 266) / 수필

파커 팔머가 나이듦이 무엇인지에 대해 잔잔하게 썼다. 이전의 책과는 다르게 가벼운 느낌이다. 파커 팔머는 천천히, 깊이, 고민하며 읽어야 하는데 이 책만은 그렇지 않다. 너무 진지하게 읽어서 책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온라인 토론모임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가볍게 읽을 걸 생각했다. 팔머는 참자아, 자신의 본래 모습으로 살아가라 한다. 주위 사람들과 사회 구조가 준 모습이 아니라. 읽으면서 이레니우스가 한 말, Full your life가 생각났다. 자기 자신으로 충만한 삶을 살라고. 함께 읽은 분들은 문장이 참 좋다고 하셨다. 7월에 토론할 때 다시 읽어야겠다.

 

97. 얘들아, 다시 불을 켤 시간이야 (이대윤, 331) / 교단일기

학교에서 외계인을 만나다서평을 써준 선생님이다. 학교에서 외계인을 만나다를 읽을 때부터 글쓰기를 시작했다며 책을 보내주었다. 책을 내는 교사가 많기 때문에 다른 책 위에 올려놓는 또 한 권의 책 정도를 예상하고 읽었다. 처음엔 그런가 했다. 아이들과 지낸 이야기를 잔잔하게 풀어놓는다. 조금씩 더 읽을수록 내 예상이 틀리다. “이 사람, 아이들에게 완전히 빠졌구나!‘ 하는 마음이 든다. 읽는 속도가 느려지고 ~! 이런 사람이 있구나!’ 하는 말을 계속 했다. 쉬운 책이지만 좋은 교사가 되어야겠다는 마음이 들게 한다. 참 좋은 책이다. 책벌레 이름을 걸고 추천한다.

 

(그림책) 키스 해링 낙서를 사랑한 아이, 카이 해링 지음

화가 키스 해링을 소개하는 그림책. 참 좋다.

<내가 늘 그림을 그리는 건 채울 공간이 많기 때문이에요.

기부하는 건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싶기 때문이고요.

어디에나 그림을 그리는 건 모두에게 예술이 필요하기 때문이지요.>

 

96. 발명품 대회 도전하기, 김영산, 양성우, 260

발명품 대회에 도전하는 과정과 방법을 안내하는 책이다. 아이들이 발명 교실에 들어가면서 발명품 대회에 도전하는 이야기이다. 발명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한 선생님이 자세하고 친절하게 설명했다.

 

95. 함께 사는 세상 소중한 인권 (신선웅, 143)

초등학생에게 인권을 설명한다. 백설공주, 오즈의 마법사, 스머프, 피터팬 등의 이야기에서 지도자를 뽑는다. 파파 스머프는 피부색이 파래서, 도로시(오즤의 마법사)는 여자여서, 백설공주는 거울을 믿어서(종교를 말함), 피터팬은 어려서 지도자가 안 된다고 한다. 이런 편견을 깨고 지도자를 뽑는 과정을 썼다. 좀 유치해 보이지만 초등학생은 쉽게 이해하고 재미있게 읽겠다.

 

94. 지중해의 눈으로 본 바울 (케네스 베일리, 788) / 기독교

<중동의 눈으로 본 예수>가 워낙 탁월해서 벽돌 책을 샀다. 지난 책처럼 히브리 문학의 표현 방법(대구, 대조, 교차대구)으로 고린도전서를 설명한다. 표현 방법을 설명하기 위해 이사야 사례를 말하는데 이것도 대박이다. 어떻게 고린도전서 전체를 교차대구로 분석했을까? 물론 나처럼 성경에 미친놈에겐 이 책이 대박이지만 이런 책에 낯선 분에게는 무척 어렵겠다. 그래도 한 번쯤 성경을 이렇게 볼 필요가 있다.

 

93. 창배야, 우리가 봄이다. (이상석, 331) / 교단일기

이상석 선생님 글을 읽을 때는 감탄하게 된다. 고개를 끄덕이고 마음을 다잡는다. 선생님 생각이 귀하고 선생님이 만난 학생들 글이 귀하다. 이 책은 이상석 선생님이 경남공고에서 학생들을 만난 이야기다. 교실에서 일어난 일, 학생들을 돌본 일, 학생들 마음을 이해한 일뿐만 아니라 화를 참지 못해 때리고 오해한 일까지 썼다. 담임으로 만난 학생들 모두의 집을 찾아가는 가정방문 이야기(4)가 가장 좋았다. 뭐라 말하기 어렵다. 그냥 무조건 읽어야 한다. 각 장 끝에 이름난 만화가인 박재동 님이 만화를 그렸는데 재미나다.

 

92. 어린이와 죽음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307) / 인문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인생수업>으로 알려진 작가이다. 삶과 죽음의 의미를 깊이 아는 분이다. 이 책은 어린이의 죽음을 다룬다. 자식을 잃고 부모가 보이는 반응이 안타깝다. 죄책감, 무력감, 회피. 대부분 미국 사례인데, 엄마는 끙끙대며 힘들어하고 아빠는 멀리서 지켜보거나 회피한다. 우리나라는 엄마들도 아빠처럼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아이의 죽음에 대해서는, 앞에서 쉬쉬 하고 뒤에서 수군댄다. 저자는 죽음에 대해 말하고, 죽은 아이를 기억하라고 한다. 동의한다. 죽음은 피하려고 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다만 죽은 이를 만나는 체험(체외이탈 체험, 근사체험 등)을 다룬 마지막 장 내용은 의아했다. 그런 경험을 하는 사람이 있다고 인정하지만 책의 한 장을 할애해서 일반화해도 될까? 자녀를 잃은 사람들에겐 특별한 위로를 주지만 영적인 이야기일까? 이건 정말 모르겠다.

 

91. 콩가면 선생님이 또 웃었다. (윤여림, 169) / 3학년 이상 동화

전작보다 더 좋다. 이번에는 2학기다. <선생님의 숨바꼭질> 동화 버전 같은 느낌이다. "아이가 보이는 행동에는 아이 각자의 특징과 숨겨진 상황의 영향이 숨어있다. 아이를 알려면 마음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을 한다. 콩가면 선생님은 아이들 마음을 잘 아는 숨바꼭질 전문가이다. 한두 장면에선 울컥 했다. 참 좋은 책이다.

 

90. 콩가면 선생님이 웃었다. (윤여림, 151) / 3학년 이상 동화

아이들 마음을 잘 아는 분은 어떻게 행동할까? 강요하지 않고 살살 꼬드기겠지. 아이들이 어떤 일을 스스로 할 마음을 북돋워주겠지. 콩가면 선생님의 무표정한 얼굴 뒤에는 아이를 잘 아는 전문가의 포스가 숨겨져 있다. 아이들 처지를 잘 알고, 각각의 아이에 맞게 반응한다. 무표정하게 관심 없는 것처럼 보이는 모습도 전략인 것 같다. 선생님들은 콩가면 선생님이 전문가라는 걸 알겠지만 아이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궁금하다.

 

89. 세계를 바꾸는 착한 마을 이야기 (박소명, 172) / 4학년 이상

공동의 목표(또는 가치)를 세우고 사람들이 함께 이루어가는 착한 마을을 소개한다. 우리나라 성미산 마을(육아공동체), 일본의 유후인(자연과 전통을 지키는 마을), 방글라데시의 조브라(그라민 은행 1호점 마을), 태국의 푸판(자급자족 마을), 브라질의 쿠리치바(생태마을), 이탈리아의 볼로냐(협동조합 마을), 영국의 가스탕(공저무역 마을)이다. 일곱 마을에 가고 싶다.

 

88. 중근동의 눈으로 읽는 성경 신약편 (김동문, 255) / 기독교

내 성경 스승이 중근동 문화를 바탕으로 신약을 설명한다. 만화 형식으로 만들어서 읽기 쉽다. 반면 내용은 깊다. <낮은 자의 예수님을 만나는> 이야기라 하나님께서 기뻐하시겠지만 높아지려는 마음에 사로잡힌 우리나라 기독교인들은 많이 읽지 않을 것 같다. 좋은 책인데 말이다.

 

잃어버린 영혼 (올가 토카르축, 그림책)

시골 아이(또는 아메리카 원주민 아이)에게 도시를 보여주며 굉장하지 않느냐 하는 사람에게 아이가 이렇게 말했대요. “모든 것이 너무 빨라서 영혼이 따라가지 못했어요.” 이 책은 너무 빨리 움직이는 육체(와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는 영혼을 다룹니다. 참 좋아요. 그림을 찬찬히 살펴보면 그림마다 영혼이 아이 모습으로 나옵니다. 영혼의 주인은 다른 모습이지요. <아카데미 동행>에서 강사비 대신 이 책을 달라고 했어요. 너무 좋아요. 주제 문장은 이거예요.

누군가 위에서 우리를 내려다본다면, 세상은 땀 흘리고 지치고 바쁘게 뛰어다니는 사람들로, 그리고 그들을 놓친 영혼들로 가득 차 보일 거예요. 영혼은 주인의 속도를 따라갈 수 없으니까요. 그래서 큰 혼란이 벌어져요. ~”

 

87. 어쩌다 보니 영웅 (이토 미쿠, 175) / 관계를 다룬 동화(5 이상)

남학생은 단순하다.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감정을 나타낸다. 여학생은 복잡하다. 감정을 말로 표현한다. 미묘한 말투로 상대의 감정을 흔든다. 히로 다쿠는 관계에 얽혀 힘들어지지 싫어 성가신 문제를 피한다. 그런데 옆집에 마나카 린이 오면서 자꾸 관계에 얽혀 들어간다. 마나카는 솔직하게 말한다. 상대가 싸움짱이건, 여학생 무리의 우두머리이건 상관없이.

이 책은 강력 추천한다. 문장이 짧고 대화가 많아 읽기 쉽다. 관계를 다룬 책은 이야기가 늘어지기 쉽다. 전개가 빠르게 쓴 책은 갑자기 내용이 훌쩍 비약한다. 이 책은 늘어지지도 않고, 비약도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재미나다. 친구 관계를 고민하는 학생들, 특히 여학생들과 함께 읽으면 좋겠다.

 

86. 1895, 소년 이발사 (이승민, 160) / 역사동화(5이상)

단발령이 내려진 시대 이야기다. 천민이던 필상이 아버지는 어떤 일 때문에 세상을 변화시키는 일에 앞장선다. 외국 문물을 조선에 들여와 팔며,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려 한다. 아들인 필상이에게 이발 기술을 배우라고 한다. 머리카락을 깎는 사람이 거의 없는 시대에. 시대 배경이 잘 드러났고 한양의 모습을 자세하게 썼다. 이야기 전체 구조도 좋다. 그러나 플롯이 엉성해서 흐름이 끊기거나 뛰어넘는다. 단발령 당시를 다룬 책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 책이 나와서 좋다.

 

85. 사라진 교사를 찾습니다. (실천교육교사모임, 181) / 교육

실천교육교사모임 선생님 4분이 나눈 이야기를 담았다. 교사가 교육의 주체이지만 교육부는 정책을 세울 때 교사에게 묻지 않는다. 언론과 국민들도 교사를 판단의 대상으로만 본다. 교사에게 들으려 하지 않는다. 그래서 교사들이 외친다. 1. 학생부종합전형과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대해, 2. 기초학력 정책과 방과후 학교와 돌봄교실에 대해, 3. 추락하는 교권과 교장 공모제 그리고 학교폭력에 대해. 과거의 사실로 현재를 판단하는 사람들의 생각이 틀렸음을 보여준다. 이분들이 말하는 내용이 내 생각과 거의 비슷하다. 자세하게, 자료를 들어 설명해서 좋다.

