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책, 쓰는 책/아이와 글을 써요.
꼭 찾고 싶은 편지
책뜰안애
2020. 12. 24. 19:52
이 아이의 글을 사랑했다.
(하긴, 내가 사랑한 글이 얼마나 많았나!)
옆집 할아버지 돌아가시자 고무줄을 때려친 아이다.
(고무줄 하는 거 봐주는 사람이 없어서)
아이가 겨울 방학 때 나한테 편지를 썼다.
(이 편지 찾으려고 몇 번이나 주변을 뒤졌다.)
눈이 온 날, 나 주려고
눈사람 만들어 냉동실에 넣어놓았다고 했다.
(오늘도 편지 찾으려고 편지함 뒤졌는데 못 찾았다.)
오늘 아내가 우연히 내 책에서 찾았다며 엽서를 줬다.
(찾던 편지가 아닌 다른 편지다.)
와~ 7년이면 지영이가 고 2학년일 때인데,
내가 지영이에게 무얼 했는지, 어떻게 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아마 이때 지영이 만나서 무언가 한 것 같은데... 어렴풋이...)
내가 무얼 했기에 자기를 기억해줬다고 하는 걸까?
지영이는 오늘 어떤 크리스마스를 기다릴까?
언젠가 퇴직하면 아이들 글 읽으며 그리워하면서 시간 보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