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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김기석 목사님 설교에 나온 시 <옥수수>

책뜰안애 2021. 4. 9. 06:55

2021년 4월 4일, 부활절 설교에서 김기석 목사님이 <옥수수>를 인용했습니다.
인용한 설교 내용입니다.

강원도에 있는 마음분교 6학년 배강길 어린이가 쓴 ‘옥수수 심기‘라는 동시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크면 우리가 먹는 옥수수
지금 옥수수 씨앗이 새 삶을 시작한다.

땅속에 파묻혀
캄캄한 세상을 살다가
작은 씨앗으로 시작해
바깥세상으로 나온다.

오늘도 한 옥수수 씨앗이 새 삶을 시작한다.“

우리에게는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시이지만 이 아이의 삶을 잘 아는 선생님의 눈으로 보면 이 시가 그렇게 평범하게 보이질 않았던 것 같습니다.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치는 권일한 선생님은 이 시를 소개하며 이런 글을 덧붙였습니다.

“땅속에 파묻혀 캄캄한 세상을 사는 아이를 여럿 만났습니다. 부모가 싸우면 지진이 나는 것 같다는 아이, 부모의 이혼 때문에 자기만의 동굴에 들어가 웅크린 아이, 욕설과 학대에 주눅이 들어 불장난을 하며 희열을 느끼는 아이, 점심은 학교에서 먹는 급식, 저녁은 학교에서 가져간 급식, 아침은 학교에서 가져가 먹다 남은 급식으로 해결하는 아이,”(권일한 글, 반예림·이가진 그림, <학교에서 외계인을 만나다> 우리교육, p.92-93)

권일한 선생은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은 씨앗이지만 아이들이 캄캄한 세상을 뚫고 나와 싹을 틔우고 밝은 세상에서 새 삶을 시작하게 해달라고, 인생은 저마다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걸 알게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우리를 그러한 삶으로 초대하고 계십니다.

'옥수수'는 <학교에서 외계인을 만나다>에 나옵니다.
제가 만난 아이들이 쓴 시를 모은 책입니다.
아이가 외계인처럼 보일 때가 많죠?
엉뚱한 짓을 하고, 때론 웃게 해주고 또한 화나게 하는 대상이 아이들입니다.
아이들 마음을 알면 외계인과 잘 지냅니다.
아이 마음에서 나온 글을 읽는 것도 아이를 이해하는 한 방법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