 

84. 망나니 공주처럼 (이금이, 87) / 3 이상

이 책으로 <한 학기 한 권 읽기> 연수를 했다. 선생님들이 좋은 책을 만났다며 기뻐한다. 우리나라는 목적 지향이 강해서 책을 쓴 의도가 뻔히 보이는 책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토론할 내용이 한두 가지 뿐이거나 아예 없었다. 그러나 이 책은 풍성하다. 연수에 참가한 선생님들이 이야기의 힘을 느꼈다고 소감을 말했다. 한 학기 한 권 읽기 대상도서로 강력 추천한다.

 

5월에 읽은 책 3811(20533)

 

83. 엄마, 아빠 나 정말 상처 받았어. (이호철, 413) / 교육

이호철 선생님은 이오덕 글쓰기를 그대로 실천한다. 아이들 마음에 맺힌 것을 글로 풀어준다. 매 맞아 무섭고, 부부 갈등 때문에 불안하고, 집안 걱정거리를 보며 두려워하고, 자기 자신 때문에 힘들어한다. 아이들 글과 이호철 선생님 말씀이 아이를 존중하고, 아이를 잘 길러달라는 부탁으로 들린다. 교사와 부모가 읽고 생각해야 할 책이다.

 

82. 변방을 찾아서 (신영복, 144) / 인문

신영복 선생님이 현판을 써준 곳을 소개하는 책이다. 선생님 글씨가 있는 곳에 찾아가 변방을 소개한다. 허균허난설헌 기념관 내용이 궁금해서 읽었다. 해남 송지초 서정분교 <꿈을 담는 도서관>, 박달재, 벽초 홍명희 문학비와 생가, 상원사, 이세종 열사 추모비와 김개남 장군 추모비, 서울, 노무현 통령 묘석 글씨를 소개한다. 신영복 선생님 글은 강력 추천한다.

 

81. 호모 아스트로룸 (오노 마사히로, 347) / 인문

호모 아스트로룸은 우주에서 생활하는 인류를 말한다. 인간이 우주를 개발한 역사를 다룬 책이다. 저자는 우주 개발의 역사가 쥘 베른의 책에서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소련 과학자 콘스탄틴 치올콥스키, 미국의 로버트 고더드, 독일의 헤르만 오베르트 모두 쥘 베른의 책을 품고 로켓을 만들었다. 자세한 조사를 바탕으로 우주 개발 역사를 알려준다. 재미있다.

 

80. 우리가 하나님을 오해했다. (김형익, 273) / 기독교

책 읽는 분들이 추천해서 읽었다. 내가 평소 생각하고 고민하는 내용을 담았다. 내가 읽은 책, 존경하는 분들을 인용했다. 성경 해석도 나와 비슷하게 했다. 공감한 부분이 많지만 새롭게 배운 내용은 많지 않다. 다른 분들이 읽으면 배우고 생각할 내용이 많은 책이다. 추천하신 분들만 봐도 좋은 책임을 알 수 있다.

 

79. 난 빨강 (박성우, 125) / 청소년

교보교육재단 5월 책갈피 인성도서로 선정된 시집이다. 박성우 작가가 청소년을 위한 시를 썼다. 솔직하고 재미있다. 청소년의 생활이 잘 드러났다. 40대 후반인 작가가 청소년의 삶을 잘 아는 것 같아서 왜 그런가 했더니, 학생들을 찾아가 생각을 들었다고 한다. 색다른 시집을 만났다.

 

78. 헌터걸 3-헌터캠프의 비밀 (김혜정, 160) / 4 이상

헌터걸은 시리즈이다. 3편까지 나왔다. 화살, 그물, 표창, 매를 다루는 아이들이 나쁜 어른을 혼내주는 이야기이다. 헌터보이와 헌터걸은 좋은 편, 피리 부는 사나이와 초록눈은 나쁜 편이다. 피리 부는 사나이를 이기려면 화살, 그물, 표창, 매를 다루는 아이들이 협동해야 한다. 캠프에서 서로 다른 아이들이 마음을 열고 서로에게 다가가는 이야기이다. 아이들이 좋아하겠다. 아이들이 친해지는 과정에서 비약이 있지만 재미있고 토론할 내용도 있다. 좋은 책이다.

 

77. 불 꺼진 아파트의 아이들 (정명섭, 251) / 5학년 이상

현진, 혜진, 태성이가 사는 도시가 블랙아웃을 만난다. 전기가 나가버리자 도시 기능이 마비된다. 여름 더위를 견디지 못한 냉장고 음식은 상해버리고, 신호등이 작동하지 않아 교통이 혼란스러워진다. 한 곳만 평온하다. 냉장고도 작동하고 선풍기도 돌아간다. ‘이상한 가게에는 태양광 전지가 설치되었다. 이건 에너지 박사님이 만들어주었다. 가볍고 흥미로운 이야기로 에너지와 환경에 관심을 갖게 하는 책이다.

 

76. 손으로 보는 아이 카밀 (토마시 마우코프스키, 148) / 3학년 이상

일곱 살 카밀은 앞이 보이지 않아 불편하지만 불행하지 않다. 약간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수영하고, 자전거 타고, 학교에도 잘 다닌다. 장님, 장애인, 불구라고 말하는 사람도 카밀을 만나면 달라진다. 20개의 에피소드 모두 즐겁고 밝다. 좋은 책이다.

 

75. 바꿔! (박상기, 194)

엄마와 딸의 몸이 바뀐다. 1주일 동안. 엄마는 착하고 약하다. 집에서 큰소리 내지 않고, 힘겹게 일한다. 빵집에 파트타임으로 일하러 간다. 마루는 5학년 여학생이다. 왕따 위기에 처해있다. 아무도 마루 이야기를 듣지 않는다. 씩씩하게 버티지만 힘들다. 엄마가 마루가 되고, 마루가 엄마가 된다. 그저 몸이 바뀌어 일어나는 에피소드 정도의 이야기가 아니다. 서로를 이해하기 어렵지만 그래도 이해해야 한다는 마음을 전해주는 책이다. 황금도깨비상 수상작은 모두 추천도서이다.

 

74. 슬픈 나막신 (권정생, 244)

권정생 선생님이 일본에서 지낸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쓴 것 같다. 일본아이와의 차별, 가난 가운데서도 아이들은 함께 살아가며 자란다. 전쟁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힘겹게 살아가는 모습이 안타깝다. 이때는 일본 사람들도 힘들어한다. 우리반 아이가 권정생 선생님 책을 몇 권 읽더니 "권정생 선생님 책은 다 슬퍼요." 한다. 그래서 좋다.

 

73. 그 가공할 힘 (루이스, 669) / 공상 소설

1936년 봄, 루이스의 연구실에서 루이스와 톨킨이 시간과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쓰자고 했다. 동전을 던져 루이스가 공간을, 톨킨이 시간을 맡았다. 톨킨은 실마릴리온, 루이스는 침묵의 행성 밖에서를 시작했다. 톨킨은 실마릴리온에 이어 반지의 제왕을 썼고, 루이스는 페렐란드라그 가공할 힘을 썼다. 루이스의 세 책은 우주 3부작으로 불린다. 1부는 화성에서, 2부는 금성에서 일어난다. 화성과 금성은 악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이곳에 사악한 인간이 찾아가 악행을 저지르려 한다. 주인공 랜섬은 악을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서 악한 짓을 하는 인간을 막으려 한다. 3부인 그 가공할 힘은 지구에서 두 세력이 충돌하는 이야기이다. 루이스는 악의 세력이 사용하는 무기로 방송매체, 정부권력, 우월감과 소속감등을 들었다. 침묵의 행성 밖에서페렐란드라는 논리로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그 가공할 힘은 논리보다 이야기 성격이 강하다.

 

72. 우리 가족, 숲에서 살기로 했습니다. (김산들, 333) / 일상 기록

강원도 삼척 출신 아가씨가 네팔을 여행하다 만난 스페인 남자와 결혼했다. 어떤 이야기가 이어질까? 시골마을에서도 더 들어가는 산에서 무너진 돌집을 산다. 꽤 큰 집과 마당까지 600만원에 사서 7년 동안 집을 수리한다. 전기도, 수도도 없는 곳에서 세 아이 낳고 살아간다. 집을 짓고, 아이를 기르며 새로운 가치를 배운다. 대한민국에서 배운 경쟁과 비교, 겉치레를 중요하게 여기는 유교 문화, 이런 저런 생각들이 하나둘 부딪쳐 깨지고 삶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깨닫는 과정을 재미나게 썼다.

발렌시야 주 바스타베야에 정착한 뒤에 태양광을 설치하고 인터넷을 연결하고는 일상을 블로그에 올렸다. 색다른 삶을 알고 싶은 사람들이 늘어 방송에 나왔고, 책도 내게 되었다. 이분 어머니는 강원도 삼척시 미로면 동산리에 산다. 지난해 저자의 조카가 우리 반이었다. 고장의 옛 이야기를 들으러 아이들 데리고 할머니를 찾아갔었는데 사람 인연이 참 묘하다. 내가 책 좋아하는 줄 알고 출간되자마자 지난해 학부모인 저자의 언니가 선물했다. 참 좋은 책이다.

 

71. 올리브 가지를 든 소녀 (박건, 윤태연, 171) / 중학생 이상

파라는 팔레스타인 거주지역인 가자지역에서 산다. 가자지구에서는 이스라엘군이 미사일을 쏘고 탱크를 보낼 뿐만 아니라 전기와 물을 차단하고, 장벽을 쌓아 드나들지도 못하게 만들었다. 파라는 미국에서 온 선생님을 통해 게토에 갇혀 살던 유대인 소녀 아디나의 일기를 읽는다. 파라에게 어떤 변화가 생길까? 참 좋은 책이다. 팔레스타인을 다룬 책으로 나는야 베들레헴의 길고양이, 빼앗긴 내일, 팔레스타인 소년 사미르, 팔레스타인을 걷다, 나는 팔레스타인의 크리스천이다를 읽었다. 팔레스타인을 다룬 책으로 가장 좋았던 책은 피를 나눈 형제이다. 이 책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 10권 중 한 권이다.

 

70. 중근동의 눈으로 읽는 성경 (김동문, 287) / 기독교

김동문 선교사님은 26년 전에 나를 데리고 이집트와 이스라엘에 갔다. 그때 성경 읽는 눈을 갖게 되었다. 아랍어를 열심히 가르쳐 주셔서 지금도 여행할 때 아랍어로 인사한다. 그때 너무 배가 고파서 밥 안 주는 선교사님 흉을 꽤나 봤는데 지금은 제대로 가르쳐주셔서 감사하는 마음이 훨씬 크다. 테러가 났다고 사람들이 걱정할 때, 두려워하지 않고 렌터카로 이스라엘 여행을 다닌 것도 이분에게서 배운 걸 실천한 것뿐이다. 이 책은 그동안 우리가 들었던 내용이 당대의 현실과 얼마나 동떨어졌는지 알려준다. 내용은 깊고, 만화 형식이라 재미있다. 지금까지 우리가 알던 말씀이 실제로는 다른 뜻이어서 깜짝 놀랄 것이다. 읽어보시라.

