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값
오늘 4월 전교생 다모임을 했다. 전교생 50명이 체육관에 둥글게 모였다.
교장 선생님 말씀 : 사랑합니다. 끝.
1~6학년까지 눈높이에 맞게 말하기 어려우시다고, 아이들에게 할 이야기라면 담임이 더 잘할 거라고,
그래서 “사랑합니다.” 다섯 글자로 끝내셨다.
자유롭게 의견을 말하는 시간!
1학년 아이가 의견을 냈다. “잔소리하지 말아주세요.” 막내 이야기에 모두 하하하 웃었다.
6학년 아이가 의견을 냈다. “욕하지 말아주세요.” 좋은 의견이다. 욕하지 말자고 다짐했다.
욕하지 말자고 의견 낸 아이가 2교시 끝나고 쉬는 시간에 별 거 아닌 일로 친구(도움반)와 욕하며 싸웠다.
이 아이는 도시 학교에 다니다가 3월 2일에 전학 왔다. 심하게 왕따를 당해서 마음을 일으켜세워야 하는 친구다.
3월 2주에 여자아이와 머리카락 끄잡고 싸웠다.
3월 3주에 남자아이와 주먹질하며 싸웠다.
3월 4주에는 욕을 주고받으며 싸웠다.
지난주에는 4학년 여자아이를 때렸다.
4학년 가장 약한 아이를 때렸다고 우리반 여학생들에게 한 소리 들었다.
그리고 오늘 개~ 씨~ 하며 싸웠다.
그래도 아직까지 아이에게 화를 내지 않았다. 싸우고 몇 시간 지난 뒤에 불러 이야기했다.
“왕따 당하며 주눅 들어 살던 네가, 맞설 용기를 보여주어 좋게 생각한다.”고 말해줬다.
“그러나 우리 반에서 일어난 싸움 5건에 모두 네가 관련됐다면~ 그건 누구 잘못인지 생각해봐라!” 했다.
자기 잘못이라고 대답했다.
“네가 화를 내는 지점(포인트)가 있을 거야. 그걸 찾아봐. 욕인지, 눈빛인지, 말투인지, 태도인지~
그걸 찾아내면 다음에 똑같은 일을 겪을 때 참을 수 있어.
‘맞아, 난 이럴 때 화가 나서 싸웠어!’를 기억해야 해” 라고 해줬다.
“그리고 네가 욕하지 말자 해놓고 네가 욕하면 어떡하냐?” 했다.
이 아이, 4월 지나기 전에 한두 번은 더 싸울 거다.
눈빛이 부드러워지고, 몸에서 힘 빠지려면 몇 달은 걸릴 것 같다.
나는 그날이 올 때까지 아이를 잘 인도하라고 월급 받는다.
이 손님을 잘 모셔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