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이 복받칠 때 읽을 책 두 권!!
<현대인의 몸은 피로하고, 마음은 공허하고, 영혼은 곤핍하다. 저 혼자는 가슴을 후벼파는 외로움에 절절매면서도, 이웃을 향해 이유 없는 적개심을 드러내고, 하늘의 하나님을 향해서는 문을 꼭꼭 걸어 잠근다. 그런 우리를 사로잡는 것은 허기와 분기다. 먹지 말아야 할 것을 먹으니 분기탱천하고, 결국 먹은 것이 없으니 헛헛한 속을 달랠 길 없다. 그러다 보니 슬픔, 자조, 분노, 원망과 불편의 감정이 충만하다.>
『글 쓰는 그리스도인』에 나오는 내용이다.
현대인은 피로하고 외로워한다. 해결 방법을 찾지만, 아픈 마음이 찾은 방법은 잘못된 방법일 때가 많다. 그 방법을 따르면 허기와 분기를 돋운다. 먹지 말아야 할 것을 먹고, 아무리 먹어도 마음을 채우지 못한다. 이럴 때 드는 마음을 저자(김기현)는 이렇게 표현했다.
<내 속에 또 다른 내가 산다. 내가 통제하지 못하는 나, 그래서 원하지 않는 것을 욕망하고 미친 듯이 헤매도 어쩌지 못하는 내가 있다. 자신에게 상처를 준 사람들에 대한 정당한 분노를 정당한 방법으로 표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아이들도 상처받는다. 마음이 공허함을 느낀다. 원하지 않는 것을 욕망한다. 그래도 아픔이 낫지 않는다. 많은 어른이 아이의 상처를 보지 못한다.
내 마음에 상처가 있다. 상처를 이해하고 해결하려고 잘 살폈다. 20대에 심리학 책, 슬픔과 고통에 관한 책을 마구잡이로 읽었다. 이런 책들이 내 허기를 달래주었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며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 우리 마음에서 관계가 어떻게 왜곡되는지, 관계가 상처를 일으키면 어떻게 되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책을 읽고 나를 살펴보았기 때문에 아이들 상처가 보였다. 낫게 해주려고 노력했다.
내가 선택한 방법은 글쓰기이다. 김기현 목사님도 『글 쓰는 그리스도인』에서 글쓰기가 회복을 가져다준다고 말한다. 앞서 밑줄 그은 내용에 이어지는 내용이다. <감추고 싶고, 덮고 싶고, 지우고 싶고, 잊고 싶은 옛 기억들을 살려내 일기장을 채우면서 흐트러진 내면을 정돈하게 된다. 자신을 사랑하고 타인을 용서한다. 하나님을 경험한다.>
글에 관심이 없는 사람은 어떻게 할까?
글의 치유 효과를 누리는 사람은 일부다. 다른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할까? 싸워야 한다. 글을 쓰는 사람도 싸워야 할 때가 있다. 이때 『싸움의 기술』이 필요하다. 제목도, 내용도 모두 싸움하는 기술을 말한다. 몸으로 때리고 피하는 기술이 아니다. 몸보다 마음을, 말을, 상황을 다스리는 기술이다. 『글 쓰는 그리스도인』도 그랬지만 『싸움의 기술』도 남다른 통찰력이 드러난다. 상황 분석이 탁월하다. 인간의 심리 중에서 ‘싸움에만’ 초점을 맞춰 재미있다. 심리나 상담 책을 읽지 않은 분이 읽으면 놀랄 것이다. 책을 많이 읽은 분이 읽으면 ‘이렇게도 보는구나!’하며 재미날 것이다. 한 구절만 예로 들겠다.
<치약을 아래서부터 짜느냐 위에서부터 짜느냐 하는 문제로 부부싸움을 한다는 이야기를 사람들이 하고는 한다. 그런데 그들이 싸우는 진짜 이유가 치약 때문이 아니라는 사실은 모두가 알 것이다. 그들이 싸우는 진짜 이유는 내가 내 삶을 통제하는 방식이 상대방이 그의 삶을 통제하는 방식과 다르기 때문이고, 변화를 거부하는 각자의 오래된 습관이 건드려지기 때문이고, 변화를 거부하는 각자의 오래된 습관이 건드려지기 때문이며, 그 싸움이 점점 커져서 급기야 서로의 인격에 대한 싸움으로 번지기 때문이다.
예컨대 “자기 방도 하나 못 치우면서 무슨 큰일을 한다고!” “밖에서는 그렇게 고상하게 굴면서 옷장 상태는 그게 뭐야? 어떻게 그렇게 겉 다르고 속 달라!” 이런 종류의 말을 주고받으며 싸우고 있다면, 이것은 집 안 정리나 청소 문제로 싸우는 것이 아니라 정리나 청소 여부를 서로의 인격을 판단하는 잣대로 삼아 싸우고 있는 것이다. 정리나 청소 여부가 상대방의 성실함이나 됨됨이를 판단하는 척도가 된다면, 이들 사이에서 정말 해결해야 할 문제(어떻게 함께 쓰는 공간을 정리하고, 청소할 것인가)를 협의하기는 더 이상 어렵게 된다. 그러니 집 안 정리나 청소 상태로 싸우게 되더라도 그것이 인격 싸움으로 번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98~99쪽)
아무튼 정말 재미있고 유익한 책이다. 참, 위 인용문에서 ‘습관’이 나온다. 그래서 지금은 HABIT(습관)을 읽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