 

69. 만복이네 떡집 (김리리, 52) / 초등 2학년 이상

만복이는 입이 거칠고 친구들을 함부로 대한다. 어느날 자기와 이름이 똑같은 만복이네 떡집을 보고 들어갔는데 이상한 떡을 팔고 있다. 쑥떡을 먹으면 사람들이 쑥떡쑥떡하는 소리가 들리고, 꿀떡을 먹으면…… 떡 값도 이상하다. 천 원, 이천 원이 아니라 좋은 일 한 개, 친구들 웃음 다섯 개…… 만복이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까?

 

4월에 읽은 책 쪽 3977(16722)

 

68. 그 해 가을 (유은실, 54) / 그림책

<내가 읽은 책>에 그림책은 거의 넣지 않았는데 이 책은 꼭 남겨두고 싶다. 유은실 작가가 권정생 선생님 이야기를 글로 썼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사람을 통해 아름다운 마음씨를 갖고 살라고 말한다. 권정생 선생님이 쓴 용구 삼촌이 생각난다. 굉장히 좋은 책이다.

 

67. 쇼코의 미소 (최은영, 293) / 소설

쇼코의 미소를 읽고 최은영의 팬이 되었다. 30대 작가가 어찌 이런 내공을 가졌을까! ‘관계를 다루는 능력이 탁월하다. 등장인물 사이의 인간관계가 각 인물의 발목을 잡는다. 서로 오해하게 만들고, 오해가 없어도 스스로 관계를 왜곡하는 모습을 실감나게 썼다. 그러면서도 따뜻하다. 나를 힘들게 한 사람이 생각나게 하는 책이다. 문장도 깊다. 아주 좋은 작가와 작품을 만났다.

 

66. 사임당이 난설헌에게 (박경남, 245) / 인문

강릉에서 나고 자란 허난설헌과 신사임당이 대화하는 형식으로 여성에 대해 쓴 책이다. 조선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게 무엇인지 썼다. 난설헌과 사임당의 이야기와 생각을 읽고 싶었다. 그러나 가족과 사회 이야기, 다른 여성 이야기가 많아서 아쉬웠다. 두 사람을 빌어 조선시대의 센 여성에 대해 말한다. 좋은 책이다.

 

65. 저는 남자고, 페미니스트입니다. (최승범, 195) / 인문

강릉에 있는 고등학교 남교사가 쓴 책이다. 남학생 800명이 기성세대와 다른 생각을 갖게 하면 조금씩 세상이 나아지리라 생각하고 살살 페미니즘을 가르친다. 일상에서 겪은 일로 설명해서 쉽고 공감이 된다. 출간 4달 만에 6쇄를 찍었으니 핫한 책이다. 내용도 좋다.

 

64. 멀쩡한 이유정 (유은실, 148) / 5학년 이상

단편 5개를 모았다. 멋지고, 대단하고, 뛰어난 사람들의 이야기는 하나도 없다. 자랑할 것 없는 할아버지, 4학년인데도 집까지 가는 길을 못 찾는 아이, 생활보호대상자로 자장면과 새우를 먹어보지 못한 할아버지와 손자, 무엇 하나 공평한 것 없는 세상을 느끼는 아이의 이야기이다. 슬프지만 따뜻하고, 우리 곁에 사는 사람들이야기이다. 정말 좋은 책이다.

 

63. 멜랑콜리 해피엔딩 (강화길 외, 335) / 소설

박완서 선생님을 기리며 작가 29명이 쓴 단편 소설을 모았다. 그러나 몇 편 외에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우리나라 단편 소설은 내게 어렵다. 무슨 뜻인지 모를 내용도 많다.

 

62. 로마서와 하나님 나라 (331, 안용성) / 기독교

십자가 복음(죄의 문제를 십자가가 해결했다는 복음)의 한계와 대안을 제시한다. 신앙과 삶에 대해 고민하던 조각들이 복음에 대한 오해로 하나둘 연결되어 이해가 된다. 복음에 대한 오해가 가져오는 한계를 이해하겠다. 참 좋은 책이다.

 

61. 2미터, 그리고 48시간 (유은실, 159) / 중학생 이상

그레이브스병은 갑상선에 이상이 생긴 질병으로 오랫동안 유은실 작가를 괴롭혔다. 유은실 작가는 아파서 아무 것도 하지 못했기 때문에 글을 썼다고 했다. 그레이브스 때문에 작가가 된 셈이다. 주인공 정음이는 그레이브스병 때문에 힘들어하다가 결국 방사성요오드로 갑상선 기능을 없애버리기로 한다. 방사성요오드 치료를 받으면 48시간 동안 2미터 이내에 사람이 들어오지 못하게 해야 한다. 정음이는 혼자 치료를 받고, 병원에서 2미터 이내에 사람이 접근하지 못하게 다니며, 버스를 타고 집에 돌아와야 한다. 13평 아파트에서 가족과도 떨어져야 한다.

책을 읽으며 유은실 작가가 슬픔을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추천한다.

 

60. 만국기 소년 (유은실, 178) / 5학년 이상

단편(9) 모음집이다. 유은실 작가가 후기에서 부끄럽고, 슬프고, 화나고, 나쁘고, 이해할 수 없어서 밖으로 내보이지 못한 이야기들을 이제야 말한다고 썼다. 백석에 대한 추억이 백석이라는 이름을 가진 아이 이야기(내 이름은 백석)가 되었다. 집에 책이 하나밖에 없어서 나라와 수도만 외우는 아이 이야기(만국기 소년), 슬프고 찡했다. 가난(맘대로 천 원), 할머니와 외할머니의 자존심 싸움(선아의 쟁반), 집안 분위기를 바꿔준 (손님)…… 만국기 소년, 보리 방구 조수택 두 이야기가 가장 좋았다. 가난한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59. 부활 2 (톨스토이, 404) / 문학

내가 생각하는 좋은 책은 <인간이 누구인지> 이야기하는 책이다. 톨스토이는 사람을 살피는 작가였다. 사람의 마음을 세밀하게 묘사했다. 첫째도 마음에 대한 묘사가 좋았다고 한다. 둘째도 참 좋은 책이라 한다. 함께 읽은 교사, 목사, 아나운서도 칭찬했다. 천천히 곱씹으며 읽으라고 권한다.

현대인들, 이를테면 기독교도라든가 자선가, 지극히 선량하기만 한 사람들이 아무런 죄책감도 갖지 않고 죄를 짓게 하려면? 이 문제의 해결 방법은 단 한 가지뿐이다. 즉 지금 이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219-220)

 

58.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포레스트 카터, 336) / 소설

내가 사랑하는 책 Top 10에 드는 책이다. (물론 Top 1010권만 있는 건 아니다.) 내용은 말할 필요 없이 좋다. 문제는 저자다. 포레스트 카터는 KKK단 리더였다.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메리카 원주민 이야기를 감동스럽게 쓰다니~ 오프라 윈프리는 포레스트 카터가 누군지 알고 나서 이 책에 대한 추천을 철회했다. 저자와 작품을 따로 생각할 수 없다며. 그러나 나는 저자를 비판하되, 작품에서 배울 점은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57. 망나니 공주처럼 (이금이, 87) / 1학년 이상

이금이 선생님이 내 이름을 적어 책을 보내주셨다. (아마 출판사에서 보내셨겠지만) 우리나라 동화 작가들은 이야기를 가볍고 쉽게 쓴다. 외국 작가에 견주어 무게감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만났다. 4월에 유은실, 최은영 작가의 글을 만나고 이 생각이 줄어들었다.) 이금이 작가는 가벼운 이야기에 무게감을 갖춘 이야기를 쓴다. 딱 내가 원하는 글이다. 1학기 한 권 읽기를 이 책으로 해야겠다.

 

56. 특별한 동물원 (박주혜, 51) / 1-2학년 동화

좋아하는 친구의 관심을 끌려는 어린이 마음을 잘 나타냈다. 상상에 빠져 사는 모습도 잘 나타냈다. 특히 엄마가 아이의 상상을 터무니없다고 하지 않고 받아줘서 좋다. 쉽고 재미나다.

 

55. 로드 온 더 로드 (서종현, 271) / 여행 묵상집

저자 서종현 선교사는 문신, 썬글라스, 힙합 등 그리스도인이라기엔 낯선 모습으로 살아간다. 직업은 힙합가수, 취미는 여행이다. 45개 나라를 배낭여행으로 다녔다. 볼리비아, 파키스탄, 미얀마, 네팔, 캄보디아, 라오스…… 가기 힘든 나라만 골라 다닌 것 같다. 저자는 세상을 다르게 본다. 감상이 지나치다 싶다가도 감정이 민감하다는 생각도 든다. 좋은교사에 소개해야겠다.

 

54. 틀렸다고도 할 수 없는 (폴 콜린스, 321) / 수기+인문

책벌레 한줄 평 : 폴 콜린스는 집요하게 쓰는 작가다.

 

틀렸다고도 할 수 없는

- 아들 모건은 자폐를 갖고 태어났다. 여느 부모처럼 저자도 모건이 자폐가 아니라고 부정하고, 자폐를 고치려고 노력하고, 자폐를 받아들인다. 그러나 틀렸다고도 할 수 없는은 수기라고 보기엔 너무 집요하다.

빅토르 위고가 레미제라블에 파리의 지하수로 구조를 자세하게 설명했다. 워털루 전투 과정도 꼼꼼하게 설명했다. 대충 넘겨도 되는 내용을 집요하게 조사해서 적었다. 저자는 자폐와 관련된 내용을 집요하게 찾아내서 소개한다. 17257월 베저 강가의 도시 하멜른의 숲에서 발견된 야생소년 피터를 자폐로 연결한다.

계속 감탄하며 짜릿하게 읽었다.

- 참고문헌만 18쪽이다.

 

2. 식스 펜스 하우스

- 리처드 부스가 1962년에 영국 헤이온와이에 있는 헤이 성을 사서 헌 책방으로 만들었다. 197741일 만우절에 헤이온와이를 독립왕국으로 선포하고 자신은 왕, (horse)은 총리로 삼았다. 부스가 시작한 책마을은 유럽으로 퍼져나갔고 이젠 세계 곳곳에 생겼다. (내 페북 소개사진도 스위스 책마을에서 주인장과 찍었다.)

폴 콜린스가 새내기 작가였을 때 헤이온와이에서 미국문학책을 분류하는 일을 한다. 잘 팔리는 책, 한때 잘 팔렸던 책, 가치를 아는 사람이 없어 외면당한 책, 무너져 내리는 책……을 정리하며 책이 무엇인지 생각한다. 또한 사람이 살아가는 게 무엇인지 고민한다. 책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참 좋은 책이다.

 

3. 타블로이드 전쟁

18976월 뉴욕에서 토막난 시체가 발견된다. 시체는 한 사람의 것으로 머리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 사건은 언론계 거물인 조지프 퓰리처(퓰리처 상을 만든 사람)와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에겐 기회 중의 기회였다. 두 사람은 자기네 신문을 더 팔기 위해 이 사건을 자극적으로 포장한다. 기자들이 경찰보다 먼저 사건 관계자를 만나 기사로 내고, 기자가 살인사건을 풀어간다. 심지어 증거를 빼돌리고 조작한다.

