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뜰안애 2020. 12. 22. 17:36

아래 글을 쓴 아이가 전국대회에서 우수상(상금 30만원)을 받았다.
한 아이는 최우수상(50만원), 또 한 아이는 장려상(10만원)을 받았다.
상금 받은 날, 우리 반 세 아이에게 말했다.
상금에서 1/10은 너희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 줘라다른 사람 도와주는 단체에 보내도 되고, 직접 찾아가 줘도 된다.”

세 아이 부모에게 전화했다. 1/10을 후원하시라고돈만 보내지 말고, 아이와 후원할 곳을 같이 결정하시라고.
그게 상보다 더 나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세 아이 모두 1/10보다 더 후원했다. 아깝다고 말한 아이도 있지만, 이렇게 배워가는 거라 생각한다.

2년 뒤에 아이가 방과후 글쓰기하면서 글을 보여주었다내게는 보여주지만. 엄마에게는 보여주지 않겠다고 했다.
괜찮다. 네 마음 안다. 글로 표현했으니 됐다.” 하며 다독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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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빠하고 나는 떨어져서 산다. 원래는 아빠하고 같이 살았다고 했다. 하지만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계속 떨어져 사는 기억밖에 나지 않는다. 주말마다 가도 아빠가 회사에 가서 잘 만나지도 못한다. 만나면 실컷 놀아주고 맛있는 음식도 많이 해주시는데 자주 만나지 못한다. 아빠는 우리를 위해 충주까지 가서 일하신다. 나는 이게 싫다. 아빠가 충주에서 지위가 높지만, 그냥 우리랑 같이 살면서 낮은 지위로 같이 쭉~ 있으면 좋겠다.
-- 나는 아빠가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 우리하고 같이 있는 게 더 좋다. 아빠가 안 놀아주고 혼나도 아빠하고 같이만 있으면 좋겠다. 언제 엄마가 크게 우신 적이 있다. 우리 때문에 스트레스가 생겨서이다. 우리가
엄마, 괜찮아요?” 라고 물어보면
괜찮아, 괜찮아!” 그러는데 아빠하고 영상통화를 하면서 갑자기 울기 시작하셨다.
-- 엄마를 위로해줄 사람은 아빠밖에 없다. 엄마가 슬픔을 마음에 넣어 두었다가 스트레스 많이 받는 것보다 아빠 위로를 받으면서 우리 가족이 행복하게 사는 게 제일 좋은 것 같다.

다시 얼마 뒤에 아이가 엄마에게 글을 보여주었다고 한다
상 받은 기쁨을 나누며, 도와줄 곳을 찾던 엄마와 아들이 감추어둔 아픔과 외로움을 이야기하며 함께 울었을 거다.
가족이란 기쁨만 아니라 아픔과 외로움도 나누는 사이 아니겠나!

코로나로 힘들지만, 기쁜 성탄절! 기쁜 연말이 다가온다.
제 글을 읽는 분들이 #가족과_화해하고__기뻐하고__함께_하면__좋겠습니다.