저자는 집요하게 이 사건을 찾아내서 지금 일어나는 일처럼 풀어냈다. 사건 번호만 다를 뿐 지금 일어나는 일과 똑같다. 거짓과 과장을 일삼으며 대중을 속이는 황색 언론과 방송에 대한 책이다.

 

4. 벤버드의 어리석음 : ‘성공의 역사에서는 잊혔지만 실패의 역사에서는 잊히지 않은 인물 14명을 소개한다. 14명 모두 모르겠다. 아직 읽지 않았다.

 

5. 토머스 페인 유골 분실 사건 : 상식이라는 책을 쓴 토머스 페인은 미국 건국의 아버지 민주주의 씨앗으로 불린다. 말년에 이단자로 찍혀 버림받았다고 한다. 아직 읽지 않았다.

 

54. 젤라 그린 2 완벽한 여름방학 (버네사 커티스, 208) / 중등 이상

젤라 그린 1권이 호평을 받고 여러 상을 받은 뒤에 버네사 커티스가 2권을 썼다. 줄거리를 말하면 1권 스포가 되기 때문에 쉿~ 1권이 재미있다고 생각하면 2권을 읽어보시라.

 

53. 젤라 그린 1 청결의 여왕 (버네사 커티스, 208) / 중등 이상

젤라는 강박증에 시달린다. 손을 씻을 때는 오른손을 31, 왼손을 31번 문지른다. 계단 오르내리기 전에 제자리에서 128번을 뛰어야 한다. 이걸 지키지 않으면 불행한 일이 생긴다고 믿는다. 증세가 어찌나 심한지 아빠 손을 잡지도 못한다. 불결한 걸 참지 못하기 때문이다. 엄마가 죽고, 아빠가 이를 이기지 못해 술에 빠지면서 이렇게 되었다. 젤라가 비슷하지만 다른 문제를 가진 아이들이 모인 곳(포레스트 힐 하우스)에 가면서 일어나는 이야기이다. 좋은 청소년 성장소설이다.

 

52. 이구아나 할아버지 (박효미, 90) / 2이상

희경이가 키우는 이구아나를 할아버지는 뱀이라 부르며 질색한다. 할아버지가 희경이 집에 오면서 이구아나를 보내라 말라 갈등이 생긴다. 할아버지는 투박하고 거칠게 표현한다. ‘표현을 잘했지만 보통 책이네!’ 하고 읽다가 마지막에 놀랐다. 예상했던 결론인데도 좋았다. 아이들과 함께 읽고 할아버지, 할머니에 대해 이야기하면 좋겠다.

 

51. 그 소문 들었어? (히야시 기린, 62) / 3부터 어른까지

상대를 이기기 위해 나쁜 마음으로 가짜 뉴스를 퍼뜨리는 모습을 실감나게 표현한 책이다. 말도 안 되는 소식이 진실로 바뀌는 과정을 잘 드러냈다. 이 책으로 좋은교사 아카데미 연수를 할 예정이다.

 

3월에 읽은 책 4040(12745)

추천 : 부활(톨스토이), 나의 아름다운 이웃(박완서), 사랑하는 안드레아(룽잉타이), 만남(송인수), 허쌤의 학급경영코칭(허승환), 우리가 글을 몰랐지 인생을 몰랐나

 

50. 부활 1 (통스토이, 404) / 소설

걸작이다. 그냥 읽으라 권한다. <책뜰안애> 독서모임에서 나누었다. 다들 최고라고 한다. 부활 2가 기대된다.

몇십만의 인간이 한 곳에 모여 자그마한 땅을 불모지로 만들려고 갖은 애를 썼어도, 그 땅에 아무것도 자라지 못하게 온통 돌을 깔아버렸어도, 그곳에 싹트는 풀을 모두 뽑아 없앴어도, 검은 석탄과 석유로 그을려놓았어도, 나무를 베어 쓰러뜨리고 동물과 새들을 모두 쫓아냈어도, 봄은 역시 이곳 도시에도 찾아들었다.~ 참새와 비둘기는 새봄을 맞아 아주 즐거워 보였고, 양지바른 담장 가에서 파리들도 분주히 날고 있었다. 식물도 새도 곤충도 어린애들도 모두 명랑했다. 그러나 사람들은-어른이 된 사람들은- 여전히 자기 자신뿐 아니라 서로서로를 속이고 괴롭혔다. 사람들은 이 봄날 아침이 신성하다거나 의미 깊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이 온갖 만물의 행복을 위해서 신이 마련해 주신 세계의 아름다움, 즉 평화와 화평과 사람으로 우리의 마음을 끌어들이는 아름다움이 아닌, 상대방을 지배하기 위해 그들 스스로 생각해낸 일들만이 가장 신성하고 의미 깊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10)

어머니의 병세가 조금도 회복될 가망이 없었을 때 그는 진심으로 어머니의 죽음도 바랐던 것이다. 어머니를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주기 위해 바랐던 것이라고 스스로에게 이르고 있었으나 사실은 자신이 어머니의 고통을 보는 것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머니의 죽음을 바랐던 것이었다. (176)

그들은 처음에는 성가가 하나 끝날 때마다 절을 했으나 나중에는 한 번씩 걸러서 하더니, 드디어 두 번씩 걸러서 절을 했다. 그리하여 성가가 모두 끝나고 나자 그들은 저마다 기뻐했다. 사제도 안도의 숨을 길게 내쉬고 기도서를 덮고는 성장 뒤로 물러섰다. 이제 마지막으로 한 가지 의식만 끝내면 되었다. (교회를 옮기고 느낀 기쁨이 서서히 줄어들면서 지루해지는 과정과 비슷하다.)

(주인공 네흘류도프가 자기 때문에 창녀가 된 카츄사에게 죄를 고백하며 다시는 떠나지 않겠다고 하자 카츄사가) “당신은 나를 미끼로 구원을 받으려고 하는 거죠?” ~ “당신은 이 세상에선 나를 농락하고, 저 세상에 가서는 나를 미끼로 구원받고 싶은 거죠?”

매니쇼프가 이유 없이 받는 고통은 너무나 기가 막힌 것이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두려운 것은 그가 당하고 있는 육체적인 고통이 아니라 그럴 만한 아무 이유가 없는데도 자기에서 고통을 가하는 잔악한 사람들로 인해 그가 품게 될 선과 악에 대한 회의와 불신이었다. (329)

 

49. 미래학교에선 뭘 배우지? (권순영, 299) / 교육

강릉에서 근무하는 초등 교사가 썼다. 1장은 미래를 보는 방법, 2-4장은 미래학자가 전망하는 모습과 교육에서의 과제, 5장은 교육방법을 제안했다. 쉬운 버전의 미래학자 전망이다.

 

48. 오즈로 가는 길(바움, 270) / 4학년 이상

오즈 시리즈 5권이다. 1-5권 중에 가장 짜임새가 없다.

 

47. 침묵의 행성 밖에서 (루이스, 238) / 공상소설

구글 행아웃으로 독서토론하는 모임에서 함께 읽었다. 선생님들이 이 책을 어려워했다. 루이스가 쓴 책은 논증, 상상 두 종류로 나뉘는데 나는 상상 쪽이 더 좋다. 침묵의 행성 밖에서는 창세기 1장 이전의 세상을 다룬다. 우주 3부작 중 2권인 페렐란드라는 창세기 3장을 다룬다. 소설이어서 재미있다.

 

46. 나의 아름다운 이웃 (박완서, 390) / 소설

박완서 작가가 1970년대에 돈벌이(?)를 위해 썼다고 말한 글을 모았다. 한 편에 5-6쪽 분량의 단편 50개를 담았다. 시대를 살짝 비판한 이야기도 있지만 재미나 반전을 드러낸 글이 많다. 글감을 찾는 눈이 대단하다. 다양한 상상력을 보여준다.

 

45. 공지영의 수도원 기행 (공지영, 254) / 인문

20여 년 전에 공지영 작가가 유럽의 수도원을 다니며 쓴 글이다. 우리가 잘 모르는 수도원 모습을 알게 되어 좋았다. 문장도 멋있었다. 보통 사람 눈에 쓸데없어 보이는 고민을 끌어안고 이 생각 저 생각 하는 것도 좋았다. 글에 나타난 공지영 작가는 하나에 빠지면 헤어나지 못하는 성격이다. 그래서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는 모양이다.

 

44. 하나님의 창조와 악의 잔존(존 레벤슨, 270) / 기독교

어려운 책이다. 하나님의 창조에 대한 주장을 담았는데 낯선 내용이다. 전통적인 무로부터의 창조교리를 혼돈으로부터의 창조로 바꿔 설명한다. 신학자들 사이에선 자연스런 내용인가 보다. 하나님은 궁극적으로 선하지만, 현실적으로 조건에 따라 선함이 달라진다는 내용이 불편하다. 어떤 부분은 이해가 되지만 절대성이 흔들리는 하나님에 대해서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혼자 이해하긴 어렵다. 설명을 들어야 할 책이다.

 

43. 꿈은 교실 밖에서 자란다 (심규석, 247) / 청소년, 진로, 여행

청소년을 위한 배낭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한 이야기를 담았다. 학교와 학원에 매인 학생들이, 부모의 도움을 받지 않고 여행한 과정과 성장한 이야기를 썼다. 국내와 국외를 여행하며 학생들이 함께, 자기들 힘으로 어려움을 이겨내고 자라는 모습이 좋다. 교실에 갇혀 문제만 풀기보다 넓은 세상에서 직접 부딪치는 공부가 얼마나 귀한지! 처음 만난 사람들과 낯선 곳을 찾아다니면서 스스로 행동하게 이끄는 분이 멋지다. 오타와 비문이 많은 게 옥의 티다.

 

42. 허쌤의 학급경영코칭 (허승환, 248) / 교사

나는 체계, 순서, 형식보다 이야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하나, , 셋 하는 방식으로 방법을 설명하는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허승환 선생님 책은 예외다. ‘허승환이름만으로도 읽을 가치가 있다. 학급을 즐겁고 가치 있게 이끌어가는 방법을 소개한다. 공감하는 내용이 많았다. 그 중 몇 가지는 새내기 마음으로 다시 해봐야겠다.

그렇게 많은 훌륭한 연수들이 교실을 바꾸지 못하는 이유는 단 한 가지라 생각합니다. 강사가 그 결론에 이르기까지 과정 속에서의 고민은 가져오지 못하고, 달콤한 결론만 대뜸 교실에 적용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오랜 고민 속에 자리 잡은 학급경영 시스템아이들을 기다려주고 믿는다는 원칙 속에서 여러 가지 힘든 일을 겪어도 기다리며 진행됩니다. 하지만 형식만 빌려온 학급경영은 조금만 뜻대로 되지 않으면 바로 뭐야? 강사가 얘기한 거랑 다르잖아. 뭐 이래?’라며 버려집니다.

 

41. 우리가 글을 몰랐지 인생을 몰랐나 (순천 할머니들, 191) / 할머니들 글

글을 모르고 살아온 할머니들이 글을 배우고 글을 쓴다. 처음 글을 배운 할머니들이 쓴 글이라 짧고 간단하다. 그런데 몇 번이나 흠흠거리며 마음을 다잡았는데도 20(나락 한 섬)을 넘기지 못하고 울어버렸다. 남해의 봄날 출판사에서 좋은 책을 내주셨다.

나락 한 섬 (안안심 할머니 씀)

못 먹는 돼지고기와 오징어가 갑자기 먹고 싶었습니다.

시어머니는 눈치를 채고 오징어를 한 축씩 사다 줬습니다.

그렇게 호강하며 입덧을 했는데 사흘을 돌려도 애기를 못 낳고 의사를 모셔다 딸을 낳았습니다. 그런데 나락을 한 섬이나 달라고 했습니다.

시어머니는 물짠 가시내를 낳고 나락 한 섬을 줬다고 매일 잔소리를 했습니다.

나는 날마다 시어머니 눈치를 보며 숨도 크게 못 쉬었습니다.

 

그런데 그 딸이 커서 나한테 제일 잘합니다. (20)

 

40. 도로시와 오즈의 마법사 (프랭크 바움, 269) / 4학년 이상

오즈의 마법사 4편이다. 지진이 나서 도로시가 땅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식물 나라, 맹가부 나라, 목소리의 계곡을 지나 오즈로 돌아온다. 저자 바움의 상상력이 정말 뛰어나다. 아이들이 보낸 의견도 책 내용에 넣었다고 한다. 우리반 아이들에게 읽어주면 좋겠다. 읽어줘야지!!

 

39. 만남 (송인수, 303) / 기독교

송인수 선생님 북콘서트 진행을 맡았다. 질문하기 위해 읽으니 다르게 보인다. 처음 읽었을 때는 평신도 설교집을 내기까지의 삶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읽었다. 두 번째는 설교 내용에 대해 질문이 생겼다. 반대 의견도 생겼다. 북콘서트 자리에서 선생님 해석에 반대하는 내용을 물어도 되는지 모르겠다.

 

38. 오즈의 오즈마 공주 (프랭크 바움, 258) / 4학년 이상

오즈의 마법사 3편이다. 도로시가 파도에 휩쓸려 바퀴인간의 나라에 다다르면서 모험하는 이야기이다. 1, 2편보다 재미있다. 저자 바움이 기존 질서를 싫어한 것 같다. 대령부터 소위에 이르기까지 장교가 가득한 곳에서 진짜 일하는 사람은 병사 한 명뿐이다. 장교는 무능하고, 겁쟁이며, 이기적인데 반해 병사만 제대로 일한다. 또한 일하기 싫어하는 이들에게는 대학이 가장 지내기 좋은 곳이라는 표현도 썼다. 저자의 생각을 찾는 게 재미나다.

 

37. 사랑하는 안드레아 (룽잉타이, 299) / 대학생 이상

저자 룽잉타이는 대만을 대표하는 지성인으로 대만, 독일, 홍콩 등 여러 나라에서 살았다. 사회 현상을 분석하고,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명쾌하게 묘사한다. 이 책은 룽잉타이 인생 3부작 중에서 가장 먼저 나왔다. 청소년 시기의 아들과 편지를 주고받는 이야기이다. 눈으로 하는 작별은 엄마를 떠나보내는(죽음) 이야기, 아이야, 천천히 오렴은 아이를 기르는 이야기이다. 세 책 모두 빌려 읽지 말고, 직접 사서 줄을 그으며 읽으라고 권한다. 정말 좋은 책이다.

 

2월에 읽은 책 3907(8002)

강력 추천 : 36, 32, 31, 30, 23

36. 지금 여기 나를 쓰다 (이상석, 275) / 글쓰기

이상석 선생님이 쓰신 책이니 따로 소개할 필요가 없다. 그냥 사서 읽으면 된다. 1. 수행평가로 시 외우기, 학급에서 일어난 재미난 일을 쓰고, 꼼꼼하게 관찰해서 쓴 글을 소개한다.

글은 말에서 나왔고 말은 자기 삶을 드러내게 되어 있다. 다시 말하면 삶이 말이 되고, 말이 글이 된다.’는 것이다. 좋은 글을 쓰자면 삶이 풍부하고 알차야 한다. 어떤 삶을 살았는가 하는 것이 그 사람의 글을 결정하게 된다. 그래서 글만 따로 떼어서 생각할 일이 아니다. 바탕은 삶이다. 삶이 풍부해야 글감도 풍성해지고 삶이 건강해야 글도 건강하다. (19)

2. 가족에 대한 이야기

고된 몸을 웅크린 채 술에 취해 자고 있다.

앨범을 보다가 아빠의 젊은 시절 사진을 봤다.

아빠를 보니 눈물이 나온다. (75)

3. 이웃 이야기 (일하는 사람들을 보고 쓴 글이 마음을 울린다.)

말하는 이(글쓴이)의 관심이 어디까지 가닿아 있는가에 따라 구체성(사실성)의 정도가 달라질 뿐이죠. 다시 말하면 대상을 얼마나 사랑하는가에 따라 표현이 달라진다는 것. 그래서 표현력은 기교와 기술에 달린 것이 아니라 대상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깊은가에 달렸다는 것. 이 말 잊지 마세요. (119)

 

4. 가난하게 살아가는 학생들이 쓴 자기 이야기

5. 순간에 낚아챈 자기들 이야기 (입시, 시험, 공부, 순간포착 + 교사들에 대한 호소)

방학 끝

누군가 내 앞을 지나간다.

우리 반 아이다. 이름을 까먹었다.

묵묵히 3일을 기다렸다.

성훈이!” 신지가 그 애를 불렀다.

! 성훈이를 찾았다. (211)

 

35. 불량하우스 (케이트 클리스, 219) / 5 이상

토론하고 싶어 하는 선생님들과 함께 읽었다. 역시 책은 읽을수록 맛이 깊어진다. 다섯 번인가 읽으니 새롭게 보이는 문장, 토론하고 싶은 질문이 많아진다. 내일 토론 연수도 재미있겠지!

 

34. 환상의 나라 오즈 (리차드 바움, 306)

오즈의 마법사를 읽은 아이들이 후속편을 써달라고 졸라서 바움이 14편까지 썼다. 그 중에 두 번째 책이다. 소녀인 진저가 오즈를 공격해서 왕이 된다. 그리고 모든 남자에게 가사 일을 시킨다. (, 바움이 양성평등을?) 다른 등장인물로 워글벌레가 나온다. 대학교에서 강의를 듣던 벌레이다. 바움은 워글벌레에 대해 워글벌레가 받은 교육에는 저기 있는 저 언덕만큼이나 낡고 오래된 것뿐이다.’라고 썼다. (어설픈 지식을 자랑하는 교육자를 싫어했나?) 그런데도 바움은 거드름 피우며 아는 척만 하는 워글벌레를 오즈의 교육부 장관으로 삼는다. 그냥 아이들 책인데 나만 심각하게 읽나?

 

33. 꿈을 지키는 카메라 (김중미, 89) / 중학생 이상

31번과 같은 시리즈다. 절친인 연서와 아람이는 명품반과 열등반으로 나뉜다. 두 아이의 집은 철거 대상 지역에 있다. 두 친구가 우열반으로 나뉘고, 이웃은 재개발로 어려움을 겪고, 이런 저런 고민이 얽힌다. 단편이라 스포방지를 위해 여기까지.

 

32. 세상을 바꾼 질문 (권재원, 199) / 2 이상

인간이 오랫동안 했던 일곱 가지 질문을 소개하고, 인류가 답을 찾아온 과정을 설명한다. 오래 전부터 내가 했던 질문, 지금도 고민하는 질문들이어서 반가웠다. 특히 내가 생각하지 못한 관점을 써주셔서 더 좋았다. 쉬운 책은 읽을 게 없었고, 어려운 책은 어려워서 못 읽었는데 이 책은 논리를 따라가기 좋았고, 생각지 못한 내용도 많았다. 어려운 내용을 논리적으로 깔끔하게 쓴 솜씨가 뛰어났다. 내용을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지 않으면 이렇게 쓰지 못한다.

 

1. 만물의 근원은 무엇인가? 2. 왕께서는 어찌 이익을 말씀하십니까? 3.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진리라고 어떻게 확신할 수 있는가? 4. 문명이 발전할수록 인간은 더 훌륭해지는 것일까? 5. 왜 사회가 진보하는데도 빈곤은 점점 더 심해지는가? 6. 인간은 얼마나 쉽게 악마가 될 수 있는가? 7. 지속 가능한 발전은 가능한가?

 

위의 일곱 가지 질문은 독서반 학생들과, 교사 토론 모임에서 자주 토론한 내용이다. 내용이 모두 좋았지만 특히 여섯 번째 질문 내용이 더 좋았다. 인간이 악마가 되는 모습을 설명할 때 한나 아렌트가 쓴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 빠지지 않는다. 이 책을 읽은 곳의 분위기, 시간, 읽는 내 모습이 기억난다. 내용이 깊고 어려웠다. 아이들을 보면서, 방송에 나오는 범죄 소식을 들으면서 이 질문을 자주 생각했다. 저자는 성찰 없이 결과만 쫓아가는 태도가 아이히만을 악마로 만들었다고 썼다. 목적에 대한 성찰 없이, 그 방편만을 추구하는 도구적 합리성에 매몰되어 있기는 전쟁 이후도 마찬가지이며, 오히려 더 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158)

생각하지 않고 상상하지 않는 평범한 개인들이 바로 악마인 것이다. 그리고 평범한 개인들이 생각하지 못하게 하고, 상상할 여지를 가로막는 사회가 악마를 배양하는 것이다.(164)

이들(유대인을 죽인 일에 관여한 사람들)은 악당이다. 특별히 사악해서 악당이 아니라 당장 눈앞에 고통받는 사람의 모습이 보이지 않으면, 가스실 안에 있는 사람들이 어떤 고통을 받는지 상상할 수 없기 때문에 악당이다. 악당이란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다만 둔감한 정서와 빈약한 상상력의 소유자, 자기가 하는 일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성찰하지 않거나 할 수 없는 사람이다. (150)

위의 문장을 읽으며 교사들이 생각났다. 자기 안위에 빠져 아이들을 돌보지 않는 교사, 자신이 아이를 대하는 태도가 아이 마음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상상하는 능력이 없는 교사, 자기 자식 일에는 최선을 다하지만 교실에서 만나는 아이들을 귀찮게 여기는 교사…… 자기 안위에 빠져 성찰하지 않는 교사들일수록 더욱 자기 정당성을 내세웠다. 그들이 한 질문이라곤 고작 어떻게 하면 교장이 빨리 될 수 있을까?” 뿐이었다.

좋은 책에 괜한 이야기를 썼다. 이 책은 <책으로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교사들> 추천 책이다. 책따세 추천책이라면 그냥 읽어도 된다.

 

31. 내가 그린 히말라야시다 그림 (성석제, 85) / 소설

성석제 작가가 쓴 단편 소설이다. 그림에 소질이 있었던 아빠는 가난해서 농부 자리에 머물렀다. 아빠의 친구는 교사가 되었다. 아빠의 아들(주인공) 그림솜씨를 아빠의 친구 교사가 알아본다. 이어지는 이야기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성석제님의 글은 정갈하고 깊다. 참 좋은 책이다.

 

30. 세계사 편력(청소년판) (J. 네루, 471) / 세계사

간디와 함께 인도 독립을 위해 노력했고, 독립 후 초대 총리를 지낸 네루가 쓴 세계사이다. 3년 동안 감옥에서 외동딸 인디라 간디에게 편지를 썼다. 편지로 세계 역사를 설명한다. 1930년대에, 감옥에서 글을 쓰려면 참고문헌을 찾기 어려울 텐데 방대한 세계 역사를 어찌 다 알았을까! 13살 딸에게 세계사를 다룬 편지라니! 대단한 집안이다. 로마와 같은 제국의 역사를 빛나는 왕국이 아니라 약한 나라를 침략한 역사로 설명하는 점이 특별하다. 예를 들어 강자는 힘이 닿는 한 모든 것을 차지하며, 더 큰 강자가 나타나 그를 때려누일 때까지는 결코 손에 쥔 것을 놓으려 하지 않았다.(112)”처럼. 영국의 압제에서 인도가 독립하기를 바란 독립운동가의 관점이 잘 드러났다. 세 권으로 쓴 내용을 청소년 판으로 요약했다.

함석헌 선생님의 뜻으로 본 한국 역사를 생각나게 하는 책이다.

 

29. 거짓말 학교 (전성희, 223) / 5 이상

토론에 대한 원고를 쓰다가 거짓말 학교내용이 나와서 다시 읽었다. 다시 봐도 명작이다. 사람을 대하는 일을 하는 분이라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전성희 작가는 거짓말을 전략적으로 가르치는 학교를 만들어, 거짓말이 인간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밝힌다. 정말 좋은 책이다.

 

28. 권정생 동시 읽기 (안도현 외, 174) / 동시+산문

권정생 선생님 시를 좋아하는 열 아홉 분의 작가가 함께 썼다. 작가들이 좋아하는 권정생 선생님 시를 소개하고 왜 좋아하는지 썼다. 어릴 적 경험을 쓴 분이 많다. 권정생 선생님과 만난 경험이나 글을 읽은 경험을 쓴 분도 많다. 좋은 분들이 참 좋은 분의 글에 대한 생각을 나누어서 좋다.

 

27. 1세기 그리스도인의 하루 이야기(로버트 뱅크스, 71) / 기독교

26. 1세기 교회 예배 이야기(로버트 뱅크스, 75) / 기독교

1세기 로마 배경이 충실하게 반영된 교회 모습과 그리스도인의 생활 모습을 이야기로 들려준다. 지금 예배와 많이 다르다. 예배 형식, 목회자가 없는 대신 이웃을 향한 사랑과 섬김이 많다. 일상을 예배로 만들어가는 모습이 당시의 예배요, 그리스도인의 삶이었다. 이렇게 예배하고 살아가도록 노력해야겠다.

 

25. 신호등 특공대 (김태호, 146) / 3학년 이상

1월에 같은 작가의 책 제후의 선택을 읽었다. 이분은 기발한 상상력으로 이야기를 만든다. 이번에는 신호등이 살아서 움직인다. 재개발지역의 모습, 동물 보호, 우정, 사랑, 협력 등을 함께 담았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책이다. 교실에서 아이들과 읽어야겠다.

 

24. 죽음이 삶에게 안부를 묻다 (김경환 외, 208) / 대학생 이상

3월이 오면 꽃이 피면서, 부고장이 많아집니다. 주변 어른들이 말씀하셨어요. "봄이 오면 마음이 놓이고, 살고 싶은 마음도 내려놓나봐!" "날씨가 풀리면 마음이 풀리고, 죽는 사람도 많아져!" 그래서인지 겨울이 지날 때면 정말 부고장이 많아집니다.

이 책은 죽음을 겪는 사람들이 쓴 이야기입니다. 1부는 장례지도사 세 분이 '죽은 이를 만난' 이야기를. 2부는 네 분이 부모님(특히 어머니가 많다.)을 떠나보낸 경험을 3부는 쪽방촌, 한국전쟁민간인희생자 유해발굴, 백남기 농민 장례, 전태일 열사, 죽음을 준비하는 기억 노트 쓰기, 저소득층 장례 후원을 다루었습니다.

저는 '죽음'을 생각하기 좋아합니다. 한때 홀로코스트에서 수용소에 갇혔던 유대인 작가의 책이라면 무조건 읽었습니다. '고통''고난'을 다룬 책, '죽음'을 말하는 책은 읽고 또 읽었죠. 그때 읽은 책이 저의 일부를 이루었지만 일상에서 떠난 이야기를 많이 읽어서 균형을 읽었습니다. 이 책은 '일상'을 보여주어서 좋았습니다.

예전에는 장례식을 가까이에서 지켜보았습니다. 저도 할머니와 큰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심부름을 하며 집에서 장례식을 치른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죽음'을 뉴스나 가십거리로 대합니다. 그래서 가까운 분의 죽음을 대할 때 어쩔 줄 모릅니다. 시간이 지난 뒤에, 이럴 걸 저럴 걸 하며 후회하지만 그때는 이미 돌이킬 수 없게 되죠. 이 책을 읽어보세요.

참고로, 기독교인이라면 장례 과정이 불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기독교 장례도 '예수님의 마음'에서 멀어진 채 이상하게 덧칠한 형식이 강합니다. 형식에 매이지 마시고 죽음을 대하는 마음을 읽어보세요.

 

23. 이 아이들에게도 아버지가 필요합니다. (천종호, 343)

호통 판사로 알려진 천종호 판사님이 쓴 책이다. 무조건 읽어야 할 책이란 뜻이다. 판사님이 만난 아이들은 가정이 무너져 삶을 유지하기 어려웠다. 아버지가 제 역할을 조금만 해줬다면 아이들이 아버지라는 기둥에 기대어 어려움을 헤쳐나갔을 것이다. 아버지가 돈 버는 일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아이들 곁에서 기둥이 되어주어야 한다. 삶이 바탕이 된 이야기에 다양한 책에서 읽은 자료, , 사례를 함께 제시한다. 따뜻하면서 호소력이 강한 내용을 담았다.

손수건 준비하고, 반드시 읽어보라고 강력 초강력 추천한다.

 

22. 그 밤이 있었기에 (조정태, 111) / 기독교 시집

난 어른 시를 모른다. 종교 시는 특히. 직접 표현하지 말고 돌려서 말하거나 다르게 해석하는 걸 좋아한다.

 

21. 인생극장 (노명우, 433) / 인생 이야기

김제동의 톡투유에 나온 노명우 교수가 부모님 삶의 뿌리와 줄기를 찾아다닌다. 살던 곳에 찾아가고, 당시 영화에 비춰 사회를 살피고, 사회학자의 눈으로 그들의 삶에 영향을 준 시대상을 설명한다. 처음에는 밋밋했지만 갈수록 노명우 교수의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에필로그에서 책을 쓴 까닭을 설명한다. “어머니가 평생을 그저 자신의 기구한 팔자라고만 생각했던 인생의 굴곡 뒤에 커다란 사회적, 역사적 배경이 있다는 걸 알려주기 위해 아들은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사회학자가 되어 참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421)”

 

1951년 유엔군과 북한 사이의 휴전 협정이 시작되면서 어머니의 가족은 다시 서울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은 광주로 피난 가던 길 이상으로 위험했다. 노숙이라도 하게 되면 노인들이 큰 원을 그려 잠자리를 마련하고 그 원의 가운데서 젊은 여자들을 재웠다. 후방에 그어진 여성들만의 전선이었다. (182)

어머니는 아버지의 윽박지르기가 무서웠다고 했다. 그렇게 큰소리를 친다고 해서 아버지가 레인보우 클럽의 운영을 전적으로 도맡았던 것도 아니다. 밖으로 요란한 사람 특유의 무지막지한 빈틈을 메꾸는 일은 어머니의 책임이었다. 큰소리가 남긴 빈 공간을 어머니는 무엇으로든 어떤 방식으로든 채워야 했다. 아버지는 큰소리를 치면서도 모든 것을 책임지지 못하는 전후 남성의 표본을 그대로 따랐다. 마찬가지로 어머니는 그런 전후 남성의 뒤치다꺼리를 도맡아 했던 전후 여성의 운명을 공유했다. 작고 연약해 보이는 외모와 어울리지 않는 억척스러움, 대범하면서도 침착한 심성, 큰소리치치 않으면서도 은근하게 상대방을 설득하는 능력 등 어머니는 삶의 모든 기법을 삼거리에서 깨우쳤다. (247)

사상계 같은 잡지는 소수의 교육받은 독서 공중에게는 큰 영향력을 지녔으나, 대부분의 부모는 인쇄 미디어의 영향권 밖에 있었다. 사상계보다는 대한뉴스의 영향력이 훨씬 더 컸다. (371)

 

20. 시간 가게 (이나영, 204) / 5학년 이상+중학생

행복한 기억을 주면 시간을 십 분 번다. 윤아는 학원과 성적에 쫓기다 지쳐 시간을 거래한다. 이 거래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심각하게 생각할 즈음에 시간 가게 주인이 다른 거래를 제안한다. 이번엔 시간을 10분 돌려주면 새로운 행복한 기억을 준다는데…… 공부와 성적, 학원과 부모의 요구에 떠밀린 아이들의 실상이 잘 드러나는 글이다. 토론할 내용이 많다. 13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을 받았다.

 

19. 제후의 선택 (김태호, 172) / 5학년 이상+중학생

15쪽 내외의 짧은 단편(9)을 모았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을 기발한 아이디어, 색다른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꼴뚜기와 비슷한 방식으로 글을 썼지만 꼴뚜기보다는 문체와 분위기가 조금 무겁고 어둡다. 동물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토론하면 좋겠다. 17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을 받았다.

 

18. 있으려나 서점 (요시타케 신스케, 103) / 만화+그림책

일본에는 기발한 작가가 꽤 있다. 책과 서점에 대한 내용을 이런 형식으로 써내다니 재미나다. 가볍고 쉽게 책 이야기에 접근해서 아이도 읽겠다. 책에 대한 사실에 약간의 상상력과 과장을 더했다. 읽을 만한 책이다.

 

1월에 읽은 책 4095

17권을 읽었다. 너무 좋은 책이 많았다.

 

17. 주석 달린 오즈의 마법사 (프랭크 바움, 492) / 동화+해설

오즈의 마법사에 주석을 달았다. 한 구절이나 낱말, 내용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주석으로 담았다. 그림과 판본에 대한 설명, 영화와 배우에 대한 안내, 낱말에 얽힌 이야기나 관련된 사람에 대한 정보, 문장의 인용구, 특정 표현을 쓴 작가들과 작품들…… 나처럼 귀퉁이 정보를 좋아하는 독자에게 이 책은 매력덩어리다. 작가가 이야기를 쓸 때 무엇을 염두에 두는지 알 수 있어서 좋다. 예를 들어 착한 마녀는 전통적인 지혜를 조롱하기 위해등장시켰다. 허수아비가 경험을 많이 하면서 두뇌를 활용하게 되는 과정은 저자인 바움이 백지설을 믿었기 때문이다. 도로시가 물을 뿌려 나쁜 마녀를 물리친 것은, 캔자스 농부에게 물이 생명 그 자체라는 것을 알려준다.…… 정말 재미있다.

 

16. 온전한 그리스도인 (존 스토트, 142) / 기독교

존 스토트 목사님이 1980년 영국에서 개최된 그리스도인 의대생을 위한 국제 대회에서 했던 다섯 번의 강의를 책으로 냈다. 1장 인격, 2장 소명, 3장 참여, 4장 윤리, 5장 선교를 주제로 다루었다. 일상에서 이웃과 함께 살아가면서 하나님을 섬기는 삶을 강조했다. 교회, 목사, 일요일 중심의 삶이 아니라 직장, 가정, 이웃과의 삶이 그리스도인을 온전하게 하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내용이다.

 

15. 나는 오늘도 교사이고 싶다. (교사 7, 350)

,,고등학교 교사 7명이 교사로 지내온 날을 돌아보며 쓴 에세이다. 교사가 자신을 돌아보며 교사로 서가는 과정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평범한 교사로 살다가 파커 팔머의 책을 만나, 가르침이 무엇인지, 자신이 누구인지, 아이들이 어떤 존재인지 고민하게 된 이야기가 많다. 학교에서 교사가 만나는 갈등과 고민, 약한 부분과 고민하는 내용,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의 마음을 마치 내 이야기처럼 보여준다. 힘들어하다가 괜찮아진 이야기, 아이들과 괜찮게 지내다가 힘들어진 이야기가 함께 나와서 좋다. 교사만 아는 고민과 어려움이 잘 나타난 책이다. 좋은 선생이 되려고 고민하는 분, 아이들과의 관계로 흔들리는 분, 교사와 아이의 사이가 어때야 하는지 생각하는 분에게 추천한다. 정말 좋은 책이다.

 

교실 문을 닫고 교무실 내 자리에 와서 앉으면 학교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늘 고요했다. 그때 문득, 큰 사고가 나지 않는 한 내가 어떻게 아이들을 가르치는지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교실에서는 나의 생각과 특성대로 학생들과 왁자지껄하면서 여러 가지를 시도해볼 수 있었지만 교실 문을 닫고 나오면 학교는 마치 고등학교 때의 교장 선생님 훈화 시간처럼 너무나 엄숙했다. 교사 생활을 하는 오랫동안 나에게 학교는 늘 교실과 교무실이라는 두 개의 다른 세상으로 분리되어 있었다. (69)

노자가 이미 2500년 전에 천하의 선생 노릇을 하지 말라고 한 이유는 남을 가르치는 것이 오히려 그의 배움의 길을 막는 것이 될 수 있음을 알았기 때문일 것이다. (89)

(321)

 

14. 하나님을 향한 여정 (프레드릭 뷰크너, 182) / 기독교

뷰크너는 정말 좋아하는 작가다. 어떤 작가는 주제를 잘 다뤄서, 어떤 작가는 글솜씨가 좋아서…… 좋아하는데 이분은 낱말과 개념을 생각지도 못한 방식으로 설명해서 좋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하나님을 만난(?) 여정을 소개하면서 제목을 시간 이전’, ‘시간 이후’, ‘시간 너머로 썼다. 글을 쓰고, 지난 날을 돌아보는 과정이 내 생각과 비슷하다. 조용히 생각하는 분, 글을 쓰는 분에게 추천한다.

나를 산산이 부순 그 순간의 깨달음은, 진정한 평화, 모든 이해를 초월하여 다스리는 고결한 평화는 전투에서 물러난다고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전투의 치열함에서 얻어진다는 것이었다. 우리 자신의 목숨만을 구하기 위해 여행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우리 자신에게조차 조금씩 조금씩 사는 것을 그만두는 것이다. 세상을 위해 여행을 할 때만이 비록 그 세상이 지루하고 역겹고 죽도록 무섭더라도 우리는 조금씩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시간 속에서 얻은 결론이 아니다. 시간 저 너머에서 나를 찾아온 결론이었다. (174)

당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진실을 의심하지 마시오. 왜냐하면 세상은 경이로움으로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모든 지력을 넘어서고 모든 경이를 초월하는 진실을 의심하지 말라. 그 진실이란, 결국 그 어느 것도, 세상과 우리 자신조차도 우리네 황혼녘에서 진주처럼, 얼굴처럼 반짝이는 그 최후의 가장 깊은 사랑으로부터 우리를 영원히 끊을 수 없다는 것이다. (181-182)

 

13. 아무도 의심하지 않는 일곱 가지 교육미신 (데이지 크리스토둘루, 246) / 교육

교육에서 당연하게 여겨지는 내용이 미신이라고 반박하는 주장을 담았다. <지식보다 역량이 중요하다. 학생 주도의 수업이 효과적이다. 21세기는 새로운 교육을 요구한다. 인터넷에서 모든 것을 찾을 수 있다. 전이 가능한 역량을 가르쳐야 한다. 프로젝트와 체험 활동이 최고의 학습법이다. 지식을 가르치는 것은 의식화 교육이다.> 이 일곱 가지는 모두 지식보다 다른 어떤 것- 역량, 학생 주도의 활동, 인터넷 검색, 체험 활동 등 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이를 반대한다. 물론 지식을 외우게만 했던 과거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사람들이 죽은 시인의 사회에 열광하며 극장으로 몰려가는 모습을 보며 다니엘 페낙이 걱정한 내용(학교의 슬픔에 자세한 내용이 있음)을 보는 듯하다. 자세한 내용은 좋은교사 3월 호를 참고하시라.

 

12. 호빗 (톨킨, 338) / 소설

집에서 육체노동을 하다 지쳐, 아무 생각도 하기 싫었다. 좋아하는 책 호빗을 읽으며 회복되었다. 한두 번 더 읽으면 열 번째 읽는다. 그래도 좋다.

 

11.엘 데포(시시 벨, 240) / 4학년 이상

2015년 뉴베리 수상작품이다. 뉴베리 상을 받은 책 중에 만화로 쓰인 건 처음 읽었다.(다른 만화가 있는지는 모른다.) 4살 때 병으로 고도 난청을 앓는 저자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썼다. 듣지 못하는 사람들이 느끼는 마음을 자세하게 드러냈다. 자연스레 듣는 사람들이 어떻게 듣지 못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지 잘 드러난다. <내게는 듣지 못하는 동생이 있습니다.>가 듣지 못하는 동생의 장점과 가능성을 드러냈다면, <엘 데포>는 듣지 못하는 아이가 관계에서 느끼는 어려움을 드러냈다. 참 좋은 책이다.

<밍기민기>도 만화책이다. 사계절 출판사에서 창작만화를 펴내는지 처음 알았다. 나는 만화를 즐기지 않기 때문에 약간 키득거리며 읽었지만 만화 좋아하는 사람은 책을 좋아하겠다. 일상의 이야기를 짧은 만화 안에 담았다. 일상의 모습을 짧게, 짧게 다룬 만화를 모아놓은 책이다.

 

10. 어느 물리학자의 세상 보기 (김찬주, 195) / 중등 이상

김찬주 교수가 2015-2017년까지 계간지 <우리교육>에 연재한 내용을 다듬어서 낸 책이다. 우주에서의 인간, 중력파와 상대성이론, 양자역학, 우리가 과학이라고 오해하는 것들, 과학의 가치, 초등 교과서 오류 분석, 한국 사회의 불신 문화, 수능 오류 발굴기록, 암흑물질에 대해 설명한다. 이분은 과학 내용을 우리 일상의 일에 비유해서 설명하는 재능이 있다. 암흑물질을 비선실세로, 상전이를 사회 변화로 설명한다. 설명을 쉽게 해서 물리학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해주었다. 과학에 관심이 있는학생들이 읽으면 좋겠다.

우리나라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게 하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 스포츠 경기처럼 유능한 과학자를 선발하여 집중적으로 지원하면 될까? 절대로 그렇지 않다. 이러한 정책은 과학의 본질에 근본적으로 어긋난다. 가장 좋은 방법은 방해하지 않는 것이다. 자연의 비밀을 알아내고 싶어 못 견디는 젊은 과학도들이 주변 여건에 휩쓸려 자신이 원하는 주제가 아닌 다른 주제를 연구하도록 몰아가지만 않으면 된다. 그냥 하고 싶은 것을 하도록 조용히 토양만 마련해주고 그 다음은 그들의 마음에 꿈틀거리는 호기심에 맡기면 된다.

 

9. 최고의 이야기꾼 구니버드 (로이스 로리, 127)

로이스 로리가 <기억전달자>와 전혀 다른 이야기를 썼다. 2학년 교실에 전학 온 구니 버드가 날마다 친구들에게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듣고 싶어서 기다리게 만드는 이야기. 동음이의어, 말놀이를 이용해서 친구들이 당연하게 생각하는 이야기를 다른 뜻으로 바꿔서 들려준다. 친구들이 프랑스의 나폴레옹을 생각했지만 그 나폴레옹은 강아지 이름이었다는 등의 이야기이다. 재미있다. 아이들에게 읽어주고 싶다.

 

8. 시베리아 시간여행 (박흥수, 334) / 여행기

23년간 철도 기관사로 일한 저자가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출발점부터 마지막 지점까지 여행하면서 쓴 기록이다. 직업 덕분에 기차에 대한 지식이 해박한 거야 당연하겠지만 기차가 지나는 곳에 얽힌 우리 민족의 눈물 어린 역사를 조사한 정성은 어떻게 설명할까! 시베리아 열차가 나오는 소설, 관련된 글과 책이라면 쫓아다니며 읽었다고 한다. 블라디보스토크, 우수리스크, 하바롭스크, …… 상트페테르부르크, 베를린까지 우리 민족의 역사를 자세하게 소개한다.

홍범도 장군이 트로츠키와 레닌을 만난 이야기,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에 간 여정(우수리스크부터 이등칸을 타고 가면서 검문을 피한 이야기), 대한민국 초대 국무총리 이동휘의 집, 김원봉, 최재형 등 수많은 독립 운동가를 알려준다. 우리가 잘 아는 손기정도 시베리아 횡단기차를 타고 베를린에 마라톤을 하러 갔다. 김 알렉산드라는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은 독립운동가이다. 일본이 간도뿐만 아니라 연해주와 러시아 지역까지 독립 운동가를 죽이기 위해 잔악한 짓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도 알려준다. 내가 알지 못하는 수많은 조선인들이 이곳에서 살았고, 일본에 대항해서 싸웠고, 스탈린에게 배신 당해 강제 이주를 당했다.

저자가 북한에서 러시아로 일하러 가는 노동자들을 만난 이야기도 뜻 깊다. 평양에 사는 가족이 싸준 김밥을 나눠 먹고, 남북한 담배를 나눠 피고, 전화를 빌려주고, 사전을 바꾸고, 가족들 이야기를 나누고…… 저자는 베를린 장벽이 있던 곳에 서서 서로 갈라진 우리나라를 생각하며 글을 쓴다. 참 좋은 책이다.

가족과 함께 독일을 세 번 여행했다. 슈투트가르트에서 드레스덴까지 운전해가면서 서독 지역과 동독 지역의 차이를 느꼈다. 서쪽에서 동쪽으로 갈수록 차가 커지고, 옷이 화려해졌다. 반면 사람들이 거칠어지고, 빈부 격차가 커지고, 거리가 지저분해지고, 사람들 얼굴 표정이 딱딱해졌다. 작가가 살던 곳, 작품의 배경이 된 곳, 이름난 관광지를 본 것도 좋았지만 700km 운전길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저자가 9288km를 달리며 느낀 생각은 나보다 훨씬 진하고 강하다.

분단과 전쟁으로 얼룩진 이산가족의 삶을 생각하면 이 사회는 참으로 무심하게 치유 없는 시간을 쌓아 왔다.

 

7. 도그마는 드라마다 (도로시 세이어즈, 356) / 기독교

도로시 세이어즈는 내가 좋아하는 미국 작가들이 자주 언급한 작가이다. C. S. 루이스, 톨킨이 어울린 잉클링스의 초청멤버였다. 잉클링스는 회원이 모두 남성이었느데 여성이 거기 끼다니~ 이 책은 문학가의 상상력으로 쓴 교리이다. 원제가 더 좋다. <시들어가는 교회에 보낸 편지> 1(전체 8, 160쪽 분량)은 굉장히 좋았다. 특히 5, 6, 7장이 탁월했다. 2부 창조적 지성의 소명(전체 7180쪽 분량)은 낯설고 어려웠다. 도로시 세이어즈가 쓴 창조자의 영성처럼 어려웠다.

 

해설 (백소영 교수)

편견과 전제에 사로잡힌 동시대인들에게 온전히 이해받지 못한 채, 천재들은 빛나는 별을 가슴에 안고 피 흘리며 사는 법이다.

모든 내용들을 꿰뚫는 중심 전제는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인간의 창조적 능력이다.

하나님이 정수들을 만들었고, 나머지는 모두 사람의 작품이다. (수학자 크로네커)

세이어즈에게 신학적 언어(교리)는 시적 상상력의 세계에 속한다. 이 상상의 언어는 증명하는 게 아니라 창조하는 기능을 발휘한다. 기독교는 우주에 대한 합리적 설명이다. 다만 인간의 유한성으로 인해 그 표현 방식으로 직유나 은유를 선택할 뿐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신학은 문학과 만난다.

세이어즈에게 현대적 폭식의 죄는 곧 우리 스스로를 기계의 힘에 넘겨 준 죄이다.

세속 세계에서는 적자생존경쟁이라는 세속적 원리에 의해 살아가고, 오직 교회에 와서만 그리스도의 가르침 안에서 살아가라는 그 분열된 메시지가 현대인에게 얼마나 호소력을 갖겠는가?

 

5. 기독교 도덕

지난 19세기 반이란 세월 동안, 교회는 그들의 주님이요 주인인 그분이 남긴 이 유감스런 인상을 지우려고 열심히 노력했으며, 어느 정도 성과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그들은 막달라 마리아 같은 여자들을 성찬식에서 쫓아냈고, 물을 포도주로 만든 그분의 이름으로 금주 단체를 결성했으며, 거기다가 춤과 영화 관람을 금지시키고 그런 자를 저주하는 등 몇 가지를 덧붙이기도 했다. 또 안식일을 토요일에서 일요일로 바꾸고 그대는 일하지 말지어다.”는 본래 계명이 좀 미적지근하다는 이유로 거기다가 그대는 놀지 말지어다.”는 새 계명까지 덧붙였다. ~

~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이것이 바로 그들이 세상에 심어 놓은 인상이고, 놀라운 사실은 그것이 그리스도가 낳은 인상과 천양지차가 있다는 점이다.

 

6. 다른 여섯 가지 큰 죄

교회가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큰 죄는 모두 일곱 가지다. 정욕을 제외하면 여섯 가지가 남는 셈이다. 이 일곱 가지 가운데 셋(정욕, 분노, 폭식)은 온정적인 혹은창피한 죄라 부를 수 있고, 나머지 넷(탐욕, 질투, 나태, 자만)은 냉담한 혹은 명예로운 죄라고 불린다. 그리스도가 창피한 죄들에 대해서는 부드럽게 책망한 반면에, 명예로운 죄들에 대해서는 가장 격렬한 욕설을 퍼부은 점은 주목할 만한 사실이다. 다른 한편, 카이사르와 바리새인들은 온정적이거나 창피한 것은 무엇이든 아주 혐오했고, 냉담한 혹은 명예로운 죄들은 중요시했으며, 서로 작당하여 그런 것을 미덕이라 불렀다. 이처럼 세속적 이해관계와 종교적 의견 사이에 불경한 동맹이 맺어진 결과, 보통 사람은 온정적인 죄를 자기 표준으로 삼은 나머지, 자기에게 넓은 마음을 주시고 의로운 분노와 함께 높은 수준의 삶과 본능을 허락하셨다고 하나님께 공공연하게 감사하게 된다. 음란하지 않고, 엄격하거나 유약하지 않고, 저 바리새인과 같지 아니하다고 감사하는 것이다.

탐욕의 죄와 나란히 어깨를 겨누는 죄는 질투다. 그것은 타인의 행복한 모습을 보기 싫어하는 마음이다. 그것이 세상의 박수를 얻어 내기 위해 내놓는 이름은 권리와 정의이고, 이런 엄격한 미덕들을 멋진 모습으로 드러내곤 한다. 먼저 나는 왜 남들이 즐기는 것을 즐기면 안 되지?”하고 그럴듯하게 물으며 시작해서, “남들은 왜 내가 즐기지 못하는 것을 즐겨야 하지?”하고 다그치면서 끝난다. 질투는 평준화의 귀재다. 만일 모두를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없으면, 한 단계 끌어내릴 것이다.

지옥에 이르는 길은 좋은 의도로 포장되어 있다는 격언이 있다. 우리는 흔히 이 말이 좋은 의도를 쉽게 포기한 경우를 가리킨다고 생각하는데, 여기에는 그보다 더 깊고 더 은밀한 의미가 있다. 그 좋은 의도를 너무 완강하게 고집하다 보니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 결국 신격화되기에 이르렀다는 뜻 말이다.

 

7. 왜 일하는가

어떤 종교가 자기 삶의 90퍼센트에 관심이 없다면 누군들 그런 종교에 관심을 갖겠는가? 교회가 이지적인 목수에게 흔히 권면하는 내용은 여가 시간에 술에 취하거나 난잡하게 놀지 말라는 것과 주일을 성수하라는 것이다. 그런데 교회가 그에게 정작 해야 할 말은 이런 것이다. 당신의 종교가 당신에게 일차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훌륭한 식탁을 만드는 일이라고.

교회가, 살아 있는 영원한 진리는 일을 통해 표출되는 법임을, 단 그 일이 본질적으로 그 자체에 대해, 그 부류에 적용되는 표준에 비추어 참되고 충실한 경우에만 그럴 수 있다는 사실을 망각해 버렸기 때문이다. 세속 직업도 거룩하다는 사실마저 잊어버렸다. 어떤 건물이 좋은 교회가 되기 전에 먼저 훌륭한 건축물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고 말았다. 어떤 그림이 좋은 성화가 되기 전에 먼저 잘 그려질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잊은 것이다.

 

23. 알레고리를 쓰고 읽는 법

더 이상 인간의 운명과 행위는 올림포스의 신들로 해석하는 게 불가능해졌다. 로마인들은 사실 새로운 유의 도덕 의식을 계발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스인들은 불치의 지식 병에 걸려, 선하게 되려면 선을 아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철학을 늘 갖고 있었다. 최근의 일부 사상가처럼, 그들은 모든 악한 성향이 교육으로 치료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했다. 그러나 이 위기와 혼란의 시기를 맞이하여, 늘 불치의 도덕 병에 걸려 있던 로마인들은 자기 내면에서 지식과 행위 간의 불일치 현상을 발견하고 있었다. ~ 그들은 나는 더 나은 것을 알고, 또 그것이 옳다고 인정하지만 여전히 더 나쁜 것을 좇는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체험을 통해 뼈저리게 알고 있었다. 이 딜레마와 관련해 고대의 로마 종교들이나 근래의 그리스 신들은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했다. 그러자 그들은 동양의 신비 종교로 몸을 돌려, 자아에서 해방되고 구속 받아 일자와 하나가 되는 것을 촉구했다. 이처럼 인간론의 중심에 분열된 의지의 문제가 자리 잡고 있던 아주 중대한 순간에 기독교가 등장해서, 그들의 상태를 겨냥해 적실한 메시지를 던졌다. 기독교가 그런 상태를 끌어낸 것이 아니라 그런 조건이 이미 조성되어 있었다는 말이다.

 

6. 꼴뚜기 (진형민, 156) / 5학년 이상 동화

일급정교사 자격연수 강의를 위해 읽었다.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토론하기에 좋은 책이다. 우리나라 동화는 뻔히 보이는’, ‘뻔한표현과 이야기가 많은데 이 책은 전혀 그렇지 않다. 아주 좋은 동화!!

 

5. 일수의 탄생 (유은실, 123) / 동화

강원도교육연수원 직무연수 강의를 위해 읽었다. 아이보단 어른이 읽어야 할 동화이다. 정말 좋은 동화!!

 

4. 엘라와 수상한 산타 마을 (티모 파르벨라, 194) / 초등 3학년 이상

엘라 시리즈 3편이다. 북유럽 사람들이 좋아하는 블랙유머(?)로 쓴 이야기이다. 1편에서는 선생님이 아이들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해 힘들어하는 이야기를, 2편에서는 선생님이 실수를 저지르고 선생님의 아내가 이를 만회하는 이야기다. 3편은 선생님 실수로 선생님의 아버지가 있는 마을에 간다. 아이들은 그곳이 산타 할아버지가 사는 마을이라 생각하고, 선생님 아버지를 산타할아버지라 생각한다. 그런데 선생님과 아버지 사이가 을 쌓은 것 같다. 그래서 계속 사건, 사고가 일어난다. 아무 생각 없이 편하게 읽는 책이다.

 

3. 안녕, 우주 (에린 엔트라다 켈리, 319) / 5학년 이상 동화

2018년 뉴베리 대상을 받았다고 해서 읽었다. 색다른 소재로 친구 관계를 다루었다. 읽을 만하다. 그러나 뉴베리 대상으로는 어울리지 않는다. 다른 수상작보다 이야기 전개나 문장이 부족하다. 물론 보통 수준은 된다. 뉴베리 대상이라는 기대에는 못 미친다.

 

2. 기호 3번 안석뽕 (진형민, 149) / 4학년 이상 동화

공부 잘하고, 부모가 잘난 아이들이 전교어린이회장 선거에 나섰다. 안석진은 회장 선거에 관심이 없다. 부모가 떡집을 하느라 바쁜데다가 공부도 못한다. 그러나 어쩌다 친구들에게 떠밀려 회장 후보로 나선다. <기호 3번 안석뽕!> 기발한 방법과 설득력 있는 논리로 선거운동을 펼친다. ~ 진형민 작가 책은 무조건 추천이다.

 

도서관을 훔친 아이 (알프레드 고메스 세르다, 152) / 5학년 이상 동화

스페인 작가 고메스 세르다가 2007년에 콜롬비아의 메데인시를 방문하고 쓴 책이다. 카밀로와 안드레스는 빈민가에 산다. 학교에도 다니지 않는다. 아빠에게 술을 사다주지 않으면 맞거나 쫓겨난다. 마을개선 프로그램 같은 활동으로 마을에 도서관이 세워진다. 카밀로는 도서관을 짓는 공사현상에서 벽돌을 훔쳐 자기 집 벽을 세운다. 그리고……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